은정이는 정신을 잃을 지경이었다.
어쩌다 내가 여기까지.... 라는 생각에 잠시 마음 한켠이 아려왔지만, 더 큰 감각이 온몸으로 밀려왔다.
그것은 끊임없는 즐거움의 파도 위에 몸을 맡긴 느낌이었다.
오르가즘은 밀려왔다 사라지고 다시 밀려왔다 사라졌다.
자신의 몸이 큰 바다위를 부유하는 난파선의 조각처럼 느껴졌다.
끝없이 쾌락의 바다위를 맴돌다 큰 소용돌이 속으로 사라져버려도 좋을 것 같았다.
"이만하면 된 것 같은데?" 낮은 목소리의 사내가 느껴졌다.
"이제 이 기집애는 남자 없인 1주일을 못견딜겁니다" 야비해 보이는 젊은 목소리였다.
"자 정리하고 이만 가자"
"아..이런 애를 두고 가려니 아쉬운데요? 제가 일 시작한 뒤로 가장 맛있는 년이었는데"
"엉뚱한 소리 그만하고... 마무리 하고 가자. 빨리 나와"
"아가씨, 촬영한 건 두고 갈테니 본인이 어떤 모습이었는지 한번 보라구. 자아 발견의 기회야.."
낄낄대며 웃는 야비한 목소리가 느껴졌다. 그러나 그 소리는 마치 아득한 곳에서 들리는 듯 했고 반응할 기력도 남아있지 않았다.
호텔 방문이 닫히는 소리를 확인한 은정이의 의식이 흐릿해졌다.
휴대전화의 알람이 시끄러웠다. 어울리지 않게 경쾌한 일렉트로니카의 멜로디가 울려나오고 있었다.
온 몸은 마치 몸살난 것 같았다. 아랫도리와 엉덩이 쪽에서 통증이 낮고 묵직하게 밀려왔다.
"아, 오늘 12시에 점심 약속이 있었지. 누구였더라.... "
순간, 지도교수의 얼굴이 떠오르자 반사적으로 몸이 튀어올랐다. 마치 스프링처럼.
호텔 주차장을 나오는 흰색 세단의 배기음은 시끄러웠다.
집으로 차를 몰던 그녀는 룸미러로 자신의 얼굴을 보았다. 어젯밤 이후로 처음 보는 자신의 모습이었다.
누군가를 정상적으로 만날 수 있는 얼굴은 아니었다.
물론, 화장을 하지 않았더라도, 밤새 쾌락에 몸부림쳤더라도, 여전히 22살의 얼굴은 풋풋했다.
피부는 여전히 밝게 빛나고 있었다. 다만, 눈 밑이 퀭한 것은 감추기 힘들었다.
지도교수님께 짐짓 쉰 목소리로 죄송합니다를 연발한 후 은정이는 전화기를 조수석으로 팽개쳤다.
이제 약속은 해결했으니, 집에 가서 좀 쉬어야 겠다는 생각밖엔 없었다.
익숙한 도로가 눈에 보이고 아파트가 눈에 들어오자 그녀의 신경은 조금 누그러졌다.
집에 들어온 그녀가 제일 먼저 한 일은 욕조에 물을 받는 일이었다.
그리고, 어제의 흔적이 달라 붙어있기라도 한 듯, 입고있던 옷가지에서 벗어났다.
마지막 팬티를 벗는 순간 그녀는 한동안 팬티를 내려다보며 움직이질 않았다.
팬티에는 지난 밤의 흔적들이 꿈이 아니라는 듯 말라 붙어 있었다.
아침에 급하게 입을 때는 아무런 위화감을 느끼지 못했지만, 지금 보니 무언가가 말라 붙은 흔적이 절반 가량 차지하고 있었다.
무엇때문인지는 몰라도 그 부분은 조금 뻣뻣한 상태였고 색깔 또한 조금 희뿌연했다. 누구의 것인지 모르지만 꼬불꼬불한 터럭들도 엉켜 말라 붙어 있었다.
자신의 팬티가 이런 모습이 될 거라곤 상상조차 못해본 그녀에겐 분명 현실과 동떨어진 장면이었다.
더러운 것에서 벗어나듯 옷을 던져내고 욕조속으로 들어간 그녀의 몸이 물감처럼 풀렸다.
아무 생각도 없이 그냥 그 원초적인 따뜻함을 느끼고만 싶었다.
갑자기 한기가 들었다. 이미 욕조의 물은 온기를 잃었고 물 위로 드러난 어깨와 팔에 가벼운 소름이 돋아있었다.
욕실에 들어가기전 옷가지를 벗어내듯 욕조를 빠져나온 은정이는 배스가운으로 몸을 감싸고는 침대속으로 미끄러졌다.
잠시 후 가볍게 코고는 소리가 방안의 정적을 깨기 시작했다.
지난 12시간 동안 아무도 깬 적이 없었던 그녀의 아파트를 채웠던 정적을.
눈을 떴을 때는 이미 사위가 어두었다. 탁상시계는 7시를 넘어가고 있었다.
"꼬박 하루가 지난건가...."
어제 까페에 가기 위해 집을 나서던 순간이 떠오르자 그 이후 아무 것도 먹은 것이 없다는 걸 깨닫고는 은정이는 이불을 걷어젖혔다.
잠을 충분히 잤다기 보다는 불현듯 느껴진 허기 때문이었다.
침대에서 몸을 일으켜 내려온 그녀는 배스가운을 벗고 스스로의 나신이 너무나 부끄러운듯 다급히 팬티 한장과 반바지 그리고 티셔츠를 챙겨 입었다.
주방으로 갔다. 갑자기 식욕이 솟구쳐 올랐다.
냉장고를 샅샅이 뒤져 스테이크용 등심, 와인 반병, 토마토, 모짜렐라, 발사미코 , 통밀빵 등을 건져낼 수 있었다.
스테이크를 굽고, 카프레제 샐러드를 준비하고, 올리브유에 발사미코를 섞고, 와인과 빵을 제대로 셋팅해 놓으니 기분이 한결 나아졌다.
물론 식탁에서 이것들이 사라지는 데 걸린 시간은 채 20분도 되지 않았지만,
그녀 주위를 보통의 토요일 저녁이 감싸고 있는 듯 했다.
어쩌다 내가 여기까지.... 라는 생각에 잠시 마음 한켠이 아려왔지만, 더 큰 감각이 온몸으로 밀려왔다.
그것은 끊임없는 즐거움의 파도 위에 몸을 맡긴 느낌이었다.
오르가즘은 밀려왔다 사라지고 다시 밀려왔다 사라졌다.
자신의 몸이 큰 바다위를 부유하는 난파선의 조각처럼 느껴졌다.
끝없이 쾌락의 바다위를 맴돌다 큰 소용돌이 속으로 사라져버려도 좋을 것 같았다.
"이만하면 된 것 같은데?" 낮은 목소리의 사내가 느껴졌다.
"이제 이 기집애는 남자 없인 1주일을 못견딜겁니다" 야비해 보이는 젊은 목소리였다.
"자 정리하고 이만 가자"
"아..이런 애를 두고 가려니 아쉬운데요? 제가 일 시작한 뒤로 가장 맛있는 년이었는데"
"엉뚱한 소리 그만하고... 마무리 하고 가자. 빨리 나와"
"아가씨, 촬영한 건 두고 갈테니 본인이 어떤 모습이었는지 한번 보라구. 자아 발견의 기회야.."
낄낄대며 웃는 야비한 목소리가 느껴졌다. 그러나 그 소리는 마치 아득한 곳에서 들리는 듯 했고 반응할 기력도 남아있지 않았다.
호텔 방문이 닫히는 소리를 확인한 은정이의 의식이 흐릿해졌다.
휴대전화의 알람이 시끄러웠다. 어울리지 않게 경쾌한 일렉트로니카의 멜로디가 울려나오고 있었다.
온 몸은 마치 몸살난 것 같았다. 아랫도리와 엉덩이 쪽에서 통증이 낮고 묵직하게 밀려왔다.
"아, 오늘 12시에 점심 약속이 있었지. 누구였더라.... "
순간, 지도교수의 얼굴이 떠오르자 반사적으로 몸이 튀어올랐다. 마치 스프링처럼.
호텔 주차장을 나오는 흰색 세단의 배기음은 시끄러웠다.
집으로 차를 몰던 그녀는 룸미러로 자신의 얼굴을 보았다. 어젯밤 이후로 처음 보는 자신의 모습이었다.
누군가를 정상적으로 만날 수 있는 얼굴은 아니었다.
물론, 화장을 하지 않았더라도, 밤새 쾌락에 몸부림쳤더라도, 여전히 22살의 얼굴은 풋풋했다.
피부는 여전히 밝게 빛나고 있었다. 다만, 눈 밑이 퀭한 것은 감추기 힘들었다.
지도교수님께 짐짓 쉰 목소리로 죄송합니다를 연발한 후 은정이는 전화기를 조수석으로 팽개쳤다.
이제 약속은 해결했으니, 집에 가서 좀 쉬어야 겠다는 생각밖엔 없었다.
익숙한 도로가 눈에 보이고 아파트가 눈에 들어오자 그녀의 신경은 조금 누그러졌다.
집에 들어온 그녀가 제일 먼저 한 일은 욕조에 물을 받는 일이었다.
그리고, 어제의 흔적이 달라 붙어있기라도 한 듯, 입고있던 옷가지에서 벗어났다.
마지막 팬티를 벗는 순간 그녀는 한동안 팬티를 내려다보며 움직이질 않았다.
팬티에는 지난 밤의 흔적들이 꿈이 아니라는 듯 말라 붙어 있었다.
아침에 급하게 입을 때는 아무런 위화감을 느끼지 못했지만, 지금 보니 무언가가 말라 붙은 흔적이 절반 가량 차지하고 있었다.
무엇때문인지는 몰라도 그 부분은 조금 뻣뻣한 상태였고 색깔 또한 조금 희뿌연했다. 누구의 것인지 모르지만 꼬불꼬불한 터럭들도 엉켜 말라 붙어 있었다.
자신의 팬티가 이런 모습이 될 거라곤 상상조차 못해본 그녀에겐 분명 현실과 동떨어진 장면이었다.
더러운 것에서 벗어나듯 옷을 던져내고 욕조속으로 들어간 그녀의 몸이 물감처럼 풀렸다.
아무 생각도 없이 그냥 그 원초적인 따뜻함을 느끼고만 싶었다.
갑자기 한기가 들었다. 이미 욕조의 물은 온기를 잃었고 물 위로 드러난 어깨와 팔에 가벼운 소름이 돋아있었다.
욕실에 들어가기전 옷가지를 벗어내듯 욕조를 빠져나온 은정이는 배스가운으로 몸을 감싸고는 침대속으로 미끄러졌다.
잠시 후 가볍게 코고는 소리가 방안의 정적을 깨기 시작했다.
지난 12시간 동안 아무도 깬 적이 없었던 그녀의 아파트를 채웠던 정적을.
눈을 떴을 때는 이미 사위가 어두었다. 탁상시계는 7시를 넘어가고 있었다.
"꼬박 하루가 지난건가...."
어제 까페에 가기 위해 집을 나서던 순간이 떠오르자 그 이후 아무 것도 먹은 것이 없다는 걸 깨닫고는 은정이는 이불을 걷어젖혔다.
잠을 충분히 잤다기 보다는 불현듯 느껴진 허기 때문이었다.
침대에서 몸을 일으켜 내려온 그녀는 배스가운을 벗고 스스로의 나신이 너무나 부끄러운듯 다급히 팬티 한장과 반바지 그리고 티셔츠를 챙겨 입었다.
주방으로 갔다. 갑자기 식욕이 솟구쳐 올랐다.
냉장고를 샅샅이 뒤져 스테이크용 등심, 와인 반병, 토마토, 모짜렐라, 발사미코 , 통밀빵 등을 건져낼 수 있었다.
스테이크를 굽고, 카프레제 샐러드를 준비하고, 올리브유에 발사미코를 섞고, 와인과 빵을 제대로 셋팅해 놓으니 기분이 한결 나아졌다.
물론 식탁에서 이것들이 사라지는 데 걸린 시간은 채 20분도 되지 않았지만,
그녀 주위를 보통의 토요일 저녁이 감싸고 있는 듯 했다.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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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 2016-08-1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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