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리요? 나도 잘 몰라요.
한 달 쯤 전에 아버지가 뺑소니차에 치여서 중환자실에 누워 계시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 같이 근무한 기간요?
그거야 길죠...... 한 5년 정도 된 것 같은데......
워낙 집안 얘기는 하질 않는 성격이라서ㅠ.ㅠ.
짧은 파마머리를 멋들어지게 치켜세운 30세의 이혼녀인 안효정 대리가 코맹맹이 특유의 간드러진 목소리로 들려준 정보는 그게 다였다.
물어본 호준도 맥이 빠졌지만, 같은 동료로서 정유미 대리의 사는 집조차 모르고 지냈던 안효정 대리도 나름 미안한 눈치다. 아담한 키의 그녀가 나름 고심하는 기색을 보이더니, 무언가 떠오른 듯 고개를 반짝 치켜드는데, 어라? 저 아담한 체구 속에 숨어 있던 고무공만큼이나 탄력 넘쳐 보이는 젖가슴이 블라우스 섶 사이로 덩달아 고개를 치켜드는 것은 또 무슨 까닭인지.
“참, 아버지가 중환자실에 입원해 계신다니까 수원에 있는 중환자실에 모두 전화를 걸어서 확인해 보면 되겠네요. 아버님 성함은 인사과에 전화해 보면 금방 알아낼 수 있으니까요.”
하얀 블라우스 섶 사이로 얼핏 보이는 분홍색상 레이스의 브래지어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던 호준도 달리 방법은 없는 듯 했다.
“그럼, 인사과에 전화해서 정대리 아버님 성함을 확인해보고, 큰 병원 위주로 우선 알아보세요.”
“예. 알겠습니다.”
돌아선 안효정 대리가 차려 입은 베이지 색상의 정장바지 속에 숨어 있는 아담하면서도 균형미 잡힌 엉덩이가 건강하게 율동하는 것을 보고 있자니, 그녀가 아이를 낳은 경험이 있는 이혼녀라는 사실이 도무지 믿기지 않았지만, 어쨌건 지금 중요한 문제는 그녀가 아니라 정유미 대리였기 때문에 잠시 도랑으로 빠져나가려는 정신을 간신히 수습했다.
아버지가 뺑소니차에 치였다고 했던가?
그래서 돈이 필요했던 거로군.
그래. 뭐 살다보면 힘이 들어서 본의 아니게 상대방을 속일수도 있긴 하지.
그런데...... 왜?
왜 하필이면.
그 대상이......
“나란 말이냐 구.”
이런 저런 생각에 잠겨있던 호준이 흥분한 목소리로 책상을 쾅. 쾅. 두들기면서 괴성을 내질렀기 때문에 사무실에 안에 있던 여직원들이 깜짝 놀란 눈으로 그를 바라봤지만, 그는 전혀 의식하지 못한 듯 아예 자신의 머리카락을 쥐어뜯고 있었다.
한참을 씨근덕거리면서 광란의 몸짓을 보이던 호준이 갑자기 벌떡 몸을 일으켰을 때에는 지켜보던 여직원들의 심장마저 조마조마 했을 터.
뚜벅뚜벅 걸음을 옮겨 놓던 그가 신입직원인 강나영 주임의 책상 앞에서 멈추어 섰으니, 평소 상냥하고 수줍음 많은 스무 살 새내기 아가씨의 눈동자가 불안한 듯 가늘게 떨릴 수밖에.
“강주임! 잠깐 나 좀 볼까?”
“예? 저, 저요?”
“응.”
단말마의 짧은 대답만을 남긴 호준은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문 밖으로 나섰고, 강나영 주임은 금방이라도 울음보가 터질 것만 같은 표정으로 주변의 도움을 요청했지만, 모두들 대답 없이 얼른 뒤쫓아 가보라는 시늉으로 턱짓만을 보낼 뿐이었으니.
‘난 몰라......’
당사자인 강나영의 얼굴에서 핏기라곤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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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 팬티요?”
혹시 자신이 잘못 들은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에서 강나영은 되물었으나, 잔뜩 화난 표정을 짓고 있는 호준은 정작 아무렇지도 않은 듯 고개를 끄떡이면서 대답했다.
“응.”
‘뭐야? 이사람! 너무 스트레스를 받아서 미쳐버린 걸까? 아무리 직장 상사라지만, 이런 변태 같은 요구를 그것도 화난 표정으로 지껄이다니......’
강나영은 도대체 자신이 왜 이런 말 같지도 않은 자리에 불려 와서 말 같지도 않은 얘기를 들어야만 하는지 도통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지, 지금요?”
“응.”
이런 위기가 닥치면 서슴없이 귀싸대기를 한방 올려붙이고, 큰 소리로 비명을 질러서 모든 여직원들을 옥상으로 불러 모아야 된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그러기에는 그녀는 너무나 천성이 상냥한 수줍음 많은 스무 살의 햇병아리 아가씨였고, 직장 생활은 무조건 성심성의껏 열심히 해야만 성공한다는 지론을 피력하는 경험 많은 샐러리맨 가장의 사랑스러운 따님이었던 것이다.
“사무실에 새것도 많은데, 왜 하필...... 입던 걸?”
“필요해서 그래.”
‘저렇게 화난 표정으로 얘기하는 것을 보면, 변태 같진 않은데, 왜 필요한 걸까?’
하긴, 언젠가 들은 적이 있는 것도 같다. 많이 배우고, 똑똑한 사람일수록 여자가 입었던 속옷이나, 신고 있던 하이힐에 집착한다는 얘기를.
부장님도 지금 너무 화가 나 있다 보니 스트레스는 풀어야 되겠는데, 마땅히 풀만한 것은 없고.
“사무실에 다른 직원들도 많은데, 왜 저를?”
“다른 직원들은 닳고 닳아서, 믿지를 못하겠으니까.”
‘아, 역시. 이번 정대리님 사건으로 큰 충격을 받으셨나 보네. 하긴, 초임 부장님을 이렇게 물 먹이다니, 그건 부하직원으로서 정말 할 도리가 아니었어.’
비록 화난 표정이긴 하지만, 자신에게 팬티를 벗어 달라고 당당하게 요구하는 호준의 모습에서 오히려 무한한 신뢰와 연민이 느껴지기까지 한다.
‘그래, 뭐. 섹스를 하자는 것도 아니고, 입고 있는 팬티를 벗어달라는 것뿐인데, 그거야 뭐 못 들어줄 까닭도 없잖아...... 하지만 넘 창피해!’
이런저런 갈등을 느끼던 그녀가 이윽고, 무언가를 결심한 듯 자신의 입술을 질끈 깨물더니, 기어들어갈 것만 같은 작은 소리로 수줍게 얘기했다.
“잠깐만, 돌아서 주세요.”
“그러지.”
호준의 등 뒤에서 잠깐 바스락 거리는 소리가 들리고, 이어 그의 오른 손바닥에 따끈따끈한 체온이 담긴 강나영의 팬티가 느껴진다. 고마운 마음에 호준이 돌아보려는 찰라.
“이건, 우리 둘만 아는 비밀이에요!”
그의 귓속으로 강나영의 나직한 속삭임이 들려옴과 동시에 계단을 가파르게 뛰어 내려가는 수줍은 발자국 소리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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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장, 날 좀 가만 내버려두면 어디가 덧나나?’
호준은 아무도 없는 실험실에서 손을 분주하게 움직이면서 연신 이를 갈고 있었다. 이미 저질러진 실수를 어떻게든 되돌리고 싶었고, 무엇보다도 부하 직원에게 뒤통수를 맞았다는 배신감이 그를 분노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만들어 놓았던 시약들은 부작용이 있는 것으로만 착각했던 탓에 모두 깨뜨려 버렸었고, 그에게는 당장 새로운 시약이 필요했던 것이고. 또한 새로운 시약을 만들기 위해선 여자의 분비물이 필수였을 뿐이고.
‘강나영 주임이 나를 변태로 생각하겠군.’
내심 씁쓸한 기분이 들었지만, 그녀가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든 그건 차후의 문제였고, 우선은 자신을 배반한 못된 부하 직원에게 직장 상사로서의 위엄을 톡톡하게 보여주는 것이 급선무였다.
호준의 손이 비커에 담긴 각양각색의 용액들을 이리저리 혼합하고 되 섞는 일을 끝마쳤을 때, 그의 이마에서 굵은 땀방울이 뚝. 뚝 떨어져 내렸다.
‘다 됐다!’
완성된 용약을 조그만 시약병으로 옮기면서 호준은 어금니를 질끈 깨물었는데. 그때,
또각. 또각.
누군가 실험실로 다가오는 기척이 느껴졌고, 곧이어 문을 열려는 듯 손잡이가 돌아가는 음향이 들려온다.
‘누구지?’
이미 작업은 완료되었기 때문에 다른 직원들과 마주친다고 해도 대충 둘러대면 그만이었지만, 지금은 분위기가 너무 좋지 않다. 회사에 엄청난 재정적 손실을 끼치게 된 원흉이 기껏 실험실에 짱 박혀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진다면 자신의 입지만 더욱 축소될 것 같았기 때문이다.
호준은 들킬 새라 실험실 책상 밑으로 후다닥 몸을 숨길 수밖에 없었는데, 다행이도 불청객은 지금 실험실 안에 아무도 없다고 생각했나 보다. 그런데,
곧이어 들려온 불청객의 목소리는 구태여 상대방을 보지 않아도 호준에게는 너무나 익숙한 허스키 보이스가 아니던가.
‘이크! 강팀장이잖아! 하필이면, 실험실에서 전화를 할 건 또 뭐람!’
나름 불만이었지만, 어쨌든 불청객이 강현희라면 그로서는 더더구나 몸을 숨길 수밖에.
그런데, 핸드폰 통화를 하는 강현희의 목소리가 어째 좀 심각해 보인다.
“저 예요. 아빠!”
아마도 아버지와 통화를 하는 듯한데, 그게 무슨 비밀이라고 아무도 없는 실험실에 들어와서 전화를 하는 것인지 호준은 의아할 따름이었다.
“예. 죄송하지만, 급히 보고 드려야 할 일이 생겨서......”
‘보고? 대체 강팀장 아버지가 누구기에 보고까지 하는 거야? 이상하군.’
전혀 예상하지 못한 통화 내용이 호준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이미, 들으셨군요. 예......실수로 원단을 잘못 주문했어요.”
‘뭐야? 이건! 아무래도 내 얘긴 것 같긴 한데, 강팀장님 아버지가 우리 회사의 간부였던가?’
어쨌든 강현희의 통화는 계속 이어지고 있었다.
“아니에요. 백부장은 아직 경험이 미숙했을 뿐이고. 모든 책임은 저한테 있어요. 제가 아직은 챙겨줘야 했는데, 그만......”
“......”
“예. 우선 계약을 해지해야 될 텐데, 위약금이 만만치 않아서 회사에 많은 피해를 끼칠 것 같아요.”
“......”
“아빠가 힘들게 만든 회사인데......다, 제 실수예요.”
“......”
“할 수 없죠. 가뜩이나 이사진에서 저를 경계하는 마당에 이런 빌미까지 제공했으니.”
“......”
“실망시켜드려서 죄송해요.
강현희의 목소리가 가늘게 울먹이고 있었고, 본의 아니게 그녀의 비밀을 알아버린 호준의 마음도 무겁게 가라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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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장님이 어떻게 여길?”
중환자실 옆 보호자 대기실에서 만난 정유미의 얼굴에서 긴장한 표정이 역력해 보였지만, 호준은 짐짓 아무렇지도 않은 듯 웃음을 보이면서 무작정 입구 옆 복도 벽에 붙어 있는 의자에 엉덩이를 털썩 붙이면서 주저앉는다.
“같이 일하는 직원이 이렇게 힘든 일을 겪고 있는데, 어디 일이 손에 잡혀야지요.”
“아무에게도 얘길 한 적이 없는데......”
경계심을 풀지 않은 정유미가 말꼬리를 흐리면서 호준의 눈치를 살폈지만, 그는 아랑곳없이
들고 왔던 음료수 박스에서 드링크 한 개를 꺼내 들더니, 친절하게 뚜껑까지 따서 정유미에게 건넸다.
“많이 힘들죠? 우선 목부터 축이고 애길 하죠.”
호준은 목이 마른 듯 또 다른 드링크 병을 꺼내서 단번에 들이켰고, 지켜보던 정유미도 어색한 분위기를 모면하듯 손에 들린 드링크를 살짝 입가로 가져갔다.
“아버님 상태는 좀 어때요?”
“아직도 의식을 찾지 못하고 계세요.”
“많이 힘들겠네요...... 이리 주세요. 빈 병!”
정유미가 그녀의 손에 들린 드링크를 모두 비우기를 바란 호준이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시늉 끝에 화장실 입구에 위치한 휴지통을 발견한 듯 엉덩이를 일으키면서 손을 내밀자, 정유미도 마지못한 듯 남은 드링크를 홀짝 비울 수밖에.
“제가 버려도 되는데......”
“아니, 어차피 화장실에 가려던 참이었어요. 금방 갔다 올게요.”
날렵한 동작으로 걸어가는 호준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정유미의 눈빛은 그녀의 복잡한 심경을 대변하듯 크게 일렁였다.
‘내가 잘못한 것일까?’
사실, 중국산 원단이 적합하지 않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그녀였다.
하지만, 한 달 전에 있었던 교통사고는 그녀의 하나뿐인 아버지를 세 번이나 수술대에 오르게 만들었고, 결국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게 만들었으며, 더구나 가해자의 뺑소니로 인하여 엄청난 병원비의 부담을 그녀에게 안겨주었던 것이다.
그때 마침, 악마의 유혹처럼 거부할 수 없는 제의가 들어왔고, 이제껏 그녀를 홀로 키워 온 아버지의 헌신적인 사랑에 비한다면 그 제의는 자신만 눈 한번 딱 감으면 될 만큼 아주 쉬운 일이었다.
그리고 나름 명분도 있었다.
“회사에는 일시적으로 피해가 갈 수도 있는 일이지만, 그건 하찮은 금전적 피해에 불과해. 정작 더 큰 문제는 최근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인사를 단행하고 있다는 사실이지. 그거야 말로 기업의 근간을 뒤흔드는 무서운 일이야. 백부장 같은 얼간이와 일해 봐서 잘 알 것 아니야? 그자가 어디 초고속 승진이란 것이 어울리기나 해? 우린 이번 기회에 비뚤어진 관행을 바로 잡자 구. 올바른 인재가 알맞은 자리에 배치되어야 능률도 오르는 것이고, 결국 회사의 장래를 위해서도 옳은 일이니까.”
“하지만, 저도 책임을 져야 하잖아요?”
“흐흐. 잠깐만 쉬고 있으면 돼. 나중에 다시 불러줄 테니까, 이번 기회에 해외여행이라도 한번 다녀오라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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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심경에 빠져있던 정유미의 몸에서 무서운 변화가 일어났다.
갑자기 숨이 가빠오고, 얼굴은 붉게 물들었으며, 이마에서는 식은땀이 흘러내렸고, 마치 오한이라도 걸린 듯 온 몸에서 경련이 일었지만, 그것은 너무도 급작스런 변화였다.
‘왜, 왜 이러지?’
의자에서 몸을 일으키려는 순간, 다리가 부들부들 떨려왔기 때문에 제자리에 털썩 주저앉을 수밖에 없었다.
이 갈증은 대체 뭐란 말인가? 조금 전에 마셨던 드링크는 물론, 한 주전자의 물을 마시더라도 해결할 수 없을 것만 같은 애간장이 타는 갈증이었고, 당장 소방차 몇 대가 와서 호스로 물을 뿜어댄다고 해도 꺼질 것 같지 않은 뜨거움이었다.
‘몰라...어, 어떡해!’
있는 힘껏 허벅지를 조여보지만, 그것은 불난 집에 기름을 끼얹는 격이었다. 살짝 벌어졌던 꽃잎이 입술을 꽉 다무는 순간, 맑은 꿀물이 찔끔 흘러나왔다. 그것은 그녀의 애타는 욕망에 비한다면 너무나 조잡한 희열이었지만 지금 이 순간, 그녀가 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는 오직 그 방법밖에 없었으니.
은근슬쩍 주변의 눈치를 살피는 와중에도 그녀의 허벅지는 차츰차츰 벌어지고, 청색 미니스커트 속에 자리 잡은 새하얀 팬티가 부끄러움도 활짝 나래를 펼친다.
다시 있는 힘껏 허벅지를 조이는 순간, 그녀는 마치 큰 충격이라도 받은 듯 허리를 뒤틀었으며. 평소에도 물이 많은 그녀의 꽃잎에서 꿀물이 흥건하게 흘러내렸다.
“으흥.”
자신이 내뱉은 신음에 깜짝 놀라서 주변을 돌아봤지만, 다행이도 그녀를 눈여겨보는 사람은 없는 듯 했다. 잠시 안도감이 들긴 했지만, 그것은 모닝벨 소리에 놀라서 잠깐 눈을 떴다가 단잠의 유혹을 벗지 못한 채, 다시 눈을 감아버리고 마는 아침의 기상시간 보다도 못한 짧은 의식의 회복일 뿐이었다.
그 짧았던 안도감이 오히려 그녀의 의식을 걷잡을 수 없이 자신의 육체에 집중하게 만들었고, 이제 그녀는 자신의 모세혈관을 감싸고 피어오르는 거부할 수 없는 욕망의 소리에만 귀를 기울이게 만들었다.
『애 아빠는 돈 번다고 중동에 갔지. 애들은 공부한다고 학교 갔지. 할 일이 뭐 있겠어?
이불 빨래며, 청소며, 반찬이며, 나름대로 이것저것 일거리를 찾아서 잊어버리고 살겠다고 무던히도 애를 썼지. 그러면 뭐해? 반나절이면 다 끝나버리는 살림살인데.
점심 먹고 할 일 없이 방구석을 뒹굴다 보면, 왜 그렇게 서방 생각이 간절하던지......
나도 모르게 월남치마 속으로 손을 집어넣게 되더라고.
...... 그것도 습관 되니깐 무섭대.
나중에는 아예 일과처럼 되어버렸어. 호호.
하루는 무척이나 열중하고 있는데, 아 글쎄 창문 너머로 빡빡머리 주인집 아들네미가 나를 몰래 훔쳐보고 있는 거 아냐?
화들짝 놀라서 얼른 치마를 내리고, 뛰어 나가보니 언제 도망갔는지 그림자도 안보이더군.
그 이후로는 한동안 조심했지.
그런데, 참...... 묘한 게 사람마음이라고. 자꾸만 그 어린 녀석의 눈동자가 생각나는 거야.
혹시나 하는 마음에서 녀석이 학교에서 돌아올 무렵이면 일부러 치맛자락을 허리까지 올려놓고 잠든 척도 해보고, 이런저런 계략을 꾸몄었지.
아니나 다를까. 녀석이 다시 우리 방 창문으로 찾아오더구만.
내가 바랐던 건데, 감출게 뭐 있겠어?
보란 듯이 허벅지를 벌려놓고, 실컷 즐겼지. 물론, 그 녀석이 훔쳐보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모르는 척 하긴 했지만.
호호. 그 녀석 눈동자가 튀어나올 것만 같았어.
그런데, 그 짓도 하루 이틀이지.
나는 매일 혼자서 즐기고, 녀석은 매일 훔쳐보기만 하고.
나중에는 그게 더 애간장만 태우면서 사람 환장하겠더라구.
덜 여문 고추라도 속에다가 한번 집어넣고 원 없이 조여 봤으면 하는 생각은 간절한데,
그 녀석은 여간 소심한 게 아니었어.
하루는 도저히 못 참겠다 싶어서 혼자서 즐기던 도중에 벌떡 일어났지.
그리고는 간절한 목소리로 애원했어.
“얘! 잠깐만 들어와 볼래?”
호호. 그게 끝이야. 놀란 녀석이 꽁지가 빠져라 줄행랑을 놓더니, 우리가 다른 집으로
이사 갈 때까지도 도통 얼굴을 볼 수가 없더라구. 호호.』
언젠가 들었던 빡빡머리 중학생 녀석이 정유미의 꽃잎에 호기심 어린 입김을 훅. 훅. 불어넣는 듯 했다.
“으흥...”
허리가 뒤틀어지고, 허벅지에서 경련이 일어났지만, 그것은 오히려 그녀의 마음을 더욱 애타게 만들었다. 덜 여문 고추라도 한번 집어넣었으면 하는 바램만 간절할 뿐.
그때, 호준이 다가와서 정유미의 어깨를 흔들어 깨웠다.
“이봐요! 정대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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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편은 주말에 작업좀 해서 올려드릴께요^^
한 달 쯤 전에 아버지가 뺑소니차에 치여서 중환자실에 누워 계시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 같이 근무한 기간요?
그거야 길죠...... 한 5년 정도 된 것 같은데......
워낙 집안 얘기는 하질 않는 성격이라서ㅠ.ㅠ.
짧은 파마머리를 멋들어지게 치켜세운 30세의 이혼녀인 안효정 대리가 코맹맹이 특유의 간드러진 목소리로 들려준 정보는 그게 다였다.
물어본 호준도 맥이 빠졌지만, 같은 동료로서 정유미 대리의 사는 집조차 모르고 지냈던 안효정 대리도 나름 미안한 눈치다. 아담한 키의 그녀가 나름 고심하는 기색을 보이더니, 무언가 떠오른 듯 고개를 반짝 치켜드는데, 어라? 저 아담한 체구 속에 숨어 있던 고무공만큼이나 탄력 넘쳐 보이는 젖가슴이 블라우스 섶 사이로 덩달아 고개를 치켜드는 것은 또 무슨 까닭인지.
“참, 아버지가 중환자실에 입원해 계신다니까 수원에 있는 중환자실에 모두 전화를 걸어서 확인해 보면 되겠네요. 아버님 성함은 인사과에 전화해 보면 금방 알아낼 수 있으니까요.”
하얀 블라우스 섶 사이로 얼핏 보이는 분홍색상 레이스의 브래지어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던 호준도 달리 방법은 없는 듯 했다.
“그럼, 인사과에 전화해서 정대리 아버님 성함을 확인해보고, 큰 병원 위주로 우선 알아보세요.”
“예. 알겠습니다.”
돌아선 안효정 대리가 차려 입은 베이지 색상의 정장바지 속에 숨어 있는 아담하면서도 균형미 잡힌 엉덩이가 건강하게 율동하는 것을 보고 있자니, 그녀가 아이를 낳은 경험이 있는 이혼녀라는 사실이 도무지 믿기지 않았지만, 어쨌건 지금 중요한 문제는 그녀가 아니라 정유미 대리였기 때문에 잠시 도랑으로 빠져나가려는 정신을 간신히 수습했다.
아버지가 뺑소니차에 치였다고 했던가?
그래서 돈이 필요했던 거로군.
그래. 뭐 살다보면 힘이 들어서 본의 아니게 상대방을 속일수도 있긴 하지.
그런데...... 왜?
왜 하필이면.
그 대상이......
“나란 말이냐 구.”
이런 저런 생각에 잠겨있던 호준이 흥분한 목소리로 책상을 쾅. 쾅. 두들기면서 괴성을 내질렀기 때문에 사무실에 안에 있던 여직원들이 깜짝 놀란 눈으로 그를 바라봤지만, 그는 전혀 의식하지 못한 듯 아예 자신의 머리카락을 쥐어뜯고 있었다.
한참을 씨근덕거리면서 광란의 몸짓을 보이던 호준이 갑자기 벌떡 몸을 일으켰을 때에는 지켜보던 여직원들의 심장마저 조마조마 했을 터.
뚜벅뚜벅 걸음을 옮겨 놓던 그가 신입직원인 강나영 주임의 책상 앞에서 멈추어 섰으니, 평소 상냥하고 수줍음 많은 스무 살 새내기 아가씨의 눈동자가 불안한 듯 가늘게 떨릴 수밖에.
“강주임! 잠깐 나 좀 볼까?”
“예? 저, 저요?”
“응.”
단말마의 짧은 대답만을 남긴 호준은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문 밖으로 나섰고, 강나영 주임은 금방이라도 울음보가 터질 것만 같은 표정으로 주변의 도움을 요청했지만, 모두들 대답 없이 얼른 뒤쫓아 가보라는 시늉으로 턱짓만을 보낼 뿐이었으니.
‘난 몰라......’
당사자인 강나영의 얼굴에서 핏기라곤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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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 팬티요?”
혹시 자신이 잘못 들은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에서 강나영은 되물었으나, 잔뜩 화난 표정을 짓고 있는 호준은 정작 아무렇지도 않은 듯 고개를 끄떡이면서 대답했다.
“응.”
‘뭐야? 이사람! 너무 스트레스를 받아서 미쳐버린 걸까? 아무리 직장 상사라지만, 이런 변태 같은 요구를 그것도 화난 표정으로 지껄이다니......’
강나영은 도대체 자신이 왜 이런 말 같지도 않은 자리에 불려 와서 말 같지도 않은 얘기를 들어야만 하는지 도통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지, 지금요?”
“응.”
이런 위기가 닥치면 서슴없이 귀싸대기를 한방 올려붙이고, 큰 소리로 비명을 질러서 모든 여직원들을 옥상으로 불러 모아야 된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그러기에는 그녀는 너무나 천성이 상냥한 수줍음 많은 스무 살의 햇병아리 아가씨였고, 직장 생활은 무조건 성심성의껏 열심히 해야만 성공한다는 지론을 피력하는 경험 많은 샐러리맨 가장의 사랑스러운 따님이었던 것이다.
“사무실에 새것도 많은데, 왜 하필...... 입던 걸?”
“필요해서 그래.”
‘저렇게 화난 표정으로 얘기하는 것을 보면, 변태 같진 않은데, 왜 필요한 걸까?’
하긴, 언젠가 들은 적이 있는 것도 같다. 많이 배우고, 똑똑한 사람일수록 여자가 입었던 속옷이나, 신고 있던 하이힐에 집착한다는 얘기를.
부장님도 지금 너무 화가 나 있다 보니 스트레스는 풀어야 되겠는데, 마땅히 풀만한 것은 없고.
“사무실에 다른 직원들도 많은데, 왜 저를?”
“다른 직원들은 닳고 닳아서, 믿지를 못하겠으니까.”
‘아, 역시. 이번 정대리님 사건으로 큰 충격을 받으셨나 보네. 하긴, 초임 부장님을 이렇게 물 먹이다니, 그건 부하직원으로서 정말 할 도리가 아니었어.’
비록 화난 표정이긴 하지만, 자신에게 팬티를 벗어 달라고 당당하게 요구하는 호준의 모습에서 오히려 무한한 신뢰와 연민이 느껴지기까지 한다.
‘그래, 뭐. 섹스를 하자는 것도 아니고, 입고 있는 팬티를 벗어달라는 것뿐인데, 그거야 뭐 못 들어줄 까닭도 없잖아...... 하지만 넘 창피해!’
이런저런 갈등을 느끼던 그녀가 이윽고, 무언가를 결심한 듯 자신의 입술을 질끈 깨물더니, 기어들어갈 것만 같은 작은 소리로 수줍게 얘기했다.
“잠깐만, 돌아서 주세요.”
“그러지.”
호준의 등 뒤에서 잠깐 바스락 거리는 소리가 들리고, 이어 그의 오른 손바닥에 따끈따끈한 체온이 담긴 강나영의 팬티가 느껴진다. 고마운 마음에 호준이 돌아보려는 찰라.
“이건, 우리 둘만 아는 비밀이에요!”
그의 귓속으로 강나영의 나직한 속삭임이 들려옴과 동시에 계단을 가파르게 뛰어 내려가는 수줍은 발자국 소리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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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장, 날 좀 가만 내버려두면 어디가 덧나나?’
호준은 아무도 없는 실험실에서 손을 분주하게 움직이면서 연신 이를 갈고 있었다. 이미 저질러진 실수를 어떻게든 되돌리고 싶었고, 무엇보다도 부하 직원에게 뒤통수를 맞았다는 배신감이 그를 분노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만들어 놓았던 시약들은 부작용이 있는 것으로만 착각했던 탓에 모두 깨뜨려 버렸었고, 그에게는 당장 새로운 시약이 필요했던 것이고. 또한 새로운 시약을 만들기 위해선 여자의 분비물이 필수였을 뿐이고.
‘강나영 주임이 나를 변태로 생각하겠군.’
내심 씁쓸한 기분이 들었지만, 그녀가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든 그건 차후의 문제였고, 우선은 자신을 배반한 못된 부하 직원에게 직장 상사로서의 위엄을 톡톡하게 보여주는 것이 급선무였다.
호준의 손이 비커에 담긴 각양각색의 용액들을 이리저리 혼합하고 되 섞는 일을 끝마쳤을 때, 그의 이마에서 굵은 땀방울이 뚝. 뚝 떨어져 내렸다.
‘다 됐다!’
완성된 용약을 조그만 시약병으로 옮기면서 호준은 어금니를 질끈 깨물었는데. 그때,
또각. 또각.
누군가 실험실로 다가오는 기척이 느껴졌고, 곧이어 문을 열려는 듯 손잡이가 돌아가는 음향이 들려온다.
‘누구지?’
이미 작업은 완료되었기 때문에 다른 직원들과 마주친다고 해도 대충 둘러대면 그만이었지만, 지금은 분위기가 너무 좋지 않다. 회사에 엄청난 재정적 손실을 끼치게 된 원흉이 기껏 실험실에 짱 박혀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진다면 자신의 입지만 더욱 축소될 것 같았기 때문이다.
호준은 들킬 새라 실험실 책상 밑으로 후다닥 몸을 숨길 수밖에 없었는데, 다행이도 불청객은 지금 실험실 안에 아무도 없다고 생각했나 보다. 그런데,
곧이어 들려온 불청객의 목소리는 구태여 상대방을 보지 않아도 호준에게는 너무나 익숙한 허스키 보이스가 아니던가.
‘이크! 강팀장이잖아! 하필이면, 실험실에서 전화를 할 건 또 뭐람!’
나름 불만이었지만, 어쨌든 불청객이 강현희라면 그로서는 더더구나 몸을 숨길 수밖에.
그런데, 핸드폰 통화를 하는 강현희의 목소리가 어째 좀 심각해 보인다.
“저 예요. 아빠!”
아마도 아버지와 통화를 하는 듯한데, 그게 무슨 비밀이라고 아무도 없는 실험실에 들어와서 전화를 하는 것인지 호준은 의아할 따름이었다.
“예. 죄송하지만, 급히 보고 드려야 할 일이 생겨서......”
‘보고? 대체 강팀장 아버지가 누구기에 보고까지 하는 거야? 이상하군.’
전혀 예상하지 못한 통화 내용이 호준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이미, 들으셨군요. 예......실수로 원단을 잘못 주문했어요.”
‘뭐야? 이건! 아무래도 내 얘긴 것 같긴 한데, 강팀장님 아버지가 우리 회사의 간부였던가?’
어쨌든 강현희의 통화는 계속 이어지고 있었다.
“아니에요. 백부장은 아직 경험이 미숙했을 뿐이고. 모든 책임은 저한테 있어요. 제가 아직은 챙겨줘야 했는데, 그만......”
“......”
“예. 우선 계약을 해지해야 될 텐데, 위약금이 만만치 않아서 회사에 많은 피해를 끼칠 것 같아요.”
“......”
“아빠가 힘들게 만든 회사인데......다, 제 실수예요.”
“......”
“할 수 없죠. 가뜩이나 이사진에서 저를 경계하는 마당에 이런 빌미까지 제공했으니.”
“......”
“실망시켜드려서 죄송해요.
강현희의 목소리가 가늘게 울먹이고 있었고, 본의 아니게 그녀의 비밀을 알아버린 호준의 마음도 무겁게 가라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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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장님이 어떻게 여길?”
중환자실 옆 보호자 대기실에서 만난 정유미의 얼굴에서 긴장한 표정이 역력해 보였지만, 호준은 짐짓 아무렇지도 않은 듯 웃음을 보이면서 무작정 입구 옆 복도 벽에 붙어 있는 의자에 엉덩이를 털썩 붙이면서 주저앉는다.
“같이 일하는 직원이 이렇게 힘든 일을 겪고 있는데, 어디 일이 손에 잡혀야지요.”
“아무에게도 얘길 한 적이 없는데......”
경계심을 풀지 않은 정유미가 말꼬리를 흐리면서 호준의 눈치를 살폈지만, 그는 아랑곳없이
들고 왔던 음료수 박스에서 드링크 한 개를 꺼내 들더니, 친절하게 뚜껑까지 따서 정유미에게 건넸다.
“많이 힘들죠? 우선 목부터 축이고 애길 하죠.”
호준은 목이 마른 듯 또 다른 드링크 병을 꺼내서 단번에 들이켰고, 지켜보던 정유미도 어색한 분위기를 모면하듯 손에 들린 드링크를 살짝 입가로 가져갔다.
“아버님 상태는 좀 어때요?”
“아직도 의식을 찾지 못하고 계세요.”
“많이 힘들겠네요...... 이리 주세요. 빈 병!”
정유미가 그녀의 손에 들린 드링크를 모두 비우기를 바란 호준이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시늉 끝에 화장실 입구에 위치한 휴지통을 발견한 듯 엉덩이를 일으키면서 손을 내밀자, 정유미도 마지못한 듯 남은 드링크를 홀짝 비울 수밖에.
“제가 버려도 되는데......”
“아니, 어차피 화장실에 가려던 참이었어요. 금방 갔다 올게요.”
날렵한 동작으로 걸어가는 호준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정유미의 눈빛은 그녀의 복잡한 심경을 대변하듯 크게 일렁였다.
‘내가 잘못한 것일까?’
사실, 중국산 원단이 적합하지 않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그녀였다.
하지만, 한 달 전에 있었던 교통사고는 그녀의 하나뿐인 아버지를 세 번이나 수술대에 오르게 만들었고, 결국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게 만들었으며, 더구나 가해자의 뺑소니로 인하여 엄청난 병원비의 부담을 그녀에게 안겨주었던 것이다.
그때 마침, 악마의 유혹처럼 거부할 수 없는 제의가 들어왔고, 이제껏 그녀를 홀로 키워 온 아버지의 헌신적인 사랑에 비한다면 그 제의는 자신만 눈 한번 딱 감으면 될 만큼 아주 쉬운 일이었다.
그리고 나름 명분도 있었다.
“회사에는 일시적으로 피해가 갈 수도 있는 일이지만, 그건 하찮은 금전적 피해에 불과해. 정작 더 큰 문제는 최근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인사를 단행하고 있다는 사실이지. 그거야 말로 기업의 근간을 뒤흔드는 무서운 일이야. 백부장 같은 얼간이와 일해 봐서 잘 알 것 아니야? 그자가 어디 초고속 승진이란 것이 어울리기나 해? 우린 이번 기회에 비뚤어진 관행을 바로 잡자 구. 올바른 인재가 알맞은 자리에 배치되어야 능률도 오르는 것이고, 결국 회사의 장래를 위해서도 옳은 일이니까.”
“하지만, 저도 책임을 져야 하잖아요?”
“흐흐. 잠깐만 쉬고 있으면 돼. 나중에 다시 불러줄 테니까, 이번 기회에 해외여행이라도 한번 다녀오라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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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심경에 빠져있던 정유미의 몸에서 무서운 변화가 일어났다.
갑자기 숨이 가빠오고, 얼굴은 붉게 물들었으며, 이마에서는 식은땀이 흘러내렸고, 마치 오한이라도 걸린 듯 온 몸에서 경련이 일었지만, 그것은 너무도 급작스런 변화였다.
‘왜, 왜 이러지?’
의자에서 몸을 일으키려는 순간, 다리가 부들부들 떨려왔기 때문에 제자리에 털썩 주저앉을 수밖에 없었다.
이 갈증은 대체 뭐란 말인가? 조금 전에 마셨던 드링크는 물론, 한 주전자의 물을 마시더라도 해결할 수 없을 것만 같은 애간장이 타는 갈증이었고, 당장 소방차 몇 대가 와서 호스로 물을 뿜어댄다고 해도 꺼질 것 같지 않은 뜨거움이었다.
‘몰라...어, 어떡해!’
있는 힘껏 허벅지를 조여보지만, 그것은 불난 집에 기름을 끼얹는 격이었다. 살짝 벌어졌던 꽃잎이 입술을 꽉 다무는 순간, 맑은 꿀물이 찔끔 흘러나왔다. 그것은 그녀의 애타는 욕망에 비한다면 너무나 조잡한 희열이었지만 지금 이 순간, 그녀가 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는 오직 그 방법밖에 없었으니.
은근슬쩍 주변의 눈치를 살피는 와중에도 그녀의 허벅지는 차츰차츰 벌어지고, 청색 미니스커트 속에 자리 잡은 새하얀 팬티가 부끄러움도 활짝 나래를 펼친다.
다시 있는 힘껏 허벅지를 조이는 순간, 그녀는 마치 큰 충격이라도 받은 듯 허리를 뒤틀었으며. 평소에도 물이 많은 그녀의 꽃잎에서 꿀물이 흥건하게 흘러내렸다.
“으흥.”
자신이 내뱉은 신음에 깜짝 놀라서 주변을 돌아봤지만, 다행이도 그녀를 눈여겨보는 사람은 없는 듯 했다. 잠시 안도감이 들긴 했지만, 그것은 모닝벨 소리에 놀라서 잠깐 눈을 떴다가 단잠의 유혹을 벗지 못한 채, 다시 눈을 감아버리고 마는 아침의 기상시간 보다도 못한 짧은 의식의 회복일 뿐이었다.
그 짧았던 안도감이 오히려 그녀의 의식을 걷잡을 수 없이 자신의 육체에 집중하게 만들었고, 이제 그녀는 자신의 모세혈관을 감싸고 피어오르는 거부할 수 없는 욕망의 소리에만 귀를 기울이게 만들었다.
『애 아빠는 돈 번다고 중동에 갔지. 애들은 공부한다고 학교 갔지. 할 일이 뭐 있겠어?
이불 빨래며, 청소며, 반찬이며, 나름대로 이것저것 일거리를 찾아서 잊어버리고 살겠다고 무던히도 애를 썼지. 그러면 뭐해? 반나절이면 다 끝나버리는 살림살인데.
점심 먹고 할 일 없이 방구석을 뒹굴다 보면, 왜 그렇게 서방 생각이 간절하던지......
나도 모르게 월남치마 속으로 손을 집어넣게 되더라고.
...... 그것도 습관 되니깐 무섭대.
나중에는 아예 일과처럼 되어버렸어. 호호.
하루는 무척이나 열중하고 있는데, 아 글쎄 창문 너머로 빡빡머리 주인집 아들네미가 나를 몰래 훔쳐보고 있는 거 아냐?
화들짝 놀라서 얼른 치마를 내리고, 뛰어 나가보니 언제 도망갔는지 그림자도 안보이더군.
그 이후로는 한동안 조심했지.
그런데, 참...... 묘한 게 사람마음이라고. 자꾸만 그 어린 녀석의 눈동자가 생각나는 거야.
혹시나 하는 마음에서 녀석이 학교에서 돌아올 무렵이면 일부러 치맛자락을 허리까지 올려놓고 잠든 척도 해보고, 이런저런 계략을 꾸몄었지.
아니나 다를까. 녀석이 다시 우리 방 창문으로 찾아오더구만.
내가 바랐던 건데, 감출게 뭐 있겠어?
보란 듯이 허벅지를 벌려놓고, 실컷 즐겼지. 물론, 그 녀석이 훔쳐보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모르는 척 하긴 했지만.
호호. 그 녀석 눈동자가 튀어나올 것만 같았어.
그런데, 그 짓도 하루 이틀이지.
나는 매일 혼자서 즐기고, 녀석은 매일 훔쳐보기만 하고.
나중에는 그게 더 애간장만 태우면서 사람 환장하겠더라구.
덜 여문 고추라도 속에다가 한번 집어넣고 원 없이 조여 봤으면 하는 생각은 간절한데,
그 녀석은 여간 소심한 게 아니었어.
하루는 도저히 못 참겠다 싶어서 혼자서 즐기던 도중에 벌떡 일어났지.
그리고는 간절한 목소리로 애원했어.
“얘! 잠깐만 들어와 볼래?”
호호. 그게 끝이야. 놀란 녀석이 꽁지가 빠져라 줄행랑을 놓더니, 우리가 다른 집으로
이사 갈 때까지도 도통 얼굴을 볼 수가 없더라구. 호호.』
언젠가 들었던 빡빡머리 중학생 녀석이 정유미의 꽃잎에 호기심 어린 입김을 훅. 훅. 불어넣는 듯 했다.
“으흥...”
허리가 뒤틀어지고, 허벅지에서 경련이 일어났지만, 그것은 오히려 그녀의 마음을 더욱 애타게 만들었다. 덜 여문 고추라도 한번 집어넣었으면 하는 바램만 간절할 뿐.
그때, 호준이 다가와서 정유미의 어깨를 흔들어 깨웠다.
“이봐요! 정대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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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편은 주말에 작업좀 해서 올려드릴께요^^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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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 2016-08-11 | ||
접속일 | 2024-11-03 | ||
서명 | 황진이-19금 성인놀이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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