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부.
촉새 일당은 마사장의 명을 받들어 한사장이 거느리고 있는 주먹들과 연계해
치밀한 범죄의 계획을 구성했다.
모두들 전과 출신임은 물론이고 다들 여자, 싸움, 주먹이라면 일가견이 있고,
특히나 한사장의 대출업은 지훈이 등장하기 이전에는 심부름 센터를 운영한 경험이
있어, 모두들 실무작업에는 능숙하게 수행 할 수 있는 조직들이었다.
문제가 된 요주의 인물은 신회장이 접촉하고 있는 딴나라당의 몇몇 정치인들과
가족들, 그리고 민지훈을 쑤셔내, 조직의 위협을 가할 우려가 있던 대검찰청의
특수 수사팀 소속 검사들과 가족들이었다.
잔머리꾀가 많은 촉새는 그들의 자녀들중 한두명은 꼭 집안 가문에 먹칠을 하는
문제아 자녀가 있는점을 간파하고, 멋진 아이디어를 생각해 냈다.
" 핫핫핫.... 촉새 자네!!! 훌륭하이... 응? 하하핫하.... "
마사장은 촉새가 찝어낸 몇몇 고위인사들의 문제아 자녀를 나이트 클럽으로
방문을 유도하고, 약물을 탄 술을 먹인디, 며칠전 촉새가 그랬던것처럼,
호텔로 끌고가서 성관계를 맺고 그것을 몰카로 찍어두는 것이었다.
일종의 협박용이었고, 자녀를 끔찍히 아낄 부모의 심정을 공략해 낼 최상의
협박 무기였다.
즉각적으로 그는 자녀들을 꼬실 섹시한 꽃뱀들과 꽃미남 호빠들을 긴급 수배했고,
24시간 밀착 감시를 하는 행동대원들의 보고를 받아, 수시로, 자녀들이
나돌아다니는 클럽에 침투되어 호시탐탐 마사장이 운영하는 캡틴 클럽으로
유도하기 위한 짧고 굵은 작전이 시작되었다.
정치계의 협박과 위협에서 벗어나기 위한 조직의 안전과 보호를 위한 작전명은
일명 " 세콤 작전"으로 명명되었다.....
뿐만 아니라, 지훈의 성깔에 대비하기 위한 촉새의 몸만들기 단련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민간인 치곤 날렵하고, 주먹 기질이 강한 지훈과 맞상대 하기 위한
촉새와 마사장 보좌관들도 지훈을 상대하기 위한 필살기를 연마하느라
구슬땀을 흘리곤 했다....
민지훈...... 이제 너는 끝장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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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사장과 신회장을 연달아 만나 미팅을 요청한 지훈은 한숨이 절로 나오고 있었다.
검찰과의 내사 이후, 조직의 이중 장부의 추적에 착수한 지훈은 현재 조직의 자금상태가
마이너스라는 상황에 적잖이 놀라고 있었다.
마사장의 캡틴 나이트클럽, 선샤인 모텔, 발리섬 룸싸롱, 인터넷 성인 cp 모두 흑자이고,
김사장의 대출업 또한 흑자였으며, 미수자금도 담보가 탄탄해서 문제가 없었다.
한사장의 연예기획 사업은 약간 적자이지만, 싹트고 있는 신인들이 많아 희망이 보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3명의 사장들이 몰래 챙기는 뒷돈과, 홍등가 사업에 다시 무리하게 몰래 재투자 한 돈이
완전히 폭락해버렸고, 또 자금의 흐름이 갑자기 정체불명의 경로로 사라지고 있었다...
이것은 필시 검찰이 경고한 마약 사업에 흘러간 돈이리라......
모두들 인내심이 폭발한 것일까........
갑자기 잘 진행되어온 사업들이 3명의 사장단이 일시에 이렇게 변심하고 비밀리에
일을 저지르니, 지훈도 속수무책이었고, 은퇴시기를 앞두고 극심한 레임덕에 시달리는
신회장도 어쩔 도리가 없었다...
그나저나.... 지훈은 검찰이 마약에 대한 정보까지 입수하고 있단 사실을 신회장에게
언급한 적이 없었고, 마사장의 마약에 대한 접근을 신회장이 알고 있는지 아직 파악이
안되었다. 몇번의 대화로 봐선 신회장은 아직 모르고 있는것 같았다....
그 점은 어떻게 활용해야 할 지도 고민해봐야 하는데..... 어떤게 좋은지 쉽게 답이 안나온다...
어쨌든 과거의 잘못은 우선 둘째치고, 지금은 우선 손실된 자금을 만회하고, 신회장의
정치자금을 만들어 내기 위해선 지훈이 객관적으로 봐도 요즘 대박 날 조짐이 보이는
연예인 누드 사업으로 일차적인 돌파구를 마련해 내야 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다른 연예인들은 관심이 없지만, 유미의 연예 생활은 끝장이다.....
어떻게 연예인으로 남아 이름은 유지할 지 몰라도,
그저 그런 3류 싸구려 연예인으로 남게 될 뿐이었다.
뿐만 아니라, 유미에게도 일확천금이라도 안겨주어 남은 여생 살아간 돈이라도
쥐어주는것도 아니고.........
지훈은 유미를 이 바닥으로 끌어들인게 너무나 후회스러웠다....
시작은 좋았는데.... 좋은 곡들 받아서, 좋은 이미지 안겨주었는데.....
마사장의 흉칙한 마수에 걸린 이후로 그녀에게 안겨준 상처가 꼭 자신이
잘못한것만 같아 너무나 가슴이 아팠다......
그러나 이미 누드 촬영은 종료된 시점이고, 그것을 빌미로 끌어 모은 투자 자금은
신회장의 정치 자금을 위해 돈세탁을 해야 할 시점이었다.
마사장....촉새 이 새끼들....... 절대로 가만 놔둘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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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음침하게 비밀리에 만나곤 했던 정치인과 신회장은
모처럼 외부 나들이 모임이 이루어졌다.
법적으로 신회장은 한사장이 꾸려나가는 연예기획사의 전신인 음반유통 회사의
대표 이사 였고, 또 자신의 고향인 군산과, 자신이 성장한 마산에서
차기 국회의원 출마를 대비해, 자선사업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던 지역의
거물 유지였다. 대외적으로는 크게 문제가 없는 위치에 있는 셈이었다.
신회장이 모시는 딴나라당의 정희근 국회의원은 안기부를 거쳐 전국구 의원으로 지내고 있는
마산출신으로 신회장과 중학교 후배 사이였다.
순수한 모범생이자 전교 수석을 달고 다니던 그를 타학교 불량배들이 건들때 우연히
동네짱이던 신회장과 마사장이 구해준것이 인연이 되어 지금까지 오게 된 것이다.
이후로도 신회장은 이상하게 정희근을 깎듯이 모시며, 괴롭히진 않았지만,
마사장은 가끔씩 신회장을 해꼬지하고, 용돈을 빼앗으며, 가끔은 구타도 하곤 했었다....
만남의 장소는 황선홍-홍명보 은퇴경기가 열리는 서울 상암 월드컵 경기장의 스카이 박스석이었다.
관중석의 일반 VIP석보다도 더 위에 있는.... 일반 관중석에서는 통유리창밖에 보이지 않는
그야말로 VIP중의 로얄 VIP석이었다.
수행원은 눈에 띄지 않게 아주 최소로 꾸려 만나기로 했고,
축구라면 환장하고, 월드컵에 한이 맺힌 마사장이 직접 자원해서, 신회장과 마사장,
경호실장 현태와 촉새, 그리고 지훈이 함께 합석했다.
물론 두 사람이 만나기 네 시간전에는 이미 현태와 지훈이 비밀리에 현금 2개를
성공적으로 전달하고 온 뒤였다.
아직 축구가 시작도 하기전인 저녁 6시.....
신회장과 정의원은 룸 한켠에 마련된 테이블에서 간단한 식사를 하고 있었고,
정희근 의원의 보좌관들과 촉새, 현태, 지훈, 그리고 마사장은 부동의 자세로 양옆에
서 있었다.
이윽고 7시.... 축구경기가 시작되자 정의원은 단둘이 얘기하고 싶다며 모두를 방밖으로
물리쳤다. 졸지에 촉새와 같은 급의 취급을 받아 붉으락푸르락 하던 마사장은
스카이 박스에서 ?겨나, 복도에서 아무것도 못보는 꼴이 되자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 이런 시빠알....... 집에서 티비로 볼껄 괜히 따라왔네..... 이게 먼 망신이여.. 시바앙.... "
학창시절 자신을 괴롭히던 마사장이 정의원에겐 달가울리 없었다.
안기부 시절부터 제거하려 했지만, 신회장의 만류로 용케도 아직 살아 있던 놈이었다.
가뜩이나 축구도 못보고 열받아 있는데, 두둥두둥둥 대~~~한민국!의 외침소리는
티비의 사운드보다도 더 스카이박스의 복도를 찌렁찌렁 울리며 마사장의 심기를 한껏 자극하고
있었다.
스카이박스 복도의 양 사이드로 거의 부동의 자세로 서 있는 지훈이 시야에 들어오자
마사장은 건들먹거리며 지훈의 눈앞에 섰다.
" 유미... 그 아이 누드집 나온거 좀 봤나? 아주 실하게 잘 나왔데이.... ㅋㄷㅋㄷㅋㅋㅋㅋ "
지훈은 눈을 감고 어금니를 깨어 물었다.
" 와? 오늘도 나 한번 쳐볼라꼬? 함 쳐보지 그르냐? 이 시빠알놈아... "
그 모습에 옆에 서 있던 촉새도 덩달아 킥킥대고 있었다.
시끄러운 소동을 염려한 현태가 옆에서 말렸다.
" 그만하십시요 마사장님. 정의원님 보좌관들이 듣겠습니다 "
피식 웃는 마사장..... 다시금 현태를 깔아보며 또 한 마디 날렸다...
" 니도 인자 슬슬 은퇴준비 해야제? 니도 나랑 맞먹는날이 인자 얼마 안남아꾸만.. 안그랴? "
현태 또한 어금니를 물며 자제하고 있었다.
다시 지훈을 노려보는 마사장......
" 니.... 다음에 한번 더 까불면 그땐 니 제삿날 될거구만..... 명심하라우.... "
지훈과 현태는 극도의 인내심으로 마사장과 촉새를 노려보았다.
정의원 일행만 아니면, 바로 멱살을 잡아다 조패가지고, 스카이박스의 유리창 밖으로
집어던져 소원인 축구장에서 떨어져 추락사를 시켜야만 했었다...
한편 스카이박스 안에서는 두 거물이 의미심장한 대화를 주고 받고 있었다.
" 수고했네 신회장... 대기업도 아니면서 이렇게 애를 많이 써주고.... "
" 아닙니다 의원님... 그 동안 제 뒷바라지 해주신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그리고 제가 공천만 되면, 그땐 정말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 "
" 앞으로는 내가 장담을 못할지도 모르네.... 벌써 냄새를 진하게 풍겨버렸어...
출마도 어찌 될지 다 장담을 못하겠네..... "
" ............형.....님....... "
" 이번만큼은 어떻게 내가 애써보겠네만..... 다음부턴 그러지 말아... "
" 단단히 일러두겠습니다. 이미 조직을 물려주고 홀로 떠나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
" 지 새끼를 출가시켜도 그 자식들이 다 잘못하면 결국 부모만 욕먹는법이야! "
" 네.... "
" 명심하게 꼭.... 난 마춘식이... 저 놈이 너무 싫어... 자네가 아녔으면 벌써 사형감이네... "
" 제가 부족한 탓입니다.... "
" 이거 원..... 언제까지 그 철없는 놈을 그리 감싸돌꺼여.... "
" 이번에 풍기는 냄새는 내가 못막을수도 있네.... 이번엔 너무 크게 나.... "
어느덧 친선경기는 끝이 났고, 황선호와 홍명보 선수의 은퇴 기념식이 거행되고 있었다.
" 아름답구만 두 청년들이...... 지난 십수년간 우릴 너무 기쁘게 했어.... "
" 훌륭했죠.... 나무랄데없이..... "
" 떠나야 할 때 떠나는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 감동적이야... "
" 네..... "
신회장은 마음속으로 울분을 삼켜냈다.
군산에서 출마하기 위해 문제당 소속 의원을 후원한것은
열린문제당이 새로 생기면서, 완전히 아작이 났고,
마지막 희망을 걸던 학교 선배 딴나라당의 정의원마저,
부정적인 인식으로 자신을 저버리려 하는 느낌이 강하게 일었다.
점점 더 종이 호랑이가 되어가고 있는 신회장은 정말로 자신이
더 추해지기 전에 떠나야 할 시기가 아주 빨리 다가오는것만 같았다.
정의원이 떠나고 남은 자리엔 현태와 지훈만이 신회장 곁을 보좌하고 있었다.
" 마춘식이..... 어디로 갔나? "
" 축구본다고 관중석으로 내려갔습니다... "
" 그럼 그냥 가자.... "
" 네? 마사장님 차도 안가져왔는데... "
" 올대 5명이 낑껴 탔더니 자리가 좁더구나.... "
" 네..... "
발리섬으로 돌아온 신회장은 아무도 배석시키지 않고 말없이 술잔을 들었다.
강마담 또한 영문도 모른채 들어가 위로를 하려 했지만,
잠시후 강마담도 신회장을 쓸쓸히 혼자 내버려 둘 수 밖에 없었다.
상암 경기장에서는 아직도 현태와 마사장이 택시를 잡느라 애쓰고 있었다.
겁나게 많은 차량들이 순식간에 빠져나와 교통은 완전 마비상태였고,
그 소란속에 빈택시가 보일리 만무였기 때문이다....
" 아 씨바알.... 형님이 오늘 나 엿먹일려고 아주 작정했고마.... 이게 무슨꼴이여 시발...
이게 머냐고오..... "
애꿋은 촉새는 수많은 붉은 악마들과 시민들이 지켜보는 한 길거리 모퉁이에서
마사장의 귀싸대기를 맞으며, 승차거부하는 범 무서울줄 모르는 하룻강아지 택시기사들과
한참동안을 실랭이 벌여야만 했다......
20부로 계속...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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