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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아파트, 지금은 서울에 임대아파트라고 하면 빈민촌과 같다고 여기는 사람들, 땅값, 집값을 내리는 혐오시설인 마냥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도대체 언제부터 그렇게 잘살았다고? 언제부터 그렇게 우리는 서로의 높낮이를 재고 위화감에 휩쌓여 살게 되었을까? 하지만 내 사춘기 까지는 그런 느낌을 확실하게 가져본 적은 없었던, 어쩌면 우리나라가, 아니 우리가 서로에 대해서 ‘우리’라고 느끼고 허물없이 지냈던 시기를 그때를 마지막으로 지냈었구나 싶다.
어머니께서 말씀하시길 이사하기 전까지 우리 동네도 가까운 집들끼리는 으레 밥수저 몇개인지까지 아는 사이였다는데, 서울로 오고보니 이웃끼리 정 없기가 보통 적응 안되는게 아니라 하셨더랬다. 하지만 모든 집이 다 그런건 아니었고, 한집 건너 한집은 오며가며 반찬도 나눠먹고, 드물게나마 뭔가 서글서글하고 잘 통하는 집은 밥도 같이 먹고 했더랬다. ‘같이’, ‘함께’. 그런 단어가 새삼스러운 그런 분위기, 그런 자연스러운 어울림이 남아있었다.
서울로 올라오면서 민교누나와 헤어지고, 또 대부분의 친구들과도 헤어졌다. 하지만 우리집과 친하던 한집과 또 건너건너 몇집은 신기하게도 같은 아파트 단지로 비슷한 시기에 이사했다는걸 천천히 알게되었다.
친하던 한집은 누구냐 하면 바로 경호네였다. 경호는 민수랑 성격이 안맞는지 서로 친하지 않았지만, 나는 민수랑도 친하고, 경호랑도 친했었다. 국민학생 시절에는 민수랑 같은 반이면 경호랑 다른 반이었고, 경호랑 같은 반이면 민수랑 다른반일 정도로 둘은 늘 엇갈렸고 난 민교누나와 태어나 처음으로 사랑이라는 걸 할때 까지는 두 녀석 사이에서 번갈아가며 개구지게 어울리고는 했었다. 그러다가 경호가 나를 살리게 된 후 우리 엄마는 어찌나 경호랑 경호네에 지극정성이 되셨는지. 내가 칼에 찔리기 전까지는 세 집이 서로 도란도란 적절히 가까웠었는데 내가 민교누나를 사랑한 것 때문에 부모님은 되려 민수네와는 등을 지다시피 하게 되고, 경호네와는 거의 의자매, 아버지끼리는 의형제 맺을 기세로 변했다.
서울로 올라와서도 나와 경호는 종종 서로의 부모님들이 어울려 저녁을 드시고, 술을 드시고, 가끔씩은 잠도 서로의 집에서 자고 가는 일을 겪고는 했다. 가까워도 너무 가깝다 싶은 지경에 이르게 된건 내가 크게 다친 사건 때문도 있었지만 그 이후 경호엄마와 우리엄마가 서울로 이사를 모의하고 아빠와 경호아빠가 그로 인해 같은 직장을 구해 이주하신 때문이었다.
스텐공장이라던가, 두분은 마흔에 가까워지는 나이에 새로 직장생활을 시작해서 새카만 먼지를 뒤집어쓰고 일을 하셨더랬다. 수저를 만들려면 얼마나 많은 과정을 거쳐야 되는지 아냐며, 나랑 경호는 이따금씩 두분이 술에 얼큰하게 취하신채로 강의 반, 설교 반 늘어놓으시면 감기는 눈을 비비며 억지로 경청하곤 했는데, 가끔씩 퇴근해서 코를 푸는 우리아빠의 휴지에 새카만게 묻어나오면 아빠는 그걸 황급히 뭉쳐 휴지통에 버리셨고, 나는 코끝이 시큰해지고 했다.
하는일도, 직장도 같고, 같은 아파트단지에 살게된 두 가족. 그러나 나는 너무 일찍 성에 눈뜬 때문일까 학교에서는 여자 선생님을 마음에 품고, 집에와서는 경호엄마를 마음에 품었다. 서울로 이사하고 나서 몇 달이 지나는 동안 끓어터질것 같은 내 욕정 때문에 나는 민교누나와의 사랑을 나누던 기억을 음미하며 터득한 자위를 하려고 이 구석, 저 구석을 다녔는데, 당연하게도 그 몇 달은 민교누나를 그리워하며 내 음경을 흔든 것이었고, 그 이후는 경호엄마와 학교에서 보는 여러 여자선생님들을 품에 안는 상상을 하며 흔든 것이었다.
단맛과 갈증. 술에 취해보기 전까지는 어른들이 술을 왜 마시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모든게 그렇듯, 처음이 어려운거고, 그 첫 경험이 어떠냐에 따라 의존하게 될지 말지도 결정된다고 생각한다. 민교누나를 돌려가며 범하던 놈들, 누나와의 첫경험, 그리고 나의 첫사랑, 그리고 내 호승지심. 모든게 민교누나로 부터 시작되었고 강렬했고 그 끝은 달콤하고 더러는 황홀하기까지 했다. 그 모든 경험들이 나를 정의해가기 시작하고, 어떤 것은 추악하게, 어떤 것은 꽤 괜찮게 발전했다. 모든게 일찍 맛본 단맛과 그것을 다시 찾는 갈구 때문이었다.
경호엄마, 친구의 엄마를 향해 음심을 품는 녀석이 나뿐만이 아니었다는 건 좀 더 후에 알게 된 후였고, 처음 경호엄마를 보면서 내 사타구니가 울렁거리자 나는 죄책감을 느꼈다. 늦은 봄, 가디건은 어디가고 셔츠와 치마만 입던 때 내 눈이 우연히 경호엄마의 맨발과 발목에서 멈췄다. 어려서부터 고생해서 발이 이쁘지 않은 우리 엄마와는 다르게 그녀는 처녀와 같다 싶을 정도로 발이 고왔다. 그래서 이쁘다고 느꼈다. 그런데 왜 내 물건이 일어섰을까?
내가 죄책감에 화들짝 놀란 딴곳을 바라봤지만 이내 내 곁눈질은 엄마와 경호엄마가 잡담하는 곳으로 자석이 붙듯 끌려붙었고, 이내 경호엄마가 일어서는데 셔츠 사이로 가슴골이 보이자 나는 피가 거꾸로 솟는 느낌을 받으며 나도 모르게 내 방으로 가서 내 물건을 움켜쥐어버렸다. 그리고 화장실에서 나온 경호엄마가 다시 엄마와 잡담하시는 소리가 들려오자 나는 황급히 내 솟대를 쥐고 흔들었다. 급격하게 올라오던 사정감. 그리고 막 방바닥에 뿌려지겠다 하는 위기감이 정전기 터지듯 들자, 왼손으로 황급히 두루말이 휴지를 잡아당겨 터져나오는 내 정액들을 힘겹게 막아댔다. 겨우 한겹으로 막아서 그런지 정액에 젖은 휴지가 내 귀두에 스치면서 찢어지고 꿀럭꿀럭 뒤이어 흘러나온 정액방울은 방바닥에 떨어졌다. 내 방을 가득 매운 밤꽃향기…
자위는 가끔씩이지만 실제로 여자에게 삽입한채로 사정할때와 비슷한 강렬함을 준다. 성적 판타지와 내 발정주기가 맞아떨어진 채로 아슬아슬한 상황까지 겹치면 종종 그랬다. 하지만 경호엄마를 상대로 한 첫 자위 이후로는 민교누나를 그리며 불만족스러운 자위를 하던 때와 마찬가지로 갈증에 빠졌다. 자위의 쾌감은 아직 여자의 몸에 익숙해지지 않은 나에게는 보잘것 없고, 허무한 짓일 뿐이었다. 웃기는건 민교누나를 그리며 하던 자위빈도보다 경호엄마를 상대로 하는 빈도가 더 많아졌고, 언제부터는 더이상 자위할때 만큼은 죄책감도 느껴지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그 다음에는 학교에서 나를 혼내는 아줌마 선생님의 스타킹 신은 종아리와 발목을 본 다음 집으로 와서 그녀의 아들이 지켜보는 곳에서 그녀와 성교하는 상상을 하기 시작했고, 더 자극적인 상황을 상상해가며 내 욕구불만을 간신히 간신히 억눌러갔다.
중학교 2학년의 가을, 지금은 중2병이라는 단어가 있지만, 그때는 그런거 없고, 관심병은 극소수에게서만 관찰되는 희귀질환이었다. 나는 학교에서 칠판을 보며 늘 칠판에 교과서 내용을 옮기는 여선생님의 종아리와 정장치마에 덮인 엉덩이를 보며 내 늠름한 작대기를 꽂아넣는 망상을 하며 시간을 축냈다. 수업이 끝나고 부쩍 서늘해진 공기를 즐기며 경호와 기타등등 우리네 패거리는 함께 농구를 하다가 공이 안보일 정도로 어두워지고서야 집으로 돌아갔는데, 아파트 단지 입구에서 가까운 경호네 집에서 물이나 마시려고 들어갔더니 우리 엄마 아빠도 거기에 와 계셔서 깜짝 놀랐다.
엄마와 경호엄마는 싱크대 앞에 나란히 서서 저녁을 준비했고 아빠와 경호아빠는 헐렁한 난닝구, 러닝셔츠와 긴바지를 입고 TV를 보고 계셨다.
“또 농구하다 왔어? 얼른 씻어.”
엄마는 활짝 웃으며 나와 경호를 맞아주셨다. 나는 졸지에 경호네 집에서 씻어야 되게 된 터라 괜히 쭈뼛거려졌는데, 제 방에 들어간 경호 때문에 현관에 멍하니 있게 된 나를 경호엄마가 경호 속옷과 반바지, 런닝셔츠와 수건을 챙겨주셨다. 뜨끈한 물에 어영부영 땀을 씻고 옷을 챙겨입고 나왔고, 그동안 밥상은 다 차려져 있었다. 경호 동생 경민이까지 두 가족, 일곱명은 두루치기 큰접시를 놓고 맛있게 저녁을 먹고, 반주로 소주 두병을 나눠드신 채로, 식사 후에 사과를 놓고 어른들만 또 술을 드시기 시작했다. 술을 못하는 엄마와 경호엄마도 한두잔 드신건지 얼굴이 빨개지는 것 까지 보고 우리는 작은방으로 쫓겨가서 얼마 안가 잠이들었는데…
그날 꿈에 민교누나가 나왔다. 머리꼬리가 다 잘리고 내가 기억하는 부분은 내 옆에서 경호의 물건을 누나의 음부에 삽입시킨 채로 내 음경을 잡아 끌어 자기 입에 넣는 꿈이었다. 나는 황홀하긴 했지만 얼마안가 깜짝놀라 일어났는데, 방문 너머로 엄마 또는 경호엄마의 끙끙거리는 듯한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내가 잘못 들은 것은 아닐까?
내가 잘못 들은 것은 아닐까?
“……응……응……”
아닌것 같았다! 본능으로 그것은 민교누나와 사랑을 떠올리게 했다. 우리집이 아니어서 내가 예민했던 걸까? 숨소리로는 경호랑 경민이는 잘만 자는것 같은데 나는 혼자 야릇한 꿈을 꾸고 깨어서 이젠 잠이 홀딱 달아나버렸다. 여기는 우리집이 아닌데, 큰방에는 어른들이 계실텐데! 지금 상황은 정말인건가? 나 아직 꿈에서 덜깬것은 아닐까?
하지만 내 바짝오른 혈압과 신경은 내 청각을 더욱 예민하게 했는데 차마 문을 열 용기는 들지 않았다. 지금 내가 추측하고 상상하는 일이 정말이라면, 괜히 내가 일어나서 경호랑 경민이가 깰때 뭘 어찌해야할까? 나는 머리가 복잡해서 몸은 못움직이고 내 귀만 쫑긋 세운 채로 해갈을 기다렸다. 목이 탔다.
“수씨……돌려보…쌀…”
경호아빠 목소리 같았는데 거의 들리지 않았고, 뒤이어 아빠가 작게 웃은 다음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이게 무슨 일이지?’
퍼뜩 드는 상상은 불손하고 불순하게도 아빠와 경호아빠가 엄마를 범하고 있거나, 아니면 네 분이 모두 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더욱 더 예민해진 나는 벽에 걸린 시계에서 초침 움직이는 소리가 무척 시끄럽고 거슬릴 정도로 내 청각을 거의 육백만불 사나이 정도로 끌어올린다는 심정으로 잔뜩 감도를 높였다. 하지만 가끔 엄마껀지 경호엄마껀지 모를 ‘하아’ 하거나 ‘으, 으…’ 하는 짧은 소리만 들릴 뿐, 더 자세한 것은 없었다.
나는 한참을 뒤척이다 언젠지 모르게 잠들었다. 동틀녁에 날 깨우는 엄마와 아빠를 비몽사몽간에 좇아 집으로 돌아갔다가 학교에 갔는데 하루종일 전날 밤의 일이 머릿속에서 맴돌고 또 침을 질질 흘리면서 조는 통에 선생님들로 부터 몇대나 얻어터지고 혼났는지 모른다.
도대체 무엇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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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아파트, 지금은 서울에 임대아파트라고 하면 빈민촌과 같다고 여기는 사람들, 땅값, 집값을 내리는 혐오시설인 마냥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도대체 언제부터 그렇게 잘살았다고? 언제부터 그렇게 우리는 서로의 높낮이를 재고 위화감에 휩쌓여 살게 되었을까? 하지만 내 사춘기 까지는 그런 느낌을 확실하게 가져본 적은 없었던, 어쩌면 우리나라가, 아니 우리가 서로에 대해서 ‘우리’라고 느끼고 허물없이 지냈던 시기를 그때를 마지막으로 지냈었구나 싶다.
어머니께서 말씀하시길 이사하기 전까지 우리 동네도 가까운 집들끼리는 으레 밥수저 몇개인지까지 아는 사이였다는데, 서울로 오고보니 이웃끼리 정 없기가 보통 적응 안되는게 아니라 하셨더랬다. 하지만 모든 집이 다 그런건 아니었고, 한집 건너 한집은 오며가며 반찬도 나눠먹고, 드물게나마 뭔가 서글서글하고 잘 통하는 집은 밥도 같이 먹고 했더랬다. ‘같이’, ‘함께’. 그런 단어가 새삼스러운 그런 분위기, 그런 자연스러운 어울림이 남아있었다.
서울로 올라오면서 민교누나와 헤어지고, 또 대부분의 친구들과도 헤어졌다. 하지만 우리집과 친하던 한집과 또 건너건너 몇집은 신기하게도 같은 아파트 단지로 비슷한 시기에 이사했다는걸 천천히 알게되었다.
친하던 한집은 누구냐 하면 바로 경호네였다. 경호는 민수랑 성격이 안맞는지 서로 친하지 않았지만, 나는 민수랑도 친하고, 경호랑도 친했었다. 국민학생 시절에는 민수랑 같은 반이면 경호랑 다른 반이었고, 경호랑 같은 반이면 민수랑 다른반일 정도로 둘은 늘 엇갈렸고 난 민교누나와 태어나 처음으로 사랑이라는 걸 할때 까지는 두 녀석 사이에서 번갈아가며 개구지게 어울리고는 했었다. 그러다가 경호가 나를 살리게 된 후 우리 엄마는 어찌나 경호랑 경호네에 지극정성이 되셨는지. 내가 칼에 찔리기 전까지는 세 집이 서로 도란도란 적절히 가까웠었는데 내가 민교누나를 사랑한 것 때문에 부모님은 되려 민수네와는 등을 지다시피 하게 되고, 경호네와는 거의 의자매, 아버지끼리는 의형제 맺을 기세로 변했다.
서울로 올라와서도 나와 경호는 종종 서로의 부모님들이 어울려 저녁을 드시고, 술을 드시고, 가끔씩은 잠도 서로의 집에서 자고 가는 일을 겪고는 했다. 가까워도 너무 가깝다 싶은 지경에 이르게 된건 내가 크게 다친 사건 때문도 있었지만 그 이후 경호엄마와 우리엄마가 서울로 이사를 모의하고 아빠와 경호아빠가 그로 인해 같은 직장을 구해 이주하신 때문이었다.
스텐공장이라던가, 두분은 마흔에 가까워지는 나이에 새로 직장생활을 시작해서 새카만 먼지를 뒤집어쓰고 일을 하셨더랬다. 수저를 만들려면 얼마나 많은 과정을 거쳐야 되는지 아냐며, 나랑 경호는 이따금씩 두분이 술에 얼큰하게 취하신채로 강의 반, 설교 반 늘어놓으시면 감기는 눈을 비비며 억지로 경청하곤 했는데, 가끔씩 퇴근해서 코를 푸는 우리아빠의 휴지에 새카만게 묻어나오면 아빠는 그걸 황급히 뭉쳐 휴지통에 버리셨고, 나는 코끝이 시큰해지고 했다.
하는일도, 직장도 같고, 같은 아파트단지에 살게된 두 가족. 그러나 나는 너무 일찍 성에 눈뜬 때문일까 학교에서는 여자 선생님을 마음에 품고, 집에와서는 경호엄마를 마음에 품었다. 서울로 이사하고 나서 몇 달이 지나는 동안 끓어터질것 같은 내 욕정 때문에 나는 민교누나와의 사랑을 나누던 기억을 음미하며 터득한 자위를 하려고 이 구석, 저 구석을 다녔는데, 당연하게도 그 몇 달은 민교누나를 그리워하며 내 음경을 흔든 것이었고, 그 이후는 경호엄마와 학교에서 보는 여러 여자선생님들을 품에 안는 상상을 하며 흔든 것이었다.
단맛과 갈증. 술에 취해보기 전까지는 어른들이 술을 왜 마시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모든게 그렇듯, 처음이 어려운거고, 그 첫 경험이 어떠냐에 따라 의존하게 될지 말지도 결정된다고 생각한다. 민교누나를 돌려가며 범하던 놈들, 누나와의 첫경험, 그리고 나의 첫사랑, 그리고 내 호승지심. 모든게 민교누나로 부터 시작되었고 강렬했고 그 끝은 달콤하고 더러는 황홀하기까지 했다. 그 모든 경험들이 나를 정의해가기 시작하고, 어떤 것은 추악하게, 어떤 것은 꽤 괜찮게 발전했다. 모든게 일찍 맛본 단맛과 그것을 다시 찾는 갈구 때문이었다.
경호엄마, 친구의 엄마를 향해 음심을 품는 녀석이 나뿐만이 아니었다는 건 좀 더 후에 알게 된 후였고, 처음 경호엄마를 보면서 내 사타구니가 울렁거리자 나는 죄책감을 느꼈다. 늦은 봄, 가디건은 어디가고 셔츠와 치마만 입던 때 내 눈이 우연히 경호엄마의 맨발과 발목에서 멈췄다. 어려서부터 고생해서 발이 이쁘지 않은 우리 엄마와는 다르게 그녀는 처녀와 같다 싶을 정도로 발이 고왔다. 그래서 이쁘다고 느꼈다. 그런데 왜 내 물건이 일어섰을까?
내가 죄책감에 화들짝 놀란 딴곳을 바라봤지만 이내 내 곁눈질은 엄마와 경호엄마가 잡담하는 곳으로 자석이 붙듯 끌려붙었고, 이내 경호엄마가 일어서는데 셔츠 사이로 가슴골이 보이자 나는 피가 거꾸로 솟는 느낌을 받으며 나도 모르게 내 방으로 가서 내 물건을 움켜쥐어버렸다. 그리고 화장실에서 나온 경호엄마가 다시 엄마와 잡담하시는 소리가 들려오자 나는 황급히 내 솟대를 쥐고 흔들었다. 급격하게 올라오던 사정감. 그리고 막 방바닥에 뿌려지겠다 하는 위기감이 정전기 터지듯 들자, 왼손으로 황급히 두루말이 휴지를 잡아당겨 터져나오는 내 정액들을 힘겹게 막아댔다. 겨우 한겹으로 막아서 그런지 정액에 젖은 휴지가 내 귀두에 스치면서 찢어지고 꿀럭꿀럭 뒤이어 흘러나온 정액방울은 방바닥에 떨어졌다. 내 방을 가득 매운 밤꽃향기…
자위는 가끔씩이지만 실제로 여자에게 삽입한채로 사정할때와 비슷한 강렬함을 준다. 성적 판타지와 내 발정주기가 맞아떨어진 채로 아슬아슬한 상황까지 겹치면 종종 그랬다. 하지만 경호엄마를 상대로 한 첫 자위 이후로는 민교누나를 그리며 불만족스러운 자위를 하던 때와 마찬가지로 갈증에 빠졌다. 자위의 쾌감은 아직 여자의 몸에 익숙해지지 않은 나에게는 보잘것 없고, 허무한 짓일 뿐이었다. 웃기는건 민교누나를 그리며 하던 자위빈도보다 경호엄마를 상대로 하는 빈도가 더 많아졌고, 언제부터는 더이상 자위할때 만큼은 죄책감도 느껴지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그 다음에는 학교에서 나를 혼내는 아줌마 선생님의 스타킹 신은 종아리와 발목을 본 다음 집으로 와서 그녀의 아들이 지켜보는 곳에서 그녀와 성교하는 상상을 하기 시작했고, 더 자극적인 상황을 상상해가며 내 욕구불만을 간신히 간신히 억눌러갔다.
중학교 2학년의 가을, 지금은 중2병이라는 단어가 있지만, 그때는 그런거 없고, 관심병은 극소수에게서만 관찰되는 희귀질환이었다. 나는 학교에서 칠판을 보며 늘 칠판에 교과서 내용을 옮기는 여선생님의 종아리와 정장치마에 덮인 엉덩이를 보며 내 늠름한 작대기를 꽂아넣는 망상을 하며 시간을 축냈다. 수업이 끝나고 부쩍 서늘해진 공기를 즐기며 경호와 기타등등 우리네 패거리는 함께 농구를 하다가 공이 안보일 정도로 어두워지고서야 집으로 돌아갔는데, 아파트 단지 입구에서 가까운 경호네 집에서 물이나 마시려고 들어갔더니 우리 엄마 아빠도 거기에 와 계셔서 깜짝 놀랐다.
엄마와 경호엄마는 싱크대 앞에 나란히 서서 저녁을 준비했고 아빠와 경호아빠는 헐렁한 난닝구, 러닝셔츠와 긴바지를 입고 TV를 보고 계셨다.
“또 농구하다 왔어? 얼른 씻어.”
엄마는 활짝 웃으며 나와 경호를 맞아주셨다. 나는 졸지에 경호네 집에서 씻어야 되게 된 터라 괜히 쭈뼛거려졌는데, 제 방에 들어간 경호 때문에 현관에 멍하니 있게 된 나를 경호엄마가 경호 속옷과 반바지, 런닝셔츠와 수건을 챙겨주셨다. 뜨끈한 물에 어영부영 땀을 씻고 옷을 챙겨입고 나왔고, 그동안 밥상은 다 차려져 있었다. 경호 동생 경민이까지 두 가족, 일곱명은 두루치기 큰접시를 놓고 맛있게 저녁을 먹고, 반주로 소주 두병을 나눠드신 채로, 식사 후에 사과를 놓고 어른들만 또 술을 드시기 시작했다. 술을 못하는 엄마와 경호엄마도 한두잔 드신건지 얼굴이 빨개지는 것 까지 보고 우리는 작은방으로 쫓겨가서 얼마 안가 잠이들었는데…
그날 꿈에 민교누나가 나왔다. 머리꼬리가 다 잘리고 내가 기억하는 부분은 내 옆에서 경호의 물건을 누나의 음부에 삽입시킨 채로 내 음경을 잡아 끌어 자기 입에 넣는 꿈이었다. 나는 황홀하긴 했지만 얼마안가 깜짝놀라 일어났는데, 방문 너머로 엄마 또는 경호엄마의 끙끙거리는 듯한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내가 잘못 들은 것은 아닐까?
내가 잘못 들은 것은 아닐까?
“……응……응……”
아닌것 같았다! 본능으로 그것은 민교누나와 사랑을 떠올리게 했다. 우리집이 아니어서 내가 예민했던 걸까? 숨소리로는 경호랑 경민이는 잘만 자는것 같은데 나는 혼자 야릇한 꿈을 꾸고 깨어서 이젠 잠이 홀딱 달아나버렸다. 여기는 우리집이 아닌데, 큰방에는 어른들이 계실텐데! 지금 상황은 정말인건가? 나 아직 꿈에서 덜깬것은 아닐까?
하지만 내 바짝오른 혈압과 신경은 내 청각을 더욱 예민하게 했는데 차마 문을 열 용기는 들지 않았다. 지금 내가 추측하고 상상하는 일이 정말이라면, 괜히 내가 일어나서 경호랑 경민이가 깰때 뭘 어찌해야할까? 나는 머리가 복잡해서 몸은 못움직이고 내 귀만 쫑긋 세운 채로 해갈을 기다렸다. 목이 탔다.
“수씨……돌려보…쌀…”
경호아빠 목소리 같았는데 거의 들리지 않았고, 뒤이어 아빠가 작게 웃은 다음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이게 무슨 일이지?’
퍼뜩 드는 상상은 불손하고 불순하게도 아빠와 경호아빠가 엄마를 범하고 있거나, 아니면 네 분이 모두 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더욱 더 예민해진 나는 벽에 걸린 시계에서 초침 움직이는 소리가 무척 시끄럽고 거슬릴 정도로 내 청각을 거의 육백만불 사나이 정도로 끌어올린다는 심정으로 잔뜩 감도를 높였다. 하지만 가끔 엄마껀지 경호엄마껀지 모를 ‘하아’ 하거나 ‘으, 으…’ 하는 짧은 소리만 들릴 뿐, 더 자세한 것은 없었다.
나는 한참을 뒤척이다 언젠지 모르게 잠들었다. 동틀녁에 날 깨우는 엄마와 아빠를 비몽사몽간에 좇아 집으로 돌아갔다가 학교에 갔는데 하루종일 전날 밤의 일이 머릿속에서 맴돌고 또 침을 질질 흘리면서 조는 통에 선생님들로 부터 몇대나 얻어터지고 혼났는지 모른다.
도대체 무엇이었을까..?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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