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우전기
(부제 :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한 남자의 죽음)
2부 First Mission - REBIRTH 7.
혁은 이후 여러 스승님들을 만나서 많은 것을 배웠다.
이항복(李恒福)에게 외교술과 웅변술을, 허준에게 의술(醫術)을, 장영실에게 기관진식(機關眞識)과 토목학을 배웠다.
그리고 이제 10번째 스승을 찾아 백두산으로 오르고 있었다.
"휴우....더워라..... 산이 참 높기도 하다......"
어느덧 혁의 모습도 많이 변해가고 있었다.
천방지축 까불고 가볍던 모습에서 서서히 자신의 임무를 자각하는 과묵한 사나이로 변모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제 이 기나긴 배움도 서서히 끝을 내간다는 희망에 조금씩 가슴까지 들뜨고 있었다. 이제 조금만 더 배우면 그리운 경숙과 정현을 볼 수 있으리라.
한참 백두산의 천지를 오르던 혁의 귓가에 가느다란 음률(音律)이 들려왔다.
"이게 무슨 악기 소리지? 피리? 아닌데.... 피리치고는 가늘어...그럼 해금? 아니야 해금치고는 너무 소리가 굵어? 어?든 아.......듣기 좋다......... "
혁은 허겁지겁 음률을 쫓아 정신없이 백두산을 오르고 있었다.
소리는 혁을 유혹하는 듯 멀어졌다 가늘어 졌다 하며 끊임없이 혁을 유혹하고 있었다.
바람이 부드러워지고 풀들이 누웠다 일어났다 하고 있었다.
온갖 벌레들이 춤을 추듯 공중에서 모였다 흩어졌다 하고 토끼와 여우가 나란히 사이좋게 걷고 있었다.
천지가 음률의 조화에 따라 움직이는 듯 했다.
"아.....아.....이 소리는......"
혁이 음률을 따라 백두산 정상에 오르자 놀라운 광경이 펼쳐졌다.
온갖 짐승이 한 사내를 둘러싸고 있었다. 호랑이, 곰, 구렁이, 사슴, 여우 등과 혁이 유명계에서 처음보는 온갖 기이한 짐승들이 얌전히 사내의 앞에 무릎을 꿇고 얌전히 사내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었다.
혁도 소리에 취해서 온갖 짐승들 사이에 끼어 사내의 연주를 가만히 감상하고 있었다.
문득 갑자기 사내의 연주 소리가 끊겼다. 그제서야 제 정신을 차린 혁은 사내를 바라보았다.
헉! 이럴 수가! 사내의 손은 빈손이었다!
사내의 빈손을 보고 놀라기 전에 혁은 사내의 외모를 보고 한번 더 놀라게 되었다.
허리까지 치렁치렁 늘어뜨린 기다란 흑발에 도저히 나이를 짐작할 수 없는 깊이를 지닌 부드러운 눈. 핏빛처럼 붉은 단정한 입술과 긴 손가락.
사내의 음성이 아니었으면 혁은 천하 절세 미녀를 만난 착각에 빠졌으리라.
그러나 혁이 놀란 것은 단순히 잘생긴 사내의 외모에만 따른 것은 아니었다.
사내의 얼굴을 보고 있으면 마치 혁은 마음을 비추는 거울을 보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었던 것이다. 그리운 얼굴들이 사내의 얼굴에 문득문득 투영되어 혁의 마음은 찢어질 듯 격동(激動)되었다.
혁의 기혈이 엉켜 내장이 상하기 직전에 사내의 부드러운 음성이 들렸다.
"이제야 왔느냐? 늦었구나...."
사내는 마치 사랑하는 제자가 저녁먹고 놀다가 들어온 것처럼 아무렇지도 않게 혁을 맞아들였다.
".....누......누구신지요...."
혁은 겨우 마음을 진정하고 사내에게 더듬거리며 물었다.
"원, 녀석하고는... 그래 어떻드냐?"
밑도 끝도 없이 사내는 혁을 말을 끊고 물어왔다.
"네? "
혁은 어리둥절해져서 일순간 사내의 질문에 대답하지를 못하였으나 곧 사내의 질문의 의도를 알아차리고 대답하였다.
"마음이 아픕니다.... 님을 그리는 마음이 느껴지는......"
"으핫핫핫!!!"
아름다운 사내는 호탕하게 웃어 제끼고는 곁에 얌전하게 앉아있던 주1)폐폐(稷稷)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갑자기 사내의 손이 번쩍 하늘을 향해 들리웠다. 사내의 검지손가락이 하늘을 향해 뻗었다.
순간 천지가 변하기 시작했다. 풀들이 부들부들 떨기 시작했다. 대지가 요동쳤다. 땅이 갈라지고 허공이 울부짖었다. 모든 벌레들이 땅을 파고 속으로 숨어들었다.
혁의 머리가 터질 듯이 아파왔다. 경숙이....그녀가 혁의 앞에 다가왔다..... 그런데 한쪽 팔이 없다. 한쪽 눈도 없다.... 으아악!!! 그만!! 그만!!! 이건 아니야!!!
"갈(葛)!!!"
아름다운 사내는 혁이 막 미쳐 발광하기 전에 재빨리 연주(演奏)를 중단하였다.
우웩!
혁은 입에서 한 움큼의 핏덩어리를 쏟았다.
"그.....그게 뭡니까...?"
"입에 피나 닦고 말하거라....지저분하게..."
"아...참...."
혁은 도대체 정신이 없없다. 단지 맨손으로 하늘을 가리켰을 뿐인데 대지가 갈라지고 공기가 찢어지다니...
"나의 천지생광곡(天地生想曲)이 듣기에 어떠하더냐?"
"아.....그게 천지생광곡입니까...? 두 번만 들었다가는 지상의 생물이 안남아나겠나이다."
혁은 사내의 심후한 연주와 내공에 혀를 내둘렀다.
"아까 네가 도착할 때 연주했던 것이 「생(生)」이고 나중에 연주했던 것이 「광(狂)」이었다."
사내는 담담하게 말했다.
"그런데... 장영실 스승님께서 말씀해주신 10번째...스승님께서 바로..."
"흠. 눈치가 느린 녀석이로군"
혁은 얼른 무릎을 꿇고 아름다운 사내에게 구배지례(九拜之禮 : 아홉 번 절을 함. 스승에게 올리는 예의)를 올렸다.
생김새로 보아서는 나이가 혁과 별 차이가 안나보이나 방금 사내가 보여주었던 심후한 수법이나 내공은 한두 해 닦아서는 도저히 이룰 수가 없는 고절한 수법이었던 것이다.
"배달국의 어리석은 후손이 스승님을 뵙습니다."
"잘왔다. 나는 치우비(蚩尤比)라고 한다."
치우천황의 숨겨졌던 동생 치우비!
탁록의 전투 이후 백성들앞에서는 전사(戰死)한 것으로 처리되었던 그가 여기 백두산 천지에서 모습을 드러내었다.
"방금 스승님께서는 아무런 악기도 없이 연주하셧습니다. 스승님게서는 악(樂)의 신(神)이십니까?"
"하하하 천지 만물이 모두 소리가 있는데 무슨 악기가 필요하겠느냐. 내 몸이 최고의 악기가 아니겠느냐. 내가 너에게 가르쳐 줄 것은 음(音)밖에는 없구나."
말이 쉬워 음이지 천지생광곡이 보통의 음률인가.
소리 하나로 사람을 살리고 죽이고 하는 것이 보통의 일인가 말이다.
생(生)을 연주하면 숨이 끊어지기 직전의 사람이라도 살릴수 있는 절세의 효과가 있었다.
또한 이미 죽은 사람이라도 영혼을 필요한 경우에 소환시킬수 있는 절세의 무공인 것이다.
광(狂)을 연주하면 모든 살아있는 것들은 파괴된다. 뿐만 아니라 시전자의 공력에 따라서 산을 파괴하고 바다를 가르는 무시무시한 파괴력을 지닌 죽음의 연주가 될 수도 있다.
"혁아. 자연의 소리를 들어보아라...... 풀벌레의 즐거운 노랫소리. 바람의 슬픈 노래. 땅의 희망찬 울림. 세상은 모두 음(音)으로 가득 차있지 않느냐. 우리는 단지 천지간에 가득한 음을 잡아서 그들과 함께 노래할 뿐이다."
".............."
혁은 말없이 스승의 말씀을 경청하고 있었다.
"나는 일찌기 음(音)에 미쳐서 치우족의 우두머리 자리도 형에게 양보했다. 나에겐 오직 음(音)만이 세상의 희망이요 전부였지. 오죽했으면 금지되어 있던 환생(還生)까지 해가면서 음을 완성하려고 했겠느냐."
"환생...요?"
"그렇다. 우리 치우족들은 천신(天神)족! 지상의 인간들과 달리 윤회를 거칠 필요가 없는 종족이다. "
"그럼...스승님께서 환생하신 성함은 어떻게 되십니까...?"
"후대 사람들이 날 주2)왕산악(王山岳)이라고 부르더군. 하지만 이름이 무에 중요하겠느냐.
나는 환생해서 겨우 음(音)의 완성을 보았다. 그것이 바로 이 천지생광곡(天地生想曲)이다."
"굉장하군요...."
치우족에게 환생을 하는 것은 인과(因果)의 률(律)에 어긋나는 커다란 범죄였다.
치우비는 이런 범죄를 저질러 가면서까지 음을 완성하려 했고 결국 음의 완성을 보았다.
과연 엄청난 희생을 하면서까지 집착할 정도로 천지생광곡은 대단한 곡이었다.
작가주1 : 폐폐(稷稷)《산해경》 여우 몸에 날개가 있고, 기러기 소리를 내는 짐승
작가주2 : 왕산악[王山岳, ?~?] - 552년(양원왕 8) 제2국상(國相)으로 진(晉)나라에서 도입한 칠현금(七絃琴)을 개조하여 100여 악곡을 지어 연주하자 현학(玄鶴)이 날아와 화응춤을 추었다 하며, 이것이 현학금으로 오늘에 전하는 현금(玄琴)이다. 《삼국사기》 권32에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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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우.... 며칠동안 쉬었습니다. 소주가 넘 휴가를 무리하게 갔다와서 몸살이 났어요. 지금도 컨디션이 별로 않좋습니다. 이제 1부가 거의 마무리 되어 갑니다. 사실 구상은 2부도 끝내놨는데 ....글쓰기가 넘 힘들군요.
만만히 보고 도전했다가 혼쭐나고 있습니다. 자료가 엄청나게 필요하더군요.
이 글을 읽는 분들 중에서 혹시 세계 각국에 테러조직에 관한 계보나 자세한 설명 같은거 있으신 분들은
[email protected] 으로 좀 보내 주세요. 자료가 부족합니다. 구라도 한계가 있지 ㅜ.ㅜ
(부제 :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한 남자의 죽음)
2부 First Mission - REBIRTH 7.
혁은 이후 여러 스승님들을 만나서 많은 것을 배웠다.
이항복(李恒福)에게 외교술과 웅변술을, 허준에게 의술(醫術)을, 장영실에게 기관진식(機關眞識)과 토목학을 배웠다.
그리고 이제 10번째 스승을 찾아 백두산으로 오르고 있었다.
"휴우....더워라..... 산이 참 높기도 하다......"
어느덧 혁의 모습도 많이 변해가고 있었다.
천방지축 까불고 가볍던 모습에서 서서히 자신의 임무를 자각하는 과묵한 사나이로 변모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제 이 기나긴 배움도 서서히 끝을 내간다는 희망에 조금씩 가슴까지 들뜨고 있었다. 이제 조금만 더 배우면 그리운 경숙과 정현을 볼 수 있으리라.
한참 백두산의 천지를 오르던 혁의 귓가에 가느다란 음률(音律)이 들려왔다.
"이게 무슨 악기 소리지? 피리? 아닌데.... 피리치고는 가늘어...그럼 해금? 아니야 해금치고는 너무 소리가 굵어? 어?든 아.......듣기 좋다......... "
혁은 허겁지겁 음률을 쫓아 정신없이 백두산을 오르고 있었다.
소리는 혁을 유혹하는 듯 멀어졌다 가늘어 졌다 하며 끊임없이 혁을 유혹하고 있었다.
바람이 부드러워지고 풀들이 누웠다 일어났다 하고 있었다.
온갖 벌레들이 춤을 추듯 공중에서 모였다 흩어졌다 하고 토끼와 여우가 나란히 사이좋게 걷고 있었다.
천지가 음률의 조화에 따라 움직이는 듯 했다.
"아.....아.....이 소리는......"
혁이 음률을 따라 백두산 정상에 오르자 놀라운 광경이 펼쳐졌다.
온갖 짐승이 한 사내를 둘러싸고 있었다. 호랑이, 곰, 구렁이, 사슴, 여우 등과 혁이 유명계에서 처음보는 온갖 기이한 짐승들이 얌전히 사내의 앞에 무릎을 꿇고 얌전히 사내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었다.
혁도 소리에 취해서 온갖 짐승들 사이에 끼어 사내의 연주를 가만히 감상하고 있었다.
문득 갑자기 사내의 연주 소리가 끊겼다. 그제서야 제 정신을 차린 혁은 사내를 바라보았다.
헉! 이럴 수가! 사내의 손은 빈손이었다!
사내의 빈손을 보고 놀라기 전에 혁은 사내의 외모를 보고 한번 더 놀라게 되었다.
허리까지 치렁치렁 늘어뜨린 기다란 흑발에 도저히 나이를 짐작할 수 없는 깊이를 지닌 부드러운 눈. 핏빛처럼 붉은 단정한 입술과 긴 손가락.
사내의 음성이 아니었으면 혁은 천하 절세 미녀를 만난 착각에 빠졌으리라.
그러나 혁이 놀란 것은 단순히 잘생긴 사내의 외모에만 따른 것은 아니었다.
사내의 얼굴을 보고 있으면 마치 혁은 마음을 비추는 거울을 보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었던 것이다. 그리운 얼굴들이 사내의 얼굴에 문득문득 투영되어 혁의 마음은 찢어질 듯 격동(激動)되었다.
혁의 기혈이 엉켜 내장이 상하기 직전에 사내의 부드러운 음성이 들렸다.
"이제야 왔느냐? 늦었구나...."
사내는 마치 사랑하는 제자가 저녁먹고 놀다가 들어온 것처럼 아무렇지도 않게 혁을 맞아들였다.
".....누......누구신지요...."
혁은 겨우 마음을 진정하고 사내에게 더듬거리며 물었다.
"원, 녀석하고는... 그래 어떻드냐?"
밑도 끝도 없이 사내는 혁을 말을 끊고 물어왔다.
"네? "
혁은 어리둥절해져서 일순간 사내의 질문에 대답하지를 못하였으나 곧 사내의 질문의 의도를 알아차리고 대답하였다.
"마음이 아픕니다.... 님을 그리는 마음이 느껴지는......"
"으핫핫핫!!!"
아름다운 사내는 호탕하게 웃어 제끼고는 곁에 얌전하게 앉아있던 주1)폐폐(稷稷)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갑자기 사내의 손이 번쩍 하늘을 향해 들리웠다. 사내의 검지손가락이 하늘을 향해 뻗었다.
순간 천지가 변하기 시작했다. 풀들이 부들부들 떨기 시작했다. 대지가 요동쳤다. 땅이 갈라지고 허공이 울부짖었다. 모든 벌레들이 땅을 파고 속으로 숨어들었다.
혁의 머리가 터질 듯이 아파왔다. 경숙이....그녀가 혁의 앞에 다가왔다..... 그런데 한쪽 팔이 없다. 한쪽 눈도 없다.... 으아악!!! 그만!! 그만!!! 이건 아니야!!!
"갈(葛)!!!"
아름다운 사내는 혁이 막 미쳐 발광하기 전에 재빨리 연주(演奏)를 중단하였다.
우웩!
혁은 입에서 한 움큼의 핏덩어리를 쏟았다.
"그.....그게 뭡니까...?"
"입에 피나 닦고 말하거라....지저분하게..."
"아...참...."
혁은 도대체 정신이 없없다. 단지 맨손으로 하늘을 가리켰을 뿐인데 대지가 갈라지고 공기가 찢어지다니...
"나의 천지생광곡(天地生想曲)이 듣기에 어떠하더냐?"
"아.....그게 천지생광곡입니까...? 두 번만 들었다가는 지상의 생물이 안남아나겠나이다."
혁은 사내의 심후한 연주와 내공에 혀를 내둘렀다.
"아까 네가 도착할 때 연주했던 것이 「생(生)」이고 나중에 연주했던 것이 「광(狂)」이었다."
사내는 담담하게 말했다.
"그런데... 장영실 스승님께서 말씀해주신 10번째...스승님께서 바로..."
"흠. 눈치가 느린 녀석이로군"
혁은 얼른 무릎을 꿇고 아름다운 사내에게 구배지례(九拜之禮 : 아홉 번 절을 함. 스승에게 올리는 예의)를 올렸다.
생김새로 보아서는 나이가 혁과 별 차이가 안나보이나 방금 사내가 보여주었던 심후한 수법이나 내공은 한두 해 닦아서는 도저히 이룰 수가 없는 고절한 수법이었던 것이다.
"배달국의 어리석은 후손이 스승님을 뵙습니다."
"잘왔다. 나는 치우비(蚩尤比)라고 한다."
치우천황의 숨겨졌던 동생 치우비!
탁록의 전투 이후 백성들앞에서는 전사(戰死)한 것으로 처리되었던 그가 여기 백두산 천지에서 모습을 드러내었다.
"방금 스승님께서는 아무런 악기도 없이 연주하셧습니다. 스승님게서는 악(樂)의 신(神)이십니까?"
"하하하 천지 만물이 모두 소리가 있는데 무슨 악기가 필요하겠느냐. 내 몸이 최고의 악기가 아니겠느냐. 내가 너에게 가르쳐 줄 것은 음(音)밖에는 없구나."
말이 쉬워 음이지 천지생광곡이 보통의 음률인가.
소리 하나로 사람을 살리고 죽이고 하는 것이 보통의 일인가 말이다.
생(生)을 연주하면 숨이 끊어지기 직전의 사람이라도 살릴수 있는 절세의 효과가 있었다.
또한 이미 죽은 사람이라도 영혼을 필요한 경우에 소환시킬수 있는 절세의 무공인 것이다.
광(狂)을 연주하면 모든 살아있는 것들은 파괴된다. 뿐만 아니라 시전자의 공력에 따라서 산을 파괴하고 바다를 가르는 무시무시한 파괴력을 지닌 죽음의 연주가 될 수도 있다.
"혁아. 자연의 소리를 들어보아라...... 풀벌레의 즐거운 노랫소리. 바람의 슬픈 노래. 땅의 희망찬 울림. 세상은 모두 음(音)으로 가득 차있지 않느냐. 우리는 단지 천지간에 가득한 음을 잡아서 그들과 함께 노래할 뿐이다."
".............."
혁은 말없이 스승의 말씀을 경청하고 있었다.
"나는 일찌기 음(音)에 미쳐서 치우족의 우두머리 자리도 형에게 양보했다. 나에겐 오직 음(音)만이 세상의 희망이요 전부였지. 오죽했으면 금지되어 있던 환생(還生)까지 해가면서 음을 완성하려고 했겠느냐."
"환생...요?"
"그렇다. 우리 치우족들은 천신(天神)족! 지상의 인간들과 달리 윤회를 거칠 필요가 없는 종족이다. "
"그럼...스승님께서 환생하신 성함은 어떻게 되십니까...?"
"후대 사람들이 날 주2)왕산악(王山岳)이라고 부르더군. 하지만 이름이 무에 중요하겠느냐.
나는 환생해서 겨우 음(音)의 완성을 보았다. 그것이 바로 이 천지생광곡(天地生想曲)이다."
"굉장하군요...."
치우족에게 환생을 하는 것은 인과(因果)의 률(律)에 어긋나는 커다란 범죄였다.
치우비는 이런 범죄를 저질러 가면서까지 음을 완성하려 했고 결국 음의 완성을 보았다.
과연 엄청난 희생을 하면서까지 집착할 정도로 천지생광곡은 대단한 곡이었다.
작가주1 : 폐폐(稷稷)《산해경》 여우 몸에 날개가 있고, 기러기 소리를 내는 짐승
작가주2 : 왕산악[王山岳, ?~?] - 552년(양원왕 8) 제2국상(國相)으로 진(晉)나라에서 도입한 칠현금(七絃琴)을 개조하여 100여 악곡을 지어 연주하자 현학(玄鶴)이 날아와 화응춤을 추었다 하며, 이것이 현학금으로 오늘에 전하는 현금(玄琴)이다. 《삼국사기》 권32에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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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우.... 며칠동안 쉬었습니다. 소주가 넘 휴가를 무리하게 갔다와서 몸살이 났어요. 지금도 컨디션이 별로 않좋습니다. 이제 1부가 거의 마무리 되어 갑니다. 사실 구상은 2부도 끝내놨는데 ....글쓰기가 넘 힘들군요.
만만히 보고 도전했다가 혼쭐나고 있습니다. 자료가 엄청나게 필요하더군요.
이 글을 읽는 분들 중에서 혹시 세계 각국에 테러조직에 관한 계보나 자세한 설명 같은거 있으신 분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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