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리엘라, 거기서 견학만 하고 있지 말고, 나한테 언제나 하던 걸 해 줘."
풍만하고 육감적인 엉덩이를 흔들며 비슈누가 재촉하자, 그 갈라진 부분에서 달콤한 밀액이 주르륵 흘러 나왔다.
할 수 없군요. 라고 말하는 듯한 미소를 띤 샤리엘라는 입고 있던 군복을 벗었다. 희고 매끄러운 지체를 검은색의 음란한 속옷이 감싸고 있다. 희고 검은 콘트라스트가 요요하고 색정적이다. 샤리엘라는 일단 끈 팬티만 벗고, 새하얀 딜도를 장착했다.
"그럼, 비슈누님, 저의 사랑하는 주군, 함께 하겠습니다."
카루라에게 열심히 쿠닐링구스를 하고 있는 비슈누의 등뒬로 돌아간 샤리엘라는, 커다란 엉덩이를 안고, 그 사이 계곡이 흥건히 젖어있는 것을 확인하고, 사타구니에 솟아나있는 모조남근으로 힘껏 꿰뚫었다.
"아……아앙, 좋앙……"
교성을 지르면서도 비슈누는 카루라의 음순을 계속 핥으며 질구멍 속에 혀를 찔러 넣어 안쪽을 휘젓고, 씹물을 소리를 내며 빨아마신다. 계속해서 혀는 보지의 갈라진 틈을 타고 세로로 움직여, 외음부를 낼름낼름 핥고, 항문을 빨았다. 항문 주변으로 혀를 내밀어, 부푼 입구를 혀로 누르며, 중심부에 혀끝을 밀어넣었다. 결국에는 항문과 질에 손가락을 두개 동시에 찌르면서 세게 비비듯 희롱하고, 오 또 마니 곤두선 클리토리스를 핥아갔다.
"히, 히익……"
샤리엘라가 허리를 흔들기 시작하자, 그 진동이 비슈누의 몸을 통해 카루라에게도 전해져, 그 강한 자극에 절정이 계속 이어지는 상태가 되었다.
"앗……하……앙, 하앗, 앗……,앙, 흐응……아"
"아아……어떠십니까, 비슈누님……"
"아, 좋아, 샤리엘라, 좋아, 굉장해."
카루라를 귀여워해 주면서, 샤리엘라에게 자신의 음순을 관통당하며 열락에 빠진 비슈누는 공(攻)인가 수(守)인가, S인가 M인가 하는 분류를 떠나서, 순수한 쾌락주의자이자, 자신의 욕망을 억누르는 법을 모르는 자기 멋대로의 여자일지도 모른다.
샤리엘라도 역시 사정없이 허리를 흔들어, 비슈누를 공략했다.
"히잇, 느낀다, 느껴져……"
병사들에게 [빙화미인]이라고 불리며 경외 되는 미인이, 지금은 황홀한 표정으로 허리를 움직이고 있다.
샤리엘라는 젊어서 맨주먹으로 일어나 굉장히 출세지향적인 여자다. 주군인 비슈누를 사정없이 범하고 있다는 것이 너무나도 도착적인 만족감을 느끼게 해주는 건지도 모른다.
수어지교라고 알려진 주종은, 사실 그것뿐만 아니라, 언니와 여동생, 공(攻)과 수(守)라는 관계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아, 아학, 아하아아아앙……"
드디어 집요하고 격렬한 입술공격 끝에 거품을 흩날리며 절정에 달해버린 카루라를 사이에 두고, 연상의 두여인은 거친 숨결을 가라앉히며 서로 껴안은 채 가벼운 입맞춤을 나눴다.
"아항, 좋았어, 샤리엘라의 아이를 낳고 싶어"
이것은 정사가 끝난 비슈누의 입버릇이다.
"정말, 곤란한 아이네요. 저는 여왕폐하를 위해 뭐든지 해드릴 각오지만, 그것만은 무리한 명령입니다. 누구 적당한 부군을 골라 씨를 받으세요."
배하의 여장군이나 여기사, 그리고 카루라와의 정사에는 난폭할 정도로 사정없는 공(攻)인 비슈누지만, 샤리엘라 앞에서는 사랑스러운 수(守)가 돼버린다.
(공?수?-원문에서는 타치와 네코, 타치는 대구의 정낭을 말하는데, 레즈비언 세계에서 남성역을 말하고, 네코는 고양이, 레즈비언 사이에서 여성역을 가리키는 속어)
"그렇네, 아기만은 남자와 하지 않으면 만들 수 없는 거지. 문제는 내가 하고 싶을 정도로 괜찮은 남자가 없다는 거야. 샤리엘라가 남자라면, 주저 없이 남편으로 했을텐데 유감이야."
"영광입니다."
비슈누와 샤리엘라가 정사 후의 여운을 즐기고 있는중, 바깥에서 후속군이 도착했다는 보고가 들어왔다.
"베르제이아가 온건가."
서정장군 샤리엘라에게는 과도할 정도로 애정을 표하는 비슈누지만, 동정장군에 대해서는 호의적이지 않았다.
비슈누는 여왕에 즉위하고서 재정과 군사 전부를 자기 마음대로 개혁했지만, 단지 하나 손을 대지 못한 성역이 있다. 그것이 그의 군이다.
동정장군 베르제이아. 사브리나왕국 최고의 명창이 누구냐고 묻는다면 모두가 그의 이름을 댈 것이다. 샤리엘라의 공적이 아무리 높더라도 아직 삼십 세이기에 그 절대량은 미치지 못한다. 선대부터 사브리나 국왕의 동생. 즉 비슈누의 조부 론드바르드의 동생에 해당하는 인물로, 왕국의 원로이다. 사브리나 왕국의 건국에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전선에서 싸움을 계속해온 맹장으로 나이가 칠십이 넘지만 아직 현역이다. 무서운 턱수염을 기른 노인으로, 키가 크지 않음에도 보는 사람에게 거인 같은 인상을 주는 이유는 그의 두꺼운 갑빠와 넓은 어깨 그리고 무거운 존재감이 초래한 것이다.
완고함 그 자체를 그림으로 그린 듯한 할아버지로, 비슈누 취향의 미는 눈곱만큼도 가지고 있지 않다. 하지만 언제나 거만한 성격의 비슈누에게도 일족의 장로이기도 한 이 노장의 시선은 껄끄러웠다. 베르제이아의 언짢은 듯한 안광과 마주치면 마음이 찔리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항상 말 없는 노인이지만, 그 표정에서 비슈누의 국토확장노선에 반대하고 있다는 것을 말하지 않아도 짐작하고 있다.
자신이 태어나기 전부터 명장이라 불렸으며, 자신이 어렸을 때부터 알아왔기에, 함부로 부리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또 비슈누의 미의식으로도 이런 험상궂은 노인을 최고위 막료로 두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베르제이아의 명성과 인망, 그리고 실력의 뛰어남을 인정하지 않을 수는 없으니, 최대한 이용해 먹어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비슈누가 베르제이아를 싫어한다기보다는, 어렵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지만, 한편, 베르제이아가 이 패기 넘치는 조카손녀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는 불명이다. 주위에 내심을 드러낼 정도로 생각없이 인생을 걸어오지 않은 것이다. 다만 사브리나 왕국의 충실한 신하로서 전력을 다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거 숙부님, 원로에 수고하셨습니다."
비슈누는 이 노인과 될 수 있는 한 얼굴을 마주치고 싶지 않았고, 베르제이아 역시 어디까지나 실전적인 사람이기에, 중앙에 앉아만 있을 생각은 없었다. 더구나 젊은 계집애들이 손을 크게 흔들며 걷는 왕도에 있고 싶지도 않았다. 이런 주종의 정신안정을 위해, 베르제이아는 항상 전선에 나가 있다. 그리고 현재 베르제이아가 담당한 지역인 에트루리아왕국의 국경이었고, 완전히 정반대 편에 있는 이곳까지는 정말 먼 거리였다.
실내에 들어온 베르제이아는 언제나와 같이 언짢은 얼굴로 입을 열었다.
"폐하께 보고를 올리겠소. 조금 전 전령이 왔소. 챤드라라는 자가 이끄는 올시니군 약 삼천 정도가 사리에라르 평원을 우회해서 우리의 왕도 프로빈스로 직접 진격하고 있다고 하오."
실내는 순간적인 침묵에 휩싸였다.
"과연, 드디어 움직인 건가"
비슈누는 화려한 미소를 입가에 번뜩였다.
"서정장군, 어떻게 생각하나."
"주력군이 사리에라르 평원에 포진해서 지구전을 꾀하는 것처럼 보이고, 그 사이 별동대로 사브리나 본국을 급……하는 것처럼 꾸민 거군요. 이로 인해 동요한 우리 군을 강습에 단번에 결판을 내려고 하는 거겠죠."
"동감이다."
비슈누는 총신의 선견지명이 여전함을 확인하고 만족했다.
"미끼라는 걸 알았다고 해도, 적의 별동대를 내버려 둘수는 없다. 본국을 짓밟혀서는 우리군의 후방이 위험하게 될테고, 보급선이 끊어진다. 무엇보다 내 위신에 상처가 생긴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지 못하는 왕은, 왕으로서의 자격이 없으니까 말야."
"존명"
"본국을 강습당할 수는 없으니, 즉시 누군가 적 별동대를 격퇴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럼 저에게 맡겨주십시오."
샤리엘라가 일어서자 비슈누가 제지했다.
"아니, 내가 간다."
"그건 너무 위험합니다. 폐하가 진지에서 나가시게 되면, 올시니 놈들이 책략을 성공시켰다고 생각하고 전면공세를 걸어올겁니다."
"위험은 인지하고 있다. 하지만, 언제까지고 산에 처박혀서 지구전이 되는 것보다는 낫다. 녀석들을 이 사리에라르 평원으로 끌어들여 격멸한다."
화려한 미모에, 한겹의 살기를 씌우자, 비슈누의 표정은 더없이 차가워보였다.
"카루라, 내가 출진하는 것을 근처 마을들에 소문을 퍼트려라. 그러면 적은 그렇지 않아도 소수인 우리가 병사를 나눈 것을 기뻐하며 공격하려 하겠지만, 함정일지도 모르니 정찰을 통해, 정보의 진위를 확인할 것이다. 그러면 진실이 명확해지는 것은 정오무렵이 된다. 그때부터 올시니 놈들은 이 진을 단번에 빼앗기 위해 경거망동할 것이다. 저녁에는 돌아온다. 반나절이면 된다. 이 진을 지켜라. 샤리엘라, 베르제이아, 경들의 수완을 기대한다."
여왕의 패기에 압도된 샤리엘라와 베르제이아는 고개를 숙이고 배웅했다.
같은 날, 비슈누는 기병만을 데리고, 본국을 침공하려 하는 올시니 군을 요격하기 위해 출발했다.
친위대장 쥬리아 외에, 시모르, 로자리아, 올가, 캐리언, 루라 등[죽음을 부르는 나비들]의 정병들을 이끌고, 비슈누는 적모마(赤毛馬)를 달렸다. 월하를 달리는 화려한 여기병대는 마치 지상을 휩쓸며 날아가는 나비떼처럼 보였다. 달빛을 받아 빛나는 갑옷과 펄럭이는 망토는, 나비의 날개처럼 보인다. 그 뒤를 따르는 육천 기도 한마디도 없이 일사불란하게 대오를 갖춰 평원을 달려갔다.
다음날 아침, 사브리나 군은 소울 강변에서 올시니군을 포착했다.
비슈누는 애마와 함께 올시니 군이 내려다 보이는 작은 언덕에 올랐다. 눈부신 은빛의 긴 머리카락을 바람에 흩날리던 비슈누는 마치 산적의 여두목 같았다. 실제로 그녀는 도적의 두령이었다. 노리는 사냥감은 국가이고, 그것을 위한 병사들을 이끌고 있으니까. 허리에 매달린 곡도를 빼 구름 한점 없는 감청색 하늘 높이 들어올렸다.
"적진을 향해 두번의 돌격을 행한다. 노리는 것은 적장의 머리! 방해되는 것은 모두 베어버려라!"
그 곡도가 아래로 휘둘러지는 것과 동시에, 사브리나 기병 육천이 일제히 언덕 아래를 향해 달려, 올시니 군의 대열을 돌파했다.
비극적인 것은 올시니 군 별동대였다. 지휘관인 챤드라는 용기도 있고 판단력도 좋았다. 여하간 준수하고 괜찮은 남자로, 이번 책략도 그가 발안한 것이었다.
강골의 남자 답게 다소 불손한 점은 있지만, 유능하고 그에 어울리는 야심이 있다. 그의 야심은 즉, 공적을 세워 여왕 마리시아의 부마후보로 이름을 올리는 것이다.
하지만 결과론적으로 챤드라는, 어리석은 무장으로 후세에 이름을 남기게 되었다. 챤드라의 계산에 의하면 자신의 부대는 무인지경이 된 사브리나 령을 석권해야 했지, 자신들이 격멸의 대상이 되는 것이 아니었다. 그래서 완전히 방심한 채 행군을 하던 도중, 측후방의 고지대에서 돌진해오는 기병대에게 불의의 타격을 받았다. 게다가 삼천 대 육천이라는 숫자도 승부가 되지 않는다.
육천에 이르는 기병이 돌진하는 위압감은 굉장했다. 말발굽 소리가 대지를 압도하고, 시야를 가질 정도로 흙먼지가 자욱했다.
경사면 아래로 달려 내려온 기세를 살린 사브리나 기병은 올시니 군의 기다란 진형의 중간을 완전히 동강내버렸다.
단번에 올시니 군을 돌파한 사브리나기병은 즉시 방향을 돌려, 두번째 돌격을 가할 준비를 했다.
그 앞에 기다리고 있는 것은 이미 군대라고 부르기조차 어려울 정도로 산산이 찢긴 올시니 군의 잔해에 지나지 않았다.
비슈누가 이끄는 기병대는 통쾌할 정도의 파괴력을 보여주었다. 용맹한 여왕은 빙그레 웃으며 다시 피에 젖은 칼날을 태양을 향해 들었다. 그리고 아래로 휘둘렀다.
두번째 기병돌격. 그걸로 올시니 군은 완전시 숨통이 끊겼다.
올시니군 별동대는 완벽할 정도로 괴멸되었다.
챤드라도 역시, 친위대장 쥬리아의 장창에 목을 찔려 절명했다.
"비슈누 그 미친년이 걸려들었다."
올시니 군의 주장 게펜은 적장 비슈누가 예측한 그대로의 행동을 취했다. 먼저 심야에 적진에서 아마도 별동대가 출발했다는 것을 알았지만, 근처의 소문이 너무나 인위적이었기에 신중하게 정보를 모았다.
그리고 여왕 비슈누의 부재를 확인한 것이 정오 무렵이었다. 즉시 게펜은 하산을 지시했다. 이 한나절의 시간을 잃은 것을 게펜은 실책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만큼 비슈누가 이끄는 적 별동대가 주 전장에서 멀어져갔으니 자신의 소재가 알려졌다는 것을 알고 되돌아 오는 비슈누의 도착이 늦어질 것이다. 그러므로 자신들에게 유리한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일단 본진을 지키고 있는 베르제이아, 샤리엘라의 군을 격파하고, 뒤이어 구원을 올 비슈누군을 격파한다.
만약 게펜의 생각대로 되었다면 이상적인 각개겨파로 후세에 길이 남았을 것이다.
올시니 군이 산에서 내려오는 기색이 있다는 보고를 카루라로부터 받은 샤리엘라와 베르제이아는 전군을 이끌고 사리에라르 성을 나왔다. 이 성은 어디까지나 급조되었기에, 비바람은 피할 수 있을 지라도, 이만이천의 대군을 막아내기에는 너무 작았다. 성보다는 사리에라르 평원을 종단하는 류미네강을 이용해서 싸우는 편이 쉽다고 판단한 것이다.
정오, 태양이 중천에 떠서 강하게 빛나고 있다.
백은으로 빛나는 아름다운 하천을 끼고 대치한 양군의 병력은 올시니 군 이만이천, 사브리나군 일만삼천이었다.
이글이글 피부를 태우는 태양빛과, 눈부시게 반사되는 강물의 반짝임을 견디면서, 양군의 병사는 약간의 점심을 먹었지만, 맛있다고 생각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그리고 사위에 내려앉아 있던 침묵은 올시니 군에 의해 깨졌다. 선봉에 선 것은 다르게니스장군이 이끼는 삼천의 부대였다.
올시니왕국 남부의 국경경비 책임자인 다르게니스는 남자다운 멋이 가득한 사십대중반으로, 일개 병졸에서부터 올라온 실전에 뛰어난 용장형 인물이다. 병사들에 대한 애정도 깊고, 상벌이 공평해 신망이 높다.
다만 이런 타입의 인재에게 자주 있는 일이지만, 거칠고, 무식해서, 예의를 잘 모르기에, 전선의 일개 장수까지는 가능해도, 중앙에서의 출세는 무리라는 평판이었다.
이에 맞서 사브리나 왕국군을 지휘하는 것은 국가를 이분하는 파벌, 여왕 비슈누의 파벌의 수령과, 반여왕 비슈누파벌의 수령이었다. 함께 협력해서 싸우는 것이 가능할 것인가. ……가능했다. 샤리엘라도, 베르제이아도, 개인적으론 전혀 교류가 없고, 또 하고 싶어하지도 않았지만, 공인으로서의 임무를 소홀히할 정도로 어리석지 않았다.
"쏴라"
다르게니스군이 하천변에 도달한 것을 보고, 샤리엘라는 화살비를 내렸다. 견디지 못한 다르게니스군이 붕괴하여, 움직임이 묶였다. 하지만 적군 앞에서 도하를 강행하는 이상, 어느 정도의 각오한 손해다. 올시니군 제2진 메르디스가 이끄는 삼천명이 급히 앞으로 나왔다.
메르디스는 올시니군의 홍일점, 이십팔세의 여장군이다. 황금빛 머리칼을 붉은 색 두건으로 묶고있다. 두눈에는 강한 의지가 빛나고, 화려한 이목구비의 미모지만, 그렇게 보기드문 정도는 아니다. 물론 그녀가 장군이 된 것과 용모는 전혀 관계없다. 올시니 왕국에서는 드문 무가의 명문 출신이라는 것이 주요한 이유지만 여자로는 생각하기 힘들정도로 큰 키에, 근골도 늠름해서, 훌륭한 여전사의 풍모에, 국내에서도 수위를 다투는 전사다. 올시니군이 아니라, 오히려 사브리나군에 어울리는 여장부다. 또, 그녀는 그 세륜과 절친한 얼마 안되는 장군으로도 알려져 있다. 이 경우에 절친하다고 함은, 즉 남녀관계를 말하는 거다. 그녀는 그 외견에서 보이는 인상대로의 맹장이지만, 성적취향은 M이어서, 여가가 생기면 세륜의 은거지로 가서, 마음껏 괴롭힘을 당하는 것이 취미다. 세륜과의 관계에 대해 충고를 받았을 때 "그 덕분에 변비로 힘들어 하지 않게 되어서 좋아."라는 발언을 해버릴 정도로 쾌활하고 개방적인 여자이다.
메르디스는 다르게니스군을 재정비해서 그대로 함께 도하를 강행했고, 결국 성공했다.
"막아라"
베르제이아의 호령에 따라 고함을 지르며 사브리나 군이 응전한다. 검과 방패가 격돌하고, 모(矛)와 창이 뒤얽히고, 노호와 비명이 함께 터지며, 피와 땀이 뒤섞이는 처참한 광경이 벌어졌다.
그것을 확인한 올시니군의 주장 게펜은, 적여왕 비슈누의 부재와, 적의 총수가 자국군의 반수에 지나지 않는다는 걸 다시금 확신하고, 지금이 승기라는 생각으로 전면공세를 명했다.
올시니군은 노도와도 같이 하천을 넘어 공격을 가했다.
남쪽에서 대기하던 사브리나군도 그에 응전해 하천 가운데서 맹렬한 백병전이 펼쳐졌다. 하지만, 아무리 샤리엘라와 베르제이아가 유능하다고 해도, 두 배에 가까운 병력 차로는 열세를 만회할 수가 없었다. 공세에 밀려 후퇴한다.
"적은 무너졌다. 가랏, 쳐부숴라"
선봉의 임무를 무사히 마치고, 후방으로 빠진 다르게니스군과 교대해 용장 데므루가스트가 이끄는 군이 맹렬히 전진했다.
데므루가스트의 지휘 아래, 올시니군은 절대적인 병력 차를 이용해 단번에 사브리나군을 격파할듯 보였다.
하지만 그런상황에서도 사브리나군은 꿋꿋이 전황을 유지했다. 샤리엘라 베르제이아의 지휘가 우수하기 때문일 뿐만 아니라, 일반 병사들도, 자신들의 여왕에게 절대적인 신뢰를 바치고 있기 때문이다. 본래는 후방에 있어야 할 카루라가 이끄는 닌자군단까지 전장에 뛰어들어, 전면붕괴를 필사적으로 막았다.
"머지 않아 폐하가 원군을 이끌고 달려 오실 것이다. 그때까지 버텨라."
샤리엘라의 질타는 사브리나 전군의 기원이었다. 그리고 결국 피에 젖은 대지보다 더 빨간 태양이 서쪽 지평선으로 기울어 갈 무렵이었다.
"심홍의 다섯꽃잎의 군기가 보입니다!"
"말도 안돼……, 너무 빠르다"
심홍의 다섯꽃잎이 그려진 군기는 너무나도 유명한 비슈누의 군기다.
"죽음을 부르는 나비들이다!"
비슈누의 친위대, 여기사만으로 편성된 경기병. 별명[죽음을 부르는 나비들]
올시니군은 사브리나왕국군의 기동력을 완전히 오산했다.
기병대라고 하면 북방 도모스의 철기병이 유명하다. 중장기병인 그들은 전장에서의 파괴력은 무쌍하다. 그에 비해 사브리나 경기병의 특징은 기동력이다.
(이렇게나 빨리 나타날 줄은…….) 게펜의 경악은 전군으로 전염되었다.
"돌격!"
석양 속에서, 노호성을 지르면서, 비슈누가 이끄는 기병대 육천은 말발굽을 울리며 전장에 뛰어들어,전투에 지친 올시니 군의 측후방을 때렸다. 강열한 일격을 당한 올시니 군은 대형이 무너졌다. 하지만, 패주하지 않고, 아슬아슬하게 버텨냈다. 그쪽 방면을 담당하고 있던 장군 레이몬의 활약 덕분이었다.
레이몬은 삼십대중반의 대표적인 올시니 귀족으로, 왕가와의 혈연도 진하다. 선왕 케류헤스의 사후, 소수이기는 했지만, 마리시아가 아니라, 그를 국왕으로 하자는 움직임도 있었다. 장군으로서도 외교관으로서도 실적이 뛰어나고, 문무 양 방면에 숙달되었다고 한다. 희고 다부진 얼굴에, 옅은 녹색 머리카락을 등 뒤로 묶고 있다. 콧대높은 전형적인 귀족이지만, 세륜과는 다르게 인망이 두터운 것은 애처가라는 점 때문이다. 공석에 언제나 아내를 동반하는 데다 삼남 삼녀를 둘만큼 자식 복이 많다. 옷차림과 행동거지에 신경을 쓰는 건 모두 사랑하는 아내를 위해서라고 공언하는 팔불출 같은 남자지만, 그런 성격은 천성이라고 해야할 것이다.
레이몬은 찌르기 전용검인 에페를 사용한다. 베기용 검에 비하면 압도적으로 다루기 힘든 무기를 애용하는 것만 봐도, 그의 실력은 훌륭했다.
거친 전선에서만 생활한 장군 다르게니스와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완전히 극과 극을 이루지만, 불가사의하게도 두사람의 사이는 나쁘지 않다.
비슈누의 구원과 동시에, 지금까지 필사적으로 방어에 주력하고 있던 베르제이아, 샤리엘라 양 장군은 반전공격을 명했다.
"승기를 놓치지 마라! 이번엔 우리 차례다"
아무리 레이몬이 분투해도, 올시니 군이 반 포위된 형국이 된 것은 엄연한 사실이었기에, 형세는 역전되었다. 일거에 대세가 결정되지 않은 것은 달려온 비슈누군도 강행군으로 피로해져서, 제대로 된 활약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때 비슈누는 통솔하던 군세중에서, 가장 신뢰하는 정예부대 [죽음을 부르는 나비들]을 따로 빼내어, 스스로 이끌고 난전으로 뛰어들었다.
[죽음을 부르는 나비들]은 겨우 삼백기의 작은 부대지만, 비슈누는 이 소수의 기병을 이용한 유격전술을 최고의 특기로 했다. 그리고 [죽음을 부르는 나비들]의 멤버들 하나하나는 일기당천이다. 그 전력은 일반 병사의 십배이상의 활약을 했다.
이 때 비슈누의 기마전술능력은 마치 신기에 가까웠다. [죽음을 부르는 나비들]은 자신들의 무기인 기동력을 충분히 살려서, 올시니군의 외곽부를 농락했다. 결코 한 곳에 머물러 싸우지 않고, 일격을 가하고 이탈하고, 다시 다른 장소로 이동해 일격을 가한다. 이 공격을 반복하면서, 올시니 군의 전의를 상실시켜갔다.
승부의 귀추는 해가 질 때까지도 불확실했다. 해가 저물어가는 중에도 사투가 계속되었지만, 이대로는 양패구상이니 오늘은 물러나자, 올시니군의 장수들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떨어지는 해의 최후의 서광이 사라진 직후 승패가 결정되었다.
"가자. 나를 따르라!"
날카로운 기합과 함께 비슈누는 그 손에 애검을 쥐고 휘두르며 하얀 스커드를 흩날리며 질주를 개시했다.
그리고 그녀의 뒤를 쥬리아, 시모르, 로자리아, 캐리언, 올가, 루라를 필두로 한 [죽음을 부르는 나비들]의 멤버가 함성을 지르며 필사적으로 뒤따랐다.
비슈누를 선두로, 밀집대형을 취한 경장 여기병대는 올시니 군의 좌측면을 따라가듯 급진하다가 도중에 방향을 전환해, 화살처럼 올시니군의 중앙을 강습했다.
엄청난 기세와 속도를 가지고 진영을 돌파해 오는 군세 앞에, 올시니군은 허수아비 같았다. 또 해가 진 직후라 암흑으로 눈이 익숙하지 않다는 이유도 있어서인지, 비슈누와 마주친 병사들은 모두 목숨을 잃거나, 패기에 압도당해, 공포로 스스로 길을 열었다.
"죽음을 부르는 나비들이 돌진해옵니다!"
"뭐라고……"
올시니 군의 총대장 게펜은 보고를 받고서도 그다지 위기의식은 느끼지 않았다. 하지만 그 직후 진이 찢어지며, 은발을 흩날리는 여자가 말을 타고 나타났다.
아연하게 서 있는 노장의 머리 위에 피에 젖은 칼날이 떨어졌다.
비슈누는 베어버린 적장을 두고 달려 나갔다. 노인의 주검은 뒤따른 기마 무리에 밟혀 육편으로 흩어졌다.
게펜의 근처에 있던 군감찰 라미젤은 무사했지만, 이 신비적은 누님 역시 극심한 공포로 힘이 빠져, 몸 속 구멍에서 체액을 분출하며, 무참하게 떨고 있었다. 그녀는 도를 넘어선 공포때문인지 똥까지 싸버렸다.
이렇게 해서 이만에 이르는 올시니 군의 중앙을 돌파해, 이것을 완전히 양단한 비슈누가 이끄는 기병부대는 좌측면으로 빠져나왔다.
[죽음을 부르는 나비들]의 멤버는 전원 무사, 비슈누는 가벼운 상처 하나 입지 않았다.
이 일격에 의해 올시니 군은 완전히 붕괴하였다.
"추격하라, 철저하게 쳐부숴라"
비슈누가 명령을 내릴 것 까지도 없었다. 베르제이아도, 샤리엘라도 군의 선두에 서서 추격전을 지휘했다.
중추부를 직격당해 파괴되어버린 올시니군은 지휘계통이 완전히 붕괴하여버려, 레이몬, 다르게니스, 데므루가스트, 메르디스가 있는 부대도 장수들의 손에서 벗어나 전면적으로 도주했다. 그런 와중에 꿋꿋하게 뒤로 나와 후미를 맡은 것은 클라우스 군이었다.
클라우스는 세륜의 남동생으로, 올시니의 제후 중 가장 어린 소년이다. 군사적인 재능은 형에 비할 바는 못되지만, 성실하고, 제후들의 신뢰도 두텁다. 하지만 이런 때에 가장 위험한 최후미를 맡은 것은 요령이 나쁘다고밖에 할 수 없다. 부대는 순식간에 지리멸렬되었다.
"싸워라, 싸워, 아드리안 성의 병사는 올시니의 정예. 여기서 도망치면 형님이 비웃을 거다. 자신이 없으면 조잡한 약병들이라고!"
노호하는 클라우스의 말도 아군의 혼란에 휘말려 말머리를 뒤로했다.
일방적인 패주하면서도, 그래도 올시니 군에는 용맹한 병사가 있어서, 필사적으로 반격을 가하기도 했다. 그 중에서 사슴뿔 투구를 쓴 기사의 분투는 적아를 불문하고 경탄시켰다. 그자는 교묘하게 기마를 조종해, 말 위해서도 정확하게 활을 쏴, 여덟개의 화살로 여덟명의 사브리나 병사를 쓰러트렸다. 아홉번째의 화살이 쏘아진 후, 샤리엘라가 낙마했을 때는 사브리나병사들은 깜짝 놀랐다.
하지만 서정장군은 타던 말을 잃었을 뿐 무사했다.
샤리엘라는 즉시 시종에게서 활을 받아 자신을 쏜 저격자를 노려 발사했다. 화살은 정확하게 날아가 적의 흉갑을 꿰뚫어 낙마시켰다. 하지만 너무 거리가 멀었기 때문에 얕았던 것 같다. 건강하게 다시 일어나 자신을 베러 달려오는 기병을 떨어뜨리고 그 말을 빼앗아 퇴각해버렸다.
"어쩜, 정말……대단한 자로군요."
그 솜씨에 감탄한 샤리엘라는 무심코 뒷모습을 향해 예를 표해버렸다. 만약 샤리엘라가 그럴 맘이 들어, 다시 화살을 날렸다면, 그 기사를 잡는 것도 가능했을지 모르지만, 너무나 훌륭한 무예에 감탄해서, 놓쳐버리고 말았다.
샤리엘라가 이때의 일을 진심으로 후회하게 된 것은 반년후의 일이다.
그런 개개의 국면과는 별개로, 전체적으로는 사브리나 군의 우세가 이미 굳어져서, 철저한 추격전이 되었다.
올시니 병사들은 필사적으로 도망쳤지만, 힘이 다해 등 뒤에서 날아온 화살과 마법에 쓰러지는 등 아비규환 속에서 태반이 학살당했다.
지오르 고개 직전까지 올시니군을 추격한 비슈누는 거기서 말을 멈췄다.
"흥 천연의 요해인가, 일단 올시니군의 기동전력은 괴멸시켰다. 여기를 넘는 것은 겨울이 되고 나서다."
사브리나군은 승리했지만, 피해가 없지는 않았다. 베르제이아 군도 샤리엘라 군도, 비슈누의 [죽음을 부르는 나비들]도, 그리고 카루라의 닌자군단도 피로의 극에 달했다. 이대로 올시니령으로 침공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시체가 쌓인 전장은 들꽃도 지면도, 그리고 류미네 강도 피로 물들어, 올시니군의 포로를 더해 전사자의 합계는 일만에 달했다. 그들은 인질교환이나, 몸값의 지급으로 자유를 손에 넣게 된다. 하지만 사브리나 국왕 비슈누는 그런 식의 외교적인 교섭 따위를 할 여가를 주지 않고 올시니 왕국을 침공할 작정이었기에, 포로의 처우는 병사들의 전리품으로서 삶아 먹건 구워 먹건 노예상인에게 팔아먹건 마음대로 하도록 했다.
그 중에도 비극이었던 것은 막 관례를 치른, 이번이 첫출전이었던 미소년들이다. 그들은 사브리나 여전사들에게 선별되어, 한명씩 한명씩 끌려가 강간당하게 되었다.
여자가 남자를 강간한다는 것은 기이하게 생각될지도 모르지만, 실은 전장에서는 자주 있는 일이었다. 무기를 가진 승자와 생살여탈의 권리가 장악당한 패자의 관계일 때 성의 강약은 쉽게 역전되는 것이다. 역시 강간당하는 자가 마음에 상처를 입는 것은 당연했고, 이 쇼크는 여자보다 남자가 더 클지도 모른다.
여자의 보지를 혀가 지쳐 경련할 때까지 핥다가 소변까지 마시게 된 자, 연속해서 십회가 넘는 사정을 할때까지 강간당하다, 끝내는 요도의 점막이 찢어져 피섞인 정액을 싸며 몸부림치는 자, 절대로 사정을 허락받지 못하도록, 육괴가 꽁꽁 묶인채로 수십명의 여성과 섹스를 강요당한 자, 심한 공포로 발기하지 않는 소년은, 항문에 손가락을 넣고 전립선을 자극해서 무리하게 발기 당한다. 그 중에서도 가장 비극적인 것은 미소년 둘이서 서로 성기를 빨고 항문을 범하도록 명령당한 이들일 것이다.
홍안의 미소년들의 가련한 치태를 즐기며, 사브리나의 용맹한 여전사들은 승리의 축배를 들었다.
"올 겨울, 보급과 휴양을 끝낸 후, 지오르 고개를 넘어 올시니 령으로 침공한다. 그때야말로 올시니왕국의 최후다."
"존명
"알겠습니다."
비슈누와 샤리엘라와 카루라는 가볍게 포옹을 하고 일시적인 이별을 슬퍼했다. 비슈누는 왕도 프로방스로 돌아가고, 샤리엘라는 사리에라르의 영지화를 진행하고, 카루라는 올시니령에 잠입해, 정보수집을 한다.
베르제이아는 심기가 언짢은 눈빛으로, 그런 여자들을 흘낏 돌아봤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도 역시 대(對) 에트루리아왕국의 최전선으로 돌아갔다.
풍만하고 육감적인 엉덩이를 흔들며 비슈누가 재촉하자, 그 갈라진 부분에서 달콤한 밀액이 주르륵 흘러 나왔다.
할 수 없군요. 라고 말하는 듯한 미소를 띤 샤리엘라는 입고 있던 군복을 벗었다. 희고 매끄러운 지체를 검은색의 음란한 속옷이 감싸고 있다. 희고 검은 콘트라스트가 요요하고 색정적이다. 샤리엘라는 일단 끈 팬티만 벗고, 새하얀 딜도를 장착했다.
"그럼, 비슈누님, 저의 사랑하는 주군, 함께 하겠습니다."
카루라에게 열심히 쿠닐링구스를 하고 있는 비슈누의 등뒬로 돌아간 샤리엘라는, 커다란 엉덩이를 안고, 그 사이 계곡이 흥건히 젖어있는 것을 확인하고, 사타구니에 솟아나있는 모조남근으로 힘껏 꿰뚫었다.
"아……아앙, 좋앙……"
교성을 지르면서도 비슈누는 카루라의 음순을 계속 핥으며 질구멍 속에 혀를 찔러 넣어 안쪽을 휘젓고, 씹물을 소리를 내며 빨아마신다. 계속해서 혀는 보지의 갈라진 틈을 타고 세로로 움직여, 외음부를 낼름낼름 핥고, 항문을 빨았다. 항문 주변으로 혀를 내밀어, 부푼 입구를 혀로 누르며, 중심부에 혀끝을 밀어넣었다. 결국에는 항문과 질에 손가락을 두개 동시에 찌르면서 세게 비비듯 희롱하고, 오 또 마니 곤두선 클리토리스를 핥아갔다.
"히, 히익……"
샤리엘라가 허리를 흔들기 시작하자, 그 진동이 비슈누의 몸을 통해 카루라에게도 전해져, 그 강한 자극에 절정이 계속 이어지는 상태가 되었다.
"앗……하……앙, 하앗, 앗……,앙, 흐응……아"
"아아……어떠십니까, 비슈누님……"
"아, 좋아, 샤리엘라, 좋아, 굉장해."
카루라를 귀여워해 주면서, 샤리엘라에게 자신의 음순을 관통당하며 열락에 빠진 비슈누는 공(攻)인가 수(守)인가, S인가 M인가 하는 분류를 떠나서, 순수한 쾌락주의자이자, 자신의 욕망을 억누르는 법을 모르는 자기 멋대로의 여자일지도 모른다.
샤리엘라도 역시 사정없이 허리를 흔들어, 비슈누를 공략했다.
"히잇, 느낀다, 느껴져……"
병사들에게 [빙화미인]이라고 불리며 경외 되는 미인이, 지금은 황홀한 표정으로 허리를 움직이고 있다.
샤리엘라는 젊어서 맨주먹으로 일어나 굉장히 출세지향적인 여자다. 주군인 비슈누를 사정없이 범하고 있다는 것이 너무나도 도착적인 만족감을 느끼게 해주는 건지도 모른다.
수어지교라고 알려진 주종은, 사실 그것뿐만 아니라, 언니와 여동생, 공(攻)과 수(守)라는 관계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아, 아학, 아하아아아앙……"
드디어 집요하고 격렬한 입술공격 끝에 거품을 흩날리며 절정에 달해버린 카루라를 사이에 두고, 연상의 두여인은 거친 숨결을 가라앉히며 서로 껴안은 채 가벼운 입맞춤을 나눴다.
"아항, 좋았어, 샤리엘라의 아이를 낳고 싶어"
이것은 정사가 끝난 비슈누의 입버릇이다.
"정말, 곤란한 아이네요. 저는 여왕폐하를 위해 뭐든지 해드릴 각오지만, 그것만은 무리한 명령입니다. 누구 적당한 부군을 골라 씨를 받으세요."
배하의 여장군이나 여기사, 그리고 카루라와의 정사에는 난폭할 정도로 사정없는 공(攻)인 비슈누지만, 샤리엘라 앞에서는 사랑스러운 수(守)가 돼버린다.
(공?수?-원문에서는 타치와 네코, 타치는 대구의 정낭을 말하는데, 레즈비언 세계에서 남성역을 말하고, 네코는 고양이, 레즈비언 사이에서 여성역을 가리키는 속어)
"그렇네, 아기만은 남자와 하지 않으면 만들 수 없는 거지. 문제는 내가 하고 싶을 정도로 괜찮은 남자가 없다는 거야. 샤리엘라가 남자라면, 주저 없이 남편으로 했을텐데 유감이야."
"영광입니다."
비슈누와 샤리엘라가 정사 후의 여운을 즐기고 있는중, 바깥에서 후속군이 도착했다는 보고가 들어왔다.
"베르제이아가 온건가."
서정장군 샤리엘라에게는 과도할 정도로 애정을 표하는 비슈누지만, 동정장군에 대해서는 호의적이지 않았다.
비슈누는 여왕에 즉위하고서 재정과 군사 전부를 자기 마음대로 개혁했지만, 단지 하나 손을 대지 못한 성역이 있다. 그것이 그의 군이다.
동정장군 베르제이아. 사브리나왕국 최고의 명창이 누구냐고 묻는다면 모두가 그의 이름을 댈 것이다. 샤리엘라의 공적이 아무리 높더라도 아직 삼십 세이기에 그 절대량은 미치지 못한다. 선대부터 사브리나 국왕의 동생. 즉 비슈누의 조부 론드바르드의 동생에 해당하는 인물로, 왕국의 원로이다. 사브리나 왕국의 건국에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전선에서 싸움을 계속해온 맹장으로 나이가 칠십이 넘지만 아직 현역이다. 무서운 턱수염을 기른 노인으로, 키가 크지 않음에도 보는 사람에게 거인 같은 인상을 주는 이유는 그의 두꺼운 갑빠와 넓은 어깨 그리고 무거운 존재감이 초래한 것이다.
완고함 그 자체를 그림으로 그린 듯한 할아버지로, 비슈누 취향의 미는 눈곱만큼도 가지고 있지 않다. 하지만 언제나 거만한 성격의 비슈누에게도 일족의 장로이기도 한 이 노장의 시선은 껄끄러웠다. 베르제이아의 언짢은 듯한 안광과 마주치면 마음이 찔리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항상 말 없는 노인이지만, 그 표정에서 비슈누의 국토확장노선에 반대하고 있다는 것을 말하지 않아도 짐작하고 있다.
자신이 태어나기 전부터 명장이라 불렸으며, 자신이 어렸을 때부터 알아왔기에, 함부로 부리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또 비슈누의 미의식으로도 이런 험상궂은 노인을 최고위 막료로 두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베르제이아의 명성과 인망, 그리고 실력의 뛰어남을 인정하지 않을 수는 없으니, 최대한 이용해 먹어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비슈누가 베르제이아를 싫어한다기보다는, 어렵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지만, 한편, 베르제이아가 이 패기 넘치는 조카손녀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는 불명이다. 주위에 내심을 드러낼 정도로 생각없이 인생을 걸어오지 않은 것이다. 다만 사브리나 왕국의 충실한 신하로서 전력을 다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거 숙부님, 원로에 수고하셨습니다."
비슈누는 이 노인과 될 수 있는 한 얼굴을 마주치고 싶지 않았고, 베르제이아 역시 어디까지나 실전적인 사람이기에, 중앙에 앉아만 있을 생각은 없었다. 더구나 젊은 계집애들이 손을 크게 흔들며 걷는 왕도에 있고 싶지도 않았다. 이런 주종의 정신안정을 위해, 베르제이아는 항상 전선에 나가 있다. 그리고 현재 베르제이아가 담당한 지역인 에트루리아왕국의 국경이었고, 완전히 정반대 편에 있는 이곳까지는 정말 먼 거리였다.
실내에 들어온 베르제이아는 언제나와 같이 언짢은 얼굴로 입을 열었다.
"폐하께 보고를 올리겠소. 조금 전 전령이 왔소. 챤드라라는 자가 이끄는 올시니군 약 삼천 정도가 사리에라르 평원을 우회해서 우리의 왕도 프로빈스로 직접 진격하고 있다고 하오."
실내는 순간적인 침묵에 휩싸였다.
"과연, 드디어 움직인 건가"
비슈누는 화려한 미소를 입가에 번뜩였다.
"서정장군, 어떻게 생각하나."
"주력군이 사리에라르 평원에 포진해서 지구전을 꾀하는 것처럼 보이고, 그 사이 별동대로 사브리나 본국을 급……하는 것처럼 꾸민 거군요. 이로 인해 동요한 우리 군을 강습에 단번에 결판을 내려고 하는 거겠죠."
"동감이다."
비슈누는 총신의 선견지명이 여전함을 확인하고 만족했다.
"미끼라는 걸 알았다고 해도, 적의 별동대를 내버려 둘수는 없다. 본국을 짓밟혀서는 우리군의 후방이 위험하게 될테고, 보급선이 끊어진다. 무엇보다 내 위신에 상처가 생긴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지 못하는 왕은, 왕으로서의 자격이 없으니까 말야."
"존명"
"본국을 강습당할 수는 없으니, 즉시 누군가 적 별동대를 격퇴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럼 저에게 맡겨주십시오."
샤리엘라가 일어서자 비슈누가 제지했다.
"아니, 내가 간다."
"그건 너무 위험합니다. 폐하가 진지에서 나가시게 되면, 올시니 놈들이 책략을 성공시켰다고 생각하고 전면공세를 걸어올겁니다."
"위험은 인지하고 있다. 하지만, 언제까지고 산에 처박혀서 지구전이 되는 것보다는 낫다. 녀석들을 이 사리에라르 평원으로 끌어들여 격멸한다."
화려한 미모에, 한겹의 살기를 씌우자, 비슈누의 표정은 더없이 차가워보였다.
"카루라, 내가 출진하는 것을 근처 마을들에 소문을 퍼트려라. 그러면 적은 그렇지 않아도 소수인 우리가 병사를 나눈 것을 기뻐하며 공격하려 하겠지만, 함정일지도 모르니 정찰을 통해, 정보의 진위를 확인할 것이다. 그러면 진실이 명확해지는 것은 정오무렵이 된다. 그때부터 올시니 놈들은 이 진을 단번에 빼앗기 위해 경거망동할 것이다. 저녁에는 돌아온다. 반나절이면 된다. 이 진을 지켜라. 샤리엘라, 베르제이아, 경들의 수완을 기대한다."
여왕의 패기에 압도된 샤리엘라와 베르제이아는 고개를 숙이고 배웅했다.
같은 날, 비슈누는 기병만을 데리고, 본국을 침공하려 하는 올시니 군을 요격하기 위해 출발했다.
친위대장 쥬리아 외에, 시모르, 로자리아, 올가, 캐리언, 루라 등[죽음을 부르는 나비들]의 정병들을 이끌고, 비슈누는 적모마(赤毛馬)를 달렸다. 월하를 달리는 화려한 여기병대는 마치 지상을 휩쓸며 날아가는 나비떼처럼 보였다. 달빛을 받아 빛나는 갑옷과 펄럭이는 망토는, 나비의 날개처럼 보인다. 그 뒤를 따르는 육천 기도 한마디도 없이 일사불란하게 대오를 갖춰 평원을 달려갔다.
다음날 아침, 사브리나 군은 소울 강변에서 올시니군을 포착했다.
비슈누는 애마와 함께 올시니 군이 내려다 보이는 작은 언덕에 올랐다. 눈부신 은빛의 긴 머리카락을 바람에 흩날리던 비슈누는 마치 산적의 여두목 같았다. 실제로 그녀는 도적의 두령이었다. 노리는 사냥감은 국가이고, 그것을 위한 병사들을 이끌고 있으니까. 허리에 매달린 곡도를 빼 구름 한점 없는 감청색 하늘 높이 들어올렸다.
"적진을 향해 두번의 돌격을 행한다. 노리는 것은 적장의 머리! 방해되는 것은 모두 베어버려라!"
그 곡도가 아래로 휘둘러지는 것과 동시에, 사브리나 기병 육천이 일제히 언덕 아래를 향해 달려, 올시니 군의 대열을 돌파했다.
비극적인 것은 올시니 군 별동대였다. 지휘관인 챤드라는 용기도 있고 판단력도 좋았다. 여하간 준수하고 괜찮은 남자로, 이번 책략도 그가 발안한 것이었다.
강골의 남자 답게 다소 불손한 점은 있지만, 유능하고 그에 어울리는 야심이 있다. 그의 야심은 즉, 공적을 세워 여왕 마리시아의 부마후보로 이름을 올리는 것이다.
하지만 결과론적으로 챤드라는, 어리석은 무장으로 후세에 이름을 남기게 되었다. 챤드라의 계산에 의하면 자신의 부대는 무인지경이 된 사브리나 령을 석권해야 했지, 자신들이 격멸의 대상이 되는 것이 아니었다. 그래서 완전히 방심한 채 행군을 하던 도중, 측후방의 고지대에서 돌진해오는 기병대에게 불의의 타격을 받았다. 게다가 삼천 대 육천이라는 숫자도 승부가 되지 않는다.
육천에 이르는 기병이 돌진하는 위압감은 굉장했다. 말발굽 소리가 대지를 압도하고, 시야를 가질 정도로 흙먼지가 자욱했다.
경사면 아래로 달려 내려온 기세를 살린 사브리나 기병은 올시니 군의 기다란 진형의 중간을 완전히 동강내버렸다.
단번에 올시니 군을 돌파한 사브리나기병은 즉시 방향을 돌려, 두번째 돌격을 가할 준비를 했다.
그 앞에 기다리고 있는 것은 이미 군대라고 부르기조차 어려울 정도로 산산이 찢긴 올시니 군의 잔해에 지나지 않았다.
비슈누가 이끄는 기병대는 통쾌할 정도의 파괴력을 보여주었다. 용맹한 여왕은 빙그레 웃으며 다시 피에 젖은 칼날을 태양을 향해 들었다. 그리고 아래로 휘둘렀다.
두번째 기병돌격. 그걸로 올시니 군은 완전시 숨통이 끊겼다.
올시니군 별동대는 완벽할 정도로 괴멸되었다.
챤드라도 역시, 친위대장 쥬리아의 장창에 목을 찔려 절명했다.
"비슈누 그 미친년이 걸려들었다."
올시니 군의 주장 게펜은 적장 비슈누가 예측한 그대로의 행동을 취했다. 먼저 심야에 적진에서 아마도 별동대가 출발했다는 것을 알았지만, 근처의 소문이 너무나 인위적이었기에 신중하게 정보를 모았다.
그리고 여왕 비슈누의 부재를 확인한 것이 정오 무렵이었다. 즉시 게펜은 하산을 지시했다. 이 한나절의 시간을 잃은 것을 게펜은 실책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만큼 비슈누가 이끄는 적 별동대가 주 전장에서 멀어져갔으니 자신의 소재가 알려졌다는 것을 알고 되돌아 오는 비슈누의 도착이 늦어질 것이다. 그러므로 자신들에게 유리한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일단 본진을 지키고 있는 베르제이아, 샤리엘라의 군을 격파하고, 뒤이어 구원을 올 비슈누군을 격파한다.
만약 게펜의 생각대로 되었다면 이상적인 각개겨파로 후세에 길이 남았을 것이다.
올시니 군이 산에서 내려오는 기색이 있다는 보고를 카루라로부터 받은 샤리엘라와 베르제이아는 전군을 이끌고 사리에라르 성을 나왔다. 이 성은 어디까지나 급조되었기에, 비바람은 피할 수 있을 지라도, 이만이천의 대군을 막아내기에는 너무 작았다. 성보다는 사리에라르 평원을 종단하는 류미네강을 이용해서 싸우는 편이 쉽다고 판단한 것이다.
정오, 태양이 중천에 떠서 강하게 빛나고 있다.
백은으로 빛나는 아름다운 하천을 끼고 대치한 양군의 병력은 올시니 군 이만이천, 사브리나군 일만삼천이었다.
이글이글 피부를 태우는 태양빛과, 눈부시게 반사되는 강물의 반짝임을 견디면서, 양군의 병사는 약간의 점심을 먹었지만, 맛있다고 생각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그리고 사위에 내려앉아 있던 침묵은 올시니 군에 의해 깨졌다. 선봉에 선 것은 다르게니스장군이 이끼는 삼천의 부대였다.
올시니왕국 남부의 국경경비 책임자인 다르게니스는 남자다운 멋이 가득한 사십대중반으로, 일개 병졸에서부터 올라온 실전에 뛰어난 용장형 인물이다. 병사들에 대한 애정도 깊고, 상벌이 공평해 신망이 높다.
다만 이런 타입의 인재에게 자주 있는 일이지만, 거칠고, 무식해서, 예의를 잘 모르기에, 전선의 일개 장수까지는 가능해도, 중앙에서의 출세는 무리라는 평판이었다.
이에 맞서 사브리나 왕국군을 지휘하는 것은 국가를 이분하는 파벌, 여왕 비슈누의 파벌의 수령과, 반여왕 비슈누파벌의 수령이었다. 함께 협력해서 싸우는 것이 가능할 것인가. ……가능했다. 샤리엘라도, 베르제이아도, 개인적으론 전혀 교류가 없고, 또 하고 싶어하지도 않았지만, 공인으로서의 임무를 소홀히할 정도로 어리석지 않았다.
"쏴라"
다르게니스군이 하천변에 도달한 것을 보고, 샤리엘라는 화살비를 내렸다. 견디지 못한 다르게니스군이 붕괴하여, 움직임이 묶였다. 하지만 적군 앞에서 도하를 강행하는 이상, 어느 정도의 각오한 손해다. 올시니군 제2진 메르디스가 이끄는 삼천명이 급히 앞으로 나왔다.
메르디스는 올시니군의 홍일점, 이십팔세의 여장군이다. 황금빛 머리칼을 붉은 색 두건으로 묶고있다. 두눈에는 강한 의지가 빛나고, 화려한 이목구비의 미모지만, 그렇게 보기드문 정도는 아니다. 물론 그녀가 장군이 된 것과 용모는 전혀 관계없다. 올시니 왕국에서는 드문 무가의 명문 출신이라는 것이 주요한 이유지만 여자로는 생각하기 힘들정도로 큰 키에, 근골도 늠름해서, 훌륭한 여전사의 풍모에, 국내에서도 수위를 다투는 전사다. 올시니군이 아니라, 오히려 사브리나군에 어울리는 여장부다. 또, 그녀는 그 세륜과 절친한 얼마 안되는 장군으로도 알려져 있다. 이 경우에 절친하다고 함은, 즉 남녀관계를 말하는 거다. 그녀는 그 외견에서 보이는 인상대로의 맹장이지만, 성적취향은 M이어서, 여가가 생기면 세륜의 은거지로 가서, 마음껏 괴롭힘을 당하는 것이 취미다. 세륜과의 관계에 대해 충고를 받았을 때 "그 덕분에 변비로 힘들어 하지 않게 되어서 좋아."라는 발언을 해버릴 정도로 쾌활하고 개방적인 여자이다.
메르디스는 다르게니스군을 재정비해서 그대로 함께 도하를 강행했고, 결국 성공했다.
"막아라"
베르제이아의 호령에 따라 고함을 지르며 사브리나 군이 응전한다. 검과 방패가 격돌하고, 모(矛)와 창이 뒤얽히고, 노호와 비명이 함께 터지며, 피와 땀이 뒤섞이는 처참한 광경이 벌어졌다.
그것을 확인한 올시니군의 주장 게펜은, 적여왕 비슈누의 부재와, 적의 총수가 자국군의 반수에 지나지 않는다는 걸 다시금 확신하고, 지금이 승기라는 생각으로 전면공세를 명했다.
올시니군은 노도와도 같이 하천을 넘어 공격을 가했다.
남쪽에서 대기하던 사브리나군도 그에 응전해 하천 가운데서 맹렬한 백병전이 펼쳐졌다. 하지만, 아무리 샤리엘라와 베르제이아가 유능하다고 해도, 두 배에 가까운 병력 차로는 열세를 만회할 수가 없었다. 공세에 밀려 후퇴한다.
"적은 무너졌다. 가랏, 쳐부숴라"
선봉의 임무를 무사히 마치고, 후방으로 빠진 다르게니스군과 교대해 용장 데므루가스트가 이끄는 군이 맹렬히 전진했다.
데므루가스트의 지휘 아래, 올시니군은 절대적인 병력 차를 이용해 단번에 사브리나군을 격파할듯 보였다.
하지만 그런상황에서도 사브리나군은 꿋꿋이 전황을 유지했다. 샤리엘라 베르제이아의 지휘가 우수하기 때문일 뿐만 아니라, 일반 병사들도, 자신들의 여왕에게 절대적인 신뢰를 바치고 있기 때문이다. 본래는 후방에 있어야 할 카루라가 이끄는 닌자군단까지 전장에 뛰어들어, 전면붕괴를 필사적으로 막았다.
"머지 않아 폐하가 원군을 이끌고 달려 오실 것이다. 그때까지 버텨라."
샤리엘라의 질타는 사브리나 전군의 기원이었다. 그리고 결국 피에 젖은 대지보다 더 빨간 태양이 서쪽 지평선으로 기울어 갈 무렵이었다.
"심홍의 다섯꽃잎의 군기가 보입니다!"
"말도 안돼……, 너무 빠르다"
심홍의 다섯꽃잎이 그려진 군기는 너무나도 유명한 비슈누의 군기다.
"죽음을 부르는 나비들이다!"
비슈누의 친위대, 여기사만으로 편성된 경기병. 별명[죽음을 부르는 나비들]
올시니군은 사브리나왕국군의 기동력을 완전히 오산했다.
기병대라고 하면 북방 도모스의 철기병이 유명하다. 중장기병인 그들은 전장에서의 파괴력은 무쌍하다. 그에 비해 사브리나 경기병의 특징은 기동력이다.
(이렇게나 빨리 나타날 줄은…….) 게펜의 경악은 전군으로 전염되었다.
"돌격!"
석양 속에서, 노호성을 지르면서, 비슈누가 이끄는 기병대 육천은 말발굽을 울리며 전장에 뛰어들어,전투에 지친 올시니 군의 측후방을 때렸다. 강열한 일격을 당한 올시니 군은 대형이 무너졌다. 하지만, 패주하지 않고, 아슬아슬하게 버텨냈다. 그쪽 방면을 담당하고 있던 장군 레이몬의 활약 덕분이었다.
레이몬은 삼십대중반의 대표적인 올시니 귀족으로, 왕가와의 혈연도 진하다. 선왕 케류헤스의 사후, 소수이기는 했지만, 마리시아가 아니라, 그를 국왕으로 하자는 움직임도 있었다. 장군으로서도 외교관으로서도 실적이 뛰어나고, 문무 양 방면에 숙달되었다고 한다. 희고 다부진 얼굴에, 옅은 녹색 머리카락을 등 뒤로 묶고 있다. 콧대높은 전형적인 귀족이지만, 세륜과는 다르게 인망이 두터운 것은 애처가라는 점 때문이다. 공석에 언제나 아내를 동반하는 데다 삼남 삼녀를 둘만큼 자식 복이 많다. 옷차림과 행동거지에 신경을 쓰는 건 모두 사랑하는 아내를 위해서라고 공언하는 팔불출 같은 남자지만, 그런 성격은 천성이라고 해야할 것이다.
레이몬은 찌르기 전용검인 에페를 사용한다. 베기용 검에 비하면 압도적으로 다루기 힘든 무기를 애용하는 것만 봐도, 그의 실력은 훌륭했다.
거친 전선에서만 생활한 장군 다르게니스와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완전히 극과 극을 이루지만, 불가사의하게도 두사람의 사이는 나쁘지 않다.
비슈누의 구원과 동시에, 지금까지 필사적으로 방어에 주력하고 있던 베르제이아, 샤리엘라 양 장군은 반전공격을 명했다.
"승기를 놓치지 마라! 이번엔 우리 차례다"
아무리 레이몬이 분투해도, 올시니 군이 반 포위된 형국이 된 것은 엄연한 사실이었기에, 형세는 역전되었다. 일거에 대세가 결정되지 않은 것은 달려온 비슈누군도 강행군으로 피로해져서, 제대로 된 활약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때 비슈누는 통솔하던 군세중에서, 가장 신뢰하는 정예부대 [죽음을 부르는 나비들]을 따로 빼내어, 스스로 이끌고 난전으로 뛰어들었다.
[죽음을 부르는 나비들]은 겨우 삼백기의 작은 부대지만, 비슈누는 이 소수의 기병을 이용한 유격전술을 최고의 특기로 했다. 그리고 [죽음을 부르는 나비들]의 멤버들 하나하나는 일기당천이다. 그 전력은 일반 병사의 십배이상의 활약을 했다.
이 때 비슈누의 기마전술능력은 마치 신기에 가까웠다. [죽음을 부르는 나비들]은 자신들의 무기인 기동력을 충분히 살려서, 올시니군의 외곽부를 농락했다. 결코 한 곳에 머물러 싸우지 않고, 일격을 가하고 이탈하고, 다시 다른 장소로 이동해 일격을 가한다. 이 공격을 반복하면서, 올시니 군의 전의를 상실시켜갔다.
승부의 귀추는 해가 질 때까지도 불확실했다. 해가 저물어가는 중에도 사투가 계속되었지만, 이대로는 양패구상이니 오늘은 물러나자, 올시니군의 장수들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떨어지는 해의 최후의 서광이 사라진 직후 승패가 결정되었다.
"가자. 나를 따르라!"
날카로운 기합과 함께 비슈누는 그 손에 애검을 쥐고 휘두르며 하얀 스커드를 흩날리며 질주를 개시했다.
그리고 그녀의 뒤를 쥬리아, 시모르, 로자리아, 캐리언, 올가, 루라를 필두로 한 [죽음을 부르는 나비들]의 멤버가 함성을 지르며 필사적으로 뒤따랐다.
비슈누를 선두로, 밀집대형을 취한 경장 여기병대는 올시니 군의 좌측면을 따라가듯 급진하다가 도중에 방향을 전환해, 화살처럼 올시니군의 중앙을 강습했다.
엄청난 기세와 속도를 가지고 진영을 돌파해 오는 군세 앞에, 올시니군은 허수아비 같았다. 또 해가 진 직후라 암흑으로 눈이 익숙하지 않다는 이유도 있어서인지, 비슈누와 마주친 병사들은 모두 목숨을 잃거나, 패기에 압도당해, 공포로 스스로 길을 열었다.
"죽음을 부르는 나비들이 돌진해옵니다!"
"뭐라고……"
올시니 군의 총대장 게펜은 보고를 받고서도 그다지 위기의식은 느끼지 않았다. 하지만 그 직후 진이 찢어지며, 은발을 흩날리는 여자가 말을 타고 나타났다.
아연하게 서 있는 노장의 머리 위에 피에 젖은 칼날이 떨어졌다.
비슈누는 베어버린 적장을 두고 달려 나갔다. 노인의 주검은 뒤따른 기마 무리에 밟혀 육편으로 흩어졌다.
게펜의 근처에 있던 군감찰 라미젤은 무사했지만, 이 신비적은 누님 역시 극심한 공포로 힘이 빠져, 몸 속 구멍에서 체액을 분출하며, 무참하게 떨고 있었다. 그녀는 도를 넘어선 공포때문인지 똥까지 싸버렸다.
이렇게 해서 이만에 이르는 올시니 군의 중앙을 돌파해, 이것을 완전히 양단한 비슈누가 이끄는 기병부대는 좌측면으로 빠져나왔다.
[죽음을 부르는 나비들]의 멤버는 전원 무사, 비슈누는 가벼운 상처 하나 입지 않았다.
이 일격에 의해 올시니 군은 완전히 붕괴하였다.
"추격하라, 철저하게 쳐부숴라"
비슈누가 명령을 내릴 것 까지도 없었다. 베르제이아도, 샤리엘라도 군의 선두에 서서 추격전을 지휘했다.
중추부를 직격당해 파괴되어버린 올시니군은 지휘계통이 완전히 붕괴하여버려, 레이몬, 다르게니스, 데므루가스트, 메르디스가 있는 부대도 장수들의 손에서 벗어나 전면적으로 도주했다. 그런 와중에 꿋꿋하게 뒤로 나와 후미를 맡은 것은 클라우스 군이었다.
클라우스는 세륜의 남동생으로, 올시니의 제후 중 가장 어린 소년이다. 군사적인 재능은 형에 비할 바는 못되지만, 성실하고, 제후들의 신뢰도 두텁다. 하지만 이런 때에 가장 위험한 최후미를 맡은 것은 요령이 나쁘다고밖에 할 수 없다. 부대는 순식간에 지리멸렬되었다.
"싸워라, 싸워, 아드리안 성의 병사는 올시니의 정예. 여기서 도망치면 형님이 비웃을 거다. 자신이 없으면 조잡한 약병들이라고!"
노호하는 클라우스의 말도 아군의 혼란에 휘말려 말머리를 뒤로했다.
일방적인 패주하면서도, 그래도 올시니 군에는 용맹한 병사가 있어서, 필사적으로 반격을 가하기도 했다. 그 중에서 사슴뿔 투구를 쓴 기사의 분투는 적아를 불문하고 경탄시켰다. 그자는 교묘하게 기마를 조종해, 말 위해서도 정확하게 활을 쏴, 여덟개의 화살로 여덟명의 사브리나 병사를 쓰러트렸다. 아홉번째의 화살이 쏘아진 후, 샤리엘라가 낙마했을 때는 사브리나병사들은 깜짝 놀랐다.
하지만 서정장군은 타던 말을 잃었을 뿐 무사했다.
샤리엘라는 즉시 시종에게서 활을 받아 자신을 쏜 저격자를 노려 발사했다. 화살은 정확하게 날아가 적의 흉갑을 꿰뚫어 낙마시켰다. 하지만 너무 거리가 멀었기 때문에 얕았던 것 같다. 건강하게 다시 일어나 자신을 베러 달려오는 기병을 떨어뜨리고 그 말을 빼앗아 퇴각해버렸다.
"어쩜, 정말……대단한 자로군요."
그 솜씨에 감탄한 샤리엘라는 무심코 뒷모습을 향해 예를 표해버렸다. 만약 샤리엘라가 그럴 맘이 들어, 다시 화살을 날렸다면, 그 기사를 잡는 것도 가능했을지 모르지만, 너무나 훌륭한 무예에 감탄해서, 놓쳐버리고 말았다.
샤리엘라가 이때의 일을 진심으로 후회하게 된 것은 반년후의 일이다.
그런 개개의 국면과는 별개로, 전체적으로는 사브리나 군의 우세가 이미 굳어져서, 철저한 추격전이 되었다.
올시니 병사들은 필사적으로 도망쳤지만, 힘이 다해 등 뒤에서 날아온 화살과 마법에 쓰러지는 등 아비규환 속에서 태반이 학살당했다.
지오르 고개 직전까지 올시니군을 추격한 비슈누는 거기서 말을 멈췄다.
"흥 천연의 요해인가, 일단 올시니군의 기동전력은 괴멸시켰다. 여기를 넘는 것은 겨울이 되고 나서다."
사브리나군은 승리했지만, 피해가 없지는 않았다. 베르제이아 군도 샤리엘라 군도, 비슈누의 [죽음을 부르는 나비들]도, 그리고 카루라의 닌자군단도 피로의 극에 달했다. 이대로 올시니령으로 침공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시체가 쌓인 전장은 들꽃도 지면도, 그리고 류미네 강도 피로 물들어, 올시니군의 포로를 더해 전사자의 합계는 일만에 달했다. 그들은 인질교환이나, 몸값의 지급으로 자유를 손에 넣게 된다. 하지만 사브리나 국왕 비슈누는 그런 식의 외교적인 교섭 따위를 할 여가를 주지 않고 올시니 왕국을 침공할 작정이었기에, 포로의 처우는 병사들의 전리품으로서 삶아 먹건 구워 먹건 노예상인에게 팔아먹건 마음대로 하도록 했다.
그 중에도 비극이었던 것은 막 관례를 치른, 이번이 첫출전이었던 미소년들이다. 그들은 사브리나 여전사들에게 선별되어, 한명씩 한명씩 끌려가 강간당하게 되었다.
여자가 남자를 강간한다는 것은 기이하게 생각될지도 모르지만, 실은 전장에서는 자주 있는 일이었다. 무기를 가진 승자와 생살여탈의 권리가 장악당한 패자의 관계일 때 성의 강약은 쉽게 역전되는 것이다. 역시 강간당하는 자가 마음에 상처를 입는 것은 당연했고, 이 쇼크는 여자보다 남자가 더 클지도 모른다.
여자의 보지를 혀가 지쳐 경련할 때까지 핥다가 소변까지 마시게 된 자, 연속해서 십회가 넘는 사정을 할때까지 강간당하다, 끝내는 요도의 점막이 찢어져 피섞인 정액을 싸며 몸부림치는 자, 절대로 사정을 허락받지 못하도록, 육괴가 꽁꽁 묶인채로 수십명의 여성과 섹스를 강요당한 자, 심한 공포로 발기하지 않는 소년은, 항문에 손가락을 넣고 전립선을 자극해서 무리하게 발기 당한다. 그 중에서도 가장 비극적인 것은 미소년 둘이서 서로 성기를 빨고 항문을 범하도록 명령당한 이들일 것이다.
홍안의 미소년들의 가련한 치태를 즐기며, 사브리나의 용맹한 여전사들은 승리의 축배를 들었다.
"올 겨울, 보급과 휴양을 끝낸 후, 지오르 고개를 넘어 올시니 령으로 침공한다. 그때야말로 올시니왕국의 최후다."
"존명
"알겠습니다."
비슈누와 샤리엘라와 카루라는 가볍게 포옹을 하고 일시적인 이별을 슬퍼했다. 비슈누는 왕도 프로방스로 돌아가고, 샤리엘라는 사리에라르의 영지화를 진행하고, 카루라는 올시니령에 잠입해, 정보수집을 한다.
베르제이아는 심기가 언짢은 눈빛으로, 그런 여자들을 흘낏 돌아봤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도 역시 대(對) 에트루리아왕국의 최전선으로 돌아갔다.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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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 2016-08-11 | ||
접속일 | 2024-11-03 | ||
서명 | 황진이-19금 성인놀이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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