샛길을 포장한 시멘트 콘크리트는 입자가 거친 아이스크림처럼 표면 이곳저곳에 국부적인 불규칙 무늬를 보이고 있었다. 차를 운전하는 데는 큰 불편함이 없었으나 그렇다고 제대로 포장된 길은 아니었다. 제거하지 않고 방치된 거푸집이 여기저기 눈에 띄었다.
"제대로만 했으면 대단히 고급스런 포장인데 말야." 쇼트웨이브가 혀를 찼다.
"뭐가?"
"이 도로 말야. 자갈면이 드러나있잖아. 이런 거는 콘크리트를 양생한 다음에 물로 씻어내는 시공법을 쓴 거야. 일부러 이렇게 한 거라구. 주로 박물관이나 미술관 입구의 도로 포장을 이런 식으로 해."
쇼트웨이브가 지적한 도로포장은 자갈면 노출포장이라고 부르는 시공방식이었다. 디지털퍼머가 뜨아한 표정으로 쇼트웨이브를 쳐다보았다.
"근데?"
"시공비도 비싼 포장도로를 이런 데다 까는 것도 그렇지만 할거면 제대로 해야지. 잘 봐. 꼭 솜씨없는 인부들이 무성의하게 만들어 놓은 거 같잖아. 그치?"
"그러네." 디지털퍼머는 친구의 말을 듣고는 자세히 포장도로를 뜯어보았다.
"시에서 공사를 한다면 이런 식으로 감리를 하지는 않아. 아마도 돈 많은 사람이 개인적으로 만들려고 그랬던거 같은데 그렇게 꼼꼼한 사람이 아니었던거 같애. 아니면 만들다가 귀찮아졌던가."
"그래. 좀 지저분하긴 하다."
그러나 곧 그 말이 틀렸다는 것이 드러났다. 산모퉁이를 돌자마자 시멘트 도로는 끝이 나고 보란 듯이 천연 슬레이트를 사용한 판석포장 도로가 나타났다. 마치 녹슨 듯 붉은 색이 도는 러스티 자연석이 일정한 너비로 균일하게 뻗어나가고 있었다. 놀랄만큼 고급스런 그 풍경에 그녀들은 탄성을 터트리지 않을 수 없었다.
"대단하네. 도대체 누구야? 그 돈 많은 사람." 디지털퍼머가 감탄하자 쇼트웨이브도 놀랐다는 듯이 말했다.
"그러게. 어떻게 철평석으로 도로를 깔 생각을 했을까. 그것도 이런 산 속에다가."
"이거이거, 만나면 시집이라도 가야 되는거 아냐?" 디지털퍼머가 장난스럽게 말했다.
"누구를 만나?"
"돈 많은 사람." 쇼트웨이브가 코웃음을 쳤다.
"여자면 어떡할라구."
"이 정도 돈 벌려면 나이가 많이 들었을 테니까 아들 정도는 있지 않을까. 걔 꼬셔야지. 좀 멍청했으면 좋겠다. 어머니 아드님이세요? 어머,너무 잘생기셨다. 애인 있으세요? 없으세요. 어쩜. 여자들 눈이 다 삐었나봐." 디지털퍼머가 두 손을 뺨에 대고 야릇한 표정을 지어가며 호들갑을 떨었다.
"근데 그 사람이 꼽추에다 성불구자야. 그러면?" 디지털퍼머가 김샌다는 얼굴로 쇼트웨이브를 노려봤다.
"아예 초를 쳐라, 이 년아. 인생은 네 상상처럼 드라마틱 하지가 않아요. 좀 긍정적으로 살아라,응?"
쇼트웨이브가 웃었다.
"그나저나 설마 이런 식으로 저승골까지 포장된건 아니겠지."
그러나 설마는 사실이었다.
판석 포장도로는 끝간데 없이 이어졌고 금낭화가 뭉텅이로 피어 길을 꾸미기 시작하는 지점에서부터는 본격적으로 놀라게 해주기로 작정했다는 듯이 차도의 폭을 구획하는 연석선조차 긴 육면체 모양으로 자른 모카크림빛의 석회석들을 이어붙여 만들어 놓고 있었다. 차가 조금 더 들어가자 이번엔 10미터 남짓한 간격으로 포천석을 깎아 만든 석등이 길 양편으로 가로등처럼 이어졌다. 커다란 연꽃무늬가 들어간 둥근 좌대 위에 와인글라스가 연상되는 8각형의 좁은 간주석을 얹고, 거기에 독특한 무늬의 부조를 넣은 불집을 올려 완성한 석등이었다.
비는 그쳤지만 날이 매우 흐렸던 터라 석등에 불이 들어와 있었다. 불빛이 들어온 석등이 줄을 지어 산기슭으로 구부러져 사라지는 모습은 그림처럼 아름다왔다.
"정말 점입가경이네." 쇼트웨이브가 석등을 보려고 약간 줄였던 차의 속력을 다시금 올리며 말했다.
"진짜 끝내준다. 이런 곳이 있다는 소리는 못 들었는데. 넌 들은 적 있어?"
"전혀. 만든지 얼마 안되나부지?"
"근데 저 등이 있는 부분에 조각된건 뭐니? 모양이 이상한데.."
"글쎄. 나도 처음 보는건데."
그녀들은 잘 몰랐지만 그 부조는 무자귀라고 부르는 귀신을 형상화한 조각이었다. 무자귀는 사람에게 해악을 끼치는 마귀의 일종으로 결혼을 하지 않고 죽은 총각귀신을 일컫는 말이기도 했다.
판석 포장도로가 얼마나 매끈하고 평평하게 조정되어 있는지 마치 차량 테스트용 드라이빙 웨이를 달리듯이 흔들림 없는 편안한 감각이 계속되었다. 산들이 겹쳐지고 나무 뒤로 숨고 다시 펼쳐졌다. 한동안 그렇게 달리자 도로 위쪽 언덕에 넓은 공터가 나타났는데, 그곳에 중층 팔작지붕이 멋들어진 곡선을 그리며 휘어져 지붕이마가 하늘을 찌를 듯이 솟은 커다란 한옥이 한 채 서 있는 것이 보였다.
"우와. 이렇게 어마어마한 한옥은 처음이야." 디지털퍼머가 정신없이 창문을 내다보았다. "경복궁 빼놓고."
"진짜 무슨 대궐같다." 속도를 줄이며 쇼트웨이브가 말했다.
이 건물의 특징적인 점은 집을 둘러싼 커다란 담장이었다.
그것은 구멍이 숭숭뚫린 커다란 현무암 덩어리를 직사각형으로 잘라 이음매없이 쌓아서 만든 것이었는데 만든지 오래되었는지 파랗게 낀 이끼가 덮여 있었다. 매우 위압적이고 고풍스런 느낌을 주는 담장으로 그 때문에 집 자체가 마치 성처럼 느껴졌다. 담장을 따라 주위에 말발도리가 하얀 꽃을 피운 채로 군락을 이루고 있어서 언덕 밑에서 본다면 팝콘이 부서져내리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집 앞에 있는 석등 앞에 나무 팻말이 하나 서 있었는데 "마고네 할머니 버섯찌게"라는 글귀가 보였다.
"여기네." 팻말을 가리키며 디지털퍼머가 말했다.
"세상에. 이게 식당이야?"
"식당 어마어마하게 큰거 치곤 간판이 너무 초라한거 아냐."
화살표로 한옥을 가리키는 나무팻말을 제외한다면 그 큰 집을 보고 식당이라고 생각할 사람은 거의 없을 것 같았다. 여행 안내책자를 펴서 그곳에 실린 사진이랑 비교해 보던 디지털퍼머가 말했다.
"맞아. 여기야."
"그래?" 쇼트웨이브가 속도를 줄이고 주차할 곳을 찾기 시작했다.
"후식으로는 포도를 먹으래."
"뭐라고?" 쇼트웨이브가 디지털퍼머를 쳐다봤다.
"책에 써있어. 이곳 정원에서 기르는 포도가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이곳에서만 나는 특산물이래. 매우 희귀한 품종이라는군."
"포도 품종은 나도 몇개 아는데. 켐벨,카베르네 쇼비뇽, 멀롯, 진판델, 샤르도네." 쇼트웨이브가 몇 개의 품종을 나열했지만 디지털퍼머는 웃으며 고개를 흔들었다.
"틀렸어. 그라비뇽 누아래. 들어봤어?"
"처음 들어."
"그럼 희귀종 맞네." 디지털퍼머가 책을 덮어 가방 속에 집어넣었다.
"비싸지 않을까." 길 가장자리에 차를 세우고 잠시 식당을 쳐다보던 쇼트웨이브가 말했다.
"그러게. 한 그릇씩은 팔지도 않고 정식 한상에 10만원, 뭐 이런거 아냐?"
"그럼 그냥 나와야지,뭐."
"뭘 그냥 나와. 향수 하나에 90만원씩이나 쓰는 년이. 한턱 쏘기로 했잖아." 시골과 좀처럼 어울리지 않는 이상한 식당에 강한 호기심을 느끼면서 디지털퍼머가 차에서 내릴 준비를 했다.
"프로젝트 비 다썼어,이 년아." 손가방을 챙기고 쇼트웨이브는 시동을 껐다.
차 밖으로 나오자 그녀들은 날씨가 매우 쌀쌀하다는 것을 알았다. 어디선가 소쩍새 우는 소리가 들렸다. 담 중앙에 자리잡은 현관은 솟을삼문으로 만들어진 큼지막한 세 개의 대문이었고, 몇 개의 계단을 올라가야 하는 곳에 위치해 있었다. 제일 왼편 문이 빼꼼히 열려 있는 것이 보였다.
"어머님, 저 왔어요." 킥킥거리며 디지털퍼머가 계단을 올라갔다.
"그만 좀 해. 이 주책바가지야." 그녀들은 대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제대로만 했으면 대단히 고급스런 포장인데 말야." 쇼트웨이브가 혀를 찼다.
"뭐가?"
"이 도로 말야. 자갈면이 드러나있잖아. 이런 거는 콘크리트를 양생한 다음에 물로 씻어내는 시공법을 쓴 거야. 일부러 이렇게 한 거라구. 주로 박물관이나 미술관 입구의 도로 포장을 이런 식으로 해."
쇼트웨이브가 지적한 도로포장은 자갈면 노출포장이라고 부르는 시공방식이었다. 디지털퍼머가 뜨아한 표정으로 쇼트웨이브를 쳐다보았다.
"근데?"
"시공비도 비싼 포장도로를 이런 데다 까는 것도 그렇지만 할거면 제대로 해야지. 잘 봐. 꼭 솜씨없는 인부들이 무성의하게 만들어 놓은 거 같잖아. 그치?"
"그러네." 디지털퍼머는 친구의 말을 듣고는 자세히 포장도로를 뜯어보았다.
"시에서 공사를 한다면 이런 식으로 감리를 하지는 않아. 아마도 돈 많은 사람이 개인적으로 만들려고 그랬던거 같은데 그렇게 꼼꼼한 사람이 아니었던거 같애. 아니면 만들다가 귀찮아졌던가."
"그래. 좀 지저분하긴 하다."
그러나 곧 그 말이 틀렸다는 것이 드러났다. 산모퉁이를 돌자마자 시멘트 도로는 끝이 나고 보란 듯이 천연 슬레이트를 사용한 판석포장 도로가 나타났다. 마치 녹슨 듯 붉은 색이 도는 러스티 자연석이 일정한 너비로 균일하게 뻗어나가고 있었다. 놀랄만큼 고급스런 그 풍경에 그녀들은 탄성을 터트리지 않을 수 없었다.
"대단하네. 도대체 누구야? 그 돈 많은 사람." 디지털퍼머가 감탄하자 쇼트웨이브도 놀랐다는 듯이 말했다.
"그러게. 어떻게 철평석으로 도로를 깔 생각을 했을까. 그것도 이런 산 속에다가."
"이거이거, 만나면 시집이라도 가야 되는거 아냐?" 디지털퍼머가 장난스럽게 말했다.
"누구를 만나?"
"돈 많은 사람." 쇼트웨이브가 코웃음을 쳤다.
"여자면 어떡할라구."
"이 정도 돈 벌려면 나이가 많이 들었을 테니까 아들 정도는 있지 않을까. 걔 꼬셔야지. 좀 멍청했으면 좋겠다. 어머니 아드님이세요? 어머,너무 잘생기셨다. 애인 있으세요? 없으세요. 어쩜. 여자들 눈이 다 삐었나봐." 디지털퍼머가 두 손을 뺨에 대고 야릇한 표정을 지어가며 호들갑을 떨었다.
"근데 그 사람이 꼽추에다 성불구자야. 그러면?" 디지털퍼머가 김샌다는 얼굴로 쇼트웨이브를 노려봤다.
"아예 초를 쳐라, 이 년아. 인생은 네 상상처럼 드라마틱 하지가 않아요. 좀 긍정적으로 살아라,응?"
쇼트웨이브가 웃었다.
"그나저나 설마 이런 식으로 저승골까지 포장된건 아니겠지."
그러나 설마는 사실이었다.
판석 포장도로는 끝간데 없이 이어졌고 금낭화가 뭉텅이로 피어 길을 꾸미기 시작하는 지점에서부터는 본격적으로 놀라게 해주기로 작정했다는 듯이 차도의 폭을 구획하는 연석선조차 긴 육면체 모양으로 자른 모카크림빛의 석회석들을 이어붙여 만들어 놓고 있었다. 차가 조금 더 들어가자 이번엔 10미터 남짓한 간격으로 포천석을 깎아 만든 석등이 길 양편으로 가로등처럼 이어졌다. 커다란 연꽃무늬가 들어간 둥근 좌대 위에 와인글라스가 연상되는 8각형의 좁은 간주석을 얹고, 거기에 독특한 무늬의 부조를 넣은 불집을 올려 완성한 석등이었다.
비는 그쳤지만 날이 매우 흐렸던 터라 석등에 불이 들어와 있었다. 불빛이 들어온 석등이 줄을 지어 산기슭으로 구부러져 사라지는 모습은 그림처럼 아름다왔다.
"정말 점입가경이네." 쇼트웨이브가 석등을 보려고 약간 줄였던 차의 속력을 다시금 올리며 말했다.
"진짜 끝내준다. 이런 곳이 있다는 소리는 못 들었는데. 넌 들은 적 있어?"
"전혀. 만든지 얼마 안되나부지?"
"근데 저 등이 있는 부분에 조각된건 뭐니? 모양이 이상한데.."
"글쎄. 나도 처음 보는건데."
그녀들은 잘 몰랐지만 그 부조는 무자귀라고 부르는 귀신을 형상화한 조각이었다. 무자귀는 사람에게 해악을 끼치는 마귀의 일종으로 결혼을 하지 않고 죽은 총각귀신을 일컫는 말이기도 했다.
판석 포장도로가 얼마나 매끈하고 평평하게 조정되어 있는지 마치 차량 테스트용 드라이빙 웨이를 달리듯이 흔들림 없는 편안한 감각이 계속되었다. 산들이 겹쳐지고 나무 뒤로 숨고 다시 펼쳐졌다. 한동안 그렇게 달리자 도로 위쪽 언덕에 넓은 공터가 나타났는데, 그곳에 중층 팔작지붕이 멋들어진 곡선을 그리며 휘어져 지붕이마가 하늘을 찌를 듯이 솟은 커다란 한옥이 한 채 서 있는 것이 보였다.
"우와. 이렇게 어마어마한 한옥은 처음이야." 디지털퍼머가 정신없이 창문을 내다보았다. "경복궁 빼놓고."
"진짜 무슨 대궐같다." 속도를 줄이며 쇼트웨이브가 말했다.
이 건물의 특징적인 점은 집을 둘러싼 커다란 담장이었다.
그것은 구멍이 숭숭뚫린 커다란 현무암 덩어리를 직사각형으로 잘라 이음매없이 쌓아서 만든 것이었는데 만든지 오래되었는지 파랗게 낀 이끼가 덮여 있었다. 매우 위압적이고 고풍스런 느낌을 주는 담장으로 그 때문에 집 자체가 마치 성처럼 느껴졌다. 담장을 따라 주위에 말발도리가 하얀 꽃을 피운 채로 군락을 이루고 있어서 언덕 밑에서 본다면 팝콘이 부서져내리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집 앞에 있는 석등 앞에 나무 팻말이 하나 서 있었는데 "마고네 할머니 버섯찌게"라는 글귀가 보였다.
"여기네." 팻말을 가리키며 디지털퍼머가 말했다.
"세상에. 이게 식당이야?"
"식당 어마어마하게 큰거 치곤 간판이 너무 초라한거 아냐."
화살표로 한옥을 가리키는 나무팻말을 제외한다면 그 큰 집을 보고 식당이라고 생각할 사람은 거의 없을 것 같았다. 여행 안내책자를 펴서 그곳에 실린 사진이랑 비교해 보던 디지털퍼머가 말했다.
"맞아. 여기야."
"그래?" 쇼트웨이브가 속도를 줄이고 주차할 곳을 찾기 시작했다.
"후식으로는 포도를 먹으래."
"뭐라고?" 쇼트웨이브가 디지털퍼머를 쳐다봤다.
"책에 써있어. 이곳 정원에서 기르는 포도가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이곳에서만 나는 특산물이래. 매우 희귀한 품종이라는군."
"포도 품종은 나도 몇개 아는데. 켐벨,카베르네 쇼비뇽, 멀롯, 진판델, 샤르도네." 쇼트웨이브가 몇 개의 품종을 나열했지만 디지털퍼머는 웃으며 고개를 흔들었다.
"틀렸어. 그라비뇽 누아래. 들어봤어?"
"처음 들어."
"그럼 희귀종 맞네." 디지털퍼머가 책을 덮어 가방 속에 집어넣었다.
"비싸지 않을까." 길 가장자리에 차를 세우고 잠시 식당을 쳐다보던 쇼트웨이브가 말했다.
"그러게. 한 그릇씩은 팔지도 않고 정식 한상에 10만원, 뭐 이런거 아냐?"
"그럼 그냥 나와야지,뭐."
"뭘 그냥 나와. 향수 하나에 90만원씩이나 쓰는 년이. 한턱 쏘기로 했잖아." 시골과 좀처럼 어울리지 않는 이상한 식당에 강한 호기심을 느끼면서 디지털퍼머가 차에서 내릴 준비를 했다.
"프로젝트 비 다썼어,이 년아." 손가방을 챙기고 쇼트웨이브는 시동을 껐다.
차 밖으로 나오자 그녀들은 날씨가 매우 쌀쌀하다는 것을 알았다. 어디선가 소쩍새 우는 소리가 들렸다. 담 중앙에 자리잡은 현관은 솟을삼문으로 만들어진 큼지막한 세 개의 대문이었고, 몇 개의 계단을 올라가야 하는 곳에 위치해 있었다. 제일 왼편 문이 빼꼼히 열려 있는 것이 보였다.
"어머님, 저 왔어요." 킥킥거리며 디지털퍼머가 계단을 올라갔다.
"그만 좀 해. 이 주책바가지야." 그녀들은 대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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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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