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다섯 마녀의 전설(The Legend of Five Witches) 4부 1장
『 - 사족 -
출장으로 인해 연재주기가 약간 흐트러졌습니다만, 본 야설의 연재주기는 일주일에 한 편, 보통은 주말이 될 것임을 미리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야설가 : (고민하는 표정으로) "강간 야설을 쓰나, 환타지 야설을 쓰나, 내 글을 재미있게 읽어 주시는 독자님들은
항상 다섯 분을 넘지 못하는 것 같아!
어째서일까?"
지선 : (조각처럼 아름다운 새하얀 얼굴에 환한 미소를 지으며) "혹시 제목을 바꿔보면 히트치지 않을까요?"
야설가 : (솔깃해하며) "그럴까? 뭘로?"
지선 : (천진하게 웃으며) "그야 물론, "다섯 독자의 전설(The Legend of Five Readers)"이죠!
신통찮은 야설을 항상 읽어주시는 위대한 다섯 독자님들을 위한 이야기라는 뜻으로요!"
야설가 : ㅜ_ㅜ 』
본 야설은 강간, 윤간, 성고문 수준의 SM 등 비윤리적이고 중범죄에 해당하며 잔인하고 하드코어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취향의 글을 좋아하시지 않는 분은 읽으시지 말 것을 미리 권고 드립니다.
- 4부 - 이어지는 전설 (드로인 마을편 : 목신들의 황혼) - 1장 -
"워워! 왼쪽! 왼쪽! 그만! 그만! 오른쪽! 오른쪽!"
마부석의 수진이 쩔쩔매며 여덟 마리의 말들을 몰고 있었다.
남자처럼 짧은 갈색 단발머리에, 평상시에는 무뚝뚝해 보일 정도로, 보통은 무표정한 수진이었지만 지금은 눈에 띄게 당황한 표정으로 이마에는 진땀까지 흘리고 있었다.
원래 약간 허스키한 - 여자치고는 조금 낮은 - 목소리를 갖고 있긴 했지만, 쉴새없이 말들에게 소리를 지른 탓에 목까지 약간 쉰 듯 했다.
"흐음..... 잘 안돼, 수진이 언니? 내가 한 번 해보면 안될까?"
마차 창문밖으로 고개를 내밀고 하는 주영의 말에 수진이 "워워! 멈춰라! 멈춰! 워워! 워워!" 하고 연거푸 외치고 쩔쩔매면서 겨우 대형 마차를 멈춰 세웠다.
수진이 마차 안으로 들어가고, 대신 마부석으로 옮겨간 주영이 말채찍을 허공에 울려 "짜악!" 소리를 내며 외쳤다.
"가자! 이랴아!"
그리고..... 아무 소리도 없었다!
조용한 가운데, 오직 말들의 "따그닥!" 거리는 말발굽 소리와 마차바퀴들이 굴러가는 가벼운 "덜커덕!" 거리는 소리만 들릴 뿐이었다.
수진은 끊임없이 소리를 지르고 줄을 잡아당기면서 말들을 모느라 목이 다 쉴 정도로 고생했지만 마차는 숲속 길을 왼쪽 끝에서 오른쪽 끝으로 갈팡질팡 위태롭게 달렸던 데 반해, 주영은 말없이 말들의 재갈에 연결된 줄만 가끔 조용히 당길 뿐이었지만 마차는 훨씬 안정된 상태로 길의 한복판을 빠르게 잘 달리고 있었다!
마차 안으로 들어와 겨우 한숨 돌린 표정이던 수진의 갈색 눈동자가 놀라서 동그래졌다.
미영도 놀란 표정으로 마차 창문으로 고개를 내밀고 쳐다보며 주영에게 말했다.
"너 말 참 잘 몬..... 위험해, 주영아! 뭐하니?"
마침 마부석에서 곡예하듯 물구나무 서기를 한 채로 그 나마 한쪽 손을 천천히 놓기 시작하던 주영이 미영의 소리를 듣고 다시 양손을 짚고 마부석에 앉았다.
"헤헤! 들켰다! 방금 봤어, 언니? 꽤 스릴 있어!"
"그러다가 다치면 어쩌려고 그러니?"
언니의 나무람에 주영이 다시 웃으면서 말했다.
"괜찮아, 언니! 좋은 말들이야! 지금 신나게 달려서 기분들도 좋고! 말들의 기분을 느끼지 못하겠어, 언니?"
"말들의 기분?"
고개를 갸웃거리던 미영이 조용히 눈을 감았다.
힘차게 달리는 말들의 따각거리는 말발굽 소리, 푸르르 거리는 숨소리..... 그리고, 여행의 흥분과 달리는 기쁨!
"으응! 눈을 감으니 느낄 수 있는 것 같아!"
그러자 주영이 크고 아름다운 붉은색 눈동자를 보석처럼 반짝이며 자랑스럽게 말했다.
"헤헤! 나는 그냥도 느낄 수 있는데.....
참! 수진이 언니, 미안해! 내가 말 모는데 재주가 있을 줄은 나도 몰랐어!"
주영의 말에 마차 안에서 수진이 고개를 내밀며 대답했다.
"아니야, 주영아! 고마워!"
크게 한숨 돌린 표정이었다.
하루 종일 경쾌하게 숲속 길을 달린 후, 해가 뉘엿뉘엿 지기 시작할 무렵, 길을 조금 벗어난 풀밭에 마차를 세우고 저녁 준비를 시작했다.
"오늘은 여기서 그만 쉬어야 겠어!"
미영의 말에 주영이 웃으며 대답했다.
"응, 언니! 얘들도 피곤한 것 같아!"
"말들을 그렇게 풀어놔도 괜찮을까?"
주영이 말들의 입에서 재갈을 풀고 고삐 줄까지 풀어주는 걸 보고 "젖소" 은주가 걱정스럽게 물었다.
"예, 도망치지 않을거에요, 얘들은."
여덟 마리의 말들이 마치 대답이라도 하는 것처럼 한꺼번에 "히히힝!" 하고 친근하게 들리는 콧소리를 냈다!
"점심은 마차 안에서 말린 빵으로 때웠지만 저녁은 제대로 먹어야지!
말린 쇠고기에, 말린 야채에, 베이컨에, 감자에..... 누군지 먹을 것들을 꽤 잘 싸 줬는데....."
능숙한 솜씨로, 번쩍번쩍하는 큰 남비에 재료들을 칼로 썰어 넣으면서 미영이 감탄했다.
"나는 불피울 나뭇가지를 주워올게."
"나도!"
수진과 주영이 나무들 사이로 들어갔다.
"휙!" "휙!" 주영의 날씬하면서도 건강해 보이는 몸이 키 큰 수진을 뒤로 하고 나무들 사이로 날쌔게 움직이더니 어느새 아무도 없는 깊은 숲속에 도착했다.
"자! 이제 주영식 땔감 마련을 해 보실까!"
주영이 장난스런 표정으로 웃으며 아름드리 큰 어느 나무 밑에 서서 잠시 올려다 보더니, 마치 고양이처럼 술술술 쉽게 나무에 기어 올라갔다.
그리고 굵은 나뭇가지들 사이를 장난치듯 가볍게 뛰어 다니면서 나무들을 손톱으로 후려치자 마치 날카로운 칼이나 도끼로 힘껏 내려치기라도 한 것처럼 나뭇가지들이 툭툭 잘리면서 "우수수!" 밑으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 때였다!
우렁찬 굵은 목소리가 호령하듯 들려왔다!
"멈춰라, 사악한 것아!
어디서 감히 숲을 해치는거냐?"
주영이 깜짝 놀라면서 밑을 바라보자 말의 몸에 사람의 상반신을 한 것들이 대여섯이나 나무 밑에서 주영을 노려보고 있었다!
"꺄아아악! 괴물들이다!"
놀라서 휘청하던 주영이 중심을 잃고 나무 아래로 떨어지자 "괴물"들중 하나가 혀를 차면서 달려와 떨어지는 주영을 가볍게 "턱!" 품에 받아 들었다!
가까이서 보니, 비록 허리 아래로는 말처럼 생긴 하반신을 갖고 있었으나 그 위로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상반신은 양처럼 동그랗게 말린 두 개의 뿔들을 제외하고는 사람과 동일해 보였고, 덤불같은 갈색 머리와 덮수룩한 갈색 수염이 조금 거칠어 보이기는 했지만, 잘생긴 얼굴에, 군살없는 날씬하고 가는 허리와 탄탄한 넓은 가슴, 그리고 놀랄만큼 근육질의 팔을 가진..... 꽤 남자답고 매력적인 외모의 "괴물"이었다.
주영이 "괴물"의 품에 안긴 채 이 나라 말로 중얼거렸다.
"헤에..... 꽤 신사적인 괴물이시네요!
하지만 받아주지 않아도 안전하게 착지할 자신이 있었는데....."
주영의 말에, "괴물"이 어처구니 없는 얼굴로 주영을 내려놓으며 이 나라 말로 입을 열었다.
"누구보고 괴물이라고 하는건가!
감히 숲을 해치다니 숲의 노여움이 두렵지 않은가?"
그러자 주영이 풀 죽은 얼굴로 고개를 꾸벅하며 대답했다.
"죄송합니다!
나뭇가지를 자르면 안되는 줄 몰랐어요."
그러자 주영의 붉은색 단발머리와 - 보석처럼 아름다운 - 동그랗고 큰 붉은색 눈동자를 유심히 바라보는 듯 하던, 주영을 받아 들었던 "괴물"이 다른 "괴물"들과 얼굴을 마주 보더니 말했다.
"너는 혹시 이 나라 사람이 아닌가?"
"예, 저는 다른 나라에서 왔어요."
"괴물"이 "험! 험!" 헛기침을 하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우리는 숲과 나무를 수호하는 종족 카안이다.
꼭 필요한 나무는 우리에게 미리 양해를 구하고 취해도 좋다.
하지만 나뭇가지라면 바닥에도 얼마든지 널려 있는데 나무들을 해치면서 잘라내는 건 허락할 수 없다!"
주영이 풀 죽은 얼굴로 다시 한번 공손히 고개를 숙였다.
"죄송합니다!"
그러더니 바닥을 둘러보면서 말했다.
"저..... 이미 벤 나뭇가지들은 가져가도 되나요?"
"괴물" 아니 카안족이 다시 한번 어처구니 없는 얼굴을 하더니 대답했다.
"이번만이다!"
주영이 활짝 웃으면서 고개를 꾸벅하며 말했다.
"고맙습니다!"
주영이 잠깐새에 베어놓은 나뭇가지들이 이미 바닥에 수북히 쌓여 있었다!
"너무 많이 베었나봐! 수진이 언니도 데려와야 겠다!"
혼잣말을 하더니, 나뭇가지들을 한 아름 안아들고 가벼운 몸놀림으로 나무들 사이로 사라지는 주영의 모습을 보면서, 카안족들이 서로 얼굴을 마주보다가 그중 비교적 나이가 젊어보이는 카안족 한 마리 - 아니 한 명이 입을 열었다.
"방금 그 인간..... 인간이 맞나요?
손톱으로 후려쳐서 나뭇가지들을 자른 것 같은데....."
또 한 명의 카안족이 말했다.
"게다가 숲에서 발소리도 안 날 정도로 부드럽고 가볍게 움직이는 군요!
떨어지는 걸 받아줄 필요 없었다는 말도 정말인 것 같습니다!"
처음 호통을 치고, 떨어지는 주영을 받아줬었던 조금 나이든 듯한 카안족이 부드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옆으로 저으며 입을 열었다.
입가에는 엷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런 건 중요하지 않다!
인간이든 아니든..... 착한 마음을 가진 어린 생명체로군!"
"언니! 언니! 언니! 괴물들이 나타났어! 괴물들!"
한편, "착한 마음을 가진 어린 생명체"는 일행들이 있는 곳에 돌아와 한참 호들갑을 떨고 있었다!
어느새 소리도 없이 허리에 차고 있던 긴 칼을 빼든 미영이 주영이 나온 숲쪽을 막아서며 외쳤다.
"다치진 않았니, 주영아?"
그러자 주영이 안고 있는 나뭇가지들을 내려 놓으며 말했다.
"응! 괴물들 있는 곳에 잘라놓은 나뭇가지들을 남겨놓고 왔는데 다시 가질러 가야 겠어.
수진이 언니! 같이 가질러....."
미영이 어처구니 없는 표정으로 주영의 말 중간에 끼어들며 말했다.
"지금 나뭇가지가 문제야? 위험한 괴물들이었니?"
그러자 주영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니! 하지만... 나무를 베면 안된다고 했어. 그리고....."
주영의 양볼이 약간 붉게 달아 올랐다.
"얼마나 남자답게 잘들 생겼는지 몰라!
게다가, 아무것도 안 입고 있어서 힐끔 아래쪽도 봤는데 그것도 얼마나 큰지....."
"젖소" 은주가 - 약간 옆으로 찢어져서 조금 사나워 보이는 연녹색 눈을 반짝거리며 - 호기심어린 얼굴로 끼어들었다.
"얼마나 큰데?"
"마치 예전에 얼핏 본 말들의 그것만하더라구요."
"와아! 그래? 어디 있다구?"
머리가 아파오는 기분을 느끼며 미영이 주영에게 물었다.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거야?"
................................................................................................................
다음날 아침, 모닥불을 끄고 마차에 올라 주영이 마차를 몰자 뜻밖에도 겨우 30분만에 마을이 나왔다!
통나무집들이 오십여 채쯤 모여서 자리잡고 있는, 샹리아보다는 조금 커 보이는 마을이었다.
"흐음..... 조금만 더 갔으면 마을에서 잘 수도 있는 걸 괜히 노숙했잖아!
괴물들에게 나무를 베었다고 혼도 나고....."
주영이 투덜거리는 가운데 미영 일행을 본 마을 사람들이 뜻밖에도 서로들 소리를 지르며 반가운 얼굴을 하고 대형 마차로 모여들었다
.
몰려드는 사람들을 본 주영이 마차를 세우고 미영이 마차 문을 열자, 흰 턱수염을 조금 기르고 녹색 눈동자를 가진 풍채좋고 나이 지긋한 노인 한 사람이 사람들 사이에서 나서더니 활짝 웃으면서 깊이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어서 오십시오! 셍뜨 아미트레 데 골쥬앙(금발의 여 성기사)님! 셍뜨레 데 실비앙(은발의 성녀)님! 그리고 그 동료 여러분!"
"헤에! 우리도 꽤 유명해 졌잖아?"
어린 주영이 생각없이 기분좋게 웃는 가운데, 미영이 마주 고개를 숙여 인사하면서도 약간 경계심 어린 목소리로 물었다.
"우리를 어떻게 알아 보셨죠?"
수진이 이삼일 동안 조금 갈팡질팡 마차를 몰긴 했지만 샹드로 마을을 떠난 이래 특별히 앞질러간 마차는 없었는데, 소문이 더 빨리 도착했다는 건 말도 안된다는 생각을 했다.
노인이 약간 지나치게 친절한 표정으로 웃음을 지어 보이며 대답했다.
"허허허허! 샹리아와 블랑키아, 샹드로까지 여러 마을들을 구원하신 위대하신 세비레(구원자)님들의 소문이 어찌 널리 퍼지지 않겠습니까?
저희 드로인 마을은 요새 비둘기 통신에 한창 재미를 붙인 터라 소식을 조금 더 빨리 전해 받았을 뿐이죠."
"전서구(연락용으로 훈련된 비둘기)로 소식을 전해 들었다는 건가?"
미영이 납득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지나치게 환대하는 듯한 노인과 마을 사람들의 태도는 어딘가 경계심을 느끼게 하는 점이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마을회관 겸 여관에 짐을 풀고 마을 사람들이 이끄는 대로 닭고기, 돼지고기, 감자 등으로 만든 - 나름대로 정성껏 차린 것으로 보이는 - 요리들을 대접받던 중, 촌장이라는 아까의 노인이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
"세비레(구원자) 여러분! 실은 이곳 드로인 마을은 지금 심각한 위험에 빠져 있습니다!
염치 없는 말씀입니다만, 도와주실 수 없으신지요?"
"무슨 일이신지요?"
역시나 라고 생각하면서, 하지만 상냥한 목소리로 미영이 물었다.
"이 마을은 카안족이라는 사악한 괴물들에게 위협받고 있습니다!
젊은 여자들은 강제로 납치당해 끔찍한 일을 당하고 있고 마을 사람들은 괴물들이 무서워서 숲속도 편하게 돌아다니지 못하고 있습니다.
숲 한복판에 있는 마을인데도 나무도 마음대로 베지 못하고 있구요."
"나무를 베지 못하게 하는 괴물들?" 어제 들은 얘기가 떠오른 미영이 주영쪽을 쳐다보자 주영이 이 나라말로 입을 열었다.
"흐음..... 카안족들이라면 어제 만나봤는데 꽤 신사적인 것 같던데요!
나무를 베지 못하게 하는 건 맞지만....."
그러자 촌장 노인이 놀라며 말했다.
"혹시 카안족들을 만나 보셨습니까?
무슨 험한 일은 안 당하셨는지요?"
"아니요! 전혀요!"
고개까지 옆으로 살래살래 흔드는 주영의 대답에 노인이 한숨을 쉬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교활한 것들이 세비레(구원자)님들 일행인줄 알고 지레 겁을 먹었나 보군요!
이 마을의 젊은 처녀들은 이미 모두 카안족들에게 납치당해서 끔찍한 일을 겪고 있습니다.
이 조그만 마을에서 벌써 6명이나요!
그 중에는 민망하지만 제 손녀딸도 있답니다!"
촌장 노인이 말끝에 눈물을 글썽였다.
"젖소" 은주가 끼어들었다.
"하지만 이 마을 집들도 다 통나무집이던데 괴물들이 나무를 베지 못하게 한다면 어떻게 나무로 집을 지으셨죠?"
노인이 대답했다.
"카안족들이 벨 수 있는 나무 숫자를 하루에 겨우 다섯 그루로 자기들 멋대로 정해 놓았답니다.
그걸로 겨우 생활에 필요한 나무는 구하고 있지만 팔기에는 무리죠."
이번에는 미영이 입을 열었다.
"역시..... 카안족들은 말을 할줄 아나 보군요!
몇 마리나 되죠?"
"전부 여섯 마리입니다."
그 말에 고개를 갸우뚱하며 미영이 말했다.
"이 자리에 있는 젊은 남자들만 적어도 서른 명은 되어 보이는데 그렇다면 왜 쫓아내지 못하셨죠?"
촌장 노인이 한숨을 쉬며 대답했다.
"그게 말씀입니다..... 어떻게나 힘이 세고 날쎈지..... 화살로 쏴도 맞출 수 없을 정도인데다가, 한 마리, 한 마리가 젊은 남자 수십 명의 힘을 갖고 있답니다!"
"어디로 가면 카안족을 만날 수 있죠?"
노인이 동그랗게 말린 양뿔 모양의 뿔고둥 같은 걸 보여주면서 말했다.
"그놈들이 준 이 뿔고둥을 불면 나타납니다."
그러자 미영이 금빛 눈동자에 더욱 의아한 빛을 띠며 말했다.
"그렇게 적대적인 분위기는 아닌 것 같이 보이는군요.
다치거나 죽은 사람이 있었나요?"
그러자 노인이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말씀드린 대로 제 손녀딸도 그리고 마을의 젊은 처녀란 처녀는 모두 잡혀가서 끔찍한 일을 당하고 있습니다!
다치거나 죽은 사람은 아직 없지만 이대로 가면 어차피 이 마을은 망해서 없어질 겁니다!"
잠시후 기대에 찬 얼굴의 마을 사람들과 함께 뭔가 찜찜한 표정의 미영 일행이 마을 어귀로 갔다.
"뿌 뿌우! 뿌 뿌우우우우!"
어느 마을 남자가 양볼을 부풀리며 양뿔 모양 뿔고둥을 힘차게 불자 소리가 길게 숲에 울려 퍼졌다.
그리고 2, 3분 정도 기다리자 여섯 마리, 아니 여섯 명의 카안족들이 마을 어귀에 모습을 드러냈다.
"무슨 일인가? 인간들이여!"
중후한 목소리와 함께 드러난 모습은.....
"아니, 하반신이 말이잖아, 주영아?"
"젖소" 은주가 주영에게 항의하듯 우리 말로 말했다.
"예! 제가 말씀드리지 않았어요?"
주영의 말에 "젖소"가 어처구니 없다는 표정으로 우리 말로 말했다.
"말만한..... (말하기 쑥스러운 듯 잠시 머뭇거렸다) 좆을 갖고 있다면서?"
그러자 주영이 고개를 옆으로 기울여 카안족들의 하반신을 들여다보며 우리 말로 말했다.
"맞아요! 보세요!"
"하지만 하반신이 말이면 말만한..... 좆을 갖고 있는게 당연한게....."
"젖소"의 말에 주영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니요! 틀려요! 자세히 보셔요! 크기는 크지만 짐승이 아니라 사람 남자들과 똑같이 생긴 좆을 갖고 있다구요!"
"젖소"도 겸연쩍은 표정으로 고개를 옆으로 기울이더니 감탄하는 말투로 말했다.
"어머! 그러게! 어쩜! 그 밑의 것까지 똑같은 것 같네!"
머리가 긴 "젖소"가 일부러 고개를 옆으로 기울여서 카안족들의 그것을 쳐다보자 긴 연녹색의 머리카락이 따라서 찰랑거렸다.
이 나라 사람들은 주영과 "젖소"가 하는 우리 말을 알아들을 수는 없겠지만, 미영은 창피함으로 볼이 붉어지는 걸 느꼈다!
두 명의 여자들이 고개를 옆으로 돌려 힐끔거리며 알아들을 수 없는 말(우리 말)로 대화를 계속하자, 가장 앞에 나와 있던 - 다른 카안족들에 비해서 좀더 나이가 들어보이는 - 카안족이 입을 열며 끼어들었다.
"어리석은 인간들이여! 숲에서는 누구도 카안족을 이길 수 없다!
이번에는 이 자들을 끌어들인 건가?"
"이번에는?"
미영이 고개를 갸우뚱하는 가운데, 촌장 노인이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흥! 이번에는 예전의 사냥꾼들과는 다르다!
이들은 최강의 세비레(구원자)님들이시다!
이 숲은 이제 우리 인간들의 것이 될 것이다!"
"뭐? 뭐?"
미영이 더욱 황당해지는 가운데, 나이든 카안족이 혀를 쯧쯧 차더니 미영 일행을 향해 입을 열었다.
"너희는..... 다른 나라에서 왔다는 인간들이로구나!
어디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면 덤벼 봐라!"
"안녕하셔요, 아저씨?"
주영이 활짝 웃으며 고개를 꾸벅해 인사했다.
"으.... 으응!"
앞장선 나이든 카안족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하자, 수진이 앞으로 나서며 더듬거리며 매우 서툰 이 나라 말로 말했다.
"어떻게... 모르다..... 너 강하다 나 듣다.
나 강하다! 싸우다!!!"
"쟤는 말을 잘 안하니까 이 나라 말이 통 안 느나봐!"
미영이 약간 머리아픈 기분을 느끼는 가운데, 그래도 수진이 말하고 싶은 내용을 이해한 듯, 뒤에 서 있던 조금 젊어 보이는 카안족 한 마리 - 한 명이 앞으로 나섰다.
덮수룩한 덤불같은 갈색 머리와 갈색 턱수염에 동그랗게 말린 양처럼 생긴 뿔이 달려 있기는 했지만, 무척 잘생긴 얼굴에,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상반신은 - 사실 상반신, 하반신할 것 없이 카안족들은 "옷"이라는 것을 아무것도 걸치지 않고 있었다 - 수영선수처럼 허리가 가늘고 가슴은 넓고 탄탄해 보였다!
"확실히 잘 생기긴 했구나!"
"젖소" 은주의 감탄에 주영이 신나는 목소리로 우리말로 말했다.
"그렇죠? 그렇죠?"
수진의 남자처럼 짧은 갈색 단발 머리와 갈색 눈동자, 180이 조금 넘는 늘씬하고 탄탄해 보이는 몸매를 보면서, 카안족이 잘생긴 얼굴에 활짝 미소를 지었다.
새하얀 이빨이 반짝이는 몹시 매력적인 미소였다!
"건강하고 아름다운 인간이로구나!
나는 약한 인간과 그것도 암컷을 상대로는 싸우고 싶지 않다!
꼭 싸워야만 하는가?"
"꺄악! 오빠! 오빠!"
주영이 엉뚱한 편을 응원하는 가운데, 수진이 늘 그렇듯 무표정한 얼굴로, 여자치고는 약간 낮은 허스키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나 미영 있다! 가다!"
이 나라 사람들은 무슨 뜻인지 이해못했길 희망하며 미영의 양볼이 약간 붉어지는 가운데, 약간 몸을 틀고 주먹쥔 양손을 올려든 격투 자세를 취하고 있던 수진이 기합과 함께 이단 옆차기로 공중에 몸을 날렸다!
"이야아아아앗!"
우리나라에 있을 때도 합기도 등 무술 유단자였지만, 이 나라에 온 뒤로 역시 전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빠르고 강해진 수진이었다!
젊은 카안족의 얼굴에 놀랍다는 표정이 번지더니 몸을 확 낮추면서 왼쪽으로 날쌔게 움직여 몸을 피했다!
하반신이 말처럼 생긴 큰 덩치에 비해 상상이 안 갈 만큼 빠른 움직임이었다!
"이야아아아아아아앗!"
카안족을 지나쳐 바닥에 착지한 수진이 어느새 뒤로 돌아 몸을 날리며 꽉 쥔 오른 주먹을 지르자 카안족이 왼손으로 수진의 주먹을 감싸듯 잡아 쥐었다!
"터어어억!"
그리고 이어지는 왼손 주먹도 오른손으로 "터억!" 소리와 함께 잡아 쥐면서 카안족이 다시 한번 잘 생긴 얼굴에 눈부신 하얀 미소를 지었다!
"제법이었지만 끝났다, 인간!"
말과 함께 카안족이 양손에 힘을 주자 수진의 몸이 지르르 뒤로 밀리기 시작했다.
"푸욱!"
수진도 주먹에 힘을 주어 버티자 수진의 발밑 땅이 꺼지면서 움푹 들어가면서 버티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뒤로 조금씩 조금씩 몸이 밀리고 있었다!
"이렇게 힘이 세다니..... 너 정말 인간인가?"
젊은 카안족의 잘 생긴 얼굴에 떠오른 당혹감이, 마주 쳐다보고 있는 수진의 갈색 눈동자가 붉은 색으로 변하자 놀라움으로 변했다!
"어! 어어!"
"지르르르르르!"
어느새 수진이 카안족을 뒤로 밀어 붙이기 시작했다!
이제는 수진쪽의 힘이 압도적으로 위인 것이 누가 보기에도 명확했다!
그러자 카안족이 한숨을 쉬더니 나직한 목소리로 중얼거리듯 말했다!
"위대한 숲과 나무들의 영이시여! 그대들의 형제에게 힘을 주소서!"
다음 순간 카안족의 온 몸이 녹색으로 번쩍 빛나는 듯 싶더니 뒤로 밀리기를 멈췄다!
승부는 다시 팽팽한 힘의 대결로 변했다!
서로 온 힘을 다해 밀고 있는 카안족과 수진의 양손만 부들부들 떨릴 뿐 양쪽다 꼼짝도 하지 않았다!
거의 막상막하의 힘이었다!
"퍼어억!"
갑자기 수진의 무릎치기가 아래에서 위로 카안족의 말 몸통 앞쪽에 작렬했다!
"커어어어어억!"
젊은 카안족의 잘생긴 얼굴이 고통으로 일그러졌다.
"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마을 사람들의 들뜬 함성이 울려 퍼지는가 싶더니, 수진이 갑자기 뒤로 두어 걸음 주춤주춤 물러나더니 바닥에 털썩 주저앉아 버리자 놀라서 잠잠해졌다!
"힘..... 없다! 지다!"
수진이 얼굴을 찡그리며 서툰 이 나라 말로 말했다.
젊은 카안족은 무릎치기를 맞은 충격으로 잘생긴 얼굴을 일그러뜨리고 상체를 앞으로 조금 숙인 채로 아직까지도 켁켁거리고 있었다.
"아깝다! 거의 다 이겼는데....."
옆에서 촌장 노인이 아쉬운 소리를 지르는 가운데, 미영이 의문어린 표정으로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수진이 너....."
젊은 카안족이 카안족들 사이로 여전히 "켁! 켁!" 소리를 내면서 비치적거리며 들어가는 가운데 카안족들은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놀란 눈으로 서로 얼굴을 쳐다보고 있었다.
미영이 다시 입을 열었다.
"여러분이 마을 처녀들을 납치해 갔다고 들었습니다.
모두 돌려 보내 주십시오!"
그러자 가장 앞에 계속 나와 있던 조금 나이들어 보이는 카안족이 중후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무슨 소리냐? 몇 번이나 이미 말했지만, 우리와 함께 머물고 있는 인간의 암컷들은 그들쪽에서 우리를 찾아왔고, 그들 자신이 우리와 계속 머물기를 원하고 있는 것이다!
카안족은 숲을 해치지 않는 한, 남에게 자신의 뜻을 강요하는 일이 없다!"
촌장 노인이 외쳤다.
"새빨간 거짓말입니다! 셍뜨 아미트레 데 골쥬앙(금발의 여 성기사)님!"
미영이 말을 이었다.
"그러면 그 여자들을 이리로 데려올 수 있나요?"
그러자 카안족이 잠시 망설이는 듯 하더니 대답했다.
"우리는 상관없지만 그 여자들이 이리로 오기를 원하지 않고 있다.
역시 이 마을의 인간들에게는 몇 번이나 이미 말했지만, 확인을 원한다면 따라와서 직접 확인해봐도 좋다!"
촌장 노인이 다시 외쳤다.
"함정입니다! 따라가지 마십시오!"
나이든 카안족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
"우리는 카안족이다! 너희 인간들과 같이 생각하지 마라!"
그리하여 카안족 여섯 마리 - 여섯 명을 미영 일행 그리고 촌장 노인이 따라 나섰다.
숲속 길이라기 보다는 덤불과 수풀 사이를 헤치고 지나가며 미영이 수진에게 우리 말로 말했다.
"수진아! 혹시 아까 이길 수 있지 않았니?"
그러자 수진이 쑥쓰러운 표정으로 여자치고는 낮은 허스키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응! 하지만 힘겨루기 중에 무릎치기를 한게 조금 비겁한 느낌이 들어서 기권했던 거야!"
그 말에 미영이 고개를 끄덕이며 한숨을 쉬었다.
"왠지 이상한 일에 말려든 것 같아!"
한참이나 울창한 나무들과 수풀을 거의 똑바로 가로질러 가자, 맑은 물이 흐르는, 작지만 꽤 아름다운 폭포가 있는 냇물과 함께 잔디같은 조그만 풀밭이 나타났다.
젊은 여자 여섯 명이 완전히 발가벗은 하얀 알몸들을 드러낸 채 자기들끼리 얕은 냇물 속에서 물장난을 치며 놀고 있다가 미영 일행을 보더니 황급히 양손으로 가슴을 가리며 물속으로 몸을 집어 넣었다.
촌장 노인이 그중 한 여자에게 눈물을 흘리며 외쳤다.
"에밀리! 할아버지다! 집에 돌아가자꾸나! 여기 세비레(구원자)님들이 너희를 구해주러 오셨다!"
그러자 갈색 머리에 - 촌장 노인처럼 - 녹색의 눈동자를 한 젊은 여자가 물속에서 가슴을 손으로 가린 채로 말했다.
"할아버지! 죄송하지만 저는 슈바인님을 사랑해요!"
노인이 눈물을 흘리며 소리쳤다.
"저런 괴물을 사랑한다구? (미영 일행을 쳐다보며 다시 외쳤다) 세비레(구세주) 여러분! 역시 이것들이 뭔가 사악한 수법을 써서 홀린게 분명합니다!
제 손녀와 마을 처녀들을 제발 구해 주십시오!"
그러자 나이든 카안족이 다시 한숨을 쉬며 말했다.
"예전부터 이미 몇 번이나 말하지 않았었는가?
저 인간의 암컷들은 원해서 여기 있는 거니 와서 확인해봐도 좋다고.....
여기 있는 다른 나라 인간들의 힘을 믿고, 이제야 겨우 따라와 볼 용기를 내더니, 이젠 보고도 믿지 못하겠다는 건가?"
미영이 입을 열었다.
"제 동료중 한 사람이 상처와 더러운 것을 정화하는 힘을 가졌습니다.
여자들에게 뭔가 문제가 있는 건 아닌지 시험해봐도 좋습니까?"
카안족이 망설임없이 대답했다.
"저들을 아프게 하는게 아니라면 물론 좋다!"
미영의 눈짓으로 지선이라는 아가씨가 허리까지 오는 탐스러운 은발의 머리카락을 찰랑거리며 앞으로 나섰다.
양손을 앞으로 내밀면서 아름다운 은빛 눈동자가 붉은 색으로 변하는가 싶더니 양손을 중심으로 녹색의 부드러운 빛이 새나와 널리 퍼지기 시작했다!
"셍뜨레..... 데 실비앙 리에(은발의 성녀님)!"
촌장 노인의 목소리가 떨렸다.
에밀리라는 촌장의 손녀가 한숨을 쉬더니 손으로 가슴과 부끄러운 곳을 가리며 새하얀 알몸으로 물밖으로 걸어나오자 다른 여자들도 따라서 알몸인 채로 걸어나왔다.
아가씨가 보는 사람을 편안하게 달래주는 듯한 부드러운 녹색의 빛을 내는 손으로 차례로 여자들의 어깨와 머리를 쓰다듬은 후, 미영이 입을 열어 물었다.
"당신들은 마을로 돌아가고 싶지 않나요?"
그러자 에밀리가 고개를 끄덕이며 녹색의 눈동자에서 눈물을 흘리면서 말했다.
"물론 돌아가고 싶어요!
하지만 저는 슈바인님을 사랑하고 있고 다른 여자들도 다른 카안족들을 사랑해요!
지금은 돌아가고 싶지 않군요!"
다른 여자들도 그 말이 맞다는 듯 따라서 고개를 끄덕였다.
미영이 나이든 카안족을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
"죄송하지만, 한 가지만 더 시험해봐도 좋습니까?"
카안족이 고개를 끄덕이자, 미영은 셍뜨 미르(성수) 병을 꺼내 위협적으로 보이지 않도록 천천히 허리에 차고 있던 긴 칼의 날을 빼면서 칼날에 셍뜨 미르를 부었다.
그리고 칼자루를 두 손으로 잡고 천천히 칼끝을 하늘로 향한 채로 위로 높이 들어올리자, 칼날이 날카로운 느낌의 파란 빛을 내기 시작했다!
다음 순간 미영의 크고 동그란 금빛 눈동자가 붉게 변하면서, 칼날은 마치 작은 새파란 태양처럼 한낮인데도 눈이 부실 정도로 밝은 파란 빛을 내뿜었다!
"셍뜨 아미트레 데 골쥬앙 리에(금발의 여 성기사님)!"
촌장 노인이 다시 놀라움으로 입을 딱 벌리며 중얼거렸다.
하지만 여자들은 놀라워하기는 했지만 칼날이 내뿜는 새파란 빛속에서도 태연했다.
카안족들 역시 태연하게, 젊은 카안족들의 경우는 신기해하는 표정으로 눈부신 파란 빛을 쳐다보고 있었다.
미영이 다시 신중하게 입을 열었다.
"혹시 뭔가 협박받고 있는 거라면..... 카안족들은 확실히 강해서 우리가 이길 수 있다고 장담할 수는 없지만, 우리는 최소한 우리가 싸우는 동안 여러분들이 무사히 마을로 도망칠 수 있게 해드리고, 카안족들의 보복으로부터 앞으로 여러분과 여러분의 마을을 지켜드릴 수 있을 정도의 능력은 갖고 있습니다!"
씁쓸한 표정으로, 아까 수진과 힘을 겨뤘던 젊은 카안족이 고개를 끄덕이자, 눈부시게 파란 빛을 내고 있는 미영의 긴 칼을 쳐다보며 다른 카안족들도 뒤따라 고개를 끄덕였다.
아까 수진의 힘도 정말로 빠진게 아니었다는 것을 역시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에밀리는 - 긴 갈색의 머리카락이 세차게 휘날릴 정도로 - 단호하게 고개를 옆으로 저었다.
"아니요! 카안족은 남을 협박하거나 거짓말을 할 줄 모르는 종족이에요!
보시고도 모르겠나요?"
그 말에 서로 얼굴을 마주 본 미영 일행이 주영을 시작으로 한 사람씩 고개를 끄덕이기 시작했다!
나이든 카안족의 입가에 엷게 미소가 번졌다.
긴 칼을 다시 허리띠에 묶어 놓은 칼집에 천천히 집어 넣은 미영이 한숨을 쉬며 촌장 노인에게 말했다.
"죄송합니다! 정말로 여자들이 원해서 여기 있는게 확실한 것 같군요!
게다가 보셨다시피 이들은 사악한 자들도 아닙니다.
저희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는 것 같습니다."
촌장 노인이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셍뜨 아미트레 데 골쥬앙(금발의 여 성기사)님! 셍뜨레 데 실비앙(은발의 성녀)님! 그리고 여러분들!
마을 처녀들이 몽땅 이 괴물들에게 홀려 있으니 이제 이 작은 마을은 망할 겁니다.
저희들을 그냥 버리시려는 겁니까?"
그러자 나이든 카안족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
"너희 인간들은 언제나 그런 식이지.
찰나에 불과한 일을 못 참고 안달복달하고.....
우리를 좋아하는 저 인간의 암컷들에게는 미안한 얘기지만..... 인간의 사랑이나 감정은 잘해야 몇 년도 채 가지 못한다.
심지어 목숨을 구해주고 살 곳을 마련해 준 데 대한 감사의 맹세조차도....."
"아니에요, 슈바인님! 저희의 사랑은 영원히 변하지 않을거에요!"
에밀리가 녹색 눈동자를 반짝이며 단호한 표정으로 외치자, 다른 다섯 명의 젊은 여자들도 열렬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영원히라....."
나이든 카안족이 한숨을 쉬며 씁쓸한 표정을 지으면서 입을 열었다.
"우리 카안족은 숲을 수호하는 목신(나무의 신)들..... 나무 한 그루가 다칠 때마다 우리도 함께 아픔을 느낀다!
나무 한 그루, 한 그루가 우리에게는 형제들이나 다름없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희 인간들을 이곳 숲속에서 살게 해 주고 심지어 하루에 다섯 그루나 나무들을 벨 수 있도록 허락해줬던 것은....."
............................................................................................................
백 오십여 년전의 어느 날.....
허름한 차림을 한, 남녀노소가 섞인 열댓 명의 사람들이 숲속 덤불을 헤치며 숨가쁘게 달리고 있었다.
"큰 일이다! 이런 숲속까지 따라왔을 줄이야!"
마흔이 좀 넘어 보이는 장년의 남자가 일행들에게 빨리 뛰도록 연거푸 재촉하면서 낭패한 목소리로 외쳤다.
"킬킬킬킬킬킬!"
소리내어 웃으며 가죽갑옷을 입은 열 명의 병사들이 말을 타고 쫓아왔다.
쫓기는 사람들은 죽을 힘을 다해 도망쳤지만 순식간에 따라잡혀, 병사들이 휘두르는 나무 망치에 차례로 머리나 어깨를 맞고 신음하며 바닥에 굴렀다!
"노예들 주제에 잘도 도망쳤겠다!
영주님께서 보시면 아주 기뻐하시겠군!"
"그 전에 몸을 좀 풀고 갈까요?"
"좋지!"
병사들이 낄낄거리며 남자들을 돼지처럼 줄로 묶어 한군데 무릎꿇려 놓고, 일곱 명의 여자들 전부 허름한 치마며 옷들을 찢어발기듯 벗기기 시작했다!
여자들중 한 명은 이제 겨우 열 살을 조금 넘긴 것 같은 여자라기보다는 어린애였다!
"안돼요! 그 애는 안돼요! 제발 자비를!"
"엄마! 엄마!"
"킥킥킥킥! 역시 어린애가 조이는 맛은 더 좋다니까."
"아야! 아야야! 아야! 아파요! 엄마! 엄마!"
눈물을 흘리며 엄마를 부르는 어린 여자애를 발가 벗겨놓고 다리를 강제로 활짝 벌린 채 허리를 움직이며 욕심을 채우던 어느 병사의 눈에 이상한 것이 눈에 띄었다!
"엇! 저기!"
"왜 그래?"
같이 여자들을 한창 강간하면서 혹은 구경하면서 낄낄거리다가 놀라서 쳐다보는 동료들에게 어린 여자애 위에서 허리를 움직이던 병사가 손가락으로 조금 떨어진 덤불을 가리켰다.
"저기 괴물이 있어!"
말의 몸에 인간의 상체를 한 괴물 - 카안족 한 마리 - 아니 한 명이 덤불 사이에서 모습을 드러내고 지켜보고 있었다.
카안족이 중후한 음성으로 입을 열었다.
"다른 종족의 일에 관여할 수는 없지만, 참으로 참혹한 일을 하는구나, 인간들아!
오로지 본능에 따라 사는 짐승들도 강제로 교미를 하지는 않는다!
하물며 아직 다 자라지도 못한 어린 것과는 더욱 더....."
"어라라! 말도 하잖아!"
한 병사가 놀라는 가운데 또 다른 병사가 손뼉을 치더니 입을 열었다.
"맞다! 들어본 적이 있어!
이 근처 숲 어디에 말과 인간을 합친 모양의 괴물들이 살고 있다는 전설이 있다더라구.
그 괴물들의 뿔과 거시기는 불로불사의 힘을 주는, 값을 매길 수 없는 귀한 영약이라고 들었어!"
그러자 강간중이던 병사들 모두 바지를 추키고 일어나며 욕심으로 눈들을 번쩍였다.
"오늘은 운수대통이로군! 도망간 노예들도 잡고 벼락부자가 되다니!"
"죽여!"
"와아아아아!"
바닥에 놓아둔 나무망치들 대신 허리에 차고 있던 칼들을 뽑아들고 덤벼드는 병사들을 보고, 카안족이 한숨을 쉬더니 조용히 입을 열었다.
"위대한 숲과 나무들의 영이시여! 그대들의 형제에게 힘을 주소서!"
그로부터 불과 오 분도 채 지나기 전에, 열 명의 병사들 모두 팔다리나 갈비뼈 등이 부러져 나가는 중상을 입고 정신을 잃은 채로 여기저기 바닥에 널부러져 있었다!
여자들이 묶여있던 남자들과 애들을 풀어주자 모두들 눈물을 흘리며 카안족 앞에 무릎을 꿇었다.
"살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숲속의 신님!"
카안족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나는 숲을 지키는 목신(나무의 신) 카안족 - 숲을 해치지 않는 한, 다른 종족의 일에 관여할 생각은 없었다!
그만들 떠나라!"
그러자 일행을 이끌던 장년의 사내가 사람들을 대표해서 눈물을 흘리며 애원하듯 말했다.
"저희는 도망친 노예들입니다!
저희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는 살 수 없는 몸입니다.
이곳 목신님의 숲속 깊숙히 숨어서 살 수 있게 해 주십시오!"
그 말에 다른 사람들도 모두 눈물을 흘리며 고개를 끄덕이기 시작했다!
카안족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너희 인간들은 나무를 베어서 집을 짓고 땔감으로 쓰는 종족이 아닌가?
나무들은 우리 목신들에게는 형제와 같다."
그러자 사람들이 눈물을 흘리며 고개를 굽신거리는 가운데 장년의 사내가 애절한 목소리로 애원했다.
"하루에 더도말고 다섯 그루의 나무만 베면서 숲속에서 살 수 있도록 허락해 주십시오!
어차피 들짐승들도 나무를 뜯어먹고, 말라죽거나 병들어 죽는 나무들도 많이 있지 않습니까?
땔감도 반드시 바닥에 떨어진 나뭇가지들만 쓰도록 하겠습니다.
제발 저희를 살려 주십시오!"
덤불 속에서 다섯 명의 카안족이 더 모습을 드러냈다.
아직까지도 알몸을 드러낸 채로 눈물을 흘리면서 애원하는 여자들을 측은한 표정으로 바라보며, 그중 한 명의 카안족이 입을 열었다.
"저 인간의 말도 전혀 틀린 말은 아닙니다, 슈바인님!
사슴이나 토끼들도 또는 심지어 벌레들도 나무를 먹고 때로는 아예 죽게 만들기도 하죠.
하루에 다섯 그루라면 위대한 숲의 순환에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 같습니다만....."
다른 카안족들도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으음..... 하지만....."
침중하게 생각에 잠기는 카안족 슈바인의 모습을 보고 사람들 모두가 남녀노소할 것 없이 눈물을 흘리며 양손을 싹싹 비비며 빌기 시작했다!
어쩔 수 없다는 듯 슈바인이 천천히 머리를 끄덕이자, 기쁨과 감사의 눈물을 흘리며 사람들이 입을 모아 외쳤다!
"감사합니다! 목신님들! 이 은혜는 자손 대대로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
...........................................................................................................
나이든 카안족 슈바인이 씁쓸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그 이후 불과 백오십여 년이 지났지만, 너희 인간들은 숲에서 나는 열매와 사냥, 농사 등으로 충분히 먹고 살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무를 더 많이 베어 큰 돈을 벌 욕심으로 오히려 우리를 미워하고 있고, 심지어는 요 몇년새 너희 인간중의 어린 암컷들 몇 명이 우리들에게 자기 발로 왔다는 이유로 우리를 사냥하고 죽일 사냥꾼들까지 불러들이고 있지 않나?"
촌장 노인이 녹색 눈동자를 험악하게 치켜뜨며 외쳤다.
"흥! 이미 그 때 사람이라고는 아무도 없는데 그 말이 사실인지 어떻게 알겠소!"
"할아버지!"
에밀리라는 젊은 처녀가 안타까운 음성으로 외쳤다.
촌장 노인이 미영 일행을 돌아보며 사나운 목소리로 외쳤다.
"도와 주시지 않겠다면 할 수 없지요!
하지만 저는 반드시 손녀와 마을 처녀들을 힘으로라도 다시 찾을 것입니다!"
"할아버지!"
에밀리가 녹색 눈에서 눈물을 흘리며 다시 외쳤지만, 촌장 노인은 거칠게 몸을 홱 돌리더니 혼자서 성큼성큼 마을쪽으로 걸어가 버렸다.
왠지 안타까운 기분으로 미영 일행도 서로 얼굴을 마주 보았지만 딱히 해결책이 떠오르지 않았다.
미영이 에밀리에게 입을 열었다.
"나중에 다시 돌아오더라도 일단 할아버지를 따라서 마을에 돌아가는게 어때요?"
그러자 에밀리가 여전히 흐르는 눈물을 오른손으로 훔치면서 대답했다.
"일단 마을에 돌아가면 다시는 이리로 돌아올 수 없게될 거에요!
카안족은 숲을 해치지 않는 한 남에게 자기 의사를 강요하지 않지만, 우리 인간은..... 그렇지 않으니까요!"
미영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
"방법이 없는 것 같군! 우리도 돌아가자!"
미영의 말에 모두 마을쪽으로 무거운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주영은 마을로 향하면서도 몇 번이나 고개를 돌려 카안족들의 모습을 쳐다 보았다.
..............................................................................................
미영 일행이 사라진 후 젊은 카안족 한 명이 입을 열었다.
"저게 신의 축복을 받은 특별한 인간들만이 낼 수 있다는 셍뜨 바인(신성한 빛)이라는 거군요!
저렇게 밝고 아름다운 빛은 저는 난생 처음 봅니다!"
나이든 카안족 - 슈바인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천년이 넘는 동안..... 나무를 해쳐서 내가 경고한 인간들중에 신관이나 셍뜨 아미트(성기사)들도 종종 있었지만 저렇게 밝고 강한 빛은 나도 생전 처음 본다.
아마 저 인간의 암컷은 셍뜨 아미트(성기사)들 중에서도 가장 강한 편에 속할 것이다!
긴 은발을 가진 인간 암컷도 셍뜨레(성녀)라는 호칭이 과장이 아닐 정도로 밝은 빛을 내는군!
내가 봐 온 바로는 신관이라는 인간들도 대부분 신관복만 화려했을 뿐 셍뜨 바인(신성한 빛)을 낼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시피 했었다.
간혹 있어도 그 빛은 조금전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훨씬 약했었고....."
수진과 힘을 겨뤘던 다른 젊은 카안족이 입을 열었다.
"저와 싸워봤던, 인간의 암컷치고는 키가 큰 인간도 싸움 실력이 저보다 훨씬 위였습니다!
게다가 그 고양이처럼 나무를 잘 타던 귀엽게 생긴 인간의 암컷도 손톱으로 나뭇가지를 자르고 우리 카안족들보다도 훨씬 빠르고 가볍게 움직였었죠!
만약 아직 실력을 보이지 않고 있는 다른 인간의 암컷들도 그렇게 강하다면, 아마 싸웠다면 우리가 이길 수 없는 자들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촌장의 손녀딸 에밀리가 여전히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하얀 알몸인 채로 아직 물에 젖어있는 갈색의 긴 머리카락과 - 제법 풍만하지만 처녀답게 작은 젖꼭지가 귀여운 - 젖가슴을 슈바인의 어깨에 어리광부리듯 비비며 웃으면서 말했다.
"아니요! 그 분들과 카안족님들이 싸울 일은 전혀 없을 거에요!
그 분들 모두 좋은 사람들인 것 같았고, 카안족님들도 그러시니까요!
그보다 슈바인니~임!"
그러자 카안족 슈바인이 웃으며 말했다.
"내 어린 인간 애인이여! 너희 인간 암컷들의 성욕은 때때로 정말 놀랍구나!"
"어머! 슈바인님도 참!"
귀엽게 항의하듯 말하며 볼을 붉히던 에밀리가 젖가슴과 알몸을 슈바인의 말 몸통에 비비면서 점점 뒤쪽으로 몸을 옮겨 주영이 말한 대로 인간의 남자와 똑같은 모양인 - 하지만 30센치는 되어 보이는 크기에 굵기도 어린애 손목만큼 굵어 보이는 - 슈바인의 대물을 손으로 부드럽게 쓰다듬기 시작했다.
그리고 카안족 슈바인의 말 몸통 아래쪽에 무릎을 꿇더니 양손으로 그것을 잡고 혀를 길게 내밀어 핥기 시작했다.
"할짝! 할짝! 할짝!"
원래도 대물이었던 슈바인의 큰 그것이 꼿꼿하게 서면서 이제 40센치도 넘어 보이는 길이에 굵기도 더욱 굵어졌다!
"하아아! 슈바인님의 물건! 정말 너무너무 늠름해요!"
왼손을 자기 다리 사이에 가져가 스스로 성기를 조금 벌리고 드러난 크리토리스를 문지르면서 에밀리의 숨소리가 거칠어졌다.
카안족들과 다른 여자들이 보고 있었지만 전혀 거리낌없는 태도였다!
아니, 다른 다섯 명의 여자들도 어느새 각자의 애인인 카안족에게 알몸으로 매달린 채 혀가 엉키는 뜨거운 키스와 포옹을 하고 있거나, 카안족들의 대물을 입과 손으로 애무하고 젖가슴과 성기 등을 애무받으면서 황홀해 하고 있었다!
아까, 촌장과 미영 일행을 보고 물에서 나올 때는 손으로 알몸을 가리던 여자들이었지만 카안족들과 자신들만 있게 되자, 전혀 부끄러워하는 기색이 없었다.
"하아아아아! 너무 좋아요! 더요! 더요!"
어느새 가까이 있는 큰 나무에 손을 짚고 엎드려 엉덩이를 높이 든 자세로 슈바인의 대물을 천천히 받아들이며 에밀리가 신음소리를 냈다.
카안족 슈바인은 거대한 말의 몸통에 달린 앞발로 - 에밀리가 짚고 있는 것보다 조금 윗부분의 - 나무를 짚고 기댄 채로 아주 조심스럽게 에밀리의 성기에 자기의 그것을 밀어넣으며 움직이고 있었다.
"아프지는 않나, 인간?"
"하아아아아! 예, 괜찮아요! 에밀리라고 불러주시면 안돼요? 더요! 더요!"
"질컥! 질컥!"
카안족의 대물이 에밀리의 성기를 드나들 때마다 에밀리의 새하얀 알몸이 황홀한 흥분으로 부들부들 떨렸다!
성기에서 애액이 넘쳐 어느새 허벅지를 타고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에밀리만이 아니라 여자들 모두 어느새 알몸으로 엎드린 채 카안족들의 대물을 받아들이며 황홀감에 온몸을 떨고 있었다!
"아아아아아아앙!"
"아아! 아아아! 아아!"
"끄으으으응! 저 죽어요! 끄응! 끄으응!"
"하아! 하아! 하아! 하아!"
"사랑해요! 아아앙! 벤자인!"
섹스는 이곳에서 전혀 부끄러울 것도 감출 것도 없는 자연스럽고 아름다운 행위였다!
잠시후 슈바인이 몸을 떨더니 슈바인의 대물이 에밀리의 성기에서 빠져 나오면서 인간보다 훨씬 진하고 많은 양의 하얀 정액이 성기안을 가득 채우고 넘쳐나와 에밀리의 새하얀 허벅지를 타고 바닥에 뚝뚝 떨어졌다.
"하아아아아아아아아! 하아아아아아아아!"
에밀리는 절정에 올라 눈물까지 흘리며 새빨개진 얼굴로 땀투성이가 된 새하얀 엉덩이와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하아! 하아!"
쓰러지듯 바닥에 엎드린 에밀리가 오르가즘의 흥분으로 아직도 몸을 떨며 발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슈바인을 올려다 보며 입을 열었다.
"슈바인님! 너무너무 좋았어요! 슈바인님의 아기를 갖고 싶어요!"
그러자 나이든 카안족 슈바인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울창한 나무들 사이에서, 숲의 의지가 정하는 어느 보름달 밤에..... 목신(나무의 신)인 카안족은 선택받은 큰 나무에게서 하룻밤 사이에 생겨난다!
몇 백년에 한 번씩 일어나는 매우 드문 일이지만.....
그래서 우리 카안족은 나무들과 형제인 것이다!
그리고 이미 말했지만..... 인간과 교미를 해도 아이는 생기지 않는다!"
그러자 에밀리가 아직도 정액을 끝에서 조금씩 흘리고 있는 슈바인의 대물을 혀로 핥으며 아쉬운 표정으로 말했다.
"하지만..... 이렇게 인간과 똑같이 생겼는데, 그리고 섹스할 때면 이렇게나 황홀하고, 정액도 이렇게 듬뿍 듬뿍 받아들이는데 왜 아기가 생기지 않는 건지 이해가 가질 않아요!"
.................................................................................................
한편, 거의 직선길로 마을을 향해 숲을 헤치고 걷던 중에, 여검사 재연이 입을 열었다.
"미영씨?"
"예?"
"웬일이지? 이 여자가 자기쪽에서 말을 다 걸고?"
의아하게 여기며 미영이 대답하자 재연이 말을 이었다.
"만약 아까 그 여자들이 정말로 그 괴물들의 협박을 받고 있었다고 하면 어쩔 생각이었죠?
우리중 싸울 수 있는 사람은 미영씨와 주영씨, 수진씨 - 3명 뿐인데 괴물들은 여섯 마리나 되잖아요?"
주영이 입을 삐죽하며 끼어들었다.
"여섯 마리가 아니라 여섯 명이죠! 그리고 카안족들은 괴물이 아니라구요!"
미영이 뭔가 생각하는 듯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말로 설명할 순 없지만, 그 여자들은 협박받고 있는게 아니란 걸 저는 이미 느낄 수 있었어요!
촌장님이 들을 수 있도록..... 그리고 확인삼아서 질문했던 것 뿐이죠."
재연이 사나운 인상의 얼굴을 찌푸리며 입을 열었다.
"우리나라로 돌아가고 싶지 않으세요?
이상한 일들에 자꾸 말려들지 말고, 마을에 돌아가면 짐을 싸서 빨리 출발하자구요!"
미영이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생각했다.
"그게 당신의 길이겠죠, 서재연 검사님!"
"젖소" 은주가 미안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싸울 때면 도움이 전혀 못돼서 미안해!
나도 뭔가 능력이 생겼으면 좋았을텐데 아쉽네."
"아니요! 전혀 미안해하실 필요 없어요, 언니!"
미영이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다섯 마녀의 전설(The Legend of Five Witches) 4부 1장
『 - 사족 -
출장으로 인해 연재주기가 약간 흐트러졌습니다만, 본 야설의 연재주기는 일주일에 한 편, 보통은 주말이 될 것임을 미리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야설가 : (고민하는 표정으로) "강간 야설을 쓰나, 환타지 야설을 쓰나, 내 글을 재미있게 읽어 주시는 독자님들은
항상 다섯 분을 넘지 못하는 것 같아!
어째서일까?"
지선 : (조각처럼 아름다운 새하얀 얼굴에 환한 미소를 지으며) "혹시 제목을 바꿔보면 히트치지 않을까요?"
야설가 : (솔깃해하며) "그럴까? 뭘로?"
지선 : (천진하게 웃으며) "그야 물론, "다섯 독자의 전설(The Legend of Five Readers)"이죠!
신통찮은 야설을 항상 읽어주시는 위대한 다섯 독자님들을 위한 이야기라는 뜻으로요!"
야설가 : ㅜ_ㅜ 』
본 야설은 강간, 윤간, 성고문 수준의 SM 등 비윤리적이고 중범죄에 해당하며 잔인하고 하드코어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취향의 글을 좋아하시지 않는 분은 읽으시지 말 것을 미리 권고 드립니다.
- 4부 - 이어지는 전설 (드로인 마을편 : 목신들의 황혼) - 1장 -
"워워! 왼쪽! 왼쪽! 그만! 그만! 오른쪽! 오른쪽!"
마부석의 수진이 쩔쩔매며 여덟 마리의 말들을 몰고 있었다.
남자처럼 짧은 갈색 단발머리에, 평상시에는 무뚝뚝해 보일 정도로, 보통은 무표정한 수진이었지만 지금은 눈에 띄게 당황한 표정으로 이마에는 진땀까지 흘리고 있었다.
원래 약간 허스키한 - 여자치고는 조금 낮은 - 목소리를 갖고 있긴 했지만, 쉴새없이 말들에게 소리를 지른 탓에 목까지 약간 쉰 듯 했다.
"흐음..... 잘 안돼, 수진이 언니? 내가 한 번 해보면 안될까?"
마차 창문밖으로 고개를 내밀고 하는 주영의 말에 수진이 "워워! 멈춰라! 멈춰! 워워! 워워!" 하고 연거푸 외치고 쩔쩔매면서 겨우 대형 마차를 멈춰 세웠다.
수진이 마차 안으로 들어가고, 대신 마부석으로 옮겨간 주영이 말채찍을 허공에 울려 "짜악!" 소리를 내며 외쳤다.
"가자! 이랴아!"
그리고..... 아무 소리도 없었다!
조용한 가운데, 오직 말들의 "따그닥!" 거리는 말발굽 소리와 마차바퀴들이 굴러가는 가벼운 "덜커덕!" 거리는 소리만 들릴 뿐이었다.
수진은 끊임없이 소리를 지르고 줄을 잡아당기면서 말들을 모느라 목이 다 쉴 정도로 고생했지만 마차는 숲속 길을 왼쪽 끝에서 오른쪽 끝으로 갈팡질팡 위태롭게 달렸던 데 반해, 주영은 말없이 말들의 재갈에 연결된 줄만 가끔 조용히 당길 뿐이었지만 마차는 훨씬 안정된 상태로 길의 한복판을 빠르게 잘 달리고 있었다!
마차 안으로 들어와 겨우 한숨 돌린 표정이던 수진의 갈색 눈동자가 놀라서 동그래졌다.
미영도 놀란 표정으로 마차 창문으로 고개를 내밀고 쳐다보며 주영에게 말했다.
"너 말 참 잘 몬..... 위험해, 주영아! 뭐하니?"
마침 마부석에서 곡예하듯 물구나무 서기를 한 채로 그 나마 한쪽 손을 천천히 놓기 시작하던 주영이 미영의 소리를 듣고 다시 양손을 짚고 마부석에 앉았다.
"헤헤! 들켰다! 방금 봤어, 언니? 꽤 스릴 있어!"
"그러다가 다치면 어쩌려고 그러니?"
언니의 나무람에 주영이 다시 웃으면서 말했다.
"괜찮아, 언니! 좋은 말들이야! 지금 신나게 달려서 기분들도 좋고! 말들의 기분을 느끼지 못하겠어, 언니?"
"말들의 기분?"
고개를 갸웃거리던 미영이 조용히 눈을 감았다.
힘차게 달리는 말들의 따각거리는 말발굽 소리, 푸르르 거리는 숨소리..... 그리고, 여행의 흥분과 달리는 기쁨!
"으응! 눈을 감으니 느낄 수 있는 것 같아!"
그러자 주영이 크고 아름다운 붉은색 눈동자를 보석처럼 반짝이며 자랑스럽게 말했다.
"헤헤! 나는 그냥도 느낄 수 있는데.....
참! 수진이 언니, 미안해! 내가 말 모는데 재주가 있을 줄은 나도 몰랐어!"
주영의 말에 마차 안에서 수진이 고개를 내밀며 대답했다.
"아니야, 주영아! 고마워!"
크게 한숨 돌린 표정이었다.
하루 종일 경쾌하게 숲속 길을 달린 후, 해가 뉘엿뉘엿 지기 시작할 무렵, 길을 조금 벗어난 풀밭에 마차를 세우고 저녁 준비를 시작했다.
"오늘은 여기서 그만 쉬어야 겠어!"
미영의 말에 주영이 웃으며 대답했다.
"응, 언니! 얘들도 피곤한 것 같아!"
"말들을 그렇게 풀어놔도 괜찮을까?"
주영이 말들의 입에서 재갈을 풀고 고삐 줄까지 풀어주는 걸 보고 "젖소" 은주가 걱정스럽게 물었다.
"예, 도망치지 않을거에요, 얘들은."
여덟 마리의 말들이 마치 대답이라도 하는 것처럼 한꺼번에 "히히힝!" 하고 친근하게 들리는 콧소리를 냈다!
"점심은 마차 안에서 말린 빵으로 때웠지만 저녁은 제대로 먹어야지!
말린 쇠고기에, 말린 야채에, 베이컨에, 감자에..... 누군지 먹을 것들을 꽤 잘 싸 줬는데....."
능숙한 솜씨로, 번쩍번쩍하는 큰 남비에 재료들을 칼로 썰어 넣으면서 미영이 감탄했다.
"나는 불피울 나뭇가지를 주워올게."
"나도!"
수진과 주영이 나무들 사이로 들어갔다.
"휙!" "휙!" 주영의 날씬하면서도 건강해 보이는 몸이 키 큰 수진을 뒤로 하고 나무들 사이로 날쌔게 움직이더니 어느새 아무도 없는 깊은 숲속에 도착했다.
"자! 이제 주영식 땔감 마련을 해 보실까!"
주영이 장난스런 표정으로 웃으며 아름드리 큰 어느 나무 밑에 서서 잠시 올려다 보더니, 마치 고양이처럼 술술술 쉽게 나무에 기어 올라갔다.
그리고 굵은 나뭇가지들 사이를 장난치듯 가볍게 뛰어 다니면서 나무들을 손톱으로 후려치자 마치 날카로운 칼이나 도끼로 힘껏 내려치기라도 한 것처럼 나뭇가지들이 툭툭 잘리면서 "우수수!" 밑으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 때였다!
우렁찬 굵은 목소리가 호령하듯 들려왔다!
"멈춰라, 사악한 것아!
어디서 감히 숲을 해치는거냐?"
주영이 깜짝 놀라면서 밑을 바라보자 말의 몸에 사람의 상반신을 한 것들이 대여섯이나 나무 밑에서 주영을 노려보고 있었다!
"꺄아아악! 괴물들이다!"
놀라서 휘청하던 주영이 중심을 잃고 나무 아래로 떨어지자 "괴물"들중 하나가 혀를 차면서 달려와 떨어지는 주영을 가볍게 "턱!" 품에 받아 들었다!
가까이서 보니, 비록 허리 아래로는 말처럼 생긴 하반신을 갖고 있었으나 그 위로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상반신은 양처럼 동그랗게 말린 두 개의 뿔들을 제외하고는 사람과 동일해 보였고, 덤불같은 갈색 머리와 덮수룩한 갈색 수염이 조금 거칠어 보이기는 했지만, 잘생긴 얼굴에, 군살없는 날씬하고 가는 허리와 탄탄한 넓은 가슴, 그리고 놀랄만큼 근육질의 팔을 가진..... 꽤 남자답고 매력적인 외모의 "괴물"이었다.
주영이 "괴물"의 품에 안긴 채 이 나라 말로 중얼거렸다.
"헤에..... 꽤 신사적인 괴물이시네요!
하지만 받아주지 않아도 안전하게 착지할 자신이 있었는데....."
주영의 말에, "괴물"이 어처구니 없는 얼굴로 주영을 내려놓으며 이 나라 말로 입을 열었다.
"누구보고 괴물이라고 하는건가!
감히 숲을 해치다니 숲의 노여움이 두렵지 않은가?"
그러자 주영이 풀 죽은 얼굴로 고개를 꾸벅하며 대답했다.
"죄송합니다!
나뭇가지를 자르면 안되는 줄 몰랐어요."
그러자 주영의 붉은색 단발머리와 - 보석처럼 아름다운 - 동그랗고 큰 붉은색 눈동자를 유심히 바라보는 듯 하던, 주영을 받아 들었던 "괴물"이 다른 "괴물"들과 얼굴을 마주 보더니 말했다.
"너는 혹시 이 나라 사람이 아닌가?"
"예, 저는 다른 나라에서 왔어요."
"괴물"이 "험! 험!" 헛기침을 하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우리는 숲과 나무를 수호하는 종족 카안이다.
꼭 필요한 나무는 우리에게 미리 양해를 구하고 취해도 좋다.
하지만 나뭇가지라면 바닥에도 얼마든지 널려 있는데 나무들을 해치면서 잘라내는 건 허락할 수 없다!"
주영이 풀 죽은 얼굴로 다시 한번 공손히 고개를 숙였다.
"죄송합니다!"
그러더니 바닥을 둘러보면서 말했다.
"저..... 이미 벤 나뭇가지들은 가져가도 되나요?"
"괴물" 아니 카안족이 다시 한번 어처구니 없는 얼굴을 하더니 대답했다.
"이번만이다!"
주영이 활짝 웃으면서 고개를 꾸벅하며 말했다.
"고맙습니다!"
주영이 잠깐새에 베어놓은 나뭇가지들이 이미 바닥에 수북히 쌓여 있었다!
"너무 많이 베었나봐! 수진이 언니도 데려와야 겠다!"
혼잣말을 하더니, 나뭇가지들을 한 아름 안아들고 가벼운 몸놀림으로 나무들 사이로 사라지는 주영의 모습을 보면서, 카안족들이 서로 얼굴을 마주보다가 그중 비교적 나이가 젊어보이는 카안족 한 마리 - 아니 한 명이 입을 열었다.
"방금 그 인간..... 인간이 맞나요?
손톱으로 후려쳐서 나뭇가지들을 자른 것 같은데....."
또 한 명의 카안족이 말했다.
"게다가 숲에서 발소리도 안 날 정도로 부드럽고 가볍게 움직이는 군요!
떨어지는 걸 받아줄 필요 없었다는 말도 정말인 것 같습니다!"
처음 호통을 치고, 떨어지는 주영을 받아줬었던 조금 나이든 듯한 카안족이 부드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옆으로 저으며 입을 열었다.
입가에는 엷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런 건 중요하지 않다!
인간이든 아니든..... 착한 마음을 가진 어린 생명체로군!"
"언니! 언니! 언니! 괴물들이 나타났어! 괴물들!"
한편, "착한 마음을 가진 어린 생명체"는 일행들이 있는 곳에 돌아와 한참 호들갑을 떨고 있었다!
어느새 소리도 없이 허리에 차고 있던 긴 칼을 빼든 미영이 주영이 나온 숲쪽을 막아서며 외쳤다.
"다치진 않았니, 주영아?"
그러자 주영이 안고 있는 나뭇가지들을 내려 놓으며 말했다.
"응! 괴물들 있는 곳에 잘라놓은 나뭇가지들을 남겨놓고 왔는데 다시 가질러 가야 겠어.
수진이 언니! 같이 가질러....."
미영이 어처구니 없는 표정으로 주영의 말 중간에 끼어들며 말했다.
"지금 나뭇가지가 문제야? 위험한 괴물들이었니?"
그러자 주영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니! 하지만... 나무를 베면 안된다고 했어. 그리고....."
주영의 양볼이 약간 붉게 달아 올랐다.
"얼마나 남자답게 잘들 생겼는지 몰라!
게다가, 아무것도 안 입고 있어서 힐끔 아래쪽도 봤는데 그것도 얼마나 큰지....."
"젖소" 은주가 - 약간 옆으로 찢어져서 조금 사나워 보이는 연녹색 눈을 반짝거리며 - 호기심어린 얼굴로 끼어들었다.
"얼마나 큰데?"
"마치 예전에 얼핏 본 말들의 그것만하더라구요."
"와아! 그래? 어디 있다구?"
머리가 아파오는 기분을 느끼며 미영이 주영에게 물었다.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거야?"
................................................................................................................
다음날 아침, 모닥불을 끄고 마차에 올라 주영이 마차를 몰자 뜻밖에도 겨우 30분만에 마을이 나왔다!
통나무집들이 오십여 채쯤 모여서 자리잡고 있는, 샹리아보다는 조금 커 보이는 마을이었다.
"흐음..... 조금만 더 갔으면 마을에서 잘 수도 있는 걸 괜히 노숙했잖아!
괴물들에게 나무를 베었다고 혼도 나고....."
주영이 투덜거리는 가운데 미영 일행을 본 마을 사람들이 뜻밖에도 서로들 소리를 지르며 반가운 얼굴을 하고 대형 마차로 모여들었다
.
몰려드는 사람들을 본 주영이 마차를 세우고 미영이 마차 문을 열자, 흰 턱수염을 조금 기르고 녹색 눈동자를 가진 풍채좋고 나이 지긋한 노인 한 사람이 사람들 사이에서 나서더니 활짝 웃으면서 깊이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어서 오십시오! 셍뜨 아미트레 데 골쥬앙(금발의 여 성기사)님! 셍뜨레 데 실비앙(은발의 성녀)님! 그리고 그 동료 여러분!"
"헤에! 우리도 꽤 유명해 졌잖아?"
어린 주영이 생각없이 기분좋게 웃는 가운데, 미영이 마주 고개를 숙여 인사하면서도 약간 경계심 어린 목소리로 물었다.
"우리를 어떻게 알아 보셨죠?"
수진이 이삼일 동안 조금 갈팡질팡 마차를 몰긴 했지만 샹드로 마을을 떠난 이래 특별히 앞질러간 마차는 없었는데, 소문이 더 빨리 도착했다는 건 말도 안된다는 생각을 했다.
노인이 약간 지나치게 친절한 표정으로 웃음을 지어 보이며 대답했다.
"허허허허! 샹리아와 블랑키아, 샹드로까지 여러 마을들을 구원하신 위대하신 세비레(구원자)님들의 소문이 어찌 널리 퍼지지 않겠습니까?
저희 드로인 마을은 요새 비둘기 통신에 한창 재미를 붙인 터라 소식을 조금 더 빨리 전해 받았을 뿐이죠."
"전서구(연락용으로 훈련된 비둘기)로 소식을 전해 들었다는 건가?"
미영이 납득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지나치게 환대하는 듯한 노인과 마을 사람들의 태도는 어딘가 경계심을 느끼게 하는 점이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마을회관 겸 여관에 짐을 풀고 마을 사람들이 이끄는 대로 닭고기, 돼지고기, 감자 등으로 만든 - 나름대로 정성껏 차린 것으로 보이는 - 요리들을 대접받던 중, 촌장이라는 아까의 노인이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
"세비레(구원자) 여러분! 실은 이곳 드로인 마을은 지금 심각한 위험에 빠져 있습니다!
염치 없는 말씀입니다만, 도와주실 수 없으신지요?"
"무슨 일이신지요?"
역시나 라고 생각하면서, 하지만 상냥한 목소리로 미영이 물었다.
"이 마을은 카안족이라는 사악한 괴물들에게 위협받고 있습니다!
젊은 여자들은 강제로 납치당해 끔찍한 일을 당하고 있고 마을 사람들은 괴물들이 무서워서 숲속도 편하게 돌아다니지 못하고 있습니다.
숲 한복판에 있는 마을인데도 나무도 마음대로 베지 못하고 있구요."
"나무를 베지 못하게 하는 괴물들?" 어제 들은 얘기가 떠오른 미영이 주영쪽을 쳐다보자 주영이 이 나라말로 입을 열었다.
"흐음..... 카안족들이라면 어제 만나봤는데 꽤 신사적인 것 같던데요!
나무를 베지 못하게 하는 건 맞지만....."
그러자 촌장 노인이 놀라며 말했다.
"혹시 카안족들을 만나 보셨습니까?
무슨 험한 일은 안 당하셨는지요?"
"아니요! 전혀요!"
고개까지 옆으로 살래살래 흔드는 주영의 대답에 노인이 한숨을 쉬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교활한 것들이 세비레(구원자)님들 일행인줄 알고 지레 겁을 먹었나 보군요!
이 마을의 젊은 처녀들은 이미 모두 카안족들에게 납치당해서 끔찍한 일을 겪고 있습니다.
이 조그만 마을에서 벌써 6명이나요!
그 중에는 민망하지만 제 손녀딸도 있답니다!"
촌장 노인이 말끝에 눈물을 글썽였다.
"젖소" 은주가 끼어들었다.
"하지만 이 마을 집들도 다 통나무집이던데 괴물들이 나무를 베지 못하게 한다면 어떻게 나무로 집을 지으셨죠?"
노인이 대답했다.
"카안족들이 벨 수 있는 나무 숫자를 하루에 겨우 다섯 그루로 자기들 멋대로 정해 놓았답니다.
그걸로 겨우 생활에 필요한 나무는 구하고 있지만 팔기에는 무리죠."
이번에는 미영이 입을 열었다.
"역시..... 카안족들은 말을 할줄 아나 보군요!
몇 마리나 되죠?"
"전부 여섯 마리입니다."
그 말에 고개를 갸우뚱하며 미영이 말했다.
"이 자리에 있는 젊은 남자들만 적어도 서른 명은 되어 보이는데 그렇다면 왜 쫓아내지 못하셨죠?"
촌장 노인이 한숨을 쉬며 대답했다.
"그게 말씀입니다..... 어떻게나 힘이 세고 날쎈지..... 화살로 쏴도 맞출 수 없을 정도인데다가, 한 마리, 한 마리가 젊은 남자 수십 명의 힘을 갖고 있답니다!"
"어디로 가면 카안족을 만날 수 있죠?"
노인이 동그랗게 말린 양뿔 모양의 뿔고둥 같은 걸 보여주면서 말했다.
"그놈들이 준 이 뿔고둥을 불면 나타납니다."
그러자 미영이 금빛 눈동자에 더욱 의아한 빛을 띠며 말했다.
"그렇게 적대적인 분위기는 아닌 것 같이 보이는군요.
다치거나 죽은 사람이 있었나요?"
그러자 노인이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말씀드린 대로 제 손녀딸도 그리고 마을의 젊은 처녀란 처녀는 모두 잡혀가서 끔찍한 일을 당하고 있습니다!
다치거나 죽은 사람은 아직 없지만 이대로 가면 어차피 이 마을은 망해서 없어질 겁니다!"
잠시후 기대에 찬 얼굴의 마을 사람들과 함께 뭔가 찜찜한 표정의 미영 일행이 마을 어귀로 갔다.
"뿌 뿌우! 뿌 뿌우우우우!"
어느 마을 남자가 양볼을 부풀리며 양뿔 모양 뿔고둥을 힘차게 불자 소리가 길게 숲에 울려 퍼졌다.
그리고 2, 3분 정도 기다리자 여섯 마리, 아니 여섯 명의 카안족들이 마을 어귀에 모습을 드러냈다.
"무슨 일인가? 인간들이여!"
중후한 목소리와 함께 드러난 모습은.....
"아니, 하반신이 말이잖아, 주영아?"
"젖소" 은주가 주영에게 항의하듯 우리 말로 말했다.
"예! 제가 말씀드리지 않았어요?"
주영의 말에 "젖소"가 어처구니 없다는 표정으로 우리 말로 말했다.
"말만한..... (말하기 쑥스러운 듯 잠시 머뭇거렸다) 좆을 갖고 있다면서?"
그러자 주영이 고개를 옆으로 기울여 카안족들의 하반신을 들여다보며 우리 말로 말했다.
"맞아요! 보세요!"
"하지만 하반신이 말이면 말만한..... 좆을 갖고 있는게 당연한게....."
"젖소"의 말에 주영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니요! 틀려요! 자세히 보셔요! 크기는 크지만 짐승이 아니라 사람 남자들과 똑같이 생긴 좆을 갖고 있다구요!"
"젖소"도 겸연쩍은 표정으로 고개를 옆으로 기울이더니 감탄하는 말투로 말했다.
"어머! 그러게! 어쩜! 그 밑의 것까지 똑같은 것 같네!"
머리가 긴 "젖소"가 일부러 고개를 옆으로 기울여서 카안족들의 그것을 쳐다보자 긴 연녹색의 머리카락이 따라서 찰랑거렸다.
이 나라 사람들은 주영과 "젖소"가 하는 우리 말을 알아들을 수는 없겠지만, 미영은 창피함으로 볼이 붉어지는 걸 느꼈다!
두 명의 여자들이 고개를 옆으로 돌려 힐끔거리며 알아들을 수 없는 말(우리 말)로 대화를 계속하자, 가장 앞에 나와 있던 - 다른 카안족들에 비해서 좀더 나이가 들어보이는 - 카안족이 입을 열며 끼어들었다.
"어리석은 인간들이여! 숲에서는 누구도 카안족을 이길 수 없다!
이번에는 이 자들을 끌어들인 건가?"
"이번에는?"
미영이 고개를 갸우뚱하는 가운데, 촌장 노인이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흥! 이번에는 예전의 사냥꾼들과는 다르다!
이들은 최강의 세비레(구원자)님들이시다!
이 숲은 이제 우리 인간들의 것이 될 것이다!"
"뭐? 뭐?"
미영이 더욱 황당해지는 가운데, 나이든 카안족이 혀를 쯧쯧 차더니 미영 일행을 향해 입을 열었다.
"너희는..... 다른 나라에서 왔다는 인간들이로구나!
어디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면 덤벼 봐라!"
"안녕하셔요, 아저씨?"
주영이 활짝 웃으며 고개를 꾸벅해 인사했다.
"으.... 으응!"
앞장선 나이든 카안족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하자, 수진이 앞으로 나서며 더듬거리며 매우 서툰 이 나라 말로 말했다.
"어떻게... 모르다..... 너 강하다 나 듣다.
나 강하다! 싸우다!!!"
"쟤는 말을 잘 안하니까 이 나라 말이 통 안 느나봐!"
미영이 약간 머리아픈 기분을 느끼는 가운데, 그래도 수진이 말하고 싶은 내용을 이해한 듯, 뒤에 서 있던 조금 젊어 보이는 카안족 한 마리 - 한 명이 앞으로 나섰다.
덮수룩한 덤불같은 갈색 머리와 갈색 턱수염에 동그랗게 말린 양처럼 생긴 뿔이 달려 있기는 했지만, 무척 잘생긴 얼굴에,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상반신은 - 사실 상반신, 하반신할 것 없이 카안족들은 "옷"이라는 것을 아무것도 걸치지 않고 있었다 - 수영선수처럼 허리가 가늘고 가슴은 넓고 탄탄해 보였다!
"확실히 잘 생기긴 했구나!"
"젖소" 은주의 감탄에 주영이 신나는 목소리로 우리말로 말했다.
"그렇죠? 그렇죠?"
수진의 남자처럼 짧은 갈색 단발 머리와 갈색 눈동자, 180이 조금 넘는 늘씬하고 탄탄해 보이는 몸매를 보면서, 카안족이 잘생긴 얼굴에 활짝 미소를 지었다.
새하얀 이빨이 반짝이는 몹시 매력적인 미소였다!
"건강하고 아름다운 인간이로구나!
나는 약한 인간과 그것도 암컷을 상대로는 싸우고 싶지 않다!
꼭 싸워야만 하는가?"
"꺄악! 오빠! 오빠!"
주영이 엉뚱한 편을 응원하는 가운데, 수진이 늘 그렇듯 무표정한 얼굴로, 여자치고는 약간 낮은 허스키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나 미영 있다! 가다!"
이 나라 사람들은 무슨 뜻인지 이해못했길 희망하며 미영의 양볼이 약간 붉어지는 가운데, 약간 몸을 틀고 주먹쥔 양손을 올려든 격투 자세를 취하고 있던 수진이 기합과 함께 이단 옆차기로 공중에 몸을 날렸다!
"이야아아아앗!"
우리나라에 있을 때도 합기도 등 무술 유단자였지만, 이 나라에 온 뒤로 역시 전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빠르고 강해진 수진이었다!
젊은 카안족의 얼굴에 놀랍다는 표정이 번지더니 몸을 확 낮추면서 왼쪽으로 날쌔게 움직여 몸을 피했다!
하반신이 말처럼 생긴 큰 덩치에 비해 상상이 안 갈 만큼 빠른 움직임이었다!
"이야아아아아아아앗!"
카안족을 지나쳐 바닥에 착지한 수진이 어느새 뒤로 돌아 몸을 날리며 꽉 쥔 오른 주먹을 지르자 카안족이 왼손으로 수진의 주먹을 감싸듯 잡아 쥐었다!
"터어어억!"
그리고 이어지는 왼손 주먹도 오른손으로 "터억!" 소리와 함께 잡아 쥐면서 카안족이 다시 한번 잘 생긴 얼굴에 눈부신 하얀 미소를 지었다!
"제법이었지만 끝났다, 인간!"
말과 함께 카안족이 양손에 힘을 주자 수진의 몸이 지르르 뒤로 밀리기 시작했다.
"푸욱!"
수진도 주먹에 힘을 주어 버티자 수진의 발밑 땅이 꺼지면서 움푹 들어가면서 버티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뒤로 조금씩 조금씩 몸이 밀리고 있었다!
"이렇게 힘이 세다니..... 너 정말 인간인가?"
젊은 카안족의 잘 생긴 얼굴에 떠오른 당혹감이, 마주 쳐다보고 있는 수진의 갈색 눈동자가 붉은 색으로 변하자 놀라움으로 변했다!
"어! 어어!"
"지르르르르르!"
어느새 수진이 카안족을 뒤로 밀어 붙이기 시작했다!
이제는 수진쪽의 힘이 압도적으로 위인 것이 누가 보기에도 명확했다!
그러자 카안족이 한숨을 쉬더니 나직한 목소리로 중얼거리듯 말했다!
"위대한 숲과 나무들의 영이시여! 그대들의 형제에게 힘을 주소서!"
다음 순간 카안족의 온 몸이 녹색으로 번쩍 빛나는 듯 싶더니 뒤로 밀리기를 멈췄다!
승부는 다시 팽팽한 힘의 대결로 변했다!
서로 온 힘을 다해 밀고 있는 카안족과 수진의 양손만 부들부들 떨릴 뿐 양쪽다 꼼짝도 하지 않았다!
거의 막상막하의 힘이었다!
"퍼어억!"
갑자기 수진의 무릎치기가 아래에서 위로 카안족의 말 몸통 앞쪽에 작렬했다!
"커어어어어억!"
젊은 카안족의 잘생긴 얼굴이 고통으로 일그러졌다.
"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마을 사람들의 들뜬 함성이 울려 퍼지는가 싶더니, 수진이 갑자기 뒤로 두어 걸음 주춤주춤 물러나더니 바닥에 털썩 주저앉아 버리자 놀라서 잠잠해졌다!
"힘..... 없다! 지다!"
수진이 얼굴을 찡그리며 서툰 이 나라 말로 말했다.
젊은 카안족은 무릎치기를 맞은 충격으로 잘생긴 얼굴을 일그러뜨리고 상체를 앞으로 조금 숙인 채로 아직까지도 켁켁거리고 있었다.
"아깝다! 거의 다 이겼는데....."
옆에서 촌장 노인이 아쉬운 소리를 지르는 가운데, 미영이 의문어린 표정으로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수진이 너....."
젊은 카안족이 카안족들 사이로 여전히 "켁! 켁!" 소리를 내면서 비치적거리며 들어가는 가운데 카안족들은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놀란 눈으로 서로 얼굴을 쳐다보고 있었다.
미영이 다시 입을 열었다.
"여러분이 마을 처녀들을 납치해 갔다고 들었습니다.
모두 돌려 보내 주십시오!"
그러자 가장 앞에 계속 나와 있던 조금 나이들어 보이는 카안족이 중후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무슨 소리냐? 몇 번이나 이미 말했지만, 우리와 함께 머물고 있는 인간의 암컷들은 그들쪽에서 우리를 찾아왔고, 그들 자신이 우리와 계속 머물기를 원하고 있는 것이다!
카안족은 숲을 해치지 않는 한, 남에게 자신의 뜻을 강요하는 일이 없다!"
촌장 노인이 외쳤다.
"새빨간 거짓말입니다! 셍뜨 아미트레 데 골쥬앙(금발의 여 성기사)님!"
미영이 말을 이었다.
"그러면 그 여자들을 이리로 데려올 수 있나요?"
그러자 카안족이 잠시 망설이는 듯 하더니 대답했다.
"우리는 상관없지만 그 여자들이 이리로 오기를 원하지 않고 있다.
역시 이 마을의 인간들에게는 몇 번이나 이미 말했지만, 확인을 원한다면 따라와서 직접 확인해봐도 좋다!"
촌장 노인이 다시 외쳤다.
"함정입니다! 따라가지 마십시오!"
나이든 카안족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
"우리는 카안족이다! 너희 인간들과 같이 생각하지 마라!"
그리하여 카안족 여섯 마리 - 여섯 명을 미영 일행 그리고 촌장 노인이 따라 나섰다.
숲속 길이라기 보다는 덤불과 수풀 사이를 헤치고 지나가며 미영이 수진에게 우리 말로 말했다.
"수진아! 혹시 아까 이길 수 있지 않았니?"
그러자 수진이 쑥쓰러운 표정으로 여자치고는 낮은 허스키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응! 하지만 힘겨루기 중에 무릎치기를 한게 조금 비겁한 느낌이 들어서 기권했던 거야!"
그 말에 미영이 고개를 끄덕이며 한숨을 쉬었다.
"왠지 이상한 일에 말려든 것 같아!"
한참이나 울창한 나무들과 수풀을 거의 똑바로 가로질러 가자, 맑은 물이 흐르는, 작지만 꽤 아름다운 폭포가 있는 냇물과 함께 잔디같은 조그만 풀밭이 나타났다.
젊은 여자 여섯 명이 완전히 발가벗은 하얀 알몸들을 드러낸 채 자기들끼리 얕은 냇물 속에서 물장난을 치며 놀고 있다가 미영 일행을 보더니 황급히 양손으로 가슴을 가리며 물속으로 몸을 집어 넣었다.
촌장 노인이 그중 한 여자에게 눈물을 흘리며 외쳤다.
"에밀리! 할아버지다! 집에 돌아가자꾸나! 여기 세비레(구원자)님들이 너희를 구해주러 오셨다!"
그러자 갈색 머리에 - 촌장 노인처럼 - 녹색의 눈동자를 한 젊은 여자가 물속에서 가슴을 손으로 가린 채로 말했다.
"할아버지! 죄송하지만 저는 슈바인님을 사랑해요!"
노인이 눈물을 흘리며 소리쳤다.
"저런 괴물을 사랑한다구? (미영 일행을 쳐다보며 다시 외쳤다) 세비레(구세주) 여러분! 역시 이것들이 뭔가 사악한 수법을 써서 홀린게 분명합니다!
제 손녀와 마을 처녀들을 제발 구해 주십시오!"
그러자 나이든 카안족이 다시 한숨을 쉬며 말했다.
"예전부터 이미 몇 번이나 말하지 않았었는가?
저 인간의 암컷들은 원해서 여기 있는 거니 와서 확인해봐도 좋다고.....
여기 있는 다른 나라 인간들의 힘을 믿고, 이제야 겨우 따라와 볼 용기를 내더니, 이젠 보고도 믿지 못하겠다는 건가?"
미영이 입을 열었다.
"제 동료중 한 사람이 상처와 더러운 것을 정화하는 힘을 가졌습니다.
여자들에게 뭔가 문제가 있는 건 아닌지 시험해봐도 좋습니까?"
카안족이 망설임없이 대답했다.
"저들을 아프게 하는게 아니라면 물론 좋다!"
미영의 눈짓으로 지선이라는 아가씨가 허리까지 오는 탐스러운 은발의 머리카락을 찰랑거리며 앞으로 나섰다.
양손을 앞으로 내밀면서 아름다운 은빛 눈동자가 붉은 색으로 변하는가 싶더니 양손을 중심으로 녹색의 부드러운 빛이 새나와 널리 퍼지기 시작했다!
"셍뜨레..... 데 실비앙 리에(은발의 성녀님)!"
촌장 노인의 목소리가 떨렸다.
에밀리라는 촌장의 손녀가 한숨을 쉬더니 손으로 가슴과 부끄러운 곳을 가리며 새하얀 알몸으로 물밖으로 걸어나오자 다른 여자들도 따라서 알몸인 채로 걸어나왔다.
아가씨가 보는 사람을 편안하게 달래주는 듯한 부드러운 녹색의 빛을 내는 손으로 차례로 여자들의 어깨와 머리를 쓰다듬은 후, 미영이 입을 열어 물었다.
"당신들은 마을로 돌아가고 싶지 않나요?"
그러자 에밀리가 고개를 끄덕이며 녹색의 눈동자에서 눈물을 흘리면서 말했다.
"물론 돌아가고 싶어요!
하지만 저는 슈바인님을 사랑하고 있고 다른 여자들도 다른 카안족들을 사랑해요!
지금은 돌아가고 싶지 않군요!"
다른 여자들도 그 말이 맞다는 듯 따라서 고개를 끄덕였다.
미영이 나이든 카안족을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
"죄송하지만, 한 가지만 더 시험해봐도 좋습니까?"
카안족이 고개를 끄덕이자, 미영은 셍뜨 미르(성수) 병을 꺼내 위협적으로 보이지 않도록 천천히 허리에 차고 있던 긴 칼의 날을 빼면서 칼날에 셍뜨 미르를 부었다.
그리고 칼자루를 두 손으로 잡고 천천히 칼끝을 하늘로 향한 채로 위로 높이 들어올리자, 칼날이 날카로운 느낌의 파란 빛을 내기 시작했다!
다음 순간 미영의 크고 동그란 금빛 눈동자가 붉게 변하면서, 칼날은 마치 작은 새파란 태양처럼 한낮인데도 눈이 부실 정도로 밝은 파란 빛을 내뿜었다!
"셍뜨 아미트레 데 골쥬앙 리에(금발의 여 성기사님)!"
촌장 노인이 다시 놀라움으로 입을 딱 벌리며 중얼거렸다.
하지만 여자들은 놀라워하기는 했지만 칼날이 내뿜는 새파란 빛속에서도 태연했다.
카안족들 역시 태연하게, 젊은 카안족들의 경우는 신기해하는 표정으로 눈부신 파란 빛을 쳐다보고 있었다.
미영이 다시 신중하게 입을 열었다.
"혹시 뭔가 협박받고 있는 거라면..... 카안족들은 확실히 강해서 우리가 이길 수 있다고 장담할 수는 없지만, 우리는 최소한 우리가 싸우는 동안 여러분들이 무사히 마을로 도망칠 수 있게 해드리고, 카안족들의 보복으로부터 앞으로 여러분과 여러분의 마을을 지켜드릴 수 있을 정도의 능력은 갖고 있습니다!"
씁쓸한 표정으로, 아까 수진과 힘을 겨뤘던 젊은 카안족이 고개를 끄덕이자, 눈부시게 파란 빛을 내고 있는 미영의 긴 칼을 쳐다보며 다른 카안족들도 뒤따라 고개를 끄덕였다.
아까 수진의 힘도 정말로 빠진게 아니었다는 것을 역시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에밀리는 - 긴 갈색의 머리카락이 세차게 휘날릴 정도로 - 단호하게 고개를 옆으로 저었다.
"아니요! 카안족은 남을 협박하거나 거짓말을 할 줄 모르는 종족이에요!
보시고도 모르겠나요?"
그 말에 서로 얼굴을 마주 본 미영 일행이 주영을 시작으로 한 사람씩 고개를 끄덕이기 시작했다!
나이든 카안족의 입가에 엷게 미소가 번졌다.
긴 칼을 다시 허리띠에 묶어 놓은 칼집에 천천히 집어 넣은 미영이 한숨을 쉬며 촌장 노인에게 말했다.
"죄송합니다! 정말로 여자들이 원해서 여기 있는게 확실한 것 같군요!
게다가 보셨다시피 이들은 사악한 자들도 아닙니다.
저희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는 것 같습니다."
촌장 노인이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셍뜨 아미트레 데 골쥬앙(금발의 여 성기사)님! 셍뜨레 데 실비앙(은발의 성녀)님! 그리고 여러분들!
마을 처녀들이 몽땅 이 괴물들에게 홀려 있으니 이제 이 작은 마을은 망할 겁니다.
저희들을 그냥 버리시려는 겁니까?"
그러자 나이든 카안족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
"너희 인간들은 언제나 그런 식이지.
찰나에 불과한 일을 못 참고 안달복달하고.....
우리를 좋아하는 저 인간의 암컷들에게는 미안한 얘기지만..... 인간의 사랑이나 감정은 잘해야 몇 년도 채 가지 못한다.
심지어 목숨을 구해주고 살 곳을 마련해 준 데 대한 감사의 맹세조차도....."
"아니에요, 슈바인님! 저희의 사랑은 영원히 변하지 않을거에요!"
에밀리가 녹색 눈동자를 반짝이며 단호한 표정으로 외치자, 다른 다섯 명의 젊은 여자들도 열렬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영원히라....."
나이든 카안족이 한숨을 쉬며 씁쓸한 표정을 지으면서 입을 열었다.
"우리 카안족은 숲을 수호하는 목신(나무의 신)들..... 나무 한 그루가 다칠 때마다 우리도 함께 아픔을 느낀다!
나무 한 그루, 한 그루가 우리에게는 형제들이나 다름없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희 인간들을 이곳 숲속에서 살게 해 주고 심지어 하루에 다섯 그루나 나무들을 벨 수 있도록 허락해줬던 것은....."
............................................................................................................
백 오십여 년전의 어느 날.....
허름한 차림을 한, 남녀노소가 섞인 열댓 명의 사람들이 숲속 덤불을 헤치며 숨가쁘게 달리고 있었다.
"큰 일이다! 이런 숲속까지 따라왔을 줄이야!"
마흔이 좀 넘어 보이는 장년의 남자가 일행들에게 빨리 뛰도록 연거푸 재촉하면서 낭패한 목소리로 외쳤다.
"킬킬킬킬킬킬!"
소리내어 웃으며 가죽갑옷을 입은 열 명의 병사들이 말을 타고 쫓아왔다.
쫓기는 사람들은 죽을 힘을 다해 도망쳤지만 순식간에 따라잡혀, 병사들이 휘두르는 나무 망치에 차례로 머리나 어깨를 맞고 신음하며 바닥에 굴렀다!
"노예들 주제에 잘도 도망쳤겠다!
영주님께서 보시면 아주 기뻐하시겠군!"
"그 전에 몸을 좀 풀고 갈까요?"
"좋지!"
병사들이 낄낄거리며 남자들을 돼지처럼 줄로 묶어 한군데 무릎꿇려 놓고, 일곱 명의 여자들 전부 허름한 치마며 옷들을 찢어발기듯 벗기기 시작했다!
여자들중 한 명은 이제 겨우 열 살을 조금 넘긴 것 같은 여자라기보다는 어린애였다!
"안돼요! 그 애는 안돼요! 제발 자비를!"
"엄마! 엄마!"
"킥킥킥킥! 역시 어린애가 조이는 맛은 더 좋다니까."
"아야! 아야야! 아야! 아파요! 엄마! 엄마!"
눈물을 흘리며 엄마를 부르는 어린 여자애를 발가 벗겨놓고 다리를 강제로 활짝 벌린 채 허리를 움직이며 욕심을 채우던 어느 병사의 눈에 이상한 것이 눈에 띄었다!
"엇! 저기!"
"왜 그래?"
같이 여자들을 한창 강간하면서 혹은 구경하면서 낄낄거리다가 놀라서 쳐다보는 동료들에게 어린 여자애 위에서 허리를 움직이던 병사가 손가락으로 조금 떨어진 덤불을 가리켰다.
"저기 괴물이 있어!"
말의 몸에 인간의 상체를 한 괴물 - 카안족 한 마리 - 아니 한 명이 덤불 사이에서 모습을 드러내고 지켜보고 있었다.
카안족이 중후한 음성으로 입을 열었다.
"다른 종족의 일에 관여할 수는 없지만, 참으로 참혹한 일을 하는구나, 인간들아!
오로지 본능에 따라 사는 짐승들도 강제로 교미를 하지는 않는다!
하물며 아직 다 자라지도 못한 어린 것과는 더욱 더....."
"어라라! 말도 하잖아!"
한 병사가 놀라는 가운데 또 다른 병사가 손뼉을 치더니 입을 열었다.
"맞다! 들어본 적이 있어!
이 근처 숲 어디에 말과 인간을 합친 모양의 괴물들이 살고 있다는 전설이 있다더라구.
그 괴물들의 뿔과 거시기는 불로불사의 힘을 주는, 값을 매길 수 없는 귀한 영약이라고 들었어!"
그러자 강간중이던 병사들 모두 바지를 추키고 일어나며 욕심으로 눈들을 번쩍였다.
"오늘은 운수대통이로군! 도망간 노예들도 잡고 벼락부자가 되다니!"
"죽여!"
"와아아아아!"
바닥에 놓아둔 나무망치들 대신 허리에 차고 있던 칼들을 뽑아들고 덤벼드는 병사들을 보고, 카안족이 한숨을 쉬더니 조용히 입을 열었다.
"위대한 숲과 나무들의 영이시여! 그대들의 형제에게 힘을 주소서!"
그로부터 불과 오 분도 채 지나기 전에, 열 명의 병사들 모두 팔다리나 갈비뼈 등이 부러져 나가는 중상을 입고 정신을 잃은 채로 여기저기 바닥에 널부러져 있었다!
여자들이 묶여있던 남자들과 애들을 풀어주자 모두들 눈물을 흘리며 카안족 앞에 무릎을 꿇었다.
"살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숲속의 신님!"
카안족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나는 숲을 지키는 목신(나무의 신) 카안족 - 숲을 해치지 않는 한, 다른 종족의 일에 관여할 생각은 없었다!
그만들 떠나라!"
그러자 일행을 이끌던 장년의 사내가 사람들을 대표해서 눈물을 흘리며 애원하듯 말했다.
"저희는 도망친 노예들입니다!
저희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는 살 수 없는 몸입니다.
이곳 목신님의 숲속 깊숙히 숨어서 살 수 있게 해 주십시오!"
그 말에 다른 사람들도 모두 눈물을 흘리며 고개를 끄덕이기 시작했다!
카안족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너희 인간들은 나무를 베어서 집을 짓고 땔감으로 쓰는 종족이 아닌가?
나무들은 우리 목신들에게는 형제와 같다."
그러자 사람들이 눈물을 흘리며 고개를 굽신거리는 가운데 장년의 사내가 애절한 목소리로 애원했다.
"하루에 더도말고 다섯 그루의 나무만 베면서 숲속에서 살 수 있도록 허락해 주십시오!
어차피 들짐승들도 나무를 뜯어먹고, 말라죽거나 병들어 죽는 나무들도 많이 있지 않습니까?
땔감도 반드시 바닥에 떨어진 나뭇가지들만 쓰도록 하겠습니다.
제발 저희를 살려 주십시오!"
덤불 속에서 다섯 명의 카안족이 더 모습을 드러냈다.
아직까지도 알몸을 드러낸 채로 눈물을 흘리면서 애원하는 여자들을 측은한 표정으로 바라보며, 그중 한 명의 카안족이 입을 열었다.
"저 인간의 말도 전혀 틀린 말은 아닙니다, 슈바인님!
사슴이나 토끼들도 또는 심지어 벌레들도 나무를 먹고 때로는 아예 죽게 만들기도 하죠.
하루에 다섯 그루라면 위대한 숲의 순환에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 같습니다만....."
다른 카안족들도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으음..... 하지만....."
침중하게 생각에 잠기는 카안족 슈바인의 모습을 보고 사람들 모두가 남녀노소할 것 없이 눈물을 흘리며 양손을 싹싹 비비며 빌기 시작했다!
어쩔 수 없다는 듯 슈바인이 천천히 머리를 끄덕이자, 기쁨과 감사의 눈물을 흘리며 사람들이 입을 모아 외쳤다!
"감사합니다! 목신님들! 이 은혜는 자손 대대로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
...........................................................................................................
나이든 카안족 슈바인이 씁쓸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그 이후 불과 백오십여 년이 지났지만, 너희 인간들은 숲에서 나는 열매와 사냥, 농사 등으로 충분히 먹고 살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무를 더 많이 베어 큰 돈을 벌 욕심으로 오히려 우리를 미워하고 있고, 심지어는 요 몇년새 너희 인간중의 어린 암컷들 몇 명이 우리들에게 자기 발로 왔다는 이유로 우리를 사냥하고 죽일 사냥꾼들까지 불러들이고 있지 않나?"
촌장 노인이 녹색 눈동자를 험악하게 치켜뜨며 외쳤다.
"흥! 이미 그 때 사람이라고는 아무도 없는데 그 말이 사실인지 어떻게 알겠소!"
"할아버지!"
에밀리라는 젊은 처녀가 안타까운 음성으로 외쳤다.
촌장 노인이 미영 일행을 돌아보며 사나운 목소리로 외쳤다.
"도와 주시지 않겠다면 할 수 없지요!
하지만 저는 반드시 손녀와 마을 처녀들을 힘으로라도 다시 찾을 것입니다!"
"할아버지!"
에밀리가 녹색 눈에서 눈물을 흘리며 다시 외쳤지만, 촌장 노인은 거칠게 몸을 홱 돌리더니 혼자서 성큼성큼 마을쪽으로 걸어가 버렸다.
왠지 안타까운 기분으로 미영 일행도 서로 얼굴을 마주 보았지만 딱히 해결책이 떠오르지 않았다.
미영이 에밀리에게 입을 열었다.
"나중에 다시 돌아오더라도 일단 할아버지를 따라서 마을에 돌아가는게 어때요?"
그러자 에밀리가 여전히 흐르는 눈물을 오른손으로 훔치면서 대답했다.
"일단 마을에 돌아가면 다시는 이리로 돌아올 수 없게될 거에요!
카안족은 숲을 해치지 않는 한 남에게 자기 의사를 강요하지 않지만, 우리 인간은..... 그렇지 않으니까요!"
미영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
"방법이 없는 것 같군! 우리도 돌아가자!"
미영의 말에 모두 마을쪽으로 무거운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주영은 마을로 향하면서도 몇 번이나 고개를 돌려 카안족들의 모습을 쳐다 보았다.
..............................................................................................
미영 일행이 사라진 후 젊은 카안족 한 명이 입을 열었다.
"저게 신의 축복을 받은 특별한 인간들만이 낼 수 있다는 셍뜨 바인(신성한 빛)이라는 거군요!
저렇게 밝고 아름다운 빛은 저는 난생 처음 봅니다!"
나이든 카안족 - 슈바인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천년이 넘는 동안..... 나무를 해쳐서 내가 경고한 인간들중에 신관이나 셍뜨 아미트(성기사)들도 종종 있었지만 저렇게 밝고 강한 빛은 나도 생전 처음 본다.
아마 저 인간의 암컷은 셍뜨 아미트(성기사)들 중에서도 가장 강한 편에 속할 것이다!
긴 은발을 가진 인간 암컷도 셍뜨레(성녀)라는 호칭이 과장이 아닐 정도로 밝은 빛을 내는군!
내가 봐 온 바로는 신관이라는 인간들도 대부분 신관복만 화려했을 뿐 셍뜨 바인(신성한 빛)을 낼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시피 했었다.
간혹 있어도 그 빛은 조금전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훨씬 약했었고....."
수진과 힘을 겨뤘던 다른 젊은 카안족이 입을 열었다.
"저와 싸워봤던, 인간의 암컷치고는 키가 큰 인간도 싸움 실력이 저보다 훨씬 위였습니다!
게다가 그 고양이처럼 나무를 잘 타던 귀엽게 생긴 인간의 암컷도 손톱으로 나뭇가지를 자르고 우리 카안족들보다도 훨씬 빠르고 가볍게 움직였었죠!
만약 아직 실력을 보이지 않고 있는 다른 인간의 암컷들도 그렇게 강하다면, 아마 싸웠다면 우리가 이길 수 없는 자들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촌장의 손녀딸 에밀리가 여전히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하얀 알몸인 채로 아직 물에 젖어있는 갈색의 긴 머리카락과 - 제법 풍만하지만 처녀답게 작은 젖꼭지가 귀여운 - 젖가슴을 슈바인의 어깨에 어리광부리듯 비비며 웃으면서 말했다.
"아니요! 그 분들과 카안족님들이 싸울 일은 전혀 없을 거에요!
그 분들 모두 좋은 사람들인 것 같았고, 카안족님들도 그러시니까요!
그보다 슈바인니~임!"
그러자 카안족 슈바인이 웃으며 말했다.
"내 어린 인간 애인이여! 너희 인간 암컷들의 성욕은 때때로 정말 놀랍구나!"
"어머! 슈바인님도 참!"
귀엽게 항의하듯 말하며 볼을 붉히던 에밀리가 젖가슴과 알몸을 슈바인의 말 몸통에 비비면서 점점 뒤쪽으로 몸을 옮겨 주영이 말한 대로 인간의 남자와 똑같은 모양인 - 하지만 30센치는 되어 보이는 크기에 굵기도 어린애 손목만큼 굵어 보이는 - 슈바인의 대물을 손으로 부드럽게 쓰다듬기 시작했다.
그리고 카안족 슈바인의 말 몸통 아래쪽에 무릎을 꿇더니 양손으로 그것을 잡고 혀를 길게 내밀어 핥기 시작했다.
"할짝! 할짝! 할짝!"
원래도 대물이었던 슈바인의 큰 그것이 꼿꼿하게 서면서 이제 40센치도 넘어 보이는 길이에 굵기도 더욱 굵어졌다!
"하아아! 슈바인님의 물건! 정말 너무너무 늠름해요!"
왼손을 자기 다리 사이에 가져가 스스로 성기를 조금 벌리고 드러난 크리토리스를 문지르면서 에밀리의 숨소리가 거칠어졌다.
카안족들과 다른 여자들이 보고 있었지만 전혀 거리낌없는 태도였다!
아니, 다른 다섯 명의 여자들도 어느새 각자의 애인인 카안족에게 알몸으로 매달린 채 혀가 엉키는 뜨거운 키스와 포옹을 하고 있거나, 카안족들의 대물을 입과 손으로 애무하고 젖가슴과 성기 등을 애무받으면서 황홀해 하고 있었다!
아까, 촌장과 미영 일행을 보고 물에서 나올 때는 손으로 알몸을 가리던 여자들이었지만 카안족들과 자신들만 있게 되자, 전혀 부끄러워하는 기색이 없었다.
"하아아아아! 너무 좋아요! 더요! 더요!"
어느새 가까이 있는 큰 나무에 손을 짚고 엎드려 엉덩이를 높이 든 자세로 슈바인의 대물을 천천히 받아들이며 에밀리가 신음소리를 냈다.
카안족 슈바인은 거대한 말의 몸통에 달린 앞발로 - 에밀리가 짚고 있는 것보다 조금 윗부분의 - 나무를 짚고 기댄 채로 아주 조심스럽게 에밀리의 성기에 자기의 그것을 밀어넣으며 움직이고 있었다.
"아프지는 않나, 인간?"
"하아아아아! 예, 괜찮아요! 에밀리라고 불러주시면 안돼요? 더요! 더요!"
"질컥! 질컥!"
카안족의 대물이 에밀리의 성기를 드나들 때마다 에밀리의 새하얀 알몸이 황홀한 흥분으로 부들부들 떨렸다!
성기에서 애액이 넘쳐 어느새 허벅지를 타고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에밀리만이 아니라 여자들 모두 어느새 알몸으로 엎드린 채 카안족들의 대물을 받아들이며 황홀감에 온몸을 떨고 있었다!
"아아아아아아앙!"
"아아! 아아아! 아아!"
"끄으으으응! 저 죽어요! 끄응! 끄으응!"
"하아! 하아! 하아! 하아!"
"사랑해요! 아아앙! 벤자인!"
섹스는 이곳에서 전혀 부끄러울 것도 감출 것도 없는 자연스럽고 아름다운 행위였다!
잠시후 슈바인이 몸을 떨더니 슈바인의 대물이 에밀리의 성기에서 빠져 나오면서 인간보다 훨씬 진하고 많은 양의 하얀 정액이 성기안을 가득 채우고 넘쳐나와 에밀리의 새하얀 허벅지를 타고 바닥에 뚝뚝 떨어졌다.
"하아아아아아아아아! 하아아아아아아아!"
에밀리는 절정에 올라 눈물까지 흘리며 새빨개진 얼굴로 땀투성이가 된 새하얀 엉덩이와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하아! 하아!"
쓰러지듯 바닥에 엎드린 에밀리가 오르가즘의 흥분으로 아직도 몸을 떨며 발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슈바인을 올려다 보며 입을 열었다.
"슈바인님! 너무너무 좋았어요! 슈바인님의 아기를 갖고 싶어요!"
그러자 나이든 카안족 슈바인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울창한 나무들 사이에서, 숲의 의지가 정하는 어느 보름달 밤에..... 목신(나무의 신)인 카안족은 선택받은 큰 나무에게서 하룻밤 사이에 생겨난다!
몇 백년에 한 번씩 일어나는 매우 드문 일이지만.....
그래서 우리 카안족은 나무들과 형제인 것이다!
그리고 이미 말했지만..... 인간과 교미를 해도 아이는 생기지 않는다!"
그러자 에밀리가 아직도 정액을 끝에서 조금씩 흘리고 있는 슈바인의 대물을 혀로 핥으며 아쉬운 표정으로 말했다.
"하지만..... 이렇게 인간과 똑같이 생겼는데, 그리고 섹스할 때면 이렇게나 황홀하고, 정액도 이렇게 듬뿍 듬뿍 받아들이는데 왜 아기가 생기지 않는 건지 이해가 가질 않아요!"
.................................................................................................
한편, 거의 직선길로 마을을 향해 숲을 헤치고 걷던 중에, 여검사 재연이 입을 열었다.
"미영씨?"
"예?"
"웬일이지? 이 여자가 자기쪽에서 말을 다 걸고?"
의아하게 여기며 미영이 대답하자 재연이 말을 이었다.
"만약 아까 그 여자들이 정말로 그 괴물들의 협박을 받고 있었다고 하면 어쩔 생각이었죠?
우리중 싸울 수 있는 사람은 미영씨와 주영씨, 수진씨 - 3명 뿐인데 괴물들은 여섯 마리나 되잖아요?"
주영이 입을 삐죽하며 끼어들었다.
"여섯 마리가 아니라 여섯 명이죠! 그리고 카안족들은 괴물이 아니라구요!"
미영이 뭔가 생각하는 듯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말로 설명할 순 없지만, 그 여자들은 협박받고 있는게 아니란 걸 저는 이미 느낄 수 있었어요!
촌장님이 들을 수 있도록..... 그리고 확인삼아서 질문했던 것 뿐이죠."
재연이 사나운 인상의 얼굴을 찌푸리며 입을 열었다.
"우리나라로 돌아가고 싶지 않으세요?
이상한 일들에 자꾸 말려들지 말고, 마을에 돌아가면 짐을 싸서 빨리 출발하자구요!"
미영이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생각했다.
"그게 당신의 길이겠죠, 서재연 검사님!"
"젖소" 은주가 미안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싸울 때면 도움이 전혀 못돼서 미안해!
나도 뭔가 능력이 생겼으면 좋았을텐데 아쉽네."
"아니요! 전혀 미안해하실 필요 없어요, 언니!"
미영이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3 |
---|---|---|---|
가입일 | 2016-08-11 | ||
접속일 | 2024-11-23 | ||
서명 | 황진이-19금 성인놀이터 | ||
태그 | |||
황진이-무료한국야동,일본야동,중국야동,성인야설,토렌트,성인야사,애니야동
야동토렌트, 국산야동토렌트, 성인토렌트, 한국야동, 중국야동토렌트, 19금토렌트 |
추천 0 비추천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