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다섯 마녀의 전설(The Legend of Five Witches) 7부 2장
본 야설은 강간, 윤간, 성고문 수준의 SM 등 비윤리적이고 중범죄에 해당하며 잔인하고 하드코어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취향의 글을 좋아하시지 않는 분은 읽으시지 말 것을 미리 권고 드립니다.
- 7부 - 이어지는 전설 (엘루시아 마을편 : 인간의 조건) - 2장 -
"다 왔습니다."
엘루시족 소니야의 음성이 노래하듯 낭랑하고 부드럽게 울려 퍼졌다.
어느새 걸음을 멈춘 엘루시족 소니야의 뒤에 미영 일행도 뒤 따라 섰다.
"왜 멈추지? 들어가서 해치우면 바로 끝나."
잠시 멈추는 듯 하던 여검사 재연이 다시 눈앞에 보이는 엘루시족 마을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멈춰요, 재연씨!"
미영이 말렸으나 듣지 않고 달려 들어가는 재연의 모습에 다른 일행들도 뒤따르기 시작했다.
엘루시족의 마을은 나무와 풀을 엮어서 만든 소박한 모습의 집들이 오십여 채쯤 동그란 빈터에 모여 있었다.
그리고 마을 한 복판의 넓은 공터에서는.....
바닥에 넓은 녹색 천까지 몇 겹으로 깔아놓고, 완전히 발가벗겨진 열 명의 엘루시족 여자들에게 둘러싸인 채, 엘루시족 여자 하나에게는 자기의 그것을 빨게 하고 다른 엘루시족들에게도 자기의 발이며, 다리며, 허벅지, 엉덩이 등등을 한창 혀로 핥게 시키고 있던 - 요컨데 새하얀 알몸의 엘루시족 여자들에게 온통 휩싸여 있던 - 남자 한 사람이 당황한 표정으로 검정색 긴 로브를 몸에 걸치고 있는게 미영의 눈에 띄었다.
"당신들은 누구십니까?"
갈색 머리에 파란 눈을 한 남자가 당황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사실 엘루시족 소니야에게 다크 오스코러(흑마법사)에 대한 얘기를 들었을 때, 미영은 사악하게 생기고 턱에 염소 수염이라도 기른 늙고 음험한 인상의 노인을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눈앞의 남자는 잘해야 삼십대 중반의 젊은 나이에, 제법 훤칠하게 잘생겼고 분위기나 인상도 - 엘루시족들을 한번에 열 명이나 발가벗겨 놓고 혀와 입으로 서비스를 강요하고 있던 중이기는 했지만 - 특별히 사악해 보이지는 않는 평범한 인상의 남자였다.
"엘루시족 소니야의 부탁을 받고 왔지.
너를 죽이러 왔다!"
새빨간 눈동자를 안경 속에서 맹수처럼 잔인하게 빛내며 여검사 재연이 재미있다는 듯 대답하자, 남자가 놀라는 표정으로 입을 딱 벌렸다.
"저를요? 엘루시족 때문에 같은 인간인 저를 죽이시겠단 말입니까? 어째서죠?"
"댓가를 받기로 했거든."
재연이 차가운 음성으로 대답하자, 미영이 얕은 한숨을 쉬며 입을 열었다.
"당신이 엘루시족 모두를 돌로 만들었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우리는 엘루시족들을 도와주러 온 거에요."
남자가 고개를 저으며 입을 열었다.
"겨우 이런 것들을 도와주기 위해 같은 인간인 저를 죽이시겠단 말입니까?"
남자가 가까이에 티하나없는 새하얀 알몸으로 개처럼 엎드려 있는 엘루시족 하나의 얼굴을 사정없이 발로 걷어차자 엘루시족이 옆으로 쓰러졌다.
그 모습을 보고, 붉은 색으로 변해 있던 미영의 크고 아름다운 눈동자에 분노가 어렸다.
이어 소리없이 긴 칼을 뽑자, 칼날이 눈부신 파란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이 빛은..... 셍뜨 바인(신성한 빛)?
하지만 셍뜨 미르(성수)도 없이... 이렇게 밝을 수가! 혹시... 당신은?"
남자의 목소리가 놀라움으로 조금 떨렸다.
"수백 마리의 밤비르들을 해치우고 샹드로 마을을 구했다는 셍뜨 아미트레(여 성기사)이십니까?
들은 적이 있습니다. 셍뜨 아미트레 데 골쥬앙(금발의 여 성기사)!"
미영이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저는 이익을 위해서 이런 일을 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습니다."
그 말에 남자의 제법 잘생긴 젊은 얼굴이 분노로 발끈 일그러지더니 거칠게 입을 열었다.
"만나 뵈어서 영광입니다, 셍뜨 아미트레님!
저는 다크 매기아러 샤운 신델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저는 이익을 위해서 이런 일을 하고 있는게 아닙니다."
미영의 의아해하는 표정을 보며 다크 매기아러 샤운이 이를 악무는가 싶더니 내뱉듯 말을 이었다.
"이 엘루시놈들은 제 형의 원수입니다!"
그 말에 미영이 엘루시족 소니야를 돌아보자 여전히 새하얀 알몸을 드러낸 채 옆에 서 있던 소니야가 노래하듯 낭랑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우리 엘루시족은 침입자들을 제외하고는 결코 해치거나 죽이는 일이 없습니다."
다크 매기아러 샤운이 사나운 표정으로 말했다.
"침입자였던 건 맞겠죠. 제 형은 노예 사냥꾼들과 함께 이 곳 엘루시족 마을에 쳐들어왔다가 죽었으니까요."
미영이 고개를 갸우뚱하며 다시 입을 열었다.
"그렇다면 엘루시족 입장에서는 정당방위가 아니었을까요?"
미영의 말에 샤운이 발끈하며 소리쳤다.
"정당방위라구요? 셍뜨 아미트레(여 성기사)님!
어떻게 그렇게 말씀하실 수가 있습니까?
셍뜨 아미트레님의 가족이 사냥을 하다가 곰에게 죽어도 셍뜨 아미트레님은 곰이 정당방위로 죽였으니 어쩔 수 없다고 하시겠습니까?
당연히 복수를 해야 마땅하지 않겠습니까?
게다가 제 형은..... 제 형은....."
다크 매기아러 샤운의 눈에 눈물이 글썽해졌다.
"제 매기아 학교 학비를 벌기 위해 그런 위험한 일을 했던 겁니다.
매기아에 천재라는 이 덜 떨어지고 바보같고 못난 동생 때문에요."
"저는 이 나라 사람이 아닙니다.
하지만 엘루시족은 귀가 길고 피부가 좋을 뿐 같은 인간이라고 봐야하지 않을까요?"
미영의 말에 다크 매기아러 샤운이 어이없는 표정으로 말했다.
"아니요! 이것들은 인간이 아닙니다.
징그러울 정도로 오래살고 죽을 때까지 늙지도 않는 괴물들이죠."
그러더니 가까이 있는 알몸의 엘루시족 하나의 치렁치렁한 금발 머리채를 거칠게 잡아당기며 말했다.
"말해, 이년아! 몇 살이냐?"
"220살입니다, 주인님!"
"네 년은? 네 년은? 아니, 한 년씩 나이를 대 봐!"
"123살입니다, 주인님!"
"65살입니다, 주인님!"
"47살입니다, 주인님!"
.....
다크 매기아러의 발밑에 티하나 없는 새하얀 알몸으로 개처럼 엎드려 있는 열 명의 엘루시족 여자들은 모두 십대 후반이나 잘해야 이십대 초반으로 보였으나, 놀랍게도 가장 어린 엘루시족이 47살이었고, 가장 나이 많은 엘루시족은 220살이라고 했다.
"하루? 이틀? 지나다. 어떻게? 이렇게? 노예? 되다?"
수진이 의아한 표정으로 여전히 매우 서툰 이 나라 말로 입을 열자, 무슨 말인지 알아들은 듯 다크 매기아러 샤운이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
"그게 엘루시족이죠!
이것들은 인간이 아닙니다.
목에 제 주문으로 조여드는 목걸이를 채워줬죠.
그것만으로도 엘루시족을 노예로 복종시키는 데는 충분합니다.
일단 어쩔 수 없는 상황에 처하면 쉽게 굴복하고, 일단 굴복해서 노예로 길이 들면 이렇게 고분고분해지죠."
아닌게 아니라, 십여 명의 엘루시족 모두 작은 글자들이 새겨진 가죽 목걸이를 차고 있는게 눈에 띄었다.
"그거 마음에 드네!"
여검사 재연이 히죽 웃으면서 입을 열자, 다크 매기아러 샤운이 알몸으로 서 있는 엘루시족 소니야를 보더니 뭔가 알겠다는 듯한 표정으로 재연을 보고 웃으며 입을 열었다.
"아마 당신이 엘루시족들을 구해주고 받기로 했다는 댓가는 저 도망쳤던 엘루시족 년인가 보군요.
제가 저만큼 예쁜 엘루시족으로 다섯 년을 더 내드릴테니 제 편을 들어 주십시오.
아직 돌인 상태에서 풀어주지 않은 싱싱한 엘루시족들도 잔뜩 있습니다."
솔깃해하는 듯한 재연을 보고 머리가 아픈 기분을 느끼며, 미영이 다시 입을 열었다.
"오래 살고 쉽게 굴복한다고 해도 그리고 외모가 조금 다르다고 해도..... 이들은 인간처럼 말을 하고 인간처럼 감정이 있어요.
저는 이들을 짐승처럼 다루는데 동의할 수 없군요."
다크 매기아러 샤운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다른 나라 분들이라니 잘 모르실지도 모르지만..... 이 나라에서는 사실... 설사 인간이라고 해도 짐승보다 사는게 나을게 하나도 없습니다.
언제 도적이나, 산짐승, 괴물의 습격을 받거나, 전쟁으로 죽게될지 모르죠."
이제까지 보아온 여러 마을들의 참상을 떠올리며 미영이 - 조금 우울한 표정으로 -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 나라에서 인간답게 사는 유일한 방법은 돈을 많이 벌어서 치안대원들이 튼튼히 지키는 큰 마을이나 도시에 자리잡고 다시 큰 저택에서, 지켜줄 개인 경호원이나 하인들을 거느리고 사는 것 뿐입니다.
어려서 부모님들이 돌아가시고 고아가 돼 버린 우리 형제에게는 꿈도 꿀 수 없는 일이었죠.
그러던 어느날, 우연히 어느 떠돌이 매기아러를 통해서 제게 매기아에 대한 재능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 때 형이 말했죠. "매기아러들은 돈은 원하는대로 벌 수 있다고 하더라. 내가 학비를 대줄테니 한 번 배워 봐!"
매기아 학교의 학비가 입이 벌어질 정도로 엄청나서 말도 안된다고 생각했지만 형은 어떻게 마련했는지 입학금을 제게 쥐어주면서 공부를 해보라고 우겼습니다.
그 뒤로도 꾸준히 학비를 대줬었죠.
다행인지 제게는 정말로 상당한 재능이 있어서 천재소리까지 들으면서 비교적 쉽게 매기아를 배워 나갔습니다.
그래서 이제 조금만 더 공부하면 한 사람의 당당한 매기아러로서 형과 함께 인간답게..... 행복하게 살 수 있다고 믿었는데.....
그런데....."
샤운의 목소리가 거칠어지며 얼굴이 험악해졌다.
"저 엘루시족 놈들이 형을 죽이고 만 것입니다!
겨우 도망친 한 사람을 통해서 그 말을 들은 후 저는 눈이 뒤집혀서 복수를 하러 학교를 뛰쳐 나왔습니다.
제가 잘못입니까?"
생각지도 못한 이야기에 미영의 표정이 난감해지는 가운데, 여검사 재연이 비웃는 듯한 표정으로 차갑게 입을 열었다.
"감동적인 이야기네! 유언은 끝났니?"
다크 매기아러 샤운이 다소 차가와진 음성으로 대답했다.
"당신은 어쩐지..... 셍뜨 아미트레(여 성기사)의 동료같지 않군요.
엘루시족 다섯 년을 노예로 내드리면 되겠습니까?
당신들이 밤비르들을 해치웠다는 얘기는 들었습니다만, 저는 밤비르들보다 더 강할 수도 있습니다!"
그 말에 재연이 히죽 만족스런 표정으로 웃었다.
"그래, 바로 그거야!
엘루시족도 욕심나지만 나는 내가 얼마나 강해졌는지 알아보고 싶거든.
죽어!"
"재연씨!"
"터엉!"
미영이 말리는 소리를 질렀지만 어느새 재연의 모습이 없어지는가 싶더니, 뭔가 부딪치는 소리와 함께 다크 매기아러 샤운의 왼쪽 옆 2미터쯤 떨어진 곳에서 나타났다.
주먹을 똑바로 내뻗고 있었다.
마치 공중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뭔가 투명한 막이 재연의 주먹을 막고 있는 듯 했다.
다크 매기아러 샤운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놀라운 속도의 기습이었지만 소용없습니다.
저는 항상 바레라 매기아로 제 주위를 모든 악의적인 공격으로부터 보호하고 있으니까요."
여검사 재연이 히죽 웃었다.
"그래? 그 바레라라는 건 튼튼하니?"
"예?"
다크 매기아러 샤운의 의문섞인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재연의 모습이 다시 없어지더니 샤운의 주위 사방에서 "터엉!" "터엉!" "터엉!" 요란한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잠깐, 잠깐, 주먹으로 투명한 바레라를 두들기는 순간에만 모습이 보일 뿐 움직이는 동안에는 모습이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빠르게 움직이고 있었다.
심지어 미영의 눈에도 그 움직이는 모습이 제대로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찌지지지지지지직!"
채 몇 초도 지나지 않아, 공중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금이 가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자 다크 매기아러 샤운의 얼굴이 질린 표정으로 바뀌었다.
"이럴 수가! 바레라! 파레!"
품에서 수정구슬이 달린 짧은 지팡이를 꺼낸 다크 매기아러 샤운이 연달아 주문을 외치자, 용케 주문을 외운 방향에 여검사 재연이 있었던건지 재연의 모습이 샤운의 정면에 다시 나타났다.
마치 몸이 마비된 듯 움직이지 못하는 듯 했다.
"응?"
미영이 고개를 갸우뚱했다.
방금 다크 매기아러 샤운이 주문을 연달아 외치는 대로, 하얀 빛줄기가 기하학적인 도형을 이루며 샤운의 주위 및 심지어 몸속에서 빛나는 것이 - 마치 엑스레이 투시라도 하는 것처럼 - 눈에 보인 것이었다.
표정으로 봐서 옆에 서 있는 수진과 "아가씨" 지선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듯 했다.
"저게 소니야가 말한 도미니오라는 건가?
바레라는 몸속에 원형 빛줄기 2개, 바깥쪽에 몸을 감싸는 더 큰 원형 빛줄기 2개, 지팡이의 수정주위에도 똑같은 원형 빛줄기가 2개.....
파레는 몸속에 육망성 별모양의 빛줄기 1개, 지팡이의 수정주위에 역시 육망성 별모양의 빛줄기 1개가 그려지는구나!"
"휴우! 엄청난 속도와 힘이었지만, 저를 이길 수는 없....."
겨우 한숨을 돌리는가 싶던 다크 매기아러 샤운의 말이 재연의 히죽 웃는 얼굴을 보고 중간에 멎었다.
"일부러 맞아줘 본거야.
역시 내게는 통하지 않는군."
다크 매기아러 샤운의 얼굴이 놀라움으로 질리는 걸 보면서, 재연이 입을 열었다.
"바레라라는 걸 깨뜨리면 어떻게 만드는건지 보여줄 거라고 생각했지.
이렇게 하는 거니?
바레라!"
재연이 오른손을 높이 치켜들며 "바레라!" 를 외치는 걸 본 다크 매기아러 샤운이 어이없는 표정으로 고개를 흔들며, 다시 수정구슬이 달린 짧은 지팡이를 재연이 서 있는 쪽으로 향했다.
하지만, 미영의 눈은 더욱 큰 놀라움으로 커졌다.
수진, 지선은 물론 다크 매기아러 샤운의 눈에도 보이지 않은 듯 했지만, 재연이 "바레라!" 를 외치는 순간 재연의 몸속 및 바깥쪽, 그리고 오른손 주위에 다크 매기아러 샤운과 동일한 - 아니 오히려 밝기면에서는 훨씬 더 강한 - 원형 빛줄기 2개씩이 순간 만들어지는 것이 보였던 것이다.
"어째서 파레 매기아에 몸이 마비되지 않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다크 매기아(흑마법)는 아무나 본다고 바로 따라할 수 있는게 아닙니다.
콘페시오 피드라!"
다크 매기아러 샤운의 몸속에 네모와 세모를 겹친 듯한 기하학적인 하얀 빛줄기 4개가, 몸 주위에 같은 모양의 빛줄기 4개, 그리고 지팡이의 수정구슬 주위에도 같은 모양의 빛줄기가 4개 형성되는 것이 미영의 눈에 들어왔다.
이어, 짧은 지팡이에 달린 수정구슬에서 안개같은 하얀 연기가 뿜어져 나와 바로 앞에 서 있는 재연의 쪽으로 향했다.
"위험해요, 재연씨!"
미영이 외쳤으나 연기는 재연의 주위에 투명한 막이라도 있는 것처럼 재연의 주위를 피해서 퍼지기 시작했다.
"아아아! 아아아아아아아아아!!!"
이제는 완전히 겁에 질린 표정이 된 다크 매기아러 샤운이 길게 비명을 질렀다.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당신도 다크 매기아러이십니까?"
여검사 재연이 히죽 웃었다.
"아니! 방금 처음 보고 처음 써보는데....."
다크 매기아러 샤운이 "딱! 딱!" 겁에 질려 이빨이 부딪치는 소리를 내더니 떨리는 목소리로 다시 입을 열었다.
"호... 혹시! 지극히 높으신 존재이십니까?"
그 표현이 마음에 든 듯 재연이 웃으면서 대답했다.
"깔깔깔깔깔! 그야 물론 나야 지극히 높지.
하지만 인간이 아니냐는 뜻이라면 나는 인간이 맞는데....."
다크 매기아러 샤운이 겁에 질린 얼굴로 입을 열었다.
"가장 기본적인 매기아 하나를 쓰는데도 아무리 천재라도 이론과 실제를 배우면서 몇 년이나 걸립니다.
게다가 미리 외워놓은 주문을 불러낸 것도 아니고, 지팡이의 도움도 없이..... 시동어만으로..... 이건... 이건 말도 안되는....."
"더 보여줄 게 없니? 그럼 그만 죽어라!"
"터어어어어엉!"
"팍삭!"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재연이 눈에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빠르게 주먹을 내지르는가 싶더니, 요란한 소리와 함께 공중에서 무언가가 달걀 껍질처럼 손쉽게 깨져나가는 소리가 들려왔다.
어느새 재연이 손바닥을 활짝 편 오른손으로 다크 매기아러 샤운의 이마를 감싸듯 움켜잡고 있었다.
식은 땀을 흘리며 샤운이 입을 열었다.
"이... 이럴 수가! 이럴 수가!"
"그래! 조금 아까는 일부러 살살 친 거였어."
차가운 느낌의 타원형 은빛 안경테 안경속에서 새빨간 눈을 맹수처럼 잔인하게 반짝이며 비웃는 표정으로 입을 연 재연이 이어서 외쳤다.
"콘페시오 피드라!"
"프라이라(형)....."
그러자 재연의 손에서 하얀 연기가 나오는가 싶더니 다크 매기아러 샤운이 - 유언처럼 형을 부르던 - 입을 조금 벌린 모습으로 머리부터 석고상처럼 새하얀 돌로 변해버렸다.
역시 주문을 외치는 순간, 네모와 세모를 겹친 듯한 기하학적인 하얀 빛줄기가 4개씩, 재연의 몸속 및 주위, 그리고 오른손을 감싸는 것이 미영의 눈에 보였다.
"툭!"
다크 매기아러 샤운의 손에서 돌로 변하던 와중에 떨어진 수정구슬 지팡이가 떼굴떼굴 바닥을 굴렀다.
"퍽썩!"
이어지는 재연의 주먹 한 대에 하얀 돌가루가 날리며 다크 매기아러 샤운이 변한 돌조각이 산산조각이 나서 사방으로 흩어졌다.
"재연씨!"
미영이 놀란 음성으로 소리질렀다.
"왜요?"
여검사 재연이 미영을 돌아보며 입을 열었다.
"왜? 왜 저 사람을 죽인 거에요?"
그 말에 재연이 - 겨우 그런 얘기였냐는 듯 - 심드렁한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
"그야, 엘루시족의 마을을 구해야죠.
그럴려고 온 거 아니었어요?"
미영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하지만 재연씨는 저 사람보다 훨씬 강했는데 굳이 죽일 필요까지는 없었잖아요?
그리고 왜 최면술을 쓰지 않은거죠?
처음부터 그걸 썼으면 간단했을텐데....."
"확실하게 처리해야죠.
그리고, 봤다시피 정당방위였어요.
드로인 마을에서 주영씨가 괴물 사냥꾼들을 전부 죽였던 것처럼....." (4부 내용 참조)
재연의 천연덕스런 말투에 미영이 한숨을 쉬었다.
카안족들과 마을 처녀들의 죽음에 분노해서였다고는 하지만, 주영이 눈깜짝할 사이에 열네 명이나 되는 사람들을 죽이던 - 사악한 자들이긴 했지만, 역시 주영에게는 상대도 되지 않는 자들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벌레들을 잡듯 죽여버리던 - 모습은 미영으로서는 다시는 떠올리고 싶지 않은 끔찍한 장면이었다.
다크 매기아러 샤운이 죽으면서 돌 매기아(마법)에서 풀려났는지 마을 여기저기에서 다른 엘루시족 남녀들이 모습을 드러내더니 다가왔다.
모두 10대 후반에서 잘해야 20대 후반으로 밖에 안보이는 젊은 모습에 남녀 모두 175에서 180 정도의 늘씬한 키에 선이 가는, 조각같은 외모들을 자랑하고 있었다.
그중 20대 후반으로 가장 나이들어 보이는 엘루시족 남자가 노래하듯 부드러운 음성으로 입을 열었다.
"우리들을 구해주셔서 감사 드립니다, 인간 여러분!"
여검사 재연이 차갑게 웃으며 대답했다.
"여기 이 년을 댓가로 받기로 하고 구해준 것 뿐이다."
여전히 새하얀 알몸을 드러낸 채 서 있는 엘루시족 소니야를 가리키는 재연의 손짓을 보고 씁쓸한 표정으로 웃으며 엘루시족 남자가 말을 이었다.
"물론 그러시겠죠."
재연이 갑자기 흐뭇한 표정을 짓더니 미영을 돌아보며 입을 열었다.
"꽤 피곤하군요!
일이 금방 끝났으니 한 시간만 쉬었다 가죠.
괜찮죠?"
"예!"
재연이 뭘 생각하는건지 짐작한 미영이 한숨을 쉬며 대답했다.
역시나 - 미영이 짐작한 대로 - 소니야를 쳐다본 재연이 차가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이제 나는 네 주인이다!"
"예, 주인님!"
여전히 알몸으로 서 있던 엘루시족 소니야가 공손한 음성으로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
"네 집에 가서 쉬기로 할까?"
"예, 주인님!"
엘루시족 소니야가 다시 고개를 숙이며 다른 엘루시족들에게 노래하듯 낭랑한 음성으로 입을 열었다.
"저 자신과 함께 인간 분들에게 가장 좋은 활 10벌과 화살 500개를 같이 드리기로 했습니다.
준비해 주십시오!"
다른 엘루시족들이 고개를 끄덕이고, 앞장선 소니야의 뒤를 여검사 재연이 군침도는 표정으로 뒤따르는 걸 보면서 "아가씨" 지선이 우리 말로 불평했다.
"저는 괜히 왔나 봐요.
수진이 언니가 가장 힘들었지만, 업힌 채로 몇 시간이나 흔들리며 오느라 저도 힘들었는데....."
수진이 동감인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는 걸 보고, 미영이 얕은 한숨을 쉬며 입을 열었다.
"아니야, 지선아! 이제 곧 네가 필요하게 될거야.
그리고 수진이 너도 같이 오길 잘 했어."
"아니었으면 다크 오스코러인지 다크 매기아러인지 하는 사람이 아니라 재연씨 손에 이 마을이 멸망했을지도 모르니까....."
뒷말을 속으로 삼키며 미영이 생각했다.
어느 정도 짐작은 했지만 재연의 강해진 정도는 말그대로 상상을 초월했다.
게다가 다크 오스콜인지 다크 매기아인지 어쨌든 마법으로 보이는 기술을 한 번 보고 그대로 해내는 모습은.....
"어쩌면 재연씨의 능력은 최면술이나, 단순히 한 번 본 기술을 그대로 따라하는 것이 아니라....."
문득 머릿속에 떠오른 어떤 - 어쩌면 상상할 수도 없을 정도로 끔찍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는 - 가정에 미영이 고개를 흔들었다.
"아니야! 설마 그렇지는 않을거야.
게다가 이제 며칠 뒤에 랑구르시아시로 가서 전화통화를 해서 여기가 어딘지 알고, 우리나라로 돌아갈 방법을 찾아서 돌아가면 전부 원래대로 되돌아갈거구."
초가집처럼 풀로 엮은 지붕을 가진 엘루시족 소니야의 통나무집은, 혼자서 사는지 안이 불과 10평도 안 돼보이는 작고 아담한 크기에, 가구라고 부를 만한 것도 거의 없었고 심지어 침대도 없었지만, 바닥에 온통 촉감이 아주 부드러운 녹색 천이 깔려있어 꽤 아늑하고 편안해 보였다.
엘루시족 소니야는 손으로 몸을 가리지도 않고 똑바로 서서 새하얀 알몸을 드러내고 여검사 재연을 향해 공손한 표정으로 서 있었다.
키가 163 정도 - 165가 조금 안되는 재연에 비해 175 정도 되어 보이는 소니야쪽이 10센치 정도 키가 더 크고 늘씬했다.
물론 키만이 아니라 잡티나 작은 점 하나 없이 눈처럼 새하얀 피부, 한없이 파랗고 맑아보이는 크고 아름다운 눈동자, 허벅지까지 닿을 정도로 내려오는 치렁치렁하고 눈부신 금발의 머리카락, 적당한 크기의 젖가슴과 작은 분홍빛 유두, 풍성한 금발의 음모, 날씬한 허리와, 늘씬하고 긴 팔과 다리 등 발가벗고 서 있는 소니야의 외모는 - 지나치게 날씬해서 신경질적인 인상으로 보일 뿐 한국인으로서도 잘해야 평범한 수준인 - 재연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아름다왔으며, 왜 엘루시족이 노예로 인기가 있는지를 확실히 보여주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며 흡족하게 웃던 재연이 입을 열었다.
"보지 까 봐!"
"예?"
의아해하는 엘루시족 소니야의 표정에 여검사 재연이 안경쓴 얼굴에 인상을 쓰며 소리쳤다.
"바닥에 앉아서 보지를 양손으로 활짝 벌려서 속살을 보이라구!"
"예, 주인님!"
"치잇! 이 나라 년들은 쉬운 말도 잘 못 알아듣는 것 같단 말이야."
재연이 투덜거리면서, 바닥에 주저앉아 다리를 활짝 벌리고 양손으로 스스로 벌린 소니야의 성기를 들여다보며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바닥에 앉자 긴 금발 머리카락이 바닥에까지 늘어져 마침 창으로 들어온 햇빛을 받아 눈부시게 반짝였다.
머리카락과 같은 색으로 - 마치 빛나는 듯한 - 금발의 풍성한 음모 아래에, 스스로 벌려서 드러난 크리토리스와 연한 선홍색 속살, 꼭 아물린 구멍 등이 한없이 부드러워 보였다.
"깔깔깔! 보지 속살 색깔도 곱군!
피부는 클로아보다도 더 하얗고 좋고 보지 모양도 안 떨어지겠어.
이래서 엘루시족이 노예로 비싸다는 건가?"
흡족한 표정으로 재연이 이어 명령을 내렸다.
"내 옷도 벗겨!"
"예, 주인님!"
소니야가 시키는 대로 고급스런 재연의 검정색 반팔, 반바지 여행복과 속옷들을 벗기자 약간 지나치게 날씬해 빈약한 느낌마저 드는, 한국인으로서는 평범한 피부색의 알몸이 드러났다.
다리를 벌리고 바닥에 털썩 주저앉은 재연이 차갑게 명령했다.
"내 여기를 벌리고 핥아!"
"예, 주인님!"
알몸인 채인 엘루시족 소니야가 순순히 재연의 다리 사이에 엎드리더니 - 부드러운 몸짓으로 - 양손으로 재연의 성기를 벌려서 열고 혀를 길게 내밀어 핥기 시작했다.
"하으으! 하으! 제법이군. 맛이 어때?"
"시큼한 맛이 나요."
"철썩!"
고개를 뒤로 젖히며 소니야가 혀로 핥는 느낌을 즐기는 듯 하던, 재연이 가볍게 따귀를 후려치자 엘루시족 소니야의 고개가 휙 옆으로 돌아갔다.
인간이었다면 고막이 나가지 않을까 걱정할 정도로 센 충격이었지만, 인간보다 피부가 강한 듯 볼이 빨개지지는 않았다.
"맛있어요 라고 해야지, 미천한 것아!"
"예, 주인님! 맛있어요!"
엘루시족 소니야가 활짝 웃으며 다시 대답했다.
"쭈우욱!"
어느새 오른손으로 소니야의 탐스러운 금발 머리채를 몰아서 틀어쥔 재연이 진하고 탐욕스럽게 소니야의 작고 아름다운 붉은 입술에 입을 맞추고 문질렀다.
"말해봐! 클로아는 주인님이 키스해 주셔서 행복해요 하고....."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엘루시족 소니야가 재연이 시키는 대로 고분고분하게 입을 열었다.
"클로아는 주인님이 키스해 주셔서 행복해요! 아아아아아!"
재연의 오른손이 약간 거칠게 소니야의 크리토리스를 주무르며 애무하기 시작했다.
"좋으니, 클로아?"
"예, 주인님! 클로아는 주인님이 애무해 주셔서 행복해요! 아아아아! 아아아아아악!"
"엘루시족도 처녀막이 있나보지?"
"예, 주인님! 클로아는 주인님이 처녀막을 깨주셔서 행복해요!"
엘루시족 소니야가 활짝 행복한 표정으로 웃으며 대답했다.
어느새 재연의 오른손 손가락이 두어개나 소니야의 성기 구멍을 거칠게 쑤시고 있었고 그 아래쪽으로 지르르 새빨간 처녀혈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네 년은 몇 살이지?"
"클로아는 이제 194살이에요."
"철썩!"
"아아아악!"
가차없이 오른손으로 왼쪽 뺨의 따귀를 갈기자, 소니야가 고통스런 비명을 질렀다.
안경속에서 새빨간 눈동자를 차갑게 반짝이며 재연이 사나운 음성으로 입을 열었다.
"잘해야 19살이야, 멍청한 년아!"
마을을 구해달라고 부탁할 때 얼핏 보긴 했겠지만, 클로아가 누군지도 모를 엘루시족 소니야에게 무리한 내용을 시키면서 재연이 때리기까지 했지만, 엘루시족 소니야는 아름다운 새하얀 얼굴에 활짝 미소를 지으며 다시 대답했다.
"클로아는 18살이에요, 주인님!"
인간보다 훨씬 피부가 강한 듯 했지만, 방금전 두번째 때린 따귀의 충격이 컸는지 입술 왼쪽이 터져서 새빨간 피가 입가에 약간 흘러 내렸다.
"재수없는 년! 네 년은 내꺼야, 클로아! 오직 내거라구!"
마차를 떠나 엘루시아 마을로 향할 때부터 새빨갛게 변해 있었던 재연의 눈동자가 달아오르는 것처럼 더욱 새빨갛게 변했다.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엘루시족 소니야가 비명을 지르며 상체를 뒤로 젖히고, 자지러지듯 고통스럽게 온몸을 뒤틀었다.
선이 가는 엘루시족답게 풍만한 편은 못 되지만, 제법 모양좋은 두 젖가슴이 몸을 뒤트는 소니야의 몸짓에 따라 고통스럽게 떨리며 위아래로 출렁거렸다.
방금 재연의 손가락들에 처녀성을 잃은 좁은 성기 구멍을 어느새 재연의 오른손 전체가 손목까지 파고들어 쑤시고 있었고 아래로 새빨간 피가 줄줄 흘러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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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루시족들이 가져온 10벌의 활은 물론 500발이나 되는 화살들은 하나, 하나가 모두 마치 예술품처럼 정교하고 아름다와 보였다.
미영, 수진, 지선 모두 신기해 하며 만져보고 있었다.
"이 활시위는 금실인가요?"
미영의 질문에 처음 고맙다는 인사를 했던, 촌장쯤 되어 보이며, 가장 나이들어 보이는 - 하지만 잘해야 이십대 후반 정도로 보이는 외모에 키 180 정도의 모델같은 외모를 갖고 있었다 - 엘루시족 남자가 대답했다.
"아닙니다! 엘루시족의 활시위는 그 머리카락으로 만들어지죠.
무척 질겨서 아무리 쏴도 적어도 100년 이상 늘어지는 일도 없이 이 상태로 유지된답니다."
그 때였다.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재연과 엘루시족 소니야가 들어간 집쪽에서 긴 비명소리가 들려온 것은.....
"역시나! 위험하다!"
미영은 사악한 느낌의 기운이 눈에 띄게 증가하는 것을 느끼면서 허리에 차고 있던 긴 칼을 뽑아 들었다.
미영의 크고 아름다운 금빛 눈동자가 붉은 빛으로 변하면서 날카로운 느낌의 새파란 빛이 칼날에서 뿜어나오기 시작했다.
그러자, 엘루시족의 촌장 남자가 미영의 앞을 가로막아 서서 양팔을 양옆으로 넓게 벌리면서, 노래하듯 부드러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어디를 가시려는 겁니까? 인간이시여!"
긴 칼에서 파란 빛을 내며 미영이 대답했다.
"걱정했던 대로 제 일행인 재연씨가 일을 저지르고 있어요.
막아야 합니다."
엘루시족의 남자가 어쩐지 슬퍼보이는 표정으로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인간이시여! 신경써 주시는 건 고맙지만, 소니야는 우리 마을을 구해주는 댓가로 자기 자신을 조금 아까의 인간에게 바치기로 했습니다.
소니야를 그 인간이 마음대로 할 수 없다면 바친다는 약속의 의미가 없게 됩니다.
제 딸이 약속을 지킬 수 있게 해 주시기 바랍니다."
촌장 남자의 딸이라는 말에 미영이 놀란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우리 일행이지만 저 여자는 굉장히 위험해요.
따님이 죽을 수도 있어요."
"약속은 약속입니다."
엘루시족 남자가 더욱 서글픈 표정으로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그까짓 체면이 따님의 목숨보다 중요한가요?"
"아가씨" 지선이 예쁜 얼굴에 안 어울리는 화난 음성으로 입을 열자, 엘루시족 남자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체면같은 것은 우리 엘루시족에게는 아무 의미도 없습니다.
다만 무엇을 하기로 약속했다면 그 일은 해야 합니다.
어떻게 하기 싫다는 이유로... 남의 힘을 빌어서 약속을 어길 수 있단 말입니까?"
뭔가 말이 통하지 않는 기분을 느끼며, 미영은 나직히 한숨을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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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비명을 지르라고 했어, 재수없는 년아!
웃으면서 말해!
클로아는 주인님이 보지를 찢어 주셔서 행복해요 라고!"
성기가 찢어지는 - 그것도 방금전까지 처녀였던 성기를 손목까지 쑤셔 넣어서 잔인하게 구멍을 벌리고 찢는 - 끔찍한 고통에 새하얀 알몸을 뒤틀고 부들부들 떨며 비명을 지르던 엘루시족 소니야가 여검사 재연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갑자기 평온한 얼굴로 바뀌더니 활짝 웃으며 입을 열었다.
"클로아는 주인님이 보지를 찢어 주셔서 행복해요!"
어느새 고통으로 인한 몸의 심한 떨림도 멎었다.
그러한 상황의 변화에 깜짝 놀란 것은 오히려 재연 쪽이었다.
"뭐야, 너? 아프지 않은건가?"
"아프지만, 주인님께서 웃으라고 하셨으니까요."
엘루시족 소니야가 파란 눈동자에 오똑한 콧날, 작고 붉은 입술이 돋보이는 아름다운 얼굴로 활짝 웃으며 대답했다.
"이 재수없는 년이!"
재연이 인상을 쓰며 허리를 굽혀 분홍빛에 가까운 작고 귀여운 젖꼭지가 돋보이는 소니야의 오른쪽 젖가슴을 깊숙히 베어 물었다.
이빨을 세워서 물며 힘을 주자 지르르 피가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클로아는 주인님이 유방을 깨물어 주셔서 행복해요!"
엘루시족 소니야가 활짝 웃으며 입을 열었다.
"꾸우욱!"
재연의 오른손이 엘루시족 소니야의 왼쪽 젖꼭지를 잡아 쥐고 마치 잡아 뗄 것처럼 잡아 당기기 시작했다.
왼쪽 젖꼭지와 함께 부드럽고 탱탱해 보이는 젖가슴 전체가 놀랄만큼 따라서 늘어나는가 싶더니, 재연이 손톱에 힘을 주자 끔찍하게도 작은 젖꼭지가 툭 떨어져 나가며 "지르르!" 빨간 피가 젖가슴을 타고 아래로 흘러 내렸다.
"클로아는 주인님이 유두를 잘라 주셔서 행복해요!"
"이런 미친 년이!"
재연이 더욱 사납게 인상을 쓰면서 소리쳤다.
"엎드려!"
"예, 주인님!"
엘루시족 소니야가 웃으며 순순히 몸을 돌려 바닥에 엎드렸다.
눈처럼 새하얗고 전혀 처지지 않은 탱탱하고 모양좋은 엉덩이가 환히 드러났다.
재연의 오른손이 소니야의 오른쪽 엉덩이 윗쪽으로 향하더니 손끝에 힘을 주어 잡아당기자 끔찍하게도 피가 줄줄 흐르면서 새하얀 엉덩이 가죽이 천천히 뜯어져서 벗겨지기 시작했다.
"가죽이 인간보다 훨씬 두껍군!"
이미 엉덩이 가죽을 생으로 벗겨본 경험이 있는 (6부 내용 참조) 재연이 차가운 목소리로 입을 열며 소니야의 새하얀 오른쪽 엉덩이 가죽을 천천히 통째로 벗겨 내려갔다.
가죽 아래의 새빨간 살이 정육점의 고깃덩이처럼 드러나면서 피가 아래로 줄줄 흘러내려 바닥의 녹색 천을 검붉게 물들이기 시작했다.
정상인이라면 아마도 보는 것만으로도 공포로 머리카락이 쭈뻣 서는 걸 느끼며 구역질을 할 끔찍한 상황에서, 엎드린 채인 엘루시족 소니야가 고개를 뒤로 돌려 아름다운 얼굴에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노래하듯 평온하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클로아는 주인님이 엉덩이 가죽을 벗겨 주셔서 행복해요!"
은빛테 안경속에서 새빨간 눈동자를 빛내고 있던 재연의 얼굴이 더욱 차갑게 굳어지더니 이를 갈며 대답했다.
"아니야, 이 멍청한 년아!
유두를 자르고 엉덩이 가죽을 산 채로 벗겨서 행복해할 년은 이 세상에 없어.
네 년은 역시 클로아가 아니야!
이 징그러운 괴물아!"
그 말에, 정말로 행복한 듯 활짝 웃고 있던 엘루시족 소니야가 갑자기 겁먹은 표정으로 바뀌며 조심스럽게 다시 입을 열었다.
"그럼 어떻게 합니까, 주인님?
다시 비명소리를 지르면 되겠습니까?"
"그게..... 마음대로..... 원하는 대로.....
참고 조절할 수 있는건가?"
유두가 잘린 왼쪽 젖가슴과 찢어져서 아직까지도 활짝 열린 채인 성기 구멍, 그리고 끔찍하게도 생으로 가죽이 절반쯤 넓게 벗겨진 오른쪽 엉덩이에서 붉은 피를 줄줄 흘리면서 엘루시족 소니야가 여전히 평온한 얼굴로 고개를 갸우뚱했다.
"물론입니다, 주인님!
남의 몸이라면 모를까 제 몸인걸요."
"빠드득!"
평소에도 신경질적이고 사나운 느낌인 얼굴 가득 인상을 쓴 재연이 소리내어 이를 갈았다.
"네 년..... 정말로 인간이 아니었구나!"
"예! 저는 엘루시족입니다, 주인님!"
"뻐어억!"
벌떡 일어나며 사정없이 걷어차는 재연의 오른발 발길질에, 끔찍하게도, 엎드려 있던 엘루시족 소니야의 오른쪽 다리가 부러지며 이상한 각도로 어긋나 버렸다.
"클로아는 주인님이 다리를 부러뜨려 주셔서 행복해요!"
거친 동작으로 소니야가 바닥에 개어 놓은 속옷들과 검정색 반팔, 반바지를 다시 주워 입으며 재연이 소리쳤다.
"아니야! 네 년은 클로아가 아니야!
그 재수없는 입 닥쳐!"
"예, 주인님!"
화를 내는 재연의 모습에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탐스럽게 빛나는 금발머리를 길게 바닥에 늘어뜨리고 엎드린 채, 고개를 뒤로 돌려 올려다 보고 있는 엘루시족 소니야를 내려다 보며 재연이 소니야의 아름다운 얼굴에 침을 뱉었다.
"?!"
"네 년은 겉모습은 예쁘지만 인형하고 다를게 하나도 없는 재수없는 괴물이야!
클로아는 고사하고 제일 못생긴 인간 년만도 못해!"
엘루시족 소니야의 아름다운 얼굴이 겁먹은 표정으로 질리더니 다급하게 소리쳤다.
"잘못했습니다, 주인님!
주인님께서 기뻐하시도록 비명을 잘 지를게요!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닥쳐! 너 같은 년은 필요없으니 꺼져!"
여검사 재연이 짜증스런 표정으로 엘루시족 소니야의 집의 나무문을 거칠게 발로 차서 열면서 밖으로 나왔다.
조금 떨어진 곳에서 다른 엘루시족들 및 수진, 지선과 함께, 재연을 기다리던 미영이 차가운 금빛 눈동자로 재연을 노려보았다.
이 나라에 오면서 귀가 좋아진 미영은 안에서 일어난 일들을 소리로 대충 알 수 있었다.
(제 3부 내용 참조)
"무슨 짓을 한거죠, 재연씨?"
재연이 화가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듯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잠깐 인간이 아닌, 재수없는 인형 하나를 갖고 논 것 뿐이죠.
나는 내버릴테니 망가진 걸 고치든 주워서 갖든 마음대로 해요!
저런 따위 괴물들을 노예로 좋아한다는 건 어떤 미친 놈이람!"
"주인님! 잘못 했습니다! 제발 저를 버리지 말아 주십시오!"
열린 문으로 엘루시족 소니야가 알몸인 채 양손과 왼발을 움직여서 기어 나왔다.
오른쪽 다리가 부러진 듯 걷지도 못하고 기고 있는 소니야의 뒤로 바닥에 굵은 선을 긋듯 길게 새빨간 핏자국이 이어졌다.
"우욱!"
오른쪽 엉덩이 가죽이 통째로 반쯤 넓게 벗겨져 늘어진 채 고깃덩이처럼 새빨갛게 피부아래 살이 드러난 엉덩이와 억지로 쑤셔져 찢어져 버린 듯한 성기, 한쪽 유두가 잘린 젖가슴에서 새빨간 피를 줄줄 흘리고 있는 끔찍한 모습에 "아가씨" 지선이 손으로 입을 막으며 구역질을 했다.
이어, 은빛 눈동자가 붉은 빛으로 변하면서, 엘루시족 소니야에게 다가간 아가씨가 손에서 부드러운 느낌의 녹색의 빛을 내자, 순식간에 소니야의 끔찍한 상처들이 차례로 아물고, 벗겨져 덜렁거리며 늘어져 있던 엉덩이 가죽이 다시 붙고, 잘린 왼쪽 유두도 재생되면서 다시 원래의 건강하고 티하나 없이 아름다운 모습으로 돌아왔다.
몸이 정상으로 아물자 마자, 엘루시족 소니야는 벌떡 일어나더니 재연에게 달려오며 눈물을 흘리며 가엾은 목소리로 애원했다.
"잘못 했습니다, 주인님!
마음에 드시도록 앞으로는 잘 할테니 제발 저를 버리지 말아 주십시오!"
"재수없는 년! 죽어버려!"
"터억!"
주먹을 불끈 쥔 채 소니야를 향해 크게 휘두르려는 재연의 오른 손목을 수진이 중간에 꽈악 잡아서 멈췄다.
다크 매기아러 샤운이 - 재연의 손에 생각보다 허무하게 - 죽어버린 후, 갈색으로 돌아와 있던 수진의 눈동자가 어느새 다시 붉은 색으로 변해 있었다.
"흥!"
재연의 얼굴에 차가운 비웃음을 지으며 팔에 힘을 주었으나 재연의 기대와는 달리 힘은 막상막하.....
두 사람의 팔 모두 부들부들 떨렸지만 꼼짝도 하지 않았다.
재연의 표정이 놀라움으로 바뀌더니, 인상을 쓰며 입을 열었다.
"처음 산적들과 싸울 때는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수진씨도 힘이 더 강해졌군요! (1부 내용 참조)
치잇! 저 년을 죽이지 않을테니 그만 놔요!"
재연이 팔에서 힘을 빼자 수진도 팔을 놔주었다.
재연이 차가운 목소리로 엘루시족 소니야에게 입을 열었다.
"나는 너같은 년은 필요없어, 재수없는 괴물아!
그러니 그만 꺼져!"
"주인님! 잘못 했습니다! 제발..."
엘루시족 소니야의 말을 끝까지 다 듣지도 않고 재연은 눈으로 따라잡기도 힘들만큼 빠른 속도로, 마차가 있던 방향의 숲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터억!"
눈물을 흘리면서 뒤따라 가려는 엘루시족 소니야의 어깨를 미영이 잡아서 멈춰 세웠다.
"당신은 약속을 지켰어요!
당신은 당신 자신을 노예로 바쳤지만, 재연씨가 마음에 안들어서 버렸으니 당신은 이제 자유에요.
따라갈 필요는 없어요."
"하지만..... 하지만....."
파랗고 예쁜 파란 눈동자에서 눈물을 흘리는 엘루시족 소니야를 향해 미영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하지만은 없어요.
당신 주인이 원하는 것은 당신이 더이상 따라오지 않고 예전처럼 자유롭게 사는 거에요.
주인의 그런 뜻을 따르는 것이 주인이 시키는 대로 뭐든지 하겠다는 약속을 지키는 것이구요."
사실 엘루시족 소니야가 자유롭게 살건 죽건 재연으로서는 관심 밖일 것이라고 생각되었으나, 미영은 엘루시족 소니야를 달래고 설득하기 위해 그렇게 말했다.
엘루시족 소니야가 눈물을 흘리면서 입을 열었다.
"하지만..... 주인님은... 인간 분들은 정말 이해가 가질 않습니다.
원하시는 대로, 시키는 대로 뭐든지 다 했는데..... 왜 저를 마음에 들어하시지 않고, 버리시는 겁니까?
그리고 설사, 주인님께서 버리시더라도 저는 죽거나 부서지기 전까지는 주인님을 따라가야 합니다.
저는 죽을 때까지 주인님의 노예가 돼서 섬기기로 이미 약속했으니까요."
머리가 아파오는 기분을 느끼며 미영이 다시 입을 열었다.
"당신 주인이 당신이 따라오지 말 것을 원하고 있어요.
주인이 시키는 대로 뭐든지 하겠다면서 왜 시키는 대로 하지 않고 고집을 부리죠?"
엘루시족 소니야가 파란 눈동자에서 눈물을 흘리며 대답했다.
"우리 마을을 구해주시면 평생 그분은 물론 그분의 자손 대대로 노예로 섬기겠다는 것이 약속이었습니다.
제가 죽거나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몸이 부서지면 모를까, 약속을 지킬 수 있는 상태면서 제가 편할 대로 해석해서, 지키지 않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왠지 답답한 기분을 느끼며 미영은 길게 한숨을 쉬었다.
다시 몇 시간 뒤, 미영, 수진, 지선은 여검사 재연과 함께 - 그리고 활과 화살들을 날라주기 위한 엘루시족 남자 네 명과, 엘루시족 소니야가 뒤따르는 채로 - 마차가 있던 곳으로 돌아와 다른 일행들과 합류했다.
잔뜩 열받은 재연이 먼저 가서 다른 일행들을 해치지 않을까 - 정확히는 클로아를 강간하려 들지나 않을까 - 걱정한 미영은 걸음을 서둘렀으나 다행히 그렇게 속도를 내지 않았는지 중간에 재연을 따라잡을 수 있었다.
재연은 소니야가 따라온 걸 보고 이를 부드득 갈았으나 말없이 무시하고 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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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음..... 그렇게 엘루시아 마을을 구해줬구나.
검사 아줌마가 그렇게 강했단 말이지?
그리고..... 엘루시족은 귀가 길고 피부가 아주 좋다는 걸 빼고는 우리와 똑같이 생겼다고 생각했지만 정말로 인간이 아니었나 봐."
마차로 돌아왔을 때는 이미 한밤중이 다 되어 있어서, 일행은 길가에서 모닥불을 피고 노숙하고 내일 아침에 길을 떠나기로 했다.
여검사 재연이 열받은 표정으로 바람을 쐬겠다며 자리를 비워서, 귀가 좋아져 (제 3부 내용 참조) 엘루시족 소니야의 집안에서 나눈 대화들을 모두 들을 수 있었던 미영은 그날 있었던 일들 모두를, 궁금해하는 일행들에게 얘기해 줄 수 있었다.
물론 클로아와 "젖소" 은주가 놀라지 않도록 재연과 엘루시족 소니야의 대화중 "클로아" 라는 이름은 전부 "소니야" 로 바꾸고 일부 대화는 약간 바꿔서 얘기했다.
엘루시족 소니야는 - 마치 주인에게 버림받은 강아지처럼 불쌍한 표정으로 - 재연이 사라진 숲속을 쳐다보며 조금 떨어진 나무 밑에 기대어 서서 충실하게 재연을 기다리고 있었다.
미영의 얘기를 들은 주영의 말에, "젖소" 은주가 고개를 저으며 입을 열었다.
"아니! 엘루시족은 인간이 맞네!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들 - 마을 사람들을 위해서 자기 자신을 노예로 바쳐서 희생했고, 또 주인으로 삼은 재연씨 마음에 들기 위해서 아픈 걸 참고 견디며 노력하려고 했으니까.
또 지금도 저렇게 재연씨 마음에 들고 싶어하며 안타까와 하고 있구."
"흐음..... 하지만....."
입을 삐죽하는 주영에 이어, 미영이 곰곰히 생각에 잠긴 표정으로 다시 입을 열었다.
"인간의 조건이 짐승과는 다르다는 것만이라면 - 희생정신이나 인내같은 거라면 - 아마 엘루시족을 인간으로 볼 수 있겠죠.
하지만, 우리 인간들은 짐승들처럼 본능과 욕심에 따라 이기적으로 행동하는 면들 또한 많이 갖고 있어요.
그 점에서 엘루시족들은 역시 인간이 아니었어요.
그들은 그런 본능의 지배를 거의 전혀 받고 있지 않는 것처럼 보였거든요."
"흐음..... 그럼 우리 인간들보다 차원이 높은건가?"
모닥불 빛을 받아 크고 아름다운 붉은 눈동자를 루비처럼 반짝이고 있는 주영의 물음에 미영이 여전히 생각에 잠긴 표정으로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아니..... 단지 다를 뿐이야!"
"차원이 높다기보다는 어쩐지..... 우리 인간들보다 더 무기력하고 나약하고 답답해 보였어.
그렇지, 미영아?"
수진이 여자치고는 허스키한 낮은 목소리로 입을 열자, 미영이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어려워요!"
금발의 파란 눈의 어리고 귀여운 클로아가 방긋 웃으며 어리광부리듯 "젖소"의 어깨에 머리를 기댔다.
"그리고..... 이번에 엘루시족 소니야에게 한 짓으로 봐서, 그로피아 마을에서 셀비아씨를 해쳤던 사람은 역시 재연씨가 맞는 것 같아요." (6부 내용 참조)
"아가씨" 지선이 예쁘고 귀여운 얼굴에 안 어울리는 다소 차가운 음성으로 입을 열자, 주영이 뒤늦게 그 점을 깨달은 듯 펄쩍 뛰었다.
"흐음..... 그러게!
이거 같이 다니면 우리도 위험한 거 아냐?"
미영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위험하기 때문에 오히려 우리가 보는 곳에 머무르게 하는 편이 나은거야.
우리가 다 같이 있는 한은 위험하진 않을거야."
"하지만... 그 검사 아줌마는 마법도 쓸 줄 알게 됐다면서?
우리는 그런거 쓸 줄 모르잖아.
잠깐... 마법 주문이 뭐라고 했었지?"
마법 주문을 묻는 주영의 말에, 미영도 문득 재연씨 외에 - 자기 자신을 포함한 - 다른 사람들도 마법을 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떠올랐다.
아까의 모습을 떠올리며 오른손을 높이 들며 외쳤다.
"이게 방어막 주문이야. 바레라!"
주문과 함께, 스스로도 놀랍게도 - 몸속에서 뭐라고 표현할 수 없는 어떤 진동같은 파동이 일어나는 느낌과 함께 - 원형의 흰색 빛줄기가 몸속 및 몸 주위, 그리고 오른손을 중심으로 각각 2개씩 만들어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어?"
약간 옆으로 길게 찢어져 약간 사나와 보이는, "젖소" 은주의 연녹색 눈동자가 놀라움으로 커졌다.
"바레라!"
"바레라!"
"바레라!"
"바레라!"
"..... 바레라!"
일행들 모두 - 심지어는 어린 클로아까지도 - 오른손을 들며 소리내어 주문을 외쳤다.
마지막으로 "젖소"가 머뭇거리다가 오른손을 들며 외치는 것을 보고 미영의 표정이 놀라움으로 바뀌었다.
"젖소"도 동일한 - 아니, 오히려 미영 자신보다 훨씬 더 밝은 - 원형의 빛줄기들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흐음..... 아무 변화가 없는 것 같은데....."
"투욱!"
"그러게....."
바닥에서 주워서 던진 작은 나뭇가지가 역시나 그대로 날아가 주영의 어깨에 부딪치는 걸 보며 미영이 말하자, 주영이 고개를 갸우뚱하며 입을 열었다.
"뭐야? 그렇게 뭔가 던져 봐야 아는거야?
내가 시험해 볼게."
주영이 나뭇가지들을 주워서 차례로 일행들에게 던졌다.
"투욱!"
"투욱!"
"투욱!"
"타악!"
"어?"
수진, 지선, 클로아에게 던진 나뭇가지들은 계속 날아가 어깨, 배 등에 맞고 바닥에 떨어졌으나, 미영에게 던진 나뭇가지는 미영으로부터 2미터 정도 앞에서 마치 투명한 막에 부딪친 것처럼 공중에서 부딪치는 소리를 내더니 툭 떨어졌다.
"언니도 되나 봐!"
"그러게?"
역시나, 자신도 마법 - 이 나라말로는 오스콜 또는 매기아 사용이 가능하다는 걸 확인하고 미영 스스로도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은주 언니는?"
주영이 다시 나뭇가지 두 개를 주워 양손에 들고, 하나는 다시 미영에게, 하나는 "젖소" 은주에게 던졌다.
"타악!"
"타악!"
"에에에? 은주 언니도 되네요!"
미영에게 던져진 나뭇가지는 먼저와 마찬가지로 2미터 정도 앞 공중에서 뭔가에 부딪치는 소리를 내며 바닥에 떨어졌다.
그리고 - 미영이 짐작했던 대로 - "젖소" 은주에게 던진 나뭇가지도 투명한 막에 부딪친 듯 중간에 떨어졌는데, "젖소"의 바레라쪽이 미영의 것보다 범위가 더 넓은지 떨어진 위치는 2미터 앞이 아니라 "젖소"로부터 3미터 정도 앞이었다.
"그리고... 이게 정지 마법이야. 파레!"
미영이 오른손을 내밀며 주영을 향해 외치자 - 몸속 및 오른손에 육망성 별 모양의 흰색 빛줄기가 생기며 - 잠깐 동작이 멈추는 듯 했던 주영이 놀란 표정으로 겨우 입을 움직였다.
"어... 언...니! 너...무..해!"
주영의 보석처럼 붉은 크고 아름다운 눈동자가 아주 조금 더 붉어지는가 싶더니, 몸이 다시 자유롭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흐음..... 다행히 나도 마법이 잘 통하지 않나 봐."
"파레!"
"파레!"
"파레!"
"파레!"
"언니들 너....."
주영을 향해 오른손을 내밀며 차례로 주문을 외우는 모습을 보고 항의하려던 주영의 입이 "젖소"가 소리치자 그대로 굳어 버렸다!
"어머! 역시 은주 언니는 마법쪽에도 능력이 있나 봐요."
은빛 눈동자가 붉은 색으로 변한 "아가씨" 지선이 신기한 듯 웃으며 손에서 녹색의 빛을 내자 주영이 다시 몸을 움직이며 항의했다.
"너무해요, 언니들!"
"미안, 주영아!
실은..... 미영이가 주문을 욀 때 하얀 빛줄기가 모양을 만드는게 보이네.
그걸 그대로 따라서 만들어본 것 뿐이야."
"젖소"가 멋적게 웃으며 얼버무리자, 주영의 붉은 눈동자가 놀라움으로 커졌다.
"빛줄기요? 나는 아무것도 안보이는데....."
역시나..... 미영을 제외하고는 일행중 "젖소"만이 - 물론 자리에 없는 재연도 당연히 가능했겠지만 - 오스콜 또는 매기아를 쓸 때 생기는 하얀 빛줄기가 눈에 보이고 자기 자신이 원하는 대로 만들 수도 있는 듯 했다.
"마지막 석화 주문은 사람이 없는 쪽을 향해서 해야 할 거야."
조금 앞으로 걸어가서 사람이 없는, 여검사 재연이 없어진 반대 방향의 풀숲쪽으로 오른손을 내민 미영이 소리쳤다.
"콘페시오 피드라!"
그러자 몸속 및 몸주위, 오른손 주위에 네모와 세모를 합친 듯한 하얀 빛줄기가 4개씩 만들어지면서 - 역시 미영 자신외에는 "젖소" 은주의 눈에만 보였겠지만 - 미영의 오른손에서 하얀 안개같은 연기가 새나오기 시작했다.
"와아아아! 역시 언니도 마법을 쓸 수 있구나!
콘페시오 피드라!"
"잠깐! 주영아!
경솔하게 사람들 사이에서 주문을 외치는 주영을 보고 미영이 급하게 말렸으나, 다행인지 불행인지 빛줄기는 만들어지지 않았고, 당연히 아무 연기도 나오지 않았다.
수진, 지선도 - 물론, 열심히 주문을 외치며 오른손을 앞으로 쭉 내민 클로아도 - 마찬가지였다.
"젖소" 은주가 앞으로 몇 걸음 걸어가서 아무도 없는 풀숲을 향해 오른손을 내밀며 주문을 외쳤다.
"콘페시오 피드라!"
그러자 기하학적인 모양의 빛줄기들이 4개씩 - 역시 미영에 비해 그 밝기가 눈에 띄게 더 강했다 - 만들어지더니 많은 양의 하얀 연기가 뭉개뭉개 오른손에서 새나오기 시작했다.
"역시 은주 언니는 정령술만이 아니라 마법에도 능력이 있군요."
"그러게!"
"잘됐어요, 엄마!"
새삼 확인하고 감탄하는 미영의 말에, "젖소"와 클로아가 기뻐하는 가운데, 주영이 입을 삐죽하며 말했다.
"은주 언니만 능력이 두 가지라니 불공평해."
미영이 엘루시족들의 활과 화살들이 들어 있는, 천으로 만든 큰 배낭들 - 열 벌의 활들과 오백 발의 화살들은 큰 배낭으로 여섯 개나 돼서 네 명의 엘루시족 남자들이 미영의 뒤를 따라 마차까지 날라주고 가야 했다 - 을 뒤져, 작은 수정구슬이 달린 짧은 지팡이를 꺼냈다.
다크 오스코러 또는 다크 매기아러 샤운이 돌로 변하던 도중에 떨어뜨려, 기적적으로 함께 하얀 돌이 되어 부서지는 걸 면한 마법사의 지팡이였다.
"이 지팡이를 들고 다시 주문을 외워 봐요, 은주 언니!"
"와아아! 진짜 마법사의 지팡이야?"
주영이 신기한 듯 감탄하는 가운데, "젖소" 은주가 지팡이를 받아들고 마차옆 숲을 향해 내밀며 소리쳤다.
"콘페시오 피드라!"
"화아아아악!"
그러자 네모와 세모를 합친 듯한 기하학적인 빛줄기들이 형성됨과 동시에, 짧은 지팡이 끝에 달린 수정구슬이 빛나면서 마치 숲 한쪽 전체를 덮어버릴 듯 엄청난 양의 하얀 연기가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그만요, 은주 언니!"
지나치게 엄청난 기세로 사방으로 하얀 연기가 퍼지는, 위험해 보이는 상황에 미영이 다급한 목소리로 말리자, 수정구슬의 빛이 꺼지면서 연기가 멈췄다.
"은주 언니가 마법에 가장 소질이 있는 것 같으니, 그 지팡이는 은주 언니가 갖는게 좋겠어요."
"그래도
다섯 마녀의 전설(The Legend of Five Witches) 7부 2장
본 야설은 강간, 윤간, 성고문 수준의 SM 등 비윤리적이고 중범죄에 해당하며 잔인하고 하드코어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취향의 글을 좋아하시지 않는 분은 읽으시지 말 것을 미리 권고 드립니다.
- 7부 - 이어지는 전설 (엘루시아 마을편 : 인간의 조건) - 2장 -
"다 왔습니다."
엘루시족 소니야의 음성이 노래하듯 낭랑하고 부드럽게 울려 퍼졌다.
어느새 걸음을 멈춘 엘루시족 소니야의 뒤에 미영 일행도 뒤 따라 섰다.
"왜 멈추지? 들어가서 해치우면 바로 끝나."
잠시 멈추는 듯 하던 여검사 재연이 다시 눈앞에 보이는 엘루시족 마을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멈춰요, 재연씨!"
미영이 말렸으나 듣지 않고 달려 들어가는 재연의 모습에 다른 일행들도 뒤따르기 시작했다.
엘루시족의 마을은 나무와 풀을 엮어서 만든 소박한 모습의 집들이 오십여 채쯤 동그란 빈터에 모여 있었다.
그리고 마을 한 복판의 넓은 공터에서는.....
바닥에 넓은 녹색 천까지 몇 겹으로 깔아놓고, 완전히 발가벗겨진 열 명의 엘루시족 여자들에게 둘러싸인 채, 엘루시족 여자 하나에게는 자기의 그것을 빨게 하고 다른 엘루시족들에게도 자기의 발이며, 다리며, 허벅지, 엉덩이 등등을 한창 혀로 핥게 시키고 있던 - 요컨데 새하얀 알몸의 엘루시족 여자들에게 온통 휩싸여 있던 - 남자 한 사람이 당황한 표정으로 검정색 긴 로브를 몸에 걸치고 있는게 미영의 눈에 띄었다.
"당신들은 누구십니까?"
갈색 머리에 파란 눈을 한 남자가 당황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사실 엘루시족 소니야에게 다크 오스코러(흑마법사)에 대한 얘기를 들었을 때, 미영은 사악하게 생기고 턱에 염소 수염이라도 기른 늙고 음험한 인상의 노인을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눈앞의 남자는 잘해야 삼십대 중반의 젊은 나이에, 제법 훤칠하게 잘생겼고 분위기나 인상도 - 엘루시족들을 한번에 열 명이나 발가벗겨 놓고 혀와 입으로 서비스를 강요하고 있던 중이기는 했지만 - 특별히 사악해 보이지는 않는 평범한 인상의 남자였다.
"엘루시족 소니야의 부탁을 받고 왔지.
너를 죽이러 왔다!"
새빨간 눈동자를 안경 속에서 맹수처럼 잔인하게 빛내며 여검사 재연이 재미있다는 듯 대답하자, 남자가 놀라는 표정으로 입을 딱 벌렸다.
"저를요? 엘루시족 때문에 같은 인간인 저를 죽이시겠단 말입니까? 어째서죠?"
"댓가를 받기로 했거든."
재연이 차가운 음성으로 대답하자, 미영이 얕은 한숨을 쉬며 입을 열었다.
"당신이 엘루시족 모두를 돌로 만들었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우리는 엘루시족들을 도와주러 온 거에요."
남자가 고개를 저으며 입을 열었다.
"겨우 이런 것들을 도와주기 위해 같은 인간인 저를 죽이시겠단 말입니까?"
남자가 가까이에 티하나없는 새하얀 알몸으로 개처럼 엎드려 있는 엘루시족 하나의 얼굴을 사정없이 발로 걷어차자 엘루시족이 옆으로 쓰러졌다.
그 모습을 보고, 붉은 색으로 변해 있던 미영의 크고 아름다운 눈동자에 분노가 어렸다.
이어 소리없이 긴 칼을 뽑자, 칼날이 눈부신 파란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이 빛은..... 셍뜨 바인(신성한 빛)?
하지만 셍뜨 미르(성수)도 없이... 이렇게 밝을 수가! 혹시... 당신은?"
남자의 목소리가 놀라움으로 조금 떨렸다.
"수백 마리의 밤비르들을 해치우고 샹드로 마을을 구했다는 셍뜨 아미트레(여 성기사)이십니까?
들은 적이 있습니다. 셍뜨 아미트레 데 골쥬앙(금발의 여 성기사)!"
미영이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저는 이익을 위해서 이런 일을 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습니다."
그 말에 남자의 제법 잘생긴 젊은 얼굴이 분노로 발끈 일그러지더니 거칠게 입을 열었다.
"만나 뵈어서 영광입니다, 셍뜨 아미트레님!
저는 다크 매기아러 샤운 신델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저는 이익을 위해서 이런 일을 하고 있는게 아닙니다."
미영의 의아해하는 표정을 보며 다크 매기아러 샤운이 이를 악무는가 싶더니 내뱉듯 말을 이었다.
"이 엘루시놈들은 제 형의 원수입니다!"
그 말에 미영이 엘루시족 소니야를 돌아보자 여전히 새하얀 알몸을 드러낸 채 옆에 서 있던 소니야가 노래하듯 낭랑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우리 엘루시족은 침입자들을 제외하고는 결코 해치거나 죽이는 일이 없습니다."
다크 매기아러 샤운이 사나운 표정으로 말했다.
"침입자였던 건 맞겠죠. 제 형은 노예 사냥꾼들과 함께 이 곳 엘루시족 마을에 쳐들어왔다가 죽었으니까요."
미영이 고개를 갸우뚱하며 다시 입을 열었다.
"그렇다면 엘루시족 입장에서는 정당방위가 아니었을까요?"
미영의 말에 샤운이 발끈하며 소리쳤다.
"정당방위라구요? 셍뜨 아미트레(여 성기사)님!
어떻게 그렇게 말씀하실 수가 있습니까?
셍뜨 아미트레님의 가족이 사냥을 하다가 곰에게 죽어도 셍뜨 아미트레님은 곰이 정당방위로 죽였으니 어쩔 수 없다고 하시겠습니까?
당연히 복수를 해야 마땅하지 않겠습니까?
게다가 제 형은..... 제 형은....."
다크 매기아러 샤운의 눈에 눈물이 글썽해졌다.
"제 매기아 학교 학비를 벌기 위해 그런 위험한 일을 했던 겁니다.
매기아에 천재라는 이 덜 떨어지고 바보같고 못난 동생 때문에요."
"저는 이 나라 사람이 아닙니다.
하지만 엘루시족은 귀가 길고 피부가 좋을 뿐 같은 인간이라고 봐야하지 않을까요?"
미영의 말에 다크 매기아러 샤운이 어이없는 표정으로 말했다.
"아니요! 이것들은 인간이 아닙니다.
징그러울 정도로 오래살고 죽을 때까지 늙지도 않는 괴물들이죠."
그러더니 가까이 있는 알몸의 엘루시족 하나의 치렁치렁한 금발 머리채를 거칠게 잡아당기며 말했다.
"말해, 이년아! 몇 살이냐?"
"220살입니다, 주인님!"
"네 년은? 네 년은? 아니, 한 년씩 나이를 대 봐!"
"123살입니다, 주인님!"
"65살입니다, 주인님!"
"47살입니다, 주인님!"
.....
다크 매기아러의 발밑에 티하나 없는 새하얀 알몸으로 개처럼 엎드려 있는 열 명의 엘루시족 여자들은 모두 십대 후반이나 잘해야 이십대 초반으로 보였으나, 놀랍게도 가장 어린 엘루시족이 47살이었고, 가장 나이 많은 엘루시족은 220살이라고 했다.
"하루? 이틀? 지나다. 어떻게? 이렇게? 노예? 되다?"
수진이 의아한 표정으로 여전히 매우 서툰 이 나라 말로 입을 열자, 무슨 말인지 알아들은 듯 다크 매기아러 샤운이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
"그게 엘루시족이죠!
이것들은 인간이 아닙니다.
목에 제 주문으로 조여드는 목걸이를 채워줬죠.
그것만으로도 엘루시족을 노예로 복종시키는 데는 충분합니다.
일단 어쩔 수 없는 상황에 처하면 쉽게 굴복하고, 일단 굴복해서 노예로 길이 들면 이렇게 고분고분해지죠."
아닌게 아니라, 십여 명의 엘루시족 모두 작은 글자들이 새겨진 가죽 목걸이를 차고 있는게 눈에 띄었다.
"그거 마음에 드네!"
여검사 재연이 히죽 웃으면서 입을 열자, 다크 매기아러 샤운이 알몸으로 서 있는 엘루시족 소니야를 보더니 뭔가 알겠다는 듯한 표정으로 재연을 보고 웃으며 입을 열었다.
"아마 당신이 엘루시족들을 구해주고 받기로 했다는 댓가는 저 도망쳤던 엘루시족 년인가 보군요.
제가 저만큼 예쁜 엘루시족으로 다섯 년을 더 내드릴테니 제 편을 들어 주십시오.
아직 돌인 상태에서 풀어주지 않은 싱싱한 엘루시족들도 잔뜩 있습니다."
솔깃해하는 듯한 재연을 보고 머리가 아픈 기분을 느끼며, 미영이 다시 입을 열었다.
"오래 살고 쉽게 굴복한다고 해도 그리고 외모가 조금 다르다고 해도..... 이들은 인간처럼 말을 하고 인간처럼 감정이 있어요.
저는 이들을 짐승처럼 다루는데 동의할 수 없군요."
다크 매기아러 샤운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다른 나라 분들이라니 잘 모르실지도 모르지만..... 이 나라에서는 사실... 설사 인간이라고 해도 짐승보다 사는게 나을게 하나도 없습니다.
언제 도적이나, 산짐승, 괴물의 습격을 받거나, 전쟁으로 죽게될지 모르죠."
이제까지 보아온 여러 마을들의 참상을 떠올리며 미영이 - 조금 우울한 표정으로 -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 나라에서 인간답게 사는 유일한 방법은 돈을 많이 벌어서 치안대원들이 튼튼히 지키는 큰 마을이나 도시에 자리잡고 다시 큰 저택에서, 지켜줄 개인 경호원이나 하인들을 거느리고 사는 것 뿐입니다.
어려서 부모님들이 돌아가시고 고아가 돼 버린 우리 형제에게는 꿈도 꿀 수 없는 일이었죠.
그러던 어느날, 우연히 어느 떠돌이 매기아러를 통해서 제게 매기아에 대한 재능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 때 형이 말했죠. "매기아러들은 돈은 원하는대로 벌 수 있다고 하더라. 내가 학비를 대줄테니 한 번 배워 봐!"
매기아 학교의 학비가 입이 벌어질 정도로 엄청나서 말도 안된다고 생각했지만 형은 어떻게 마련했는지 입학금을 제게 쥐어주면서 공부를 해보라고 우겼습니다.
그 뒤로도 꾸준히 학비를 대줬었죠.
다행인지 제게는 정말로 상당한 재능이 있어서 천재소리까지 들으면서 비교적 쉽게 매기아를 배워 나갔습니다.
그래서 이제 조금만 더 공부하면 한 사람의 당당한 매기아러로서 형과 함께 인간답게..... 행복하게 살 수 있다고 믿었는데.....
그런데....."
샤운의 목소리가 거칠어지며 얼굴이 험악해졌다.
"저 엘루시족 놈들이 형을 죽이고 만 것입니다!
겨우 도망친 한 사람을 통해서 그 말을 들은 후 저는 눈이 뒤집혀서 복수를 하러 학교를 뛰쳐 나왔습니다.
제가 잘못입니까?"
생각지도 못한 이야기에 미영의 표정이 난감해지는 가운데, 여검사 재연이 비웃는 듯한 표정으로 차갑게 입을 열었다.
"감동적인 이야기네! 유언은 끝났니?"
다크 매기아러 샤운이 다소 차가와진 음성으로 대답했다.
"당신은 어쩐지..... 셍뜨 아미트레(여 성기사)의 동료같지 않군요.
엘루시족 다섯 년을 노예로 내드리면 되겠습니까?
당신들이 밤비르들을 해치웠다는 얘기는 들었습니다만, 저는 밤비르들보다 더 강할 수도 있습니다!"
그 말에 재연이 히죽 만족스런 표정으로 웃었다.
"그래, 바로 그거야!
엘루시족도 욕심나지만 나는 내가 얼마나 강해졌는지 알아보고 싶거든.
죽어!"
"재연씨!"
"터엉!"
미영이 말리는 소리를 질렀지만 어느새 재연의 모습이 없어지는가 싶더니, 뭔가 부딪치는 소리와 함께 다크 매기아러 샤운의 왼쪽 옆 2미터쯤 떨어진 곳에서 나타났다.
주먹을 똑바로 내뻗고 있었다.
마치 공중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뭔가 투명한 막이 재연의 주먹을 막고 있는 듯 했다.
다크 매기아러 샤운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놀라운 속도의 기습이었지만 소용없습니다.
저는 항상 바레라 매기아로 제 주위를 모든 악의적인 공격으로부터 보호하고 있으니까요."
여검사 재연이 히죽 웃었다.
"그래? 그 바레라라는 건 튼튼하니?"
"예?"
다크 매기아러 샤운의 의문섞인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재연의 모습이 다시 없어지더니 샤운의 주위 사방에서 "터엉!" "터엉!" "터엉!" 요란한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잠깐, 잠깐, 주먹으로 투명한 바레라를 두들기는 순간에만 모습이 보일 뿐 움직이는 동안에는 모습이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빠르게 움직이고 있었다.
심지어 미영의 눈에도 그 움직이는 모습이 제대로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찌지지지지지지직!"
채 몇 초도 지나지 않아, 공중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금이 가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자 다크 매기아러 샤운의 얼굴이 질린 표정으로 바뀌었다.
"이럴 수가! 바레라! 파레!"
품에서 수정구슬이 달린 짧은 지팡이를 꺼낸 다크 매기아러 샤운이 연달아 주문을 외치자, 용케 주문을 외운 방향에 여검사 재연이 있었던건지 재연의 모습이 샤운의 정면에 다시 나타났다.
마치 몸이 마비된 듯 움직이지 못하는 듯 했다.
"응?"
미영이 고개를 갸우뚱했다.
방금 다크 매기아러 샤운이 주문을 연달아 외치는 대로, 하얀 빛줄기가 기하학적인 도형을 이루며 샤운의 주위 및 심지어 몸속에서 빛나는 것이 - 마치 엑스레이 투시라도 하는 것처럼 - 눈에 보인 것이었다.
표정으로 봐서 옆에 서 있는 수진과 "아가씨" 지선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듯 했다.
"저게 소니야가 말한 도미니오라는 건가?
바레라는 몸속에 원형 빛줄기 2개, 바깥쪽에 몸을 감싸는 더 큰 원형 빛줄기 2개, 지팡이의 수정주위에도 똑같은 원형 빛줄기가 2개.....
파레는 몸속에 육망성 별모양의 빛줄기 1개, 지팡이의 수정주위에 역시 육망성 별모양의 빛줄기 1개가 그려지는구나!"
"휴우! 엄청난 속도와 힘이었지만, 저를 이길 수는 없....."
겨우 한숨을 돌리는가 싶던 다크 매기아러 샤운의 말이 재연의 히죽 웃는 얼굴을 보고 중간에 멎었다.
"일부러 맞아줘 본거야.
역시 내게는 통하지 않는군."
다크 매기아러 샤운의 얼굴이 놀라움으로 질리는 걸 보면서, 재연이 입을 열었다.
"바레라라는 걸 깨뜨리면 어떻게 만드는건지 보여줄 거라고 생각했지.
이렇게 하는 거니?
바레라!"
재연이 오른손을 높이 치켜들며 "바레라!" 를 외치는 걸 본 다크 매기아러 샤운이 어이없는 표정으로 고개를 흔들며, 다시 수정구슬이 달린 짧은 지팡이를 재연이 서 있는 쪽으로 향했다.
하지만, 미영의 눈은 더욱 큰 놀라움으로 커졌다.
수진, 지선은 물론 다크 매기아러 샤운의 눈에도 보이지 않은 듯 했지만, 재연이 "바레라!" 를 외치는 순간 재연의 몸속 및 바깥쪽, 그리고 오른손 주위에 다크 매기아러 샤운과 동일한 - 아니 오히려 밝기면에서는 훨씬 더 강한 - 원형 빛줄기 2개씩이 순간 만들어지는 것이 보였던 것이다.
"어째서 파레 매기아에 몸이 마비되지 않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다크 매기아(흑마법)는 아무나 본다고 바로 따라할 수 있는게 아닙니다.
콘페시오 피드라!"
다크 매기아러 샤운의 몸속에 네모와 세모를 겹친 듯한 기하학적인 하얀 빛줄기 4개가, 몸 주위에 같은 모양의 빛줄기 4개, 그리고 지팡이의 수정구슬 주위에도 같은 모양의 빛줄기가 4개 형성되는 것이 미영의 눈에 들어왔다.
이어, 짧은 지팡이에 달린 수정구슬에서 안개같은 하얀 연기가 뿜어져 나와 바로 앞에 서 있는 재연의 쪽으로 향했다.
"위험해요, 재연씨!"
미영이 외쳤으나 연기는 재연의 주위에 투명한 막이라도 있는 것처럼 재연의 주위를 피해서 퍼지기 시작했다.
"아아아! 아아아아아아아아아!!!"
이제는 완전히 겁에 질린 표정이 된 다크 매기아러 샤운이 길게 비명을 질렀다.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당신도 다크 매기아러이십니까?"
여검사 재연이 히죽 웃었다.
"아니! 방금 처음 보고 처음 써보는데....."
다크 매기아러 샤운이 "딱! 딱!" 겁에 질려 이빨이 부딪치는 소리를 내더니 떨리는 목소리로 다시 입을 열었다.
"호... 혹시! 지극히 높으신 존재이십니까?"
그 표현이 마음에 든 듯 재연이 웃으면서 대답했다.
"깔깔깔깔깔! 그야 물론 나야 지극히 높지.
하지만 인간이 아니냐는 뜻이라면 나는 인간이 맞는데....."
다크 매기아러 샤운이 겁에 질린 얼굴로 입을 열었다.
"가장 기본적인 매기아 하나를 쓰는데도 아무리 천재라도 이론과 실제를 배우면서 몇 년이나 걸립니다.
게다가 미리 외워놓은 주문을 불러낸 것도 아니고, 지팡이의 도움도 없이..... 시동어만으로..... 이건... 이건 말도 안되는....."
"더 보여줄 게 없니? 그럼 그만 죽어라!"
"터어어어어엉!"
"팍삭!"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재연이 눈에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빠르게 주먹을 내지르는가 싶더니, 요란한 소리와 함께 공중에서 무언가가 달걀 껍질처럼 손쉽게 깨져나가는 소리가 들려왔다.
어느새 재연이 손바닥을 활짝 편 오른손으로 다크 매기아러 샤운의 이마를 감싸듯 움켜잡고 있었다.
식은 땀을 흘리며 샤운이 입을 열었다.
"이... 이럴 수가! 이럴 수가!"
"그래! 조금 아까는 일부러 살살 친 거였어."
차가운 느낌의 타원형 은빛 안경테 안경속에서 새빨간 눈을 맹수처럼 잔인하게 반짝이며 비웃는 표정으로 입을 연 재연이 이어서 외쳤다.
"콘페시오 피드라!"
"프라이라(형)....."
그러자 재연의 손에서 하얀 연기가 나오는가 싶더니 다크 매기아러 샤운이 - 유언처럼 형을 부르던 - 입을 조금 벌린 모습으로 머리부터 석고상처럼 새하얀 돌로 변해버렸다.
역시 주문을 외치는 순간, 네모와 세모를 겹친 듯한 기하학적인 하얀 빛줄기가 4개씩, 재연의 몸속 및 주위, 그리고 오른손을 감싸는 것이 미영의 눈에 보였다.
"툭!"
다크 매기아러 샤운의 손에서 돌로 변하던 와중에 떨어진 수정구슬 지팡이가 떼굴떼굴 바닥을 굴렀다.
"퍽썩!"
이어지는 재연의 주먹 한 대에 하얀 돌가루가 날리며 다크 매기아러 샤운이 변한 돌조각이 산산조각이 나서 사방으로 흩어졌다.
"재연씨!"
미영이 놀란 음성으로 소리질렀다.
"왜요?"
여검사 재연이 미영을 돌아보며 입을 열었다.
"왜? 왜 저 사람을 죽인 거에요?"
그 말에 재연이 - 겨우 그런 얘기였냐는 듯 - 심드렁한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
"그야, 엘루시족의 마을을 구해야죠.
그럴려고 온 거 아니었어요?"
미영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하지만 재연씨는 저 사람보다 훨씬 강했는데 굳이 죽일 필요까지는 없었잖아요?
그리고 왜 최면술을 쓰지 않은거죠?
처음부터 그걸 썼으면 간단했을텐데....."
"확실하게 처리해야죠.
그리고, 봤다시피 정당방위였어요.
드로인 마을에서 주영씨가 괴물 사냥꾼들을 전부 죽였던 것처럼....." (4부 내용 참조)
재연의 천연덕스런 말투에 미영이 한숨을 쉬었다.
카안족들과 마을 처녀들의 죽음에 분노해서였다고는 하지만, 주영이 눈깜짝할 사이에 열네 명이나 되는 사람들을 죽이던 - 사악한 자들이긴 했지만, 역시 주영에게는 상대도 되지 않는 자들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벌레들을 잡듯 죽여버리던 - 모습은 미영으로서는 다시는 떠올리고 싶지 않은 끔찍한 장면이었다.
다크 매기아러 샤운이 죽으면서 돌 매기아(마법)에서 풀려났는지 마을 여기저기에서 다른 엘루시족 남녀들이 모습을 드러내더니 다가왔다.
모두 10대 후반에서 잘해야 20대 후반으로 밖에 안보이는 젊은 모습에 남녀 모두 175에서 180 정도의 늘씬한 키에 선이 가는, 조각같은 외모들을 자랑하고 있었다.
그중 20대 후반으로 가장 나이들어 보이는 엘루시족 남자가 노래하듯 부드러운 음성으로 입을 열었다.
"우리들을 구해주셔서 감사 드립니다, 인간 여러분!"
여검사 재연이 차갑게 웃으며 대답했다.
"여기 이 년을 댓가로 받기로 하고 구해준 것 뿐이다."
여전히 새하얀 알몸을 드러낸 채 서 있는 엘루시족 소니야를 가리키는 재연의 손짓을 보고 씁쓸한 표정으로 웃으며 엘루시족 남자가 말을 이었다.
"물론 그러시겠죠."
재연이 갑자기 흐뭇한 표정을 짓더니 미영을 돌아보며 입을 열었다.
"꽤 피곤하군요!
일이 금방 끝났으니 한 시간만 쉬었다 가죠.
괜찮죠?"
"예!"
재연이 뭘 생각하는건지 짐작한 미영이 한숨을 쉬며 대답했다.
역시나 - 미영이 짐작한 대로 - 소니야를 쳐다본 재연이 차가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이제 나는 네 주인이다!"
"예, 주인님!"
여전히 알몸으로 서 있던 엘루시족 소니야가 공손한 음성으로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
"네 집에 가서 쉬기로 할까?"
"예, 주인님!"
엘루시족 소니야가 다시 고개를 숙이며 다른 엘루시족들에게 노래하듯 낭랑한 음성으로 입을 열었다.
"저 자신과 함께 인간 분들에게 가장 좋은 활 10벌과 화살 500개를 같이 드리기로 했습니다.
준비해 주십시오!"
다른 엘루시족들이 고개를 끄덕이고, 앞장선 소니야의 뒤를 여검사 재연이 군침도는 표정으로 뒤따르는 걸 보면서 "아가씨" 지선이 우리 말로 불평했다.
"저는 괜히 왔나 봐요.
수진이 언니가 가장 힘들었지만, 업힌 채로 몇 시간이나 흔들리며 오느라 저도 힘들었는데....."
수진이 동감인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는 걸 보고, 미영이 얕은 한숨을 쉬며 입을 열었다.
"아니야, 지선아! 이제 곧 네가 필요하게 될거야.
그리고 수진이 너도 같이 오길 잘 했어."
"아니었으면 다크 오스코러인지 다크 매기아러인지 하는 사람이 아니라 재연씨 손에 이 마을이 멸망했을지도 모르니까....."
뒷말을 속으로 삼키며 미영이 생각했다.
어느 정도 짐작은 했지만 재연의 강해진 정도는 말그대로 상상을 초월했다.
게다가 다크 오스콜인지 다크 매기아인지 어쨌든 마법으로 보이는 기술을 한 번 보고 그대로 해내는 모습은.....
"어쩌면 재연씨의 능력은 최면술이나, 단순히 한 번 본 기술을 그대로 따라하는 것이 아니라....."
문득 머릿속에 떠오른 어떤 - 어쩌면 상상할 수도 없을 정도로 끔찍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는 - 가정에 미영이 고개를 흔들었다.
"아니야! 설마 그렇지는 않을거야.
게다가 이제 며칠 뒤에 랑구르시아시로 가서 전화통화를 해서 여기가 어딘지 알고, 우리나라로 돌아갈 방법을 찾아서 돌아가면 전부 원래대로 되돌아갈거구."
초가집처럼 풀로 엮은 지붕을 가진 엘루시족 소니야의 통나무집은, 혼자서 사는지 안이 불과 10평도 안 돼보이는 작고 아담한 크기에, 가구라고 부를 만한 것도 거의 없었고 심지어 침대도 없었지만, 바닥에 온통 촉감이 아주 부드러운 녹색 천이 깔려있어 꽤 아늑하고 편안해 보였다.
엘루시족 소니야는 손으로 몸을 가리지도 않고 똑바로 서서 새하얀 알몸을 드러내고 여검사 재연을 향해 공손한 표정으로 서 있었다.
키가 163 정도 - 165가 조금 안되는 재연에 비해 175 정도 되어 보이는 소니야쪽이 10센치 정도 키가 더 크고 늘씬했다.
물론 키만이 아니라 잡티나 작은 점 하나 없이 눈처럼 새하얀 피부, 한없이 파랗고 맑아보이는 크고 아름다운 눈동자, 허벅지까지 닿을 정도로 내려오는 치렁치렁하고 눈부신 금발의 머리카락, 적당한 크기의 젖가슴과 작은 분홍빛 유두, 풍성한 금발의 음모, 날씬한 허리와, 늘씬하고 긴 팔과 다리 등 발가벗고 서 있는 소니야의 외모는 - 지나치게 날씬해서 신경질적인 인상으로 보일 뿐 한국인으로서도 잘해야 평범한 수준인 - 재연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아름다왔으며, 왜 엘루시족이 노예로 인기가 있는지를 확실히 보여주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며 흡족하게 웃던 재연이 입을 열었다.
"보지 까 봐!"
"예?"
의아해하는 엘루시족 소니야의 표정에 여검사 재연이 안경쓴 얼굴에 인상을 쓰며 소리쳤다.
"바닥에 앉아서 보지를 양손으로 활짝 벌려서 속살을 보이라구!"
"예, 주인님!"
"치잇! 이 나라 년들은 쉬운 말도 잘 못 알아듣는 것 같단 말이야."
재연이 투덜거리면서, 바닥에 주저앉아 다리를 활짝 벌리고 양손으로 스스로 벌린 소니야의 성기를 들여다보며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바닥에 앉자 긴 금발 머리카락이 바닥에까지 늘어져 마침 창으로 들어온 햇빛을 받아 눈부시게 반짝였다.
머리카락과 같은 색으로 - 마치 빛나는 듯한 - 금발의 풍성한 음모 아래에, 스스로 벌려서 드러난 크리토리스와 연한 선홍색 속살, 꼭 아물린 구멍 등이 한없이 부드러워 보였다.
"깔깔깔! 보지 속살 색깔도 곱군!
피부는 클로아보다도 더 하얗고 좋고 보지 모양도 안 떨어지겠어.
이래서 엘루시족이 노예로 비싸다는 건가?"
흡족한 표정으로 재연이 이어 명령을 내렸다.
"내 옷도 벗겨!"
"예, 주인님!"
소니야가 시키는 대로 고급스런 재연의 검정색 반팔, 반바지 여행복과 속옷들을 벗기자 약간 지나치게 날씬해 빈약한 느낌마저 드는, 한국인으로서는 평범한 피부색의 알몸이 드러났다.
다리를 벌리고 바닥에 털썩 주저앉은 재연이 차갑게 명령했다.
"내 여기를 벌리고 핥아!"
"예, 주인님!"
알몸인 채인 엘루시족 소니야가 순순히 재연의 다리 사이에 엎드리더니 - 부드러운 몸짓으로 - 양손으로 재연의 성기를 벌려서 열고 혀를 길게 내밀어 핥기 시작했다.
"하으으! 하으! 제법이군. 맛이 어때?"
"시큼한 맛이 나요."
"철썩!"
고개를 뒤로 젖히며 소니야가 혀로 핥는 느낌을 즐기는 듯 하던, 재연이 가볍게 따귀를 후려치자 엘루시족 소니야의 고개가 휙 옆으로 돌아갔다.
인간이었다면 고막이 나가지 않을까 걱정할 정도로 센 충격이었지만, 인간보다 피부가 강한 듯 볼이 빨개지지는 않았다.
"맛있어요 라고 해야지, 미천한 것아!"
"예, 주인님! 맛있어요!"
엘루시족 소니야가 활짝 웃으며 다시 대답했다.
"쭈우욱!"
어느새 오른손으로 소니야의 탐스러운 금발 머리채를 몰아서 틀어쥔 재연이 진하고 탐욕스럽게 소니야의 작고 아름다운 붉은 입술에 입을 맞추고 문질렀다.
"말해봐! 클로아는 주인님이 키스해 주셔서 행복해요 하고....."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엘루시족 소니야가 재연이 시키는 대로 고분고분하게 입을 열었다.
"클로아는 주인님이 키스해 주셔서 행복해요! 아아아아아!"
재연의 오른손이 약간 거칠게 소니야의 크리토리스를 주무르며 애무하기 시작했다.
"좋으니, 클로아?"
"예, 주인님! 클로아는 주인님이 애무해 주셔서 행복해요! 아아아아! 아아아아아악!"
"엘루시족도 처녀막이 있나보지?"
"예, 주인님! 클로아는 주인님이 처녀막을 깨주셔서 행복해요!"
엘루시족 소니야가 활짝 행복한 표정으로 웃으며 대답했다.
어느새 재연의 오른손 손가락이 두어개나 소니야의 성기 구멍을 거칠게 쑤시고 있었고 그 아래쪽으로 지르르 새빨간 처녀혈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네 년은 몇 살이지?"
"클로아는 이제 194살이에요."
"철썩!"
"아아아악!"
가차없이 오른손으로 왼쪽 뺨의 따귀를 갈기자, 소니야가 고통스런 비명을 질렀다.
안경속에서 새빨간 눈동자를 차갑게 반짝이며 재연이 사나운 음성으로 입을 열었다.
"잘해야 19살이야, 멍청한 년아!"
마을을 구해달라고 부탁할 때 얼핏 보긴 했겠지만, 클로아가 누군지도 모를 엘루시족 소니야에게 무리한 내용을 시키면서 재연이 때리기까지 했지만, 엘루시족 소니야는 아름다운 새하얀 얼굴에 활짝 미소를 지으며 다시 대답했다.
"클로아는 18살이에요, 주인님!"
인간보다 훨씬 피부가 강한 듯 했지만, 방금전 두번째 때린 따귀의 충격이 컸는지 입술 왼쪽이 터져서 새빨간 피가 입가에 약간 흘러 내렸다.
"재수없는 년! 네 년은 내꺼야, 클로아! 오직 내거라구!"
마차를 떠나 엘루시아 마을로 향할 때부터 새빨갛게 변해 있었던 재연의 눈동자가 달아오르는 것처럼 더욱 새빨갛게 변했다.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엘루시족 소니야가 비명을 지르며 상체를 뒤로 젖히고, 자지러지듯 고통스럽게 온몸을 뒤틀었다.
선이 가는 엘루시족답게 풍만한 편은 못 되지만, 제법 모양좋은 두 젖가슴이 몸을 뒤트는 소니야의 몸짓에 따라 고통스럽게 떨리며 위아래로 출렁거렸다.
방금 재연의 손가락들에 처녀성을 잃은 좁은 성기 구멍을 어느새 재연의 오른손 전체가 손목까지 파고들어 쑤시고 있었고 아래로 새빨간 피가 줄줄 흘러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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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루시족들이 가져온 10벌의 활은 물론 500발이나 되는 화살들은 하나, 하나가 모두 마치 예술품처럼 정교하고 아름다와 보였다.
미영, 수진, 지선 모두 신기해 하며 만져보고 있었다.
"이 활시위는 금실인가요?"
미영의 질문에 처음 고맙다는 인사를 했던, 촌장쯤 되어 보이며, 가장 나이들어 보이는 - 하지만 잘해야 이십대 후반 정도로 보이는 외모에 키 180 정도의 모델같은 외모를 갖고 있었다 - 엘루시족 남자가 대답했다.
"아닙니다! 엘루시족의 활시위는 그 머리카락으로 만들어지죠.
무척 질겨서 아무리 쏴도 적어도 100년 이상 늘어지는 일도 없이 이 상태로 유지된답니다."
그 때였다.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재연과 엘루시족 소니야가 들어간 집쪽에서 긴 비명소리가 들려온 것은.....
"역시나! 위험하다!"
미영은 사악한 느낌의 기운이 눈에 띄게 증가하는 것을 느끼면서 허리에 차고 있던 긴 칼을 뽑아 들었다.
미영의 크고 아름다운 금빛 눈동자가 붉은 빛으로 변하면서 날카로운 느낌의 새파란 빛이 칼날에서 뿜어나오기 시작했다.
그러자, 엘루시족의 촌장 남자가 미영의 앞을 가로막아 서서 양팔을 양옆으로 넓게 벌리면서, 노래하듯 부드러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어디를 가시려는 겁니까? 인간이시여!"
긴 칼에서 파란 빛을 내며 미영이 대답했다.
"걱정했던 대로 제 일행인 재연씨가 일을 저지르고 있어요.
막아야 합니다."
엘루시족의 남자가 어쩐지 슬퍼보이는 표정으로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인간이시여! 신경써 주시는 건 고맙지만, 소니야는 우리 마을을 구해주는 댓가로 자기 자신을 조금 아까의 인간에게 바치기로 했습니다.
소니야를 그 인간이 마음대로 할 수 없다면 바친다는 약속의 의미가 없게 됩니다.
제 딸이 약속을 지킬 수 있게 해 주시기 바랍니다."
촌장 남자의 딸이라는 말에 미영이 놀란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우리 일행이지만 저 여자는 굉장히 위험해요.
따님이 죽을 수도 있어요."
"약속은 약속입니다."
엘루시족 남자가 더욱 서글픈 표정으로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그까짓 체면이 따님의 목숨보다 중요한가요?"
"아가씨" 지선이 예쁜 얼굴에 안 어울리는 화난 음성으로 입을 열자, 엘루시족 남자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체면같은 것은 우리 엘루시족에게는 아무 의미도 없습니다.
다만 무엇을 하기로 약속했다면 그 일은 해야 합니다.
어떻게 하기 싫다는 이유로... 남의 힘을 빌어서 약속을 어길 수 있단 말입니까?"
뭔가 말이 통하지 않는 기분을 느끼며, 미영은 나직히 한숨을 쉬었다.
..................................................................................................................
"누가 비명을 지르라고 했어, 재수없는 년아!
웃으면서 말해!
클로아는 주인님이 보지를 찢어 주셔서 행복해요 라고!"
성기가 찢어지는 - 그것도 방금전까지 처녀였던 성기를 손목까지 쑤셔 넣어서 잔인하게 구멍을 벌리고 찢는 - 끔찍한 고통에 새하얀 알몸을 뒤틀고 부들부들 떨며 비명을 지르던 엘루시족 소니야가 여검사 재연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갑자기 평온한 얼굴로 바뀌더니 활짝 웃으며 입을 열었다.
"클로아는 주인님이 보지를 찢어 주셔서 행복해요!"
어느새 고통으로 인한 몸의 심한 떨림도 멎었다.
그러한 상황의 변화에 깜짝 놀란 것은 오히려 재연 쪽이었다.
"뭐야, 너? 아프지 않은건가?"
"아프지만, 주인님께서 웃으라고 하셨으니까요."
엘루시족 소니야가 파란 눈동자에 오똑한 콧날, 작고 붉은 입술이 돋보이는 아름다운 얼굴로 활짝 웃으며 대답했다.
"이 재수없는 년이!"
재연이 인상을 쓰며 허리를 굽혀 분홍빛에 가까운 작고 귀여운 젖꼭지가 돋보이는 소니야의 오른쪽 젖가슴을 깊숙히 베어 물었다.
이빨을 세워서 물며 힘을 주자 지르르 피가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클로아는 주인님이 유방을 깨물어 주셔서 행복해요!"
엘루시족 소니야가 활짝 웃으며 입을 열었다.
"꾸우욱!"
재연의 오른손이 엘루시족 소니야의 왼쪽 젖꼭지를 잡아 쥐고 마치 잡아 뗄 것처럼 잡아 당기기 시작했다.
왼쪽 젖꼭지와 함께 부드럽고 탱탱해 보이는 젖가슴 전체가 놀랄만큼 따라서 늘어나는가 싶더니, 재연이 손톱에 힘을 주자 끔찍하게도 작은 젖꼭지가 툭 떨어져 나가며 "지르르!" 빨간 피가 젖가슴을 타고 아래로 흘러 내렸다.
"클로아는 주인님이 유두를 잘라 주셔서 행복해요!"
"이런 미친 년이!"
재연이 더욱 사납게 인상을 쓰면서 소리쳤다.
"엎드려!"
"예, 주인님!"
엘루시족 소니야가 웃으며 순순히 몸을 돌려 바닥에 엎드렸다.
눈처럼 새하얗고 전혀 처지지 않은 탱탱하고 모양좋은 엉덩이가 환히 드러났다.
재연의 오른손이 소니야의 오른쪽 엉덩이 윗쪽으로 향하더니 손끝에 힘을 주어 잡아당기자 끔찍하게도 피가 줄줄 흐르면서 새하얀 엉덩이 가죽이 천천히 뜯어져서 벗겨지기 시작했다.
"가죽이 인간보다 훨씬 두껍군!"
이미 엉덩이 가죽을 생으로 벗겨본 경험이 있는 (6부 내용 참조) 재연이 차가운 목소리로 입을 열며 소니야의 새하얀 오른쪽 엉덩이 가죽을 천천히 통째로 벗겨 내려갔다.
가죽 아래의 새빨간 살이 정육점의 고깃덩이처럼 드러나면서 피가 아래로 줄줄 흘러내려 바닥의 녹색 천을 검붉게 물들이기 시작했다.
정상인이라면 아마도 보는 것만으로도 공포로 머리카락이 쭈뻣 서는 걸 느끼며 구역질을 할 끔찍한 상황에서, 엎드린 채인 엘루시족 소니야가 고개를 뒤로 돌려 아름다운 얼굴에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노래하듯 평온하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클로아는 주인님이 엉덩이 가죽을 벗겨 주셔서 행복해요!"
은빛테 안경속에서 새빨간 눈동자를 빛내고 있던 재연의 얼굴이 더욱 차갑게 굳어지더니 이를 갈며 대답했다.
"아니야, 이 멍청한 년아!
유두를 자르고 엉덩이 가죽을 산 채로 벗겨서 행복해할 년은 이 세상에 없어.
네 년은 역시 클로아가 아니야!
이 징그러운 괴물아!"
그 말에, 정말로 행복한 듯 활짝 웃고 있던 엘루시족 소니야가 갑자기 겁먹은 표정으로 바뀌며 조심스럽게 다시 입을 열었다.
"그럼 어떻게 합니까, 주인님?
다시 비명소리를 지르면 되겠습니까?"
"그게..... 마음대로..... 원하는 대로.....
참고 조절할 수 있는건가?"
유두가 잘린 왼쪽 젖가슴과 찢어져서 아직까지도 활짝 열린 채인 성기 구멍, 그리고 끔찍하게도 생으로 가죽이 절반쯤 넓게 벗겨진 오른쪽 엉덩이에서 붉은 피를 줄줄 흘리면서 엘루시족 소니야가 여전히 평온한 얼굴로 고개를 갸우뚱했다.
"물론입니다, 주인님!
남의 몸이라면 모를까 제 몸인걸요."
"빠드득!"
평소에도 신경질적이고 사나운 느낌인 얼굴 가득 인상을 쓴 재연이 소리내어 이를 갈았다.
"네 년..... 정말로 인간이 아니었구나!"
"예! 저는 엘루시족입니다, 주인님!"
"뻐어억!"
벌떡 일어나며 사정없이 걷어차는 재연의 오른발 발길질에, 끔찍하게도, 엎드려 있던 엘루시족 소니야의 오른쪽 다리가 부러지며 이상한 각도로 어긋나 버렸다.
"클로아는 주인님이 다리를 부러뜨려 주셔서 행복해요!"
거친 동작으로 소니야가 바닥에 개어 놓은 속옷들과 검정색 반팔, 반바지를 다시 주워 입으며 재연이 소리쳤다.
"아니야! 네 년은 클로아가 아니야!
그 재수없는 입 닥쳐!"
"예, 주인님!"
화를 내는 재연의 모습에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탐스럽게 빛나는 금발머리를 길게 바닥에 늘어뜨리고 엎드린 채, 고개를 뒤로 돌려 올려다 보고 있는 엘루시족 소니야를 내려다 보며 재연이 소니야의 아름다운 얼굴에 침을 뱉었다.
"?!"
"네 년은 겉모습은 예쁘지만 인형하고 다를게 하나도 없는 재수없는 괴물이야!
클로아는 고사하고 제일 못생긴 인간 년만도 못해!"
엘루시족 소니야의 아름다운 얼굴이 겁먹은 표정으로 질리더니 다급하게 소리쳤다.
"잘못했습니다, 주인님!
주인님께서 기뻐하시도록 비명을 잘 지를게요!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닥쳐! 너 같은 년은 필요없으니 꺼져!"
여검사 재연이 짜증스런 표정으로 엘루시족 소니야의 집의 나무문을 거칠게 발로 차서 열면서 밖으로 나왔다.
조금 떨어진 곳에서 다른 엘루시족들 및 수진, 지선과 함께, 재연을 기다리던 미영이 차가운 금빛 눈동자로 재연을 노려보았다.
이 나라에 오면서 귀가 좋아진 미영은 안에서 일어난 일들을 소리로 대충 알 수 있었다.
(제 3부 내용 참조)
"무슨 짓을 한거죠, 재연씨?"
재연이 화가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듯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잠깐 인간이 아닌, 재수없는 인형 하나를 갖고 논 것 뿐이죠.
나는 내버릴테니 망가진 걸 고치든 주워서 갖든 마음대로 해요!
저런 따위 괴물들을 노예로 좋아한다는 건 어떤 미친 놈이람!"
"주인님! 잘못 했습니다! 제발 저를 버리지 말아 주십시오!"
열린 문으로 엘루시족 소니야가 알몸인 채 양손과 왼발을 움직여서 기어 나왔다.
오른쪽 다리가 부러진 듯 걷지도 못하고 기고 있는 소니야의 뒤로 바닥에 굵은 선을 긋듯 길게 새빨간 핏자국이 이어졌다.
"우욱!"
오른쪽 엉덩이 가죽이 통째로 반쯤 넓게 벗겨져 늘어진 채 고깃덩이처럼 새빨갛게 피부아래 살이 드러난 엉덩이와 억지로 쑤셔져 찢어져 버린 듯한 성기, 한쪽 유두가 잘린 젖가슴에서 새빨간 피를 줄줄 흘리고 있는 끔찍한 모습에 "아가씨" 지선이 손으로 입을 막으며 구역질을 했다.
이어, 은빛 눈동자가 붉은 빛으로 변하면서, 엘루시족 소니야에게 다가간 아가씨가 손에서 부드러운 느낌의 녹색의 빛을 내자, 순식간에 소니야의 끔찍한 상처들이 차례로 아물고, 벗겨져 덜렁거리며 늘어져 있던 엉덩이 가죽이 다시 붙고, 잘린 왼쪽 유두도 재생되면서 다시 원래의 건강하고 티하나 없이 아름다운 모습으로 돌아왔다.
몸이 정상으로 아물자 마자, 엘루시족 소니야는 벌떡 일어나더니 재연에게 달려오며 눈물을 흘리며 가엾은 목소리로 애원했다.
"잘못 했습니다, 주인님!
마음에 드시도록 앞으로는 잘 할테니 제발 저를 버리지 말아 주십시오!"
"재수없는 년! 죽어버려!"
"터억!"
주먹을 불끈 쥔 채 소니야를 향해 크게 휘두르려는 재연의 오른 손목을 수진이 중간에 꽈악 잡아서 멈췄다.
다크 매기아러 샤운이 - 재연의 손에 생각보다 허무하게 - 죽어버린 후, 갈색으로 돌아와 있던 수진의 눈동자가 어느새 다시 붉은 색으로 변해 있었다.
"흥!"
재연의 얼굴에 차가운 비웃음을 지으며 팔에 힘을 주었으나 재연의 기대와는 달리 힘은 막상막하.....
두 사람의 팔 모두 부들부들 떨렸지만 꼼짝도 하지 않았다.
재연의 표정이 놀라움으로 바뀌더니, 인상을 쓰며 입을 열었다.
"처음 산적들과 싸울 때는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수진씨도 힘이 더 강해졌군요! (1부 내용 참조)
치잇! 저 년을 죽이지 않을테니 그만 놔요!"
재연이 팔에서 힘을 빼자 수진도 팔을 놔주었다.
재연이 차가운 목소리로 엘루시족 소니야에게 입을 열었다.
"나는 너같은 년은 필요없어, 재수없는 괴물아!
그러니 그만 꺼져!"
"주인님! 잘못 했습니다! 제발..."
엘루시족 소니야의 말을 끝까지 다 듣지도 않고 재연은 눈으로 따라잡기도 힘들만큼 빠른 속도로, 마차가 있던 방향의 숲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터억!"
눈물을 흘리면서 뒤따라 가려는 엘루시족 소니야의 어깨를 미영이 잡아서 멈춰 세웠다.
"당신은 약속을 지켰어요!
당신은 당신 자신을 노예로 바쳤지만, 재연씨가 마음에 안들어서 버렸으니 당신은 이제 자유에요.
따라갈 필요는 없어요."
"하지만..... 하지만....."
파랗고 예쁜 파란 눈동자에서 눈물을 흘리는 엘루시족 소니야를 향해 미영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하지만은 없어요.
당신 주인이 원하는 것은 당신이 더이상 따라오지 않고 예전처럼 자유롭게 사는 거에요.
주인의 그런 뜻을 따르는 것이 주인이 시키는 대로 뭐든지 하겠다는 약속을 지키는 것이구요."
사실 엘루시족 소니야가 자유롭게 살건 죽건 재연으로서는 관심 밖일 것이라고 생각되었으나, 미영은 엘루시족 소니야를 달래고 설득하기 위해 그렇게 말했다.
엘루시족 소니야가 눈물을 흘리면서 입을 열었다.
"하지만..... 주인님은... 인간 분들은 정말 이해가 가질 않습니다.
원하시는 대로, 시키는 대로 뭐든지 다 했는데..... 왜 저를 마음에 들어하시지 않고, 버리시는 겁니까?
그리고 설사, 주인님께서 버리시더라도 저는 죽거나 부서지기 전까지는 주인님을 따라가야 합니다.
저는 죽을 때까지 주인님의 노예가 돼서 섬기기로 이미 약속했으니까요."
머리가 아파오는 기분을 느끼며 미영이 다시 입을 열었다.
"당신 주인이 당신이 따라오지 말 것을 원하고 있어요.
주인이 시키는 대로 뭐든지 하겠다면서 왜 시키는 대로 하지 않고 고집을 부리죠?"
엘루시족 소니야가 파란 눈동자에서 눈물을 흘리며 대답했다.
"우리 마을을 구해주시면 평생 그분은 물론 그분의 자손 대대로 노예로 섬기겠다는 것이 약속이었습니다.
제가 죽거나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몸이 부서지면 모를까, 약속을 지킬 수 있는 상태면서 제가 편할 대로 해석해서, 지키지 않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왠지 답답한 기분을 느끼며 미영은 길게 한숨을 쉬었다.
다시 몇 시간 뒤, 미영, 수진, 지선은 여검사 재연과 함께 - 그리고 활과 화살들을 날라주기 위한 엘루시족 남자 네 명과, 엘루시족 소니야가 뒤따르는 채로 - 마차가 있던 곳으로 돌아와 다른 일행들과 합류했다.
잔뜩 열받은 재연이 먼저 가서 다른 일행들을 해치지 않을까 - 정확히는 클로아를 강간하려 들지나 않을까 - 걱정한 미영은 걸음을 서둘렀으나 다행히 그렇게 속도를 내지 않았는지 중간에 재연을 따라잡을 수 있었다.
재연은 소니야가 따라온 걸 보고 이를 부드득 갈았으나 말없이 무시하고 걸음을 옮겼다.
......................................................................................................................
"흐음..... 그렇게 엘루시아 마을을 구해줬구나.
검사 아줌마가 그렇게 강했단 말이지?
그리고..... 엘루시족은 귀가 길고 피부가 아주 좋다는 걸 빼고는 우리와 똑같이 생겼다고 생각했지만 정말로 인간이 아니었나 봐."
마차로 돌아왔을 때는 이미 한밤중이 다 되어 있어서, 일행은 길가에서 모닥불을 피고 노숙하고 내일 아침에 길을 떠나기로 했다.
여검사 재연이 열받은 표정으로 바람을 쐬겠다며 자리를 비워서, 귀가 좋아져 (제 3부 내용 참조) 엘루시족 소니야의 집안에서 나눈 대화들을 모두 들을 수 있었던 미영은 그날 있었던 일들 모두를, 궁금해하는 일행들에게 얘기해 줄 수 있었다.
물론 클로아와 "젖소" 은주가 놀라지 않도록 재연과 엘루시족 소니야의 대화중 "클로아" 라는 이름은 전부 "소니야" 로 바꾸고 일부 대화는 약간 바꿔서 얘기했다.
엘루시족 소니야는 - 마치 주인에게 버림받은 강아지처럼 불쌍한 표정으로 - 재연이 사라진 숲속을 쳐다보며 조금 떨어진 나무 밑에 기대어 서서 충실하게 재연을 기다리고 있었다.
미영의 얘기를 들은 주영의 말에, "젖소" 은주가 고개를 저으며 입을 열었다.
"아니! 엘루시족은 인간이 맞네!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들 - 마을 사람들을 위해서 자기 자신을 노예로 바쳐서 희생했고, 또 주인으로 삼은 재연씨 마음에 들기 위해서 아픈 걸 참고 견디며 노력하려고 했으니까.
또 지금도 저렇게 재연씨 마음에 들고 싶어하며 안타까와 하고 있구."
"흐음..... 하지만....."
입을 삐죽하는 주영에 이어, 미영이 곰곰히 생각에 잠긴 표정으로 다시 입을 열었다.
"인간의 조건이 짐승과는 다르다는 것만이라면 - 희생정신이나 인내같은 거라면 - 아마 엘루시족을 인간으로 볼 수 있겠죠.
하지만, 우리 인간들은 짐승들처럼 본능과 욕심에 따라 이기적으로 행동하는 면들 또한 많이 갖고 있어요.
그 점에서 엘루시족들은 역시 인간이 아니었어요.
그들은 그런 본능의 지배를 거의 전혀 받고 있지 않는 것처럼 보였거든요."
"흐음..... 그럼 우리 인간들보다 차원이 높은건가?"
모닥불 빛을 받아 크고 아름다운 붉은 눈동자를 루비처럼 반짝이고 있는 주영의 물음에 미영이 여전히 생각에 잠긴 표정으로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아니..... 단지 다를 뿐이야!"
"차원이 높다기보다는 어쩐지..... 우리 인간들보다 더 무기력하고 나약하고 답답해 보였어.
그렇지, 미영아?"
수진이 여자치고는 허스키한 낮은 목소리로 입을 열자, 미영이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어려워요!"
금발의 파란 눈의 어리고 귀여운 클로아가 방긋 웃으며 어리광부리듯 "젖소"의 어깨에 머리를 기댔다.
"그리고..... 이번에 엘루시족 소니야에게 한 짓으로 봐서, 그로피아 마을에서 셀비아씨를 해쳤던 사람은 역시 재연씨가 맞는 것 같아요." (6부 내용 참조)
"아가씨" 지선이 예쁘고 귀여운 얼굴에 안 어울리는 다소 차가운 음성으로 입을 열자, 주영이 뒤늦게 그 점을 깨달은 듯 펄쩍 뛰었다.
"흐음..... 그러게!
이거 같이 다니면 우리도 위험한 거 아냐?"
미영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위험하기 때문에 오히려 우리가 보는 곳에 머무르게 하는 편이 나은거야.
우리가 다 같이 있는 한은 위험하진 않을거야."
"하지만... 그 검사 아줌마는 마법도 쓸 줄 알게 됐다면서?
우리는 그런거 쓸 줄 모르잖아.
잠깐... 마법 주문이 뭐라고 했었지?"
마법 주문을 묻는 주영의 말에, 미영도 문득 재연씨 외에 - 자기 자신을 포함한 - 다른 사람들도 마법을 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떠올랐다.
아까의 모습을 떠올리며 오른손을 높이 들며 외쳤다.
"이게 방어막 주문이야. 바레라!"
주문과 함께, 스스로도 놀랍게도 - 몸속에서 뭐라고 표현할 수 없는 어떤 진동같은 파동이 일어나는 느낌과 함께 - 원형의 흰색 빛줄기가 몸속 및 몸 주위, 그리고 오른손을 중심으로 각각 2개씩 만들어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어?"
약간 옆으로 길게 찢어져 약간 사나와 보이는, "젖소" 은주의 연녹색 눈동자가 놀라움으로 커졌다.
"바레라!"
"바레라!"
"바레라!"
"바레라!"
"..... 바레라!"
일행들 모두 - 심지어는 어린 클로아까지도 - 오른손을 들며 소리내어 주문을 외쳤다.
마지막으로 "젖소"가 머뭇거리다가 오른손을 들며 외치는 것을 보고 미영의 표정이 놀라움으로 바뀌었다.
"젖소"도 동일한 - 아니, 오히려 미영 자신보다 훨씬 더 밝은 - 원형의 빛줄기들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흐음..... 아무 변화가 없는 것 같은데....."
"투욱!"
"그러게....."
바닥에서 주워서 던진 작은 나뭇가지가 역시나 그대로 날아가 주영의 어깨에 부딪치는 걸 보며 미영이 말하자, 주영이 고개를 갸우뚱하며 입을 열었다.
"뭐야? 그렇게 뭔가 던져 봐야 아는거야?
내가 시험해 볼게."
주영이 나뭇가지들을 주워서 차례로 일행들에게 던졌다.
"투욱!"
"투욱!"
"투욱!"
"타악!"
"어?"
수진, 지선, 클로아에게 던진 나뭇가지들은 계속 날아가 어깨, 배 등에 맞고 바닥에 떨어졌으나, 미영에게 던진 나뭇가지는 미영으로부터 2미터 정도 앞에서 마치 투명한 막에 부딪친 것처럼 공중에서 부딪치는 소리를 내더니 툭 떨어졌다.
"언니도 되나 봐!"
"그러게?"
역시나, 자신도 마법 - 이 나라말로는 오스콜 또는 매기아 사용이 가능하다는 걸 확인하고 미영 스스로도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은주 언니는?"
주영이 다시 나뭇가지 두 개를 주워 양손에 들고, 하나는 다시 미영에게, 하나는 "젖소" 은주에게 던졌다.
"타악!"
"타악!"
"에에에? 은주 언니도 되네요!"
미영에게 던져진 나뭇가지는 먼저와 마찬가지로 2미터 정도 앞 공중에서 뭔가에 부딪치는 소리를 내며 바닥에 떨어졌다.
그리고 - 미영이 짐작했던 대로 - "젖소" 은주에게 던진 나뭇가지도 투명한 막에 부딪친 듯 중간에 떨어졌는데, "젖소"의 바레라쪽이 미영의 것보다 범위가 더 넓은지 떨어진 위치는 2미터 앞이 아니라 "젖소"로부터 3미터 정도 앞이었다.
"그리고... 이게 정지 마법이야. 파레!"
미영이 오른손을 내밀며 주영을 향해 외치자 - 몸속 및 오른손에 육망성 별 모양의 흰색 빛줄기가 생기며 - 잠깐 동작이 멈추는 듯 했던 주영이 놀란 표정으로 겨우 입을 움직였다.
"어... 언...니! 너...무..해!"
주영의 보석처럼 붉은 크고 아름다운 눈동자가 아주 조금 더 붉어지는가 싶더니, 몸이 다시 자유롭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흐음..... 다행히 나도 마법이 잘 통하지 않나 봐."
"파레!"
"파레!"
"파레!"
"파레!"
"언니들 너....."
주영을 향해 오른손을 내밀며 차례로 주문을 외우는 모습을 보고 항의하려던 주영의 입이 "젖소"가 소리치자 그대로 굳어 버렸다!
"어머! 역시 은주 언니는 마법쪽에도 능력이 있나 봐요."
은빛 눈동자가 붉은 색으로 변한 "아가씨" 지선이 신기한 듯 웃으며 손에서 녹색의 빛을 내자 주영이 다시 몸을 움직이며 항의했다.
"너무해요, 언니들!"
"미안, 주영아!
실은..... 미영이가 주문을 욀 때 하얀 빛줄기가 모양을 만드는게 보이네.
그걸 그대로 따라서 만들어본 것 뿐이야."
"젖소"가 멋적게 웃으며 얼버무리자, 주영의 붉은 눈동자가 놀라움으로 커졌다.
"빛줄기요? 나는 아무것도 안보이는데....."
역시나..... 미영을 제외하고는 일행중 "젖소"만이 - 물론 자리에 없는 재연도 당연히 가능했겠지만 - 오스콜 또는 매기아를 쓸 때 생기는 하얀 빛줄기가 눈에 보이고 자기 자신이 원하는 대로 만들 수도 있는 듯 했다.
"마지막 석화 주문은 사람이 없는 쪽을 향해서 해야 할 거야."
조금 앞으로 걸어가서 사람이 없는, 여검사 재연이 없어진 반대 방향의 풀숲쪽으로 오른손을 내민 미영이 소리쳤다.
"콘페시오 피드라!"
그러자 몸속 및 몸주위, 오른손 주위에 네모와 세모를 합친 듯한 하얀 빛줄기가 4개씩 만들어지면서 - 역시 미영 자신외에는 "젖소" 은주의 눈에만 보였겠지만 - 미영의 오른손에서 하얀 안개같은 연기가 새나오기 시작했다.
"와아아아! 역시 언니도 마법을 쓸 수 있구나!
콘페시오 피드라!"
"잠깐! 주영아!
경솔하게 사람들 사이에서 주문을 외치는 주영을 보고 미영이 급하게 말렸으나, 다행인지 불행인지 빛줄기는 만들어지지 않았고, 당연히 아무 연기도 나오지 않았다.
수진, 지선도 - 물론, 열심히 주문을 외치며 오른손을 앞으로 쭉 내민 클로아도 - 마찬가지였다.
"젖소" 은주가 앞으로 몇 걸음 걸어가서 아무도 없는 풀숲을 향해 오른손을 내밀며 주문을 외쳤다.
"콘페시오 피드라!"
그러자 기하학적인 모양의 빛줄기들이 4개씩 - 역시 미영에 비해 그 밝기가 눈에 띄게 더 강했다 - 만들어지더니 많은 양의 하얀 연기가 뭉개뭉개 오른손에서 새나오기 시작했다.
"역시 은주 언니는 정령술만이 아니라 마법에도 능력이 있군요."
"그러게!"
"잘됐어요, 엄마!"
새삼 확인하고 감탄하는 미영의 말에, "젖소"와 클로아가 기뻐하는 가운데, 주영이 입을 삐죽하며 말했다.
"은주 언니만 능력이 두 가지라니 불공평해."
미영이 엘루시족들의 활과 화살들이 들어 있는, 천으로 만든 큰 배낭들 - 열 벌의 활들과 오백 발의 화살들은 큰 배낭으로 여섯 개나 돼서 네 명의 엘루시족 남자들이 미영의 뒤를 따라 마차까지 날라주고 가야 했다 - 을 뒤져, 작은 수정구슬이 달린 짧은 지팡이를 꺼냈다.
다크 오스코러 또는 다크 매기아러 샤운이 돌로 변하던 도중에 떨어뜨려, 기적적으로 함께 하얀 돌이 되어 부서지는 걸 면한 마법사의 지팡이였다.
"이 지팡이를 들고 다시 주문을 외워 봐요, 은주 언니!"
"와아아! 진짜 마법사의 지팡이야?"
주영이 신기한 듯 감탄하는 가운데, "젖소" 은주가 지팡이를 받아들고 마차옆 숲을 향해 내밀며 소리쳤다.
"콘페시오 피드라!"
"화아아아악!"
그러자 네모와 세모를 합친 듯한 기하학적인 빛줄기들이 형성됨과 동시에, 짧은 지팡이 끝에 달린 수정구슬이 빛나면서 마치 숲 한쪽 전체를 덮어버릴 듯 엄청난 양의 하얀 연기가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그만요, 은주 언니!"
지나치게 엄청난 기세로 사방으로 하얀 연기가 퍼지는, 위험해 보이는 상황에 미영이 다급한 목소리로 말리자, 수정구슬의 빛이 꺼지면서 연기가 멈췄다.
"은주 언니가 마법에 가장 소질이 있는 것 같으니, 그 지팡이는 은주 언니가 갖는게 좋겠어요."
"그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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