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초에 가장 먼저 제안을 받은건 백작님이 맞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서재 안에서 일어난 일이라 제가 알 수 없지만 상당히 오랜 시간동안 말씀하셨던걸로 기억합니다. 하지만 역시 마지막에 할바임경이 화난 얼굴로 나가셨으니 좋은 결말은 아니었으리라 짐작할 뿐입니다. 그리고 그 이후는 여러분들께서 아시는 대로입니다. 프리드리히경이 고대의 유물을 갖고 오셨고, 백작님은 아마도 던전탐사가 될거라고 생각하셨는지 비싼 가격을 제시하셨습니다. 애초에 백작님께선 돈이라면 얼마든지 갖고 계시니까요.-
“후…”
위스키가 들어있는 잔을 비운 그녀가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죠를 유인하기위해 백작가에 들어간 그녀는 3시간만에 돌아왔다.
입고갔던 예쁜 드레스는 엉망이 되었고, 돌아온 그녀는 목욕을 하고싶다며 샤워실로 들어가 한참이나 울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물어보지 않아도 뻔한 일.
그러나 그 모든 일이 헛수고였다는 사실을 확인하고나자 그녀는 놀랍도록 조용해졌다.
“백작가에서는 이번 일에 아무런 도움을 줄 수 없나요?”
“예… 아마도…”
“제 몸을 팔겠어요. 그래도 안되나요?”
“죄송합니다 부인. 백작님에게 평민의 목숨이나 여자의 몸 따위는 그리 중요한 존재가 아닐겁니다.”
“………”
미련 없이 자리를 털고 일어서는 엘리스.
자백제까지 맞은 녀석이 하는 말이니 거짓은 없을 것이다.
“사람은 몇 명이나 되나요?”
“저와 부인까지 합치면 전부 25명입니다. 일단 구출하러 가는 것이니 도중에 있는 함정은 거의 제거되었을 확률이 높습니다.”
“24명입니다.”
“네?”
“저는 어차피 던전 탐사에 도움이 되지 못해요. 할바임경에게 가겠습니다.”
“하지만 그는 이번 일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합니다. 그는 버그베어 퇴치조차 하지 못하는…”
“버그베어도 제거하지 못하는 영주가 30명의 용병이 감당 못할 던전을 자기 영지안에 두고 지난 수십년간 무사히 지내온게 너무 이상하지 않습니까?”
“진정하십시오 부인! 억측입니다! 지금 우리 탐사대는 단순한 함정에 걸려 돌아오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단순한 함정이라면 어째서 통신마법조차 할 수 없는거죠?”
“그건…”
이쯤되면 할 말이 없다.
그렇다면 뭔가 통신 마법을 방해하는 존재가 있다는 의미.
“최악의 경우 리치일 수도 있겠죠. 하지만 그런 손댈 수 없는 상황까지 생각하고 싶진 않아요. 아마 루이 일행을 던전으로 몰아넣은건 할바임경의 계략일겁니다. 적어도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싶어요.”
“그래서 어쩔 셈입니까? 그를 끌어낼 방법이라도 있는겁니까? 미리 말씀드리지만 백작가에서 했던 방법은 통하지 않을겁니다!”
“잊으셨나요? 본래 저는 암살자로 육성되었어요.”
“안돼… 루우이이… 안돼애…”
그의 링커코어가 폭발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계속해서 폭주한다.
방대한 마력에 모발의 색이 변하고, 피부의 색이 변하고, 알 수 없는 문자가 그의 전신에 새겨졌음에도 그래도 부족하다는 듯이 미친듯이 괴성을 지르며 에너지를 방출한다.
거울로 이뤄진 방은 순식간에 질식할듯한 마나로 충만해 약간의 자극만 줘도 폭발할 상황.
유령들 역시 그걸 잘 아는지 함부로 움직이지 않는다.
“크오오오오오오오!”
“어이 루이! 진정해!”
“으오오오오오오오!”
더욱 미친듯이 에너지가 분출된다.
하지만 그것도 어디까지나 한계가 존재한다.
그의 링커코어는 붕괴했으니까.
‘찌지지직…’
하지만 아직 붕괴하지 않은 것이 있다.
‘쩌적… 쩌저저적..’
그것은 그의 몸에서 뿜어져나오는 힘의 근원인 단전.
무공을 사용할 수 있는 그에게는 또 하나의 에너지 원이 존재한다.
“으오오오오오오오!”
‘쩌저저저저저적…’
“으오오오… 컥! 푸우우우우웁!”
돌연 붉은 핏물을 뿜어내고 쓰러진 루이.
하얗게 탈색된 그의 머리가 땅에 처박히며 자신과 동료들의 피로 이뤄진 웅덩이에 붉게 물든다.
“흐윽… 크학… 하악… 카학…”
“루이! 정신차려요! 루이!”
“으으… 으으으으… 으오오오오오오오!”
이번에 발현된 것은 그가 지니고 있던 사이오닉으로써의 힘.
공상으로 구현된 거대한 창이 천장과 바닥과 벽면을 향히 거침없이 뻗어나가며 자라난다.
그것은… 보통 사이오닉이 사용하는 크기를 한참이나 초월한 것.
하지만 그 시전자는 이제 마지막 숨을 몰아쉬고 있다.
“루이… 루이이이!”
“으… 으으…”
울고 있는 유키가 감싸쥔 그의 손이 스르륵 풀린다.
마치 죽은듯이… 사랑하는 이의 품에 안긴 그가 눈을 감았다.
독이나 단검으로 암살할 수 없는 존재를 암살하기 위해 그녀는 키워졌다.
물론 도중에 스승이 거의 포기하긴 했지만 그녀에게 요구된 기술은 투명화와 일격필살의 암살기.
물론 그것은 도구를 필요로하지 않는 방법이어야 했다.
특급 이상의 암살 대상을 만나기 위해선 반드시 모든 무장을 해제 한다.
여기엔 여자도 예외가 없어서 머리카락이나 질 내부는 물론 항문 안쪽까지 전부 조사당한다.
그러고도 통과하기 위해선 결국 몸을 이용한 암살법이 필요한데 그런 기술을 익혔다간 몸에 근육이 생겨 결국 접근을 허락받지 못한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남은 것이 마법을 이용한 암살.
하지만 이것도 좋은 방법이 아닌게 마법이란 마법 보조장치를 이용하지 않으면 극심한 몸의 부담을 얻게 되기때문에 맨몸으로 암살을 했다면 달아나는건 포기하는게 옳다.
그런 이유로 그녀는 처음부터 일회용으로 키워졌다.
그것도 성공할지 못할지 알 수 없는 실험체로… 그런 그녀가 버려졌을 때 그녀는 내심 웃었다.
형편없는 자기 자신을 비웃으며… 죽음을 각오했다.
-할바임 영지는 버려진 영지라고 불리울 정도로 사람이 적습니다. 몬스터의 습격도 잦고… 그래서 경비가 단단할거라는 생각은 안하지만 일단 만약을 위한 보험입니다. 가져가십시오.-
그가 준 것은 위장크림.
잠복 혹은 비밀스런 침투 임무를 위해 특별히 제작된 이 크림은 일단 바르게 되면 대부분의 빛을 흡수한다.
물론 크림을 아끼기 위해 최소한의 복장과 무장을 하고 숨어드는게 보통이지만 그녀의 경우 무장이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
어차피 도착한 시간은 아주 깊은 심야.
도착하기가 무섭게 옷을 훌훌 벗어던진 그녀는 재빨리 위장크림을 몸에 바르기 시작한다.
“정말이지 무슨 짓을 하는건지… 모처럼 건져진 목숨인데 마치 스스로 자살이라도 하는 것 같잖아?”
중얼거리면서도 열심히 크림을 바르던 그녀는 떠나기 전 스미스에게서 받은 길드마스터의 인장을 꺼냈다.
“고맙지만 스미스씨? 이런게 있어도 붙잡힌 암살자는 목숨을 부지할 수 없답니다.”
바닥에 간단한 마법 문자를 그려넣고 마나를 주입하자 마법진이 빛을 뿜어내더니 인장을 어디론가 전송시킨다.
그것은 보통 소서러에겐 없는 스킬.
하지만 그녀는 할 수 있다.
웃기는 일이지만 처음 백작의 하인들에게 집단강간을 당할때도, 루이가 유키로 착각을 하고 자신을 덮쳤을때도, 누드비치에서 안마사에게 당했을때도, 죠에게 당했을때도 그녀의 마법 능력은 확실하게 증가하고 있었다.
소서러의 마법은 매력과 본능에 기댄 스킬.
그러므로 위저드 마법에 비해 무척이나 독창적이긴 하지만 그녀의 경우 그 능력들이 굉장히 독창적이다.
아마도 그건 어쌔신이나 시프들의 기술들을 항상 보고 자랐기 때문일까?
아무튼… 지금 그녀의 능력은 비정상적으로 개방되어 있다.
그녀 본인은 전혀 모르고 있지만…
“인비지빌리티!”
거의 대부분의 동물은 청각이라는 감각기관을 갖고 있다.
이것은 대기를 진동시켜 전달되는 파장을 받아들여 그 파장을 사고중추에 전달하는 역할을 가진 신체기관.
어느 대 마법사는 생각했다. ‘왜 굳이 신체의 직접 파괴로 상대를 쓰러뜨리려 할까?’ 갖가지 웨이브를 이용한 마법은 존재했지만 소리 그 자체로 상대를 쓰러뜨리려는 마법은 없었던 당시 그 마법사는 새로운 9서클 마법을 창조했다.
순수한 소리만으로 생명체의 뇌에 자살 명령을 내리는 강력한 음파마법.
“벤쉬의 통곡!”
‘끼야아아아아아아아아악!’
생명체의 본능 그 밑바닥에 깔려있는 기초 소프트웨어 ‘기쁨, 슬픔, 분노, 혐오, 증오, 쾌락’ 등등의 감정 시스템을 강제적으로 자극시켜 궁극적으로 영혼의 단말기인 뇌에 대량의 에러를 발생시켜 마침내 다운시키는 궁극의 음파마법.
그 죽음의 음파가 퍼져나가자 수천년간 봉인되었던 생체 병기들이 일제히 게거품을 토해내며 난동을 부린다.
“그래… 이 정도로 죽진 않겠지. 전설의 코어나이트가 사용했던 무기를 봉인했던 곳이니까.”
남은 메모라이즈는 이제 거의 없다.
하지만 위에서 일어난 거대한 에너지의 대 폭발은 이제 더 이상 그를 멈춰서게 두지 않는다.
“이제 조금만… 조금만… 메테오 스윔!”
‘투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
혹여 불꽃에 상할세라 조심스레 황금의 상자를 안고 있는 리치.
피어오르는 홍염의 불꽃을 바라보며 리치는 생각했다.
자신은 과연 리치인 것일까… 분명 이것은 생명체를 파괴하고 신을 능멸하는 행위.
하지만 그 끝은 생명의 재생에 있다.
“뭐 아무렴 어때? 내 영원한 반려자여! 그렇지 않은가? 큭큭… 큭큭큭큭… 크하하하하하하하!”
“키이이이이이이이!”
다시 유리관이 올라가며 다수의 생체 병기들이 나타났다.
아니… 이번엔 생체 병기라기 보다는 거의 인간.
하지만 진짜 인간은 아니다. 이것들은…
“큭큭… 세상 사람들은 대현자라고 부르지만 이건 말이야… 희대의 악마이지 않은가! 으하하하하하하하!”
“목표물 포착!”
“지금 당장 물러서지 않는다면 바로 제거 행동에 돌입하겠다.”
“아아… 제거해봐라! 할 수 있다면! 자… 울어라! 나와 카르멘의 러브송을! 벤쉬의 통곡!”
‘끼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후…”
위스키가 들어있는 잔을 비운 그녀가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죠를 유인하기위해 백작가에 들어간 그녀는 3시간만에 돌아왔다.
입고갔던 예쁜 드레스는 엉망이 되었고, 돌아온 그녀는 목욕을 하고싶다며 샤워실로 들어가 한참이나 울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물어보지 않아도 뻔한 일.
그러나 그 모든 일이 헛수고였다는 사실을 확인하고나자 그녀는 놀랍도록 조용해졌다.
“백작가에서는 이번 일에 아무런 도움을 줄 수 없나요?”
“예… 아마도…”
“제 몸을 팔겠어요. 그래도 안되나요?”
“죄송합니다 부인. 백작님에게 평민의 목숨이나 여자의 몸 따위는 그리 중요한 존재가 아닐겁니다.”
“………”
미련 없이 자리를 털고 일어서는 엘리스.
자백제까지 맞은 녀석이 하는 말이니 거짓은 없을 것이다.
“사람은 몇 명이나 되나요?”
“저와 부인까지 합치면 전부 25명입니다. 일단 구출하러 가는 것이니 도중에 있는 함정은 거의 제거되었을 확률이 높습니다.”
“24명입니다.”
“네?”
“저는 어차피 던전 탐사에 도움이 되지 못해요. 할바임경에게 가겠습니다.”
“하지만 그는 이번 일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합니다. 그는 버그베어 퇴치조차 하지 못하는…”
“버그베어도 제거하지 못하는 영주가 30명의 용병이 감당 못할 던전을 자기 영지안에 두고 지난 수십년간 무사히 지내온게 너무 이상하지 않습니까?”
“진정하십시오 부인! 억측입니다! 지금 우리 탐사대는 단순한 함정에 걸려 돌아오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단순한 함정이라면 어째서 통신마법조차 할 수 없는거죠?”
“그건…”
이쯤되면 할 말이 없다.
그렇다면 뭔가 통신 마법을 방해하는 존재가 있다는 의미.
“최악의 경우 리치일 수도 있겠죠. 하지만 그런 손댈 수 없는 상황까지 생각하고 싶진 않아요. 아마 루이 일행을 던전으로 몰아넣은건 할바임경의 계략일겁니다. 적어도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싶어요.”
“그래서 어쩔 셈입니까? 그를 끌어낼 방법이라도 있는겁니까? 미리 말씀드리지만 백작가에서 했던 방법은 통하지 않을겁니다!”
“잊으셨나요? 본래 저는 암살자로 육성되었어요.”
“안돼… 루우이이… 안돼애…”
그의 링커코어가 폭발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계속해서 폭주한다.
방대한 마력에 모발의 색이 변하고, 피부의 색이 변하고, 알 수 없는 문자가 그의 전신에 새겨졌음에도 그래도 부족하다는 듯이 미친듯이 괴성을 지르며 에너지를 방출한다.
거울로 이뤄진 방은 순식간에 질식할듯한 마나로 충만해 약간의 자극만 줘도 폭발할 상황.
유령들 역시 그걸 잘 아는지 함부로 움직이지 않는다.
“크오오오오오오오!”
“어이 루이! 진정해!”
“으오오오오오오오!”
더욱 미친듯이 에너지가 분출된다.
하지만 그것도 어디까지나 한계가 존재한다.
그의 링커코어는 붕괴했으니까.
‘찌지지직…’
하지만 아직 붕괴하지 않은 것이 있다.
‘쩌적… 쩌저저적..’
그것은 그의 몸에서 뿜어져나오는 힘의 근원인 단전.
무공을 사용할 수 있는 그에게는 또 하나의 에너지 원이 존재한다.
“으오오오오오오오!”
‘쩌저저저저저적…’
“으오오오… 컥! 푸우우우우웁!”
돌연 붉은 핏물을 뿜어내고 쓰러진 루이.
하얗게 탈색된 그의 머리가 땅에 처박히며 자신과 동료들의 피로 이뤄진 웅덩이에 붉게 물든다.
“흐윽… 크학… 하악… 카학…”
“루이! 정신차려요! 루이!”
“으으… 으으으으… 으오오오오오오오!”
이번에 발현된 것은 그가 지니고 있던 사이오닉으로써의 힘.
공상으로 구현된 거대한 창이 천장과 바닥과 벽면을 향히 거침없이 뻗어나가며 자라난다.
그것은… 보통 사이오닉이 사용하는 크기를 한참이나 초월한 것.
하지만 그 시전자는 이제 마지막 숨을 몰아쉬고 있다.
“루이… 루이이이!”
“으… 으으…”
울고 있는 유키가 감싸쥔 그의 손이 스르륵 풀린다.
마치 죽은듯이… 사랑하는 이의 품에 안긴 그가 눈을 감았다.
독이나 단검으로 암살할 수 없는 존재를 암살하기 위해 그녀는 키워졌다.
물론 도중에 스승이 거의 포기하긴 했지만 그녀에게 요구된 기술은 투명화와 일격필살의 암살기.
물론 그것은 도구를 필요로하지 않는 방법이어야 했다.
특급 이상의 암살 대상을 만나기 위해선 반드시 모든 무장을 해제 한다.
여기엔 여자도 예외가 없어서 머리카락이나 질 내부는 물론 항문 안쪽까지 전부 조사당한다.
그러고도 통과하기 위해선 결국 몸을 이용한 암살법이 필요한데 그런 기술을 익혔다간 몸에 근육이 생겨 결국 접근을 허락받지 못한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남은 것이 마법을 이용한 암살.
하지만 이것도 좋은 방법이 아닌게 마법이란 마법 보조장치를 이용하지 않으면 극심한 몸의 부담을 얻게 되기때문에 맨몸으로 암살을 했다면 달아나는건 포기하는게 옳다.
그런 이유로 그녀는 처음부터 일회용으로 키워졌다.
그것도 성공할지 못할지 알 수 없는 실험체로… 그런 그녀가 버려졌을 때 그녀는 내심 웃었다.
형편없는 자기 자신을 비웃으며… 죽음을 각오했다.
-할바임 영지는 버려진 영지라고 불리울 정도로 사람이 적습니다. 몬스터의 습격도 잦고… 그래서 경비가 단단할거라는 생각은 안하지만 일단 만약을 위한 보험입니다. 가져가십시오.-
그가 준 것은 위장크림.
잠복 혹은 비밀스런 침투 임무를 위해 특별히 제작된 이 크림은 일단 바르게 되면 대부분의 빛을 흡수한다.
물론 크림을 아끼기 위해 최소한의 복장과 무장을 하고 숨어드는게 보통이지만 그녀의 경우 무장이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
어차피 도착한 시간은 아주 깊은 심야.
도착하기가 무섭게 옷을 훌훌 벗어던진 그녀는 재빨리 위장크림을 몸에 바르기 시작한다.
“정말이지 무슨 짓을 하는건지… 모처럼 건져진 목숨인데 마치 스스로 자살이라도 하는 것 같잖아?”
중얼거리면서도 열심히 크림을 바르던 그녀는 떠나기 전 스미스에게서 받은 길드마스터의 인장을 꺼냈다.
“고맙지만 스미스씨? 이런게 있어도 붙잡힌 암살자는 목숨을 부지할 수 없답니다.”
바닥에 간단한 마법 문자를 그려넣고 마나를 주입하자 마법진이 빛을 뿜어내더니 인장을 어디론가 전송시킨다.
그것은 보통 소서러에겐 없는 스킬.
하지만 그녀는 할 수 있다.
웃기는 일이지만 처음 백작의 하인들에게 집단강간을 당할때도, 루이가 유키로 착각을 하고 자신을 덮쳤을때도, 누드비치에서 안마사에게 당했을때도, 죠에게 당했을때도 그녀의 마법 능력은 확실하게 증가하고 있었다.
소서러의 마법은 매력과 본능에 기댄 스킬.
그러므로 위저드 마법에 비해 무척이나 독창적이긴 하지만 그녀의 경우 그 능력들이 굉장히 독창적이다.
아마도 그건 어쌔신이나 시프들의 기술들을 항상 보고 자랐기 때문일까?
아무튼… 지금 그녀의 능력은 비정상적으로 개방되어 있다.
그녀 본인은 전혀 모르고 있지만…
“인비지빌리티!”
거의 대부분의 동물은 청각이라는 감각기관을 갖고 있다.
이것은 대기를 진동시켜 전달되는 파장을 받아들여 그 파장을 사고중추에 전달하는 역할을 가진 신체기관.
어느 대 마법사는 생각했다. ‘왜 굳이 신체의 직접 파괴로 상대를 쓰러뜨리려 할까?’ 갖가지 웨이브를 이용한 마법은 존재했지만 소리 그 자체로 상대를 쓰러뜨리려는 마법은 없었던 당시 그 마법사는 새로운 9서클 마법을 창조했다.
순수한 소리만으로 생명체의 뇌에 자살 명령을 내리는 강력한 음파마법.
“벤쉬의 통곡!”
‘끼야아아아아아아아아악!’
생명체의 본능 그 밑바닥에 깔려있는 기초 소프트웨어 ‘기쁨, 슬픔, 분노, 혐오, 증오, 쾌락’ 등등의 감정 시스템을 강제적으로 자극시켜 궁극적으로 영혼의 단말기인 뇌에 대량의 에러를 발생시켜 마침내 다운시키는 궁극의 음파마법.
그 죽음의 음파가 퍼져나가자 수천년간 봉인되었던 생체 병기들이 일제히 게거품을 토해내며 난동을 부린다.
“그래… 이 정도로 죽진 않겠지. 전설의 코어나이트가 사용했던 무기를 봉인했던 곳이니까.”
남은 메모라이즈는 이제 거의 없다.
하지만 위에서 일어난 거대한 에너지의 대 폭발은 이제 더 이상 그를 멈춰서게 두지 않는다.
“이제 조금만… 조금만… 메테오 스윔!”
‘투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
혹여 불꽃에 상할세라 조심스레 황금의 상자를 안고 있는 리치.
피어오르는 홍염의 불꽃을 바라보며 리치는 생각했다.
자신은 과연 리치인 것일까… 분명 이것은 생명체를 파괴하고 신을 능멸하는 행위.
하지만 그 끝은 생명의 재생에 있다.
“뭐 아무렴 어때? 내 영원한 반려자여! 그렇지 않은가? 큭큭… 큭큭큭큭… 크하하하하하하하!”
“키이이이이이이이!”
다시 유리관이 올라가며 다수의 생체 병기들이 나타났다.
아니… 이번엔 생체 병기라기 보다는 거의 인간.
하지만 진짜 인간은 아니다. 이것들은…
“큭큭… 세상 사람들은 대현자라고 부르지만 이건 말이야… 희대의 악마이지 않은가! 으하하하하하하하!”
“목표물 포착!”
“지금 당장 물러서지 않는다면 바로 제거 행동에 돌입하겠다.”
“아아… 제거해봐라! 할 수 있다면! 자… 울어라! 나와 카르멘의 러브송을! 벤쉬의 통곡!”
‘끼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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