훼안느는 천천히 잠에서 깨어났다.
아직도 꿈속에서 헤매는 듯 선명하게 기억되는 목소리.
자신을 부수어달라.
세계수가 애타게 자신에게 부르짖던 말이었다.
눈에서는 눈물이 흘러내렸다.
칠일 동안 같은 꿈이었다.
잠에서 깨어 세계수의 제단으로 향하면 모든 것은 평온하였다. 붉은 태양, 푸르디푸른 숲, 온 세상에 가득한 평화, 변화없는 세계.
훼안느는 천천히 세계수의 커다란 줄기 근처로 다가갔다. 20 명이 손에 손을 잡아도 안지 못할 만큼 굵은 줄기, 하늘이 안 보일 정도로 울창한 나뭇잎, 넘치는 생명력이었다. 천천히 세계수 나무에 몸을 기대었다.
나에게 세계수는 무엇을 바라는 것일까...
그녀는 20살이 되자 세계수를 받드는 제사장이 되었다.
제사장으로 지낸 지도 벌써 500년이 지났다. 천천히 나이를 먹는 엘프에게도 주름이 생길 만큼 긴 시간이지만 외형은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 세계수의 영향 아래에 있기에 세월의 힘마저 비켜 지나가버렸다.
그녀의 몸을 통해서 세계수의 의지가 숲의 엘프들에게 전해졌다. 수많은 지혜와 생명의 법이 나누어졌다. 하지만 그럴수록 천천히 멍해져 버린 훼안느였다.
땅 위를 걷는 존재에 불과한 훼안느가 감당하기 어려운 세계수의 지혜가 훼안느를 통해서 나누어졌다.
결국 깨어있는 시간은 세계수의 뻗어나온 가지 중에 하나로서 역할에 충실한 훼안느였다.
그저 감정 없이 통로로서의 역할에 충실한 뿐이었다.
다만 꿈에서만은 자신으로 돌아왔다. 눈을 감고 잠을 청하면 굳었던 표정이 풀렸다. 슬픈 꿈을 꾸면 울었다. 즐거운 꿈을 꾸면 웃었다.
마지막 남은 그녀의 공간으로 접근해온 세계수.
그리고 남긴 메세지. 나를 부수어달라.
세계수를 부수다니, 어떤 뜻일까.
세계수를 노리는 존재는 많았다. 깊은 어둠 속의 마물부터 천 년의 수련으로 영성을 얻은 영물까지 씨앗의 모양을 한 세계수의 핵을 노렸다.
훼안느는 천천히 상념에서 깨어났다.
온몸이 텅 비는 느낌, 세계수의 의지를 받아드렸다.
세계수를 수호하던 수백의 엘프에게도 그의 의지가 전해졌다.
"우리의 조화를 깨뜨리는 이물을 경계하여라"
훼안느에게만 또 다른 메시지가 전해졌다.
"그가 온다. 그를 따라가 세상을 느껴라, 날 위해 일생을 바친 너에게 주는 마지막 선물."
썩은 피냄새에 둘려 싸여져 있는 남자, 이미 육체가 사라졌음에도 현실을 떠도는 악령, 두 존재를 세계수의 앞으로 데리고 왔다.
"현자여, 무엇이 그렇게 궁금한 것인가?"
"세계수이시여, 제가 본 것이 과연 저희의 미래의 모습을 본 것이 맞습니까? 죽지도 살지도 못해 영원히 반복되는 세계.."
아라크라크는 물었다.
"미래의 모습을 예지한 것이 맞다네. 나조차도 그들에게 당해 영원히 반복되는 존재가 되어버렸지. 다만, 미래가 변해 버렸네."
"그 해답은 이미 자네가 가지고 있지 않나?"
천천히 대답해주는 세계수.
천천히 해골의 뼈다귀가 담긴 지팡이를 바라보는 아라크라크였다.
"두 개의 세계가 있다네. 한 세계는 규칙과 과학이 지배하는 세계이지. 또 하나의 세계는 환상과 의지가 지배하는 세계라네."
"규칙과 과학을 지배하는 세계에서부터 수만 명의 영혼을 가진 작은 배가 떠났다네. 그들이 말하는 게임이라는 이름으로. 그 규칙이 지배하는 세계는 이미 신이 죽어버린 세계였다네. 신이 없기에 자신의 영역을 떠나는 배를 붙잡지 못하였지"
"작은 배는 방황을 하기 시작하였어. 그리고는 의지를 모아 작은 신을 만들어내었지. 그리고는 환상과 의지가 지배하는 세계로 접근하였다네."
"그 작은 배에 담긴 의지는 환상의 세계를 지탱하는 전설을 제거하면 자신들은 충분히 세계에 기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을거야. 그 시도가 자네들과 세계수를 멍한 존재로 바꾸는 일이었지"
"여기까지가 자네의 예지로 본 것이라네."
"다만,그 규칙과 과학의 세계의 신은 죽었으나, 이 환상과 의지의 세계의 신는 존재하면서 힘을 발휘한다네. 또한 자비롭지 않다네"
"작은 배에 담긴 사념은 고작 수만 명에 달아는 사념일세. 이 환상의 세계가 가진 사념의 무게는 얼마나 무거울 것 같나? 그 수만 명의 수만 배의 사념의 힘을 가지고 있다네. 이 환상의 세계는..."
"자네가 든 뼈다귀가 환상과 의지의 세계가 개입한 표시라네."
"위기에 빠진 것은 환상의 세계에 사는 우리가 아니라네. 작은 배를 탄 그들이지."
아라크라크가 말을 이었다.
"저는 몸을 포기하고 악령으로 변하고 나서 안 보이던 것이 보이기 시작하였습니다. 생명이 죽고나서 영혼이 가는 길이 보이기 시작하였습니다."
"그 유저라는 이방인들은 죽으면 그 부활지점이라는 곳으로 돌아가더군요. 다만,"
계속 말을 이었다.
"해골에게 죽은 유저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자신들의 세계로 돌아가는 것은 아니더군요. 말 그대로 우리가 존재하는 세계로 먹혀버리더군요."
세계수가 말을 받았다.
"그 해골과 뱀은 우리 환상의 세계 의지, 그 유저들을 온 곳으로부터의 인연을 끊어버리는 칼날이라네. 칼날로 쓰고자 다른 세계에서 뽑아온 것들이지. 그리고 그 칼날에 잘린 영혼들은 영원히 이 세계에 속하게 되지."
"그 환상의 힘으로 난 자유롭게 해주겠나? 영원히 반복되는 존재로 남는 것은 미물로 환생하는 것보다 못하다네"
아라크라크는 천천히 해골의 뼈가 담긴 지팡이를 들어 올렸다.
주변을 가득 채우는 섬광.
천천히 갈라지는 세계수.
"그리고 훼안느를 부탁하네. 불쌍한 아이. 나의 부분이 되어버려, 자신의 의지를 잃어버린 아이."
드릭은 천천히 그 속에서 세계수의 핵을 꺼내었다. 드릭은 이 세계가 부서지던지 저 세계가 부서지던지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
다만, 키에를 위해서 세계수의 핵을 구하러 온 것일 뿐이었다.
세계수를 수호하던 수백의 엘프들은 세계수의 부서짐에 고개숙어 슬픔에 빠졌다.
한명의 남자, 하나의 악령, 한 명의 멍한 눈를 가진 엘프는 잔해를 뒤로 하고 돌아가기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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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슬 끝이 다가오는군요...
아직도 꿈속에서 헤매는 듯 선명하게 기억되는 목소리.
자신을 부수어달라.
세계수가 애타게 자신에게 부르짖던 말이었다.
눈에서는 눈물이 흘러내렸다.
칠일 동안 같은 꿈이었다.
잠에서 깨어 세계수의 제단으로 향하면 모든 것은 평온하였다. 붉은 태양, 푸르디푸른 숲, 온 세상에 가득한 평화, 변화없는 세계.
훼안느는 천천히 세계수의 커다란 줄기 근처로 다가갔다. 20 명이 손에 손을 잡아도 안지 못할 만큼 굵은 줄기, 하늘이 안 보일 정도로 울창한 나뭇잎, 넘치는 생명력이었다. 천천히 세계수 나무에 몸을 기대었다.
나에게 세계수는 무엇을 바라는 것일까...
그녀는 20살이 되자 세계수를 받드는 제사장이 되었다.
제사장으로 지낸 지도 벌써 500년이 지났다. 천천히 나이를 먹는 엘프에게도 주름이 생길 만큼 긴 시간이지만 외형은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 세계수의 영향 아래에 있기에 세월의 힘마저 비켜 지나가버렸다.
그녀의 몸을 통해서 세계수의 의지가 숲의 엘프들에게 전해졌다. 수많은 지혜와 생명의 법이 나누어졌다. 하지만 그럴수록 천천히 멍해져 버린 훼안느였다.
땅 위를 걷는 존재에 불과한 훼안느가 감당하기 어려운 세계수의 지혜가 훼안느를 통해서 나누어졌다.
결국 깨어있는 시간은 세계수의 뻗어나온 가지 중에 하나로서 역할에 충실한 훼안느였다.
그저 감정 없이 통로로서의 역할에 충실한 뿐이었다.
다만 꿈에서만은 자신으로 돌아왔다. 눈을 감고 잠을 청하면 굳었던 표정이 풀렸다. 슬픈 꿈을 꾸면 울었다. 즐거운 꿈을 꾸면 웃었다.
마지막 남은 그녀의 공간으로 접근해온 세계수.
그리고 남긴 메세지. 나를 부수어달라.
세계수를 부수다니, 어떤 뜻일까.
세계수를 노리는 존재는 많았다. 깊은 어둠 속의 마물부터 천 년의 수련으로 영성을 얻은 영물까지 씨앗의 모양을 한 세계수의 핵을 노렸다.
훼안느는 천천히 상념에서 깨어났다.
온몸이 텅 비는 느낌, 세계수의 의지를 받아드렸다.
세계수를 수호하던 수백의 엘프에게도 그의 의지가 전해졌다.
"우리의 조화를 깨뜨리는 이물을 경계하여라"
훼안느에게만 또 다른 메시지가 전해졌다.
"그가 온다. 그를 따라가 세상을 느껴라, 날 위해 일생을 바친 너에게 주는 마지막 선물."
썩은 피냄새에 둘려 싸여져 있는 남자, 이미 육체가 사라졌음에도 현실을 떠도는 악령, 두 존재를 세계수의 앞으로 데리고 왔다.
"현자여, 무엇이 그렇게 궁금한 것인가?"
"세계수이시여, 제가 본 것이 과연 저희의 미래의 모습을 본 것이 맞습니까? 죽지도 살지도 못해 영원히 반복되는 세계.."
아라크라크는 물었다.
"미래의 모습을 예지한 것이 맞다네. 나조차도 그들에게 당해 영원히 반복되는 존재가 되어버렸지. 다만, 미래가 변해 버렸네."
"그 해답은 이미 자네가 가지고 있지 않나?"
천천히 대답해주는 세계수.
천천히 해골의 뼈다귀가 담긴 지팡이를 바라보는 아라크라크였다.
"두 개의 세계가 있다네. 한 세계는 규칙과 과학이 지배하는 세계이지. 또 하나의 세계는 환상과 의지가 지배하는 세계라네."
"규칙과 과학을 지배하는 세계에서부터 수만 명의 영혼을 가진 작은 배가 떠났다네. 그들이 말하는 게임이라는 이름으로. 그 규칙이 지배하는 세계는 이미 신이 죽어버린 세계였다네. 신이 없기에 자신의 영역을 떠나는 배를 붙잡지 못하였지"
"작은 배는 방황을 하기 시작하였어. 그리고는 의지를 모아 작은 신을 만들어내었지. 그리고는 환상과 의지가 지배하는 세계로 접근하였다네."
"그 작은 배에 담긴 의지는 환상의 세계를 지탱하는 전설을 제거하면 자신들은 충분히 세계에 기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을거야. 그 시도가 자네들과 세계수를 멍한 존재로 바꾸는 일이었지"
"여기까지가 자네의 예지로 본 것이라네."
"다만,그 규칙과 과학의 세계의 신은 죽었으나, 이 환상과 의지의 세계의 신는 존재하면서 힘을 발휘한다네. 또한 자비롭지 않다네"
"작은 배에 담긴 사념은 고작 수만 명에 달아는 사념일세. 이 환상의 세계가 가진 사념의 무게는 얼마나 무거울 것 같나? 그 수만 명의 수만 배의 사념의 힘을 가지고 있다네. 이 환상의 세계는..."
"자네가 든 뼈다귀가 환상과 의지의 세계가 개입한 표시라네."
"위기에 빠진 것은 환상의 세계에 사는 우리가 아니라네. 작은 배를 탄 그들이지."
아라크라크가 말을 이었다.
"저는 몸을 포기하고 악령으로 변하고 나서 안 보이던 것이 보이기 시작하였습니다. 생명이 죽고나서 영혼이 가는 길이 보이기 시작하였습니다."
"그 유저라는 이방인들은 죽으면 그 부활지점이라는 곳으로 돌아가더군요. 다만,"
계속 말을 이었다.
"해골에게 죽은 유저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자신들의 세계로 돌아가는 것은 아니더군요. 말 그대로 우리가 존재하는 세계로 먹혀버리더군요."
세계수가 말을 받았다.
"그 해골과 뱀은 우리 환상의 세계 의지, 그 유저들을 온 곳으로부터의 인연을 끊어버리는 칼날이라네. 칼날로 쓰고자 다른 세계에서 뽑아온 것들이지. 그리고 그 칼날에 잘린 영혼들은 영원히 이 세계에 속하게 되지."
"그 환상의 힘으로 난 자유롭게 해주겠나? 영원히 반복되는 존재로 남는 것은 미물로 환생하는 것보다 못하다네"
아라크라크는 천천히 해골의 뼈가 담긴 지팡이를 들어 올렸다.
주변을 가득 채우는 섬광.
천천히 갈라지는 세계수.
"그리고 훼안느를 부탁하네. 불쌍한 아이. 나의 부분이 되어버려, 자신의 의지를 잃어버린 아이."
드릭은 천천히 그 속에서 세계수의 핵을 꺼내었다. 드릭은 이 세계가 부서지던지 저 세계가 부서지던지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
다만, 키에를 위해서 세계수의 핵을 구하러 온 것일 뿐이었다.
세계수를 수호하던 수백의 엘프들은 세계수의 부서짐에 고개숙어 슬픔에 빠졌다.
한명의 남자, 하나의 악령, 한 명의 멍한 눈를 가진 엘프는 잔해를 뒤로 하고 돌아가기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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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슬 끝이 다가오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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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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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 2016-08-1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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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명 | 황진이-19금 성인놀이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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