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우…”
사랑하는 그녀들이 오지 못해도, 하나뿐인 비서가 영주의 슬픔 따위는 가볍게 생까버리고 졸랑졸랑 쇼핑이나 하러 가버려도, 초 압박스런 스케줄이 산더미처럼 쌓여도 어쩌겠는가? 인생이란 원래 달콤 씁쓰름한 것이거늘…
그래도 일단 받은 초대장 만큼의 파티는 참석해둬야 한다는 생각에 일단 예복을 차려 입고 호텔을 나섰다.
“어디로 가시겠습니까? 프리드리히경?”
“일단 이게 오늘 일정인 모양이군요. 순서대로 가주세요.”
“알겠습니다. 첫번째 일정은 알몬드 프랑크 백작님 댁이군요.”
“네… 네… 그렇군요.”
“뭐 그렇게 풀 죽으실 건 없습니다. 그곳에는 아름다운 레이디분들이 많으니까요. 그런데 비서분께서는…”
“놀러갔죠.”
“아… 그렇…습니까?”
완전 믿을 수 없다는 목소리.
하지만 사실인걸 어떡하겠는가?
그렇다고 짜르려니 안면도 있는데다 그만큼 능력 있는 비서를 구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 같은데다 그녀가 저러는 것도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칫… 이상한데서 삐치긴… 안에다 좀 奐綏關니… 책임 지겠다는데…’
“후엣취! 너무 오래 벗고 있었나?”
“저기 손님? 어떠신지요?”
“꼭 맞네요.”
“네. 그럼 이걸로…”
“다른 것도 보여주세요.”
“네에…”
완전히 질렸다는 표정의 점원.
아무래도 그녀는 이 가게에 있는 모든 옷을 입어보고 난 후에야 고를 모양이다.
“어머나!”
“세상에…”
“저렇게 귀여운 아이가 있었다니…”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귀부인들의 비명소리.
앞서도 설명한바 있지만 루이 프리드리히는 그 무식한 귀두와는 별개로 ‘불타는 쇼타혼’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로리한 녀석이다.
그 증거로 지금 그와 관계를 맺고 있는 여자들 전부가 연상이지 않은가?
아무튼… 루이가 연회장에 들어서자 말자 연회장 여기저기서는 적지 않은 탄성이 터져 나온다. 물론 탄성을 터뜨리는 여성치고 루이와 잠자리를 하고도 저런 탄성을 터뜨릴 수 있는 여성이 몇이나 될지는 의문이지만…
“루이 프리드리히 영주님이십니다!”
“영주? 저 아이가?”
“어머나! 귀여워라!”
여기저기에서 쏟아지는 부담스런 눈빛들.
하지만 애초에 사교계 데뷔 따위 신경 쓰지도 않는 인간이 루이인데다 아직 자신은 준남작. 즉, 제대로 된 귀족이 아니다.
적당히 인사만 했으면 얼른 빠져 나와 주는게 준남작으로서의 상식.
하지만 언제나 예외는 존재한다.
“저… 녀석이 바로 그…”
“크라이어 백작님이 말씀하신 그 녀석이군요.”
“의외입니다. 상당한 덩치의 인간일거라고 생각 했는데…”
“저 얼굴에 여자 열 셋이란 말이죠?”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는 탄성과 빗발치는 눈빛들.
주로 남자들쪽에서는 진심 어린 부러움과 존경에서 우러나오는 것들이었고, 여자들 쪽에선 핑크빛 물씬한 눈빛과 탄성들이다.
“우… 우웃…”
모두의 부담스러운 시선을 받으며 어쩔 수 없이 백작까지 도달한 루이는 한쪽 무릎을 꿇어 백작에게 예를 표했다.
그는 어디까지나 준남작.
정식 남작도 아니고 준남작인 그가 백작을 만나는 것은 마치 평민이 영주를 만나는 것이나 다름없는 까마득한 격차가 있는 만남이다.
“크라이어 백작과 친하다고?”
‘우엑! 여기서 그 인간이 왜 나오는거지?’
몇 번인가 들은 적이 있다.
크라이어 백작은 그 섹스 파티 때문에 사교계에서 평판이 안좋다고…
“친하다고 하기까진 뭣 하지만 몇 번 만나 뵌적은 있습니다.”
“뭐 천천히 즐기다 가게.”
“예.”
이제야 왜 프리드리히라는 말이 나오기가 무섭게 여기저기서 감당 못할 수준의 눈빛이 쏟아졌는지 이해할만 하다.
‘그 영감! 여기저기 다 떠벌리고 다닌거야! 분명해!’
일단 ‘천천히 즐기다 가’라고 들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인사치레의 말.
적당히 머릿수 채워주다가 사람들이 흩어진다 싶으면 그때 은근슬쩍 빠져나오면 그만인 것이다.
적어도 이런 귀족의 연회에 참석 하려면 최소 자작 이상은 되어야 할 테니까.
모르긴 몰라도 저기 연회장의 바깥쪽에 경비를 서고 있는 저 기사공 정도의 작위가 지금 루이가 갖고 있는 작위다.
겨우 그 정도의 작위를 갖고 국왕씩이나 배알했으니 이건 그야말로 평생의 자랑으로 삼아도 될만한 일.
하지만 어쩌겠는가?
게을러 터진 아버지 덕분에 난데없이 영주 대리로 여기까지 와버린 것을…
웨이터가 들고 다니는 와인 한잔을 한 손에 들고 슬금슬금 연회장 밖으로 빠져 나온 루이.
아니… 나오려 했다.
“어딜 가시나요? 귀여운 영주님.”
보통 영주를 보고 ‘귀여운’이라는 호칭을 붙여 부르진 않는다.
게다가 루이는 단 한번도 사교계 근처도 간적이 없다.
아니 애초에 갈 자격도 없었고 이런 파티장도 크라이어 백작의 섹스파티 정도 밖에는 가본적이 없다.
춤도 출 줄 모르고 무슨 얘기를 해야 할지도 모르니 일단 도망가는게 상책이긴 하나… 상대는 자기와는 비교도 안되는 엄청난 귀족일지도 모른다.
백작이 주최하는 파티에 반드시 백작 이하만 오라는 법은 없으니까.
“아… 안녕하십니까 레이디…”
“프랑크라고 불러주세요.”
“프랑…크… 부인이시군요. 루이 프리드리히라고 합니다.”(알몬드 백작의 성이 프랑크다.)
“네. 들었어요. 생각보다 많이 젊은 분이시군요.”
“예… 부인께서도…”
“어머! 설마 제가 30줄 넘긴 사람일거라 생각하신건가요?”
“그럴…리가요. 하하… 하하…” ‘어이 잠깐! 그럼 20대란 소린데… 저 할배 암만봐도 50은 넘겼잖아!’
루이가 마음 속으로 경악하는 사이 성큼 성큼 다가온 프랑크 부인.
(그녀의 드레스는 가슴이 무척이나 많이 패여진 것이라서… 아니 많이 패였다기 보다는 상의를 거의 벗은 수준이라 몸을 약간만 비틀어도 유두가 튀어나올 지경이다.)루이는 거의 본능적으로 뒷걸음질 치며 그녀와의 거리를 유지하려 했지만 몇 발자국 물러서지도 못해 루이의 목 뒤에 따뜻한 입김이 훅 밀려온다.
“우웃!”
“어머나 귀여워라! 프리드리히경이라고 했나요?”
“에… 그러니까… 부인께서는…”
“레이몬드라고 불러주세요. 알셜릭 백작의 부인이랍니다.”
“네… 미세스 레이몬드… 아름다우시군요.”
좌우로 포위된 루이.
어찌된 영문인지 20대 초,중반으로 보이는 이 누님들께서는 은근한 육탄 돌격으로 그 넘실거리는 가슴을 무기 삼아 루이를 몰아붙이고 있다.
‘캬악! 내 물건 한방이면 다 나가떨어질 것들이!’
물건이 백날 좋아 본들 뭣하겠는가? 그것 함부로 놀리다간 그녀들의 남편에게 몇 토막으로 잘려질지 모를 노릇인것을.
“어머! 칭찬 고마워요. 우후훗…”
“에… 그러니까…”
빠른 속도로 모여드는 귀족가의 부인들.
그녀들이 가까워지면 가까워질수록 루이의 안색이 하얗게 탈색되어가고 두 명의 백작 부인들은 부채로 입술을 가리며 쿡쿡거리며 웃는다.
“저기 프리드리히경?”
“아! 네!”
“우리 밖으로 나갈까요?”
“그… 그거 탁월한 선택이십니다!”
그게 과연 탁월한 선택일지 아닐지는 접어두고 일단 그렇게 세명이 파티장을 빠져나가자 다급히 다가오던 귀부인들이 입술을 삐죽이며 등을 돌렸다.
그녀들이 안내한 후원은 백작 이상의 고위 귀족이 들어갈 수 있는 특별한 장소.
백작가의 특별한 허락이 아니고서는 그 이하의 귀족은 들어갈 수 없다.
“정말 조용한 후원이군요.”
“그렇죠? 정말 조용한 후원이죠. 저기 나무 뒤, 저기 기둥 뒤, 그리고 저기 지붕 위에 있는 친구가 조용해 주니까요. 아! 돌아보면 안돼요.”
“그… 그렇군요.”
바짝 얼어버린 루이.
다른건 몰라도 하나 만큼은 확실히 알았다.
여기서 괜한짓 했다간 언제 횟감이 되어 식탁 위에 오를지 모른다는 사실!
“약간 덥군요.”
“어머나… 시원하시겠어요.”
‘아니 그만큼 벗어놓고 뭐가 덥… 뜨헉!’
오밤중에 후원에 들어서면서 웬 양산을 쓰나 했더니 그 풍만한 거유를 간신히 가리고 있던 컵을 슬쩍 내려버린게 아닌가?
물론 아직은 완전히 벗겨지지 않았지만 꽃받침이 살짝 드러난 상태.
순간 하얗게 질린 루이가 버벅거리며 후다닥 먼 하늘을 쳐다보는 순간
레이몬드 부인이 루이의 귓가에 입술을 가져오더니…
“루이군이 올려줄래?”
“아… 그게…”
“아니면 사람을 부를까? ‘프리드리히경이 저를 덥쳤어요!’라고 말야.”
“………”
입을 딱 벌리고 눈을 하얗게 뒤집은 루이.
아무리 본인이 듀얼클래스의 용병이라 해도 정식 기사가 우글거리는 이곳에서 그런 짓을 하고도 살아 남을 리가 없다.
“부… 부인?”
“3초 세겠어요. 우후후…”
“에… 그러니까…”
“하나…”
“으으…”
“둘…”
“부인! 그러니까 이건…”
“세…”
“할게요! 하면 되잖아요! 하면!”
조심조심 드레스의 컵을 잡기 위해 손을 뻗는 루이.
하지만 애초에 말랑말랑한 가슴을 덮고 있는 컵을 가슴에 손대지 않고 올릴 수 있을 리가 없다.
일단 검지 손가락을 드레스 안쪽으로 집어넣고…
“으음…”
‘이 망할 여자가! 소리내지마!’
컵을 올리자 그녀의 입꼬리가 살짝 말려올라갔다.
‘착각일거야. 착각일거야! 이건 절대 내가 잘못 본…’
“어머나! 이쪽도 흘러내렸네?”
‘네가 벗은거잖아!’
마음 속으로 비명을 질렀지만 진실은 어둠 속으로… 양산 너머의 기사들이 알리도 없고 연회장에 앉아 있는 백작들도 알리 없다.
자기 부인들이 이렇게까지 욕구불만일 줄은.
“설마… 그쪽도 올려드려야 하는건 아니겠죠?”
“어머나. 당연히 그냥 올려주시면 안되죠. 요즘 운동을 많이 했더니 근육통이 걸린 것 같아요. 가볍게 맛사지 해주시겠어요?”
“…………”
근육통이 걸릴리가 없다!
애초에 여자 가슴이 근육으로 만들어졌을리가 없지 않은가!(일부 여성을 제외하고)
“해주지 않으면 알죠?”
“네… 알죠.”
얌전히 그녀의 하얀 거유를 손에 넣자 새하얀 살결이 단숨에 루이의 손가락을 삼켜버린다.
“우훗… 프리드리히경은 가슴을 만지는 기술을 아직 잘 모르는군요.”
“아… 그게…”
“그대로 살살… 바깥쪽부터 천천히…”
“우웃!”
“어머나! 레이몬드부인! 그의 것… 이렇게나 커요!”
“아아… 이쪽도 꽤 좋아요. 그대로 젖꼭지에 피가 몰릴 수 있도록… 으음… 유두를 톡톡 건드려봐요.”
“으으…”
필사적으로 물건을 억제하며 레이몬드 부인의 근육통(?)을 풀어주는 루이.
하지만 그런 애로틱한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미세스 레이몬드? 아무래도 서서하는건 불편하군요.”
“으음… 역시 그럴까요?”
“저쪽의 벤치가 어떨까요?”
“아… 그것도 나쁘지 않겠군요.”
가볍게 루이의 손을 밀어내고는 다시 드레스를 올리는 레이몬드 부인.
루이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동안 그녀들은 사뿐사뿐 벤치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어서 오세요 프리드리히경.”
“아아…”
하얗게 굳어버린 루이.
그를 기다리는건 새하얀 봉우리위에 핑크빛으로 피어있는 밀크 사출구.
그것도 네 개씩이나 덜렁거리며 기다리고 있는데 굳지 않을 남자가 어딨겠는가?
그녀들은 자그마치 백작부인들이다.
‘걸리면 죽는다. 걸리면 죽는다.’
주춤 주춤 뒤로 물러서는 루이.
여차하면 지금 당장 튀어버릴 폼이지만 그녀들이 지금 당장 비명이라도 지른다면 범인은 꼼짝없이 루이가 될게 분명하다.
‘절망했다! 고정관념에 틀어박힌 사회에 절망했다!’
“우후훗… 빨리와요~”
“거짓말! 이건 센트럴 은행장이라구요!”
“죄송하지만 손님. 센트럴에는 그런 은행이 없습니다. 지불하실 돈이 없으시다면 나가주셨으면 합니다.”
“…………”
졸지에 강간이라도 당한 사람마냥 텅빈 눈동자로 비틀비틀 거리를 걷고 있는 쉘.
이로써 앞으로 한달간 그녀의 용돈은 제로다.
사랑하는 그녀들이 오지 못해도, 하나뿐인 비서가 영주의 슬픔 따위는 가볍게 생까버리고 졸랑졸랑 쇼핑이나 하러 가버려도, 초 압박스런 스케줄이 산더미처럼 쌓여도 어쩌겠는가? 인생이란 원래 달콤 씁쓰름한 것이거늘…
그래도 일단 받은 초대장 만큼의 파티는 참석해둬야 한다는 생각에 일단 예복을 차려 입고 호텔을 나섰다.
“어디로 가시겠습니까? 프리드리히경?”
“일단 이게 오늘 일정인 모양이군요. 순서대로 가주세요.”
“알겠습니다. 첫번째 일정은 알몬드 프랑크 백작님 댁이군요.”
“네… 네… 그렇군요.”
“뭐 그렇게 풀 죽으실 건 없습니다. 그곳에는 아름다운 레이디분들이 많으니까요. 그런데 비서분께서는…”
“놀러갔죠.”
“아… 그렇…습니까?”
완전 믿을 수 없다는 목소리.
하지만 사실인걸 어떡하겠는가?
그렇다고 짜르려니 안면도 있는데다 그만큼 능력 있는 비서를 구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 같은데다 그녀가 저러는 것도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칫… 이상한데서 삐치긴… 안에다 좀 奐綏關니… 책임 지겠다는데…’
“후엣취! 너무 오래 벗고 있었나?”
“저기 손님? 어떠신지요?”
“꼭 맞네요.”
“네. 그럼 이걸로…”
“다른 것도 보여주세요.”
“네에…”
완전히 질렸다는 표정의 점원.
아무래도 그녀는 이 가게에 있는 모든 옷을 입어보고 난 후에야 고를 모양이다.
“어머나!”
“세상에…”
“저렇게 귀여운 아이가 있었다니…”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귀부인들의 비명소리.
앞서도 설명한바 있지만 루이 프리드리히는 그 무식한 귀두와는 별개로 ‘불타는 쇼타혼’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로리한 녀석이다.
그 증거로 지금 그와 관계를 맺고 있는 여자들 전부가 연상이지 않은가?
아무튼… 루이가 연회장에 들어서자 말자 연회장 여기저기서는 적지 않은 탄성이 터져 나온다. 물론 탄성을 터뜨리는 여성치고 루이와 잠자리를 하고도 저런 탄성을 터뜨릴 수 있는 여성이 몇이나 될지는 의문이지만…
“루이 프리드리히 영주님이십니다!”
“영주? 저 아이가?”
“어머나! 귀여워라!”
여기저기에서 쏟아지는 부담스런 눈빛들.
하지만 애초에 사교계 데뷔 따위 신경 쓰지도 않는 인간이 루이인데다 아직 자신은 준남작. 즉, 제대로 된 귀족이 아니다.
적당히 인사만 했으면 얼른 빠져 나와 주는게 준남작으로서의 상식.
하지만 언제나 예외는 존재한다.
“저… 녀석이 바로 그…”
“크라이어 백작님이 말씀하신 그 녀석이군요.”
“의외입니다. 상당한 덩치의 인간일거라고 생각 했는데…”
“저 얼굴에 여자 열 셋이란 말이죠?”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는 탄성과 빗발치는 눈빛들.
주로 남자들쪽에서는 진심 어린 부러움과 존경에서 우러나오는 것들이었고, 여자들 쪽에선 핑크빛 물씬한 눈빛과 탄성들이다.
“우… 우웃…”
모두의 부담스러운 시선을 받으며 어쩔 수 없이 백작까지 도달한 루이는 한쪽 무릎을 꿇어 백작에게 예를 표했다.
그는 어디까지나 준남작.
정식 남작도 아니고 준남작인 그가 백작을 만나는 것은 마치 평민이 영주를 만나는 것이나 다름없는 까마득한 격차가 있는 만남이다.
“크라이어 백작과 친하다고?”
‘우엑! 여기서 그 인간이 왜 나오는거지?’
몇 번인가 들은 적이 있다.
크라이어 백작은 그 섹스 파티 때문에 사교계에서 평판이 안좋다고…
“친하다고 하기까진 뭣 하지만 몇 번 만나 뵌적은 있습니다.”
“뭐 천천히 즐기다 가게.”
“예.”
이제야 왜 프리드리히라는 말이 나오기가 무섭게 여기저기서 감당 못할 수준의 눈빛이 쏟아졌는지 이해할만 하다.
‘그 영감! 여기저기 다 떠벌리고 다닌거야! 분명해!’
일단 ‘천천히 즐기다 가’라고 들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인사치레의 말.
적당히 머릿수 채워주다가 사람들이 흩어진다 싶으면 그때 은근슬쩍 빠져나오면 그만인 것이다.
적어도 이런 귀족의 연회에 참석 하려면 최소 자작 이상은 되어야 할 테니까.
모르긴 몰라도 저기 연회장의 바깥쪽에 경비를 서고 있는 저 기사공 정도의 작위가 지금 루이가 갖고 있는 작위다.
겨우 그 정도의 작위를 갖고 국왕씩이나 배알했으니 이건 그야말로 평생의 자랑으로 삼아도 될만한 일.
하지만 어쩌겠는가?
게을러 터진 아버지 덕분에 난데없이 영주 대리로 여기까지 와버린 것을…
웨이터가 들고 다니는 와인 한잔을 한 손에 들고 슬금슬금 연회장 밖으로 빠져 나온 루이.
아니… 나오려 했다.
“어딜 가시나요? 귀여운 영주님.”
보통 영주를 보고 ‘귀여운’이라는 호칭을 붙여 부르진 않는다.
게다가 루이는 단 한번도 사교계 근처도 간적이 없다.
아니 애초에 갈 자격도 없었고 이런 파티장도 크라이어 백작의 섹스파티 정도 밖에는 가본적이 없다.
춤도 출 줄 모르고 무슨 얘기를 해야 할지도 모르니 일단 도망가는게 상책이긴 하나… 상대는 자기와는 비교도 안되는 엄청난 귀족일지도 모른다.
백작이 주최하는 파티에 반드시 백작 이하만 오라는 법은 없으니까.
“아… 안녕하십니까 레이디…”
“프랑크라고 불러주세요.”
“프랑…크… 부인이시군요. 루이 프리드리히라고 합니다.”(알몬드 백작의 성이 프랑크다.)
“네. 들었어요. 생각보다 많이 젊은 분이시군요.”
“예… 부인께서도…”
“어머! 설마 제가 30줄 넘긴 사람일거라 생각하신건가요?”
“그럴…리가요. 하하… 하하…” ‘어이 잠깐! 그럼 20대란 소린데… 저 할배 암만봐도 50은 넘겼잖아!’
루이가 마음 속으로 경악하는 사이 성큼 성큼 다가온 프랑크 부인.
(그녀의 드레스는 가슴이 무척이나 많이 패여진 것이라서… 아니 많이 패였다기 보다는 상의를 거의 벗은 수준이라 몸을 약간만 비틀어도 유두가 튀어나올 지경이다.)루이는 거의 본능적으로 뒷걸음질 치며 그녀와의 거리를 유지하려 했지만 몇 발자국 물러서지도 못해 루이의 목 뒤에 따뜻한 입김이 훅 밀려온다.
“우웃!”
“어머나 귀여워라! 프리드리히경이라고 했나요?”
“에… 그러니까… 부인께서는…”
“레이몬드라고 불러주세요. 알셜릭 백작의 부인이랍니다.”
“네… 미세스 레이몬드… 아름다우시군요.”
좌우로 포위된 루이.
어찌된 영문인지 20대 초,중반으로 보이는 이 누님들께서는 은근한 육탄 돌격으로 그 넘실거리는 가슴을 무기 삼아 루이를 몰아붙이고 있다.
‘캬악! 내 물건 한방이면 다 나가떨어질 것들이!’
물건이 백날 좋아 본들 뭣하겠는가? 그것 함부로 놀리다간 그녀들의 남편에게 몇 토막으로 잘려질지 모를 노릇인것을.
“어머! 칭찬 고마워요. 우후훗…”
“에… 그러니까…”
빠른 속도로 모여드는 귀족가의 부인들.
그녀들이 가까워지면 가까워질수록 루이의 안색이 하얗게 탈색되어가고 두 명의 백작 부인들은 부채로 입술을 가리며 쿡쿡거리며 웃는다.
“저기 프리드리히경?”
“아! 네!”
“우리 밖으로 나갈까요?”
“그… 그거 탁월한 선택이십니다!”
그게 과연 탁월한 선택일지 아닐지는 접어두고 일단 그렇게 세명이 파티장을 빠져나가자 다급히 다가오던 귀부인들이 입술을 삐죽이며 등을 돌렸다.
그녀들이 안내한 후원은 백작 이상의 고위 귀족이 들어갈 수 있는 특별한 장소.
백작가의 특별한 허락이 아니고서는 그 이하의 귀족은 들어갈 수 없다.
“정말 조용한 후원이군요.”
“그렇죠? 정말 조용한 후원이죠. 저기 나무 뒤, 저기 기둥 뒤, 그리고 저기 지붕 위에 있는 친구가 조용해 주니까요. 아! 돌아보면 안돼요.”
“그… 그렇군요.”
바짝 얼어버린 루이.
다른건 몰라도 하나 만큼은 확실히 알았다.
여기서 괜한짓 했다간 언제 횟감이 되어 식탁 위에 오를지 모른다는 사실!
“약간 덥군요.”
“어머나… 시원하시겠어요.”
‘아니 그만큼 벗어놓고 뭐가 덥… 뜨헉!’
오밤중에 후원에 들어서면서 웬 양산을 쓰나 했더니 그 풍만한 거유를 간신히 가리고 있던 컵을 슬쩍 내려버린게 아닌가?
물론 아직은 완전히 벗겨지지 않았지만 꽃받침이 살짝 드러난 상태.
순간 하얗게 질린 루이가 버벅거리며 후다닥 먼 하늘을 쳐다보는 순간
레이몬드 부인이 루이의 귓가에 입술을 가져오더니…
“루이군이 올려줄래?”
“아… 그게…”
“아니면 사람을 부를까? ‘프리드리히경이 저를 덥쳤어요!’라고 말야.”
“………”
입을 딱 벌리고 눈을 하얗게 뒤집은 루이.
아무리 본인이 듀얼클래스의 용병이라 해도 정식 기사가 우글거리는 이곳에서 그런 짓을 하고도 살아 남을 리가 없다.
“부… 부인?”
“3초 세겠어요. 우후후…”
“에… 그러니까…”
“하나…”
“으으…”
“둘…”
“부인! 그러니까 이건…”
“세…”
“할게요! 하면 되잖아요! 하면!”
조심조심 드레스의 컵을 잡기 위해 손을 뻗는 루이.
하지만 애초에 말랑말랑한 가슴을 덮고 있는 컵을 가슴에 손대지 않고 올릴 수 있을 리가 없다.
일단 검지 손가락을 드레스 안쪽으로 집어넣고…
“으음…”
‘이 망할 여자가! 소리내지마!’
컵을 올리자 그녀의 입꼬리가 살짝 말려올라갔다.
‘착각일거야. 착각일거야! 이건 절대 내가 잘못 본…’
“어머나! 이쪽도 흘러내렸네?”
‘네가 벗은거잖아!’
마음 속으로 비명을 질렀지만 진실은 어둠 속으로… 양산 너머의 기사들이 알리도 없고 연회장에 앉아 있는 백작들도 알리 없다.
자기 부인들이 이렇게까지 욕구불만일 줄은.
“설마… 그쪽도 올려드려야 하는건 아니겠죠?”
“어머나. 당연히 그냥 올려주시면 안되죠. 요즘 운동을 많이 했더니 근육통이 걸린 것 같아요. 가볍게 맛사지 해주시겠어요?”
“…………”
근육통이 걸릴리가 없다!
애초에 여자 가슴이 근육으로 만들어졌을리가 없지 않은가!(일부 여성을 제외하고)
“해주지 않으면 알죠?”
“네… 알죠.”
얌전히 그녀의 하얀 거유를 손에 넣자 새하얀 살결이 단숨에 루이의 손가락을 삼켜버린다.
“우훗… 프리드리히경은 가슴을 만지는 기술을 아직 잘 모르는군요.”
“아… 그게…”
“그대로 살살… 바깥쪽부터 천천히…”
“우웃!”
“어머나! 레이몬드부인! 그의 것… 이렇게나 커요!”
“아아… 이쪽도 꽤 좋아요. 그대로 젖꼭지에 피가 몰릴 수 있도록… 으음… 유두를 톡톡 건드려봐요.”
“으으…”
필사적으로 물건을 억제하며 레이몬드 부인의 근육통(?)을 풀어주는 루이.
하지만 그런 애로틱한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미세스 레이몬드? 아무래도 서서하는건 불편하군요.”
“으음… 역시 그럴까요?”
“저쪽의 벤치가 어떨까요?”
“아… 그것도 나쁘지 않겠군요.”
가볍게 루이의 손을 밀어내고는 다시 드레스를 올리는 레이몬드 부인.
루이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동안 그녀들은 사뿐사뿐 벤치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어서 오세요 프리드리히경.”
“아아…”
하얗게 굳어버린 루이.
그를 기다리는건 새하얀 봉우리위에 핑크빛으로 피어있는 밀크 사출구.
그것도 네 개씩이나 덜렁거리며 기다리고 있는데 굳지 않을 남자가 어딨겠는가?
그녀들은 자그마치 백작부인들이다.
‘걸리면 죽는다. 걸리면 죽는다.’
주춤 주춤 뒤로 물러서는 루이.
여차하면 지금 당장 튀어버릴 폼이지만 그녀들이 지금 당장 비명이라도 지른다면 범인은 꼼짝없이 루이가 될게 분명하다.
‘절망했다! 고정관념에 틀어박힌 사회에 절망했다!’
“우후훗… 빨리와요~”
“거짓말! 이건 센트럴 은행장이라구요!”
“죄송하지만 손님. 센트럴에는 그런 은행이 없습니다. 지불하실 돈이 없으시다면 나가주셨으면 합니다.”
“…………”
졸지에 강간이라도 당한 사람마냥 텅빈 눈동자로 비틀비틀 거리를 걷고 있는 쉘.
이로써 앞으로 한달간 그녀의 용돈은 제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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