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이 검을 잡아라. 그리고 그를 배반해라!”
“……….”
아미를 찌푸린 채로 간절한 눈빛으로 이 잊혀진 영웅에게 자비를 구하는 쉘.
하지만 그는 굳은 얼굴로 또 다시 배신을 강요한다.
“이걸 잡고 너 스스로의 의지로 내게 봉사해라. 그것만이 네가 살고, 네 남자가 살고, 네 세계가 사는 길이다.”
모든 일이 끝나고 죽는 것 조차 허락되지 않은 최악의 선택을 그는 강요하고 있다.
‘차라리 몰랐다면 깨끗하게 죽어버릴 것을…’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후회하며 비틀비틀 다가와 그의 검 앞에 섰다.
“각오 단단히 먹는게 좋을거야. 그러지 않으면 끝났을 때 정신이 붕괴된 널 발견한 녀석이 폭주할 수도 있으니까.”
‘텁!’
검을 잡자 그녀의 몸이 벼락이라도 맞은 듯 바싹 굳어졌다.
덜덜 떨리는 입술.
아니 떨리는건 입술 뿐만이 아니다.
전신이 푸들푸들 떨리며 이 마검에게서 떨어지려 한다.
검을 잡자 물밀 듯 밀려오는 수 많은 정보는 이 고대의 영웅이 걸어온 끔찍한 전쟁의 기록.
아니 정확히 말하면 인간이 마족의 노예가 되어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치던 그 시절의 기록부터 시작된 5000년 분량의 기록이 물밀듯이 밀려온다.
“크칵! 카하아아아아악!”
눈물과 콧물은 물론 침과 대소변까지 일제히 뿜어져 나오는 건 둘째 문제다.
코피가 터지고 머리카락이 하얗게 세어지는가 싶더니 뭉텅 뭉텅 빠져나오고 피부가 쩍쩍 갈라지며 있는대로 충혈된 안구가 파열된다. 하지만…
“리커버리!”
그의 강대한 치유능력에 죽어야 할 육체가 억지로 재생된다.
그것은 그야말로 세포 하나 하나까지 완벽하게 재생시키는 말 그대로의 원상복귀.
하지만 그가 걸어온 코어나이트로써의 역사는 겨우 그 정도로 끝나지 않는다.
기억에 의해 침식된 그녀의 육체가 무한히 붕괴하고 그녀의 영혼이 그 가공할 고통에 치를 떨며 차라리 죽음을 구걸한다.
하지만 그는 그것을 허락치 않는다.
그녀는 스스로 코어나이트가 되겠다고 했다.
‘심연의 지옥을 맛보지 못한 자 영원을 수호하는 코어나이트가 될 수 없으리!’
“크르르르르르…”
목구멍을 타고 올라온 핏물이 끓으며 도저히 생물이라고 이해할 수 없는 신음이 새어 나온다.
내려다보니 극도의 고통에 그녀는 오그라드는 손가락으로 목에 구멍을 뚫어 긁어 내리고 있다.
그것이 강제적으로 회복되며 목에 손가락이 박힌채로 재생되고 있었던 것.
“겨우 이 정도에 죽게 해줄순 없어.”
강제로 손가락을 뽑아내고 다시 치유를 개시한다.
기억이 계속적으로 주입되고, 그녀의 몸이 제멋대로 경련을 일으키며 부서져 나간다.
아니… 이대로 계속가다간 영혼 자체가 붕괴될게 뻔하다.
하지만 그는 말 없이 기억을 주입한다.
그것은 단기간에 걸친 영혼의 정련작업.
이런 작업을 하지 않고선 코어웨폰에 완전히 먹혀버리고 만다.
“억!”
짧은 비명과 함께 꿈틀 했다가 피를 토하고 축 늘어진 쉘.
심장이 폭발해버렸다.
“리커버리!”
정상적이라면 죽어야 할 일이지만 이 공간에서 죽는 것은 허락되어 있지 않다.
심장이 폭발해도, 내장이 뜯겨나가도, 뇌수가 흩어져도… 그녀에게 죽음은 허락되지 않았다.
그리고… 딱 1시간이 흘렀다.
“…………”
지금까지 있었던 일이 없었던 것처럼 깔끔한 모습으로 바닥에 쓰러져 있는 쉘.
몸을 바치라던 코어나이트도 보이지 않고 그녀를 그토록 고통스럽게 하던 코어웨폰도 보이지 않는다.
다만 몸에 일어난 아주 작은 이변만이 그녀가 코어나이트가 되었다는 증명이 되어 있을 뿐이다.
“이 문신은…”
그것은 피타쿠스의 인장.
잠시 후 잠에서 깨어난 루이가 비틀거리며 일어섰다.
“돌아가요. 나의 마스터.”
일단 쉘의 외양은 기본적으로 크게 바뀌지 않았다.
다만 애초의 그녀도 엄청난 미인이었지만 지금의 그녀는 캐 사기급의 미인이라고나 할까?
실제로 제노아르 영지까지 가는 동안 그녀의 아름다움에 넋을 잃은 농부 세 명이 짐마차를 몰고 도랑으로 들어가버렸고, 지나가던 청년 한 명이 난데 없이 바지를 까내리고 자기 기둥을 훑어 올리다가 루이에게 죽어라 두들겨 맞았으며 그 외에도 여러가지 일이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어… 어이… 그만… 그만둬!”
“아이… 가만 좀 있어요.”
지독한 전투의 다음이라 한 며칠 푹 쉬고 가고 싶었지만 프리드리히령에서 걱정하고 있을 유키와 엘리스 때문에 무리하게 마차를 빌려 출발한 루이와 쉘.
하지만 마차를 타기가 무섭게 문에 붙은 작은 창문을 닫아버린 쉘이 돌연 옷을 벗어 던지며 루이의 기둥에 매달렸다.
“하읍! 쩝… 쩝… 쩝…”
“우… 우으… 흡입력이… 장난이… 큭!”
그것은 루이 인생 최대의 굴욕!
처음 하는 날 열 세명의 여자를 떡으로 만든 이래 걸리는 여자는 죄다 벌집을 만들어온 그가 아직 삽입도 못해보고 벌써 사정할 것 같은 느낌에 필사적인 인내력을 발휘해 어금니 꽉 물고 사정을 참아야만 했다.
“아아… 루이! 당신의 것… 너무 크고, 굵고, 단단해요!”
“어… 어이! 앞에 마부가…”
“어차피 보이지도 않는걸요 뭘… 하읍! 쭈릅… 쭈르릅…”
“우… 우욱!”
뒷골을 콱콱 쌔려 갈기는 짜릿한 쾌감에 연신 굴욕적인 신음을 토해내는 루이.
완전 뭐에게 거시기 물린 사람처럼 쉘의 머리를 부여잡고 연신 신음을 토해내던 루이의 몸이 굳더니…
“우우웃!”
‘울컥… 울컥… 울컥… 꿀꺽… 꿀꺽… 꿀꺽…’
뜨거운 정액을 그녀의 목 울대 너머로 흘려 넣었다.
“뭐… 뭐야! 이게!”
“어때? 내 걸작품이…”
“네놈! 어떻게…”
“일단 그녀는 가계약 상태. 물론 이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건 아주 잠시 뿐이야.”
“왜 가계약인거지?”
“그녀는 아직 대가를 지불하지 않았거든. 내 목숨의 대가는 꽤 비싸서 말야.”
쿡쿡 웃으며 언제부턴가 인형 상태가 되어버린 쉘의 뺨을 핥아 올리는 아톰.
광기에 젖은 그가 최후의 선고를 했다.
“내 계약의 조건은 너에 대한 배반. 애초에 나와 그녀의 계약이니 넌 끼여들 여지가 없지만 네 코어웨폰은 그럴 생각이 없는 것 같아. 그러니 네 인정이 필요해. 그녀가 널 배반하는걸 지켜보겠느냐? 쿡쿡쿡…”
“허락하지 않는다면..”
“죽겠지. 자아… 선택해라. 어리석은 인간이여!”
“뇌격의 지배자 아톰… 네가 이러고도 인간의 영웅인가?”
이를 부드득 갈며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중얼거리는 루이.
하지만 상대는 지독한 비웃음을 머금고 내려다 볼 뿐이다.
“영웅? 영웅? 크하하하하하! 그딴거 누가 되고 싶다고 했나? 앙? 너희가 내게 해준게 뭔데? 난 인간들의 생존을 위해 수백 수천 수만의 생명을 지난 5000년간 죽여왔다.
그런데 너희들이 한 일이 뭐지? 스스로 싸우고 죽이고 음모를 꾸며 모함으로 몰아넣고… 지금도 저 빌어먹을 후작놈들은 공작이 되고 싶어 어떻게든 국왕을 구워 삶아보려 발악중이지! 내가 진짜 스스로를 봉인하고 있었다고생각하나? 비틀려진 이 역사는 뭐지? 너희 인간을 위해 쓰러져간 수 많은 용사들의 영혼을 위해 너희들은 무얼 했나? 그들이 피 뿌려 얻은 이 성지 위에 너희들이 쌓아 올린 것은 무엇이며 우리 영웅들을 위해 한 일은 무엇인가? 배신! 불신! 모독! 그 이외에 무엇이 있는가! 아아… 있군. 망상으로 가득찬 경외와 수 많은 시인들에 의해서 지어진 온갖 미사여구로 지어진 시가집들.
하지만 분명히 말해두지. 난 우리 인간을 살리기 위해 임산부의 배를 가르고 어린아이의 목까지 따야했다! 그래… 그 대가가 영웅으로써의 존경심인가? 자신의 이익 앞에 헌신짝처럼 집어 던질? 웃기지 마! 그 따위 영웅 줘도 안해!”
입에서 불이라도 뿜어낼 듯 폭풍처럼 일갈한 아톰이 인형처럼 맥을 못추고 시키는대로 멋대로 흔들리는 쉘의 목을 부여잡고 마차 밖으로 집어던졌다.
“자아… 선택해라. 그녀를 살리기 위해 그녀를 버리겠느냐? 클클클클…”
“나… 나는…”
“시간 끌지마라! 난 영웅 따위가 아냐! 선택해라! 그녀를 살리기 위해 그녀를 버리겠느냐? 아니면 그녀의 정절과 네 자존심을 위해 그녀를 죽이겠느냐!”
“이퀄라이저!”
‘키이이이이이이잉!’
무시무시한 소닉의 파동과 함께 그의 검이 소환되었다.
“네놈을 죽이고 그녀를 살리겠다!”
“역시 그렇게 나오는군. 시험의 법에 따라 그대를 제외한다.”
“무슨… 큭!”
순간 휘청하더니 루이가 털썩 쓰러져버리고 이제 맥없이 알몸으로 바닥에 널브러진 쉘에게 아톰이 다가온다.
“자아… 네 마스터는 아무런 결정도 내리지 않았다. 넌 나에게 봉사하는 대가로 살아남기를 선택했지. 자아… 내게 봉사해라.”
“…………”
부들 부들 떨며 비척 비척 일어서서 다가오는 쉘.
주위에 사람은 이미 장난 아니게 많다. 하지만…
‘위이이이이익! 푸슈우우우우우우우!’
한번 거대한 바람소리가 나는가 싶더니 일제히 피를 뿜으며 몸통째로 양분되어 여기저기로 흩날렸다.
“다… 당신…”
“말했지 않은가? 난 영웅 따위가 아니라 살인자. 그래… 피를 먹고 살아남은 이 시대 최악의 괴물. 그 괴물을 이 세계에서 제외하는 대가로 여자 한 명의 봉사 정도면 정말 싼 대가이지 않은가? 자아… 내게 봉사해라. 그러면 그대에게 생명을 주리라!”
“난… 난…”
푸들푸들 떨며 한 걸음씩 물러서는 쉘.
“호오… 그러면 네 마스터가 슬퍼할텐데?”
그녀의 발걸음이 멈췄다.
“뭐, 좀 더 봉사하기 좋도록 도와주지.”
‘딱!’
손가락을 튕기자 돌연 쉘이 자기 몸을 끌어안고 털썩 주저앉았다.
“으… 흐윽!”
“지금 네 성감을 모두 열었다. 1분 안에 절정에 도달하겠지. 자아… 이제 내게 봉사해라. 마지막으로 날 즐겁게 하고 네 주인에게 배신해라.”
연신 신음을 토해내며 꿈틀거리는 여체.
아무도 건드리지 않았음에도 그녀의 허벅지는 끈끈한 애액으로 흥건히 젖었다.
하지만 의외로 그녀는 버려두고 쓰러진 루이에게 다가가더니 마차 바퀴에 그를 기대 앉히는 아톰.
기절한 줄 알았던 루이는 의외로 멀쩡하게 눈을 뜨고 있다.
즉, 그는 지금 시력을 제외한 나머지 몸의 자유만 빼앗긴 상태.
-네 주인에게 배신해라.-
그 말의 의미는 이런 것이었다.
“자아… 얼마나 흥분했나 볼까?”
흙바닥에 엎드려 꿈틀대는 여체를 뒤집고 하얀 허벅지를 좌우로 벌리자 이미 발정해서 벌름거리고 있는 그녀의 구멍이 드러났다.
“큭큭큭… 완전 홍수군. 그래… 저 녀석의 여자를 먹는단 말이지?”
“아… 안돼! 어윽!”
순간 하얀 육체가 출렁거리며 그녀의 다리 사이로 뜨뜻한 액체가 주르륵 새어나온다.
“어이 어이… 그렇게 좋은거야? 손가락만 넣어도 그렇게 좋은거야?”
“………”
너무나도 충격적인 일에 축 늘어진 쉘.
자기 남자가 보는 앞에서 발정해서 다른 남자의 손으로 가버렸다.
그러는 사이 그녀의 하얀 허벅지가 벌어지고 흠뻑 젖은 그녀의 음부에 사내의 기둥이 닿았다.
“혀를 물겠어요. 이 이상 한다면 혀를… 우웁!”
‘푸우우욱…’
삽입과 동시에 벌벌 떠는 여체.
혀를 물고 자시고 할 것도 없이 허연 다리가 펄떡 펄떡 뛰며 두 번째 삽입하기 전에 벌써 절정에 도달해 애액을 토해내는 바람에 두 번째 삽입할땐 아예 애액이 쭉쭉 튀어오른다.
하지만 아톰은 그걸로도 부족했는지 그녀의 발목을 잡아 밀어올렸고, 그러자 루이의 시야에서 둘의 결합 부분이 선명히 보였다.
‘뿌직! 뿌직! 뿌직! 뿌직!’
미친듯이 박아대는 아톰.
어느 순간 자신의 분신을 있는대로 박어넣은 아톰이 자신의 분신을 그녀 안에 쏟아 넣었다.
“크…크칵! 크아악!”
‘쑤우욱… 철벅!’
똥, 오줌, 애액이 범벅이 된 배신의 현장에 그녀의 엉덩이가 떨어지고 다리가 벌어지며 좌우로 벌려진 음부에서 허연 정액이 흘러나온다.
텅빈 눈동자.
결국 그가 보는 앞에서 다른 남자에 의해 절정에 도달하고 정액까지 받아버렸다.
“검 두개를 주지. 하나는 자살용, 하나는 내 코어웨폰이다. 자아… 어느것을 선택하겠느냐?”
오른쪽에는 얇고 예리한 단검, 왼쪽에는 거대한 황금의 투핸드 소드.
텅빈 눈동자의 그녀가 맥없이 단검을 움켜 잡았다.
‘미안해요 루이.’
예리한 단검이 그녀의 목에 닿는 순간 황금의 기사가 지독한 비웃음을 담아 킬킬거린다.
‘푸욱!’
단검이 목을 찌르고 들어가고 그녀의 몸이 축 늘어졌다.
그러자 마침내 소원 성취했다는 표정의 황금의 기사가 자신의 대검을 움켜쥐고 아직 늘어져 있는 루이에게 다가왔다.
“자아… 이제 네놈이 죽을 차례지?”
“크으으윽!”
이를 악물고 발버둥치는 루이.
‘그는… 처음부터… 루이를… 죽일 생각?’
싸늘하게 식어가는 몸을 느끼며 멍하니 생각했다.
처음부터 자신은 갖고 놀다 버릴 그런 하찮은 고깃덩이에 불과했고, 루이를 옭아 맬 족쇄에 불과했다?
‘그런건… 그런건…’
“끄으으으으으으윽!”
루이의 몸이 기괴하게 변이를 일으키기 시작한다.
그건 아마도 루이 프리드리히라는 인격이 붕괴하고 과거 인간의 영웅 프로메테우스가 부활하려는 전조.
하지만 저 황금의 기사라면 그 이전에 모든 일을 끝낼게 분명하다.
아직 완전히 변하지 않은 루이라면 그의 손에…
‘안돼!’
‘끼긱…’
‘그는… 그는… 죽어선 안돼!’
‘끼기긱!’
그녀의 안에 뭔가가 금가기 시작했다.
‘내 모든걸 바치더라도… 그는… 그는… 나의 영원한… 주군…’
‘끼기기기기기기긱!’
‘내 목숨을 바쳐… 지키리라!’
‘콰차아앙!’
형언할 수 없는 막대한 빛의 무리가 그녀의 몸을 휩쌌다.
찢겨진 목이 수복되고 너저분하게 흩어졌던 육체가 본래대로 복구된다.
그리고… 본래 존재하지 않던 에너지 차원으로의 실로 믿을 수 없이 거대한 게이트가 개설되고 그녀의 하얀 어깨에 진정한 의미의 피타쿠스의 인장이 새겨진다.
그것은… 진짜 코어나이트로써의 인장.
“시험에 통과한걸 축하한다. 새로운 코어나이트 쉘 아델마이어.”
조금 전까지 미친듯이 광소를 터뜨리던 황금의 영웅이 피식 웃으며 악수를 청하고 있다.
벌거벗었던 자신은 어느 샌가 날렵한 전투슈트를 입고 있고, 그의 왼손에는 전에 없던 황금의 거검이 쥐여져 있다.
그리고 그녀의 입이 벌어지며 자신도 모르게 어떠한 맹세를 선언하고 있다.
“나 쉘 아델마이어는 나의 마스터와 인류를 수호하며 영원을 걸어갈 것을 신께서 내게 허락하신 내 영혼에 걸고 맹세하노라.”
“아아… 나 아톰 드 블리자드는 이제 코어나이트로써의 모든 사명을 마치고 영원한 잠에 빠지리라.”
주위의 풍경이 사라진다.
건물들도, 반토막난 사람들도, 마차도, 눈을 부릅뜨고 괴로워하는 루이와 푸른 하늘과 따가울 정도로 아름답게 빛나고 있는 태양조차도.
모든게 사라지고 풍경이 본래대로 돌아온다.
산산이 부서진 지하실.
그리고 그 가운데 놓여있는 황금의 옥좌에 앉은 황금의 기사.
그는 편안히 눈을 감고 있다.
-기사는 말이지… 주군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수 있어야 한다.-
-기사는 정의가 아냐! 국민을 위해서라면 임산부의 배를 가를 수도 있어야 한다!-
-결국엔 자신만의 이기주의에 얽매여 사는게 인간이다!-
-행복을 얻기 위해선 누군가의 행복을 빼앗아야 해!-
-소설에 나오는 자신의 룰을 지키고 모든 꿈을 이루는 영웅은 존재하지 않아!-
-모든 생명체는 자신만의 정의를 갖고 있다!-
-생명은 인간이 측정하도록 만들어지지 않았다. 이미 수억의 생명을 취한자여 그대는 생명의 무게를 아는가?-
-건방 떨지 마라! 넌 살인자일 뿐이다!-
-주군을 위하여 난 기꺼이 죽겠다!-
그의 손에 죽어간 영웅들의 말이 머리속으로 물밀 듯 밀려온다.
그건 그가 짊어지고 있었던 영웅으로써의 삶의 무게.
“저도 그를 위해서라면 모든걸 바치겠습니다. 설령 이 몸이 시궁창에 떨어지더라도… 부디 다음 생에서는…”
“웃기지 마. 내 인생은 그런 싸구려가 아냐. 몇 번이고 반복되는 그런 지저분한… 큭!”
죽은 줄 알았던 그가 피식 웃더니 마지막으로 품 안에서 작은 반지 하나를 그녀의 손에 넘겼다.
“레아에게 주고 싶었다.”
“당신은…”
“바보 같은 남자지.”
그가 고개를 떨구자 이 공간을 유지하고 있던 모든게 붕괴했다.
아마도 저 밖에 있는 영혼로나 그가 말한 영혼로 모두 가짜였던듯 그러나 그녀의 몸을 지탱하고 있는 막대한 코어나이트로써의 힘은 건재한걸 보면 역시 코어는 어딘가 깊은곳에 보관되어 있는 모양이다.
이전의 주인인 아톰이 말하지 않고 죽어버렸으니 이젠 누구도 모를 일.
하긴… 코어나이트 마스터인 프로메테우스라면 알지도 모를 일이다.
“루이! 정신차려요! 루이!”
“으으… 여긴…”
“일단 탈출하도록 해요! 그룬가르드!”
-YES MY MASTER!-
“탈출이다!”
-sonic move!-
“……….”
아미를 찌푸린 채로 간절한 눈빛으로 이 잊혀진 영웅에게 자비를 구하는 쉘.
하지만 그는 굳은 얼굴로 또 다시 배신을 강요한다.
“이걸 잡고 너 스스로의 의지로 내게 봉사해라. 그것만이 네가 살고, 네 남자가 살고, 네 세계가 사는 길이다.”
모든 일이 끝나고 죽는 것 조차 허락되지 않은 최악의 선택을 그는 강요하고 있다.
‘차라리 몰랐다면 깨끗하게 죽어버릴 것을…’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후회하며 비틀비틀 다가와 그의 검 앞에 섰다.
“각오 단단히 먹는게 좋을거야. 그러지 않으면 끝났을 때 정신이 붕괴된 널 발견한 녀석이 폭주할 수도 있으니까.”
‘텁!’
검을 잡자 그녀의 몸이 벼락이라도 맞은 듯 바싹 굳어졌다.
덜덜 떨리는 입술.
아니 떨리는건 입술 뿐만이 아니다.
전신이 푸들푸들 떨리며 이 마검에게서 떨어지려 한다.
검을 잡자 물밀 듯 밀려오는 수 많은 정보는 이 고대의 영웅이 걸어온 끔찍한 전쟁의 기록.
아니 정확히 말하면 인간이 마족의 노예가 되어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치던 그 시절의 기록부터 시작된 5000년 분량의 기록이 물밀듯이 밀려온다.
“크칵! 카하아아아아악!”
눈물과 콧물은 물론 침과 대소변까지 일제히 뿜어져 나오는 건 둘째 문제다.
코피가 터지고 머리카락이 하얗게 세어지는가 싶더니 뭉텅 뭉텅 빠져나오고 피부가 쩍쩍 갈라지며 있는대로 충혈된 안구가 파열된다. 하지만…
“리커버리!”
그의 강대한 치유능력에 죽어야 할 육체가 억지로 재생된다.
그것은 그야말로 세포 하나 하나까지 완벽하게 재생시키는 말 그대로의 원상복귀.
하지만 그가 걸어온 코어나이트로써의 역사는 겨우 그 정도로 끝나지 않는다.
기억에 의해 침식된 그녀의 육체가 무한히 붕괴하고 그녀의 영혼이 그 가공할 고통에 치를 떨며 차라리 죽음을 구걸한다.
하지만 그는 그것을 허락치 않는다.
그녀는 스스로 코어나이트가 되겠다고 했다.
‘심연의 지옥을 맛보지 못한 자 영원을 수호하는 코어나이트가 될 수 없으리!’
“크르르르르르…”
목구멍을 타고 올라온 핏물이 끓으며 도저히 생물이라고 이해할 수 없는 신음이 새어 나온다.
내려다보니 극도의 고통에 그녀는 오그라드는 손가락으로 목에 구멍을 뚫어 긁어 내리고 있다.
그것이 강제적으로 회복되며 목에 손가락이 박힌채로 재생되고 있었던 것.
“겨우 이 정도에 죽게 해줄순 없어.”
강제로 손가락을 뽑아내고 다시 치유를 개시한다.
기억이 계속적으로 주입되고, 그녀의 몸이 제멋대로 경련을 일으키며 부서져 나간다.
아니… 이대로 계속가다간 영혼 자체가 붕괴될게 뻔하다.
하지만 그는 말 없이 기억을 주입한다.
그것은 단기간에 걸친 영혼의 정련작업.
이런 작업을 하지 않고선 코어웨폰에 완전히 먹혀버리고 만다.
“억!”
짧은 비명과 함께 꿈틀 했다가 피를 토하고 축 늘어진 쉘.
심장이 폭발해버렸다.
“리커버리!”
정상적이라면 죽어야 할 일이지만 이 공간에서 죽는 것은 허락되어 있지 않다.
심장이 폭발해도, 내장이 뜯겨나가도, 뇌수가 흩어져도… 그녀에게 죽음은 허락되지 않았다.
그리고… 딱 1시간이 흘렀다.
“…………”
지금까지 있었던 일이 없었던 것처럼 깔끔한 모습으로 바닥에 쓰러져 있는 쉘.
몸을 바치라던 코어나이트도 보이지 않고 그녀를 그토록 고통스럽게 하던 코어웨폰도 보이지 않는다.
다만 몸에 일어난 아주 작은 이변만이 그녀가 코어나이트가 되었다는 증명이 되어 있을 뿐이다.
“이 문신은…”
그것은 피타쿠스의 인장.
잠시 후 잠에서 깨어난 루이가 비틀거리며 일어섰다.
“돌아가요. 나의 마스터.”
일단 쉘의 외양은 기본적으로 크게 바뀌지 않았다.
다만 애초의 그녀도 엄청난 미인이었지만 지금의 그녀는 캐 사기급의 미인이라고나 할까?
실제로 제노아르 영지까지 가는 동안 그녀의 아름다움에 넋을 잃은 농부 세 명이 짐마차를 몰고 도랑으로 들어가버렸고, 지나가던 청년 한 명이 난데 없이 바지를 까내리고 자기 기둥을 훑어 올리다가 루이에게 죽어라 두들겨 맞았으며 그 외에도 여러가지 일이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어… 어이… 그만… 그만둬!”
“아이… 가만 좀 있어요.”
지독한 전투의 다음이라 한 며칠 푹 쉬고 가고 싶었지만 프리드리히령에서 걱정하고 있을 유키와 엘리스 때문에 무리하게 마차를 빌려 출발한 루이와 쉘.
하지만 마차를 타기가 무섭게 문에 붙은 작은 창문을 닫아버린 쉘이 돌연 옷을 벗어 던지며 루이의 기둥에 매달렸다.
“하읍! 쩝… 쩝… 쩝…”
“우… 우으… 흡입력이… 장난이… 큭!”
그것은 루이 인생 최대의 굴욕!
처음 하는 날 열 세명의 여자를 떡으로 만든 이래 걸리는 여자는 죄다 벌집을 만들어온 그가 아직 삽입도 못해보고 벌써 사정할 것 같은 느낌에 필사적인 인내력을 발휘해 어금니 꽉 물고 사정을 참아야만 했다.
“아아… 루이! 당신의 것… 너무 크고, 굵고, 단단해요!”
“어… 어이! 앞에 마부가…”
“어차피 보이지도 않는걸요 뭘… 하읍! 쭈릅… 쭈르릅…”
“우… 우욱!”
뒷골을 콱콱 쌔려 갈기는 짜릿한 쾌감에 연신 굴욕적인 신음을 토해내는 루이.
완전 뭐에게 거시기 물린 사람처럼 쉘의 머리를 부여잡고 연신 신음을 토해내던 루이의 몸이 굳더니…
“우우웃!”
‘울컥… 울컥… 울컥… 꿀꺽… 꿀꺽… 꿀꺽…’
뜨거운 정액을 그녀의 목 울대 너머로 흘려 넣었다.
“뭐… 뭐야! 이게!”
“어때? 내 걸작품이…”
“네놈! 어떻게…”
“일단 그녀는 가계약 상태. 물론 이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건 아주 잠시 뿐이야.”
“왜 가계약인거지?”
“그녀는 아직 대가를 지불하지 않았거든. 내 목숨의 대가는 꽤 비싸서 말야.”
쿡쿡 웃으며 언제부턴가 인형 상태가 되어버린 쉘의 뺨을 핥아 올리는 아톰.
광기에 젖은 그가 최후의 선고를 했다.
“내 계약의 조건은 너에 대한 배반. 애초에 나와 그녀의 계약이니 넌 끼여들 여지가 없지만 네 코어웨폰은 그럴 생각이 없는 것 같아. 그러니 네 인정이 필요해. 그녀가 널 배반하는걸 지켜보겠느냐? 쿡쿡쿡…”
“허락하지 않는다면..”
“죽겠지. 자아… 선택해라. 어리석은 인간이여!”
“뇌격의 지배자 아톰… 네가 이러고도 인간의 영웅인가?”
이를 부드득 갈며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중얼거리는 루이.
하지만 상대는 지독한 비웃음을 머금고 내려다 볼 뿐이다.
“영웅? 영웅? 크하하하하하! 그딴거 누가 되고 싶다고 했나? 앙? 너희가 내게 해준게 뭔데? 난 인간들의 생존을 위해 수백 수천 수만의 생명을 지난 5000년간 죽여왔다.
그런데 너희들이 한 일이 뭐지? 스스로 싸우고 죽이고 음모를 꾸며 모함으로 몰아넣고… 지금도 저 빌어먹을 후작놈들은 공작이 되고 싶어 어떻게든 국왕을 구워 삶아보려 발악중이지! 내가 진짜 스스로를 봉인하고 있었다고생각하나? 비틀려진 이 역사는 뭐지? 너희 인간을 위해 쓰러져간 수 많은 용사들의 영혼을 위해 너희들은 무얼 했나? 그들이 피 뿌려 얻은 이 성지 위에 너희들이 쌓아 올린 것은 무엇이며 우리 영웅들을 위해 한 일은 무엇인가? 배신! 불신! 모독! 그 이외에 무엇이 있는가! 아아… 있군. 망상으로 가득찬 경외와 수 많은 시인들에 의해서 지어진 온갖 미사여구로 지어진 시가집들.
하지만 분명히 말해두지. 난 우리 인간을 살리기 위해 임산부의 배를 가르고 어린아이의 목까지 따야했다! 그래… 그 대가가 영웅으로써의 존경심인가? 자신의 이익 앞에 헌신짝처럼 집어 던질? 웃기지 마! 그 따위 영웅 줘도 안해!”
입에서 불이라도 뿜어낼 듯 폭풍처럼 일갈한 아톰이 인형처럼 맥을 못추고 시키는대로 멋대로 흔들리는 쉘의 목을 부여잡고 마차 밖으로 집어던졌다.
“자아… 선택해라. 그녀를 살리기 위해 그녀를 버리겠느냐? 클클클클…”
“나… 나는…”
“시간 끌지마라! 난 영웅 따위가 아냐! 선택해라! 그녀를 살리기 위해 그녀를 버리겠느냐? 아니면 그녀의 정절과 네 자존심을 위해 그녀를 죽이겠느냐!”
“이퀄라이저!”
‘키이이이이이이잉!’
무시무시한 소닉의 파동과 함께 그의 검이 소환되었다.
“네놈을 죽이고 그녀를 살리겠다!”
“역시 그렇게 나오는군. 시험의 법에 따라 그대를 제외한다.”
“무슨… 큭!”
순간 휘청하더니 루이가 털썩 쓰러져버리고 이제 맥없이 알몸으로 바닥에 널브러진 쉘에게 아톰이 다가온다.
“자아… 네 마스터는 아무런 결정도 내리지 않았다. 넌 나에게 봉사하는 대가로 살아남기를 선택했지. 자아… 내게 봉사해라.”
“…………”
부들 부들 떨며 비척 비척 일어서서 다가오는 쉘.
주위에 사람은 이미 장난 아니게 많다. 하지만…
‘위이이이이익! 푸슈우우우우우우우!’
한번 거대한 바람소리가 나는가 싶더니 일제히 피를 뿜으며 몸통째로 양분되어 여기저기로 흩날렸다.
“다… 당신…”
“말했지 않은가? 난 영웅 따위가 아니라 살인자. 그래… 피를 먹고 살아남은 이 시대 최악의 괴물. 그 괴물을 이 세계에서 제외하는 대가로 여자 한 명의 봉사 정도면 정말 싼 대가이지 않은가? 자아… 내게 봉사해라. 그러면 그대에게 생명을 주리라!”
“난… 난…”
푸들푸들 떨며 한 걸음씩 물러서는 쉘.
“호오… 그러면 네 마스터가 슬퍼할텐데?”
그녀의 발걸음이 멈췄다.
“뭐, 좀 더 봉사하기 좋도록 도와주지.”
‘딱!’
손가락을 튕기자 돌연 쉘이 자기 몸을 끌어안고 털썩 주저앉았다.
“으… 흐윽!”
“지금 네 성감을 모두 열었다. 1분 안에 절정에 도달하겠지. 자아… 이제 내게 봉사해라. 마지막으로 날 즐겁게 하고 네 주인에게 배신해라.”
연신 신음을 토해내며 꿈틀거리는 여체.
아무도 건드리지 않았음에도 그녀의 허벅지는 끈끈한 애액으로 흥건히 젖었다.
하지만 의외로 그녀는 버려두고 쓰러진 루이에게 다가가더니 마차 바퀴에 그를 기대 앉히는 아톰.
기절한 줄 알았던 루이는 의외로 멀쩡하게 눈을 뜨고 있다.
즉, 그는 지금 시력을 제외한 나머지 몸의 자유만 빼앗긴 상태.
-네 주인에게 배신해라.-
그 말의 의미는 이런 것이었다.
“자아… 얼마나 흥분했나 볼까?”
흙바닥에 엎드려 꿈틀대는 여체를 뒤집고 하얀 허벅지를 좌우로 벌리자 이미 발정해서 벌름거리고 있는 그녀의 구멍이 드러났다.
“큭큭큭… 완전 홍수군. 그래… 저 녀석의 여자를 먹는단 말이지?”
“아… 안돼! 어윽!”
순간 하얀 육체가 출렁거리며 그녀의 다리 사이로 뜨뜻한 액체가 주르륵 새어나온다.
“어이 어이… 그렇게 좋은거야? 손가락만 넣어도 그렇게 좋은거야?”
“………”
너무나도 충격적인 일에 축 늘어진 쉘.
자기 남자가 보는 앞에서 발정해서 다른 남자의 손으로 가버렸다.
그러는 사이 그녀의 하얀 허벅지가 벌어지고 흠뻑 젖은 그녀의 음부에 사내의 기둥이 닿았다.
“혀를 물겠어요. 이 이상 한다면 혀를… 우웁!”
‘푸우우욱…’
삽입과 동시에 벌벌 떠는 여체.
혀를 물고 자시고 할 것도 없이 허연 다리가 펄떡 펄떡 뛰며 두 번째 삽입하기 전에 벌써 절정에 도달해 애액을 토해내는 바람에 두 번째 삽입할땐 아예 애액이 쭉쭉 튀어오른다.
하지만 아톰은 그걸로도 부족했는지 그녀의 발목을 잡아 밀어올렸고, 그러자 루이의 시야에서 둘의 결합 부분이 선명히 보였다.
‘뿌직! 뿌직! 뿌직! 뿌직!’
미친듯이 박아대는 아톰.
어느 순간 자신의 분신을 있는대로 박어넣은 아톰이 자신의 분신을 그녀 안에 쏟아 넣었다.
“크…크칵! 크아악!”
‘쑤우욱… 철벅!’
똥, 오줌, 애액이 범벅이 된 배신의 현장에 그녀의 엉덩이가 떨어지고 다리가 벌어지며 좌우로 벌려진 음부에서 허연 정액이 흘러나온다.
텅빈 눈동자.
결국 그가 보는 앞에서 다른 남자에 의해 절정에 도달하고 정액까지 받아버렸다.
“검 두개를 주지. 하나는 자살용, 하나는 내 코어웨폰이다. 자아… 어느것을 선택하겠느냐?”
오른쪽에는 얇고 예리한 단검, 왼쪽에는 거대한 황금의 투핸드 소드.
텅빈 눈동자의 그녀가 맥없이 단검을 움켜 잡았다.
‘미안해요 루이.’
예리한 단검이 그녀의 목에 닿는 순간 황금의 기사가 지독한 비웃음을 담아 킬킬거린다.
‘푸욱!’
단검이 목을 찌르고 들어가고 그녀의 몸이 축 늘어졌다.
그러자 마침내 소원 성취했다는 표정의 황금의 기사가 자신의 대검을 움켜쥐고 아직 늘어져 있는 루이에게 다가왔다.
“자아… 이제 네놈이 죽을 차례지?”
“크으으윽!”
이를 악물고 발버둥치는 루이.
‘그는… 처음부터… 루이를… 죽일 생각?’
싸늘하게 식어가는 몸을 느끼며 멍하니 생각했다.
처음부터 자신은 갖고 놀다 버릴 그런 하찮은 고깃덩이에 불과했고, 루이를 옭아 맬 족쇄에 불과했다?
‘그런건… 그런건…’
“끄으으으으으으윽!”
루이의 몸이 기괴하게 변이를 일으키기 시작한다.
그건 아마도 루이 프리드리히라는 인격이 붕괴하고 과거 인간의 영웅 프로메테우스가 부활하려는 전조.
하지만 저 황금의 기사라면 그 이전에 모든 일을 끝낼게 분명하다.
아직 완전히 변하지 않은 루이라면 그의 손에…
‘안돼!’
‘끼긱…’
‘그는… 그는… 죽어선 안돼!’
‘끼기긱!’
그녀의 안에 뭔가가 금가기 시작했다.
‘내 모든걸 바치더라도… 그는… 그는… 나의 영원한… 주군…’
‘끼기기기기기기긱!’
‘내 목숨을 바쳐… 지키리라!’
‘콰차아앙!’
형언할 수 없는 막대한 빛의 무리가 그녀의 몸을 휩쌌다.
찢겨진 목이 수복되고 너저분하게 흩어졌던 육체가 본래대로 복구된다.
그리고… 본래 존재하지 않던 에너지 차원으로의 실로 믿을 수 없이 거대한 게이트가 개설되고 그녀의 하얀 어깨에 진정한 의미의 피타쿠스의 인장이 새겨진다.
그것은… 진짜 코어나이트로써의 인장.
“시험에 통과한걸 축하한다. 새로운 코어나이트 쉘 아델마이어.”
조금 전까지 미친듯이 광소를 터뜨리던 황금의 영웅이 피식 웃으며 악수를 청하고 있다.
벌거벗었던 자신은 어느 샌가 날렵한 전투슈트를 입고 있고, 그의 왼손에는 전에 없던 황금의 거검이 쥐여져 있다.
그리고 그녀의 입이 벌어지며 자신도 모르게 어떠한 맹세를 선언하고 있다.
“나 쉘 아델마이어는 나의 마스터와 인류를 수호하며 영원을 걸어갈 것을 신께서 내게 허락하신 내 영혼에 걸고 맹세하노라.”
“아아… 나 아톰 드 블리자드는 이제 코어나이트로써의 모든 사명을 마치고 영원한 잠에 빠지리라.”
주위의 풍경이 사라진다.
건물들도, 반토막난 사람들도, 마차도, 눈을 부릅뜨고 괴로워하는 루이와 푸른 하늘과 따가울 정도로 아름답게 빛나고 있는 태양조차도.
모든게 사라지고 풍경이 본래대로 돌아온다.
산산이 부서진 지하실.
그리고 그 가운데 놓여있는 황금의 옥좌에 앉은 황금의 기사.
그는 편안히 눈을 감고 있다.
-기사는 말이지… 주군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수 있어야 한다.-
-기사는 정의가 아냐! 국민을 위해서라면 임산부의 배를 가를 수도 있어야 한다!-
-결국엔 자신만의 이기주의에 얽매여 사는게 인간이다!-
-행복을 얻기 위해선 누군가의 행복을 빼앗아야 해!-
-소설에 나오는 자신의 룰을 지키고 모든 꿈을 이루는 영웅은 존재하지 않아!-
-모든 생명체는 자신만의 정의를 갖고 있다!-
-생명은 인간이 측정하도록 만들어지지 않았다. 이미 수억의 생명을 취한자여 그대는 생명의 무게를 아는가?-
-건방 떨지 마라! 넌 살인자일 뿐이다!-
-주군을 위하여 난 기꺼이 죽겠다!-
그의 손에 죽어간 영웅들의 말이 머리속으로 물밀 듯 밀려온다.
그건 그가 짊어지고 있었던 영웅으로써의 삶의 무게.
“저도 그를 위해서라면 모든걸 바치겠습니다. 설령 이 몸이 시궁창에 떨어지더라도… 부디 다음 생에서는…”
“웃기지 마. 내 인생은 그런 싸구려가 아냐. 몇 번이고 반복되는 그런 지저분한… 큭!”
죽은 줄 알았던 그가 피식 웃더니 마지막으로 품 안에서 작은 반지 하나를 그녀의 손에 넘겼다.
“레아에게 주고 싶었다.”
“당신은…”
“바보 같은 남자지.”
그가 고개를 떨구자 이 공간을 유지하고 있던 모든게 붕괴했다.
아마도 저 밖에 있는 영혼로나 그가 말한 영혼로 모두 가짜였던듯 그러나 그녀의 몸을 지탱하고 있는 막대한 코어나이트로써의 힘은 건재한걸 보면 역시 코어는 어딘가 깊은곳에 보관되어 있는 모양이다.
이전의 주인인 아톰이 말하지 않고 죽어버렸으니 이젠 누구도 모를 일.
하긴… 코어나이트 마스터인 프로메테우스라면 알지도 모를 일이다.
“루이! 정신차려요! 루이!”
“으으… 여긴…”
“일단 탈출하도록 해요! 그룬가르드!”
-YES MY MASTER!-
“탈출이다!”
-sonic move!-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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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 2016-08-1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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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명 | 황진이-19금 성인놀이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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