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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4 23:52 502회 0건
에.. 리플을 너무 굶었더니 타자 칠 힘도 없습니다. orz
ps : 본래 엘프 첩도 넣어 줄 생각이었으나.. 코어웨폰의 숫자가 모자란 관계로 리아는 탈락. (앞으로 안나옵니다. ㅡ.,ㅡ;;;) 뭐.. 개인적으로 민주정치(우민정치)를 좋아하지도 않지만 독재정치 역시 만만찮은 바보짓이죠. ㅋ;





-사람이 무언가를 얻는다는 것은 또 다른 무언가를 잃는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있잖아 엘리스.”
“응?”
“우리… 루이에게 있어서 뭘까?”

유키의 머리를 묶어주던 엘리스의 손길이 멈췄다.

“나아~ 사실은 내놓은 딸 맞아.”
“응.”

뭔가 빛이 꺼진 눈동자의 엘리스.
유키 역시 뭔가 맥이 빠진 것 같지만 역시나 바탕이 워낙 밝은 사람이라 침울해져 있어도 주위에서 꽃이 피는듯한 착각이 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처음 보는 루이가 마음에 쏙 들었어. 엘리스도 알지? 2년 전에느은… 정말 아무것도 아닌 소년이었잖아.”
“그랬었지.”

아무것도 아닌 자신이 이용해먹을 정도로 너무도 무력하고 너무도 허술한… 자기 자신이 몸이라도 팔아 지켜주지 않으면 안될 정도로…
하지만 센트럴에 다녀온 그는 놀라운 속도로 달라져 있었다.
마치 여태껏 잠들어 있던 곰이 드디어 잠에서 깨어나듯이 그의 능력은 놀라울 정도로 마구마구 자라나서 마침내는 도저히 다가갈 엄두도 내지 못할 정도로 자라나 버렸다.
언제고 루이의 도움이 되고자 스승에게 배운 기술들은 쓸 필요도 없어졌고, 어느샌가 그의 장식밖에 되지 못한 자신을 발견했다.
모르긴 몰라도 유키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말은 안하고 있지만 하루의 대부분을 수련으로 쓰고 있지만 아무리 해도 400대 2의 상황에서 상대를 발라버릴 정도의 능력은 가질 수는 없다.
지금의 루이와 쉘은 그녀들이 도저히 접근할 수 없는 궁극의 위치에 서 있다.

“이대로 조용히 사라질까? 나… 그의 발목만 잡고 있는 것 같아. 영지는 혼자 개발하는게 아냐. 누군가가 어느 정도 기틀을 잡아두면 외부의 자본이 흘러 들어오고, 사람들이 거래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발전하는데 이 영지는 이미 그 조건을 다 갖췄어. 곧 있으면 가드헤벨이 빠른 속도로 몰락할 테니 이번 겨울이 지나면 그쪽의 기술자들이 대량으로 넘어올 거야. 그렇게 되면 이 영지는 믿을 수 없는 속도로 발전하겠지? 그 다음부턴…”
“기댈 수 있는 가문이 있는 부인이 필요하겠지. 귀족가에 딸은 많은데다 루이같이 유능하고 젊은 영주라면 꽤 쉽게 구할 수 있을거야. 본인이 별로 생각이 없어 보이지만.”
“응. 여자는 싸니까. 하지만 분명 루이는 이제 더 이상 다른 여자는 구하지 않겠지.”

며칠 전 여직원들이 투덜대는걸 들었다.
루이 앞으로 날아온 초대장을 거절하는게 이젠 피곤하다고.
생각해보면 앞으로의 발전이 눈에 보이는 뛰어난 실력의 연금술사(현재 마법가루 공장 때문에 루이는 연금술사로 알려져 있다.) 영주가 이제 겨우 19세라면 누구나 군침을 흘릴만 하다.
게다가 그의 아내 둘은 귀족도 아닌 평민.
아닌 말로 어찌됐건 결혼만 하면 가문빨로 밀어붙여 평민 따위 조용히 쳐발라 버리는게 이 바닥의 룰이다.

“이대로 조용히 사라져버릴까?”
“이대로 조용히 사라져버릴까?”

‘따악~! 따악~!’
진짜 요만큼도 안 봐주고 눈물이 찔끔 나올 정도로 때려버린 알밤에 머리를 감싸쥐고 부르르 떠는 유키와 엘리스.
엄청 원망스런 눈물 그렁그렁 담긴 눈빛으로 확 째려봤으나 유감스럽게도 상대는 그게 통할 사람이 아니다.

“조용히 사라져어? 이것들이!”
“저기요… 저희가 잠시 생각을… 엄마야아아아~”
“우에에엥~”



“후윽… 후윽…”
“크으으으…”

머리에 알밤을 주렁주렁 매달고 결국 루이 앞에까지 끌려온 두 명의 영주 부인.
도중에 만난 하인들이 웃음을 참느라 부르르 떠는걸 보는것만 해도 부끄러워 죽을 지경인데 남편이란 작자는 영주 전용 의자에 앉아 10분째 아무 말도 안하고 가만히 두 명을 째려보고 있다.

“둘 다 이번달 용돈 없어!”
“우에에엑! 말… 말도 안돼! 내 용돈이 얼마나 된다고 그래? 그치? 그치? 언니이이이~!”
“아우우우우~ 저번에 주문한 스태프 할부 대금도 못갚았단 말야아아~”

두 명의 비명을 깔끔하게 무시하고 휙 돌아서버린 루이.
영주 전용의 의자 등받이가 하도 높아서 의자 뒤에 루이가 완전히 숨겨진 꼴이 된 탓에 루이는 입을 틀어막고 마음껏 부르르 떨 수 있었다.

“다만!”
“오!”
“루우이잉~”

어느샌가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고 있는 두 명의 부인을 보며 조용한 한숨과 함께 관자놀이를 지긋이 누르는 쉘.

“이번 파티에 같이 가준다면 용서해주겠어.”
“루이!”

그건 안된다.
루이에게 날아오는 파티 대부분의 목적은 루이에게 자기 딸을 시집 보내려는 목적.
물론 루이처럼 남작가에서 보내는 딸도 있겠지만 자작급 이상의 가문에서 보내는 영애도 적지 않다.
(어느 집이나 자식은 많고 그 중에서 딸이란 존재는 영주 입장에서 진짜 의미 없다. 그래서 백작가문의 딸이 남작가문에 시집오는 경우도 종종 있다. 물론 그 경우 상대는 영지를 이어받는 상속자 내지는 영주인 경우지만.)
그런 곳에 둘을 데리고 간다는 것은 그 많은 여자들의 시기를 한 몸에 받게 한다는 것과 마찬가지의 의미.

“아무리 쉘 누님이라 해도 이 결정을 바꾸진 못해요.”
“후회할거야.”
“글쎄요. 제 생각엔 이걸로 깔끔해질 것 같은데요?”



“이거 프리드리히의 떠오르는 영주 루이경 아니십니까? 어서 오시지요. 파티의 좋은 자리를 준비해뒀습니다. 이쪽은 알몬드 백작님.”
“오랜만이네.”
“아… 정말 오랜만입니다. 백작님.”
“내 딸아이 리사일세. 인사하거라.”
“처음 뵙겠습니다. 리사 프랑크 입니다.”

마치 피어나는 한 떨기 장미 봉오리 같은 그녀는 정말 살짝만 건드려도 손자국이 남아날 것 같은 미인.

[화장빨 예술이다.]
[루이… 부탁이니까 그거 입 밖으로 내지마.]

그래… 살짝만 건드려도 정말 손자국이 남을 것이다.
도대체 얼마나 떡칠을 하면 저렇게까지 되는건지…

“루이 프리드리히입니다. 이쪽은 제 아내 유키, 엘리스, 그리고 이쪽은 제 비서입니다.”
“오오… 이 레이디께서 바로 그 황금의 대검을 사용하신다는 그 마검사시군요!”

사실은 아까부터 주시하고 있었으면서 이제서야 발견한 것처럼 오버하는 정체 불명의 귀족 녀석.
아까부터 묻고 싶었지만…

‘누가 이 녀석 이름 좀 가르쳐 줘!’

아무튼 쉘은 무척이나 눈에 띄는 전투슈트를 입고 있었다.
거기에 파티장이라 신경 썼는지 그룬가르드를 버전다운 시켜 롱소드와 레이피어의 중간형태로 만들어 허리에 장착하고 있는데 그녀는 그걸 미스틸테인이라 부르고 있는 모양이다.

“단순한 비서입니다. 아직 부족한게 많은 영지라 제가 비서겸 호위를 맡고 있을 뿐, 대단한 일을 한 적은 없습니다.”
“혼자 이백의 군세를 베었다면 그거야말로 대단한 일이지요! 이 가는 팔목 어디에서 그런 힘이…”
“저… 저기요… 이… 이것… 받아주세요!”

어느 용기 있는 영애께서 새빨개진 얼굴로 예쁘게 포장된 상자를 내밀었다.
하지만 상대는 루이가 아닌 쉘 아델마이어.
당황한 쉘이 주춤 주춤 물러서고 있지만 이내 테이블에 걸려버린 그녀는 다급히 루이를 향해 구조를 요청하는 눈빛을 날린다. 하지만…

“아아… 어쩜 이렇게 늠름하실 수가…”
“가… 감사합니다.”

어쩔 수 없이 그녀의 선물을 받아버린 쉘.
그러나… 그녀는 정말 큰 실수를 한 것이다.

“제것도 받아주세요!”
“아아… 제것도!”
“저도!”
“저도!”

마치 산 꼭대기에 굴린 작은 눈덩이가 제멋대로 불어나듯이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난 영애들의 물결은 마침내…

“꺄아아아아아아아!”

거대한 눈덩이가 되어 쉘 아델마이어라는 마검사를 깔끔하게 쓸어버리고 말았다.
물론 달콤한 백합꽃잎을 날리며…

[파… 파이팅!]
[쉘 언니…]
[힘내 언니… 흐윽…]

잔뜩 기죽은 그녀들의 목소리.
아무튼 파티는 정신없이 돌아갔고, 그 튼튼한 루이마저 슬슬 얼굴이 땡겨온다고 느껴질 때쯤 알몬드 백작이 파티장을 나섰다.

“너무 즐거운 시간이라 벌써 이렇게 늦어진 것도 몰랐군요.”
“주무시고 가시면 되지 않습니까? 프리드리히경.”
“영지에 할 일이 많아서 말이죠. 쉘!”
“예, 마스터.”
“유키와 엘리스를…”
“알겠습니다.”

뭐… 굳이 데리고 올 필요도 없이 루이가 나간다는 말이 나오기가 무섭게 후다닥 달려오는 두 사람.
그녀들의 눈빛에 담긴 의미는 꽤 단순하고도 명확한 것이었다.

‘이제 그만 돌아가자아아~’
‘아우우우우… 돌아가자아아~’
“재미있었어?”
“으응…”

울상을 하고 그런 말을 해봤자 설득력 빵점이다.

“그래… 그럼 마차타고 가면서 어디의 영애가 험담을 가장 잘 했는지 확인해볼까?”

‘쩌저적!’
두 부인을 데리고 나가면서 방긋방긋 웃는 얼굴로 지나가듯 툭 던지는 말 한마디에 파티장에 남아있던 영애들 전부가 돌로 변해 부스러져 내렸다.

“루… 루이!”
“왜? 어느 귀족가에나 딸은 남아도는 것 아니었어? 험담 잘하는 여자는 데리고 있어봤자 손해야.”

그러고 보니 이 인간은 귀족과 관계 없는 고정적인 수입원을 갖고 있는 녀석이었다.
특별히 권력에 욕심만 갖지 않는다면 위쪽의 영향도 받지 않는 확실한 영주.
한 달에 한번 볼까 말까 한 아버지의 입김이 통할 리가 없는 녀석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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