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오~ 이거 이거 되게 건방져. 귀족은 이래도 되는거야?”
“400골드를 받을 수 있다고 해서 왔는데 롬베르트경은 죽은 모양이군.”
“아아… 뒈졌지! 칼로 한대 푹 찌르니까 죽더라고! 킥킥킥킥…”
확실히 미쳐버린 눈동자.
생각의 여지도 없이 이 인간은 확실하게 미쳐있다.
하지만 육체적 능력은 깔끔하다.
언뜻 허술해 보이지만 멱살을 쥐고 있는 손에서 전해지는 악력으로 보아 허술한 자세를 힘으로 보충할만한 능력의 소유자다.
“뭐, 언제가 됐건 죽을 놈이었으니 그런건 됐고 일단 난 돈에 관심이 있는데 말야.”
“오오~ 쎄게 나오는데? 잠깐만 기다려! 일단 돈을 나누는 중이었거든? 야야~ 다음 놈! 다음 놈!”
용병들 중에서도 꽤나 급수가 낮아 보이는 녀석이 루이와 쉘을 위한 의자를 내왔다.
“저기 저년 보여? 다리 쫙 벌리고 질질 싸고 있는 년!”
“아아… 잘 보이는군. 영주 부인인가?”
“부인이었지. 킥킥킥킥… 저년은 세트고, 그 옆에 기둥에 묶여있는 저 년 보여?”
“딸인 것 같군.”
“아홉살이래. 되게 쫄깃하겠지?”
“아니, 난 그런 취미 없어.”
취미 이전에 불가능 하지만…
“큭큭큭… 쫀거야? 쫄아버린거야? 킥킥킥킥… 아무튼 기다려! 다 끝나면 너도 먹게 해줄테니까. 아 맞다! 도중에 싸면 딸애도 같이 따먹어 준다고 했지?”
“안돼요! 뭐든지 할 테니까 딸 만큼은! 어으윽!”
“뭐.든.지?”
발정해 바둥거리는 여체의 항문에 손가락을 꽂아 넣고 푹푹 쑤셔대는 아란.
쉘은 어디서 준비했는지 아미를 찌푸린채 썬글라스를 끼고 루이의 뒤에 서 있었고, 루이는 무표정한 얼굴로 그걸 지켜보고만 있다.
“네! 뭐든지! 아! 아응! 뭐든지!”
[루이. 가만히 있을거야?]
[어.]
“아우우우우욱!”
갑자기 들려오는 여자의 신음소리에 마법 통신을 날리려다 관두는 쉘.
아무래도 폼을 보아하니 항문에 뭔가 집어넣은 모양이다.
“자자… 다음 선수~”
“넵!”
“시… 작!”
신호가 떨어지자 사내가 정신없이 박아대기 시작한다.
최대한 무표정한 얼굴로 있지만 굉장히 거북해 보이는 쉘.
하긴, 강간으로 안 좋은 기억을 많이 갖고 있는 그녀가 이런 광경을 좋아할 리가 없다.
“어이~ 꼬마 영주. 왠지 구해주고 싶지 않아?”
“왜?”
“이쁘잖아.”
“그래서?”
빨리 일 끝내라는 식으로 팔짱 끼고 기다리는 루이.
이건 그가 원하는 바가 아니다.
“좋아… 이 빌어먹을 년을 아주 걸레로 만들어버릴 테니 잠깐만 기다리라고!”
“그래서 기다리고 있잖아? 상당히 재미있어. 계속해.”
순간적으로 싸아하게 내려앉은 분위기.
본래 영지에 이 정도 대규모의 용병을 들일때는 들어오는 용병들 전부를 감당할 여력을 갖고 들인다.
그러지 않으면 용병들이 일으키는 사고를 제어할 방법도 없거니와 자칫 이놈들이 배반해서 영주를 죽이고 영주의 부인이나 딸 하나를 남겨놓고 모두 죽인 다음 근처의 귀족에게 그들을 팔아버리면 영주 일가의 파멸이니까.
하지만 이성을 잃은 롬베르트는 그런 것조차 생각하지 못했다.
암살자 네 명이 전부 실패하자 전 재산을 털어 400명 규모의 히드라 용병단을 고용했던 것.
하지만 그들은 들어오자 말자 롬베르트를 죽이고 그의 일가족을 몰살한 후 마지막으로 살아남은 리아를 이 꼴로 만들고 그의 딸 아를레네를 남겨놓은 다음 이 근처에서 그래도 가장 큰 돈을 갖고 있다는 루이 프리드리히를 불렀다.
일의 특성상 그 자리에서 거래가 성립하지 않으면 상대를 죽여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정규군의 추격을 받게 되니까.
“어이… 꼬마. 혹시나 해서 물어보는건데 이 영지를 살 생각이 있긴 한건가?”
“바보 아냐? 이 빛 더미를 왜 사?”
순간 아란의 눈썹이 꿈틀했다.
“빛…더미라고?”
“구석에 붙어있는 영지라고 내심 봉 잡았다 싶었겠지? 미안하지만 이건 빛 더미야.”
“웃기지마! 오면서 봤어! 저렇게 큰 제련소가…”
“철광맥이 있으니까 지었지만 그것도 슬슬 고갈되어가고 있지. 주위는 전부 산이라 개발도 힘들고, 자급자족 할만한 경작지도 없어. 이것들 전부를 요약하면 뭐가 되는지 알아? 쿡쿡…”
지독한 비웃음을 흘리는 루이.
“빛더미….란 말이지? 이제 곧 빛더미가 될 땅이란 말이지이이이!”
“쿡쿡쿡… 정답. 여기까지 오는데 고생 했을텐데 안됐어. 큭큭큭큭…”
“크아아아아아아악!”
눈동자가 벌개진 아란이 떡이 된 리아를 노려본다.
“이 망할 년! 찢어죽여버리겠다아아아!”
남녀평등을 떠들어대는 중앙의 몇몇 귀족출신 여기자들 중에는 육체적 평등까지 주장해 여자도 기사가 될 수 있다고 하는데 솔직히 말해 그건 무리.
정말 아주 아주 드물게 가능한 여자지만 그건 아주 아주 드물게 오우거 만큼 힘센 남자가 있는 것처럼 아주 드물게 여기사가 있긴 하지만 그건 진짜 특별히 뛰어난 신체를 지닌 여성이 피터지는 수련을 하고, 믿을 수 없을 만큼 지독한 훈련을 받아야 겨우 가능한 일.
아무튼 남자는 특별히 권법을 익히지 않아도 흉부를 잘 노린다면 단 일권에 여자를 즉사 시킬 수 있다.
기본적으로 세포벽부터 시작해 인체의 체지방 비율이라던가 골격의 두께와 내구성을 종합해봐도 여성의 흉곽은 지나칠 정도로 약하고 부드러워서 보통 남자라 해도 단 한방에 흉곽을 으스러뜨리고 심장에 치명상을 넣을 수 있다.(물론 어느 정도의 운은 필요하다.)
그런데 자그마치 용병 대장씩이나 되는 남자가 휘두르는 주먹의 위력이 평범한 남작 부인에게 얼마나 위협적인 것일까? 하다못해 제대로 된 옷을 입은것도 아니고 벌거벗은 여자에게..
농담이 아니고 빗맞아도 중상, 잘 맞으면 즉사다.
‘뻐억!’
용병 대장 아란 란데일의 뒤통수를 누가봐도 진짜 시원하게 한대 갈겨버린 쉘.
덕분에 리아를 때리려던 아델이 이를 부드득 갈며 쉘의 목을 움켜잡았다.
(애초에 멱살을 잡을 생각이었으나 그녀가 입고 있는 전투 슈츠는 목 부위에 깃이 없다.)
“죽고싶나? 여자!”
“내기를 하지.”
“아앙?”
이 순간 아란의 표정을 꼭 보여주고 싶다.
고개를 살짝 치켜 올리며 아래턱은 옆으로 살짝 삐뚤게 아래로 내리는 동시에 눈썹을 모아 올리며 눈알은 오른쪽 아래에서 위로 비틀어 올리는 한편 귀는 살짝 뒤로 당기고 입 모양은 마구 일그러진 마름모 모양…이라고나 할까? 아무튼 매우 독특하고도 야리꾸리한 표정의 아란이 그녀를 깔아본다.
“나와 일대 일로 몸싸움을 해서 이기는 녀석이 나올때마다 옷을 하나씩 벗겠다. 보다시피 난 걸친게 몇 가지 안돼.”
“어이~ 우린 사백명이 넘는다고.”
실실 쪼개는 아란.
아무리 봐도 그녀의 체중은 50이하.
(애초에 여자의 체중은 워낙 제멋대로라서 그냥 눈으로 봐선 알 수 없는 일이지만 글래머이긴 하나 절대 뼈대가 굵지 않은 그녀는 50이상 나갈 수 없어 보인다.)
“다 벗으면 그때부턴 너희들 좋을대로 하면 되는 것 아니겠어?”
“라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꼬맹이 영주!”
졸라 티꺼운 표정으로 루이를 돌아보는 아란.
사실 깨놓고 말해 좋아 죽을 지경이다.
아까부터 눈부신 피부의 거유 미소녀가 들어온 탓에 너덜너덜한 이 혼혈 엘프녀가 눈에 안찼던게 사실이니까.
아무튼 그들 둘이서 사백명의 군사를 썰어냈다니 어느 한쪽도 가볍게 볼 수는 없는지라 일단 그의 의견을 물어본다.
“400대 1은 좀 그렇군. 400대 2는 어떨까? 제일 먼저 쉘이 좀 싸우다가 안되면 내가 나서도록 하지. 뭐… 어차피 사백명이니 두 명 벗기는 건 일도 아니지 않겠어?”
“마스터! 저를 못 믿으시는 겁니까?”
“못 믿어요 누님.”
안된다는 듯이 한 손가락을 까딱까딱하는 루이.
한편 용병들은 좋아 죽는다고 난리다.
검을 들어야 마검사지 검을 들지 않은게 어디 마검사란 말인가?
그들의 머릿속은 이 둘을 떡이 되도록 두들겨 팬 다음 여자는 떡이 되도록 쑤셔주고 남자는… 죽여버리는 건 아무래도 좀 곤란하다.
일단 영주고 그의 군대는 몇이나 있는지 알지도 못하는데다 이쪽은 이미 한껀 벌여놓은 상황이니까.
“뭐 좋아. 그럼 이쪽 첫 선수는 랄프다! 먼저 바닥에 쓰러지는 쪽이 지는 거라고!”
“우워어어어어어어어!”
괴성을 지르며 나서는 2미터에 가까운 거대한 신장의 용병.
순간 루이의 입가에 알 듯 말듯한 미소가 맺혔다.
“끝나고 나서 얘기하자고! 루이!”
“부디 그러시죠. 누님!”
‘파앗!’
가볍게 바닥을 차고 진짜로 2미터 가까이 뛰어오른 쉘.
다음 순간 그녀의 아름다운 다리가 쭉 뻗으며 녀석의 안면에 적중했다.
‘뻐어어어어어어억!’
“휘유~ 시원하게도 때리는구만.”
웬만한 남자가 저렇게 맞았다면 목이 부러져 죽었을 것이다.
‘텁!’
“으으… 아퍼어어어어!”
“무…”
‘콰콰콰콰콰콰!’
어떻게 말릴 틈도 없이 여섯 번을 패대기쳐버린 랄프.
루이가 나름대로 재빨리 손수건을 집어던졌지만 상황은 이미 끝나버렸다.
“자… 약속대로 벗어주실까?”
“말도 안돼! 난 아직…”
코어나이트인 그녀가 겨우 바닥에 몇 번 패대기 쳐졌다고 어떻게 되진 않는다.
아니 솔직히 말하면 방금 그걸로는 데미지도 안된다.
“규칙은 규칙이야. 쉘.”
“아… 아아!”
기가막혀 죽겠다는 표정.
하지만 아무리 열받아도 규칙은 규칙이다.
“한번만 더 할게요. 대신 벗어주세요!”
“내가 왜? 발가벗고 거기서 반성하고 있어. 내가 이겨줄 테니.”
“어이… 루이! 누님한테 이래도 되는 거야?”
“여기 침실 아니거든요? 얌전히 벗으시죠.”
‘벗어라! 벗어라!’
용병들의 열화와 같은 환영 속에서…
‘샤아아악~’
아무렇지도 않게 리본 두 개와 머리핀 두 개를 벗어 던진 쉘.
(이 무슨 철판 같은 얼굴이란 말인가!)
다음 순간 용병들의 얼굴에 ‘실망’이라는 글자가 선명하게 새겨졌음은 말할 것도 없었다.
“뭐… 일단 개수로 정한 거였고 옷이라곤 말하지 않았으니 인정하지. 그럼 이젠 자네 차례인가?”
“어이~ 갑자기 영주에서 자네냐고… 뭐, 상관 없지만.”
“랄프! 일단 상대는 영주님이니까 적당히 눕혀드려라.”
“하… 하지만 대장~ 2번은 랄프꺼야~!”
뭔가 아둔해 보이는 전형적인 거인타입의 목소리.
하는 짓도 꽤 아둔해서 쉘의 볼이 더욱 통통하게 부풀어 올라있다.
“하지만 랄프~ 네가 쑤시면 거덜나잖아? 그럼 곤란한데…”
“우우… 그치마안~”
여자가 저런 소릴 했다면 귀엽겠지만 남자가 저래선 살의를 불러일으킬 뿐이다.
거의 동시에 모든 용병과 루이와 심지어 쉘까지 칼을 뽑아들 기세로 그를 노려보자…
“뭐어… 할 수 없지. 하지만 안에 정액… 가득찬거 싫으니까…”
“알았어! 알았어! 네가 쑤실때까진 항문에다 싸줄 테니까. 질내 사정 처음은 너야!”
“우히! 그… 그럼 좋아!”
아주 이긴 경기처럼 떠들어대는 용병들.
쉘은 아주 기가막혀 죽겠다는 듯이 얼굴을 뻘겋게 해서는 나름대로 열내고 있지만 어쨌건 지금 싸우는 사람은 루이다.
‘푸직!’
“????”
있을 수 없는 각도로 접혀진 팔.
“너 지금 팔 부러진거야.”
“우에에에에에에에에엑!”
덩치 만큼이나 시끄러운 괴성과 함께 덮쳐오는 랄프.
하지만 처음부터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가볍게 피하는가 싶은 루이의 발길질이 녀석의 무릎에 명중했고 그게 반대로 꺽이며 녀석의 몸이 바닥에 뒹굴었다.
“어이… 영주! 네가 아무리 영주라 해도 이러고도 무사하길 바라는건 아니겠지?”
“억울하면 이기면 그만 아닌가?”
“네 여자… 그냥은 넘어가지 못해.”
“그것도 이기고 나서 할 말.”
“헨릭!”
‘와드드드드득! 뿌지직! 콰드드득!’
한 명당 평균 10초 꼴로 팔다리 중 어딘가가 병신이 돼서 쓰러지는 용병들.
그것도 스무 명이 넘어가자 분위기는 완전히 싸해졌다.
“죽여버려!”
[손대중을 익히려면 지금이예요! 누님.]
[너 설마 이걸 노리고?]
[사람을 적당히 패는 법을 배우려면 일단 많이 패봐야 알거든요.]
‘쿵! 뻑! 빡!’
연달아 들려오는 타격음.
거의 한방에 한 명꼴로 나가떨어지던 용병들이 어느샌가부터 나가떨어지고도 다시 일어서는 녀석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물론 그 녀석을 두들겨 팬 사람은 다름아닌 쉘.
[대충 감 잡히죠?]
[응. 대충.]
‘슈카카카카카카카카카칵!’
정말 한 순간이었다.
그 많은 용병들이 전멸 당하는데는…
영주실 바닥에는 수 많은 수급들이 눈을 부릅뜬채 피바다를 만들고 있었고, 이 경악스런 광경에 기절해버린 딸 대신 그나마 아직은 정신이 남아있는 리아에게 루이가 다가가 털썩 주저앉았다.
“난 더 이상의 땅은 필요 없어. 그러니 거래를 합시다. 리아 디 가드헤벨.”
“400골드를 받을 수 있다고 해서 왔는데 롬베르트경은 죽은 모양이군.”
“아아… 뒈졌지! 칼로 한대 푹 찌르니까 죽더라고! 킥킥킥킥…”
확실히 미쳐버린 눈동자.
생각의 여지도 없이 이 인간은 확실하게 미쳐있다.
하지만 육체적 능력은 깔끔하다.
언뜻 허술해 보이지만 멱살을 쥐고 있는 손에서 전해지는 악력으로 보아 허술한 자세를 힘으로 보충할만한 능력의 소유자다.
“뭐, 언제가 됐건 죽을 놈이었으니 그런건 됐고 일단 난 돈에 관심이 있는데 말야.”
“오오~ 쎄게 나오는데? 잠깐만 기다려! 일단 돈을 나누는 중이었거든? 야야~ 다음 놈! 다음 놈!”
용병들 중에서도 꽤나 급수가 낮아 보이는 녀석이 루이와 쉘을 위한 의자를 내왔다.
“저기 저년 보여? 다리 쫙 벌리고 질질 싸고 있는 년!”
“아아… 잘 보이는군. 영주 부인인가?”
“부인이었지. 킥킥킥킥… 저년은 세트고, 그 옆에 기둥에 묶여있는 저 년 보여?”
“딸인 것 같군.”
“아홉살이래. 되게 쫄깃하겠지?”
“아니, 난 그런 취미 없어.”
취미 이전에 불가능 하지만…
“큭큭큭… 쫀거야? 쫄아버린거야? 킥킥킥킥… 아무튼 기다려! 다 끝나면 너도 먹게 해줄테니까. 아 맞다! 도중에 싸면 딸애도 같이 따먹어 준다고 했지?”
“안돼요! 뭐든지 할 테니까 딸 만큼은! 어으윽!”
“뭐.든.지?”
발정해 바둥거리는 여체의 항문에 손가락을 꽂아 넣고 푹푹 쑤셔대는 아란.
쉘은 어디서 준비했는지 아미를 찌푸린채 썬글라스를 끼고 루이의 뒤에 서 있었고, 루이는 무표정한 얼굴로 그걸 지켜보고만 있다.
“네! 뭐든지! 아! 아응! 뭐든지!”
[루이. 가만히 있을거야?]
[어.]
“아우우우우욱!”
갑자기 들려오는 여자의 신음소리에 마법 통신을 날리려다 관두는 쉘.
아무래도 폼을 보아하니 항문에 뭔가 집어넣은 모양이다.
“자자… 다음 선수~”
“넵!”
“시… 작!”
신호가 떨어지자 사내가 정신없이 박아대기 시작한다.
최대한 무표정한 얼굴로 있지만 굉장히 거북해 보이는 쉘.
하긴, 강간으로 안 좋은 기억을 많이 갖고 있는 그녀가 이런 광경을 좋아할 리가 없다.
“어이~ 꼬마 영주. 왠지 구해주고 싶지 않아?”
“왜?”
“이쁘잖아.”
“그래서?”
빨리 일 끝내라는 식으로 팔짱 끼고 기다리는 루이.
이건 그가 원하는 바가 아니다.
“좋아… 이 빌어먹을 년을 아주 걸레로 만들어버릴 테니 잠깐만 기다리라고!”
“그래서 기다리고 있잖아? 상당히 재미있어. 계속해.”
순간적으로 싸아하게 내려앉은 분위기.
본래 영지에 이 정도 대규모의 용병을 들일때는 들어오는 용병들 전부를 감당할 여력을 갖고 들인다.
그러지 않으면 용병들이 일으키는 사고를 제어할 방법도 없거니와 자칫 이놈들이 배반해서 영주를 죽이고 영주의 부인이나 딸 하나를 남겨놓고 모두 죽인 다음 근처의 귀족에게 그들을 팔아버리면 영주 일가의 파멸이니까.
하지만 이성을 잃은 롬베르트는 그런 것조차 생각하지 못했다.
암살자 네 명이 전부 실패하자 전 재산을 털어 400명 규모의 히드라 용병단을 고용했던 것.
하지만 그들은 들어오자 말자 롬베르트를 죽이고 그의 일가족을 몰살한 후 마지막으로 살아남은 리아를 이 꼴로 만들고 그의 딸 아를레네를 남겨놓은 다음 이 근처에서 그래도 가장 큰 돈을 갖고 있다는 루이 프리드리히를 불렀다.
일의 특성상 그 자리에서 거래가 성립하지 않으면 상대를 죽여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정규군의 추격을 받게 되니까.
“어이… 꼬마. 혹시나 해서 물어보는건데 이 영지를 살 생각이 있긴 한건가?”
“바보 아냐? 이 빛 더미를 왜 사?”
순간 아란의 눈썹이 꿈틀했다.
“빛…더미라고?”
“구석에 붙어있는 영지라고 내심 봉 잡았다 싶었겠지? 미안하지만 이건 빛 더미야.”
“웃기지마! 오면서 봤어! 저렇게 큰 제련소가…”
“철광맥이 있으니까 지었지만 그것도 슬슬 고갈되어가고 있지. 주위는 전부 산이라 개발도 힘들고, 자급자족 할만한 경작지도 없어. 이것들 전부를 요약하면 뭐가 되는지 알아? 쿡쿡…”
지독한 비웃음을 흘리는 루이.
“빛더미….란 말이지? 이제 곧 빛더미가 될 땅이란 말이지이이이!”
“쿡쿡쿡… 정답. 여기까지 오는데 고생 했을텐데 안됐어. 큭큭큭큭…”
“크아아아아아아악!”
눈동자가 벌개진 아란이 떡이 된 리아를 노려본다.
“이 망할 년! 찢어죽여버리겠다아아아!”
남녀평등을 떠들어대는 중앙의 몇몇 귀족출신 여기자들 중에는 육체적 평등까지 주장해 여자도 기사가 될 수 있다고 하는데 솔직히 말해 그건 무리.
정말 아주 아주 드물게 가능한 여자지만 그건 아주 아주 드물게 오우거 만큼 힘센 남자가 있는 것처럼 아주 드물게 여기사가 있긴 하지만 그건 진짜 특별히 뛰어난 신체를 지닌 여성이 피터지는 수련을 하고, 믿을 수 없을 만큼 지독한 훈련을 받아야 겨우 가능한 일.
아무튼 남자는 특별히 권법을 익히지 않아도 흉부를 잘 노린다면 단 일권에 여자를 즉사 시킬 수 있다.
기본적으로 세포벽부터 시작해 인체의 체지방 비율이라던가 골격의 두께와 내구성을 종합해봐도 여성의 흉곽은 지나칠 정도로 약하고 부드러워서 보통 남자라 해도 단 한방에 흉곽을 으스러뜨리고 심장에 치명상을 넣을 수 있다.(물론 어느 정도의 운은 필요하다.)
그런데 자그마치 용병 대장씩이나 되는 남자가 휘두르는 주먹의 위력이 평범한 남작 부인에게 얼마나 위협적인 것일까? 하다못해 제대로 된 옷을 입은것도 아니고 벌거벗은 여자에게..
농담이 아니고 빗맞아도 중상, 잘 맞으면 즉사다.
‘뻐억!’
용병 대장 아란 란데일의 뒤통수를 누가봐도 진짜 시원하게 한대 갈겨버린 쉘.
덕분에 리아를 때리려던 아델이 이를 부드득 갈며 쉘의 목을 움켜잡았다.
(애초에 멱살을 잡을 생각이었으나 그녀가 입고 있는 전투 슈츠는 목 부위에 깃이 없다.)
“죽고싶나? 여자!”
“내기를 하지.”
“아앙?”
이 순간 아란의 표정을 꼭 보여주고 싶다.
고개를 살짝 치켜 올리며 아래턱은 옆으로 살짝 삐뚤게 아래로 내리는 동시에 눈썹을 모아 올리며 눈알은 오른쪽 아래에서 위로 비틀어 올리는 한편 귀는 살짝 뒤로 당기고 입 모양은 마구 일그러진 마름모 모양…이라고나 할까? 아무튼 매우 독특하고도 야리꾸리한 표정의 아란이 그녀를 깔아본다.
“나와 일대 일로 몸싸움을 해서 이기는 녀석이 나올때마다 옷을 하나씩 벗겠다. 보다시피 난 걸친게 몇 가지 안돼.”
“어이~ 우린 사백명이 넘는다고.”
실실 쪼개는 아란.
아무리 봐도 그녀의 체중은 50이하.
(애초에 여자의 체중은 워낙 제멋대로라서 그냥 눈으로 봐선 알 수 없는 일이지만 글래머이긴 하나 절대 뼈대가 굵지 않은 그녀는 50이상 나갈 수 없어 보인다.)
“다 벗으면 그때부턴 너희들 좋을대로 하면 되는 것 아니겠어?”
“라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꼬맹이 영주!”
졸라 티꺼운 표정으로 루이를 돌아보는 아란.
사실 깨놓고 말해 좋아 죽을 지경이다.
아까부터 눈부신 피부의 거유 미소녀가 들어온 탓에 너덜너덜한 이 혼혈 엘프녀가 눈에 안찼던게 사실이니까.
아무튼 그들 둘이서 사백명의 군사를 썰어냈다니 어느 한쪽도 가볍게 볼 수는 없는지라 일단 그의 의견을 물어본다.
“400대 1은 좀 그렇군. 400대 2는 어떨까? 제일 먼저 쉘이 좀 싸우다가 안되면 내가 나서도록 하지. 뭐… 어차피 사백명이니 두 명 벗기는 건 일도 아니지 않겠어?”
“마스터! 저를 못 믿으시는 겁니까?”
“못 믿어요 누님.”
안된다는 듯이 한 손가락을 까딱까딱하는 루이.
한편 용병들은 좋아 죽는다고 난리다.
검을 들어야 마검사지 검을 들지 않은게 어디 마검사란 말인가?
그들의 머릿속은 이 둘을 떡이 되도록 두들겨 팬 다음 여자는 떡이 되도록 쑤셔주고 남자는… 죽여버리는 건 아무래도 좀 곤란하다.
일단 영주고 그의 군대는 몇이나 있는지 알지도 못하는데다 이쪽은 이미 한껀 벌여놓은 상황이니까.
“뭐 좋아. 그럼 이쪽 첫 선수는 랄프다! 먼저 바닥에 쓰러지는 쪽이 지는 거라고!”
“우워어어어어어어어!”
괴성을 지르며 나서는 2미터에 가까운 거대한 신장의 용병.
순간 루이의 입가에 알 듯 말듯한 미소가 맺혔다.
“끝나고 나서 얘기하자고! 루이!”
“부디 그러시죠. 누님!”
‘파앗!’
가볍게 바닥을 차고 진짜로 2미터 가까이 뛰어오른 쉘.
다음 순간 그녀의 아름다운 다리가 쭉 뻗으며 녀석의 안면에 적중했다.
‘뻐어어어어어어억!’
“휘유~ 시원하게도 때리는구만.”
웬만한 남자가 저렇게 맞았다면 목이 부러져 죽었을 것이다.
‘텁!’
“으으… 아퍼어어어어!”
“무…”
‘콰콰콰콰콰콰!’
어떻게 말릴 틈도 없이 여섯 번을 패대기쳐버린 랄프.
루이가 나름대로 재빨리 손수건을 집어던졌지만 상황은 이미 끝나버렸다.
“자… 약속대로 벗어주실까?”
“말도 안돼! 난 아직…”
코어나이트인 그녀가 겨우 바닥에 몇 번 패대기 쳐졌다고 어떻게 되진 않는다.
아니 솔직히 말하면 방금 그걸로는 데미지도 안된다.
“규칙은 규칙이야. 쉘.”
“아… 아아!”
기가막혀 죽겠다는 표정.
하지만 아무리 열받아도 규칙은 규칙이다.
“한번만 더 할게요. 대신 벗어주세요!”
“내가 왜? 발가벗고 거기서 반성하고 있어. 내가 이겨줄 테니.”
“어이… 루이! 누님한테 이래도 되는 거야?”
“여기 침실 아니거든요? 얌전히 벗으시죠.”
‘벗어라! 벗어라!’
용병들의 열화와 같은 환영 속에서…
‘샤아아악~’
아무렇지도 않게 리본 두 개와 머리핀 두 개를 벗어 던진 쉘.
(이 무슨 철판 같은 얼굴이란 말인가!)
다음 순간 용병들의 얼굴에 ‘실망’이라는 글자가 선명하게 새겨졌음은 말할 것도 없었다.
“뭐… 일단 개수로 정한 거였고 옷이라곤 말하지 않았으니 인정하지. 그럼 이젠 자네 차례인가?”
“어이~ 갑자기 영주에서 자네냐고… 뭐, 상관 없지만.”
“랄프! 일단 상대는 영주님이니까 적당히 눕혀드려라.”
“하… 하지만 대장~ 2번은 랄프꺼야~!”
뭔가 아둔해 보이는 전형적인 거인타입의 목소리.
하는 짓도 꽤 아둔해서 쉘의 볼이 더욱 통통하게 부풀어 올라있다.
“하지만 랄프~ 네가 쑤시면 거덜나잖아? 그럼 곤란한데…”
“우우… 그치마안~”
여자가 저런 소릴 했다면 귀엽겠지만 남자가 저래선 살의를 불러일으킬 뿐이다.
거의 동시에 모든 용병과 루이와 심지어 쉘까지 칼을 뽑아들 기세로 그를 노려보자…
“뭐어… 할 수 없지. 하지만 안에 정액… 가득찬거 싫으니까…”
“알았어! 알았어! 네가 쑤실때까진 항문에다 싸줄 테니까. 질내 사정 처음은 너야!”
“우히! 그… 그럼 좋아!”
아주 이긴 경기처럼 떠들어대는 용병들.
쉘은 아주 기가막혀 죽겠다는 듯이 얼굴을 뻘겋게 해서는 나름대로 열내고 있지만 어쨌건 지금 싸우는 사람은 루이다.
‘푸직!’
“????”
있을 수 없는 각도로 접혀진 팔.
“너 지금 팔 부러진거야.”
“우에에에에에에에에엑!”
덩치 만큼이나 시끄러운 괴성과 함께 덮쳐오는 랄프.
하지만 처음부터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가볍게 피하는가 싶은 루이의 발길질이 녀석의 무릎에 명중했고 그게 반대로 꺽이며 녀석의 몸이 바닥에 뒹굴었다.
“어이… 영주! 네가 아무리 영주라 해도 이러고도 무사하길 바라는건 아니겠지?”
“억울하면 이기면 그만 아닌가?”
“네 여자… 그냥은 넘어가지 못해.”
“그것도 이기고 나서 할 말.”
“헨릭!”
‘와드드드드득! 뿌지직! 콰드드득!’
한 명당 평균 10초 꼴로 팔다리 중 어딘가가 병신이 돼서 쓰러지는 용병들.
그것도 스무 명이 넘어가자 분위기는 완전히 싸해졌다.
“죽여버려!”
[손대중을 익히려면 지금이예요! 누님.]
[너 설마 이걸 노리고?]
[사람을 적당히 패는 법을 배우려면 일단 많이 패봐야 알거든요.]
‘쿵! 뻑! 빡!’
연달아 들려오는 타격음.
거의 한방에 한 명꼴로 나가떨어지던 용병들이 어느샌가부터 나가떨어지고도 다시 일어서는 녀석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물론 그 녀석을 두들겨 팬 사람은 다름아닌 쉘.
[대충 감 잡히죠?]
[응. 대충.]
‘슈카카카카카카카카카칵!’
정말 한 순간이었다.
그 많은 용병들이 전멸 당하는데는…
영주실 바닥에는 수 많은 수급들이 눈을 부릅뜬채 피바다를 만들고 있었고, 이 경악스런 광경에 기절해버린 딸 대신 그나마 아직은 정신이 남아있는 리아에게 루이가 다가가 털썩 주저앉았다.
“난 더 이상의 땅은 필요 없어. 그러니 거래를 합시다. 리아 디 가드헤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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