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욱… 후욱…”
마법사가 될건데 격투기를 왜 배우냐고 어지간히 대들었었지만 적어도 이 순간 만큼은 때려서라도 가르쳐준 아빠에게 감사!
자신있게 후작을 암살하려고 스태프 오브 마기를 소환했는데 이게 웬걸?
‘소환 안되고.. 젠장!’
후작 녀석은 처음부터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느글느글한 표정으로 쳐다보고 있는데 순간적으로 뱃속에서 뭔가가 욱하고 올라왔다. 정신을 차렸을 즈음에는 아빠에게 배운대로 가랑이 사이를 있는 힘껏 걷어차버렸고, 지체없이 마차 문을 걷어차는 동시에 비상시에 써먹으려고 메모라이즈 해뒀던 파이어 볼 한 발을 집어 던지고는 다시 문을 닫고 반대편으로 몸을 날렸다.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는 상황이지만 적어도 뭔가의 이유로 코어웨폰이 발동되지 않는 상황을 만들었다는건 확실한 것.
하지만 일단 인류의 수호자씩이나 되는 존재들이 쓰는 무기가 그리 간단히 봉인될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헤이스트 걸고 죽어라 도망쳐서 부랴부랴 웨폰 소환을 했더니 그제서야 손에 들어왔던 것.
그래서 닥치는 대로 지지고 볶고 갈겨댔더니 일단 적을 제압(…이라기 보다는 몰살.)하긴 했지만 어찌됐건 유키쪽은 완전 파김치다.
[유키! 들려? 유키!]
[아… 쉘 언니!]
눈물이 왈칵 쏟아질 것 같다.
[상황은 어때? 혹시 웨폰이 봉인당하진 않았어?]
[어떻게든 했어. 언니는?]
[아아… 아예 몸이 처음부터 다시 조립된 사람은 웨폰 소환 방해가 먹히지 않나봐. 그것보다 엘리스는?]
[아직…]
슈슈라면 어떻게든 스스로 탈출할 수 있을 것이다.
누가 뭐라 해도 코어웨폰 없이 드래곤과 일대 일 결투를 벌일 정도의 막강한 마녀이니…
[일단 엘리스부터 구하자. 걔는 너처럼 터무니 없는 마력을 갖고 있지 않았으니까 꽤 위험할지도 몰라.]
[응! 잠시만 기다려!]
손을 뻗어 차원의 공간을 형성하는 유키.
본래의 그녀라면 이런 고위 마법을 실행하는건 불가능 하겠지만 이 스테프 오브 마기의 연산능력은 그녀의 상식을 한참이나 벗어나 있어서 어지간한 게이트 오픈은 열어젖힐 장소의 좌표만 안다면 스태프 혼자 알아서 계산해서 필요한 마나를 아우터플레인으로부터 송출 받아 스스로 열어준다.
이런 터무니 없는 연산능력을 갖고 있으니 초당 9발씩의 메테오 스윔이라는 말도 안되는 일도 가능한 일이겠지.
“게이트 오픈!”
‘슈우우웃!’
마치 늪 속으로 빠져들듯이 스르륵 공간의 거울 속으로 몸을 던지는 유키.
다음 순간 그녀의 몸은 거의 20킬로미터 이상 떨어진 기네비아의 눈 앞에 나타났다.
“우와…”
“놀랄 시간 없어. 게이트 오픈!”
‘슈우웃!’
거의 1초도 걸리지 않아 작성되는 게이트.
본래 좌표와 좌표를 잇는 게이트의 생성은 9서클 급 마법사가 와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과 여러가지 마법 보조 재료를 사용해야만 가능하다.
“들어서면 상공 10킬로미터야. 알았지 언니?”
“응. 정면은 내게 맡겨!”
그룬가르드를 치켜세우고 먼저 돌입하는 쉘.
그녀의 뒤를 이어 마녀들이 쓰는 위치 햇을 뒤집어쓴 유키가 공간의 문 안쪽으로 몸을 던졌다.
“라이트닝 볼!”
‘파바바바바바바바바밧!’
작렬하는 뇌격.
하지만 상대가 너무 나쁘다.
도대체 어떻게 맨몸으로 대부분의 속성 공격을 무위로 돌릴 수 있는 건지…
“그거… 참 서… 성가신 느… 능력을 지녔군. 일단은 그… 그것도 마법인가?”
“성가신 건 이쪽이야! 난 끈질긴 남자가 제일 싫다고!”
가볍게 몸을 굴리며 녀석의 포위 공격에서 벗어나는 엘리스.
요근래 아무리 집중 특훈을 했다지만 전투를 시작하고 벌써 30분.
땀으로 범벅이 된 피부가 증명하듯 지금 그녀는 체력적으로 거의 한계에 도달해 있다.
“그… 그럼 얌전히… 얌전… 항복하라고.”
“항복하면 보내주게?”
“아… 아니, 대신… 즐겁게 해줄게. 내 고기침으로. 우… 우히…”
‘뿌드드득…’
있는대로 다 보여주면서 땀 빨빨 흘려가며 뛰어다녀야 하는것도 억울해 죽겠는데 이런 소리까지 들으려 하니 아주 피가 거꾸로 솟는 기분.
하지만 녀석의 말대로 잡혔다간 진짜로 깔려서 고기 침 맞지 않으면 안된다.
‘잡히면 당한다… 잡히면 당한다… 잡히면… 빌어먹을! 어떻게 창문 하나도 없냐고!’
모든건 이 빌어먹을 자식의 변태 같은 취향 때문이다.
애초에 여자를 이런 어두컴컴하고 창문 하나도 없는데로 데려와서 하겠다니 정신 제대로 박힌 놈이 할 짓인가?
(하긴 어차피 돈으로 산 여자만 데려오는 모양이지만.)
그나마 문으로 도망치려고 해도 저 오질나게 단단한 철문은 완전히 밖에서만 열 수 있는 모양인지 이쪽에서는 손잡이는 고사하고 손톱 하나 밀어 넣을 자리도 없다.
“스… 슬슬 시작해볼까아?”
“치잇!”
‘파밧!’
다급히 도약하는 바람에 땀에 젖은 바닥에 미끄러지며 넘어지는 엘리스.
하지만 워낙 급한 상황이라 넘어졌어도 아픈것도 없이 후다닥 몸을 굴려 옆으로 피한 다음 얼른 일어서 상대를 찾는다.
“바… 방금… 열렸… 었어. 우… 우후후…”
“크으으윽!”
저 어리버리한 놈에게 다 보여줘야 한다는게 진짜 미치도록 열받는 엘리스.
하지만 한눈 팔 여유 따윈 요만큼도 없다.
보통 뚱뚱한 녀석은 몸을 움직이면 금새 지치는데 이놈은 아무래도 그게 아닌듯 하니까.
“그… 그럼… 슬슬… 너… 넣어 볼까?”
“넣게 내버려 둘까 보냐!”
라고 말했지만 역시 도망칠 준비인 엘리스.
하지만 이놈의 머리속은 어떻게 생겨 쳐먹은 걸까? 열심히 도망치고 있는 엘리스를 두고 ‘슬슬 넣어볼까?’라고 했으면 이제는 진짜 실력을 써서 그녀를 잡아야 하는데 이놈은 난데없이 그나마 걸치고 있던 팬츠 한장마저 벗어 던지는게 아닌가?
‘확실히 눈 둘데가 없긴 하군.’
인정하기 싫지만 확실히 물건은 좋다.
아니… 좋다기 보다 저건…
‘거의 루이급이잖아! 어이… 신이 있다면 대답 좀 해줘봐! 나 저런놈에게 걸려서 떡실신 하는겨?’
마른침 꿀꺽 삼키며 한 발짝 한 발짝씩 다가오는 녀석에게 맞춰 살금 살금 물러서는 엘리스.
앞으로 2보만 더 뒤로 물러서면 벽에 닿는다.
그렇다는 것은 한 발자국만 더 다가와도 몸을 날려야 한다는 소리.
“히…”
“?”
‘꾹.’
뭔가 까만 막대기에 있는 버튼을 꾹 누르는 덩치.
맹세코 엘리스는 그게 뭔지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녀가 이해하건 말건 바닥에 장치되어 있던 그물이 말려 올라가며 순식간에 그녀는 두 다리를 위로 치켜든 자세로 아랫도리를 녀석의 눈앞에 훤히 드러낸 채로 그물에 갇혀버렸고, 느글느글한 표정으로 다가온 덩치 녀석이 그녀의 조개를 살살 매만지며 히죽 웃었다.
“저… 젖었네? 호… 혹시 흥분한거?”
“땀이야! 땀!”
“보… 보통 츤데레 속성을 갖고 있는 캐릭터들은 땀이라고 얼버무리곤 하지. 그… 그러니까 자기는 츤데레구나?”
“진짜 땀아리나깐! 게다가 자기가 뭐야? 난 너 같은 놈 싫어! 떨어져어!”
빤히 그녀와 눈을 맞추는 덩치.
“부끄러워하긴…”
“닥치고 내려놔라…”
낮게 으르렁거리는 엘리스.
일단 이러고는 있지만 사실은 저항할 모든 수단을 잃고 말았다.
이렇게 불안정한 자세로는 소매틱도 안되고 겨우 사용 가능한 즉시 시전 계열도 그물을 상대로는 효과를 거둘 수 없다.
무엇보다도 신경 쓰이는 건 바닥에 굴러다니는 여러가지 약품들.
모르긴 몰라도 저 안에는 흥분제라던가 수면제라던가 마취제도 있을게 분명하다.
지난번 크라이어 백작의 저택에서 당해 본 기억을 더듬어본다면 그런 약을 당하게 되면 이런 돼지 같은 놈을 상대로도 얼마든지 교성을 질러대며 헐떡댈 수 있다.
‘차라리 혀를 물어버릴까?’
“그… 그럼… 풀어줄게.”
‘아릿?’
의외의 기회가 왔다.
두근거리는 심장을 애써 억누르며 기회를 노리는 엘리스.
그물이 완전히 풀리는 순간 죽을 힘을 다해 달아나…
‘퍼억!’
“크학!”
그물이 반도 풀리기 전에 덩치의 주먹이 명치에 꽂혔다.
“하…악! 하… 하악…!”
“보… 보통 말이야… 거의 풀렸을 때 도망치려고 하더라고. 우… 우히… 그래서… 그 전에 이렇게 때려두면… 괜찮아. 히히…”
극심한 고통으로 눈을 까뒤집고 허우적거리는 엘리스의 손목과 발목을 미리 준비된 기구에 묶더니 마지막으로 바닥에 굴러다니는 재갈을 그녀의 입 속에 밀어 넣고는 가죽끈을 묶어버렸다.
“그… 그럼 슬슬…”
보들보들한 그녀의 속살을 벌리고 고구마 같은 막대기를 들이대는 덩치.
이 절망적인 상황에 눈을 질끈 감아버린 그녀는 어째선지 멈춰버린 녀석의 행위에 일말의 희망을 갖고 눈을 떴다.
“우… 네 친구 온 모양이다.”
“우우!” ‘슈슈!’
“그… 그러니까… 딴데 가자.”
이곳만 아니라면 어디든 상관 없다.
모르긴 몰라도 이 방만 벗어나면 코어나이트로써의 힘은 되돌아올 것 같으니까….
“물론 준비가 될 때까지 자고 있어야 할거야.”
코끝을 자극하는 마취제의 냄새에 그녀가 고개를 떨궜고, 다음 순간 붉은 마법진이 그녀를 내려놓은 자리에 새겨지며 덩치와 엘리스의 모습이 사라졌다.
‘서걱! 서걱! 서걱! 콰쾅! 퓨퓨퓨퓨퓨퓨! 콰콰콰콰…’
“엘리스!”
“엘리스으!”
철저히 부서진 건물…
결국 유키와 슈슈는 엘리스를 찾을 수 없었다.
마법사가 될건데 격투기를 왜 배우냐고 어지간히 대들었었지만 적어도 이 순간 만큼은 때려서라도 가르쳐준 아빠에게 감사!
자신있게 후작을 암살하려고 스태프 오브 마기를 소환했는데 이게 웬걸?
‘소환 안되고.. 젠장!’
후작 녀석은 처음부터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느글느글한 표정으로 쳐다보고 있는데 순간적으로 뱃속에서 뭔가가 욱하고 올라왔다. 정신을 차렸을 즈음에는 아빠에게 배운대로 가랑이 사이를 있는 힘껏 걷어차버렸고, 지체없이 마차 문을 걷어차는 동시에 비상시에 써먹으려고 메모라이즈 해뒀던 파이어 볼 한 발을 집어 던지고는 다시 문을 닫고 반대편으로 몸을 날렸다.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는 상황이지만 적어도 뭔가의 이유로 코어웨폰이 발동되지 않는 상황을 만들었다는건 확실한 것.
하지만 일단 인류의 수호자씩이나 되는 존재들이 쓰는 무기가 그리 간단히 봉인될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헤이스트 걸고 죽어라 도망쳐서 부랴부랴 웨폰 소환을 했더니 그제서야 손에 들어왔던 것.
그래서 닥치는 대로 지지고 볶고 갈겨댔더니 일단 적을 제압(…이라기 보다는 몰살.)하긴 했지만 어찌됐건 유키쪽은 완전 파김치다.
[유키! 들려? 유키!]
[아… 쉘 언니!]
눈물이 왈칵 쏟아질 것 같다.
[상황은 어때? 혹시 웨폰이 봉인당하진 않았어?]
[어떻게든 했어. 언니는?]
[아아… 아예 몸이 처음부터 다시 조립된 사람은 웨폰 소환 방해가 먹히지 않나봐. 그것보다 엘리스는?]
[아직…]
슈슈라면 어떻게든 스스로 탈출할 수 있을 것이다.
누가 뭐라 해도 코어웨폰 없이 드래곤과 일대 일 결투를 벌일 정도의 막강한 마녀이니…
[일단 엘리스부터 구하자. 걔는 너처럼 터무니 없는 마력을 갖고 있지 않았으니까 꽤 위험할지도 몰라.]
[응! 잠시만 기다려!]
손을 뻗어 차원의 공간을 형성하는 유키.
본래의 그녀라면 이런 고위 마법을 실행하는건 불가능 하겠지만 이 스테프 오브 마기의 연산능력은 그녀의 상식을 한참이나 벗어나 있어서 어지간한 게이트 오픈은 열어젖힐 장소의 좌표만 안다면 스태프 혼자 알아서 계산해서 필요한 마나를 아우터플레인으로부터 송출 받아 스스로 열어준다.
이런 터무니 없는 연산능력을 갖고 있으니 초당 9발씩의 메테오 스윔이라는 말도 안되는 일도 가능한 일이겠지.
“게이트 오픈!”
‘슈우우웃!’
마치 늪 속으로 빠져들듯이 스르륵 공간의 거울 속으로 몸을 던지는 유키.
다음 순간 그녀의 몸은 거의 20킬로미터 이상 떨어진 기네비아의 눈 앞에 나타났다.
“우와…”
“놀랄 시간 없어. 게이트 오픈!”
‘슈우웃!’
거의 1초도 걸리지 않아 작성되는 게이트.
본래 좌표와 좌표를 잇는 게이트의 생성은 9서클 급 마법사가 와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과 여러가지 마법 보조 재료를 사용해야만 가능하다.
“들어서면 상공 10킬로미터야. 알았지 언니?”
“응. 정면은 내게 맡겨!”
그룬가르드를 치켜세우고 먼저 돌입하는 쉘.
그녀의 뒤를 이어 마녀들이 쓰는 위치 햇을 뒤집어쓴 유키가 공간의 문 안쪽으로 몸을 던졌다.
“라이트닝 볼!”
‘파바바바바바바바바밧!’
작렬하는 뇌격.
하지만 상대가 너무 나쁘다.
도대체 어떻게 맨몸으로 대부분의 속성 공격을 무위로 돌릴 수 있는 건지…
“그거… 참 서… 성가신 느… 능력을 지녔군. 일단은 그… 그것도 마법인가?”
“성가신 건 이쪽이야! 난 끈질긴 남자가 제일 싫다고!”
가볍게 몸을 굴리며 녀석의 포위 공격에서 벗어나는 엘리스.
요근래 아무리 집중 특훈을 했다지만 전투를 시작하고 벌써 30분.
땀으로 범벅이 된 피부가 증명하듯 지금 그녀는 체력적으로 거의 한계에 도달해 있다.
“그… 그럼 얌전히… 얌전… 항복하라고.”
“항복하면 보내주게?”
“아… 아니, 대신… 즐겁게 해줄게. 내 고기침으로. 우… 우히…”
‘뿌드드득…’
있는대로 다 보여주면서 땀 빨빨 흘려가며 뛰어다녀야 하는것도 억울해 죽겠는데 이런 소리까지 들으려 하니 아주 피가 거꾸로 솟는 기분.
하지만 녀석의 말대로 잡혔다간 진짜로 깔려서 고기 침 맞지 않으면 안된다.
‘잡히면 당한다… 잡히면 당한다… 잡히면… 빌어먹을! 어떻게 창문 하나도 없냐고!’
모든건 이 빌어먹을 자식의 변태 같은 취향 때문이다.
애초에 여자를 이런 어두컴컴하고 창문 하나도 없는데로 데려와서 하겠다니 정신 제대로 박힌 놈이 할 짓인가?
(하긴 어차피 돈으로 산 여자만 데려오는 모양이지만.)
그나마 문으로 도망치려고 해도 저 오질나게 단단한 철문은 완전히 밖에서만 열 수 있는 모양인지 이쪽에서는 손잡이는 고사하고 손톱 하나 밀어 넣을 자리도 없다.
“스… 슬슬 시작해볼까아?”
“치잇!”
‘파밧!’
다급히 도약하는 바람에 땀에 젖은 바닥에 미끄러지며 넘어지는 엘리스.
하지만 워낙 급한 상황이라 넘어졌어도 아픈것도 없이 후다닥 몸을 굴려 옆으로 피한 다음 얼른 일어서 상대를 찾는다.
“바… 방금… 열렸… 었어. 우… 우후후…”
“크으으윽!”
저 어리버리한 놈에게 다 보여줘야 한다는게 진짜 미치도록 열받는 엘리스.
하지만 한눈 팔 여유 따윈 요만큼도 없다.
보통 뚱뚱한 녀석은 몸을 움직이면 금새 지치는데 이놈은 아무래도 그게 아닌듯 하니까.
“그… 그럼… 슬슬… 너… 넣어 볼까?”
“넣게 내버려 둘까 보냐!”
라고 말했지만 역시 도망칠 준비인 엘리스.
하지만 이놈의 머리속은 어떻게 생겨 쳐먹은 걸까? 열심히 도망치고 있는 엘리스를 두고 ‘슬슬 넣어볼까?’라고 했으면 이제는 진짜 실력을 써서 그녀를 잡아야 하는데 이놈은 난데없이 그나마 걸치고 있던 팬츠 한장마저 벗어 던지는게 아닌가?
‘확실히 눈 둘데가 없긴 하군.’
인정하기 싫지만 확실히 물건은 좋다.
아니… 좋다기 보다 저건…
‘거의 루이급이잖아! 어이… 신이 있다면 대답 좀 해줘봐! 나 저런놈에게 걸려서 떡실신 하는겨?’
마른침 꿀꺽 삼키며 한 발짝 한 발짝씩 다가오는 녀석에게 맞춰 살금 살금 물러서는 엘리스.
앞으로 2보만 더 뒤로 물러서면 벽에 닿는다.
그렇다는 것은 한 발자국만 더 다가와도 몸을 날려야 한다는 소리.
“히…”
“?”
‘꾹.’
뭔가 까만 막대기에 있는 버튼을 꾹 누르는 덩치.
맹세코 엘리스는 그게 뭔지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녀가 이해하건 말건 바닥에 장치되어 있던 그물이 말려 올라가며 순식간에 그녀는 두 다리를 위로 치켜든 자세로 아랫도리를 녀석의 눈앞에 훤히 드러낸 채로 그물에 갇혀버렸고, 느글느글한 표정으로 다가온 덩치 녀석이 그녀의 조개를 살살 매만지며 히죽 웃었다.
“저… 젖었네? 호… 혹시 흥분한거?”
“땀이야! 땀!”
“보… 보통 츤데레 속성을 갖고 있는 캐릭터들은 땀이라고 얼버무리곤 하지. 그… 그러니까 자기는 츤데레구나?”
“진짜 땀아리나깐! 게다가 자기가 뭐야? 난 너 같은 놈 싫어! 떨어져어!”
빤히 그녀와 눈을 맞추는 덩치.
“부끄러워하긴…”
“닥치고 내려놔라…”
낮게 으르렁거리는 엘리스.
일단 이러고는 있지만 사실은 저항할 모든 수단을 잃고 말았다.
이렇게 불안정한 자세로는 소매틱도 안되고 겨우 사용 가능한 즉시 시전 계열도 그물을 상대로는 효과를 거둘 수 없다.
무엇보다도 신경 쓰이는 건 바닥에 굴러다니는 여러가지 약품들.
모르긴 몰라도 저 안에는 흥분제라던가 수면제라던가 마취제도 있을게 분명하다.
지난번 크라이어 백작의 저택에서 당해 본 기억을 더듬어본다면 그런 약을 당하게 되면 이런 돼지 같은 놈을 상대로도 얼마든지 교성을 질러대며 헐떡댈 수 있다.
‘차라리 혀를 물어버릴까?’
“그… 그럼… 풀어줄게.”
‘아릿?’
의외의 기회가 왔다.
두근거리는 심장을 애써 억누르며 기회를 노리는 엘리스.
그물이 완전히 풀리는 순간 죽을 힘을 다해 달아나…
‘퍼억!’
“크학!”
그물이 반도 풀리기 전에 덩치의 주먹이 명치에 꽂혔다.
“하…악! 하… 하악…!”
“보… 보통 말이야… 거의 풀렸을 때 도망치려고 하더라고. 우… 우히… 그래서… 그 전에 이렇게 때려두면… 괜찮아. 히히…”
극심한 고통으로 눈을 까뒤집고 허우적거리는 엘리스의 손목과 발목을 미리 준비된 기구에 묶더니 마지막으로 바닥에 굴러다니는 재갈을 그녀의 입 속에 밀어 넣고는 가죽끈을 묶어버렸다.
“그… 그럼 슬슬…”
보들보들한 그녀의 속살을 벌리고 고구마 같은 막대기를 들이대는 덩치.
이 절망적인 상황에 눈을 질끈 감아버린 그녀는 어째선지 멈춰버린 녀석의 행위에 일말의 희망을 갖고 눈을 떴다.
“우… 네 친구 온 모양이다.”
“우우!” ‘슈슈!’
“그… 그러니까… 딴데 가자.”
이곳만 아니라면 어디든 상관 없다.
모르긴 몰라도 이 방만 벗어나면 코어나이트로써의 힘은 되돌아올 것 같으니까….
“물론 준비가 될 때까지 자고 있어야 할거야.”
코끝을 자극하는 마취제의 냄새에 그녀가 고개를 떨궜고, 다음 순간 붉은 마법진이 그녀를 내려놓은 자리에 새겨지며 덩치와 엘리스의 모습이 사라졌다.
‘서걱! 서걱! 서걱! 콰쾅! 퓨퓨퓨퓨퓨퓨! 콰콰콰콰…’
“엘리스!”
“엘리스으!”
철저히 부서진 건물…
결국 유키와 슈슈는 엘리스를 찾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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