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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4 23:51 474회 0건
***********
얼핏 중년으로 보이던 남자는 의외로 20대 후반 가량의 젊은 남자였다.
게다가 평범한 외모 같지만 가만히 뜯어보면 나름대로 미남.
옷도 거지꼴이긴 하지만 천 자체는 꽤 좋은 물건을 썼다.

‘도대체 이 남자는…’
“더 먹지 않을건가?”
“네. 충분해요.”

어지간히 배가 고팠는지 맛도 없이 덩치만 큰 곰보빵을 세개나 먹고도 입맛을 다시는 사내는 이제야 대화를 할 마음이 생겼는지 드디어 엘리스와 눈빛을 맞췄다.

“당신의 사정은 잘 들었어. 그 나이에 험난한 인생을 살았군.”
“저… 남편은…”
“일단 봐야 알겠지만 어차피 이런 치료는 많은 시간과 인내를 필요로 해.”
“그렇다면 일단 치료는…”
“직접 봐야 알겠지만 성 생활이 가능하던 소년이 특별히 다치지 않고 갑자기 기능하지 않는다는건 몸에 이상이 온게 아니라 정신적인 충격일 뿐이야. 반응할 수 있는 자극을 주면서 천천히 회복시키는게 일반적인 방법이지만 남자가 여자의 몸에 대해 잘 알지 못하듯 여자 역시 남자의 몸에 대해 잘 알지 못해.
게다가 남자나 여자나 자기 몸에 대해서 조차 알지 못하는 부분이 터무니 없이 많아서 말이지… 제대로 된 지식을 갖고 꾸준히 자극한다면 단시간에 효과를 볼 수도 있지.”
“아아…”

탄성을 지르며 기뻐하는 엘리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내가 이 고장에 머물러 있을 수 있을때의 이야기일 뿐이야.”
“제가 모시겠어요! 부족한 요리 실력이지만 최선을 다해 모실 테니…”
“자네는 내가 인간으로 보이나?”

쓸쓸하게 웃는 그의 모습이 아주 한 순간 흐릿하게 보였다.

“사정이 있어 난 매우 특별한 유령이 되었네. 태양 아래에 나갈 수 없고, 이렇게 음식을 먹어야 하면서 단 하루라도 여자와 관계를 갖지 못하면 안돼. 한 마디로 인간과 유령의 패널티는 모두 갖고 있는 셈이지. 그렇지 않으면 왜 이런데서 빵이나 먹으려고 하겠나? 제대로 된 식당에서 식사를 하게 해달라고 하겠지.”
“하지만…”
“하지만이고 뭐고 이건 양보할 수 있는게 아니야. 음지와 음식, 그리고 여자가 채워지지 않으면 난 살아남을 수 없어. 그래서 이렇게 떠돌아다니는 것이고… 일단 음식을 대접 받았으니 그 대가는 치러주겠네. 어떻게 해서든 내가볼 수 있도록 그 소년과 정사를 벌여주게. 뭐가 문제인지 찾아주지.”
***********
다른 남자 앞에서 정사 행위를 보여준다는 것… 보통의 여자로썬 도저히 불가능한 일이다.
아니, 이미 그런 경험이 있는 여자라 하더라도 이미 한 남자에게 마음을 준 상태에서 그런 짓을 해달라는건 터무니 없는 요구.
하지만 그게 사랑하는 남자의 행복을 위한거라면?

“어제는 미안해요. 나… 그런 뜻으로 한 말 아니니까…”
“누님 잘못이 아니야. 내가 멋대로 착각한 것 뿐이니까… 흐읍!”

1년이 지나도 그들의 키스는 애틋하고도 애달픈 키스.
난방이 되지 않는 추운 방에서 뜨거운 입김을 토해내듯 차가우면서도 뜨거운 키스.
둘의 혀가 엉키기가 무섭게 로이드의 품을 더듬어 단추를 풀어 내리자 키스하던 로이드가 그녀의 어깨를 잡고 살짝 밀어냈다.

“푸후… 뭐야? 누님…”
“가… 갑자기 떨어지지 마.”

얼굴을 붉히며 다급히 다시 매달리는 엘리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그녀의 바둥거리는 모습이 너무도 귀여운 나머지 로이드는 그만 그녀의 어깨를 꼭 끌어안고 말았다.

“자… 잠깐… 이러면 단추를 풀 수가 없잖아.”
“잠깐만… 잠깐만 이러고 있으면 안될까?”
“으으…”

고운 아미를 찌푸리며 주방쪽을 흘깃 쳐다보는 엘리스.
아니나 다를까?
세바스찬이라는 사내가 지켜보고 있다.

“아아… 누나… 따뜻해.”
“응… 로이드도 따뜻… 읍! 아!”

짧게 짧게 끊어오는 가볍지만 애달픈 키스는 로이드의 버릇이 된 모양이다.
그녀의 말을 탁탁 끊으며 부딧쳐 오는 그의 입술을 열심히 찾아가며 스스로 옷을 벗어 내리는 엘리스.
애초에 이런 시간이면 로이드에게 봉사하기 위해 속옷을 입지 않는 그녀인지라 몇 안되는 겉옷을 벗어내자 금새 그녀의 나신이 드러났다.

“오늘은 기필코 성공하고 말겠어! 우옷!”
“응. 기대할게.”

바닥에 드러누워 자신의 온 몸을 개방하는 엘리스.
하지만 그 순간 엘리스의 눈이 부엌에서 지켜보고 있던 세바스찬과 마주쳤다.
아마도 전음이나 통신 마법은 사용하지 못하는 모양이지만 단순한 눈빛만으로도 그가 말하고 싶은게 뭔지 알만했다.

“미… 미안. 로이드.”
“응?”
“나… 갑자기 화장실 가고 싶어졌어.”
“화장..실?”

완전 뻥진 표정의 로이드.
지난 1년 동안 이걸 하면서 단 한번도 도중에 화장실 간다는 소릴 해본 적이 없는 그녀가 난데없이 이런 소릴 하니 이상하긴 어지간히 이상하다.
물론 말한 본인도 다급히 변명을 생각해낸다는게 하필이면 화장실이 뭐란 말인가?
얼굴 시뻘개져서 후다닥 아무거나 걸치고 달려 나왔는데 그 인간인지 유령인지까지 들었다는데에 생각이 미치자 아주 돌아버릴 지경이다.

[뭐가 문제인거죠?]

이미 다 보여줬는데 여기서 더 부끄러울건 없겠다 싶어 일단 창문을 통해 부엌으로 들어온 엘리스.
사내는 말이 필요 없다는 듯이 조끼를 벗어 보이는 시늉을 하면서 고개를 젓는다.

[너무 벗지 말라는 뜻인가요?]

고개를 끄덕이는 사내.

[하지만 벗지 않고 어떻게 해요?]
“……….”

잠시 고민하다가 손을 뻗어 엘리스의 가슴 앞에서 멈췄다.
그것은 만져도 괜찮느냐는 뜻의 행동.
그녀가 고개를 끄덕이자 그녀의 옷깃을 살짝 풀어 기묘하게 벗겨지지 않은듯 벗겨진 모습을 만들어줬다.

‘어째 이거… 다 벗은 것 보다 더 야한 것 같은데…’

굉장히 곤란한 표정을 짓자 엄지손가락을 치켜 올리며 입술 모양으로 ‘굿럭!’을 외치는 세바스찬.
이왕 다 보여준 것 좀 더 부끄러운 짓 하면 어떻겠냐는 심정으로(라기보단 거의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창문을 넘어 다시 정문으로 돌아와 살며시 들어온 엘리스.

“에헤헤…”
“시원해?”
“응.”

마음 속으로 속절없는 눈물을 좍좍 뽑아내며 울고 있는 그녀는 세바스찬이 시킨대로 로이드에게 키스하며 미묘하게 옷을 풀었다.
그러니까 이건 벗었다기 보다는 말 그대로 살짝 풀어헤친 틈으로 필요한 성 행위는 다 가능하도록 만든 상태.
그런데 이게 웬걸?

‘뭐야 이거?’

로이드의 막대는 어지간한 일이 아니고서는 벌떡 일어서지 않는다.
그런데…

“누나…”
“우와.”

솔직한 심정으로 놀랐다.
특별히 힘든 일을 한것도 아니고 자극적인 일을 하지도 않았는데 다 벗던 옷을 약간 덜 벗은 것 만으로 그의 것이 반응했다.
이유는 모르지만 이건 분명 좋은 일.

“로이드! 빨리!”
“응!”

허겁지겁 다리를 벌리고 로이드의 막대기를 그녀의 구멍에 맞추기가 무섭게 허리를…

“아… 미안.”

그녀의 구멍 위에 걸쳐진 그의 것은 힘없이 축 늘어져 있다.
하지만 그녀의 눈빛은 더 없이 초롱초롱하게 빛나고 있다.

“그래도 로이드… 조금만 더 하면 될 것 같지 않아?”
“하지만 난 아직 들어가지도…”
“될거야! 이 정도라면…”
“하지만 누나는 아직 즐기지 못했잖아.”
“바보! 그런게 문제가 아니잖아.”

로이드의 목을 끌어안고 살짝 눈물까지 보이며 기뻐하는 그녀는 마음 속으로 생각했다.
이걸로 충분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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