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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4 23:51 568회 0건
유리안느는 눈을 감고 호흡을 가라앉히며 다리 아래에서 느껴지는 온기에 몸을 맡겼다.

냇가에서 싸우고 난 다음 날 밤에도 늑대가 습격했었지만 그 수는 얼마 되지 않아 수월하게 물리쳤다. 늑대의 위험이 적어지자 이동하는 속도는 조금 늦추어졌다.
덕분에 유리안느는 한결 여유가 있어졌다. 다리의 통증도 어느 정도 나아졌지만, 매일 저녁 다리를 주물러주는 그레이의 손길을 거부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 온기가 퍼져 나갈 때의 감미로움을 내심 기다리는 유리안느이었다.

아무리 목숨을 구해준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남자의 손길을 기다리는 자신이 추잡스럽게 느껴지기도 하였다.
하지만 유리안느는 사실 이런 손길은 처음이었다.
그녀가 기억하는 한 이런 따뜻한 손길은 경험해 본 적 없는 것이었다.
말이 좋아 둘째부인이지 유리안느의 어머니는 두 영지 사이의 평화를 위한 인질일 뿐이었다. 아버지는 그저 멀리서 차가운 눈으로 자신과 자신의 어머니를 바라보기만 하는 존재일 뿐이었다.
몸이 약했던 유리안느의 어머니는 유리안느를 낳고 나서 바로 병이 들어 누워버렸다.
어머니에게조차 따뜻하게 안긴다든지 그런 정을 못 받은 유리안느이었다. 로이트란과 시엘이 자신을 극진히 모시긴 하였지만 신분의 차이가 존재하기에 살내음을 나누는 그런 보살핌은 아니었다.
그 둘 외에는 따뜻한 말 한마디 해주는 사람이 없었다. 그녀에게 친절하게 대했다가 첫째부인의 미움을 받을까 조심하는 사람들뿐이었다.

무례함이 느껴질 정도로 자신을 편하게 대하는 남자,..
지금도 자신의 발을 주무르는 손길 속에 단지 안마하는 것이 아닌 자신을 만지작거리면서 탐하는 듯한 움직임이 숨어있음을 느끼고 있었다.
자신을 배려해주는 듯한 움직임 속에 따뜻함을 원하는 그가 숨어있음이 조금씩 느껴졌다. 하지만 싫지 않았다.
아마도 후렌테르크 영지로 가면 자신은 다시 가면을 쓴 채 살아가야만 할 것이다. 자신의 어머니처럼 어디론가 정락결혼으로 이용되고 버려질 가능성도 있었다.
그렇기에 그저 도착할 때까지만이라도 마음을 풀어놓고 싶은 유리안느이었다.

"자, 되었습니다."

그레이의 말을 신호로 유리안느의 상념은 끝이 났다.

"아,고마워"

조금은 상기된 표정의 유리안느가 감사를 표했다.
이제 시엘의 발을 주물러 줄 것으로 생각했던 그레이의 움직임이 조금 달랐다.
모포를 챙겨서 어깨에 메더니 시엘의 겨드랑이 사이에 한 팔을 집어넣고 시엘의 무릎 사이에 한 팔을 집어넣어서 들어 올렸다.

"아.어머나..."

마치 공주님처럼 안아 올려지자 놀라 비명을 지른 시엘이었다.

"그럼, 저는 대가를 받겠습니다."

그 말의 의미를 깨달은 시엘의 빰이 불타오르는 듯 붉어졌다.
늑대에게 죽는 것보다는 허락하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어느 정도 체념을 하고 있었기에 격렬한 저항은 없었다. 발을 주무르면서 거리감이 줄어든 것도 한가지 이유이었다.

"아, 아니, 지금 말고, 나중에 마을에서 ..."

하지만 산속에서 당장 하려고 할지는 몰랐기에 어찌할 바를 모르는 시엘이었다.

"잠깐 다른 대가를 치룰테니까.."

유리안느가 그레이를 불러 막으려고 하였다.

"저는 이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그레이는 짧게 대답하고는 시엘을 안은 채 수풀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유리안느는 그 모습에 버림받은 듯한 기분이 들어 두 손으로 깍지를 지고 자신의 무릎을 감싸 안았다.
그리고는 고개를 천천히 무릎에 파묻었다.



"아,저기요 잠시만요..."

바닥을 골라서 모포를 까는 그레이를 지켜보면서 횡설수설하는 시엘이였다.
자리를 마련하자 천천히 다가왔다.
다가오는 타오르는 눈빛에 눈을 맞추지 못하고 고개를 貶?피해버리는 시엘이었다.
그레이의 호흡이 느껴질 정도로 가까워지자 어쩔 수 없다는 듯 치맛자락을 꽉 쥐고는 눈을 감았다.
턱에서는 느껴지는 손길, 조금은 간지러운 듯한 하지만 미묘한 온기에 심장 박동이 점점 빨라졌다.

사실 그레이의 상황도 별로 좋지 못하였다.
늑대와 싸우면서 몸속의 기운을 운용하였고 싸움의 기술을 발휘한 것은 아니지만 무공을 배우기 전보다 더 빨리 반응을 하고 강력한 일격을 날릴 수가 있었다.
하지만 몸의 잠력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운용하였기에 갈증이 더 심해져 버렸다.

"흐흡"

입술에 미묘한 촉감이 느껴졌다.
혀가 자신의 입술을 부드럽게 보듬으며 꽉 다문 이빨을 노크하는 것이 느껴졌다.
시엘은 자신의 어깨를 꼭 껴안아 끌어당기는 힘에 끌려 그레이의 품속으로 빠져버렸다.
시엘의 어깨를 탐하던 손이 소녀의 작은 등을 타고 내려갔다. 등의 골을 따라 내려가던 손은 앞쪽으로 오더니 다시 천천히 올라와 작지 않은 가슴의 언저리를 부드럽게 부여잡았다.
이미 그레이의 혀는 시엘의 입안에서 시엘의 혀를 농락하고 있었다.
그저 익숙하지 않은 자극에 그레이의 혀의 움직임이 수동적으로 이리저리 밀리면서 엉기는 시엘이었다.

"우-"

목의 옷깃을 통해서 낮선 손길이 밀려 들어왔다. 밀려 들어온 손길은 탐스럽게 부풀어오른 언저리를 탐하더니 이내 아쉬운 듯 빠져나갔다.
그리고는 자신의 길을 더욱 넓히고자 시엘의 상의를 벗기기 시작하였다.
생경한 느낌에 부르르 떠는 시엘이었다.

"아,잠시만여.. 여기서는.. 아 흑"

하지만 시엘의 반항은 허무하게 흩어져버렸다. 어느새 상의는 벗겨지고 몸은 그레이에게 안겨서 모포 위에 눕혀졌다.
치마마저도 벗겨져 두 다리가 그레이에게 드러났다. 그레이의 두 손이 누워있는 시엘의 두 발을 어루만졌다.

"아,."

익숙한 어루만짐에 굳어졌던 시엘의 몸이 조금 풀렸다.
몇번되지 않은 안마이었지만 발은 이미 그레이에게 길들여진 듯 침입자의 손길에 대한 거부는커녕 기대마저 머금고 있었다.
대신 물결을 치는 듯한 따듯한 온기가 그레이의 손을 통해서 밀려들어 왔다.

"아,..아니.아"

다만 무릎까지 올라왔다가 다시 내렸었던 손길이 당연하다는 듯이 무릎 위로 올라와 그녀의 탄력 있는 허벅지와 아랫배를 누비기 시작하였다.
미묘한 간지러움에 시엘은 아랫배를 만지는 그레이의 손목을 붙잡았지만 그 손목의 움직임을 막을 정도의 힘은 들어가지 않았다.

"..."

시엘의 입이 금붕어처럼 벙긋 열렸다. 허리가 활처럼 휘었다.
그레이의 손을 통해서 뜨거운 기운이 몰려들었다.
그 기운은 아래를 크게 휘몰아치더니 등의 척추를 타고 지릿지릿한 울림을 남긴 채 온몸의 구석구석으로 퍼져 나가기 시작하였다.

"우흐...제발.."

애원을 하건만 무엇에 대한 애원인지 알 수가 없었다. 그만해달라는 애원인지 더 깊은 곳으로 보내달라는 애원인지 시엘마저도 알 수가 없었다.

시엘의 머리가 도리깨질 치듯 흔들려 머리카락이 흩날렸다.
그레이의 입술이 다리를 간질이더니 그녀의 아랫배를 비벼 되고 올라와 시엘의 가슴을 한입 베어 물었다.
그리고는 시엘의 두 다리를 벌리고는 그 사이 아무런 침입자도 허락하지 않았던 공간을 핥기 시작하였다.
몸의 밖에서는 그레이의 손길과 혀가, 몸속에서는 그레이가 불어넣었던 기운이 시엘의 온몸 구석구석 세포 하나하나를 농락하기 시작하였다.
그 농락당한 시엘의 몸은 밀려들어 오는 물결에 깨어나 무례한 침입자를 오히려 환영하며 함께 노닐기 시작하였다.

"아흐흑"

그레이의 몸이 시엘에게 완전히 옮겨진 순간 시엘의 입에서 비명이 튀어나왔다. 이제 소녀가 아닌 여성이 되었다는 신호이었다.

고통 때문인지 시엘의 두 손은 그레이의 목을 감싸 안았다. 시엘의 두 눈에서는 눈물이 흘려내렸다. 시엘의 두 다리 사이에서도 붉은 피가 흘러 내렸다.

"아..아파요.. 움직이지 말아주세요."

나즈막하게 울먹이며 칭얼거리는 소리에 그레이는 시엘의 두 어깨를 꽉 껴안아 고정했다.
느리지만 묵직하고 강인한 힘으로 시엘의 가장 깊은 곳까지 차지해 들어갔다. 끝까지 들어갔 후에 멈추었다.
아래에 깔려서 깊은 호흡을 하면서 고통을 참을려고 하는 시엘의 잔잔한 떨림이 성기를 통해서 그레이에게 느껴졌다.

그레이는 시엘의 이마에 입을 맞추었다.

"아흑."

시엘의 입에서 짧은 비음이 흘러나왔다.
그레이의 몸은 움직이지 않았지만 자신의 몸속에 꿈틀거리는 그레이의 분신이 묘한 자극으로 다가왔다.

"아,..아흐..아흐"

시엘은 자신의 입에서 튀어나오는 음란한 소리를 막을 수가 없었다.
분명히 다른 여인들에게 듣기로는 첫경험은 고통만 가득할 뿐이라고 들었었다.
하지만 고통을 뚫고 들어온 것에서부터 따뜻하면서도 뜨거운 기운이 물결처럼 자신의 온몸으로 퍼져 나갔다.
붕 뜨는 듯한 느낌이 들면서부터는 자신의 몸이 자신의 몸 같지 않았다.

그레이의 기운이 시엘의 몸을 농락하고 그녀를 깨우기 시작하였다. 그녀의 몸 끝까지 밀러 들어간 기운은 벽에 부딪힌 파도처럼 다시 역으로 돌아와서 그레이의 기운을 더욱 진하고 깊게 만들었다.

그레이는 아래의 시엘이 고통에 몸부림치는 소녀가 아니라 쾌락에 온몸이 열려버려 흐트러져버린 소녀로 느껴지자 다음 단계의 기운을 운용하기 시작하였다.

멈추어 있던 그레이의 몸이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처음에는 배려하는 듯 조금씩 움직이던 것이 결국은 성난 해일처럼 모든 것을 삼켜버리려고 하는 거칠고 강인한 움직임으로 변했다.

"아아,..흐으으윽, 그레이님..아..흑"

결국 활처럼 휘어지며 벌벌 떨던 시엘은 온몸을 범해버린 쾌감에 정신을 놓아버리고 말았다.

그레이는 몸의 기운을 다독거렸다.
천천히 정신을 잃어버린 시엘을 안아 야영지로 돌아왔다.
굳어진 표정으로 잠을 자는 유리안느가 보였다.

그레이는 로이트란에게 오늘은 자신이 자정까지 불침번을 쓰겠다고 말하고 나서는 시엘은 안은 채 모닥불 옆에 앉았다.
불침번을 그레이에게 맞긴 로이트란은 금방 깊은 밤에 들었다.
그레이는 손바닥을 시엘의 아랫배에 붙인 채 기운을 운용하기 시작하였다.
온유한 한가닥의 기운이 시엘의 몸을 누비고는 그레이에게 돌아오고 다시 그레이의 몸을 누비던 기운은 시엘의 몸으로 흘러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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