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어때?”
“보다시피 완전히 백지 상태야. 아까부터 유키가 말을 걸어주고 있지만 저래선…”
아무것도 없는 하얀 벽을 바라보고 헤실헤실 웃고 있는 엘리스.
다시 페리안드로스의 코어와 계약을 맺게 했기에 그녀의 몸은 정상으로 되돌아왔지만 정신 만큼은 어쩔 수 없었다.
코어웨폰은 어디까지나 육체에 국한된 것.
영혼의 단말기인 뇌가 파괴되어도 재생하면 그만, 명령의 단말기인 육체가 파괴되어도 재생하면 그만.
하지만 영혼 만큼은 어떤 방법을 써도 재생되지 않는다.
“차라리 그때 같이 죽게 해주는게 좋았을까?”
“로이드의 유언을 지켜주겠다고 한건 너야. 네 말에 책임을 져.”
싸늘한 말을 남기고 사라지는 슈슈.
드래곤을 향한 루이의 복수를 돕기 위해 백방으로 드래곤의 행방을 알아보는 중이지만 애초에 세계중에 단 두마리 뿐인 드래곤을 찾는다는게 쉬울 리가 없다.
‘애초에 녀석들의 존재 자체가 의심스러워. 각 종족을 대표한 대표자는 어느 종족이나 할 것 없이 단 하나. 오크의 씨쓰, 센터우르스의 센터우르스, 엘프의 렐메네스, 드워프의 노커… 그런데 어째서 드래곤 만큼은 단 둘밖에 존재하지 않는 둘의 강자인 거지? 지고신께서는 이 별에 각 종족들을 이거 시키면서 각 종족을 보호할 강력한 가디언 한 명씩을 허락하셨고, 그 가디언을 잃은 종족은 차례차례 멸망해갔다… 그런데 드래곤은 어째서 둘이나 되는 가디언이 있는거지?’
모든 생명체는 태어날때부터 갖고 있는 ‘그릇’이 있다.
이 그릇의 크기나 질에 따라 그 사람의 능력이 얼마나 발전할 수 있고, 초기값이 얼마나 좋게 매겨지는지가 결정된다.
물론 그래봤자 대부분의 인간은 자기 자신이 갖고 있는 그릇을 둔화시키고 흠집내서 애초에 지고신에게 부여받은 그릇의 1/100도 써보지 못하고 죽는게 보통인데다 가끔씩 등장하는 천재 역시 남들 보다 열 배 정도 좋은 그릇을 갖고 태어났어도 결국엔 10정도를 써보고 죽는게 보통이다.
하지만 그녀는 애초에 그릇이 완전히 달랐다.
주위 마법사들로부터 ‘천재’라는 소리를 듣는 마법사가 지나치게 몸을 혹사해가며 마나 용량을 늘리려다 극히 드문 확률로 발생한다는 ’마나에 의한 침식’현상은 사실 자신이 갖고 있는 생명 레벨을 마도 레벨이 추월했을 때 생기는 현상.
그렇기 때문에 마력에 의해 육체가 세포단위로 붕괴해 결국엔 사망에 도달하고 만다.
태어났을 당시 슈슈 페이버린… 그녀는 새파란 눈동자에 파란 머리칼을 지닌 ‘마나에 침식된 아이’였다.
어느 누구도 그녀가 살아남을거라 예상하지 못했지만 마도에 미친 그녀의 아버지는 그녀에게 자신이 지니고 있던 마도서를 필사적으로 가르쳤고, 그녀가 10살이 넘어서야 애초에 그녀가 마나에 의한 침식을 초월한 상태로 태어났다는 것을 깨달았다.
13살이 되기 전에 9서클까지의 모든 공격마법을 마스터했고, 15살이 되자 판타즘에 대해 심취해 16살이 되었을 즈음에는 이미 8분신 헬 파이어 스톰 연사가 가능해졌다.
17살이 되던 해 ‘류우 마하’라는 모험가와 만나 모험을 하게 된 이후 전설의 코어웨폰 스태프 오브 마기를 얻게 되지만 사실 그것은 그녀에게 있어 일종의 기폭제에 불과했다.
당시 그녀의 생명레벨은 5.
남아있는 수명은 줄잡아 580년.
겨우 20년도 안되는 세월 동안 당시까지 현존하던 마도 기술의 절반 가까이를 습득해버린 그녀에게 580년은 떡을 치고도 남는 기나긴 세월이었다.
하지만 그런 그녀로써도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는 벽이 있었으니 그것은 모든 생명체를 탄생시킨 지고신의 지엄한 법.
-다른 생명체는 가디언 보다 큰 그릇을 지닐 수 없다.-
물론 이것도 슈슈 나름대로 생각한 것이지만 어쨌건 지금의 힘에 도달하는 순간 더이상 강해질 수 없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깨달았다.
그것은 단순한 여자의 감이라던가 느낌이 아닌 영혼에 새겨지는 강렬한 각인.
인간으로써 궁극에 도달한 자만이 얻을 수 있는 영감.
‘하지만 지금의 인간에겐 힘이 필요해. 남쪽의 인류가 살아남았다곤 하지만 거의 없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의 적은 숫자. 그나마 북방의 인구가 많다곤 하지만 그래봤자 서쪽의 센터우르나 남쪽의 트롤이 밀고 들어오면 대책이 없어. 루이가 나선다곤 하지만 트롤이나 센터우르의 히어로들이 얼마나 강할지 예측도 할 수 없는데다 만에하나 루이가 질 경우…’
‘까드득…’
그 결과는 암담하다.
‘가능하다면 약해진 오크 종족을 완전히 전멸시키고 그 땅을 차지하는게 좋은데 말이야…’
나름대로 뭔가 골똘히 생각하며 멀어져가는 슈슈.
그래 봤자 그녀는 마법에 관한 천재.
이런 일에는 보통 사람에 불과하다.
-누나는 공주님 같아.-
언제였을까?
아마도 ‘치료’를 하고 난 다음이었던 것 같다.
기억하는건 자신도 로이드도 알몸이었다는 것.
닳고 닳은 몸이지만 마음을 허락한 사람 앞에서이기 때문일까?
부끄러웠다.
하지만 그런 자신이라도 이렇게 받아주는 로이드가 있기에…
행복했다.
‘공주님?’
그만 피식 웃어버리는 엘리스.
‘이런 더러운 공주님은 없다고 보는데요? 사랑하는 로이드님?’
암갈색의 눈동자에 생기가 돌아왔다.
얇고 부드러운 입술이 부드럽게 미소짓고는… 가벼운 콧노래를 부르며 팔뚝에 꽂힌 주사바늘을 떼어내고 일어서자 매우 낡은 갈색 후드를 뒤집어쓴 중년인이 그녀를 맞이한다.
“당신이 페리안드로스?”
-정확히 말하자면 그의 인격을 기초로 제작된 인공지능이지. 이렇게까지 바닥에 떨어지고도 살아남을 의지를 가진 녀석은 정말 오랜만에 봐서 말이야…-
목 뒤에 새겨져 있는 인장을 볼 방법은 없지만 페리안드로스 코어의 힘이 자신에게 돌아왔다는 것을 몸으로 느낄 수 있다.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은?”
-블랙레이저는 네게 맞지 않아. 넌 어둠에 사는 존재… 그에 걸맞는 무기가 필요하겠지.-
“맞아. 난 내게 걸맞는 무기가 필요해. 그래서… 넌 내게 뭘 줄 수 있지?”
-네가 잠든 동안 네가 갖고 놀 장난감을 손보고 있었지.-
그의 입가가 사악하게 말려 올라갔다.
아득히 먼 옛날 존재했다는 일곱명의 현자… 그들이 남긴 코어웨폰은 지금의 기술로도 제작할 수 없다.
그들은… 정말 인간이었던 것일까?
그들에 대한 의문은 많다.
그렇기 때문에 이 녀석이 내미는 손길이 신의 인도하심인지 악마의 유혹인지 알 수 없다.
‘아니, 악마의 유혹이겠지.’
그가 내미는 손을 잡는 엘리스.
누군가가 맺어주는 계약도 아니고, 코어웨폰이 스스로 원해서 주인을 선택한 것도 아닌 쌍방의 합의에 의해 채결된 계약.
인간으로써 존재하는 그녀의 육체 정보가 페리안드로스 코어로 전송되기가 무섭게 그녀의 육체가 세포단위로 붕괴해 나간다.
살점이 찢겨지고 근육이 터지고 안구가 파열되고 뼈가 분해되어… 마침내는 살점 하나 남기지 않고 완전히 분해되어 흩어진다.
그리고… 그 방대한 에너지의 작용에 의해 그녀의 몸이 다시 작성된다.
하얗고 아름다운 뼈대 위에 힘줄을 잇대고 근육을 붙이고 살을 덧대어 그 속에 피가 흐르게 한다.
그것은 도저히 마도의 법으로 흉내낼 수 없는 그야말로 ‘신비’의 단계.
“이게… 슈슈와 쉘이 갖고 있던 느낌?”
믿을 수 없는 힘이 온 몸을 타고 약동한다.
가벼운 몸놀림 하나로 수십미터를 뛰어 오른다거나 별 것 아닌 발차기 한방에 바위가 부서지는 말도 안되는 일이 가능해졌다.
-아니… 쉘은 아직 이 단계에 도달하지 못했지만 슈슈는 진작에 초월했지.-
“뭐, 아무래도 좋아. 여긴 어디지?”
-좌표 2213 240 11775.-
“그게 어딘데?”
-무작위로 좌표값을 기준으로 생성시켰는데 내가 알 리가 있나.-
“나참…”
광활하게 펼쳐진 초원을 멍하니 쳐다보는 엘리스.
육체를 완전히 분해시킨 다음 불특정 장소에 재생성 시켜서 영혼을 안착시켰으니 옷 따위 입고 있을리가 없다.
아니… 옷은 고사하고 구두도 없어서 맨발로 저 초원을 발가벗고 달려야 할 판이다.
“레이디에 대한 배려가 너무 없는 것 아냐?”
“보다시피 완전히 백지 상태야. 아까부터 유키가 말을 걸어주고 있지만 저래선…”
아무것도 없는 하얀 벽을 바라보고 헤실헤실 웃고 있는 엘리스.
다시 페리안드로스의 코어와 계약을 맺게 했기에 그녀의 몸은 정상으로 되돌아왔지만 정신 만큼은 어쩔 수 없었다.
코어웨폰은 어디까지나 육체에 국한된 것.
영혼의 단말기인 뇌가 파괴되어도 재생하면 그만, 명령의 단말기인 육체가 파괴되어도 재생하면 그만.
하지만 영혼 만큼은 어떤 방법을 써도 재생되지 않는다.
“차라리 그때 같이 죽게 해주는게 좋았을까?”
“로이드의 유언을 지켜주겠다고 한건 너야. 네 말에 책임을 져.”
싸늘한 말을 남기고 사라지는 슈슈.
드래곤을 향한 루이의 복수를 돕기 위해 백방으로 드래곤의 행방을 알아보는 중이지만 애초에 세계중에 단 두마리 뿐인 드래곤을 찾는다는게 쉬울 리가 없다.
‘애초에 녀석들의 존재 자체가 의심스러워. 각 종족을 대표한 대표자는 어느 종족이나 할 것 없이 단 하나. 오크의 씨쓰, 센터우르스의 센터우르스, 엘프의 렐메네스, 드워프의 노커… 그런데 어째서 드래곤 만큼은 단 둘밖에 존재하지 않는 둘의 강자인 거지? 지고신께서는 이 별에 각 종족들을 이거 시키면서 각 종족을 보호할 강력한 가디언 한 명씩을 허락하셨고, 그 가디언을 잃은 종족은 차례차례 멸망해갔다… 그런데 드래곤은 어째서 둘이나 되는 가디언이 있는거지?’
모든 생명체는 태어날때부터 갖고 있는 ‘그릇’이 있다.
이 그릇의 크기나 질에 따라 그 사람의 능력이 얼마나 발전할 수 있고, 초기값이 얼마나 좋게 매겨지는지가 결정된다.
물론 그래봤자 대부분의 인간은 자기 자신이 갖고 있는 그릇을 둔화시키고 흠집내서 애초에 지고신에게 부여받은 그릇의 1/100도 써보지 못하고 죽는게 보통인데다 가끔씩 등장하는 천재 역시 남들 보다 열 배 정도 좋은 그릇을 갖고 태어났어도 결국엔 10정도를 써보고 죽는게 보통이다.
하지만 그녀는 애초에 그릇이 완전히 달랐다.
주위 마법사들로부터 ‘천재’라는 소리를 듣는 마법사가 지나치게 몸을 혹사해가며 마나 용량을 늘리려다 극히 드문 확률로 발생한다는 ’마나에 의한 침식’현상은 사실 자신이 갖고 있는 생명 레벨을 마도 레벨이 추월했을 때 생기는 현상.
그렇기 때문에 마력에 의해 육체가 세포단위로 붕괴해 결국엔 사망에 도달하고 만다.
태어났을 당시 슈슈 페이버린… 그녀는 새파란 눈동자에 파란 머리칼을 지닌 ‘마나에 침식된 아이’였다.
어느 누구도 그녀가 살아남을거라 예상하지 못했지만 마도에 미친 그녀의 아버지는 그녀에게 자신이 지니고 있던 마도서를 필사적으로 가르쳤고, 그녀가 10살이 넘어서야 애초에 그녀가 마나에 의한 침식을 초월한 상태로 태어났다는 것을 깨달았다.
13살이 되기 전에 9서클까지의 모든 공격마법을 마스터했고, 15살이 되자 판타즘에 대해 심취해 16살이 되었을 즈음에는 이미 8분신 헬 파이어 스톰 연사가 가능해졌다.
17살이 되던 해 ‘류우 마하’라는 모험가와 만나 모험을 하게 된 이후 전설의 코어웨폰 스태프 오브 마기를 얻게 되지만 사실 그것은 그녀에게 있어 일종의 기폭제에 불과했다.
당시 그녀의 생명레벨은 5.
남아있는 수명은 줄잡아 580년.
겨우 20년도 안되는 세월 동안 당시까지 현존하던 마도 기술의 절반 가까이를 습득해버린 그녀에게 580년은 떡을 치고도 남는 기나긴 세월이었다.
하지만 그런 그녀로써도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는 벽이 있었으니 그것은 모든 생명체를 탄생시킨 지고신의 지엄한 법.
-다른 생명체는 가디언 보다 큰 그릇을 지닐 수 없다.-
물론 이것도 슈슈 나름대로 생각한 것이지만 어쨌건 지금의 힘에 도달하는 순간 더이상 강해질 수 없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깨달았다.
그것은 단순한 여자의 감이라던가 느낌이 아닌 영혼에 새겨지는 강렬한 각인.
인간으로써 궁극에 도달한 자만이 얻을 수 있는 영감.
‘하지만 지금의 인간에겐 힘이 필요해. 남쪽의 인류가 살아남았다곤 하지만 거의 없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의 적은 숫자. 그나마 북방의 인구가 많다곤 하지만 그래봤자 서쪽의 센터우르나 남쪽의 트롤이 밀고 들어오면 대책이 없어. 루이가 나선다곤 하지만 트롤이나 센터우르의 히어로들이 얼마나 강할지 예측도 할 수 없는데다 만에하나 루이가 질 경우…’
‘까드득…’
그 결과는 암담하다.
‘가능하다면 약해진 오크 종족을 완전히 전멸시키고 그 땅을 차지하는게 좋은데 말이야…’
나름대로 뭔가 골똘히 생각하며 멀어져가는 슈슈.
그래 봤자 그녀는 마법에 관한 천재.
이런 일에는 보통 사람에 불과하다.
-누나는 공주님 같아.-
언제였을까?
아마도 ‘치료’를 하고 난 다음이었던 것 같다.
기억하는건 자신도 로이드도 알몸이었다는 것.
닳고 닳은 몸이지만 마음을 허락한 사람 앞에서이기 때문일까?
부끄러웠다.
하지만 그런 자신이라도 이렇게 받아주는 로이드가 있기에…
행복했다.
‘공주님?’
그만 피식 웃어버리는 엘리스.
‘이런 더러운 공주님은 없다고 보는데요? 사랑하는 로이드님?’
암갈색의 눈동자에 생기가 돌아왔다.
얇고 부드러운 입술이 부드럽게 미소짓고는… 가벼운 콧노래를 부르며 팔뚝에 꽂힌 주사바늘을 떼어내고 일어서자 매우 낡은 갈색 후드를 뒤집어쓴 중년인이 그녀를 맞이한다.
“당신이 페리안드로스?”
-정확히 말하자면 그의 인격을 기초로 제작된 인공지능이지. 이렇게까지 바닥에 떨어지고도 살아남을 의지를 가진 녀석은 정말 오랜만에 봐서 말이야…-
목 뒤에 새겨져 있는 인장을 볼 방법은 없지만 페리안드로스 코어의 힘이 자신에게 돌아왔다는 것을 몸으로 느낄 수 있다.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은?”
-블랙레이저는 네게 맞지 않아. 넌 어둠에 사는 존재… 그에 걸맞는 무기가 필요하겠지.-
“맞아. 난 내게 걸맞는 무기가 필요해. 그래서… 넌 내게 뭘 줄 수 있지?”
-네가 잠든 동안 네가 갖고 놀 장난감을 손보고 있었지.-
그의 입가가 사악하게 말려 올라갔다.
아득히 먼 옛날 존재했다는 일곱명의 현자… 그들이 남긴 코어웨폰은 지금의 기술로도 제작할 수 없다.
그들은… 정말 인간이었던 것일까?
그들에 대한 의문은 많다.
그렇기 때문에 이 녀석이 내미는 손길이 신의 인도하심인지 악마의 유혹인지 알 수 없다.
‘아니, 악마의 유혹이겠지.’
그가 내미는 손을 잡는 엘리스.
누군가가 맺어주는 계약도 아니고, 코어웨폰이 스스로 원해서 주인을 선택한 것도 아닌 쌍방의 합의에 의해 채결된 계약.
인간으로써 존재하는 그녀의 육체 정보가 페리안드로스 코어로 전송되기가 무섭게 그녀의 육체가 세포단위로 붕괴해 나간다.
살점이 찢겨지고 근육이 터지고 안구가 파열되고 뼈가 분해되어… 마침내는 살점 하나 남기지 않고 완전히 분해되어 흩어진다.
그리고… 그 방대한 에너지의 작용에 의해 그녀의 몸이 다시 작성된다.
하얗고 아름다운 뼈대 위에 힘줄을 잇대고 근육을 붙이고 살을 덧대어 그 속에 피가 흐르게 한다.
그것은 도저히 마도의 법으로 흉내낼 수 없는 그야말로 ‘신비’의 단계.
“이게… 슈슈와 쉘이 갖고 있던 느낌?”
믿을 수 없는 힘이 온 몸을 타고 약동한다.
가벼운 몸놀림 하나로 수십미터를 뛰어 오른다거나 별 것 아닌 발차기 한방에 바위가 부서지는 말도 안되는 일이 가능해졌다.
-아니… 쉘은 아직 이 단계에 도달하지 못했지만 슈슈는 진작에 초월했지.-
“뭐, 아무래도 좋아. 여긴 어디지?”
-좌표 2213 240 11775.-
“그게 어딘데?”
-무작위로 좌표값을 기준으로 생성시켰는데 내가 알 리가 있나.-
“나참…”
광활하게 펼쳐진 초원을 멍하니 쳐다보는 엘리스.
육체를 완전히 분해시킨 다음 불특정 장소에 재생성 시켜서 영혼을 안착시켰으니 옷 따위 입고 있을리가 없다.
아니… 옷은 고사하고 구두도 없어서 맨발로 저 초원을 발가벗고 달려야 할 판이다.
“레이디에 대한 배려가 너무 없는 것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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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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