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방안.
지독하게도 적막한 석실 안에서 두 명의 영웅이 서로의 무기를 마주하고 호흡을 가다듬고 있다.
‘강하군.’
기수식에서 한치도 움직이고 있지 않지만 타고난 전사의 감이 그렇게 말하고 있다.
상대는 지금 필사적으로 자신의 헛점을 노리고 있다고.
전신을 파고드는 강렬한 압박감은 그녀의 기합.
마치 천군 만마를 상대로 홀로 서있는 기분이다.
‘도대체… 어째서 인간의 전사가 이런 강렬한 기를…’
“제 승리입니다.”
순간 눈앞에 그렇게 이글이글 타오르던 그녀의 기척이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스슷!’
‘이건 위험하다!’
무도가는 한번의 동작을 실천하기 전에 그 동작으로부터 파생될 경우의 수를 헤아리고 움직인다.
일검을 날린다면 그 검을 상대가 받아칠 것인지, 흘릴 것인지를 생각할 것이며 받아친다면 치고 들어올 것인지 쳐낼 것인지, 쳐서 흘려낼 것인지를 판단해야 할 것이고 치고 들어온다면 그대로 밀어붙일 것인지 한숨을 띄워 쳐올 것인지, 아니면 검격 대신 다른 방법을 사용할 것인지를 또 연산하는 방식으로 수 많은 경우의 숫자를 헤아린다.
물론 그런 연산 행위는 머리로 한다기 보다는 끊임없이 갈고 닦여진 훈련과 실전으로 정련된 그의 영혼이 하는 것.
생각보다 먼저 몸이 움직인다.
이것은 본능 따위가 아닌 오랜 세월에 걸쳐 그자가 갈고 닦아온 무도(武道)의 발현.
그런 그의 전투혼이 무조건적인 회피를 명령했다.
그가 피하려고 생각하기 이전에 갈고 닦여진 그의 몸은 모든 제이 행동을 포기하고 가장 빠르고 확실한 방법으로 몸을 굴려 그녀의 공격을 피해냈다.
‘서걱! 까라라랑!’
깔끔한 절삭음과 함께 그가 지니고 있던 도끼의 일부분이 바닥을 굴렀다.
“좋은 반응이네? 확실하게 벨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좋은 반응이네? 확실하게 벨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너…”
마른침을 꿀꺽 삼키는 타르크.
상대의 상태가 이상하다.
분명히 목소리는 하나로 들리지만 느껴지는 감각은 둘이다.
“설마… 그 무기에 침식된건가?”
“정확히 말하면 교류이야.”
“교류?”
“코어웨폰이 지니고 있던 수 많은 데이터를 이쪽이 공급받는 거지. 실제로 치러지는 전투는 코어웨폰과의 연동을 이용해 코어웨폰에 피드백. 뭐… 간단한 상호교류야.”
사신의 낫을 뒤로 잡아당기며 자세를 낮추는 엘리스.
지금까지 보여준 그녀의 순간도약 능력이라면 단숨에 타르크의 배틀액스와 더불어 그의 몸통까지 쪼개버릴 수 있다.
“죽엇!”
“우워어어어어어억!”
‘푸직!’
‘이게… 무슨…’
엘리스의 눈동자가 경악으로 물들었다.
모든 방어력을 포기하는 대가로 얻은 최강의 절삭력을 지녔다는 죽음의 시녀.
그 최강의 웨폰이 어이없이 막혔다.
아니… 이걸 막혔다고 해야하나?
분명히 죽음의 시녀는 그 날에 닿는 모든 존재를 베어냈지만 이 정신의 방어막은…
“아무래도 나의 승리인듯 하군. 인간의 전사여!”
‘꿀럭… 꿀럭…’
보통 사이킥 쉴드는 강철보다도 단단한 정신의 방벽이다.
이렇게 무기로 찍거나 베려 한다면 막아내던가 부서지던가 베이는 것이 정상.
하지만 이것은 그대로 푹 찔렸다.
그리고… 터무니 없는 점력을 갖고 무기의 표면에 들러붙었다.
“흥! 이 따위 정신 방벽!”
그녀의 전신을 매개체로 해서 뿜어져 나오는 강렬한 마력의 폭풍에 점액질의 정신의 포박술이 밀려나간다.
“이게… 무슨…”
하지만 겨우 녀석의 속박에서 풀려났는가 했더니 이곳은 처음 보는 공간.
“그러니까 말했잖은가? 나의 승리라고.”
“웃기지 마라!”
‘스으으으…’
뒤로 잡아당긴 그녀의 코어웨폰 ‘죽음의 시녀’의 날에 불길한 보랏빛의 에너지가 집결된다.
그것은 명중하는 모든 물질을 부패시키는 파멸의 힘.
“죽음의 키스!”
‘스칵!’
죽음의 시녀가 알 수 없는 공간의 벽에 흠집을 냈다.
“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큭큭큭큭… 모르겠나? 인간의 전사여.”
“으으으… 으으으으으으…”
식은땀을 비오듯 흘리며 고통스러워하는 엘리스.
“이건 너의 정신이야. 그나저나 꽤나 피폐해진 공간이군. 이곳은…”
‘파캉!’
공간의 절단이 사라지고 지상 최강의 마녀 슈슈 페이버린과 그녀가 일시적으로 이 세계와 격리했던 두 존재가 현실계로 돌아왔다.
전장은 이미 쑥대밭.
새롭게 공간의 장벽을 열어줄 그의 수하는 아무도 없다.
“내… 패배인가?”
공간 결계속에 함께 데리고 들어갔던 트롤의 영웅들은 전부 전사했다.
그리고… 4대 1의 싸움을 벌이고도 그는 인간의 영웅에게 패배하고 말았다.
결계가 사라지고 나머지 수하 전부를 불러들여 저 인간의 영웅과 싸우려 했으나 이미 현실의 공간에 남아있던 자신의 부하는 전멸.
숫자가 많으면 무얼한단 말인가?
애초에 인간과 트롤의 전력 차이는 너무 극심하게 컸다.
“물러가겠는가? 파멸을 맞이하겠는가?”
“나는…”
애초에 티르오닉과 센터우르스는 친우였다.
비록 종족은 다르지만 그 둘은 서로가 서로를 같은 용사로써 존경하는 사이.
그렇기 때문에 센터우르스의 위험을 감지한 티르오닉은 이 무모한 북진을 결정했던 것.
하지만 결과는 냉정했다.
[다시 한번 싸우도록 해.]
[우리가 도와주겠다.]
그의 귓가에 악마의 속삭임이 들려왔다.
“어떻게 하겠는가?”
“큭…”
[녀석이 아무리 강하다 해도 2대 1로 이길순 없다!]
[우리를 믿어라!]
[그대의 친우를 위해!]
[그가 위험하다!]
아득히 먼 곳.
정확히 말해 인간의 영지 북쪽에 존재하는 이제는 거의 망해버린 오크의 땅에서 센터우르스의 힘이 미약하게나마 느껴진다.
[조건은?]
드래곤 따위가 이유도 없이 이런 도움을 줄 리가 없다.
[바알의 목.]
“좋다! 싸우겠다!”
‘번쩍!’
거대한 적색의 구체가 넓게 펼쳐졌다.
동시에 슈슈의 마법 지팡이가 백광을 뿌리며 몇 명인가의 코어나이트를 다급히 강제 소환했다.
“바보 같은 짓을 했군. 티르오닉.”
“이건… 이건…”
“이걸로 트롤 일족은 파멸이다.”
인간의 왕의 입가에 지독한 비웃음이 걸렸다.
그리고… 그들을 둘러싼 공간의 결계가 그들을 향해 비웃는다.
[가련한 희생양들이여. 나 심연의 절대자는 그대들의 거름 위에 아름답게 피어나리라. 큭큭큭큭…]
지독하게도 적막한 석실 안에서 두 명의 영웅이 서로의 무기를 마주하고 호흡을 가다듬고 있다.
‘강하군.’
기수식에서 한치도 움직이고 있지 않지만 타고난 전사의 감이 그렇게 말하고 있다.
상대는 지금 필사적으로 자신의 헛점을 노리고 있다고.
전신을 파고드는 강렬한 압박감은 그녀의 기합.
마치 천군 만마를 상대로 홀로 서있는 기분이다.
‘도대체… 어째서 인간의 전사가 이런 강렬한 기를…’
“제 승리입니다.”
순간 눈앞에 그렇게 이글이글 타오르던 그녀의 기척이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스슷!’
‘이건 위험하다!’
무도가는 한번의 동작을 실천하기 전에 그 동작으로부터 파생될 경우의 수를 헤아리고 움직인다.
일검을 날린다면 그 검을 상대가 받아칠 것인지, 흘릴 것인지를 생각할 것이며 받아친다면 치고 들어올 것인지 쳐낼 것인지, 쳐서 흘려낼 것인지를 판단해야 할 것이고 치고 들어온다면 그대로 밀어붙일 것인지 한숨을 띄워 쳐올 것인지, 아니면 검격 대신 다른 방법을 사용할 것인지를 또 연산하는 방식으로 수 많은 경우의 숫자를 헤아린다.
물론 그런 연산 행위는 머리로 한다기 보다는 끊임없이 갈고 닦여진 훈련과 실전으로 정련된 그의 영혼이 하는 것.
생각보다 먼저 몸이 움직인다.
이것은 본능 따위가 아닌 오랜 세월에 걸쳐 그자가 갈고 닦아온 무도(武道)의 발현.
그런 그의 전투혼이 무조건적인 회피를 명령했다.
그가 피하려고 생각하기 이전에 갈고 닦여진 그의 몸은 모든 제이 행동을 포기하고 가장 빠르고 확실한 방법으로 몸을 굴려 그녀의 공격을 피해냈다.
‘서걱! 까라라랑!’
깔끔한 절삭음과 함께 그가 지니고 있던 도끼의 일부분이 바닥을 굴렀다.
“좋은 반응이네? 확실하게 벨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좋은 반응이네? 확실하게 벨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너…”
마른침을 꿀꺽 삼키는 타르크.
상대의 상태가 이상하다.
분명히 목소리는 하나로 들리지만 느껴지는 감각은 둘이다.
“설마… 그 무기에 침식된건가?”
“정확히 말하면 교류이야.”
“교류?”
“코어웨폰이 지니고 있던 수 많은 데이터를 이쪽이 공급받는 거지. 실제로 치러지는 전투는 코어웨폰과의 연동을 이용해 코어웨폰에 피드백. 뭐… 간단한 상호교류야.”
사신의 낫을 뒤로 잡아당기며 자세를 낮추는 엘리스.
지금까지 보여준 그녀의 순간도약 능력이라면 단숨에 타르크의 배틀액스와 더불어 그의 몸통까지 쪼개버릴 수 있다.
“죽엇!”
“우워어어어어어억!”
‘푸직!’
‘이게… 무슨…’
엘리스의 눈동자가 경악으로 물들었다.
모든 방어력을 포기하는 대가로 얻은 최강의 절삭력을 지녔다는 죽음의 시녀.
그 최강의 웨폰이 어이없이 막혔다.
아니… 이걸 막혔다고 해야하나?
분명히 죽음의 시녀는 그 날에 닿는 모든 존재를 베어냈지만 이 정신의 방어막은…
“아무래도 나의 승리인듯 하군. 인간의 전사여!”
‘꿀럭… 꿀럭…’
보통 사이킥 쉴드는 강철보다도 단단한 정신의 방벽이다.
이렇게 무기로 찍거나 베려 한다면 막아내던가 부서지던가 베이는 것이 정상.
하지만 이것은 그대로 푹 찔렸다.
그리고… 터무니 없는 점력을 갖고 무기의 표면에 들러붙었다.
“흥! 이 따위 정신 방벽!”
그녀의 전신을 매개체로 해서 뿜어져 나오는 강렬한 마력의 폭풍에 점액질의 정신의 포박술이 밀려나간다.
“이게… 무슨…”
하지만 겨우 녀석의 속박에서 풀려났는가 했더니 이곳은 처음 보는 공간.
“그러니까 말했잖은가? 나의 승리라고.”
“웃기지 마라!”
‘스으으으…’
뒤로 잡아당긴 그녀의 코어웨폰 ‘죽음의 시녀’의 날에 불길한 보랏빛의 에너지가 집결된다.
그것은 명중하는 모든 물질을 부패시키는 파멸의 힘.
“죽음의 키스!”
‘스칵!’
죽음의 시녀가 알 수 없는 공간의 벽에 흠집을 냈다.
“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큭큭큭큭… 모르겠나? 인간의 전사여.”
“으으으… 으으으으으으…”
식은땀을 비오듯 흘리며 고통스러워하는 엘리스.
“이건 너의 정신이야. 그나저나 꽤나 피폐해진 공간이군. 이곳은…”
‘파캉!’
공간의 절단이 사라지고 지상 최강의 마녀 슈슈 페이버린과 그녀가 일시적으로 이 세계와 격리했던 두 존재가 현실계로 돌아왔다.
전장은 이미 쑥대밭.
새롭게 공간의 장벽을 열어줄 그의 수하는 아무도 없다.
“내… 패배인가?”
공간 결계속에 함께 데리고 들어갔던 트롤의 영웅들은 전부 전사했다.
그리고… 4대 1의 싸움을 벌이고도 그는 인간의 영웅에게 패배하고 말았다.
결계가 사라지고 나머지 수하 전부를 불러들여 저 인간의 영웅과 싸우려 했으나 이미 현실의 공간에 남아있던 자신의 부하는 전멸.
숫자가 많으면 무얼한단 말인가?
애초에 인간과 트롤의 전력 차이는 너무 극심하게 컸다.
“물러가겠는가? 파멸을 맞이하겠는가?”
“나는…”
애초에 티르오닉과 센터우르스는 친우였다.
비록 종족은 다르지만 그 둘은 서로가 서로를 같은 용사로써 존경하는 사이.
그렇기 때문에 센터우르스의 위험을 감지한 티르오닉은 이 무모한 북진을 결정했던 것.
하지만 결과는 냉정했다.
[다시 한번 싸우도록 해.]
[우리가 도와주겠다.]
그의 귓가에 악마의 속삭임이 들려왔다.
“어떻게 하겠는가?”
“큭…”
[녀석이 아무리 강하다 해도 2대 1로 이길순 없다!]
[우리를 믿어라!]
[그대의 친우를 위해!]
[그가 위험하다!]
아득히 먼 곳.
정확히 말해 인간의 영지 북쪽에 존재하는 이제는 거의 망해버린 오크의 땅에서 센터우르스의 힘이 미약하게나마 느껴진다.
[조건은?]
드래곤 따위가 이유도 없이 이런 도움을 줄 리가 없다.
[바알의 목.]
“좋다! 싸우겠다!”
‘번쩍!’
거대한 적색의 구체가 넓게 펼쳐졌다.
동시에 슈슈의 마법 지팡이가 백광을 뿌리며 몇 명인가의 코어나이트를 다급히 강제 소환했다.
“바보 같은 짓을 했군. 티르오닉.”
“이건… 이건…”
“이걸로 트롤 일족은 파멸이다.”
인간의 왕의 입가에 지독한 비웃음이 걸렸다.
그리고… 그들을 둘러싼 공간의 결계가 그들을 향해 비웃는다.
[가련한 희생양들이여. 나 심연의 절대자는 그대들의 거름 위에 아름답게 피어나리라. 큭큭큭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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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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