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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4 23:47 391회 0건
숨겨논 비기란......점혈이었다.

격공지를 이용한 지법.

중국 무협 영화 중에 초류향 신전이라고 있다.

거기 나오는 초류향이 쓰는 무술 중에 탄지신통이라고 소림사 무공이 있는데 그게 바로 지법이다.

하지만 격공지는 말그대로 손가락으로 공간을 때려서 손가락과 적의 몸 사이에 있는 공기로 적의 몸을

타격하는 기법이다.

물론 초고수들의 무공이지만...나는 그게 가능했다.

가까운 두 놈은 내 손으로 직접 점혈이 가능하겠지만 상대적으로 뒤에 있는 세 놈은 격공지를 써야 했다.

나는 내 목을 감고 있는 여자의 두 손을 조금 힘들여 떼어 냈다.

말없는 나의 그 행동은 깡파리 들에겐 내가 그들에 동조한다는 인상을 주었고 여자에겐 절망감을 안겨

주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녀의 손을 풀고 몸을 돌려 겁에 질려 떨고 있는 그녀를 보며 밝게 웃어주었다.

그리고 말했다.

"걱정 말아요. 베이비!"

내 말이 떨어지는 순간 빠르게 몸을 돌린 나는 왼손 검지, 중지, 인지로 격공, 천천히 다가오고 있던

뒤에 세 놈의 마혈을 점혈 했고, 오른 손으로 앞 쪽에 두 놈의 마혈을 점혈 했다.

그리고 보너스로 놈들의 아혈도 점해 버렸다.

마혈은 몸을 굳게 하지만 아혈은 말을 못하게 만든다.

이게 내가 가진 기술중 유일하게 살상하지 않고 제압하는 기술이었다.

물론 사혈을 점혈 한다면 살상력이 있는 거지만....사혈만 안 점하면 그건 살상력이 없는 거니까!

"휴우! 내가 걱정 하지 말랬죠? 우와! 이걸 어째요. 다 젖었잖아요. 이래선 밖으로 나가면 사람들이

이상하게 볼 텐데......아무튼 일단 이곳을 떠나는 게 우선인 거 같은데...혹시 타고 온 차라도 있으면

그곳으로 제가 데려 다 드릴게요."

"고, 고, 고마워요. 차는 두 블럭 떨어진 곳에 있는 주차장에 두고 왔어요."

아직도 안정되지 않는 모습의 그녀였지만 어쨌든 마냥 이곳에 있을 수는 없기에 난 그녀를 안아들었다.

"일단 이렇게 안고 갈게요."

그녀는 말없이 내 고개에 손을 둘렀다.

"아! 참 가기 전에 저 놈들에게 해줄 말이 있네요. 잠시면 되요."

난 그녀를 안고 말도 못하고 굳어 있는 다섯 놈들에게 갔다.

"어이! 너희들 내 얼굴 확실하게 기억해 둬라. 나도 네 놈들 확실하게 기억하고 있으니까? 다시 한번

내 눈에 뛰면 그때는 병신 만들어 버린다. 알겠어? 아, 너희들 몸은 지금부터 10시간 있다가 풀릴거다.

말도 하게 될테니 여기서 10시간만 그러고 있어라. 알겠지?"

점혈을 할 때 내력을 조절하면 점혈이 자동으로 풀리게 할 수 있었다.

솔직히 3시간 정도 뒤면 풀릴 정도의 내력으로 점혈 했는데 아마 놈들은 내 말을 그대로 믿고 진짜

10시간 동안 굳어있을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건 그놈들 사정이고 일단은 여자를 데리고 가는 게 우선인데......

그렇게 생각하며 그녀를 안은 채 거기를 막 벗어나려는 순간, 미심쩍은 뭔가가 있었다. 내 뇌리에

궁금한 건 바로 물어봐야 하는 법. 물어 봤다.

"저기요. 저 놈들 오늘 첨 본 건가요?"

"네. 그래요."

"혹시 그럼 이 동네도 처음 온 건 가요?"

"네. 여기도 처음 왔어요."

"왜 오게 되었죠?"

여자는 그 질문에 뭔가를 망설였지만 결국 말했다.

"실은......남편이 외도를 하는 거 같아서 몰래 쫓던 중이었어요....사실 탐정을 고용해서 외도 사실은

알았지만...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거든요."

뭔가 그림이 그려지는 듯 했다.

"그럼 남편도 두 블럭 밖의 그 주차장에 차를 댔던 가요?"

"네. 남편이 거기서 차를 내렸기에 나도 따라서 내리고 그 남편을 따라 걸었는데 갑자기 저 놈들에게

붙잡혀 도망치 다가 당신을 만나게 되었던 거에요."

뭐 아무리 미국이 선진국이래도 거친 놈들의 일에 끼여 들었다가는 자신들이 당할 수 있기에 그녀를

도와주는 사람이 일반인들에게 나오기란 힘들었을 것이고....근데....지금 내가 꺼림찍 하게 느끼는 건

처음 보는 놈들이 어떻게 그녀가 부잣집 마나님이라는 걸 아는가 하는 거였다.

솔직히 지금 그녀가 입고 있는 옷은 투피스 정장이긴 하지만 명품 은 아니거든.

거기에 악세사리와 구두 등 그냥 평범한 일반 주부의 옷차림이지 부자의 옷차림은 더더욱 아니었는데 아까

그 놈은 "너 같은 부잣집 마나님"이라고 했었고 그게 내 발을 붙잡은 것이다.

"저기요. 사실 대로 말씀해 주세요. 혹시 부자 세요?"

"제가 부자인 것과 오늘 일이 연관이 있는 건가요?"

"일단 부자신지 아닌지만 말씀해 주실래요?"

"10년 전에 피닉스 재단을 물려 받았으니 부자라면 부자 겠죠. 그런데 왜 그러시죠?"

피닉스 재단이라면......트럼트 못지 않은 미국 10대 부호 집안의 것이었다.

"그럼 당신이 엘리자베스 트래븐?"

"그래요. 제가 엘리자베스 트래븐이에요. 현 피닉스 재단 소유주."

엘리자베스 트래븐! 올 해 36세의 독실한 카톨릭 신자로 미국 10대 부호 가문의 계승자이기도 하지만 자선

사업가로서도 이름이 높아 카톨릭 신자들은 그녀를 일컬어 "교회 밖의 성모"라고 일컫기도 한다. 하지만

그녀는 공식석상에는 전연 얼굴을 드러내지 않아 단지 그녀의 이름 앞에 붙어 있는 호칭일 뿐이었다.

난 내가 의심하고 있는 부분을 그녀에게 말했다.

"그렇다는 게 이상한거에요. 제가 알기론 당신은 사교계에 얼굴을 내보이지 않아 당신의 얼굴이 알려진 것도

아닌데, 저도 당신 얼굴은 오늘 첨 본 거니까요, 더구나 오늘 처음 본 놈들이, 당신의 옷차림이 부자도 아닌

상황에서 어떻게 당신이 부잣집 마나님 이란 걸 알고 있는 걸까요? 게다가 당신은 이 동네가 처음 이잖아요.

그러니 저 놈들이 당신을 알 수도 없었을 텐데.....안그래요?"

내 말에 엘리자베스의 얼굴은 흙빛으로 변했다.

"....그렇군요.....저들이 어떻게 그걸 아는 거죠? 당신 말대로 내 얼굴을 아는 사람은 우리 가족이나 내

측근들 외에는 없는 데...."

"나도 그걸 알고 싶거든요.....그럼 방법은 저놈에게 물어 보는 수 밖에 없는 건가?"

그래서 다시 놈들의 대가리에게 가서 그 놈의 아혈을 풀어 준뒤 해답을 얻을 수 있었다.

그 놈의 입에서 그 답을 듣는 순간, 엘리자베스의 얼굴은 저승사자의 얼굴처럼 창백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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