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로 이동해온 청년은 모니트 남작이 가리킨 자리에 앉았다. 그사이 남작은 하녀에게 차를 가져오라고 시켰고 리안나는 남작의 옆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서로 마주보며 앉게 된 그들은 본격적으로 얘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당신의 실력은 정말로 보통이 아니었습니다. 기사들도 손쓸 도리가 없던 그자를 한방에 없애버리다니. 정체가 무엇입니까?”
진지한 눈빛으로 말하는 모니트 남작을 보며 청년은 피식 웃음을 흘렸다. 마치 ‘내가 뭔가 숨기고 있단 말이오?’ 라고 하는듯한 웃음이었다.
“전 여행자요. 어디에 소속되어 있는 사람도 아니거니와, 귀족도 아니요. 세계를 돌아다니며 즐기고 싶은 한명의 여행자라고 생각하면 될 것이요.”
“음...”
의심쩍은 표정으로 바라보던 남작은 잠시 동안 그 표정으로 청년을 바라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이 더 이상 물어보려고 해도 앞에 있는 청년은 더 이상 말해 줄 거 같지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럼 다른 질문을 드리지요. 당신을 이렇게 키워준 사부님이 누구십니까?”
“말해 줄 수 없소이다.”
“역시 그렇군요.”
이미 알고 있었다는 듯이 수긍하는 남작은 금방 다른 질문을 해왔다.
“당신은 이미 우리를 알고 있을거 같은데, 우리는 당신의 대해 모르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당신의 이름도 모르는 상황인데, 당신의 이름 석 자 정도는 알려줘도 괜찮지 않을까요.”
“란레트, 란레트가 제 이름이요.”
이렇게 대화를 하고 있는 사이 어느새 차를 가지고 하녀가 들어왔고, 한 모금 차를 마신 그들은 다시 얘기를 한 시간 정도 더 하고 나서야 끝이 났다. 모니트 남작은 리안나에게 방을 안내해주라고 말했고 청년을 서재 문까지 배웅해 주었다.
“당신은 무슨 비밀이 그렇게 많은 거지요?”
못 마땅한 눈빛으로 말하는 리안나의 말에 란레트는 웃음을 흘리며 딴청을 부렸다. 그러자 가던 걸음을 멈춘 리안나난 청년에게 몸을 돌려 쏘아보더니 한 숨을 쉬었다.
“이제 그만하죠. 이대로 가다간 더 이상 진전이 없을거 같아요.”
“내 승리로군?”
서재에서부터 리안나가 하는 말에는 한마디도 대답하지 않고 무시하던 란레트는 그제야 대답을 해주었다. 천진난만한 웃음을 흘리며 말하는 란레트의 행동은 어린 아이와 같았다.
“난 리안나 너 같은 여자가 너무 좋던데 넌 어떻게 생각해?”
웃음을 흘리며 말하던 란레트의 얼굴이 어느새 지지한 얼굴로 바뀌어 있었다. 그리고 착각인줄 모르겠지만, 란레트의 파란색 눈동자가 유난히 빛을 발하는 듯 보였다. 그리고 어느덧 리안나의 얼굴은 붉게 물들어있었고, 콧등에선 식은땀이 맺혀 있었다.
‘뭐, 뭐지? 왜 이렇게 가슴이 두근거리는 거지?’
순간 다리가 힘이 풀리는 느낌과 함께 리안나는 그 자리에 쓰리질 뻔했다.
“내가 만나본 여자중에 너같이 빠져 들만한 여자는 처음이다. 내 여자로 만들고 싶어.”
벽 쪽으로 밀어 붙힌 란레트는 리안나의 턱을 바치고 자신의 눈동자를 정면으로 응시하게 했다. 그리고 천천히, 아주 천천히 리안나의 분홍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가져가기 시작했다.
‘아, 안돼.’
점점 자신에게 다가오는 란레트의 얼굴을 바라보며 리안나는 속으로 그렇게 중얼거렸다. 자신이 언제 이런 일을 당해보았겠는가. 가슴은 심하게 두근거렸고 머리는 혼란스러웠다. 그리고 아차하는 순간에 란레트의 입술이 자신의 입술에 다였다. 그리고 자신의 허리를 감고오는 란레트의 손길에 따라 그대로 안긴 자세가 되어버렸다.
생각해보지도, 아니 생각할 수도 없는 일이 지금 일어난 것이다. 자신의 집에서, 그것도 복도에서 이런 일을 당할 줄은 몰랐던 것이다. 하지만 이상하게 싫지는 않았다.
‘달콤해.’
머리에 떠올랐던 단어는 ‘달콤함’ 이었다. 한번도 키스를 해보지 못한 리안나는 ‘원래 키스가 이렇게 달콤할 까’ 라고 생각을 할 정도로 란레트의 키스는 리안나를 빠져들게했다.
“......”
붉어진 얼굴로 아무런 말도 못하고 란레트의 품에 안겨있던 리안나는 순간 화들짝 놀라 품에서 벗어났다. 그리고 란레크가 묶을 방을 말로 설명하곤 그대로 달려 가버렸다. 하지만 얼마 가지 못하고 리안나는 놀란 표정으로 돌아봐야했다. 자신의 머릿속에 울린 말 때문이었다.
[당신이 오지 않으면 제가 그쪽으로 찾아가지요]
미소를 지으며 다시 한번 울리는 그 목소리. 리안나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란레트를 바라보았다.
“다, 당신은 마법도 사용하나요.”
얼떨결에 나온 리안나의 한마디에 란레트는 부정하지 않았다. 그러자 아무런 말도 못하고 란레트의 얼굴을 바라보기만 했다. 더 이상 물어볼 용기가 나지 않아서 였다. 리안나가 돌아간 직후, 방으로 들어와 둘러본 소감은 만족이었다. 화려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썰렁하지 않는 분위기는 란레트의 마음에 쏙 들게 하고도 남았다. 창문을 활짝열어 공기를 환기시킨 후 침대에 몸을 던져 누운 란레트는 웃음을 흘렸다.
“리안나라...”
매력 있는 여자였다. 란레트는 그렇게 생각하며 리안나에 대한 생각으로 빠져 들어갔다. 그렇게 한참동안 생각하던 순간 모니트 남작의 말이 머릿속에 스치듯 떠올랐다. 한 달 동안만 자신의 영지에 있어 달라는 부탁. 보수는 후하게 처줄테니 자신의 부탁을 들어달라는 모니트 남작의 말.
무엇 때문에 그러니는 지 모르지만 란레트는 지금 이 이 순간 그 승낙을 받아들이기로 마음먹었다.
저녁식사 시간이 돼서야 란레트는 방을 나섰다. 식당으로 가보니 모니트 남작과 리안나는 어느새 자리를 잡고 앉아있었다. 인사를 올리고 자리에 앉은 란레트는 리안나의 얼굴을 잠시 바라보았다. 그러자 리안나는 당황한 나머지 고개를 돌려버렸고 그 모습에 피식 웃음이 나와 버렸다.
“모니트 남작님의 제안을 받아드리기로 했습니다.”
“정말입니까?!”
기쁜 얼굴로 바라보는 모니트 남작의 말에 란레트는 고개를 끄덕여 주었고 그 순간 리안나와의 눈빛과 한차례 부딪쳤다.
“그럼 무엇 때문에 이런 부탁을 하는지 물어봐도 되겠군요?”
반 존댓말에서 존댓말로 바뀐 란레트의 말에 모니트 남작은 웃음을 흘리며 자신이 왜 이런 부탁을 했는지 얘기하기 시작했다.
“저희 영지위쪽으로 크리니스 백작의 영지가 둘러쌓고 있습니다. 그 백작은 욕심이 만키로 소문이 자자하죠. 그리고 그 사람은 전형적인 썩은 관리답게 자신보다 높은 귀족들에게는 같은 아부를 다 떨며 기었고, 저처럼 힘이 별로 없는 귀족에겐 거만하게 굴며 괴롭히는게 특기인 사람입니다. 그리고 이번에 크리니스 남작이 한가지 제안을 해왔습니다. 자신이 대리고 있는 기사와 내가 대리고 있는 기사와 붙이 이기는 사람이 한가지 부탁을 들어주기로 한 어처구니가 없는 시합을 말입니다.”
거기까지 말한 모니트 남작은 컵에 냉수를 한잔 따라서 빠르게 들이켰다. 그리고 말을 계속 이어나갔다.
“제가 지는 시합이지만 전 거절 할 수가 없었습니다. 승낙을 해버렸지요. 그리고 모니트 남작이 무얼 바라는지 전 알고 있지요, 저희 가문을 자신 밑으로 구속시키려는 것을 바라는 걸 말입니다. 그리고 조금전에 안 사실이지만 그 도적들의 우두머리가 크리니스 백작의 부하이며 이번에 출전하게 될 기사들중에 실력 있는 기사들을 모두 부상을 입히라는 명령을 받았다는 겁니다. 물론 도망갈 구실은 해놨다는 겁니다. 크리니스 백작은 아벨론 후작과 깊은 관계를 맺고 있어 쉽게 빠져 나올 수 있다는 것입니다.”
얘기를 전부 들은 란레트는 고개를 끄덕였다. 어느정도 이해를 한 것이다. 이런일을 많이 보아온 란레트는 모니트 남작이 어떤 심정인지 잘 알고 있었다. 힘없는 자가 힘있는 자에게 먹힌다. 이건 양육강식의 기본이었다.
“그럼 제가 그 기사의 상대를 해 드리면 된다는 거군요.”
“그렇습니다.”
“그것 말고 제가 할 일은?”
“없습니다.”
여기까지 들은 란레트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간단하네요. 보수는 받지 않도록 하죠.”
“정말입니까?!”
“전 두말하지 않습니다.”
모니트 남작의 자신의 앞에 있는 이 청년 란레트에게 깊이 빠져들고 있었다. 묘한 매력이 풍기는 란레트의 모습과 딱 잘라 말하는 말속엔 고집이 엿보였다. 그리고 사람을 볼 줄 안다고 자부하는 자신의 눈을 의심치 않았다.
어두운 얘기에서 다시 밝은 얘기로 돌아와 밥을 먹고 간단히 차를 즐긴 후 헤어졌다.
식사를 마친 후 방으로 들어온 란레트는 얼마 지나지 않아 자신의 방을 노크하는 소리에 침대에서 일어났다. 들어오라고 말하자 모습을 드러낸 사람은 리안나였다.
“저 때문 인가요?”
리안나는 방으로 들어오자마자 단도직입적으로 란레트에게 말했다.
“물론이지.”
“왜 그랬죠?”
차가운 시선으로 쏘아보는 리안나의 눈빛은 ‘혐오감’ 이었다.
“난 내가 마음에 든 여자가 아파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하지 않거든”
“결국 당신도 똑같은 사람이네요.”
그렇게 말 한 후, 리안나는 방을 나가려 했다. 그 순간, 란레트는 어느새 리안나의 허리를 안아 자신과 마주보게 만들었다.
“남자는 원래 다 똑같은 생물들이다. 여자를 보면 사족을 못 쓰지. 그건 어느 짐승들도 다 똑같은 거야. 넌 남자에 대한 환상이 너무 깊이 박혀있어. 매너 있는 남자? 자신에게만 잘 대해주는 그런 남자? 순진하고 착한남자? 그런 건 개나 줘버리라고 해. 그들이라고 다를 거 같나? 물론 그들도 생각하겠지 난 절대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하지만 속마음은 다 똑같은거야. 난 그런 가식적은 행동은 하지 않는다. 내 마음에 든 여자가 있다면 난 무슨 수를 쓰든지 당당히 밝히고 쟁취한다. 네가 날 혐호해도 상관없다. 그게 나니까.”
그렇게 말한 란레트는 리안나의 허리를 감고 있던 손을 풀어주었다. 그리고 침대에 그대로 팔짱을 끼고 누워버린 란레트는 천장을 바라보며 리안나에게 말했다.
“네가 날 싫어한다면 난 더 이상 너를 귀찮게 하지 않겠다. 네 아버지와의 약속은 지킬 생각이니 안심해.”
린아나는 문 앞에서 망설이는 듯이 잠시 서있다가 순간 몸을 돌려 란레트를 바라보았다.
“제가 가지고 있던 가치관을 버리겠어요.”
그 순간 침대에 누워있던 란레트는 튕기듯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리안나에게 다가가더니 그대로 허리를 감아 안고 키스를 해주었다.
“난 내 여자가 된 여인은 놓아주지 않아. 명심해야 할 거다.”
순간 소름이 끼친 리안나는 얼굴이 살짝 붉어졌다.
“당신의 실력은 정말로 보통이 아니었습니다. 기사들도 손쓸 도리가 없던 그자를 한방에 없애버리다니. 정체가 무엇입니까?”
진지한 눈빛으로 말하는 모니트 남작을 보며 청년은 피식 웃음을 흘렸다. 마치 ‘내가 뭔가 숨기고 있단 말이오?’ 라고 하는듯한 웃음이었다.
“전 여행자요. 어디에 소속되어 있는 사람도 아니거니와, 귀족도 아니요. 세계를 돌아다니며 즐기고 싶은 한명의 여행자라고 생각하면 될 것이요.”
“음...”
의심쩍은 표정으로 바라보던 남작은 잠시 동안 그 표정으로 청년을 바라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이 더 이상 물어보려고 해도 앞에 있는 청년은 더 이상 말해 줄 거 같지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럼 다른 질문을 드리지요. 당신을 이렇게 키워준 사부님이 누구십니까?”
“말해 줄 수 없소이다.”
“역시 그렇군요.”
이미 알고 있었다는 듯이 수긍하는 남작은 금방 다른 질문을 해왔다.
“당신은 이미 우리를 알고 있을거 같은데, 우리는 당신의 대해 모르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당신의 이름도 모르는 상황인데, 당신의 이름 석 자 정도는 알려줘도 괜찮지 않을까요.”
“란레트, 란레트가 제 이름이요.”
이렇게 대화를 하고 있는 사이 어느새 차를 가지고 하녀가 들어왔고, 한 모금 차를 마신 그들은 다시 얘기를 한 시간 정도 더 하고 나서야 끝이 났다. 모니트 남작은 리안나에게 방을 안내해주라고 말했고 청년을 서재 문까지 배웅해 주었다.
“당신은 무슨 비밀이 그렇게 많은 거지요?”
못 마땅한 눈빛으로 말하는 리안나의 말에 란레트는 웃음을 흘리며 딴청을 부렸다. 그러자 가던 걸음을 멈춘 리안나난 청년에게 몸을 돌려 쏘아보더니 한 숨을 쉬었다.
“이제 그만하죠. 이대로 가다간 더 이상 진전이 없을거 같아요.”
“내 승리로군?”
서재에서부터 리안나가 하는 말에는 한마디도 대답하지 않고 무시하던 란레트는 그제야 대답을 해주었다. 천진난만한 웃음을 흘리며 말하는 란레트의 행동은 어린 아이와 같았다.
“난 리안나 너 같은 여자가 너무 좋던데 넌 어떻게 생각해?”
웃음을 흘리며 말하던 란레트의 얼굴이 어느새 지지한 얼굴로 바뀌어 있었다. 그리고 착각인줄 모르겠지만, 란레트의 파란색 눈동자가 유난히 빛을 발하는 듯 보였다. 그리고 어느덧 리안나의 얼굴은 붉게 물들어있었고, 콧등에선 식은땀이 맺혀 있었다.
‘뭐, 뭐지? 왜 이렇게 가슴이 두근거리는 거지?’
순간 다리가 힘이 풀리는 느낌과 함께 리안나는 그 자리에 쓰리질 뻔했다.
“내가 만나본 여자중에 너같이 빠져 들만한 여자는 처음이다. 내 여자로 만들고 싶어.”
벽 쪽으로 밀어 붙힌 란레트는 리안나의 턱을 바치고 자신의 눈동자를 정면으로 응시하게 했다. 그리고 천천히, 아주 천천히 리안나의 분홍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가져가기 시작했다.
‘아, 안돼.’
점점 자신에게 다가오는 란레트의 얼굴을 바라보며 리안나는 속으로 그렇게 중얼거렸다. 자신이 언제 이런 일을 당해보았겠는가. 가슴은 심하게 두근거렸고 머리는 혼란스러웠다. 그리고 아차하는 순간에 란레트의 입술이 자신의 입술에 다였다. 그리고 자신의 허리를 감고오는 란레트의 손길에 따라 그대로 안긴 자세가 되어버렸다.
생각해보지도, 아니 생각할 수도 없는 일이 지금 일어난 것이다. 자신의 집에서, 그것도 복도에서 이런 일을 당할 줄은 몰랐던 것이다. 하지만 이상하게 싫지는 않았다.
‘달콤해.’
머리에 떠올랐던 단어는 ‘달콤함’ 이었다. 한번도 키스를 해보지 못한 리안나는 ‘원래 키스가 이렇게 달콤할 까’ 라고 생각을 할 정도로 란레트의 키스는 리안나를 빠져들게했다.
“......”
붉어진 얼굴로 아무런 말도 못하고 란레트의 품에 안겨있던 리안나는 순간 화들짝 놀라 품에서 벗어났다. 그리고 란레크가 묶을 방을 말로 설명하곤 그대로 달려 가버렸다. 하지만 얼마 가지 못하고 리안나는 놀란 표정으로 돌아봐야했다. 자신의 머릿속에 울린 말 때문이었다.
[당신이 오지 않으면 제가 그쪽으로 찾아가지요]
미소를 지으며 다시 한번 울리는 그 목소리. 리안나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란레트를 바라보았다.
“다, 당신은 마법도 사용하나요.”
얼떨결에 나온 리안나의 한마디에 란레트는 부정하지 않았다. 그러자 아무런 말도 못하고 란레트의 얼굴을 바라보기만 했다. 더 이상 물어볼 용기가 나지 않아서 였다. 리안나가 돌아간 직후, 방으로 들어와 둘러본 소감은 만족이었다. 화려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썰렁하지 않는 분위기는 란레트의 마음에 쏙 들게 하고도 남았다. 창문을 활짝열어 공기를 환기시킨 후 침대에 몸을 던져 누운 란레트는 웃음을 흘렸다.
“리안나라...”
매력 있는 여자였다. 란레트는 그렇게 생각하며 리안나에 대한 생각으로 빠져 들어갔다. 그렇게 한참동안 생각하던 순간 모니트 남작의 말이 머릿속에 스치듯 떠올랐다. 한 달 동안만 자신의 영지에 있어 달라는 부탁. 보수는 후하게 처줄테니 자신의 부탁을 들어달라는 모니트 남작의 말.
무엇 때문에 그러니는 지 모르지만 란레트는 지금 이 이 순간 그 승낙을 받아들이기로 마음먹었다.
저녁식사 시간이 돼서야 란레트는 방을 나섰다. 식당으로 가보니 모니트 남작과 리안나는 어느새 자리를 잡고 앉아있었다. 인사를 올리고 자리에 앉은 란레트는 리안나의 얼굴을 잠시 바라보았다. 그러자 리안나는 당황한 나머지 고개를 돌려버렸고 그 모습에 피식 웃음이 나와 버렸다.
“모니트 남작님의 제안을 받아드리기로 했습니다.”
“정말입니까?!”
기쁜 얼굴로 바라보는 모니트 남작의 말에 란레트는 고개를 끄덕여 주었고 그 순간 리안나와의 눈빛과 한차례 부딪쳤다.
“그럼 무엇 때문에 이런 부탁을 하는지 물어봐도 되겠군요?”
반 존댓말에서 존댓말로 바뀐 란레트의 말에 모니트 남작은 웃음을 흘리며 자신이 왜 이런 부탁을 했는지 얘기하기 시작했다.
“저희 영지위쪽으로 크리니스 백작의 영지가 둘러쌓고 있습니다. 그 백작은 욕심이 만키로 소문이 자자하죠. 그리고 그 사람은 전형적인 썩은 관리답게 자신보다 높은 귀족들에게는 같은 아부를 다 떨며 기었고, 저처럼 힘이 별로 없는 귀족에겐 거만하게 굴며 괴롭히는게 특기인 사람입니다. 그리고 이번에 크리니스 남작이 한가지 제안을 해왔습니다. 자신이 대리고 있는 기사와 내가 대리고 있는 기사와 붙이 이기는 사람이 한가지 부탁을 들어주기로 한 어처구니가 없는 시합을 말입니다.”
거기까지 말한 모니트 남작은 컵에 냉수를 한잔 따라서 빠르게 들이켰다. 그리고 말을 계속 이어나갔다.
“제가 지는 시합이지만 전 거절 할 수가 없었습니다. 승낙을 해버렸지요. 그리고 모니트 남작이 무얼 바라는지 전 알고 있지요, 저희 가문을 자신 밑으로 구속시키려는 것을 바라는 걸 말입니다. 그리고 조금전에 안 사실이지만 그 도적들의 우두머리가 크리니스 백작의 부하이며 이번에 출전하게 될 기사들중에 실력 있는 기사들을 모두 부상을 입히라는 명령을 받았다는 겁니다. 물론 도망갈 구실은 해놨다는 겁니다. 크리니스 백작은 아벨론 후작과 깊은 관계를 맺고 있어 쉽게 빠져 나올 수 있다는 것입니다.”
얘기를 전부 들은 란레트는 고개를 끄덕였다. 어느정도 이해를 한 것이다. 이런일을 많이 보아온 란레트는 모니트 남작이 어떤 심정인지 잘 알고 있었다. 힘없는 자가 힘있는 자에게 먹힌다. 이건 양육강식의 기본이었다.
“그럼 제가 그 기사의 상대를 해 드리면 된다는 거군요.”
“그렇습니다.”
“그것 말고 제가 할 일은?”
“없습니다.”
여기까지 들은 란레트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간단하네요. 보수는 받지 않도록 하죠.”
“정말입니까?!”
“전 두말하지 않습니다.”
모니트 남작의 자신의 앞에 있는 이 청년 란레트에게 깊이 빠져들고 있었다. 묘한 매력이 풍기는 란레트의 모습과 딱 잘라 말하는 말속엔 고집이 엿보였다. 그리고 사람을 볼 줄 안다고 자부하는 자신의 눈을 의심치 않았다.
어두운 얘기에서 다시 밝은 얘기로 돌아와 밥을 먹고 간단히 차를 즐긴 후 헤어졌다.
식사를 마친 후 방으로 들어온 란레트는 얼마 지나지 않아 자신의 방을 노크하는 소리에 침대에서 일어났다. 들어오라고 말하자 모습을 드러낸 사람은 리안나였다.
“저 때문 인가요?”
리안나는 방으로 들어오자마자 단도직입적으로 란레트에게 말했다.
“물론이지.”
“왜 그랬죠?”
차가운 시선으로 쏘아보는 리안나의 눈빛은 ‘혐오감’ 이었다.
“난 내가 마음에 든 여자가 아파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하지 않거든”
“결국 당신도 똑같은 사람이네요.”
그렇게 말 한 후, 리안나는 방을 나가려 했다. 그 순간, 란레트는 어느새 리안나의 허리를 안아 자신과 마주보게 만들었다.
“남자는 원래 다 똑같은 생물들이다. 여자를 보면 사족을 못 쓰지. 그건 어느 짐승들도 다 똑같은 거야. 넌 남자에 대한 환상이 너무 깊이 박혀있어. 매너 있는 남자? 자신에게만 잘 대해주는 그런 남자? 순진하고 착한남자? 그런 건 개나 줘버리라고 해. 그들이라고 다를 거 같나? 물론 그들도 생각하겠지 난 절대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하지만 속마음은 다 똑같은거야. 난 그런 가식적은 행동은 하지 않는다. 내 마음에 든 여자가 있다면 난 무슨 수를 쓰든지 당당히 밝히고 쟁취한다. 네가 날 혐호해도 상관없다. 그게 나니까.”
그렇게 말한 란레트는 리안나의 허리를 감고 있던 손을 풀어주었다. 그리고 침대에 그대로 팔짱을 끼고 누워버린 란레트는 천장을 바라보며 리안나에게 말했다.
“네가 날 싫어한다면 난 더 이상 너를 귀찮게 하지 않겠다. 네 아버지와의 약속은 지킬 생각이니 안심해.”
린아나는 문 앞에서 망설이는 듯이 잠시 서있다가 순간 몸을 돌려 란레트를 바라보았다.
“제가 가지고 있던 가치관을 버리겠어요.”
그 순간 침대에 누워있던 란레트는 튕기듯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리안나에게 다가가더니 그대로 허리를 감아 안고 키스를 해주었다.
“난 내 여자가 된 여인은 놓아주지 않아. 명심해야 할 거다.”
순간 소름이 끼친 리안나는 얼굴이 살짝 붉어졌다.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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