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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4 23:42 420회 0건
그때 저쪽에서 책을 보고 있던 이명원 패거리로 보이는 남자 2명이 다가온다. 1:3. 불리한 대결이었다. 보통 사람이 1:1로 싸우는 것도 힘든데 하물면 1:3이라니. 비록 내 곁에 소희와 유리가 있어도 마찬가지였다.

“근원아 나가자.”

옆에 있던 유리가 소근 거렸다. 소희는 내 옷을 꽉잡고 놔주지 않았다. 혹시나 싸움이 나는 것을 막기 위해서 그런것 같았다. 나는 의자에 편하게 기대었다.

“협박이라. 참 오랜만에 당해보는 것 같군.”

나는 그들을 바라보면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 협박. 정말 오랜만에 당해보는 상황이었다. 그러기에 오히려 더욱더 재미는 것일지도 모른다.

“너희들 거기서 뭐하냐?”

그때 뒤에서 중년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명원은 재빨리 고개를 돌렸다.

“아. 처음 보는 남자데 제법 괜찮은 사람 같아서요. 친해질려고 이야기 중이였어요.”

“흐음. 그래? 하지만 조심하거라. 문제 일으킬시 네 발목을 부려트릴테니까.”

“하하. 네. 그럼 근원아. 다음에 만나자. 다음에.”

유독히 다음이라고 말하면 사라지는 이명원. 나는 그 모습을 바라보면 비릿하게 미소 지었다.

“그래. 다음에 꼭 만나자. 명원아.”

마침 친한 친구라도 되는듯 우리는 그렇게 헤어졌다. 그리고 이명원 아버지를 볼 수 있었다. 뚱뚱하지만 제법 신사티가 나는 옷차림을 한 중년인.

“처음 뵙겠습니다. 제가 이곳 골드 카의 주인이 이호한입니다. 혹시 김근원님 맞으신가요?”

“네. 제가 김근원 맞습니다.”

“아. 그렇군요. 그럼 이쪽으로.”

나는 그를 따라서 갔다. 그리고 나를 따라서 유리와 소희가 따라왔다.

“이쪽입니다.”

우리는 골드 카 내부 깊숙이 들어갔다. 그리고 버튼을 누르자 문이 닫히면 방은 엘리베이터가 되었다. 이내 딩동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면 넓은 공간이 보였다. 방 한가운데에는 하얀색 천으로 가린 차가 있었다.

“험험. 저도 부탁받은 거지만 이런 차가 올줄은 저도 몰랐습니다. 정말 뭐라고 해야될지.”

“거기까지만 말하죠. 그것보다도 키를 주실 수 있나요.”

“네. 키는 여기 있습니다.”

나는 키를 건네받고 천을 치워버렸다. 그와 함께 모습을 드려내는 다크 슈나이더 X. 어둠의 사생아가 자신의 모습을 보였다.

검은색 광체가 나는 스포츠카 특유의 날렵함과 아름다움이 묻어나는 말 그대로 최고의 자동차! 몇억짜리 스포츠카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완벽한 굴곡을 가진 자동차는 천장이 없었다.

물론 없는게 아니라 감춘거였다. 버튼을 누르면 천장도 생겨서 비나 눈과 바람도 막을 수 있었다. 평상시에는 스포츠카도 될 수 있고 다른 경우에는 스포츠카가 아닌 것도 나올 수 있었다. 천장이 있는 것과 없는 것에 따라서 스포츠카의 경우 5000만원정도 차이가났다.

무엇보다 이 자동차에는 비밀이 있었다. 누구도 알지 못하는 비밀이 말이다.

“좋군요.”

“네. 바로 위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네. 소희와 유리. 타.”

소희가 앞에 타고 유리가 뒤에 타자 방방 뛰었다.

“오오. 비싼 스포츠카네. 근데 왜 다크 슈나이더X야? 그럼 시리즈는 커녕 그럼 이름의 차는 들어본적도 없는데.”

“흐흐. 그것은 알면 안돼지. 비밀은 남자와 차를 더욱더 값나가게 만들거든.”

“치.”

웅웅웅웅

기계가 돌아가는 소리를 내면 서서히 바닥이 올라가기 시작했다. 그와 함께 열리는 천장. 자아. 다크 슈나이더 X. 너의 모습을 보여주자고.

"방탄차가 저리도 젊은 이가 타다니. 흐음.“

아래에서 이호한이 올라가는 다크 슈나이더를 바라보면 말했다. 근데 방탄차라고? 그것은 미국에 고위 간부나 대통령 같은 핵심 권력자만이 탈수 있는 차였다. 총이랑 폭탄까지 막아내는 강력한 초금속으로 만들어낸 합금으로 차를 만들어서 어떤 외부의 충격도 거뜬히 버티어내는 차였다. 방탄차는 그 가치만으로도 보통 차의 10내나 높은 가격을 받는다. 한 대당 약 5억이상에서 10억까지나가는 방탄차. 하지만 이호한은 김근원이 타고 다니는 다크 슈나이더가 단순한 방탄차로만 생각하고 있으리라.


나는 키를 꼽아놓는 곳에다가 내 손가락을 넣었다. 그러자 따끔거리면 피가 나왔다. 이내 내 피는 키 안으로 들어갔고 자동차 표면에 이상한 홀로그램이 떠올랐다. 그것은 컴퓨터의 언어였다.

[혈액 확인. 인식확인. 홍채 확인. 지문확인. 유전자 확인. 김근원 본인 확인. 다크 슈나이더 X 가동하겠습니다.]

“어머. 이쁘다.”

하지만 그녀들이 그것을 알기에 무리였다. 한글도 아니 영어도 아닌 컴퓨터 문자였다. 엑셀을 밟자 바퀴가 요란하게 요동치면 소리를 냈다. 흐음. 1초에 360km까지 내는 차답게 커다란 소리를 냈다.

“우우. 소리 멋있다.”

유리가 바퀴와 시멘트와 부딪치면 나는 소리를 들으면 말했다. 이내 철문이 열리면 조용히 움직이는 다크 슈나이더. 일제의 흔들림이 없었다. 역시 완벽한 계산하에 만들어낸 다크 슈나이더는 빠르고 강렬했다.

“그럼 버스 안에서 일도 그렇고 최고로 근사한데서 점심을 대접해 드릴게.”

“좋아.”

나는 그녀들을 데리고 다크 슈나이더로 빠르게 움직였다. 오늘 점심은 이 근처에서 제일 근사한 곳에서 먹어야 하지 않겠는가!




사람들에게 물어본다. 당신은 한끼의 백만원이나 하는 음식이 있으면 먹겠는가? 뭐 100만원짜리 음식이 어디 있냐고? 이런 이런. 세계란 넓고도 넓지. 그리고 한국도 의외로 발이 크다보니 한끼의 백만원이나 하는 음식이 있었다. 옛날에는 구중구첩이라는 대감과 임금만 먹는 식사가 있었는데 그 가격은 현대의 100만원이라는 말이 있다.

그리고 프랑스 최고급 식당에서는 몇백만원이 아니라 몇천만원짜리 식사도 있었다.

“여기서 먹자.”

“으. 으리으리한데.”

가게를 보고 말하는 유리. 뭐 으리으리하기는 으리으리했다. 천평이나 되는 넓은 땅 덩어리에 있는 것은 1층 높이의 단란한 레스토랑 하나 밖에 없었다. 응. 근데 천평짜리 레스토랑이 단란했던가?

들어가는 출입구에는 수 많은 사람들이 보디가드를 하고 있었고 들어가는 입구 근처에는 여러 가지 꽃과 조각품들이 예술품처럼 도배되어 있었다.

“으으. 미술관에 온것 같아.”

소희가 질렸는지 주변을 보면 말했다. 명동의 땅 가격은 우리 나라에서 5손가락 안에드는 비싼 땅이었다. 그럼 땅 위에서 이정도의 가게를 차리다니. 하지만 들어오는 손님이나 나가는 손님들 할 것 없이 자동차는 최고급 외제차량들 뿐이었다. 그리고 그들 몸에 걸린 보석들.

“이곳은 우리 나라 사람들 중에서 단 00.1%에게만 공개되는 비밀의 식당이야. 상류층에서도 상류로 분류되는 사람만 올 수 있는 곳이지.”

“신분증을 제시해 주시시오.”

문 앞에서 경호원 복장을 한 남자가 말했다. 나는 패스 카드를 꺼내서 보여줬다. 그것은 이 식당을 이용할 수 있는 카드였다. 카드가 없는 이상 들어갈 수도 없는 곳.

“확인했습니다. 평안한 시간 되십시오.”

보디가드를 지나 안으로 들어가자 그곳에는 이국의 레스토랑이 바로 눈앞에 펄쳐지고 있었다. 아름다운 아가씨랑 멋진 청년이 웨이터로 있었다. 근데 여기서 문제라면 그들은 개인 웨이터라는 말이었다. 즉 한 테이블 당 한명의 웨이터가 있었다.

“어서오세요. 손님.”

우리를 맞이하는 웨이터는 여자였다. 남자인 내가 카드를 갖고 있기 때문에 여자로 온것 같았다. 만약 여자가 카드를 갖고 있었다면 남자가 왔을 거다. 웨이터의 복장도 다른 곳과 달랐다. 언제 어디서라도 이야기를 들을 수 있도록 이어폰이 귀가에 있었고 마이크도 입에 붙어 있었다. 힙합 가수들이 자주 사용하는 마이크였다.

“오늘 추천메뉴가 있나?”

“네. 오늘의 추천 메뉴는···.”

“시크리스라면 그걸로 주문해줘.”

눈동자를 빛내는 그녀. 하지만 별로 어려운게 아니었다.

“네. 바로 갖고 오겠습니다.”

여자 웨이터가 나가자 다른 웨이터들이 손을 求?물과 수건, 그리고 나이프와 포크. 숟가락, 젓가락을 갖다줬다. 우리 나라라서 젓가락까지 갖다주는 정성.

“으음. 분위기에 질릴것 같아.”

“나도.”

나는 그녀들을 바라보면 조용히 말했다.

“소희, 유리. 분위기에 지지마. 어차피 이곳은 식사를 하는 곳이야. 주눅들 필요도 없고 질릴 필요도 없어. 그저 즐겁게 식사를 하면 돼. 그러기 위해서 너희들을 데리고 온 것이니까.”

내 미소에 그녀들도 미소로 답했다.

“그러고보니 그러네. 자자 먹자고.”

“응. 식사가 오면 즐겁게 먹어야지. 근원이가 사준 건데.”

이내 요리가 도착하기 시작했다. 상어알과 상어 지느러미. 최고급 스테이크와 익숙한 요리들이 나열되기 시작했다.

“으으. 무슨 요리가 이렇게 화사하지?”

그녀의 말대로 화사했다. 여러 가지 과일과 야채로 멋을 낸 음식들은 하나의 작품이었다. 더욱이 요리의 향기도 그 어떤 음식보다도 향기로웠다. 눈으로 즐기고 코로 즐기고 청각으로 즐긴다. 자글자글 익는 고기의 소리와 얼음이 밀려내려가는 소리. 뭐 하나 빠지지 않는 인간의 5감을 느끼게 해주는 전체요리.

시크리스는 이곳에 전체요리였다. 한번 시킬때 천만원짜리 식사라는 것만 빼고는 정말 최고의 식사였다.

나는 그녀들이 편히 먹을 수 있게 스테이크를 잘라줬다. 그리고 요리들을 하나 하나 설명해줬다.

“요건 상어 알인데 이곳에서 나는 특별 소스로 맛을 낸거지. 입안에 넣으면 그 무한한 생명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음식이야.”

“오오. 톡톡 튀는게 정말 맛있다.”

“정말이네.”

그녀들과 나는 그렇게 단란한 식사를 했다. 전체 요리다보니 양은 적었지만 종류는 많았기에 배가 찼다.

“으 맛있다.”

“그럼 나가자. 몸도 풀겸 홍대 클럽가자.”

“좋아. 거기가서 신나게 춤을 춰 주겠어.”

“나도 같이 할래.”

나는 카드를 꺼냈다. 그것은 바로 플래티넘 카드. 사용한도액 무한대인 플래티넘 카드로 결제를 했다. 밖으로 나와 차에 올라타면 유리가 물어봤다.

“근원아. 우리 먹은게 얼마나 돼?”

옆에 있던 소희도 궁금한지 나를 뚫어지게 쳐다본다.

“흐음. 전체요리니까 한 천만원?”

“뭐!?”

“원래 이곳 요리는 비싸. 제일 싼요리가 한 50만원이었나? 땅값이 비싸고 분위기도 있고 아주 좋은 곳이지.”

“흐음. 한끼 식사의 천만원이라니. 대학교 식당에서 5000번을 먹을 수 있는 금액을 단 한끼로.”

“천원 김밥이 만개. 으음.”

그녀들은 단 한끼에 천만원이나 되는 돈이 나간다는 사실에 놀랬는지 중얼 대고 있었다. 나는 그 모습을 보면 말했다.

“아까 전 천만원은 품위 유지비야.”

“품위 유지비?”

“그래. 부자란 돈이 많아야 해. 돈이 적거나 없어보이면 그날로 다른 사람들에게 먹이감이 되고 말지. 더욱이 이곳에 있는 사람들은 서로를 아는 경우가 많아. 그러다보니까 이런 식당에서 서로 만나면서 자신의 돈이 얼마나 있는지 보여주는 거지. 말 그대로 천만원짜리 품위 유지비지.”

“흐음. 부자들도 힘들겠구나.”

“그래. 먹히지 않기 위해서는 자신의 힘을 보여줘야 돼. 이곳도 그런 곳중 하나일 뿐이야.”

“근데 우리가 가서 먹어도 되는 거야?”

“뭐 마스터가 안 먹었으니까 나라도 먹어서 품위를 유지해야지.”

“그럼 자주 먹을 수 있다는 거네?”

“내가 아무리 부자라고해도 자주는 힘들어. 1년에 한 4번정도 가능하지?”

“으음. 확실히 맛있기는 맛있었는데 말이야.”

“그냥 야식집에서 시켜먹는게 더 좋은 것 같아.”

“나도.”

“야식은 다음 기회에 먹고 클럽에서 춤이나 추자고.”

“오케이! 오늘 근원이를 뇌살시켜주겠어.”

“나도.”

“이런 황송 할때가. 바로 모셔다 드리겠습니다.”

부아아아

“와아아아아.”

거친 소리를 내면 돌진하는 다크 슈나이더. 역시 최고의 걸작이었다.



나와 그녀들은 유명한 홍대 클럽 로즈 나비로 들어갔다. 외국인이 들어오지 못하게 정문에는 보디가드 둘이 있었고 안에 들어가자 술이나 음료수를 먹을 수 있는 바텐더 자리를 제외하고는 모든 사람들이 율동에 맞쳐서 춤을 추고 있었다. 그 중에서는 섹시하게 차려입은 여자들과 멋들어진 옷으로 무장한 남자들이 가득 있었다.

“흐음. 미녀 미남들이 많네.”

“홍대 값을 할려면 얼굴 못생긴 사람은 밖에서 못들어오게 하니까.”

추녀는 못들어오게 한다. 왜냐면 물이 흐려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 그러기에 이곳 로즈나비는 얼짱 몸짱들만이 들어올 수 있었다. 거기다가 패션도 후지거나 하면 정문에서 되돌려 보낸다. 그런 점에서 보면 나와 그녀들은 합격선이었다.

“오 음악 좋은데.”

스피커에서는 최신 음악들이 물밑친듯 들려왔다. 귀가 아련올정도로 큰 음악소리. 그 음악소리를 들으면 부비부비를 하는 사람들이 보인다.

“우리도 저기가서 춤추자!”

“그래!”

시끄러운 음악 소리 때문일까? 우리들은 있는 힘껏 외쳐야지만이 음사소통이 가능했다. 안으로 들어가자 춤추는라 정신이 없는 사람들이 보인다. 그들 사이로 들어온 우리들도 춤에 맞쳐 격렬하게 춤을 추면 움직였다.

사람들은 음악에 흥분해대기 시작했다. 보통 때라면 못하는 은밀한 움직임이 그증거였다. 여자의 가슴을 만지는 사내부터 남자의 자지를 만지는 여자까지. 엉덩이에 자지를 갖다대고 부비부리를 하는 커플까지. 지금 이곳은 육체와 음악의 음란한 향연이 펼쳐지는 곳이었다.

그때 이쪽을 주시하고 있던 남자가 다가온다. 그리고 살며시 소희와 유리에게 부비부비를 시도할려는 적. 그래 적이다. 내 여자를 가지려는 자들은 내 적이다! 말살하고 없애버려야 하는 나의 적.

나는 소희와 유리를 양팔로 안으면 부비부비 하려는 녀석들의 자지를 양손으로 움켜쥐었다.

“끄으.”

자지는 약점이었다. 그것도 남자라면 일격으로 당하고 마는 약점. 그것을 잡은 이상 승기는 나에게 있었다. 내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녀석들. 나는 웃으면 그들의 자지를 풀어줬고 그들은 빠르게 사라졌다. 그렇게 나와 소희와 유리는 부비부비를 즐기면 춤을 추기 시작했다. 뱀의 교활함이 유리와 소희만 할까? 흐느적 거리는 움직임은 뱀도 혀바닥을 낼름 거릴정도로 집요했지만 끈적했다. 그때 은밀히 다가오는 자들이 느껴졌다.

일정한 음률과 열광적인 성욕을 추구하는 젊음이들 사이에서 느껴지는 살기. 나는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는 한 남자가 있었다. 이명원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던 남자. 골드 카 사장의 아들. 지금 그가 내 앞에 있었다. 나는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서 빠르게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움직여라.>

“자자. 오늘 장사 끝냈어. 나가라고. 나가.”

이명원이 데리고 온 애들이 주위에 있던 사람들을 내?았다. 순간 음악도 끊어지고 이상한 사람들이 들어오자 춤을 추고 있던 사람들이 밑물처럼 사라져갔다.

“근··· 근원아.”

내 팔을 붙잡고 나를 부르는 유리. 소희도 내 팔을 붙잡았다. 가슴이 팔에서 전해져왔지만 지금은 그게 중요한게 아니었다. 오랜만의 희열이 느껴진다. 적이 나타났다. 적이. 말살해야 되는 적인가? 죽여도 되는 적인가? 존재 자체를 부정해도 되는 적인가? 내 머리는 엄청난 소음을 내면 적을 어떻게 할지 계산하기 시작했다.

“적을 말살.”

“뭐?”

나를 보는 소희와 유리. 그와 함께 나는 수도로 그녀들의 뒷목을 가볍게 쳤다. 바로 기절해 버리는 소희와 유리. 나는 그녀들을 안아서 한쪽 구석으로 앉게했다. 나는 테이블에 있는 담배 하나를 바라봤다. 그래. 지금쯤이면 담배가 필요하지. 마침 라이터도 있었다. 나는 담배를 한모금 빨았다. 하얀 연기가 내 가슴속으로 들어와 외부로 방출된다.

그리고 조용히 적들이 보인다. 적은 30명 정도 되는 남자들이었다. 흐음. 30명이라. 꽤 세력이 있는 자들이란 말인가?

“무슨 짓이지?”

“하하하. 무슨 짓? 오히려 그것은 내가 하고 싶은 말이군. 내가 관리하는 클럽에 일부러 온다니 말이야.”

“로즈 나비가 네가 운영하는 클럽인가?”

“그래. 3년전에 내가 삼십억을 들어서 만들어낸 클럽이지. 어때 좋은 곳인가?”

“좋은 곳이었지. 네가 오기전에 말이야. 시궁창 같은 곳이군.”

그래. 이곳은 좋은 곳이었다. 이명원이 오기전에는 말이다. 지금은 시궁창 냄새가 펄펄 나기 시작했다.

“크크크. 대단한 입버릇이군.”

“그런데 여자한테 채였다고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

“하하. 아까 그 여자 두명은 내가 먼저 시식하고 애들한테 줄거야. 한 일주일간 갖고 논 다음에 정신병원에 보내면 되겠지. 날 우습게 보는 여자들은 그런 꼴을 해도 싸지.”

“네 엄마도 네 말 안들으면 먼저 시식한 다음에 애들한테 줄거냐? 이런 근친상간 패륜아 같으니. 어머니를 먹은 다음에 필요없으니 정신병원에 집어넣다니. 집에가서 똘똘이를 손으로 애무해가면서 엄마젖이나 더 먹어라. 아가야.”

“개새끼가. 여기가 어디라고 나불대는 거야!”

으르렁 대는 이명원. 하지만 나는 오히려 기분이 좋았다. 이명원의 행동이 나를 더욱더 즐겁게 하는데 기분이 어찌 안좋은가!

“처음부터 마음에 들지 않았어. 왜인지 모르게 너라는 존재 자체가 내 눈에 가시처럼 보인다. 죽여주마. 온 몸을 패서 개처럼 만들어주마.”

“하하. 웃기는 군. 애들을 내세우고 개처럼 팬다. 겁쟁이 같은 놈. 혼자서 아무것도 못하는 띨띨한 놈.”

“크크. 내가 열받아서 나가기를 원하나. 나는 바보가 아니야. 공격해.”

“네.”

옆에 있던 남자가 턱짓을 하자 30명에 남자들이 움직인다.

“이런 말이 있지. 우물가 개구리는 우물가에 보이는 하늘이 전부라 그게 다라고 생각하지. 얼마나 세상이 많은지 모를다는게 가슴이 아플 정도야.”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지?”

“이거지?”


손가락을 튕기자 문이 박살이났다. 위에 있던 문이 부셔지고 술을 내놓기 위해서 열어놓은 비밀 문도 부셔지면 사람들이 들어온다. 하나 같이 양복을 입고 한 손에는 사시미를. 한 손에는 목도를 든 남자들이 들어온다.

“뭐··· 뭐야!”

갑작스럽게 쳐들어온 적. 이곳은 나이트가 아니다. 하지만 돈이 되는 곳이다. 조폭은 돈이 되는 곳이라면 어디에든 있다. 찜질방에도 피씨방에도. 하물면 클럽 같이 물좋고 돈 많은 곳은 당연히 있었다.

“광··· 광견파.”

이명원 옆에 있던 남자가 턱을 후들후들 움직이면 말했다.

“광견파라면 이곳 홍대를 맡고 있는 조폭이잖아. 거기서 우리를 치다니. 이것은 계약 위반이야.”

광견파는 이곳 홍대 모든 클럽을 지배하고 있었다. 각 주인이 무슨 짓을 하든지 상관하지 않고 지켜주었기 때문에 각 클럽마다 대량의 금액을 매달주었다. 그런데 광견파에서 공격을 하다니!

“계약 위반은 너희들이 먼저 했다.”

천천히 들어오는 남자. 그 사람의 얼굴은 여기저기 칼집이 나 있었다. 손에도 칼자국이 있는 걸로 봐서 하루 이틀만에 만든게 아니리라.

“계약 위반이라니. 무슨 터무니 없는 소리를 하는 거야!”

“제 1항 1조. 어떤한 일이 있어도 우리 조직원을 건들지 않는다. 기억하나?”

“기억하고 말고. 하지만 저자는 광견파가 아니야. 그냥 돈이 있는 쥐새끼란 말이야.”

“닥쳐!”

커다란 목소리를 들으면 나는 바에서 술을 꺼내서 술잔에 조르르 따랐다. 황금빛 물결이 유난히도 맛있어 보이는 술이었다.

“흐음 맛있군.”

“감히 형님을 치다니. 너희들이 오늘 죽고 싶구나.”

“혀·· 형님이라니. 도대체 누구보고 형님이라는 거야!”

이명원도 악을 질러대다. 도대체 누구보고 형님이라고 부르는 거란 말인가! 그 어디에도 형님은 없는데 말이다. 광견이 나를 바라본다.

“형님. 간만에 뵙겠습니다.”

“어. 오랜만이야.”

광견파의 두목 광견. 그의 형님이 바로 나 김근원이었다. 나는 술잔을 한잔 더 따르면 광견을 불렀다.

“이리와서 한잔 하자고.”

“네.”

계단을 따라 내려온 광견은 술을 정중히 받았다. 쨍그랑. 잔이 부딪치고 나서 하는 원샷.

“카아. 맛있군.”

“형님과 같이 마시니 꿀맛 같습니다.”

“하하. 아부도.”

나는 그렇게 광견과 술을 하고 있을때 이명원 패거리들은 광견파에 완전히 제압되었다. 강도 높은 훈련을 받는 광견파와 젊은 혈기만 믿는 이명원과의 싸움은 정해져 있는 법이었다. 30명의 사람들이 일제히 무릎을 꿇었다.

“동생.”

“네. 형님.”

“오늘 나 한 놈에게 이상한 말을 들었어.”

나는 슬쩍 이명원을 바라봤다. 그러자 흠칫 떠는 이명원. 강한 힘 앞에 이명원도 지렁이보다 못한 존재가 되었다.

“무슨 말을 들으신 겁니까?”

경직하는 광견의 모습을 보면 노심초사하는 이명원. 나는 비릿하게 미소를 지었다.

“나를 죽이고 내 여자를 돌림빵하겠다는 말을 한 젊은 놈에게 들었어.”

빠카앙 손에 쥐고 있던 유리잔이 깨지면 고요한 주변의 정적을 깨버렸다. 그와 함께 흘려내리는 피와 술.

“그 씹어먹어도 시원치 않은 놈들은 누구입니까? 감히 형님의 애인을 돌림빵하겠다는 간 큰놈이 누구입니까?”

진한 살기가 묻어나는 광견의 모습을 보면 나는 미소를 지었다.

“젊은 놈이지. 이곳의 사장이라고 하는 놈인데 말이야. 동상이라면 어떻게 하겠어.”

“당장 갈가리 찧어버리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아 그러기 전에 간이 얼마나 큰지 해부한다음 뇌의 크기도 알아보게 뚜껑을 열어보는게 좋을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동상이라는 놈들도 다 죽여버려야겠지요.”

“흐음. 좋아. 좋아. 그렇게 하자고.”

“예.”

“살려주세요.”

“제발 살려주세요.”

“이 새끼들이 조용히 못해.”

각목이 움직이면 이빨을 부셔버린다. 주변에는 반향하다가 말하다가 맞아버린 녀석들의 피로 흥건했다. 개중에는 이빨도 몇 개 보였다. 나는 피비린내 나는 클럽을 바라보면 말했다.

“날 너무 우습게 봤어.”

나는 한쪽에 찌그러진 소희와 유리를 양팔로 껴안았다. 으음. 역시 가느다래서 좋군. 나는 그녀들을 안고 위로 올라가자 광견이 다가왔다.

“형님 저희가 모시겠습니다.”

“아. 여기에서 좋은 호텔 있나. 거기가서 자고 싶은데.”

“네. 그리고 형수님들은 저희 동생들이 옮기겠습니다.”

“아 됐어. 그것보다도 조용히 처리하라고.”

“네.”

아마도 내일이면 30명이나 되는 남자들이 집단으로 사라질거다. 나는 아군에게 한 없이 인자하지만 적이라고 판단되면 피도 눈물도 없는 존재가 된다. 그게 바로 내가 지금까지 살아온 이유.

“조금만 더 늦었어도 재미있을 텐데 말이야.”

나는 담배를 마져 꺼버리면 조용히 말했다. 하얀 연기가 허공으로 올라오더니 이내 사라져갔다. 그와 함께 나도 조용히 모습을 숨겼다. 조용히 잠드는 귀여운 동물 한마리.




“휴우. 다행이군.”

근원이 사라지자 한숨을 쉬는 광견. 그는 근원이 순수하게 사라지는 것을 바라보면 안도를 했다. 칼도 무섭지 않고 총도 무섭지 않은 광견이 지금 근원을 무서워 하는 거였다. 왜 무서워 하는 것일까? 그는 아까 전 근원과 마셨던 바로 내려가 근원이 남긴 흔적을 봤다.

“조금만 더 있었으면.”

광견이 바라보는 곳. 그곳에는.

“위험할뻔 했어.”

그곳에는 찌그러진 철이 있었다. 손자국이 선명하게 남은 바. 강철이 이그러져 있었다. 광견은 한숨을 쉬었다. 미친 야수가 모습을 드려내지 않은 것을 안도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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