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부
깨달았을 때, 레온은 어느새인가, 알 스타가의 대저택에 있었다.
무도회가 개최되고 있다. 그의 주위에는, 여느 때처럼 귀족 가의 영애들이 모여,
화려한, 그래서 조금 지루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응, 레온님? 한 번 더, 조금 전의 이야기를 들려 주십시오.”
“나도 묻고 싶어요…… 몰타 고원을 여행했을 때의 이야기…… ”
“어머나, 다음은 내가 이야기해. 저기, 레온님……”
영애들은, 차례로 레온의 곁으로 와서는, 벌써 몇십 번이나 반복한 이야기를 싫증도 내지 않고 조른다. 영애들에게 있어서, 레온과 이야기를 하는 일, 레온의 곁에 있는 일이 기쁜 것이고, 이야기의 내용은 오히려 좋은 구실인 것 같았다.
레온은, 마음속으로 한숨을 쉬면서, 영애들에게 미소를 지어주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문득, 레온의 눈이 멈춘다.
영애들의 울타리 저편에서, 한 명의 여성이 여기를 응시하고 있다.
나이는 대략 스무 살 정도일까……안정된 분위기의, 기품으로 가득 찼다.
여성이었다.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레온을 응시하고 있다.
레온은, 왜일까 그 여성으로부터 한눈을 팔 수 없게 되었다.
무엇인가, 빨려 들여가 버리는 감각이 레온을 감싼다.
그 여성이 가지는, 자력과 같은 힘에, 시선은 빨려 들어가고, 레온은 꼼짝달싹 못했다. 주위에 모이는 영애들도, 호화로운 내장의 대저택도 어느덧 시야로부터 사라져, 그 여성의 모습만이 레온의시야 가득하게 펼쳐져 온다…….
그리고 그 모습을 정신없이 볼 때에, 현기증과 같은 감각이 레온을 덮친다.
서서히 시야가 어두워져, 마지막에 여성의 미소를 남기고, 레온의 시야는 어둠에
갇혀 갔다.
…………….
“…….”
레온은 신음하면서 눈을 연다. 전신에, 미열과 함께 저린 감각이 돌아온다.
아무래도 꿈을 꾸고 있던 것 같다…….
문득 눈치를 채면, 레온은 호화로운 침대에 자고 있었다.
침대도, 방의 내장도 기억이 없었다.
약간 고풍스러운 디자인으로, 그러나 레온의 눈으로 봐도 예술적 가치가 높은 작품들임을 간파할 수 있다.
“깨셨습니까……?”
문득, 가까이서 권유를 받고, 깜짝 놀라는 레온. 소리가 향하는 곳을 향한다.
침대의 모서리에 여자가 앉아 있는 걸 깨달았다.
순간 일어나려고 하는 레온의 신체를 격통이 관통한다.
“……!”
“그러면 안 돼요, 아직 무리를 하시면…….”
아픔에 신음하는 레온을, 껴안듯이 여자가 부축한다. 그 얼굴이 가까이 가까워져, 레온은 다시 깜짝 놀란다.
그 여자는, 꿈에 나타난 그 여성이었다. 꿈속에서 매료된, 그대로의 기품과 화려함을 겸비한 아름다운 얼굴. 그 빨려 들여가는 눈동자를 응시할 수 있어 레온은 자신도 모르게 가슴이 크게 울리는 것을 느꼈다.
여자는 다시 침대 가장자리에 있는 의자에 앉아, 이야기를 시작한다.
“놀랐어요, 말의 비명이 들려서 무엇인가 해서 나와 보니 당신이 쓰러져 있어……찾아내는 것이 좀 더 늦었으면, 위험할 뻔했습니다. 그렇지만, 이제 괜찮답니다. 해독의 약을 발라 놓았으므로 2, 3일 쉬시고 있으면, 좋아질 겁니다…….”
“그렇습니까……감사합니다……귀부인이 도와주지 않았다면, 반드시 저는 죽었겠지요…….”
감사의 말을 전하는 레온, 여자는 꿈속에서 본 것과 완전히 같은, 부드러운 미소를
보여준다.
“그……이름은……?”
“에피르라고 합니다……. 당신은……?”
“레온 아스포드 그렌 베루크 입니다……레온이라고 불러 주세요…….”
미소를 짓는 에피르의 그 눈동자에 시선을 빨아 들여진 채로, 레온은 이야기를 계속한다. 더 그녀와 이야기를 하고픈 마음에 아프다고 하는 욕구가, 레온의 마음 안쪽으로부터 넘쳐 나오는……레온은, 무도회에서 그에게 모이는 영애들과 같은 기분이 되어 있었다.
“……여기는, 숲 안……이군요? 귀부인은, 쭉 여기에?”
“예……이유가 있어, 저는 이 저택에 살고 있습니다……”
그렇게 말하고, 에피르는 조금 표정을 흐리게 했다.
“……여기는, 나의……아니요, 나의 사랑스러운 사람의 저택…….”
그 말에, 레온은 별안간 가슴이 아픈 것을 느낀다.
“그 사랑스러운 사람, 이라고 하는 것은……?”
“……지금은 ……이제, 돌아가셨습니다.……저는, 여기서……그 사람과의 추억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그렇습니까……이것은, 물어선 안 되는 것을 물어 버린 것 같네요…….”
창 밖은 비가 계속 내리고 있다. 실내는 빛이 적고, 약간 어슴푸레하다.
창으로부터 비치는 빛이, 에피르의 아름다운 얼굴에 그림자를 떨어뜨리고 있다.
레온은, 시간을 잊고 에피르와 회화를 즐겼다. 사소한 화제일지라도 이렇게 그녀와 이야기를 하면서, 같은 때를 보내는 것이 즐겁고, 기뻤다.
그 구상이 생각나는 대로 이야기할 때, 어느덧 비도 그쳐, 날도 기울어 왔다.
“자……조금 더 쉬어 주십시오……저는, 저녁 식사 준비를 하고 오겠습니다.”
그렇게 말하고, 에피르는 자리에서 일어난다.
“아……에피르씨……”
무심코, 레온은 그녀를 불러 세운다. 좀 더 함께 있고 싶다…….
좀 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기분이 그를 향해 움직이고 있었다.
“……무슨 일인가요……?”
온화한 표정으로 되돌아 보는 에피르.
“귀부인의 이름을……’에피르’라고 불러도 괜찮습니까?”
그 말에, 그녀의 얼굴에, 꽃이 개화하는 듯한 미소가 퍼졌다.
화려한 분위기가 그녀로부터 펼쳐져, 어슴푸레한 방이 조금 밝아진 것은 아닐까란 생각조차 들었다.
“예, 기뻐요……저는……, 실례해요, 레온님……”
희미한 잔향을 남기고, 에피르는 방을 나갔다.
그 향기에 싸일 때에, 레온은 천천히 잠에 떨어져 갔다…….
“레온님……일어나 주세요……레온님…….”
“응…….”
레온의 신체는 상냥하게 흔들어지고, 잠으로부터 눈을 뜬다…….
눈앞에서, 에피르의 상냥한 웃는 얼굴이, 시야 가득하게 퍼졌다.
“저녁 식사를 만들었어요……확실히 먹고, 건강을 회복해 주십시오…….”
눈앞에 가까이 다가와 들여다보는, 그 웃는 얼굴에, 레온은 황홀한 기분인 채 수긍했다.
에피르는, 레온의 신체 아래에 손을 쑤셔 넣어, 천천히 상체를 일으킨다.
신체가 접촉하자, 서로의 옷을 통해 에피르의 부드러운 신체의 감촉이 전해지고,
레온은 자신의 얼굴이 희미하게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자, 어서…….”
에피르는 레온의 무릎 위에, 식사가 담긴 접시를 두었다.
아무래도, 버섯과 산채의 수프인 것 같다. 들새일까?, 닭고기도 들어가 있다.
예술적 문양이 들어간 수프 접시의 여백에는, 빵이 놓여 있다.
레온은, 수프를 먹으려고 스푼을 손에 든다.
손은 아직 저린 기가 남아 있어, 레온은 떨리는 손으로 수프를 입에 옮긴다.
“입맛에 맛나요……?”
레온의 얼굴을 들여다보는 에피르.
“……아……맛있습니다…….”
“……다행이다…….”
안심하며 한숨 돌리는 그녀.
기품으로 가득 찬 얼굴이 잠시, 가정적인 여성의 것으로 바뀐다.
레온은, 마치 연인에게 요리를 대접받는 기분이 되었다.
식사를 끝내고 식기를 내린 에피르가 돌아왔다.
“에피르, 귀부인은 먹지 않습니까?”
“저는, 레온님이 눈을 뜨시기 전에 먹었으므로……”
그렇게 말하고, 에피르는 침대의 구석에 앉는다.
“응, 레온님……나, 이렇게 하고 있으면, 어쩐지 훨씬 이전부터 당신과 여기서,
살아온 것 같은 마음이 생겨 버려요…….”
온화한 시선으로 응시하는 에피르.
그는, 뜨거운 마음이 자신 안에서 복받쳐 오는 것을 느꼈다.
그 기분을 억제할 수 없어, 넘치는 감정의 격류에 몸을 맡겼다.
레온은, 눈앞의 여성을 똑바로 응시하며 말했다.
“저도……귀부인과, 처음으로 만난 것 같지 않습니다……. 어째서일까 하고 생각해보면, 이렇게 만났던 것도 운명의 장난과 같은……그런 생각이 듭니다.”
“어머나, 생각했던 것보다도 말이 능숙하십니다…….”
조금, 수줍은 것 같은 미소를 보여주는 에피르.
“아니요 저는……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지금까지, 어떤 여성을 만나도, 이런 기분이 된 일은 없었습니다…….”
진지한 얼굴로 이야기하는 레온에, 에피르의 얼굴로부터도 미소가 사라진다.
“귀부인과 같이 있으면……자신이, 자신이 아니게 되어 버리는……어쩔 수 없는,
기분이 높아져 가는 것을 느낍니다……억제하지 못할 정도로…….”
“레온님…….”
에피르는 레온의 말에, 살그머니 눈을 숙여 말했다.
“그렇게……부끄러워요……그런 일…….”
“에피르……귀부인의 기분을 들려주세요……저는, 귀부인의 마음을 갖고 싶습니다……귀부인에게, 저의 마음을 받아들이게 하고 싶습니다……!”
레온의 고백을 마지막으로, 방에 침묵이 떨어진다.
얼마나의 시간이 지났을까, 눈을 숙인 채로, 에피르는 조용하게 입을 열었다.
“나……이제, 사람을 좋아하게 되는 일은……없다고……생각했어요…….”
조금 쉰 목소리로, 소근소근 이야기를 시작하는 에피르.
“……이 저택에서, 그 사람과의 과거에 붙잡힌 채로, 홀로 외로이 헛되이 죽는 것이라고……그렇지만…….”
에피르는 거기까지 말하고, 천천히 레온의 위로 몸을 구부린다.
에피르의 얼굴이 레온의 시야 가득하게 퍼져,
그녀의 깊은 빛을 가진 눈동자에, 레온의 의식은 빨려 들여간다.
그리고 레온의 입술이 에피르의 부드러운 감촉에 살짝 싸였다…….
……………….
……그저 한때, 그러나 레온에게는 영원이라 생각되는 입??
마치, 에피르의 부드러운 입술에, 스스로 모든 것을 싸인 것 같은 깊은, 깊은 도취감이 그를 잡는다.
이윽고, 갑자기 에피르의 입술이 떨어지고 그녀는 살그머니 물러난다.
희미하게 뺨을 붉히고, 눈은 안으로부터 넘쳐 나오는 감정에 물기를 띄고 있다.
“레온님…….”
“에피르…….”
레온은 반, 비몽사몽으로 눈앞의 여성에게 취했다.
“레온님……사랑하고 있습니다…….”
“에피르……나도, 이제는……당신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숲의 적막함에 잠시 멈춰서는 저택, 2명은 사랑의 밀어를 주고받았다.
서로 당분간 응시한 후, 에피르는 조금 시선을 떨어뜨리면서 입을 열었다.
“레온님……?”
“……무엇입니까……?”
“이 저택에는, 침대는 이것밖에 없습니다……저도, ……함께 자도……좋습니까……?”
레온이 자고 있는 침대는, 퀸 사이즈의 큰 것이다.
틀림없이, 지금은 죽은 저택의 주인과 그녀가 사용하고 있던 것일 것이다.
충분히, 2명 이서 잘 수 있을 만한 넓이였다.
레온은 갑작스런 제의에, 가슴의 고동이 단번에 빨라지는 것을 느꼈다.
“……도……물론입니다……부디…….”
“……그러면 저……목욕을 하고, 옷을 갈아입고 오겠습니다…….”
에피르는, 방의 구석에 있는 크로젯트로부터 갈아입을 옷을 꺼내면서,
약간 부끄러워하는 표정으로, 빠른 걸음으로 방을 나갔다.
깨달았을 때, 레온은 어느새인가, 알 스타가의 대저택에 있었다.
무도회가 개최되고 있다. 그의 주위에는, 여느 때처럼 귀족 가의 영애들이 모여,
화려한, 그래서 조금 지루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응, 레온님? 한 번 더, 조금 전의 이야기를 들려 주십시오.”
“나도 묻고 싶어요…… 몰타 고원을 여행했을 때의 이야기…… ”
“어머나, 다음은 내가 이야기해. 저기, 레온님……”
영애들은, 차례로 레온의 곁으로 와서는, 벌써 몇십 번이나 반복한 이야기를 싫증도 내지 않고 조른다. 영애들에게 있어서, 레온과 이야기를 하는 일, 레온의 곁에 있는 일이 기쁜 것이고, 이야기의 내용은 오히려 좋은 구실인 것 같았다.
레온은, 마음속으로 한숨을 쉬면서, 영애들에게 미소를 지어주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문득, 레온의 눈이 멈춘다.
영애들의 울타리 저편에서, 한 명의 여성이 여기를 응시하고 있다.
나이는 대략 스무 살 정도일까……안정된 분위기의, 기품으로 가득 찼다.
여성이었다.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레온을 응시하고 있다.
레온은, 왜일까 그 여성으로부터 한눈을 팔 수 없게 되었다.
무엇인가, 빨려 들여가 버리는 감각이 레온을 감싼다.
그 여성이 가지는, 자력과 같은 힘에, 시선은 빨려 들어가고, 레온은 꼼짝달싹 못했다. 주위에 모이는 영애들도, 호화로운 내장의 대저택도 어느덧 시야로부터 사라져, 그 여성의 모습만이 레온의시야 가득하게 펼쳐져 온다…….
그리고 그 모습을 정신없이 볼 때에, 현기증과 같은 감각이 레온을 덮친다.
서서히 시야가 어두워져, 마지막에 여성의 미소를 남기고, 레온의 시야는 어둠에
갇혀 갔다.
…………….
“…….”
레온은 신음하면서 눈을 연다. 전신에, 미열과 함께 저린 감각이 돌아온다.
아무래도 꿈을 꾸고 있던 것 같다…….
문득 눈치를 채면, 레온은 호화로운 침대에 자고 있었다.
침대도, 방의 내장도 기억이 없었다.
약간 고풍스러운 디자인으로, 그러나 레온의 눈으로 봐도 예술적 가치가 높은 작품들임을 간파할 수 있다.
“깨셨습니까……?”
문득, 가까이서 권유를 받고, 깜짝 놀라는 레온. 소리가 향하는 곳을 향한다.
침대의 모서리에 여자가 앉아 있는 걸 깨달았다.
순간 일어나려고 하는 레온의 신체를 격통이 관통한다.
“……!”
“그러면 안 돼요, 아직 무리를 하시면…….”
아픔에 신음하는 레온을, 껴안듯이 여자가 부축한다. 그 얼굴이 가까이 가까워져, 레온은 다시 깜짝 놀란다.
그 여자는, 꿈에 나타난 그 여성이었다. 꿈속에서 매료된, 그대로의 기품과 화려함을 겸비한 아름다운 얼굴. 그 빨려 들여가는 눈동자를 응시할 수 있어 레온은 자신도 모르게 가슴이 크게 울리는 것을 느꼈다.
여자는 다시 침대 가장자리에 있는 의자에 앉아, 이야기를 시작한다.
“놀랐어요, 말의 비명이 들려서 무엇인가 해서 나와 보니 당신이 쓰러져 있어……찾아내는 것이 좀 더 늦었으면, 위험할 뻔했습니다. 그렇지만, 이제 괜찮답니다. 해독의 약을 발라 놓았으므로 2, 3일 쉬시고 있으면, 좋아질 겁니다…….”
“그렇습니까……감사합니다……귀부인이 도와주지 않았다면, 반드시 저는 죽었겠지요…….”
감사의 말을 전하는 레온, 여자는 꿈속에서 본 것과 완전히 같은, 부드러운 미소를
보여준다.
“그……이름은……?”
“에피르라고 합니다……. 당신은……?”
“레온 아스포드 그렌 베루크 입니다……레온이라고 불러 주세요…….”
미소를 짓는 에피르의 그 눈동자에 시선을 빨아 들여진 채로, 레온은 이야기를 계속한다. 더 그녀와 이야기를 하고픈 마음에 아프다고 하는 욕구가, 레온의 마음 안쪽으로부터 넘쳐 나오는……레온은, 무도회에서 그에게 모이는 영애들과 같은 기분이 되어 있었다.
“……여기는, 숲 안……이군요? 귀부인은, 쭉 여기에?”
“예……이유가 있어, 저는 이 저택에 살고 있습니다……”
그렇게 말하고, 에피르는 조금 표정을 흐리게 했다.
“……여기는, 나의……아니요, 나의 사랑스러운 사람의 저택…….”
그 말에, 레온은 별안간 가슴이 아픈 것을 느낀다.
“그 사랑스러운 사람, 이라고 하는 것은……?”
“……지금은 ……이제, 돌아가셨습니다.……저는, 여기서……그 사람과의 추억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그렇습니까……이것은, 물어선 안 되는 것을 물어 버린 것 같네요…….”
창 밖은 비가 계속 내리고 있다. 실내는 빛이 적고, 약간 어슴푸레하다.
창으로부터 비치는 빛이, 에피르의 아름다운 얼굴에 그림자를 떨어뜨리고 있다.
레온은, 시간을 잊고 에피르와 회화를 즐겼다. 사소한 화제일지라도 이렇게 그녀와 이야기를 하면서, 같은 때를 보내는 것이 즐겁고, 기뻤다.
그 구상이 생각나는 대로 이야기할 때, 어느덧 비도 그쳐, 날도 기울어 왔다.
“자……조금 더 쉬어 주십시오……저는, 저녁 식사 준비를 하고 오겠습니다.”
그렇게 말하고, 에피르는 자리에서 일어난다.
“아……에피르씨……”
무심코, 레온은 그녀를 불러 세운다. 좀 더 함께 있고 싶다…….
좀 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기분이 그를 향해 움직이고 있었다.
“……무슨 일인가요……?”
온화한 표정으로 되돌아 보는 에피르.
“귀부인의 이름을……’에피르’라고 불러도 괜찮습니까?”
그 말에, 그녀의 얼굴에, 꽃이 개화하는 듯한 미소가 퍼졌다.
화려한 분위기가 그녀로부터 펼쳐져, 어슴푸레한 방이 조금 밝아진 것은 아닐까란 생각조차 들었다.
“예, 기뻐요……저는……, 실례해요, 레온님……”
희미한 잔향을 남기고, 에피르는 방을 나갔다.
그 향기에 싸일 때에, 레온은 천천히 잠에 떨어져 갔다…….
“레온님……일어나 주세요……레온님…….”
“응…….”
레온의 신체는 상냥하게 흔들어지고, 잠으로부터 눈을 뜬다…….
눈앞에서, 에피르의 상냥한 웃는 얼굴이, 시야 가득하게 퍼졌다.
“저녁 식사를 만들었어요……확실히 먹고, 건강을 회복해 주십시오…….”
눈앞에 가까이 다가와 들여다보는, 그 웃는 얼굴에, 레온은 황홀한 기분인 채 수긍했다.
에피르는, 레온의 신체 아래에 손을 쑤셔 넣어, 천천히 상체를 일으킨다.
신체가 접촉하자, 서로의 옷을 통해 에피르의 부드러운 신체의 감촉이 전해지고,
레온은 자신의 얼굴이 희미하게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자, 어서…….”
에피르는 레온의 무릎 위에, 식사가 담긴 접시를 두었다.
아무래도, 버섯과 산채의 수프인 것 같다. 들새일까?, 닭고기도 들어가 있다.
예술적 문양이 들어간 수프 접시의 여백에는, 빵이 놓여 있다.
레온은, 수프를 먹으려고 스푼을 손에 든다.
손은 아직 저린 기가 남아 있어, 레온은 떨리는 손으로 수프를 입에 옮긴다.
“입맛에 맛나요……?”
레온의 얼굴을 들여다보는 에피르.
“……아……맛있습니다…….”
“……다행이다…….”
안심하며 한숨 돌리는 그녀.
기품으로 가득 찬 얼굴이 잠시, 가정적인 여성의 것으로 바뀐다.
레온은, 마치 연인에게 요리를 대접받는 기분이 되었다.
식사를 끝내고 식기를 내린 에피르가 돌아왔다.
“에피르, 귀부인은 먹지 않습니까?”
“저는, 레온님이 눈을 뜨시기 전에 먹었으므로……”
그렇게 말하고, 에피르는 침대의 구석에 앉는다.
“응, 레온님……나, 이렇게 하고 있으면, 어쩐지 훨씬 이전부터 당신과 여기서,
살아온 것 같은 마음이 생겨 버려요…….”
온화한 시선으로 응시하는 에피르.
그는, 뜨거운 마음이 자신 안에서 복받쳐 오는 것을 느꼈다.
그 기분을 억제할 수 없어, 넘치는 감정의 격류에 몸을 맡겼다.
레온은, 눈앞의 여성을 똑바로 응시하며 말했다.
“저도……귀부인과, 처음으로 만난 것 같지 않습니다……. 어째서일까 하고 생각해보면, 이렇게 만났던 것도 운명의 장난과 같은……그런 생각이 듭니다.”
“어머나, 생각했던 것보다도 말이 능숙하십니다…….”
조금, 수줍은 것 같은 미소를 보여주는 에피르.
“아니요 저는……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지금까지, 어떤 여성을 만나도, 이런 기분이 된 일은 없었습니다…….”
진지한 얼굴로 이야기하는 레온에, 에피르의 얼굴로부터도 미소가 사라진다.
“귀부인과 같이 있으면……자신이, 자신이 아니게 되어 버리는……어쩔 수 없는,
기분이 높아져 가는 것을 느낍니다……억제하지 못할 정도로…….”
“레온님…….”
에피르는 레온의 말에, 살그머니 눈을 숙여 말했다.
“그렇게……부끄러워요……그런 일…….”
“에피르……귀부인의 기분을 들려주세요……저는, 귀부인의 마음을 갖고 싶습니다……귀부인에게, 저의 마음을 받아들이게 하고 싶습니다……!”
레온의 고백을 마지막으로, 방에 침묵이 떨어진다.
얼마나의 시간이 지났을까, 눈을 숙인 채로, 에피르는 조용하게 입을 열었다.
“나……이제, 사람을 좋아하게 되는 일은……없다고……생각했어요…….”
조금 쉰 목소리로, 소근소근 이야기를 시작하는 에피르.
“……이 저택에서, 그 사람과의 과거에 붙잡힌 채로, 홀로 외로이 헛되이 죽는 것이라고……그렇지만…….”
에피르는 거기까지 말하고, 천천히 레온의 위로 몸을 구부린다.
에피르의 얼굴이 레온의 시야 가득하게 퍼져,
그녀의 깊은 빛을 가진 눈동자에, 레온의 의식은 빨려 들여간다.
그리고 레온의 입술이 에피르의 부드러운 감촉에 살짝 싸였다…….
……………….
……그저 한때, 그러나 레온에게는 영원이라 생각되는 입??
마치, 에피르의 부드러운 입술에, 스스로 모든 것을 싸인 것 같은 깊은, 깊은 도취감이 그를 잡는다.
이윽고, 갑자기 에피르의 입술이 떨어지고 그녀는 살그머니 물러난다.
희미하게 뺨을 붉히고, 눈은 안으로부터 넘쳐 나오는 감정에 물기를 띄고 있다.
“레온님…….”
“에피르…….”
레온은 반, 비몽사몽으로 눈앞의 여성에게 취했다.
“레온님……사랑하고 있습니다…….”
“에피르……나도, 이제는……당신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숲의 적막함에 잠시 멈춰서는 저택, 2명은 사랑의 밀어를 주고받았다.
서로 당분간 응시한 후, 에피르는 조금 시선을 떨어뜨리면서 입을 열었다.
“레온님……?”
“……무엇입니까……?”
“이 저택에는, 침대는 이것밖에 없습니다……저도, ……함께 자도……좋습니까……?”
레온이 자고 있는 침대는, 퀸 사이즈의 큰 것이다.
틀림없이, 지금은 죽은 저택의 주인과 그녀가 사용하고 있던 것일 것이다.
충분히, 2명 이서 잘 수 있을 만한 넓이였다.
레온은 갑작스런 제의에, 가슴의 고동이 단번에 빨라지는 것을 느꼈다.
“……도……물론입니다……부디…….”
“……그러면 저……목욕을 하고, 옷을 갈아입고 오겠습니다…….”
에피르는, 방의 구석에 있는 크로젯트로부터 갈아입을 옷을 꺼내면서,
약간 부끄러워하는 표정으로, 빠른 걸음으로 방을 나갔다.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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