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부
에피르가 나간 후, 레온은 방에 홀로 남았다.
그는 침대 안에서, 흥분되는 기분을 필사적으로 억제하고 있었다.
에피르와 하나의 침대에서 자는……일찍이 그녀가 사랑한 남자와 함께 잔 침대에서,
그때와 같이, 자신과 함께 자는……그 일이, 그의 기분을 격렬하게 흔든다.
지금까지는 의식하지 않았지만, 이 침대가, 이전에는 그녀의, 사랑의 보금자리인 일,
그리고 거기서, 지금 자신이 그녀와 함께 자는, 그 일을 의식하면, 그의 속마음으로부터,
견딜 수 없는 뜨거운 감정이, 아니 욕망이 복받쳐 온다.
‘진정해……결코 그녀는 그런 작정이 아니다!
호의를 가져 주고는 있어도, 거기까지는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단지, 상처를 입은 나를 이 침대에 재우면, 그 밖에 자는 곳이 없으니까……
인정하자……! 여기서 나를 잃어, 그녀에게 실례인 일을 해 버리면, 반드시 그녀는 나를
싫어하게 되어 버릴 것이다…….
……그녀를 잃고 싶지는 않은……이니까!, 안정을 찾자……!’
자신의 마음속, 욕망의 정염을 억제하는 레온, 간신히 흥분된 마음을 진정시킬 무렵,
에피르가 방으로 돌아왔다.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그 모습을 보고, 깜짝 놀라는 레온. 그녀는, 실크 네글리제로 갈아입고 있었다.
순백의 얇디얇은 천을 통하여, 희미하게 그녀의 지체가 비쳐 보인다.
레온의 얼굴이, 불이 붙은 것처럼 뜨거워진다. 모처럼 안정된 기분이, 다시 어쩔 수 없게
흥분되어 간다.
“자, 레온님, 당신도 땀을 많이 흘리셨겠지요……? 제가 닦아 드려요.”
에피르는, 더운물을 포함하게 해 짠, 타올을 손에 들고, 침대에 오른다.
“조금, 실례해요…….”
그렇게 말하고, 침구를 넘겨 레온의 옷 버튼에 손을 대었다.
“아, 그……에피르……조금 기다려……”
당황해서 얘기하는 레온. 에피르는 손을 멈추고, 얼굴을 들어, 레온을 응시했다.
“……왜 그러신가요……?”
“아니, 그……일부러 닦아주지 않아도……스스로 할 수 있을 테니까…….”
자신도 우스울 정도로 동요하고 있는 것을 느끼면서, 레온은 말했다.
그런 레온을, 에피르는 상냥하게 웃는 얼굴로 응시하고, 대답한다.
“제가 닦아 드리고 싶습니다……제가 닦아 드리는 게 싫으신 건가요……?”
“아니……천만에요…….”
더욱더 동요하는 레온. 지금까지 몇십이나 되는 귀족 가의 영애들을 다루어 온 남자가, 에피르의 앞에서는, 마치 순진한 소년과 같이, 얼굴을 붉히고 있었다.
“그러면……실례하겠습니다…….”
그렇게 말하고, 에피르는 레온의 상의 버튼을 1개씩 풀고 있다.
몸을 구부린 그녀의 가슴 골짜기가, 네글리제의 가슴팍으로부터 들여다보인다.
부드러운 두 개의 봉우리가 내뿜는 마력에, 레온의 시선은 사로잡혀, 그의 마음은
어쩔 수 없게 교란되어 간다.
게다가 그녀의 신체로부터 피어오르는 향기……비누 향기뿐만이 아니라, 희미한 향수의, 달콤한 향기도 감도는……그 향기에 싸이고, 레온의 신체도 마음도, 이 이상 없는 도취감에 녹아간다.
그리고 마지막 버튼을 벗어, 에피르는 레온의 가슴피부를 노출 시킨다.
그대로 옷을 탈의하고, 레온의 상반신이 알몸이 된다.
따뜻한 타올의 감촉이, 레온의 가슴팍에 닿는다.
“아…….”
그 기분 좋은 따스함에, 무심결에 레온의 입으로부터 한숨이 샌다.
에피르의 손이 천천히 움직여, 타올로 가슴팍을 닦아 간다.
“……아…….”
“기분이 좋습니까……?”
“……기분이 좋습니다…….”
에피르의 물음에, 한숨 섞인 대답을 돌려주는 레온.
마치, 애무를 받는 것 같은 쾌감이, 그의 신체를 상냥하게 감싼다.
에피르는 레온의 가슴과 배를 다 닦고, 그의 신체를 끌어안다시피 해서 상체를 일으킨다.
네글리제의 실크 감촉이, 레온의 신체를 감싸, 레온은 또 한 번 한숨을 흘렸다.
“자……이번은 이쪽을 닦아야 해요…….”
그렇게 말하고, 에피르는 레온의 뒤로 돌아, 등을 닦기 시작한다.
그리고 등과 팔을 닦는 중, 돌연 에피르는 배후로부터 레온에게 달라붙었다.
“……에피르……!”
신체를 감싸는 실크의 감촉과 그것을 통해 전해지는 에피르의 부드러운 살갗의 감촉.
갑작스런 뜨거운 포옹에, 레온은 놀라 소리를 높인다.
“레온님……!”
“에피르……도대체……?”
에피르는 대답하지 않고, 레온의 신체에 매달린다. 그 손에 힘이 가득 찬다.
레온은, 에피르의 신체가 조금씩 떨리는 걸 깨달았다.
이윽고, 에피르의 입으로부터 떨리는 소리가 샌다.
“아……레온님……죄송합니다……아무것도 말하지 말고……당분간, ……당분간 이렇게 하고 있게 해 주십시오…….”
그렇게 말하고, 더욱더 레온을 단단하게 꼭 껴안는 그녀.
어느 정도 때가 지났을 것인가, 간신히 에피르는 몸을 떼어 놓는다.
“에피르…….”
“……죄송합니다. 레온님……. 아무래도, 기분을 다 억제할 수 없어서……. 나, 쭉 혼자서
여기서 살고, 사실은 외로웠던……당신을 만나고, 더 그런 생각이 나버렸습니다…….
레온님……나, 이대로 시간이 멈추어 버리면,……당신과 쭉 함께 있을 수 있으면, 아무리…….”
말을 막히게 하는 에피르, 레온은 뒤돌아 보고, 그녀를 살그머니 껴안는다.
지금은, 그녀를 조금이라도 안정하게 해 주고 싶었다.
“……에피르……만약 귀부인이 좋다면, 이 저택을 나와, 내 집에서 살지 않겠습니까?
그러면 쭉 함께…….”
레온의 제의를 에피르는 고개를 저어 차단한다.
“그것은 할 수 없어요……저는, 이 저택을 떠날 수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에피르의 머리카락을 상냥하게 쓰다듬으며, 레온은 물어보았다.
“역시 귀부인은……아직 과거를 다 버릴 수 없다는 것이군요…….”
그 말에, 그녀는 다시 목을 강하게 흔들며 부정한다.
“아니요, 그렇지는 않습니다……저의 마음은, 이제 레온님 한 명의 것…….”
“그러면……왜?”
머리카락을 쓰다듬고 있던 손을 내리고, 레온은 에피르의 얼굴을 들여다본다.
“지금은……지금은, 말씀드리는 일은 할 수 없습니다……머지않아, 이야기해야 할 때가 오면, 그때에 반드시…….”
“그렇습니까, 그럼 지금은 무리하게 묻지 않는 것으로 합니다…….”
방에, 잠깐의 침묵이 내린다.
……이윽고 에피르는, 얼굴을 올리고 레온을 응시했다. 물기를 띤 눈동자가 레온을 비춘다.
“……죄송합니다. 어질러 버려……이제 괜찮네요…….”
평소의 온화한 웃는 얼굴이, 그녀의 얼굴로 돌아오고 있었다.
그리고 에피르는 침구를 걷어 레온의 발밑으로 향한다.
“자, 이쪽도 닦아요…….”
희고, 우아한 손가락이, 레온의 바지 옷자락을 무릎 위까지 걷어 올린다.
조금 식어 서늘한 타올의 감촉이, 레온의 발부리에 걸린다.
“…….”
다리의 발등, 뒤꿈치, 발목……장딴지까지 오고, 에피르의 손이 멈춘다.
독사에 물린 상처 부분이다. 그녀가 감아 주었을 것이다. 흰 붕대가 깨끗이 감겨 있다.
“붕대, 바꾸어요…….”
에피르는, 침대를 내려가, 테이블 위에 놓여 있던 약병과 새로운 붕대를 가지고 돌아왔다.
감겨 있는 붕대를 풀어, 약병의 뚜껑을 연다.
“조금 아플지도 모릅니다만……참아 주십시오…….”
안의 연고를 손가락끝에 묻혀, 상처에 살그머니 바른다.
잠시 잊고 있었던 상처의 아픔이 몰려와
“……!”
레온의 입으로부터 신음 소리가 샌다.
“괜찮습니까……?”
손을 멈추고 레온을 응시하는 에피르.
“……괜찮습니다……아무쪼록……계속해 주세요…….”
그 말에, 다시 에피르의 손가락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녀의 유연한 손가락이 연고를 흠뻑 묻힌다. 미끈미끈한 연고의 감촉과 때때로 욱신거리며 덮쳐 오는 아픔.
레온은 그 양쪽 모두의 상반되는 반응을 나타낼 것 같게 되어, 그것을 필사적으로 견딘다.
약을 다 바르고, 새로운 붕대를 다시 감은, 에피르는 다시 침대를 내려간다.
“조금 기다려 주세요……손을 씻고 오겠습니다……. 타올도, 완전히 식어 버렸고…….”
그리고 방을 나간 잠시 후 김이 오르는 타올을 손에 들고 돌아왔다.
다시, 레온의 다리를 닦기 시작하는 에피르.
따뜻한 타올의 감촉이, 쾌감을 수반하고 레온을 감싼다.
무릎, 그리고 허벅지……타올과 함꼐, 그녀의 손가락이 레온의 다리를 쓰다듬어온다…….
“아…….”
무심코, 레온의 입으로부터 한숨이 샌다.
“……후후……이렇게 하고 있으면, 마치…….”
에피르의 말이 거기서 중단된다.
“아……마치……?”
레온은 황홀한 기분 안에서, 물어본다.
“……싫다, 나……죄송합니다……나도 참, 뭐라는지, 상스럽다…….”
그렇게 말하고, 뺨을 붉히는 에피르.
그녀가 뭐라고 말하려고 했는지 상상하고, 레온도 뺨을 붉힌다.
이윽고, 에피르는 레온의 다리를 다 닦고, 약간 수줍은 듯이 눈을 숙이고, 타올을 그에게 보냈다.
“다음은……자신이……부탁해요…….”
과연, 성기까지 닦을 수 없다고 하는 일일 것이다.
“저는, 당분간 실례하겠습니다…….”
그렇게 말한 후 레온에게 타올을 건네고, 그녀는 조용히 방을 뒤로했다.
레온이 자신의 성기를 다 닦는 무렵, 에피르가 방으로 돌아왔다.
손에는, 작은 술병과 글래스가 놓인 트레이를 손으로 받치며 가지고 있다.
레온으로부터 타올을 받아 정리하고, 그녀는 글래스에 깊은 분홍색과 보라 색색 액체를 따른다.
“이것을 마시면, 잘 잘 수 있어요……. 이 술은, 약용주이기 한……신체의 상태를 정돈하고, 체력을 회복시키는 효과도 있어요……자, 어서…….”
글래스를 받아, 천천히 기울이는 레온. 희미한 방향과 함께, 알코올성분을 포함한 차가운 액체가, 그의 목에 얼마 안 되는 열을 주면서 흘러들어 왔다.
하늘빛 글래스를 정리하고, 에피르가 침대로 돌아온다.
머지않아 레온의 신체에 방금 전 마신 술의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의 신체 안쪽으로부터 전신에, 느긋하게 열이 전해져 간다.
이윽고, 전신이 희미하게 붉게 비치고, 신체가 가볍게, 공중에 떠오르는 감각이 레온을 감쌌다. 기분 좋은 현기증이 레온의 의식을 자욱하게 한다.
에피르는 레온의 옆에 몸을 누이며 기대온다.
그녀의 신체로부터 풍기는 냄새나 달콤한 향기가, 방안을 천천히 채워 간다.
“자, 오늘은 이제 휴식해 주십시오…….”
그렇게 말하고, 침대 한쪽의 램프를 불어 끄자, 침실은 얼마 안 되는 달빛을 남기고, 어둠에 싸였다.
“레온님……나, 오늘 당신과의 만남은, 필시 일생 잊지 않습니다……. 그리고, 나, 당신을 쭉……”
달콤한 속삭임, 에피르의 신체로부터 풍기는 달콤한 향기에 만취할 때에, 레온은 깊은 잠에 빠져 갔다.
에피르가 나간 후, 레온은 방에 홀로 남았다.
그는 침대 안에서, 흥분되는 기분을 필사적으로 억제하고 있었다.
에피르와 하나의 침대에서 자는……일찍이 그녀가 사랑한 남자와 함께 잔 침대에서,
그때와 같이, 자신과 함께 자는……그 일이, 그의 기분을 격렬하게 흔든다.
지금까지는 의식하지 않았지만, 이 침대가, 이전에는 그녀의, 사랑의 보금자리인 일,
그리고 거기서, 지금 자신이 그녀와 함께 자는, 그 일을 의식하면, 그의 속마음으로부터,
견딜 수 없는 뜨거운 감정이, 아니 욕망이 복받쳐 온다.
‘진정해……결코 그녀는 그런 작정이 아니다!
호의를 가져 주고는 있어도, 거기까지는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단지, 상처를 입은 나를 이 침대에 재우면, 그 밖에 자는 곳이 없으니까……
인정하자……! 여기서 나를 잃어, 그녀에게 실례인 일을 해 버리면, 반드시 그녀는 나를
싫어하게 되어 버릴 것이다…….
……그녀를 잃고 싶지는 않은……이니까!, 안정을 찾자……!’
자신의 마음속, 욕망의 정염을 억제하는 레온, 간신히 흥분된 마음을 진정시킬 무렵,
에피르가 방으로 돌아왔다.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그 모습을 보고, 깜짝 놀라는 레온. 그녀는, 실크 네글리제로 갈아입고 있었다.
순백의 얇디얇은 천을 통하여, 희미하게 그녀의 지체가 비쳐 보인다.
레온의 얼굴이, 불이 붙은 것처럼 뜨거워진다. 모처럼 안정된 기분이, 다시 어쩔 수 없게
흥분되어 간다.
“자, 레온님, 당신도 땀을 많이 흘리셨겠지요……? 제가 닦아 드려요.”
에피르는, 더운물을 포함하게 해 짠, 타올을 손에 들고, 침대에 오른다.
“조금, 실례해요…….”
그렇게 말하고, 침구를 넘겨 레온의 옷 버튼에 손을 대었다.
“아, 그……에피르……조금 기다려……”
당황해서 얘기하는 레온. 에피르는 손을 멈추고, 얼굴을 들어, 레온을 응시했다.
“……왜 그러신가요……?”
“아니, 그……일부러 닦아주지 않아도……스스로 할 수 있을 테니까…….”
자신도 우스울 정도로 동요하고 있는 것을 느끼면서, 레온은 말했다.
그런 레온을, 에피르는 상냥하게 웃는 얼굴로 응시하고, 대답한다.
“제가 닦아 드리고 싶습니다……제가 닦아 드리는 게 싫으신 건가요……?”
“아니……천만에요…….”
더욱더 동요하는 레온. 지금까지 몇십이나 되는 귀족 가의 영애들을 다루어 온 남자가, 에피르의 앞에서는, 마치 순진한 소년과 같이, 얼굴을 붉히고 있었다.
“그러면……실례하겠습니다…….”
그렇게 말하고, 에피르는 레온의 상의 버튼을 1개씩 풀고 있다.
몸을 구부린 그녀의 가슴 골짜기가, 네글리제의 가슴팍으로부터 들여다보인다.
부드러운 두 개의 봉우리가 내뿜는 마력에, 레온의 시선은 사로잡혀, 그의 마음은
어쩔 수 없게 교란되어 간다.
게다가 그녀의 신체로부터 피어오르는 향기……비누 향기뿐만이 아니라, 희미한 향수의, 달콤한 향기도 감도는……그 향기에 싸이고, 레온의 신체도 마음도, 이 이상 없는 도취감에 녹아간다.
그리고 마지막 버튼을 벗어, 에피르는 레온의 가슴피부를 노출 시킨다.
그대로 옷을 탈의하고, 레온의 상반신이 알몸이 된다.
따뜻한 타올의 감촉이, 레온의 가슴팍에 닿는다.
“아…….”
그 기분 좋은 따스함에, 무심결에 레온의 입으로부터 한숨이 샌다.
에피르의 손이 천천히 움직여, 타올로 가슴팍을 닦아 간다.
“……아…….”
“기분이 좋습니까……?”
“……기분이 좋습니다…….”
에피르의 물음에, 한숨 섞인 대답을 돌려주는 레온.
마치, 애무를 받는 것 같은 쾌감이, 그의 신체를 상냥하게 감싼다.
에피르는 레온의 가슴과 배를 다 닦고, 그의 신체를 끌어안다시피 해서 상체를 일으킨다.
네글리제의 실크 감촉이, 레온의 신체를 감싸, 레온은 또 한 번 한숨을 흘렸다.
“자……이번은 이쪽을 닦아야 해요…….”
그렇게 말하고, 에피르는 레온의 뒤로 돌아, 등을 닦기 시작한다.
그리고 등과 팔을 닦는 중, 돌연 에피르는 배후로부터 레온에게 달라붙었다.
“……에피르……!”
신체를 감싸는 실크의 감촉과 그것을 통해 전해지는 에피르의 부드러운 살갗의 감촉.
갑작스런 뜨거운 포옹에, 레온은 놀라 소리를 높인다.
“레온님……!”
“에피르……도대체……?”
에피르는 대답하지 않고, 레온의 신체에 매달린다. 그 손에 힘이 가득 찬다.
레온은, 에피르의 신체가 조금씩 떨리는 걸 깨달았다.
이윽고, 에피르의 입으로부터 떨리는 소리가 샌다.
“아……레온님……죄송합니다……아무것도 말하지 말고……당분간, ……당분간 이렇게 하고 있게 해 주십시오…….”
그렇게 말하고, 더욱더 레온을 단단하게 꼭 껴안는 그녀.
어느 정도 때가 지났을 것인가, 간신히 에피르는 몸을 떼어 놓는다.
“에피르…….”
“……죄송합니다. 레온님……. 아무래도, 기분을 다 억제할 수 없어서……. 나, 쭉 혼자서
여기서 살고, 사실은 외로웠던……당신을 만나고, 더 그런 생각이 나버렸습니다…….
레온님……나, 이대로 시간이 멈추어 버리면,……당신과 쭉 함께 있을 수 있으면, 아무리…….”
말을 막히게 하는 에피르, 레온은 뒤돌아 보고, 그녀를 살그머니 껴안는다.
지금은, 그녀를 조금이라도 안정하게 해 주고 싶었다.
“……에피르……만약 귀부인이 좋다면, 이 저택을 나와, 내 집에서 살지 않겠습니까?
그러면 쭉 함께…….”
레온의 제의를 에피르는 고개를 저어 차단한다.
“그것은 할 수 없어요……저는, 이 저택을 떠날 수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에피르의 머리카락을 상냥하게 쓰다듬으며, 레온은 물어보았다.
“역시 귀부인은……아직 과거를 다 버릴 수 없다는 것이군요…….”
그 말에, 그녀는 다시 목을 강하게 흔들며 부정한다.
“아니요, 그렇지는 않습니다……저의 마음은, 이제 레온님 한 명의 것…….”
“그러면……왜?”
머리카락을 쓰다듬고 있던 손을 내리고, 레온은 에피르의 얼굴을 들여다본다.
“지금은……지금은, 말씀드리는 일은 할 수 없습니다……머지않아, 이야기해야 할 때가 오면, 그때에 반드시…….”
“그렇습니까, 그럼 지금은 무리하게 묻지 않는 것으로 합니다…….”
방에, 잠깐의 침묵이 내린다.
……이윽고 에피르는, 얼굴을 올리고 레온을 응시했다. 물기를 띤 눈동자가 레온을 비춘다.
“……죄송합니다. 어질러 버려……이제 괜찮네요…….”
평소의 온화한 웃는 얼굴이, 그녀의 얼굴로 돌아오고 있었다.
그리고 에피르는 침구를 걷어 레온의 발밑으로 향한다.
“자, 이쪽도 닦아요…….”
희고, 우아한 손가락이, 레온의 바지 옷자락을 무릎 위까지 걷어 올린다.
조금 식어 서늘한 타올의 감촉이, 레온의 발부리에 걸린다.
“…….”
다리의 발등, 뒤꿈치, 발목……장딴지까지 오고, 에피르의 손이 멈춘다.
독사에 물린 상처 부분이다. 그녀가 감아 주었을 것이다. 흰 붕대가 깨끗이 감겨 있다.
“붕대, 바꾸어요…….”
에피르는, 침대를 내려가, 테이블 위에 놓여 있던 약병과 새로운 붕대를 가지고 돌아왔다.
감겨 있는 붕대를 풀어, 약병의 뚜껑을 연다.
“조금 아플지도 모릅니다만……참아 주십시오…….”
안의 연고를 손가락끝에 묻혀, 상처에 살그머니 바른다.
잠시 잊고 있었던 상처의 아픔이 몰려와
“……!”
레온의 입으로부터 신음 소리가 샌다.
“괜찮습니까……?”
손을 멈추고 레온을 응시하는 에피르.
“……괜찮습니다……아무쪼록……계속해 주세요…….”
그 말에, 다시 에피르의 손가락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녀의 유연한 손가락이 연고를 흠뻑 묻힌다. 미끈미끈한 연고의 감촉과 때때로 욱신거리며 덮쳐 오는 아픔.
레온은 그 양쪽 모두의 상반되는 반응을 나타낼 것 같게 되어, 그것을 필사적으로 견딘다.
약을 다 바르고, 새로운 붕대를 다시 감은, 에피르는 다시 침대를 내려간다.
“조금 기다려 주세요……손을 씻고 오겠습니다……. 타올도, 완전히 식어 버렸고…….”
그리고 방을 나간 잠시 후 김이 오르는 타올을 손에 들고 돌아왔다.
다시, 레온의 다리를 닦기 시작하는 에피르.
따뜻한 타올의 감촉이, 쾌감을 수반하고 레온을 감싼다.
무릎, 그리고 허벅지……타올과 함꼐, 그녀의 손가락이 레온의 다리를 쓰다듬어온다…….
“아…….”
무심코, 레온의 입으로부터 한숨이 샌다.
“……후후……이렇게 하고 있으면, 마치…….”
에피르의 말이 거기서 중단된다.
“아……마치……?”
레온은 황홀한 기분 안에서, 물어본다.
“……싫다, 나……죄송합니다……나도 참, 뭐라는지, 상스럽다…….”
그렇게 말하고, 뺨을 붉히는 에피르.
그녀가 뭐라고 말하려고 했는지 상상하고, 레온도 뺨을 붉힌다.
이윽고, 에피르는 레온의 다리를 다 닦고, 약간 수줍은 듯이 눈을 숙이고, 타올을 그에게 보냈다.
“다음은……자신이……부탁해요…….”
과연, 성기까지 닦을 수 없다고 하는 일일 것이다.
“저는, 당분간 실례하겠습니다…….”
그렇게 말한 후 레온에게 타올을 건네고, 그녀는 조용히 방을 뒤로했다.
레온이 자신의 성기를 다 닦는 무렵, 에피르가 방으로 돌아왔다.
손에는, 작은 술병과 글래스가 놓인 트레이를 손으로 받치며 가지고 있다.
레온으로부터 타올을 받아 정리하고, 그녀는 글래스에 깊은 분홍색과 보라 색색 액체를 따른다.
“이것을 마시면, 잘 잘 수 있어요……. 이 술은, 약용주이기 한……신체의 상태를 정돈하고, 체력을 회복시키는 효과도 있어요……자, 어서…….”
글래스를 받아, 천천히 기울이는 레온. 희미한 방향과 함께, 알코올성분을 포함한 차가운 액체가, 그의 목에 얼마 안 되는 열을 주면서 흘러들어 왔다.
하늘빛 글래스를 정리하고, 에피르가 침대로 돌아온다.
머지않아 레온의 신체에 방금 전 마신 술의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의 신체 안쪽으로부터 전신에, 느긋하게 열이 전해져 간다.
이윽고, 전신이 희미하게 붉게 비치고, 신체가 가볍게, 공중에 떠오르는 감각이 레온을 감쌌다. 기분 좋은 현기증이 레온의 의식을 자욱하게 한다.
에피르는 레온의 옆에 몸을 누이며 기대온다.
그녀의 신체로부터 풍기는 냄새나 달콤한 향기가, 방안을 천천히 채워 간다.
“자, 오늘은 이제 휴식해 주십시오…….”
그렇게 말하고, 침대 한쪽의 램프를 불어 끄자, 침실은 얼마 안 되는 달빛을 남기고, 어둠에 싸였다.
“레온님……나, 오늘 당신과의 만남은, 필시 일생 잊지 않습니다……. 그리고, 나, 당신을 쭉……”
달콤한 속삭임, 에피르의 신체로부터 풍기는 달콤한 향기에 만취할 때에, 레온은 깊은 잠에 빠져 갔다.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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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속일 | 2024-11-23 | ||
서명 | 황진이-19금 성인놀이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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