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의식이 없어지고... 성호의 몸은 어딘가 허공에 부웅 떠 있는 느낌을 받았다.
"여기는 어디지.."
눈부시게 하얀 공간의 한 구석이 일렁이며 하얀색과 확연히 반대되는 아주 까만 옷을 입은 사람이
성호의 눈에 들어왔다.
"누구지..저 익숙한 모습은..."
까만 옷의 남자가 점점 성호에게 가까워져왔고 남자가 고개를 드는 순간 그가 누군지 성호는 알
수 있었다. 붉은 눈의 남자..복수할 기회를 준 남자
"인간..복수에 실패했군.."
"네에..."
"후훗..너무 어려운 일이었나..시간이 짧았던건가.."
"잘...모르겠어요.."
"그래..인간으로선 알 수 없는 일이지...왜 그렇게 된건지..모두가 운명일지도.."
"수빈이는...살아날 수 없겠죠.."
"물론...넌 실패했으니.."
"그렇군요.."
"아쉽나?"
"네에..."
"아쉽다고??!! 하아...우습군..지금 너가 죽었다는 사실은 인지하지 못하나?"
"아뇨..알고 있어요.."
"그런데 그 여자아이가 살아나지 못한게 아쉽다고? 너가 죽었는데도.."
"네에...제 죽음은 아무래도 상관없어요.."
"아무래도 상관없다라..인간이란 참으로 알 수 없는 존재군..자신의 목숨보다 더 소중한
존재가 있단 말인가?"
"네..당신같은 존재들은 이해할 수 없겠죠.."
"그래..이해가 가지 않는군..정말 머저리같아! 니가 죽은게 아쉽다고 해야 정상 아닌가?"
"네..뭐 그것도 아쉽긴 하군요..그 자식을 죽이지 못해서.."
"마지막 남은 한 놈 말이냐?ㅋㅋ 그 놈이라면 내가 직접 죽여줄 수 도 있어.."
"그런 일..가능한가요?"
"물론..하지만 댓가가 있어야하겠지.."
"댓가라..전 죽은 상태라..줄 수 있는게 없네요..그럼 죽일 수 없겠군요.."
"휴...답답한 인간..아직도 미련이 남았나...?"
"네..마지막으로 수빈이가 살아난 모습을 봤다면..죽어도 여한이 없을텐데.."
"정말..짜증스러울 정도로 대단하군..그런게 인간의 사랑이라는 건가.."
"사랑..모르겠어요..사랑인지도...그 사람이 너무 보고싶고..그립고..모든 걸 다해주고 싶고..
내 목숨을 줘도 아깝지 않은게 사랑이라면...그럴지도 모르죠.."
"훗...그런가..흥미로운 얘기군..인간이란 알다가도 모를 존재야.."
"궁금한게 있는데 대답해 줄 수 있나요?"
"물론.."
"당신의 정체는 뭐죠?"
"후훗..나? 난 누군가에겐 천사..악마..혹은 저승사자..사신..나의 이름은 다양하지..딱히
정해진건 없어.."
"그렇군요..그럼 전 이제 어디로 가는거죠?"
"저승으로 가는거지.."
"그렇군요..그게 제가 가야할 길이겠죠.."
"흐음..인간..!"
"네?"
"내가 마지막 제안을 하나 하지.."
"뭐죠.."
"너란 인간 참으로 흥미롭군...나와 같은 일을 하는게 어때?"
"같은 일이라면...사신?"
"뭐..어떻게 불러도 좋아...어쨌든.."
"그걸 하면 어떻게 되는거죠?"
"뭐..위에서 지시하는데로 하면 돼..어렵진 않지"
"그럼 그 일을 함으로써 제가 얻을 수 있는건요?"
"니가 살리고자 하는 여자아이의 목숨..다시 살릴 수 있다"
"저..정말인가요!!!"
순간 성호는 남자가 하는 말에 숨이 멎는 것만 같았다. 방법이..방법이 남아있다니!!
"그럼..그럼 할께요!"
"단...너의 기억은 모두 지워진다..그래도 좋은가?"
"기억이 모두 지워진다구요.."
분명..아주 슬픈 일일 것이다. 하지만 성호에게 선택이란 존재하지 않았다. 어떻게든 수빈이를
살려야했기에..
"네..괜찮아요.."
"그 아이의 기억도 모두 지워질텐데.."
"어쩔 수 없죠.."
"그래..잠시 후 니 기억은 모두 지워진다..마음의 준비를 해라..내 손이 니 머리에 닿는 순간
너의 기억은 모두 지워진다"
성호는 남자가 머리에 손을 대기 전에 수빈이와의 모든 일들을 기억해냈다. 처음 만난 그 순간부터..
마지막 그 순간까지..짧지만 너무나 행복했던 순간들... 성호의 얼굴은 수빈이를 만났을 때처럼 밝은
미소로 가득찼고, 남자는 씁쓸한 웃음을 지으며 성호의 머리에 손을 가져갔다.
"안쓰러운 인연이군..."
그리고 성호의 기억은 모두 지워져갔다. 모두.. 잠시 후 눈을 뜬 성호의 앞에는 커다란 유리창이
보였다. 알 수 없는 공간.. 성호는 자신의 모습을 바라봤다. 까만 옷..까만 긴 머리..유난히 붉은 눈..
"난 누구지.."
그 순간 자신의 옆에 자신과 같은 모습의 남자가 눈에 들어왔다.
"후훗..넌 사신이다...너의 첫 번째 목표는 저 놈이다..이름은 박민규..죽여라..저 놈으로 인해
억울한 한 명이 새로운 목숨을 얻는다..죽여라.."
"그걸 하면 되는건가요..?"
"그렇다..어서.."
"그러죠.."
성호는 성큼성큼 걸어 창가를 멍하게 바라보고 있는 민규의 앞으로 갔다. 4인용 병실은 음악을
듣는 사람..자는 사람으로 너무나 조용했다. 그 사건 이후로 정신이 쇠약해진 민규는 잠시 병원에서
요양을 하며 몸을 쉬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검은 그림자가 눈에 보여 민규는 고개를 들었다.
"누..누구?"
"니 놈을 죽이러 온 사람!"
"네?"
성호는 민규의 목을 잡고 커다란 유리벽으로 가져갔다.
"사..살려줘요.."
민규는 있는 힘껏 소리를 질렀지만 목이 잡혀 목소리가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병실에 있던 사람들은
그런 민규의 모습을 보며 모두 공포에 휩싸였다. 허공에 몸이 들린체 혼자서 소리를 지르는 사람들이라니..
사람들은 그런 민규의 모습을 보며 비명을 질러댔다.
"곧..편안하게 해주마.."
"왜..허윽..왜.."
"무언가..잘못한 일이 있겠지.."
순간 민규는 남자의 눈을 바라보며..한 남자의 눈이 떠올랐다.
"김성호!!"
그걸 깨닫는 순간 유리벽에 금이 가며 와장창 소리와 함께 민규의 몸은 허공을 날아 바닥으로 떨어져갔다.
"끝이구나.."
잠시 후 쿵 거리는 소리와 함께 병원 밑에 있던 사람들의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성호는 아래를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바라보고는 천천히 몸을 날려 어느 건물의 옥상을 향해 날아갔다. 잠시 후
옥상에 도착한 성호는 하늘을 보고 멍하게 서 있는 한 여자를 발견했다.
"뭐지..왜 내가 이리로 온건가..."
그 순간 옆에 그 남자가 다시 나타났다.
"가봐라..넌 아마 저 여자를 모르겠지만...저 여자는 너를 알 꺼다.."
성호는 천천히 그 여자에게 걸어가 여자의 뒤에 서서 가만히 그 여자를 바라봤다.
수빈이는 지금 이 상황을 이해할 수 없었다. 분명히 남은 끔찍한 기억들..자신의 죽음..그런데
기억이 끊어지고..깨어보니..알 수 없는 건물의 옥상이었다.
"여기가 어디지..어떻게 된거야..."
그 때 뒤에서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든 수빈이는 뒤로 몸을 돌렸다. 이상한 남자가 자신을 쳐다보고
있었고, 수빈이도 말없이 그 남자를 바라봤다.
"누구지...이 까만옷의 남자는.."
순간 남자의 고개가 서서히 올라가고 둘의 눈이 마주쳤다. 수빈은 남자의 눈을 보고 숨이 멎을 것만
같았다. 저 눈...어떻게..어떻게 모를 수가 있는가.. 성호를 못 알아본 수빈은 자신이 너무 바보같았다.
머리가 길고 까맣다고...어떻게 성호를 못 알아볼 수가 있는가..비록 붉은 눈이었지만, 성호의 눈을
본 순간 수빈은 담숨에 성호인 걸 알 수 있었다.
"서..성호야...흐흑..."
수빈의 눈에서 눈물이 뺨을 타고 흘러내렸고, 성호는 그런 수빈을 무미건조한 표정으로 바라봤다.
"날..아나.."
"뭐야..그런 말이 어딨어..왜 그래.."
"다시 한 번 물어보마..날 아는건가.."
"왜 그래..그런 말투 하지마..왜 그래 성호야..흐흑.."
"성호...성호라...굉장히 낯익군...하지만 난 모르는 이름이다.."
"왜 그래 정말!! 내가 그랬다고 나한테 화난거야..흐흑..미안해 하지만 너무 힘들어서..
그렇게 해버렸어.."
"아니..미안하지만 난 너를 모른다..그리고 난 성호가 아니야..잘못 봤나 보군.."
"무슨 소리야..성호가 맞는데..성호 맞잖아.."
수빈은 성호를 안으려고 손을 휘젓다 성호의 몸을 그대로 통과하는 걸 보고 그대로 얼어버렸다.
"너..너..어떻게 된거야.."
"인간...내가 원치 않는 한 인간은 내 몸을 만질 수 없다..."
"성호야..그게 무슨 소리야.."
"당신이 새롭게 목숨을 얻은 사람인가보군...축하한다..그럼..새롭게 태어난 생은 행복하게 살길.."
"성호야 어디가..성호야!!!"
수빈이는 성호의 이름을 미친듯이 부르짖었지만, 성호의 모습은 점점 사라지고 있었다.
"성호야..성호야..흐흑..."
수빈이는 도대체 무슨 상황인지 알 수 없었지만.. 가슴이 찢어질 듯이 아팠다. 다신 성호를 못 볼
꺼란 생각에..
성호는 하늘을 향해 서서히 날아오르며 가슴이 아련하게 아파오는 걸 느꼈다.
"우습군..인간의 눈물을 보고 이리 가슴이 아픈건가.. 성호...성호...낯설지 않아..낯설지.."
성호는 그 여자의 얼굴이 자꾸만 눈에 아른거리고 성호라는 이름이 귀에 맴돌았지만..더 이상
아무런 기억도 나지 않았기에 부질없는 짓이란 걸 알고 이내 그만뒀다.
"난..사신이니까..사사로운 감정은 그만...복수를 하고 싶은 자는..누구든 날 찾아라..당신에게
찾아갈테니..."
ps. 약간 특이한 장르의 글을 시도해봤습니다..^^;; 야한 장면이 그리 많지 않은 소설이라도 양해하시길~ ^^
어쨌든 결말을 내게 됐는데요~ 뭐..해피엔딩인지..새드엔딩인지는 독자분들이 각자의 판단마다 틀리겠네요~
그럼 주말 즐겁게 보내세요^^
"여기는 어디지.."
눈부시게 하얀 공간의 한 구석이 일렁이며 하얀색과 확연히 반대되는 아주 까만 옷을 입은 사람이
성호의 눈에 들어왔다.
"누구지..저 익숙한 모습은..."
까만 옷의 남자가 점점 성호에게 가까워져왔고 남자가 고개를 드는 순간 그가 누군지 성호는 알
수 있었다. 붉은 눈의 남자..복수할 기회를 준 남자
"인간..복수에 실패했군.."
"네에..."
"후훗..너무 어려운 일이었나..시간이 짧았던건가.."
"잘...모르겠어요.."
"그래..인간으로선 알 수 없는 일이지...왜 그렇게 된건지..모두가 운명일지도.."
"수빈이는...살아날 수 없겠죠.."
"물론...넌 실패했으니.."
"그렇군요.."
"아쉽나?"
"네에..."
"아쉽다고??!! 하아...우습군..지금 너가 죽었다는 사실은 인지하지 못하나?"
"아뇨..알고 있어요.."
"그런데 그 여자아이가 살아나지 못한게 아쉽다고? 너가 죽었는데도.."
"네에...제 죽음은 아무래도 상관없어요.."
"아무래도 상관없다라..인간이란 참으로 알 수 없는 존재군..자신의 목숨보다 더 소중한
존재가 있단 말인가?"
"네..당신같은 존재들은 이해할 수 없겠죠.."
"그래..이해가 가지 않는군..정말 머저리같아! 니가 죽은게 아쉽다고 해야 정상 아닌가?"
"네..뭐 그것도 아쉽긴 하군요..그 자식을 죽이지 못해서.."
"마지막 남은 한 놈 말이냐?ㅋㅋ 그 놈이라면 내가 직접 죽여줄 수 도 있어.."
"그런 일..가능한가요?"
"물론..하지만 댓가가 있어야하겠지.."
"댓가라..전 죽은 상태라..줄 수 있는게 없네요..그럼 죽일 수 없겠군요.."
"휴...답답한 인간..아직도 미련이 남았나...?"
"네..마지막으로 수빈이가 살아난 모습을 봤다면..죽어도 여한이 없을텐데.."
"정말..짜증스러울 정도로 대단하군..그런게 인간의 사랑이라는 건가.."
"사랑..모르겠어요..사랑인지도...그 사람이 너무 보고싶고..그립고..모든 걸 다해주고 싶고..
내 목숨을 줘도 아깝지 않은게 사랑이라면...그럴지도 모르죠.."
"훗...그런가..흥미로운 얘기군..인간이란 알다가도 모를 존재야.."
"궁금한게 있는데 대답해 줄 수 있나요?"
"물론.."
"당신의 정체는 뭐죠?"
"후훗..나? 난 누군가에겐 천사..악마..혹은 저승사자..사신..나의 이름은 다양하지..딱히
정해진건 없어.."
"그렇군요..그럼 전 이제 어디로 가는거죠?"
"저승으로 가는거지.."
"그렇군요..그게 제가 가야할 길이겠죠.."
"흐음..인간..!"
"네?"
"내가 마지막 제안을 하나 하지.."
"뭐죠.."
"너란 인간 참으로 흥미롭군...나와 같은 일을 하는게 어때?"
"같은 일이라면...사신?"
"뭐..어떻게 불러도 좋아...어쨌든.."
"그걸 하면 어떻게 되는거죠?"
"뭐..위에서 지시하는데로 하면 돼..어렵진 않지"
"그럼 그 일을 함으로써 제가 얻을 수 있는건요?"
"니가 살리고자 하는 여자아이의 목숨..다시 살릴 수 있다"
"저..정말인가요!!!"
순간 성호는 남자가 하는 말에 숨이 멎는 것만 같았다. 방법이..방법이 남아있다니!!
"그럼..그럼 할께요!"
"단...너의 기억은 모두 지워진다..그래도 좋은가?"
"기억이 모두 지워진다구요.."
분명..아주 슬픈 일일 것이다. 하지만 성호에게 선택이란 존재하지 않았다. 어떻게든 수빈이를
살려야했기에..
"네..괜찮아요.."
"그 아이의 기억도 모두 지워질텐데.."
"어쩔 수 없죠.."
"그래..잠시 후 니 기억은 모두 지워진다..마음의 준비를 해라..내 손이 니 머리에 닿는 순간
너의 기억은 모두 지워진다"
성호는 남자가 머리에 손을 대기 전에 수빈이와의 모든 일들을 기억해냈다. 처음 만난 그 순간부터..
마지막 그 순간까지..짧지만 너무나 행복했던 순간들... 성호의 얼굴은 수빈이를 만났을 때처럼 밝은
미소로 가득찼고, 남자는 씁쓸한 웃음을 지으며 성호의 머리에 손을 가져갔다.
"안쓰러운 인연이군..."
그리고 성호의 기억은 모두 지워져갔다. 모두.. 잠시 후 눈을 뜬 성호의 앞에는 커다란 유리창이
보였다. 알 수 없는 공간.. 성호는 자신의 모습을 바라봤다. 까만 옷..까만 긴 머리..유난히 붉은 눈..
"난 누구지.."
그 순간 자신의 옆에 자신과 같은 모습의 남자가 눈에 들어왔다.
"후훗..넌 사신이다...너의 첫 번째 목표는 저 놈이다..이름은 박민규..죽여라..저 놈으로 인해
억울한 한 명이 새로운 목숨을 얻는다..죽여라.."
"그걸 하면 되는건가요..?"
"그렇다..어서.."
"그러죠.."
성호는 성큼성큼 걸어 창가를 멍하게 바라보고 있는 민규의 앞으로 갔다. 4인용 병실은 음악을
듣는 사람..자는 사람으로 너무나 조용했다. 그 사건 이후로 정신이 쇠약해진 민규는 잠시 병원에서
요양을 하며 몸을 쉬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검은 그림자가 눈에 보여 민규는 고개를 들었다.
"누..누구?"
"니 놈을 죽이러 온 사람!"
"네?"
성호는 민규의 목을 잡고 커다란 유리벽으로 가져갔다.
"사..살려줘요.."
민규는 있는 힘껏 소리를 질렀지만 목이 잡혀 목소리가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병실에 있던 사람들은
그런 민규의 모습을 보며 모두 공포에 휩싸였다. 허공에 몸이 들린체 혼자서 소리를 지르는 사람들이라니..
사람들은 그런 민규의 모습을 보며 비명을 질러댔다.
"곧..편안하게 해주마.."
"왜..허윽..왜.."
"무언가..잘못한 일이 있겠지.."
순간 민규는 남자의 눈을 바라보며..한 남자의 눈이 떠올랐다.
"김성호!!"
그걸 깨닫는 순간 유리벽에 금이 가며 와장창 소리와 함께 민규의 몸은 허공을 날아 바닥으로 떨어져갔다.
"끝이구나.."
잠시 후 쿵 거리는 소리와 함께 병원 밑에 있던 사람들의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성호는 아래를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바라보고는 천천히 몸을 날려 어느 건물의 옥상을 향해 날아갔다. 잠시 후
옥상에 도착한 성호는 하늘을 보고 멍하게 서 있는 한 여자를 발견했다.
"뭐지..왜 내가 이리로 온건가..."
그 순간 옆에 그 남자가 다시 나타났다.
"가봐라..넌 아마 저 여자를 모르겠지만...저 여자는 너를 알 꺼다.."
성호는 천천히 그 여자에게 걸어가 여자의 뒤에 서서 가만히 그 여자를 바라봤다.
수빈이는 지금 이 상황을 이해할 수 없었다. 분명히 남은 끔찍한 기억들..자신의 죽음..그런데
기억이 끊어지고..깨어보니..알 수 없는 건물의 옥상이었다.
"여기가 어디지..어떻게 된거야..."
그 때 뒤에서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든 수빈이는 뒤로 몸을 돌렸다. 이상한 남자가 자신을 쳐다보고
있었고, 수빈이도 말없이 그 남자를 바라봤다.
"누구지...이 까만옷의 남자는.."
순간 남자의 고개가 서서히 올라가고 둘의 눈이 마주쳤다. 수빈은 남자의 눈을 보고 숨이 멎을 것만
같았다. 저 눈...어떻게..어떻게 모를 수가 있는가.. 성호를 못 알아본 수빈은 자신이 너무 바보같았다.
머리가 길고 까맣다고...어떻게 성호를 못 알아볼 수가 있는가..비록 붉은 눈이었지만, 성호의 눈을
본 순간 수빈은 담숨에 성호인 걸 알 수 있었다.
"서..성호야...흐흑..."
수빈의 눈에서 눈물이 뺨을 타고 흘러내렸고, 성호는 그런 수빈을 무미건조한 표정으로 바라봤다.
"날..아나.."
"뭐야..그런 말이 어딨어..왜 그래.."
"다시 한 번 물어보마..날 아는건가.."
"왜 그래..그런 말투 하지마..왜 그래 성호야..흐흑.."
"성호...성호라...굉장히 낯익군...하지만 난 모르는 이름이다.."
"왜 그래 정말!! 내가 그랬다고 나한테 화난거야..흐흑..미안해 하지만 너무 힘들어서..
그렇게 해버렸어.."
"아니..미안하지만 난 너를 모른다..그리고 난 성호가 아니야..잘못 봤나 보군.."
"무슨 소리야..성호가 맞는데..성호 맞잖아.."
수빈은 성호를 안으려고 손을 휘젓다 성호의 몸을 그대로 통과하는 걸 보고 그대로 얼어버렸다.
"너..너..어떻게 된거야.."
"인간...내가 원치 않는 한 인간은 내 몸을 만질 수 없다..."
"성호야..그게 무슨 소리야.."
"당신이 새롭게 목숨을 얻은 사람인가보군...축하한다..그럼..새롭게 태어난 생은 행복하게 살길.."
"성호야 어디가..성호야!!!"
수빈이는 성호의 이름을 미친듯이 부르짖었지만, 성호의 모습은 점점 사라지고 있었다.
"성호야..성호야..흐흑..."
수빈이는 도대체 무슨 상황인지 알 수 없었지만.. 가슴이 찢어질 듯이 아팠다. 다신 성호를 못 볼
꺼란 생각에..
성호는 하늘을 향해 서서히 날아오르며 가슴이 아련하게 아파오는 걸 느꼈다.
"우습군..인간의 눈물을 보고 이리 가슴이 아픈건가.. 성호...성호...낯설지 않아..낯설지.."
성호는 그 여자의 얼굴이 자꾸만 눈에 아른거리고 성호라는 이름이 귀에 맴돌았지만..더 이상
아무런 기억도 나지 않았기에 부질없는 짓이란 걸 알고 이내 그만뒀다.
"난..사신이니까..사사로운 감정은 그만...복수를 하고 싶은 자는..누구든 날 찾아라..당신에게
찾아갈테니..."
ps. 약간 특이한 장르의 글을 시도해봤습니다..^^;; 야한 장면이 그리 많지 않은 소설이라도 양해하시길~ ^^
어쨌든 결말을 내게 됐는데요~ 뭐..해피엔딩인지..새드엔딩인지는 독자분들이 각자의 판단마다 틀리겠네요~
그럼 주말 즐겁게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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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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