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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4 23:40 554회 0건
엘프마을로 들어갔었던 이리아스가 마을 앞 작은 산장으로 돌아왔다. 다만, 혼자가 아니라 다른 엘프소녀를 데리고 왔다.

"안녕하세요. 히리네라고해요. 이제야 감사의 인사를 드리게 되었네요."

조금은 여려 보이는 어린 엘프가 작은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그리고는 묘한 구성으로 이루어진 그레이 일행을 호기심에 가득 찬 눈빛으로 둘러보았다.
인간과 묘인족, 실체화된 정령과 작은 아기, 기묘한 구성의 일행을 둘려보던 히리네의 눈빛은 곧 예린에게 멈추었다.

"아, 안녕, 그때 구해줬던 엘프이구나."

시선이 마주친 예린은 그녀가 이내 누구인지 알아챘다. 마법사들이 엘프의 이마에 결정을 심는 실험에서 구해줬던 엘프이었다.

"네, 정말 감사드려요."

환한 미소를 지으며 한 발짝 다가간 히리네는 예린의 오른손을 자신의 양손으로 꼭 잡더니 다시 한번 감사를 표했다.
그런 히리네의 모습을 보던 이리아스의 이마가 살짝 찡그려졌다.

"아직, 잔상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일까?"

흑마법사들의 결정을 박아넣는 실험에서 구출된 히리네는 생명력이 가득한 거대한 나무 근처에서 여러 장로의 보살핌을 받았다. 다행히 심리적인 타격은 빠르게 아물었다.
다만, 그 구출해준 묘인족에 관한 이야기가 나올 때는 조금은 과한 호감을 표시하는 반응이 있었다.
이를 살펴보던 장로들은 위험할 정도는 아니다는 결론을 내렸다.
만일 이 호감이 실험을 했었던 흑마법사들에게 나타났다면 적으로 인식해야 할 상대에게 호감을 표시한다면 세뇌를 의심해야 할 테지만, 구해줬던 이에게 호감을 나타내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이러한 결론이 나온 데에는 장로들이 히리네의 온몸의 기운을 구석구석 살펴본 결과 건강하다는 것과 묘인족이라는 종족과 엘프 종족과의 관계가 친밀하게 지내지는 않지만 서로 인정하고 존중하는 관계이라는 점도 작용했다.
하지만, 곁으로 쉽게 드러나지 않은 후유증이 있을 수도 있었다.

일부러 예린과 만나는 자리에서 이리아스가 히리네의 상태를 살피는 것도 이러한 이유이었다. 마법사들의 실험 이후에 히리네에게 후유증이 있나 살피는 것이었다.

"히리네,... 과감하게 친밀감을 표현할 아이가 아닌데, 좀 주의해야겠어."

엘프는 대체로 이종족에 대해서 감사를 표할 때도 정중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다가가서 손을 잡는다거나 하는 행위는 친밀감이 오래된 같은 엘프들 사이에서나 할 뿐 몇 번 만나지 않은 상대에게 하는 행위는 아니기 때문이었다.

"괜찮아 보이니 다행이네."

오히려 예린이 부담스러운 듯 어색한 웃음을 지으면서 히리네에게 잡힌 손을 빼내었다.

이리아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리고 이건 감사의 표시입니다. 아마도 예린님과 몽령님에게 도움이 될 겁니다."

그리고 힐끗 몽령을 훔쳐봤다. 작은 소녀로 변해서 모자와 외투로서 날개와 뿔을 가리고 있었기에 다른 엘프들이 수상하게 여기지 않았을 뿐이지, 만일 그녀의 원래의 모습을 본다면 마을을 지키던 다른 엘프들이 경계를 하였을 것이다.
물론 어둠에 물들었지만 몽령의 기본은 숲 속의 정령이기에 어둠을 숨기면 숲의 기운이 엘프들에게 친밀감을 주는 것도 이유이었다.

그녀가 내민 것은 모자가 달린 외투이었다. 거친 비바람도 막을 수 있게 전신을 감쌀 수 있고 후드가 달려서 머리를 감출 수도 있었다. 그리고 옷의 크기에 비해서 상당히 가벼웠다.

"여행용 외투 같네?"

예린의 말에 이리아스가 설명을 시작하였다.

"네, "평범함의 외투"라고 해요. 그냥 보면 가볍고 편한 외투이지만 다른 기능도 있어요."
"외투를 입고 단추를 채우면 종족이나 기운을 숨기고 평범하게 느껴지게 됩니다. 엘프들이 정체를 숨기고 인간의 마을에 갈 때 사용하곤 한답니다."
"물론 일정수준 이상에 도달한 사람들에게는 소용이 없습니다만 평범한 인간들이라면 바로 옆에 있어도 같은 인간으로 느낄 뿐 이 외투를 입은 사람의 정체를 느낄 수 없을 겁니다."

"아, 좋네."

예린이 고개를 끄덕이었다. 그레이를 따라서 인간의 마을을 몇 번이나 갔던 예린은 그때마다 정체를 숨기려고 옷을 칭칭 감고 행동하는 것이 불편했었다.
이제 실체화가 된 몽령도 저런 옷이 있다면 인간 마을에서 편하게 행동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 흑마법사들을 찾아 인간 마을로 내려가실거죠?"

그레이가 이리아스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었다.

"저희 둘도 함께 갔으면 합니다. 숲에서 흑마법사들의 흔적을 찾는 일과 다른 이종족에게 주의하라고 소식을 전하는 일은 다른 수호자가 해주기로 했습니다."

이리아스의 시선이 다시 그레이에게 향했다.

"아무래도 그 흑마법사들을 잡으면 인간마을로 가야 할 것 같으니까요. 그렇다면, 그레이님께 부탁하고 싶습니다."

"으흠, 강한 이리아스가 함께 한다면 우리도 좋지. 그런데 히리네라는 분은 함께 가기에 위험할 것 같은 데,"

"일단 제가 호위할 생각입니다. 그리고 히리네의 치유능력이 일행에게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런 이리아스의 말에 그레이의 표정이 환해졌다. 아무리 그레이와 예린이라고 해도 전투 후에는 잔잔한 상처가 남기 마련이었다. 그레이의 약초로서 치료한다고 해도 한계가 있었다.
당장 생명이 위험한 큰 상처에서만 치유가 필요한 것이 아니었다.
물론 큰 상처에서도 도움이 되는 것은 확실하지만, 잔잔한 상처라도 치유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은 큰 차이이었다.
작은 상처라도 적어도 일주일에서 한 달은 상처를 다스려야 하는 경우가 빈번했다. 하지만, 치유사가 있다면 이 일주일이 이틀로, 한 달이 일주일로 줄어든다.

그리고는 이리아스는 자신이 들고온 활을 살짝 들어 보여주었다.

"혼자 다닐 때는 접근전을 선호하지만, 활에도 어느 정도 자신이 있습니다."
"그레이와 예린님이 전방을 맡아주신다면 제가 히리네와 몽령을 엄호하면서 후방을 맡지요."

그레이는 고개를 끄덕이었다.
전투가 벌어진다면 적들은 전방의 방패 역할을 하는 그레이와 예린보다는 후방에서 지원하는 이리아스와 몽령, 히리네를 노리고 접근할 것이다.
하지만,근접 전투 능력이 강한 이리아스라면 충분할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적들이 후방의 궁수는 접근전에 약할 것이라는 생각할 수 있기에 오히려 허를 찌르는 배치가 될 수도 있었다.

그리고 이리아스는 작은 미소를 그리며 애잔하게 히리네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리고 아무리 어린 엘프라도 자신에게 일어난 일은 자신이 지켜볼 권리가 있으니까요, 저는 수호자로서 이를 도와주고 싶습니다."



엘프들의 도움으로 무기와 장비의 정비가 끝났다.
평범함의 외투로 자신의 기색을 숨긴 예린,몽령, 히리네,이리아스 그리고 그레이는 천천히 숲을 벗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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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여유가 생겨 글을 계속 쓸 수 있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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