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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4 23:40 563회 0건
***

다음날.
"사제, 축하하네. 자네도 이제 남자가 되었군."
청명이 문을 열고 나오자 청인이 반겼다.
"모두 사형 덕분입니다. 전 사형이 이렇게 훌륭한 분인지 이전에는 미쳐 몰랐습니다."
"으하하하. 자네, 이전에는 날 어떻게 생각했단 말인가."
"사형이 존경스럽습니다."
청명은 청인의 손에 이끌려 오게 된 기루에서 잊지 못할 첫경험을 했다.
"기루가 이리도 좋은 곳인 줄은 꿈에도 몰랐다."
"험험. 어서 돌아가자구. 늦으면 사부에게 혼날지도 몰라."
"네, 사형."
청인과 청명은 다시 화산파의 제자로 돌아왔다. 화산에 올라 아무런 일도 없었던 양 각자의 처소로 헤어졌고, 청명은 자신의 거처에 앉아 어제의 일을 떠올렸다.
청명에게 춘화와의 첫 경험은 정말이지 짜릿했다. 매화검법의 경지가 십이성에 올랐을 때도 이 정도의 기쁨은 누리지 못했다. 어제 느낀 그 감동이 대도를 깨닳은 그때보다 모자라진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청명이었다.
"아, 벌써부터 춘화가 그리워지는구나. 사형이 외롭다고 한 말의 의미를 알겠어."
똑똑똑.
청명이 생각에 잠겨있는데, 누군가 방문을 두드렸다.
"사형, 안에 있어?"
막내 사매인 악미미였다.
"응, 들어와."
악미미는 청명의 방으로 들어왔다.
"이상한 냄새가 나네? 사형, 이거 무슨 냄새야? 밤꽃 냄새 같기도 하고..."
"아, 아냐. 무슨 냄새가 난다고 그래."
"흠, 이상하네. 그건 그렇고, 나 궁금한게 있어서 왔어."
"무엇이니?"
청명은 미미를 바라보다가 흠칫 놀라고 말았다. 어제까지는 사매를 볼 때 아무런 느낌이 없었는데, 춘화와의 일을 겪고 나서 그런지 사매가 여자로 보였다. 자꾸, 사매의 가슴에 눈이 갔고, 사매의 둔덕에 눈이 갔다.
"뭐야. 왜 자꾸 이상한 눈으로 봐."
"아, 아냐."
"사형 오늘 이상한데?"
"아냐. 물어볼 게 있다며, 어서 말해."
"응. 매화검법 이부분에서 자꾸 막혀. 자, 봐. 여기 이부분에서, 앗. 또 안되네."
미미는 매화검법 십이식을 행하다가 그만 검로가 꼬이고 말았다.
"쳇. 뭐가 문제인거지?"
"흠, 자세가 잘못되었어."
청명은 미미에게 다가가 미미의 자세를 수정해주었다. 그런데 그만 미미의 팔을 안쪽으로 조금더 끌어 당기다가, 미미의 가슴을 무심코 만지고 말았다.
바른 자세를 위해서 팔을 좀 더 안쪽으로 집어넣야 했는데, 청명이 그만 미미의 가슴에 시선이 가다보니, 손을 과하게 움직인 것이다.
"뭐, 뭐야!"
"미, 미안. 일부러 그런게 아냐."
"나, 나빠!"
미미는 얼굴이 붉어지자, 창피하기도 해서 밖으로 급히 나갔다.
"사, 사매. 그게 아니라..."
미미가 단단히 오해를 하고 나가자 청명은 일을 어떻게 풀어야 할지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기루에서 일을 치른 후, 넋이 나가 있었나보다.
"사매의 얼굴을 어떻게 봐야 할지 모르겠구나."
청명은 걱정을 하면서도 사매의 가슴에 닿았던 손을 흐뭇하게 바라보았다.
"이 손은 당분간 씻지 말아야겠구나."

***

청인은 청명과 헤어지고 사부인 운학에게 갔다.
운학은 화산의 장문인이었다. 강호에는 화산제일검으로 알려져 있는데, 검의 최고수를 논할 때 가장 먼저 언급되는 인물이 바로 그였다.
"사부님, 제자 청인입니다."
"어딜갔다 이제 오는 것이냐."
"제자, 그리 늦지 않은 것으로 아옵니다."
"썩을놈. 사부가 늦었다면 늦은 것이니라."
"사부, 실망입니다. 못난 제자는 여지껏 살아오면서 사부가 광명정대한 사람인 줄 알았습니다만, 이렇게 자신이 곧 법이라고 생각하시는 분일줄은 몰랐습니다."
"뭐라? 버릇없는 녀석. 네 녀석이 내 아들만 아니였어도, 네놈은 화산파에서 쫓겨났을 것이다."
"하하하. 아버지, 누가 듣습니다."
청인은 운학의 아들이었다. 그리고 화산에서 그 사실을 아는 사람은 두 사람 밖에 없었다.
사정은 이랬다.
운학은 이십년전 강호를 떠돌며 협행을 하고 있었다. 당시 활동하던 강호의 마인들은 운학의 이름에 벌벌 떨 정도였다. 혈기왕성하던 운학은 강호오마 중 하나인 색마 요희와 대결을 벌이게 된다.
요희는 사내의 정력을 갈취해 내공을 수련하는 요녀였다. 그녀에게 정혈을 빨린 남자는 내공이 모두 고갈되어 폐인이 되고 말았다. 운학은 강호의 공적으로 몰린 요희를 처단하겠다는 마음으로 요희를 찾아나서다가 운명처럼 한 여인을 만나게 된다.
사방이 어두워진 늦은 밤, 운학은 요희의 흔적을 따라 추적하고 있었다.
"으아악."
남자의 애처로운 비명소리가 울려퍼진다.
"저곳이로군."
운학이 비명소리를 듣고 그곳으로 갔다.
"화, 황홀했어. 정말이지 황홀했어."
"헉. 무오대사가 아니십니까."
"맞다네. 자네는 누구인가?"
"저는 운학이라고 합니다."
"운학? 화산의 후기지수로 이름을 떨치고 있는 운학이 자네였군."
"대사님께서는 요희에게 당하신 겁니까?"
"보다시피 그렇다네. 나는 요희에게 정혈을 다 빼앗겼고, 이제 이렇게 내공을 잃은 폐인이 되었다네."
"으아. 이 요녀. 용서하지 않겠다!"
"자네, 조심하게. 강호오마가 허명이 아님을 깨닳았다네. 휴, 그렇지만 정말이지 황홀했다네."
"무슨 말씀이십니까."
"나의 모든 내공과 바꿔 얻은 깨닳음일세. 나는 드디어 오늘 불(佛)이 무엇인지 알았다네."
"이해가 되질 않습니다."
"하하하. 자네는 모를 것이네. 색불(色佛)! 앞으로 난 그렇게 불리기를 원한다. 크하하하."
소림의 고승으로 알려진 무오가 정신이 나간 것 같았다. 운학은 무오가 내공을 잃은 마음에 제정신이 아닌듯 해, 급히 요희의 뒤를 쫓기로 했다. 더 이상 대화를 나누다간 요희를 놓치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자 서둘러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무아미타불."
무오에게 합장을 한 운학은 급히 요희의 흔적을 쫓았다.
요희는 무오의 내공을 흡수하자 끓어오르는 힘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무오의 내공이 너무나 컸던 나머지 요희가 흡수하기엔 벅찼던 것이다. 요희는 넘쳐나는 내공을 누군가에게 나눠주지 않으면 주화입마를 입을 것 같았다.
요희는 위기를 벗어날 방법을 찾고 있었는데, 누군가 자신을 추적해 오는 것을 느꼈다. 요희의 두뇌는 빠르게 회전하기 시작했다.
"그래, 저녀석에게 내공을 나누어주자."
"흔적이 여기까지 이어졌는데... 헛, 소저, 혹시 이곳을 지나가는 음적을 보지 못했소? 꼬리가 아홉개 달리고, 머리는 세개 달린 요괴처럼 생겼을 것이외다."
운학은 너무도 순진했다. 눈 앞에 있는 아리따운 여인이 요희인 줄 모르고, 요희를 보지 못했냐고 묻고 있었다.
"보았습니다. 마귀같이 생긴 노파가 저를 밀치고 저쪽으로 사라졌습니다. 앗, 다리가..."
"소저, 해를 당하진 않았소?"
요희가 바닥에 쓰러져 다리를 부여잡고 신음을 흘리자 운학이 다가와 살펴보았다.
"다리를 많이 다치었소?"
운학은 요희를 쫓아가야 했지만, 여인이 상처를 입은 것 같아 그러지 못했다.
"다리를 삔 것 같습니다. 아, 아퍼."
"내가 봐주겠소."
요희는 운학이 자신의 다리를 자세히 살펴 보려고 하자, 급히 내공을 일으켜 자신의 다리뼈를 어긋나게 했다.
"아악."
"소저, 다리의 뼈가 이상이 있는듯 하오."
"아, 아파요."
"잠시만 기다려보시오. 이얏."
운학은 어긋난 요희의 뼈를 맞추었고, 그 순간 요희는 놀라는 척하며 운학을 안았다.
운학은 갑자기 여인이 자신을 안자 당황했다. 사과향처럼 달콤한 여인의 향기가 코끝을 자극했고, 처음으로 느껴보는 여인의 유방의 느낌이 가슴에 느껴졌다.
"어, 어맛. 공자님, 여기 이 부분이 아프옵니다."
"그곳은...?"
요희는 부끄러운 표정을 지으며 자신의 가슴을 가르켰다.
"방금 공자께서 저를 안는 바람에 이곳에 통증이..."
"그, 그렇소?"
사실은 요희가 운학을 안은것이었지만, 운학은 요희에게 홀려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어루만져 주시옵소서."
요희는 운학의 손을 이끌어 자신의 가슴에 닿게했다.
운학은 요희의 부드러운 가슴이 손에 닿자 정신이 혼미했다. 요희는 사내를 홀리는 색공까지 발휘하고 있었으니, 경계심을 풀고 있었던 운학으로선 속수무책이었다.
"소, 소저."
"마음이 이끄는데로 하옵소서."
요희는 두팔을 벌리고 바닥에 벌렁 누웠다. 그러자 운학은 미친듯이 요희의 몸을 탐했다.
"하, 학. 소, 소저. 아, 아."
"아흐응, 하악. 하앙. 공자님 너무 거치옵니다."
요희는 본격적으로 운학이 자신의 육봉을 삽입해오자, 무오에게 빼앗은 넘쳐나는 내공을 운학에게 넘겨주었다.
운학은 그것도 모른채, 엄청난 희열에 휩싸여 짐승처럼 허리를 움직였다.
"하, 하악. 학학.
"으하아앙. 아아앙, 공자님, 너무 거치옵니다."
두사람의 행위는 두시진동안 이어졌고, 요희는 자신이 다룰 수 있을만큼 무오의 내공을 운학에게 나눠주고 나자, 슬며시 운학의 품에서 빠져나왔다.
"으흐윽. 공자님이 날 강제로 범하셨습니다."
요희가 운학의 품에서 벗어나고 나서 이와같은 말을 하며 울자 운학은 정신을 차리고 말았다.
자신이 색공에 홀려 그러한 행위를 했다는 것도 눈치채지 못하고, 크나큰 죄책감을 느꼈다.
"소, 소저. 죄송합니다. 아, 이를 어째."
"흐윽. 공자님께서는 요괴를 잡으러 가는 중이라 하시고는 저를 이렇게... 흐윽."
"할 말이 없습니다. 소저. 자결로써 용서를 구하겠습니다."
운학은 검을 빼들고 자신을 향해 검끝을 돌렸다.
"아닙니다. 공자님. 저는 괜찮습니다. 공자님께서 저와 연을 맺어주신다면 공자님과 일평생을 함께 하겠습니다."
"그, 그래 주시겠소?"
"네, 공자님. 어서 요괴를 처단하고 이곳으로 돌아와주세요. 소녀, 이곳에서 기다리겠사옵니다."
"아, 알겠소. 이곳에서 기다리시오. 내 급히 요녀를 처단하고 오겠소. 혹시 내가 이곳으로 오지 않는다면, 화산에 가서 운학을 찾아주시오."
운학은 자신이 요희를 쫓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고 급히 요희가 가르친 방향으로 달렸다.
"호호호호. 정말 멍청한 놈이로구나. 화산의 운학이라고? 호호호."
요희는 무오의 내공으로 인한 주화입마 문제를 해결하고 나자 발걸음이 가벼워졌다. 멍청한 화산의 검사까지 따돌렸으니, 당분간 조용히 평범한 여인 행세를 하며 살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요희도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이 있었으니...
요희는 무오의 내공을 빼았을 때에는, 무오의 정액을 받지 않았었다. 무오가 사정하는 순간마다 무오의 육봉을 빼내어 밖에다 사정하게 했다.
하지만, 운학과 일을 벌일 때에는 내공 조절이 힘든 상태였기에, 그만 운학이 자신의 안에다 일을 보는 것을 허용했고, 그것을 별로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고 있었다.
한 달이 지나 요희는 자신이 임신했음을 알게 되었고, 아홉달 후 자신의 비처에서 운학을 꼭 닮은 아이를 낳게 된다. 아이를 키우기 싫었던 요희는 화산의 운학에게 편지를 보냈고, 편지를 받은 운학은 일의 전말을 알고, 요희를 만나 청인을 화산의 제자로 데리고 온 것이다.
운학은 요희의 정체를 알게 되었지만, 어쨌든 자신의 아이를 낳아준 여인이고, 자신의 첫경험 상대이다보니 요희를 벌할 수 없었다. 게다가 따지고 보면 자신이 화산제일검이 된 것에는 요희의 공이 컸다. 요희에게 나눠받은 무오대사의 내공으로 실력이 일취월장을 한 것이다.
운학은 자신의 치부인 요희와의 일이 현재의 자신을 만들었다는 것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고, 화산의 제자로 받아들인 청인을 몰래 뒤에서 살펴줄 수 밖에 없었다.
"아버지, 그나저나 오늘은 또 무슨일로 부르셨습니까."
"네 녀석이 맨날 말썽만 피우니 내 대책을 마련했느니라."
"무엇입니까?"
"무림맹으로 가라. 이대제자 두명이 필요하다고 한다. 너가 갔으면 한다."
"무, 무림맹요?"
"말을 못들었느냐. 무림맹으로 가라."
"야호! 정말 무림맹이라 하셨습니까? 드디어 제가 화산을 떠나는 것입니까?"
"하하, 멍청한 아들아. 무림맹에 가면 고생이 훤하느니라. 제 죽을 길 가는지도 모르고."
"이 답답한 화산만 하겠습니까?"
"너도 좋다면 되었다. 그럼 누구와 함께 가겠는가?"
"청명! 청명과 함께 가겠습니다."
"내 그럴 줄 알았다. 녀석이라면 믿음직스럽지. 네 녀석이 화산을 망신시켜도, 청명은 화산의 자존심을 세워줄 것이야."
"으하하하. 아버지 절 너무 괄시하지 마십시오. 제가 누구의 아들입니까."
"예끼. 그만 나가보아라. 보름뒤에 하산하거라."
"네,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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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2016-08-11
접속일 2024-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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