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식을 모두 피씨방에서 해결할 수 있어 생활은 편했다. 성호는 어느 정도의 생활이 안정되자
낮이면 일을 하고 밤이면 놈들의 행적을 찾아다녔다. 처음엔 민규가 그 녀석들이 잘 갈만한
술집, 모텔, 피씨방 등을 샅샅이 뒤졌다. 하지만 이미 다른 지역으로 가버렸는지 아무리 찾아도
그 흔적을 찾을 수가 없었다.
"젠장할!! 오늘이 벌써 18일째잖아..썅! 이제 얼마 남은거야..31일?!휴..다행히 조금 남았군..
아냐..안심할 때가 아냐! 어서 찾아야해..어떻게 찾지..주변에 친한 놈들한테 수소문 해봐야하나.."
성호는 민규와 함께 중학교 때 지내던 창수가 다니는 학교 앞에 찾아가 기다렸다. 잠시 후 창수가
모습을 보이자 성호는 창수의 앞을 막아섰다.
"뭐냐?"
"오랜만이네.."
"오랜만?? 뭐야 이 새끼?"
성호는 고개를 들어 자신의 얼굴을 보여주었다.
"얼래? 성호?ㅋㅋㅋ 미친 새끼 무슨 일이냐? 오랜만이네~ 너가 나한테 무슨 볼 일이 있다고?"
"민규..어딨냐.."
"민규?? 미친 새끼~ 그걸 왜 나한테서 찾냐?ㅋㅋ 그리고 이 새끼 돌았네~ 한동안 얼굴을 못봤더니
쳐돌았나!! 씨발놈이!"
창수는 말이 끝남과 동시에 성호의 배에 주먹을 꽂았다.
"허윽!"
"씨발놈아!! 죽을 라고 환장했냐!! 어디서 지랄이야!!ㅋㅋ오늘 기분도 꿀꿀한데 잘됐다~ 따라와
씨발놈아"
창수는 성호를 질질끌고 학교 뒷편으로 가기 시작했다. 성호는 끌려가는 중에 정신을 겨우 차리고
주머니에서 알약을 꺼내 침으로 억지로 약을 삼켰다.
"효력이 얼마만에 나타나려나..빨리 나타나야하는데.."
놈들을 처리하기 전에 쓸데없는 놈에게 약을 소모해야 하는게 아쉬웠지만 지금 이 상황에서 달리
방법이 없었다. 약이 도대체 무슨 효력을 발휘하는지 모르겠지만 일단 먹고서 놈을 제압해야만 했다.
도대체 약이 무슨 효력이 있나 모르겠지만..
창수는 주변을 살피고 아무도 없다는걸 확인하고 성호에게 발길질, 주먹질을 마구 해대기 시작했다.
"개새끼! 썅~ 씹새끼야..ㅋㅋ 졸라 한 번 맞아봐라~!! 오늘 니 제삿날이다.."
성호는 몸을 최대한 둥글게 해서 창수에게서 맞는 부위를 최소화시켰다. 하지만 창수의 발길질은
더욱 거세어졌고 성호의 몸에서 힘은 점점 빠져가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 순간..갑자기 몸에서 통증이
서서히 사라지기 시작했다.
"뭐지..맞아도 안 아픈건가..마약 같은건가..휴우..갑자기 마음이 편안하네.."
성호는 창수에게 맞는다는 두려움으로 떨던 마음까지 차츰 진정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창수의 발길질
소리가 점점 작아져 이내 아무런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몸에 통증은 이미 없어진지 오래였고, 오히려
힘이 마구 솟아나는 느낌이 들었다. 그 순간 성호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뭐..뭐야 이 새끼! 갑자기 왜 이래..씨발놈!! 눈색깔은 왜 이래..내가 눈을 잘못 때렸나.."
"ㅋㅋ 다 때렸냐..."
눈이 혈관이 모두 터진듯이 붉게 충혈된 두 눈...지나치게 저음으로 낮게 깔림 음성... 창수는
순간 온 몸에 소름이 돋으며 위기감이 들었다.
"뭐...뭐야...갑자기 배짱 플레이냐..하핫...개새끼.."
창수는 성호 앞에서 최대한 허세를 부려봤지만 점점 더 불안해지는 자신의 마음을 알 수가 없었다.
그리고 그 순간 성호는 순식간에 창수 앞으로 다가와 한 손으로 창수를 들어올렸다.
"커헉!! 허으윽! 왜..왜 이래.."
"말해..말해라..민규 있는 곳..안 그러면 죽인다.."
성호는 주머니에 넣어뒀던 잭나이프를 꺼내 창수의 배로 가져갔다.
"왜..왜 이래..성호야!! 허윽!! 진정해~ 일단 이거 좀 내려놓고...커헉~ 숨이 막혀.."
"그냥 말해라..죽고 싶지 않으면.."
성호는 순식간에 성호의 배를 옆으로 쭈욱 그어버렸다. 교복은 예리한 칼날에 잘리고 창수의
배에는 선이 쭈욱 그어지며 붉은 피가 나고 있었다.
"이..이 새끼..진짜 그었어...아악!! 아파..성호야 미안해.."
"말해라..말만 해.."
"미..민규는 몰라..성철이는..알지만.."
"그 새끼는 누구냐.."
"민규랑 같이 다니는 놈.."
"그렇군...어디냐.."
"요즘 베르나 모텔이라고.."
"거기가 어딘데..빨리 말해라.."
"아..알았어..칼 좀 치워.."
창수는 벌벌 떨며 모텔의 위치를 겨우 겨우 설명했다. 창수의 말이 끝나자 성호는 창수를 그대로
땅바닥에 내팽겨쳤다.
"운 좋은 줄 알아라..시간이 좀만 더 있었으면.."
"그..그래..미안해.."
실제로 그랬다. 창수도 성호를 좀 많이 괴롭힌게 아닌지라 조금 더 혼내주고 싶었지만.. 약효의
시간이 얼마인지 몰라 최대한 빨리 그 성철이인가 하는 놈을 찾아야했다. 얼굴은 알지만 이름은
모르는 그 놈..그 놈이 이름이 성철이인가보다..
성호는 창수가 말해준 그 모텔의 방번호로 천천히 걸어들어갔다. 401호.. 이제 이 문을 열고
들어가면 첫 놈이 성호의 손에 아작이 나는거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자 남여의 거친 신음소리가
들려왔다.
"하으응~~ 오빠 더 세게~ 하으윽~ 더 팍팍!!"
"허으으윽!!! 썅년아~ 고만 좀 물어~ 하윽~ 오빠 죽네!"
"몰라~ 하아앙~~ 더 더~~"
"알았어~~ 허억!! 뭐야?!!"
"오빠 왜 그래!꺄악!!!! 뭐야!!"
질펀하게 섹스를 나누고 있던 두 남녀는 성호의 등장에 깜짝 놀라며 이불을 끌어올려 몸을 숨겼다.
"ㅋㅋ 지랄을 하고 있구만..."
"누...누구야..!!"
"씨발...누구인지 모르겠냐.."
"누..누구지...너....성호!!"
"ㅋㅋ 잘 알아봤어..씨발놈아...이제 끝인 줄 알아라!"
성호는 한달음에 침대 위로 뛰어올라 거칠게 칼을 휘둘렀다. 여자는 비명소리를 지르며 침대 옆으로
굴러떨어졌고, 성철이는 필사적으로 칼을 피하려 옆으로 도망갔지만 왼쪽어깨로 칼이 스쳐 지나갔다.
"허으윽~~!! 썅! 이 씹새끼!"
성철이는 피를 보자 눈이 뒤집히는 듯 해 옆에 있던 재떨이로 성호의 머리를 향해 집어던졌다.
하지만 성호는 날아오는 재떨이를 피하지 않고 그대로 앞으로 걸어갔다. 둔탁하게 이마에 부딪히는
소리와 함께 재떨이는 바닥으로 떨어졌고, 성호의 이마에선 한 줄기 피가 흘러내렸다.
"ㅋㅋ 다 끝났냐..졸라 약하네.."
"뭐..뭐야 이 새끼...너 뭐야..!!"
"나...니 놈 목숨 받으러 온 놈...ㅋㅋ"
성호는 공포에 질린 성철이의 눈을 보며 쾌락을 느끼며 그대로 성철이의 배에 칼을 꽂아버렸다.
그리고 칼을 빼내서 다시 한 번...한 번...한 번...십여번의 칼질이 이어졌고.. 성철이의 숨 넘어가는
소리..여자의 미칠듯한 비명소리..모든 소리가 잠잠해지자 성호는 주변을 둘러봤다. 피로 범벅이 된
공간..성호는 여자를 향해 싱끗 웃어보였다. 여자는 눈 앞에 상황에 넋이 나간건지 공허한 눈빛으로
천장만을 바라봤다.
"훗..넋이 나갔군...그럴만도 하지.."
성호는 옆에 있는 성철이의 휴대폰을 집어들고는 창가로 가 창문을 열었다.
"지금 상태라면 죽진 않겠지.."
성호는 잠시의 망설임도 없이 아래로 뛰어내렸다. 바닥에 착지하는 순간 균형을 잃으며 왼발목이
조금 뒤틀렸고, 이마에 통증이 느껴졌다.
"젠장...시간이 다 됐나 보군..얼마나 지속되는지 알아야 하는데.."
하지만 몸이 강해졌다고 생각해 너무 날아오는 주먹, 재떨이를 고스란히 맞고 4층에서 뛰어내렸을까
약의 기운이 빠지며 성호는 온 몸이 욱신거리며 극심한 통증이 밀려왔다.
"씨발...허윽..그 순간만 괜찮은건가.."
성호는 점점 힘이 빠지는 몸을 이끌고 간신히 피씨방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피씨방에 돌아가자
야간알바인 형은 기절할 듯이 놀라며 왜 그러냐며 물어봤지만 성호는 한 마디도 하지 않고 묵묵히
짐을 챙겼다. 이제 이 곳을 떠나야했다. 언제 꼬리를 잡힐지 모르니..
"야!! 너 상태가 왜 이러냐니까!!"
"미안해..형 대답해 줄 수가 없어..그리고 사장님한테 미안하다고 얘기해줘..나 가야할 곳이
있어서..더 이상 일 못해.."
"그런 몸으로 어딜 간다고!! 좀 쉬고 내일 가든지 해"
"안돼..지금 가야해..미안해 형..나 갈께.."
"새끼...무슨 일인지 모르겠지만..잘 해결하고..몸 좀 다치지 말고..그게 뭐냐.."
"그래..고마워 형.."
성호는 피씨방에서 나와서 근처의 찜질방으로 향했다. 얼굴에 피를 잔뜩 묻은 성호의 얼굴 탓인지
주인은 탐탁치 않아하며 들여보내려 하지 않았지만 성호는 돈을 두 배나 더 주고 아무런 사고도
안 친다는 신신당부를 받고서야 찜질방에 들어갈 수 있었다. 성호는 들어가자마자 짐들을 캐비넷에
집어넣고 목욕탕으로 들어가 샤워를 했다. 재떨이에 맞은 이마부위에 물이 닿자 따끔한 통증이
느껴졌고,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그자 온 몸이 욱신욱신거렸다.
"앞으론 좀 살살 다녀야겠네..함부로 설칠 수 있는 그런 몸은 아니군..그나저나 발목이 삔 줄
알았는데 발목은 괜찮군..불행 중 다행이군.."
성호는 사우나에 들어가 욱신거리는 몸을 조금 풀고서 샤워를 마치고 밖으로 나와 찜질방으로
들어갔다. 성호는 찜질방에 배를 들이눕고 성철이의 휴대폰으로 수신, 발신 목록을 확인했다.
하지만 아무리 뒤져도 박민규의 이름은 나오지 않았다.
"치밀한 새끼..연락도 안 하는건가.."
지운건지 연락은 안 하는건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지만 끝내 박민규의 흔적은 찾을 수 없었다.
대신 김수혁이란 사람과 주고받은 문자와 전화통화의 기록이 몇 개 눈에 띄였다.
"친숙하게 부르는 호칭..문자 내용..혹시 그 놈인가.."
성호는 민규와 함께 놀던 다른 한 놈의 얼굴이 어렴풋이 떠올랐다.
"이 놈이 맞아야 할텐데.."
성호는 찜질방에서 잠시 눈을 붙이고는 아침 일찍 일어나 수혁이란 놈에게 문자를 보냈다.
"뭐하냐..어디야.."
하지만 문자를 보낸지 1시간이 지나가고 있었지만 수혁이에게서 연락이 없었다.
"너무 아침일찍부터 연락했나..씨발..전화로 연락할 수도 없고..아니야..잠결이라면.."
성호는 수혁이가 이 시간에 잔다면 자신과 성철이의 목소리를 구분 못 할지도 모른다는 판단에
수혁이에게 전화를 걸었다. 한 통..두 통..세 통..네 통째 했지만 놈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
"씨발놈아...제발 좀 받아라.."
인내심의 한계를 느끼며, 다섯통 째 전화를 하는 순간..놈의 목소리가 들렸다.
"여보세요..."
"어..수혁이냐"
"뭐야..누구야.."
"나 성철이"
"씨발놈..아침부터 자는데.."
"미안하다..ㅎㅎ 어디냐?"
"여기..우리 아지트지..나 잔다"
"야..내가 술이 좀 취해서 그러는데 거기가 어디지"
"아놔~ 씨발..잠 와 죽겠는데.."
성호는 수혁이가 위치설명을 해주자마자 더 이상 말을 듣지 않고 전화를 끊었다.
"그래..잠시만 기다려라.."
성호는 서둘러 짐들을 챙겨들고 찜질방에서 나와 택시를 타고 놈이 설명한 아지트로 향했다.
택시가 주택가에 서고 성호는 수혁이가 말한 위치로 서서히 걸어가 5층 건물 앞에 섰다.
"이 위의 옥탑방인가..ㅎㅎ 니 놈은 그냥 해치워주지.."
성호는 부작용이 걱정되고 왠지 약을 하나 정도는 예비로 써야 할 거 같아 약을 사용하지 않은
체 천천히 놈들의 아지트 앞으로 걸어갔다. 5층을 다 올라와 옥탑방 입구에 서자 성호의 가슴은
쿵쾅 쿵쾅 뛰기 시작했다.
"김성호 괜찮아...침착해..잘 할 수 있어..한 방이면 끝이야.."
성호는 천천히 옥탑방의 문을 열고 안으로 한 발 한 발 안으로 천천히 걸어들어갔다. 조심히 방문을
열자 한 녀석이 바닥에 누워 자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ㅎㅎ 잘 찾아왔군..맞어..니 녀석이야.."
성호는 천천히 주머니에서 칼을 꺼내들고 놈에게 한 발자국씩 다가갔다. 그리곤 순식간에 자고있던
수혁의 배에 칼을 꽂아넣었다.
"허억!!뭐야..씨발...커헉.."
잠결에 갑자기 배에 칼이 찔린 수혁은 깜짝놀라 잠에서 깨며 배를 바라봤다. 이미 성호의 칼은 배를
찌르고 빠져나가 다시 한 번 찌르려고 준비하고 있었고, 수혁은 순간 상황을 깨닫고 통증을 참으며
몸을 일으켜 성호에게 덤볐다.
"이..이 개새끼가!!!"
"이거 놔!! 이 씨발!"
수혁은 칼을 쥔 성호의 오른 팔을 붙잡고 필사적으로 매달렸고, 성호는 그런 수혁을 발길질로 걷어차며
수혁을 떨구어내려고 노력했다. 수혁은 필사적으로 성호의 오른팔을 붙들고 왼팔로 성호의 얼굴을
주먹으로 갈겨댔지만 이미 한 번 배에 찔린 탓인지 수혁의 몸에선 힘이 점점 빠지고 있었다.
"허억...허어...이 새끼..허억.."
"씨발놈아!!"
성호는 순간 소리를 지르며 수혁의 몸을 저만치 떨궈버렸고, 수혁에게 달려들어 미친듯이 칼질을
해대기 시작했다.
"죽어!! 죽어!! 죽어 이 새끼야!!!!!!"
"허억...허어...허어......."
수혁의 몸은 바람빠진 풍선처럼 점점 더 힘이 빠져갔고, 온 몸은 칼로 난도질 당해 피범벅이 되어갔다.
한참동안의 수혁의 비명소리가 점점 잦아들자 성호는 그제서야 칼질을 멈추고 눈 앞의 상황을 바라봤다.
수혁은 온 몸은 칼로 난도질당해 피가 범벅으로 되어있었고, 성호의 몸 또한 수혁과 난투극을 통해
묻은 피와 칼질때문에 튀긴 피로 엉망이 되어있었다. 제 정신으로 처음 하는 살인...어제와는 느낌이
달랐다. 죽이고 나서도 너무도 맘이 편안했지만..제 정신으로 하는 살인이라 그런지..심장은 미친듯이
뛰었고, 자꾸만 헛구역질이 올라왔다.
"아냐..잘한거야..잘했어..김성호..나가자..어서.."
성호는 욕실에 들어가 샤워를 하고나와 짐가방에서 새 옷으로 갈아입었다. 그리곤 피가 묻은 옷을
쓰레기 봉지에 집어넣어서 들고 천천히 옥탑방에서 나왔다.
"됐어..잘한거야..이제 하나 남았다...한 놈..어쩌면 49일 전에 일이 끝나겠군...수빈아 조금만
조금만 기다려줘..!!"
낮이면 일을 하고 밤이면 놈들의 행적을 찾아다녔다. 처음엔 민규가 그 녀석들이 잘 갈만한
술집, 모텔, 피씨방 등을 샅샅이 뒤졌다. 하지만 이미 다른 지역으로 가버렸는지 아무리 찾아도
그 흔적을 찾을 수가 없었다.
"젠장할!! 오늘이 벌써 18일째잖아..썅! 이제 얼마 남은거야..31일?!휴..다행히 조금 남았군..
아냐..안심할 때가 아냐! 어서 찾아야해..어떻게 찾지..주변에 친한 놈들한테 수소문 해봐야하나.."
성호는 민규와 함께 중학교 때 지내던 창수가 다니는 학교 앞에 찾아가 기다렸다. 잠시 후 창수가
모습을 보이자 성호는 창수의 앞을 막아섰다.
"뭐냐?"
"오랜만이네.."
"오랜만?? 뭐야 이 새끼?"
성호는 고개를 들어 자신의 얼굴을 보여주었다.
"얼래? 성호?ㅋㅋㅋ 미친 새끼 무슨 일이냐? 오랜만이네~ 너가 나한테 무슨 볼 일이 있다고?"
"민규..어딨냐.."
"민규?? 미친 새끼~ 그걸 왜 나한테서 찾냐?ㅋㅋ 그리고 이 새끼 돌았네~ 한동안 얼굴을 못봤더니
쳐돌았나!! 씨발놈이!"
창수는 말이 끝남과 동시에 성호의 배에 주먹을 꽂았다.
"허윽!"
"씨발놈아!! 죽을 라고 환장했냐!! 어디서 지랄이야!!ㅋㅋ오늘 기분도 꿀꿀한데 잘됐다~ 따라와
씨발놈아"
창수는 성호를 질질끌고 학교 뒷편으로 가기 시작했다. 성호는 끌려가는 중에 정신을 겨우 차리고
주머니에서 알약을 꺼내 침으로 억지로 약을 삼켰다.
"효력이 얼마만에 나타나려나..빨리 나타나야하는데.."
놈들을 처리하기 전에 쓸데없는 놈에게 약을 소모해야 하는게 아쉬웠지만 지금 이 상황에서 달리
방법이 없었다. 약이 도대체 무슨 효력을 발휘하는지 모르겠지만 일단 먹고서 놈을 제압해야만 했다.
도대체 약이 무슨 효력이 있나 모르겠지만..
창수는 주변을 살피고 아무도 없다는걸 확인하고 성호에게 발길질, 주먹질을 마구 해대기 시작했다.
"개새끼! 썅~ 씹새끼야..ㅋㅋ 졸라 한 번 맞아봐라~!! 오늘 니 제삿날이다.."
성호는 몸을 최대한 둥글게 해서 창수에게서 맞는 부위를 최소화시켰다. 하지만 창수의 발길질은
더욱 거세어졌고 성호의 몸에서 힘은 점점 빠져가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 순간..갑자기 몸에서 통증이
서서히 사라지기 시작했다.
"뭐지..맞아도 안 아픈건가..마약 같은건가..휴우..갑자기 마음이 편안하네.."
성호는 창수에게 맞는다는 두려움으로 떨던 마음까지 차츰 진정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창수의 발길질
소리가 점점 작아져 이내 아무런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몸에 통증은 이미 없어진지 오래였고, 오히려
힘이 마구 솟아나는 느낌이 들었다. 그 순간 성호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뭐..뭐야 이 새끼! 갑자기 왜 이래..씨발놈!! 눈색깔은 왜 이래..내가 눈을 잘못 때렸나.."
"ㅋㅋ 다 때렸냐..."
눈이 혈관이 모두 터진듯이 붉게 충혈된 두 눈...지나치게 저음으로 낮게 깔림 음성... 창수는
순간 온 몸에 소름이 돋으며 위기감이 들었다.
"뭐...뭐야...갑자기 배짱 플레이냐..하핫...개새끼.."
창수는 성호 앞에서 최대한 허세를 부려봤지만 점점 더 불안해지는 자신의 마음을 알 수가 없었다.
그리고 그 순간 성호는 순식간에 창수 앞으로 다가와 한 손으로 창수를 들어올렸다.
"커헉!! 허으윽! 왜..왜 이래.."
"말해..말해라..민규 있는 곳..안 그러면 죽인다.."
성호는 주머니에 넣어뒀던 잭나이프를 꺼내 창수의 배로 가져갔다.
"왜..왜 이래..성호야!! 허윽!! 진정해~ 일단 이거 좀 내려놓고...커헉~ 숨이 막혀.."
"그냥 말해라..죽고 싶지 않으면.."
성호는 순식간에 성호의 배를 옆으로 쭈욱 그어버렸다. 교복은 예리한 칼날에 잘리고 창수의
배에는 선이 쭈욱 그어지며 붉은 피가 나고 있었다.
"이..이 새끼..진짜 그었어...아악!! 아파..성호야 미안해.."
"말해라..말만 해.."
"미..민규는 몰라..성철이는..알지만.."
"그 새끼는 누구냐.."
"민규랑 같이 다니는 놈.."
"그렇군...어디냐.."
"요즘 베르나 모텔이라고.."
"거기가 어딘데..빨리 말해라.."
"아..알았어..칼 좀 치워.."
창수는 벌벌 떨며 모텔의 위치를 겨우 겨우 설명했다. 창수의 말이 끝나자 성호는 창수를 그대로
땅바닥에 내팽겨쳤다.
"운 좋은 줄 알아라..시간이 좀만 더 있었으면.."
"그..그래..미안해.."
실제로 그랬다. 창수도 성호를 좀 많이 괴롭힌게 아닌지라 조금 더 혼내주고 싶었지만.. 약효의
시간이 얼마인지 몰라 최대한 빨리 그 성철이인가 하는 놈을 찾아야했다. 얼굴은 알지만 이름은
모르는 그 놈..그 놈이 이름이 성철이인가보다..
성호는 창수가 말해준 그 모텔의 방번호로 천천히 걸어들어갔다. 401호.. 이제 이 문을 열고
들어가면 첫 놈이 성호의 손에 아작이 나는거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자 남여의 거친 신음소리가
들려왔다.
"하으응~~ 오빠 더 세게~ 하으윽~ 더 팍팍!!"
"허으으윽!!! 썅년아~ 고만 좀 물어~ 하윽~ 오빠 죽네!"
"몰라~ 하아앙~~ 더 더~~"
"알았어~~ 허억!! 뭐야?!!"
"오빠 왜 그래!꺄악!!!! 뭐야!!"
질펀하게 섹스를 나누고 있던 두 남녀는 성호의 등장에 깜짝 놀라며 이불을 끌어올려 몸을 숨겼다.
"ㅋㅋ 지랄을 하고 있구만..."
"누...누구야..!!"
"씨발...누구인지 모르겠냐.."
"누..누구지...너....성호!!"
"ㅋㅋ 잘 알아봤어..씨발놈아...이제 끝인 줄 알아라!"
성호는 한달음에 침대 위로 뛰어올라 거칠게 칼을 휘둘렀다. 여자는 비명소리를 지르며 침대 옆으로
굴러떨어졌고, 성철이는 필사적으로 칼을 피하려 옆으로 도망갔지만 왼쪽어깨로 칼이 스쳐 지나갔다.
"허으윽~~!! 썅! 이 씹새끼!"
성철이는 피를 보자 눈이 뒤집히는 듯 해 옆에 있던 재떨이로 성호의 머리를 향해 집어던졌다.
하지만 성호는 날아오는 재떨이를 피하지 않고 그대로 앞으로 걸어갔다. 둔탁하게 이마에 부딪히는
소리와 함께 재떨이는 바닥으로 떨어졌고, 성호의 이마에선 한 줄기 피가 흘러내렸다.
"ㅋㅋ 다 끝났냐..졸라 약하네.."
"뭐..뭐야 이 새끼...너 뭐야..!!"
"나...니 놈 목숨 받으러 온 놈...ㅋㅋ"
성호는 공포에 질린 성철이의 눈을 보며 쾌락을 느끼며 그대로 성철이의 배에 칼을 꽂아버렸다.
그리고 칼을 빼내서 다시 한 번...한 번...한 번...십여번의 칼질이 이어졌고.. 성철이의 숨 넘어가는
소리..여자의 미칠듯한 비명소리..모든 소리가 잠잠해지자 성호는 주변을 둘러봤다. 피로 범벅이 된
공간..성호는 여자를 향해 싱끗 웃어보였다. 여자는 눈 앞에 상황에 넋이 나간건지 공허한 눈빛으로
천장만을 바라봤다.
"훗..넋이 나갔군...그럴만도 하지.."
성호는 옆에 있는 성철이의 휴대폰을 집어들고는 창가로 가 창문을 열었다.
"지금 상태라면 죽진 않겠지.."
성호는 잠시의 망설임도 없이 아래로 뛰어내렸다. 바닥에 착지하는 순간 균형을 잃으며 왼발목이
조금 뒤틀렸고, 이마에 통증이 느껴졌다.
"젠장...시간이 다 됐나 보군..얼마나 지속되는지 알아야 하는데.."
하지만 몸이 강해졌다고 생각해 너무 날아오는 주먹, 재떨이를 고스란히 맞고 4층에서 뛰어내렸을까
약의 기운이 빠지며 성호는 온 몸이 욱신거리며 극심한 통증이 밀려왔다.
"씨발...허윽..그 순간만 괜찮은건가.."
성호는 점점 힘이 빠지는 몸을 이끌고 간신히 피씨방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피씨방에 돌아가자
야간알바인 형은 기절할 듯이 놀라며 왜 그러냐며 물어봤지만 성호는 한 마디도 하지 않고 묵묵히
짐을 챙겼다. 이제 이 곳을 떠나야했다. 언제 꼬리를 잡힐지 모르니..
"야!! 너 상태가 왜 이러냐니까!!"
"미안해..형 대답해 줄 수가 없어..그리고 사장님한테 미안하다고 얘기해줘..나 가야할 곳이
있어서..더 이상 일 못해.."
"그런 몸으로 어딜 간다고!! 좀 쉬고 내일 가든지 해"
"안돼..지금 가야해..미안해 형..나 갈께.."
"새끼...무슨 일인지 모르겠지만..잘 해결하고..몸 좀 다치지 말고..그게 뭐냐.."
"그래..고마워 형.."
성호는 피씨방에서 나와서 근처의 찜질방으로 향했다. 얼굴에 피를 잔뜩 묻은 성호의 얼굴 탓인지
주인은 탐탁치 않아하며 들여보내려 하지 않았지만 성호는 돈을 두 배나 더 주고 아무런 사고도
안 친다는 신신당부를 받고서야 찜질방에 들어갈 수 있었다. 성호는 들어가자마자 짐들을 캐비넷에
집어넣고 목욕탕으로 들어가 샤워를 했다. 재떨이에 맞은 이마부위에 물이 닿자 따끔한 통증이
느껴졌고,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그자 온 몸이 욱신욱신거렸다.
"앞으론 좀 살살 다녀야겠네..함부로 설칠 수 있는 그런 몸은 아니군..그나저나 발목이 삔 줄
알았는데 발목은 괜찮군..불행 중 다행이군.."
성호는 사우나에 들어가 욱신거리는 몸을 조금 풀고서 샤워를 마치고 밖으로 나와 찜질방으로
들어갔다. 성호는 찜질방에 배를 들이눕고 성철이의 휴대폰으로 수신, 발신 목록을 확인했다.
하지만 아무리 뒤져도 박민규의 이름은 나오지 않았다.
"치밀한 새끼..연락도 안 하는건가.."
지운건지 연락은 안 하는건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지만 끝내 박민규의 흔적은 찾을 수 없었다.
대신 김수혁이란 사람과 주고받은 문자와 전화통화의 기록이 몇 개 눈에 띄였다.
"친숙하게 부르는 호칭..문자 내용..혹시 그 놈인가.."
성호는 민규와 함께 놀던 다른 한 놈의 얼굴이 어렴풋이 떠올랐다.
"이 놈이 맞아야 할텐데.."
성호는 찜질방에서 잠시 눈을 붙이고는 아침 일찍 일어나 수혁이란 놈에게 문자를 보냈다.
"뭐하냐..어디야.."
하지만 문자를 보낸지 1시간이 지나가고 있었지만 수혁이에게서 연락이 없었다.
"너무 아침일찍부터 연락했나..씨발..전화로 연락할 수도 없고..아니야..잠결이라면.."
성호는 수혁이가 이 시간에 잔다면 자신과 성철이의 목소리를 구분 못 할지도 모른다는 판단에
수혁이에게 전화를 걸었다. 한 통..두 통..세 통..네 통째 했지만 놈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
"씨발놈아...제발 좀 받아라.."
인내심의 한계를 느끼며, 다섯통 째 전화를 하는 순간..놈의 목소리가 들렸다.
"여보세요..."
"어..수혁이냐"
"뭐야..누구야.."
"나 성철이"
"씨발놈..아침부터 자는데.."
"미안하다..ㅎㅎ 어디냐?"
"여기..우리 아지트지..나 잔다"
"야..내가 술이 좀 취해서 그러는데 거기가 어디지"
"아놔~ 씨발..잠 와 죽겠는데.."
성호는 수혁이가 위치설명을 해주자마자 더 이상 말을 듣지 않고 전화를 끊었다.
"그래..잠시만 기다려라.."
성호는 서둘러 짐들을 챙겨들고 찜질방에서 나와 택시를 타고 놈이 설명한 아지트로 향했다.
택시가 주택가에 서고 성호는 수혁이가 말한 위치로 서서히 걸어가 5층 건물 앞에 섰다.
"이 위의 옥탑방인가..ㅎㅎ 니 놈은 그냥 해치워주지.."
성호는 부작용이 걱정되고 왠지 약을 하나 정도는 예비로 써야 할 거 같아 약을 사용하지 않은
체 천천히 놈들의 아지트 앞으로 걸어갔다. 5층을 다 올라와 옥탑방 입구에 서자 성호의 가슴은
쿵쾅 쿵쾅 뛰기 시작했다.
"김성호 괜찮아...침착해..잘 할 수 있어..한 방이면 끝이야.."
성호는 천천히 옥탑방의 문을 열고 안으로 한 발 한 발 안으로 천천히 걸어들어갔다. 조심히 방문을
열자 한 녀석이 바닥에 누워 자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ㅎㅎ 잘 찾아왔군..맞어..니 녀석이야.."
성호는 천천히 주머니에서 칼을 꺼내들고 놈에게 한 발자국씩 다가갔다. 그리곤 순식간에 자고있던
수혁의 배에 칼을 꽂아넣었다.
"허억!!뭐야..씨발...커헉.."
잠결에 갑자기 배에 칼이 찔린 수혁은 깜짝놀라 잠에서 깨며 배를 바라봤다. 이미 성호의 칼은 배를
찌르고 빠져나가 다시 한 번 찌르려고 준비하고 있었고, 수혁은 순간 상황을 깨닫고 통증을 참으며
몸을 일으켜 성호에게 덤볐다.
"이..이 개새끼가!!!"
"이거 놔!! 이 씨발!"
수혁은 칼을 쥔 성호의 오른 팔을 붙잡고 필사적으로 매달렸고, 성호는 그런 수혁을 발길질로 걷어차며
수혁을 떨구어내려고 노력했다. 수혁은 필사적으로 성호의 오른팔을 붙들고 왼팔로 성호의 얼굴을
주먹으로 갈겨댔지만 이미 한 번 배에 찔린 탓인지 수혁의 몸에선 힘이 점점 빠지고 있었다.
"허억...허어...이 새끼..허억.."
"씨발놈아!!"
성호는 순간 소리를 지르며 수혁의 몸을 저만치 떨궈버렸고, 수혁에게 달려들어 미친듯이 칼질을
해대기 시작했다.
"죽어!! 죽어!! 죽어 이 새끼야!!!!!!"
"허억...허어...허어......."
수혁의 몸은 바람빠진 풍선처럼 점점 더 힘이 빠져갔고, 온 몸은 칼로 난도질 당해 피범벅이 되어갔다.
한참동안의 수혁의 비명소리가 점점 잦아들자 성호는 그제서야 칼질을 멈추고 눈 앞의 상황을 바라봤다.
수혁은 온 몸은 칼로 난도질당해 피가 범벅으로 되어있었고, 성호의 몸 또한 수혁과 난투극을 통해
묻은 피와 칼질때문에 튀긴 피로 엉망이 되어있었다. 제 정신으로 처음 하는 살인...어제와는 느낌이
달랐다. 죽이고 나서도 너무도 맘이 편안했지만..제 정신으로 하는 살인이라 그런지..심장은 미친듯이
뛰었고, 자꾸만 헛구역질이 올라왔다.
"아냐..잘한거야..잘했어..김성호..나가자..어서.."
성호는 욕실에 들어가 샤워를 하고나와 짐가방에서 새 옷으로 갈아입었다. 그리곤 피가 묻은 옷을
쓰레기 봉지에 집어넣어서 들고 천천히 옥탑방에서 나왔다.
"됐어..잘한거야..이제 하나 남았다...한 놈..어쩌면 49일 전에 일이 끝나겠군...수빈아 조금만
조금만 기다려줘..!!"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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