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 사람에게 대충 이야기를 들으니 박민규가 누군가를 때려서 정학을 맞았다고 했고, 기간은
한 달이라 했다. 나머지 두 녀석은 2주일..
성호는 혼란스러웠다. 정말 이 일이 잘된 일인지.. 물론 수빈이말대로 당분간이라도 민규가 성호를
괴롭히지 못할꺼란 사실은 너무나 좋았지만.. 그 후의 보복이 두려웠다. 정확히 말하자면 수빈이에
대한 보복.. 자신에게 어떤 일이 있어도 참을 수 있었지만 수빈이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참을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렇게 민규가 정학을 당하고 일주일의 시간이 흘러가고 있었다. 성호는 괜시리 자신이 지나치게
걱정을 한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 일도 없네...다행이야..정말...휴..다시 녀석이 학교에 오면 그 땐 오지게 맞겠군..뭐
그 정도야 각오하고 있어야겠지..그나저나 수빈이는 학교에 왔나? 전화도 안 받고..어떻게 된거야.."
수빈이는 오늘 아침 전화를 받지 않았고, 한참을 전화하며 기다리던 성호는 결국 학교에 늦기 전에
먼저 학교로 왔다. 그래서 오늘은 아침부터 수빈이의 얼굴을 볼 수가 없었다. 성호는 오전 수업이
끝나라 눈이 빠지게 기다렸고, 오전수업이 끝나자마자 수빈이의 교실로 찾아갔다. 그런데..수빈이가
보이지 않았다.
"어디간거지..잠시 어디갔나.."
그렇게 10분이 흐르고..또 다시 10분이 흘러 20분이 다 되어갔다. 하지만 수빈이는 여전히 보이지
않았다. 성호는 기다림을 참지 못하고 수빈이의 짝에게 다가가 물었다.
"저기..오늘 수빈이 안 나왔어요?"
"아~ 수빈이 남자친구네요..오늘 안 왔는데..몰랐어요?"
"네??!! 연락도 없구요?"
"네..당연히 알고 있을 줄 알았는데.."
"네..네..알겠습니다.."
성호는 순간 비틀거리는 몸을 가누며 겨우 벽을 잡으며 교실 밖으로 나왔다.
"설마..아닐꺼야..설마..."
성호는 다급히 휴대폰을 꺼내 민규가 보낸 문자메시지의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신호만 갈 뿐
전화를 받지 않았다. 점심시간 내내 민규에게 전화를 걸고 문자메시지를 보냈지만, 민규에게서 아무런
연락을 받을 수 없었다.
"아닐꺼야..설마..아니겠지..내가 괜히 넘겨짚어서 생각하는 걸꺼야..그래.."
성호는 스스로 자기위안을 하며 마음을 가라앉히려 했다. 하지만 좀처럼 마음은 진정되지 않고, 불안한
마음만이 더해갔다.
"그래 수업 마치고 집에 찾아가보자..친구라 그러고..그래...괜찮아..괜찮을꺼야.."
성호는 오후 수업내내 별의 별 잡생각에 어떻게 시간이 갔는지 모르게 수업을 듣고는 마치자마자 택시를
타고 아파트에 내려 한달음에 수빈이의 집으로 찾아갔다. 성호는 떨리는 마음을 진정시키고 수빈이의 집의
벨을 눌렀다. 벨이 울리자마자 쿵쾅 거리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수빈이니!!!"
문이 열리자마자 수빈이 어머니의 다급한 외침과 함께 눈물로 범벅이 된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아..저는 수빈이 학교 친구.."
"아이구...수빈이가 아니네..아이구..흐흐흑.."
"저기..수빈이에게 무슨 일이.."
"아~ 글쎄..어제 학원 간다고 나간 애가..학원이 마쳐도 오지를 않어..흐흑"
"네??!!!! 그럼 어제 나가서"
"그렇다니까..흐흑 수빈이 연락있으면 꼭 좀 연락해줘...마음이 다 녹아버릴꺼 같어..내 딸래미.."
"네에...너무 걱정마세요..무슨 일이야...있겠어요.."
"그래..학생 여기까지 찾아와줘서 고마워.."
"네에..."
수빈이 어머니가 들어가고 문이 닫히자마자 성호는 그대로 주저앉아버렸다.
"아닐꺼야..아니야..그럴리가 없어...아냐..아니라구..흐흑.."
수빈이 어머니의 이야기를 들으며 참고 참았던 눈물이 결국 터져나와 성호의 뺨을 적시고 있었다.
"아니야...아냐..그래 이렇게 울고 있을 때가 아니지!!"
성호는 그 날부터 학교가 마치고 나면 학교 주변, 민규가 잘 갈만한 곳, 모든 곳을 찾아다녔다.
하지만 그 어디에도 민규의 소식..아니 그 패거리의 두 녀석의 얘기조차도 들을 수 없었다.
"어디있니..어디 대체..."
그렇게 하루가 가고.. 이틀이 갈수록 성호는 피가 말라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 그리도 지독히도
고통스러운 수빈이가 없어지고 오일째 되던 날 한 통의 문자가 왔다.
"ㅋㅋ 미치겠냐? 여기 리치모텔이다..어딘지 알지? 모르면 찾아서 와라..그리고 700만원 챙겨서
와라 니 기집년 보고 싶으면"
"리치모텔!!"
성호는 문자를 보자마자 수업이고 뭐고 가방도 놔두고 택시를 타고 미친듯이 집으로 향했다. 집에
들어가자 아직 엄마는 회사에서 오지 않았는지 집 안엔 아무도 없었다. 성호는 미친듯이 집 안을 뒤적거려
통장과 도장을 찾아냈다. 통장과 도장은 성호의 손은 덜덜 떨려왔다.
"엄마 미안해..흐흑...하지만 수빈이를 내버려둘 수 없잖아...개새끼들..흐흑.."
성호는 최대한 침착하게 은행에 가서 엄마의 심부름이라며 통장에서 700만원을 찾아 리치모텔로 향했다.
"조금만 조금만 기다려..수빈아..조금만.."
리치모텔 입구에 도착하자 성호는 민규에게 전화를 걸었다.
"나야.."
"ㅋㅋ 진짜 왔네~ 돈은 갔고 왔겠지?"
"그래..."
"잘했어~ 올라와라 503호다"
호수를 듣자마자 성호는 전화를 끊고 엘리베이터를 탔다. 엘리베이터가 5층에 멈춰서고 성호는 한 걸음
한 걸음 걸어 503호의 입구에 멈춰섰다. 긴장되는 가슴을 쓸어내리고 성호는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방의 입구엔 여러 개의 신발이 가득했고, 남자와 여자의 웃음소리가 가득히 들려오고 있었다. 신발을
벗고 들어서자 방 안은 담배연기로 가득했고 헐벗은 남자와 여자의 몸이 보였다.
"저게 설마 수빈인가!!"
"ㅋㅋ 진짜 왔네~ 병신 새끼~ 뭘 그리 놀라냐? 아~ 이 년? 이거 수빈이 아닌데~"
민규의 말과 함께 여자가 몸을 돌려 나를 쳐다봤다. 민규의 말대로 다행히 수빈이가 아니었다.
"오빠~ 쟤야~ㅋㅋㅋ 완전 띨하게 생겼다~ 여자도 안 먹어봤겠네"
"당연하지~ㅋㅋ 저런 새끼가 여자나 먹어봤겠냐~ 야 나와봐~"
민규는 여자의 몸을 밀치고 일어나 옷을 입고는 나에게 다가와 어깨동무를 했다.
"ㅋㅋ 너때문에 졸라 편하게 놀고있다~ 고맙다~ ㅋㅋ 어쨌든 이렇게 놀 자금을 가지고 찾아왔으니
손님대접은 제대로 해야지"
"됐어...수빈이는.."
"아~ 새끼 성격 급하긴~ 안 그래도 데려가잖냐~"
"알았어.."
민규는 나를 데리고 옆 방으로 갔다. 방문이 열리자마자 안에는 남녀의 신음소리가 가득 들려왔다.
"야~ 새꺄~!! 다 했으면 얼른 자지 빼고 꺼져"
"아직 덜했는데요.."
"씨발 놈이~ 돈 고작 2만원 가져와서!! 안 꺼져!"
"네~ 알겠습니다.."
한창 섹스를 즐기던 남자는 민규의 말에 서둘러 옷을 입고는 밖으로 나갔다.
"수빈이는..."
"저기 있네?"
"뭐??!!"
민규는 알몸으로 개처럼 웅크리고 있는 여자를 가리켰다.
"설마..쟤가 수빈이라고.."
"야~ 씨발년아 손님왔어~ 뭐하고 있어~"
여자는 고개를 푹 숙이고 말을 시작했다.
"짧게는 2만원, 길게는 5만원입니다. 마음대로 대해주세요 저는 암캐거든요"
형식적으로 딱딱한 목소리...하지만 분명한 수빈이의 목소리였다!! 믿을 수가 없었다. 난 서둘러
여자에게 다가가 여자의 얼굴을 돌렸다. 수빈이였다....
"수...수빈아..."
"누...누구세.....성호야.."
풀린 눈을 하며 성호를 바라보던 수빈이의 얼굴은 이내 성호를 알아보고 하얗게 질려버렸다.
"너...너 이 개새끼.."
성호의 불끈 쥔 주먹이 부들부들 떨려왔다.
"호오~ 뭐 어쩌시게?ㅋㅋ 니가 날 치게? 그냥 얌점히 700주고 데리고 나가는게 어때?"
민규의 말이 사실이었다. 지금 민규와 싸움을 벌여봤자 성호에겐 승산이 없었다. 더군다나 바로
옆 방에 다른 놈들까지 있으니.. 성호는 당장이라도 민규를 때려눕히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곤
수빈이에게 고개를 돌렸다.
"흐흑...미안해 나때문에..."
"아냐..내가 미안하지..미안해..흐흑.."
"ㅋㅋ 눈물겹다..눈물겨운 상봉은 그만하시고.."
민규의 말과 함께 서늘한 감촉이 성호의 목에 데였다. 칼이었다....
"뭐..뭐하는거야.."
"ㅋㅋ 이 안에 700이 있단 말이지.."
"아..안돼!! 칼 치워..보내준다며..!!"
"ㅎㅎ 그건 니 생각이고ㅋㅋ 700 가져오라고 했지..보내준단 소리는 없었는데.. 야!!"
성호의 외침과 함께 알몸의 두 여자와 두 녀석이 방으로 들어왔다.
"와우~ 그거 돈이야~ㅋㅋ 새끼 졸라 웃긴 놈이네ㅋㅋ 멍청하게 가져오냐~"
"그러게~~ㅋㅋ 완전 웃겨~ 오빠 쟤 진짜 띨하다~"
"시끄러~!! 병신들아~ㅋㅋ 됐고~ 뭐하냐~ 성호도 왔는데 수빈이년 한 번 따는거 보여줘야지"
"안돼!!"
"안되긴 병신 새끼가~"
민규는 성호를 끌어다 눕혀 발로 꼼작도 못하게 한 체 칼을 들이댔다.
"가만 있어라..칼이 니 목 따버리기 전에..ㅎㅎ"
"안돼..안돼..흐흑.."
"성호야...흐흑.."
"ㅋㅋ 눈물겹다~ 남친이랑 이산가족 상봉이라도 하냐"
한 녀석이 수빈이에게 다가가 수빈이가 덥고 있는 이불을 제껴버렸다. 이불이 제껴지며 수빈이의
눈부시게 하얀 알몸이 그대로 드러났다. 수빈이는 수치심에 손을 몸으로 가렸지만, 이내 녀석의
수빈이의 뺨을 갈겨 버렸다.
"아아.."
"쌍년이 어디서 가려~ㅋㅋ 남친 앞이라고 부끄럽다 이거냐?"
"허윽..하지마..하지마 개새끼들아!!"
성호는 수빈이가 저런 모습으로 맞는 모습을 보자 미쳐버릴 거 같았다. 하지만 조금도 몸을 움직일 수
없었다.
"ㅋㅋ 반항하지 말고 가만히 있어라..그러다 나 비위 상하면 바로 쑤셔버린다..ㅋㅋ 별로 피 보고
싶지 않으니까 얌전히 있어"
옆에 있던 한 녀석이 다가와 수빈이의 양 손을 잡고 다른 한 녀석은 수빈이의 다리를 강제로 벌렸다.
성호는 차마 그 모습을 볼 수 없어 고개를 돌렸다. 하지만 민규는 잔인하게도 성호의 고개를 다시
돌리고는 칼로 위협했다.
"ㅋㅋ 그냥 보라니까~ 죽기 싫으면..ㅎㅎ"
"싫어..싫다구.."
성호의 눈에선 하염없이 눈물이 흘러나왔고, 수빈이의 눈에서도 하염없이 눈물이 흘러내렸다. 악몽같은
순간...정말 꿈이라면 당장 깨버리고 싶었다. 다리를 벌리고 있던 녀석은 자신의 심벌을 수빈이의
꽃잎 속으로 거침없이 집어넣었고..마구 거칠게 쑤셔대기 시작했다. 보고 싶지 않은 광경...너무나
끔찍한 순간들...하지만 이들에겐 자비란 없었다. 두 녀석은 돌아가며 수빈이를 욕을 보이고서야 만족한듯
자기들끼리 웃어댔다.
"ㅋㅋ 어떠냐? 니 년 여친 보지 죽이지?? 너도 함 박아볼래? 아직 쟤가 손님을 많이 안 받아서
보지가 쫄깃해~ 걸레 되기 전에 박아야지~ 내가 걸레 만들꺼거든"
"놔!! 놔!! 이 개새끼야!!"
"이 새끼가 아직 정신을 못 차렸네~ㅋㅋ"
"허윽~흐으윽"
민규는 성호의 목을 졸랐고 성호는 숨이 막혀왔다.
"허으으윽....."
"야~ 이 새끼 말도 안 나오나봐~ 목이 마른가~ 누가 물 좀 줘라~"
"알았어 오빠~"
민규의 말에 옆에 있던 알몸의 여자가 다가왔고, 녀석들은 성호를 꼼짝도 못하게 하고선 여자는 성호의 입에
냄새나는 보지를 대고는 오줌을 싸기 시작했다. 벌어진 성호의 입으로는 찌린내와 함께 여자의 오줌이
계속 흘러들어왔다.
"먹어~ㅋㅋ 그러다 넘칠라~"
성호는 칼을 든 민규의 협박에도 끝내 오줌을 먹지 않고 결국 오줌은 입 밖으로 흘러 넘쳤다. 여자는
그런 나를 바라보더니 갑자기 나의 뺨을 날렸다.
"뭐 이런 찌질한 새끼가 다 있어!! 더럽냐? 지 여자도 못 지키는 찌질한 놈이~"
"ㅋㅋ 그건 정순이 말이 맞다~ㅋㅋ 찌질한 새끼.."
3명의 놈과 년들은 뭐가 그리 즐거운지 쉴새없이 떠들어댔다.
"ㅋㅋ 이수빈! 니 년은 못 벗어나~ 평생 암캐 처지라고? 알겠냐?"
순간 민규가 칼을 든 손이 잠시 느슨해지는 걸 느꼈고, 성호는 반사적으로 칼을 쥔 손을 머리로
들이받아 멀리 쳐버리고서 벌떡 일어났다. 성호는 재빨리 칼이 날아간 쪽으로 가서 칼을 잡으려
했지만 거리가 너무 멀어 이내 놈들에게 잡혀 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쉴새없이 이어진 구타...
한참을 맞고 있던 성호의 귀에 민규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씹새끼가..맛을 아직 못봤나보네...ㅋㅋ"
민규의 말과 함께 옆구리에 느껴지는 시큰한 통증....칼이었다. 성호는 순간 머리가 빙빙 도는 걸
느끼며 그대로 옆으로 고꾸라졌다.
"허억...허윽..."
"아악!!!!!!!!!"
순간 수빈이의 비명이 내 귓가에 가득 울려퍼졌다. 그리고 이어지는 수빈이의 절규...
"성호야..성호야...흐흑..."
수빈이는 나에게 다가오려했고 이내 다른 놈들에게 제지를 당했고 구타가 이어졌다.
"하지마...크흑...때리지마.."
"ㅋㅋ 눈물겹군..니 상황에서 그런 말이 나오냐..."
잠시 후 구타소리가 끊어지고.. 잠깐의 정적속에서 울먹이는 수빈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성호야...흐흑...미안해...안녕..."
"뭐가? 뭐가 미안하고 안녕이야.."
좀처럼 알아들을 수 없는 소리를 하는 수빈이에게 성호는 무언가를 물어보고 싶었지만, 힘이 점점
빠지는 성호의 입에선 아무런 말이 나오지 않았다. 그리고 그 순간.. 모든게 멈춰져버린듯한 상황
속에서 수빈이가 어디론가 뛰어가는게 보였다.
"그래..수빈아 잘 도망치고 있어...얼른 도망가...어? 근데 거긴..창문인데...창문..??!! 수빈아!!"
수빈이를 붙잡으려는 두 녀석의 손은 한 발 늦었고 순간 와장창 거리는 소리가 성호의 귀를 때렸다.
"수...수빈아..수빈아!!!!!!!!!!!!!!"
성호는 미친듯이 수빈이를 외치며 부르짖다 그대로 의식을 잃어버렸다.
의식을 잃은체 얼마나 많은 시간이 흘렀을까... 미친듯이 수빈이만을 찾아헤매던 꿈에서 성호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수빈아!!"
"성호야 일어났니?"
엄마가 성호를 안쓰러운 눈길로 바라보는게 보였다.
"엄마..수빈이는요?"
"휴우..그 여학생 말이니?"
"네에..어딨어요?"
"성적을 비관해서 자살했다더구나..그런데 갑자기 수빈이는 왜?"
"무슨 소리에요!! 성적을 비관하다니!!"
"그렇게 들었어.."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릴...전..전 어디 있었는데요??"
"넌 길거리에서 누군가에게 칼을 맞고 쓰러져 있는 걸 지나가던 사람이 찾았다구나.."
"길거리요?"
"그래..지금은 니가 안정을.."
"말도 안돼요!! 말도 안돼...흐흑...무슨 소리에요 지금.."
"휴우..믿을 수 없겠지..하지만 사실이란다.."
"아니에요! 수빈이는 그 놈들에게 성폭행을.."
"그 놈들이라니? 누굴 말하는거니? 그리고 이렇게 기사가.."
엄마는 옆에 있던 신문을 들쳐 신문 뒷면에 나 있는 조그만한 기사를 보여주었다.
"성적비관.. k모 고등학교 이모양 자살.."
성호는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 없었다. 이렇게 사실이 왜곡되다니...
"말도 안돼!! 말도 안돼!! 흐흑....흐흑...말도 안돼.."
"성호야..너가 너무 놀라서 착각하고 있는걸꺼야..진정하면 괜찮아질꺼야..좀 쉬렴..난 나가마.."
"엄마..아니에요..아냐...아냐..흐흑...흐흐흑..수빈아.."
엄마는 그 말을 끝으로 병실에서 나갔고 성호는 한참을 멍하니 창 밖을 보며 눈물만을 흘렸다.
순간 자신을 향해 마지막까지 웃음을 보이려던 수빈이의 얼굴이 떠올랐다.
"수빈아...수빈아.....수빈아..흐흐흑...개새끼들....개새끼들!! 죽인다..죽여...!!"
"후훗...복수를 하고 싶나?"
"뭐야?"
성호는 고개를 돌려 앞을 바라봤다. 어느샌가 들어왔는지 까만 정장을 입은 까만 머리를 한 날개의
사람이 눈 앞에 서 있었다.
"까만 날개? 내가 지금 꿈을 꾸나.."
성호는 다시 한 번 눈을 비비고 눈 앞을 봤다. 하지만 똑같은 모습이었다.
"누..누구세요.."
순간 남자의 고개가 들리고 섬뜩한 붉은 눈이 들어왔다.
"그건 알 거 없고..대답해라..복수를 하고 싶나?"
"네? 네네..복수를 하고 싶어요.."
"후훗..알겠다..복수를 하게 해주마.."
"어..어떻게.."
"몇 명을 죽일 셈이냐?"
"죽이다뇨?"
"그럼 복수를 하는데 죽이지 않을꺼냐?"
"아..아뇨 죽일꺼에요!! 죽여버릴꺼에요!"
"그러니 말을 해라..몇 명이지..?"
"세 명이요!!"
"그렇군..세 알을 주지.."
남자는 자기 눈만큼이나 빨간 알약 세 개를 내 손에 쥐어주었다.
"놈들을 죽이고 싶을 때 먹어라..그러면 살인자의 본능이 깨어날지니.."
"저..정말 그럴 수 있나요...?"
"물론이지..그리고 기억하라..놈들을 49일안에 죽여라..그러면 니가 바라는 그 여자가
다시 살아날 것이다.."
"여자요? 수빈이말인가요!! 어떻게 알고 계시죠!!"
"수빈? 그 여자의 이름인가..난 그 여자를 모른다.. 단지 니 눈을 통해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읽었을뿐...내 말을 명심해라..49일이다.."
"왜?? 왜 49일이죠?"
"49일은 영을 달래서 저승으로 인도하는 마지막 시간이지..지금 그 여자의 영혼은 이승에
머물고 있다..따라서 니가 49일 안에 그 놈들을 해치운다면 그 놈들의 목숨의 댓가로 그 여자를
다시 살려낼 수 있다"
"정말인가요??!!"
"물론!"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잘 되기를 빈다..후훗.."
"감사합니다!"
성호가 다시 인사를 하고 고개를 들자 그 남자는 어느샌가 사라지고 없었다.
"어디 간거지..그새 나간건가?"
그 순간 문이 열리며 엄마가 방으로 들어왔다.
"엄마..혹시 방금 어떤 남자 제 방에서 나가는 거 못 보셨어요?"
"아니..무슨 말이니?? 계속 방 앞에 앉아 있었는데..아무도 들어온 사람이 없는데..혹시 또
꿈을 꾼거니.."
"아...네 그런가봐요.."
성호는 자기가 정말 엄마 말대로 꿈을 꾸나하는 생각에 갸우뚱했다. 그런데 손을 펴자 아까 그
남자가 준 알약들이 눈에 들어왔다. 성호는 혹시나 엄마에게 들킬까싶은 생각에 서둘러 손을
오므려 알약을 감췄다.
"엄마 나 잘래요.."
"그래 피곤한가 보구나.."
"네에.."
성호는 엄마가 나가자 손을 펴 다시 알약들을 바라봤다.
"수빈이가 살아올 수 있단 말이지...49일 안이라..어렵지 않아..반드시 반드시 해낸다!"
한 달이라 했다. 나머지 두 녀석은 2주일..
성호는 혼란스러웠다. 정말 이 일이 잘된 일인지.. 물론 수빈이말대로 당분간이라도 민규가 성호를
괴롭히지 못할꺼란 사실은 너무나 좋았지만.. 그 후의 보복이 두려웠다. 정확히 말하자면 수빈이에
대한 보복.. 자신에게 어떤 일이 있어도 참을 수 있었지만 수빈이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참을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렇게 민규가 정학을 당하고 일주일의 시간이 흘러가고 있었다. 성호는 괜시리 자신이 지나치게
걱정을 한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 일도 없네...다행이야..정말...휴..다시 녀석이 학교에 오면 그 땐 오지게 맞겠군..뭐
그 정도야 각오하고 있어야겠지..그나저나 수빈이는 학교에 왔나? 전화도 안 받고..어떻게 된거야.."
수빈이는 오늘 아침 전화를 받지 않았고, 한참을 전화하며 기다리던 성호는 결국 학교에 늦기 전에
먼저 학교로 왔다. 그래서 오늘은 아침부터 수빈이의 얼굴을 볼 수가 없었다. 성호는 오전 수업이
끝나라 눈이 빠지게 기다렸고, 오전수업이 끝나자마자 수빈이의 교실로 찾아갔다. 그런데..수빈이가
보이지 않았다.
"어디간거지..잠시 어디갔나.."
그렇게 10분이 흐르고..또 다시 10분이 흘러 20분이 다 되어갔다. 하지만 수빈이는 여전히 보이지
않았다. 성호는 기다림을 참지 못하고 수빈이의 짝에게 다가가 물었다.
"저기..오늘 수빈이 안 나왔어요?"
"아~ 수빈이 남자친구네요..오늘 안 왔는데..몰랐어요?"
"네??!! 연락도 없구요?"
"네..당연히 알고 있을 줄 알았는데.."
"네..네..알겠습니다.."
성호는 순간 비틀거리는 몸을 가누며 겨우 벽을 잡으며 교실 밖으로 나왔다.
"설마..아닐꺼야..설마..."
성호는 다급히 휴대폰을 꺼내 민규가 보낸 문자메시지의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신호만 갈 뿐
전화를 받지 않았다. 점심시간 내내 민규에게 전화를 걸고 문자메시지를 보냈지만, 민규에게서 아무런
연락을 받을 수 없었다.
"아닐꺼야..설마..아니겠지..내가 괜히 넘겨짚어서 생각하는 걸꺼야..그래.."
성호는 스스로 자기위안을 하며 마음을 가라앉히려 했다. 하지만 좀처럼 마음은 진정되지 않고, 불안한
마음만이 더해갔다.
"그래 수업 마치고 집에 찾아가보자..친구라 그러고..그래...괜찮아..괜찮을꺼야.."
성호는 오후 수업내내 별의 별 잡생각에 어떻게 시간이 갔는지 모르게 수업을 듣고는 마치자마자 택시를
타고 아파트에 내려 한달음에 수빈이의 집으로 찾아갔다. 성호는 떨리는 마음을 진정시키고 수빈이의 집의
벨을 눌렀다. 벨이 울리자마자 쿵쾅 거리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수빈이니!!!"
문이 열리자마자 수빈이 어머니의 다급한 외침과 함께 눈물로 범벅이 된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아..저는 수빈이 학교 친구.."
"아이구...수빈이가 아니네..아이구..흐흐흑.."
"저기..수빈이에게 무슨 일이.."
"아~ 글쎄..어제 학원 간다고 나간 애가..학원이 마쳐도 오지를 않어..흐흑"
"네??!!!! 그럼 어제 나가서"
"그렇다니까..흐흑 수빈이 연락있으면 꼭 좀 연락해줘...마음이 다 녹아버릴꺼 같어..내 딸래미.."
"네에...너무 걱정마세요..무슨 일이야...있겠어요.."
"그래..학생 여기까지 찾아와줘서 고마워.."
"네에..."
수빈이 어머니가 들어가고 문이 닫히자마자 성호는 그대로 주저앉아버렸다.
"아닐꺼야..아니야..그럴리가 없어...아냐..아니라구..흐흑.."
수빈이 어머니의 이야기를 들으며 참고 참았던 눈물이 결국 터져나와 성호의 뺨을 적시고 있었다.
"아니야...아냐..그래 이렇게 울고 있을 때가 아니지!!"
성호는 그 날부터 학교가 마치고 나면 학교 주변, 민규가 잘 갈만한 곳, 모든 곳을 찾아다녔다.
하지만 그 어디에도 민규의 소식..아니 그 패거리의 두 녀석의 얘기조차도 들을 수 없었다.
"어디있니..어디 대체..."
그렇게 하루가 가고.. 이틀이 갈수록 성호는 피가 말라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 그리도 지독히도
고통스러운 수빈이가 없어지고 오일째 되던 날 한 통의 문자가 왔다.
"ㅋㅋ 미치겠냐? 여기 리치모텔이다..어딘지 알지? 모르면 찾아서 와라..그리고 700만원 챙겨서
와라 니 기집년 보고 싶으면"
"리치모텔!!"
성호는 문자를 보자마자 수업이고 뭐고 가방도 놔두고 택시를 타고 미친듯이 집으로 향했다. 집에
들어가자 아직 엄마는 회사에서 오지 않았는지 집 안엔 아무도 없었다. 성호는 미친듯이 집 안을 뒤적거려
통장과 도장을 찾아냈다. 통장과 도장은 성호의 손은 덜덜 떨려왔다.
"엄마 미안해..흐흑...하지만 수빈이를 내버려둘 수 없잖아...개새끼들..흐흑.."
성호는 최대한 침착하게 은행에 가서 엄마의 심부름이라며 통장에서 700만원을 찾아 리치모텔로 향했다.
"조금만 조금만 기다려..수빈아..조금만.."
리치모텔 입구에 도착하자 성호는 민규에게 전화를 걸었다.
"나야.."
"ㅋㅋ 진짜 왔네~ 돈은 갔고 왔겠지?"
"그래..."
"잘했어~ 올라와라 503호다"
호수를 듣자마자 성호는 전화를 끊고 엘리베이터를 탔다. 엘리베이터가 5층에 멈춰서고 성호는 한 걸음
한 걸음 걸어 503호의 입구에 멈춰섰다. 긴장되는 가슴을 쓸어내리고 성호는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방의 입구엔 여러 개의 신발이 가득했고, 남자와 여자의 웃음소리가 가득히 들려오고 있었다. 신발을
벗고 들어서자 방 안은 담배연기로 가득했고 헐벗은 남자와 여자의 몸이 보였다.
"저게 설마 수빈인가!!"
"ㅋㅋ 진짜 왔네~ 병신 새끼~ 뭘 그리 놀라냐? 아~ 이 년? 이거 수빈이 아닌데~"
민규의 말과 함께 여자가 몸을 돌려 나를 쳐다봤다. 민규의 말대로 다행히 수빈이가 아니었다.
"오빠~ 쟤야~ㅋㅋㅋ 완전 띨하게 생겼다~ 여자도 안 먹어봤겠네"
"당연하지~ㅋㅋ 저런 새끼가 여자나 먹어봤겠냐~ 야 나와봐~"
민규는 여자의 몸을 밀치고 일어나 옷을 입고는 나에게 다가와 어깨동무를 했다.
"ㅋㅋ 너때문에 졸라 편하게 놀고있다~ 고맙다~ ㅋㅋ 어쨌든 이렇게 놀 자금을 가지고 찾아왔으니
손님대접은 제대로 해야지"
"됐어...수빈이는.."
"아~ 새끼 성격 급하긴~ 안 그래도 데려가잖냐~"
"알았어.."
민규는 나를 데리고 옆 방으로 갔다. 방문이 열리자마자 안에는 남녀의 신음소리가 가득 들려왔다.
"야~ 새꺄~!! 다 했으면 얼른 자지 빼고 꺼져"
"아직 덜했는데요.."
"씨발 놈이~ 돈 고작 2만원 가져와서!! 안 꺼져!"
"네~ 알겠습니다.."
한창 섹스를 즐기던 남자는 민규의 말에 서둘러 옷을 입고는 밖으로 나갔다.
"수빈이는..."
"저기 있네?"
"뭐??!!"
민규는 알몸으로 개처럼 웅크리고 있는 여자를 가리켰다.
"설마..쟤가 수빈이라고.."
"야~ 씨발년아 손님왔어~ 뭐하고 있어~"
여자는 고개를 푹 숙이고 말을 시작했다.
"짧게는 2만원, 길게는 5만원입니다. 마음대로 대해주세요 저는 암캐거든요"
형식적으로 딱딱한 목소리...하지만 분명한 수빈이의 목소리였다!! 믿을 수가 없었다. 난 서둘러
여자에게 다가가 여자의 얼굴을 돌렸다. 수빈이였다....
"수...수빈아..."
"누...누구세.....성호야.."
풀린 눈을 하며 성호를 바라보던 수빈이의 얼굴은 이내 성호를 알아보고 하얗게 질려버렸다.
"너...너 이 개새끼.."
성호의 불끈 쥔 주먹이 부들부들 떨려왔다.
"호오~ 뭐 어쩌시게?ㅋㅋ 니가 날 치게? 그냥 얌점히 700주고 데리고 나가는게 어때?"
민규의 말이 사실이었다. 지금 민규와 싸움을 벌여봤자 성호에겐 승산이 없었다. 더군다나 바로
옆 방에 다른 놈들까지 있으니.. 성호는 당장이라도 민규를 때려눕히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곤
수빈이에게 고개를 돌렸다.
"흐흑...미안해 나때문에..."
"아냐..내가 미안하지..미안해..흐흑.."
"ㅋㅋ 눈물겹다..눈물겨운 상봉은 그만하시고.."
민규의 말과 함께 서늘한 감촉이 성호의 목에 데였다. 칼이었다....
"뭐..뭐하는거야.."
"ㅋㅋ 이 안에 700이 있단 말이지.."
"아..안돼!! 칼 치워..보내준다며..!!"
"ㅎㅎ 그건 니 생각이고ㅋㅋ 700 가져오라고 했지..보내준단 소리는 없었는데.. 야!!"
성호의 외침과 함께 알몸의 두 여자와 두 녀석이 방으로 들어왔다.
"와우~ 그거 돈이야~ㅋㅋ 새끼 졸라 웃긴 놈이네ㅋㅋ 멍청하게 가져오냐~"
"그러게~~ㅋㅋ 완전 웃겨~ 오빠 쟤 진짜 띨하다~"
"시끄러~!! 병신들아~ㅋㅋ 됐고~ 뭐하냐~ 성호도 왔는데 수빈이년 한 번 따는거 보여줘야지"
"안돼!!"
"안되긴 병신 새끼가~"
민규는 성호를 끌어다 눕혀 발로 꼼작도 못하게 한 체 칼을 들이댔다.
"가만 있어라..칼이 니 목 따버리기 전에..ㅎㅎ"
"안돼..안돼..흐흑.."
"성호야...흐흑.."
"ㅋㅋ 눈물겹다~ 남친이랑 이산가족 상봉이라도 하냐"
한 녀석이 수빈이에게 다가가 수빈이가 덥고 있는 이불을 제껴버렸다. 이불이 제껴지며 수빈이의
눈부시게 하얀 알몸이 그대로 드러났다. 수빈이는 수치심에 손을 몸으로 가렸지만, 이내 녀석의
수빈이의 뺨을 갈겨 버렸다.
"아아.."
"쌍년이 어디서 가려~ㅋㅋ 남친 앞이라고 부끄럽다 이거냐?"
"허윽..하지마..하지마 개새끼들아!!"
성호는 수빈이가 저런 모습으로 맞는 모습을 보자 미쳐버릴 거 같았다. 하지만 조금도 몸을 움직일 수
없었다.
"ㅋㅋ 반항하지 말고 가만히 있어라..그러다 나 비위 상하면 바로 쑤셔버린다..ㅋㅋ 별로 피 보고
싶지 않으니까 얌전히 있어"
옆에 있던 한 녀석이 다가와 수빈이의 양 손을 잡고 다른 한 녀석은 수빈이의 다리를 강제로 벌렸다.
성호는 차마 그 모습을 볼 수 없어 고개를 돌렸다. 하지만 민규는 잔인하게도 성호의 고개를 다시
돌리고는 칼로 위협했다.
"ㅋㅋ 그냥 보라니까~ 죽기 싫으면..ㅎㅎ"
"싫어..싫다구.."
성호의 눈에선 하염없이 눈물이 흘러나왔고, 수빈이의 눈에서도 하염없이 눈물이 흘러내렸다. 악몽같은
순간...정말 꿈이라면 당장 깨버리고 싶었다. 다리를 벌리고 있던 녀석은 자신의 심벌을 수빈이의
꽃잎 속으로 거침없이 집어넣었고..마구 거칠게 쑤셔대기 시작했다. 보고 싶지 않은 광경...너무나
끔찍한 순간들...하지만 이들에겐 자비란 없었다. 두 녀석은 돌아가며 수빈이를 욕을 보이고서야 만족한듯
자기들끼리 웃어댔다.
"ㅋㅋ 어떠냐? 니 년 여친 보지 죽이지?? 너도 함 박아볼래? 아직 쟤가 손님을 많이 안 받아서
보지가 쫄깃해~ 걸레 되기 전에 박아야지~ 내가 걸레 만들꺼거든"
"놔!! 놔!! 이 개새끼야!!"
"이 새끼가 아직 정신을 못 차렸네~ㅋㅋ"
"허윽~흐으윽"
민규는 성호의 목을 졸랐고 성호는 숨이 막혀왔다.
"허으으윽....."
"야~ 이 새끼 말도 안 나오나봐~ 목이 마른가~ 누가 물 좀 줘라~"
"알았어 오빠~"
민규의 말에 옆에 있던 알몸의 여자가 다가왔고, 녀석들은 성호를 꼼짝도 못하게 하고선 여자는 성호의 입에
냄새나는 보지를 대고는 오줌을 싸기 시작했다. 벌어진 성호의 입으로는 찌린내와 함께 여자의 오줌이
계속 흘러들어왔다.
"먹어~ㅋㅋ 그러다 넘칠라~"
성호는 칼을 든 민규의 협박에도 끝내 오줌을 먹지 않고 결국 오줌은 입 밖으로 흘러 넘쳤다. 여자는
그런 나를 바라보더니 갑자기 나의 뺨을 날렸다.
"뭐 이런 찌질한 새끼가 다 있어!! 더럽냐? 지 여자도 못 지키는 찌질한 놈이~"
"ㅋㅋ 그건 정순이 말이 맞다~ㅋㅋ 찌질한 새끼.."
3명의 놈과 년들은 뭐가 그리 즐거운지 쉴새없이 떠들어댔다.
"ㅋㅋ 이수빈! 니 년은 못 벗어나~ 평생 암캐 처지라고? 알겠냐?"
순간 민규가 칼을 든 손이 잠시 느슨해지는 걸 느꼈고, 성호는 반사적으로 칼을 쥔 손을 머리로
들이받아 멀리 쳐버리고서 벌떡 일어났다. 성호는 재빨리 칼이 날아간 쪽으로 가서 칼을 잡으려
했지만 거리가 너무 멀어 이내 놈들에게 잡혀 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쉴새없이 이어진 구타...
한참을 맞고 있던 성호의 귀에 민규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씹새끼가..맛을 아직 못봤나보네...ㅋㅋ"
민규의 말과 함께 옆구리에 느껴지는 시큰한 통증....칼이었다. 성호는 순간 머리가 빙빙 도는 걸
느끼며 그대로 옆으로 고꾸라졌다.
"허억...허윽..."
"아악!!!!!!!!!"
순간 수빈이의 비명이 내 귓가에 가득 울려퍼졌다. 그리고 이어지는 수빈이의 절규...
"성호야..성호야...흐흑..."
수빈이는 나에게 다가오려했고 이내 다른 놈들에게 제지를 당했고 구타가 이어졌다.
"하지마...크흑...때리지마.."
"ㅋㅋ 눈물겹군..니 상황에서 그런 말이 나오냐..."
잠시 후 구타소리가 끊어지고.. 잠깐의 정적속에서 울먹이는 수빈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성호야...흐흑...미안해...안녕..."
"뭐가? 뭐가 미안하고 안녕이야.."
좀처럼 알아들을 수 없는 소리를 하는 수빈이에게 성호는 무언가를 물어보고 싶었지만, 힘이 점점
빠지는 성호의 입에선 아무런 말이 나오지 않았다. 그리고 그 순간.. 모든게 멈춰져버린듯한 상황
속에서 수빈이가 어디론가 뛰어가는게 보였다.
"그래..수빈아 잘 도망치고 있어...얼른 도망가...어? 근데 거긴..창문인데...창문..??!! 수빈아!!"
수빈이를 붙잡으려는 두 녀석의 손은 한 발 늦었고 순간 와장창 거리는 소리가 성호의 귀를 때렸다.
"수...수빈아..수빈아!!!!!!!!!!!!!!"
성호는 미친듯이 수빈이를 외치며 부르짖다 그대로 의식을 잃어버렸다.
의식을 잃은체 얼마나 많은 시간이 흘렀을까... 미친듯이 수빈이만을 찾아헤매던 꿈에서 성호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수빈아!!"
"성호야 일어났니?"
엄마가 성호를 안쓰러운 눈길로 바라보는게 보였다.
"엄마..수빈이는요?"
"휴우..그 여학생 말이니?"
"네에..어딨어요?"
"성적을 비관해서 자살했다더구나..그런데 갑자기 수빈이는 왜?"
"무슨 소리에요!! 성적을 비관하다니!!"
"그렇게 들었어.."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릴...전..전 어디 있었는데요??"
"넌 길거리에서 누군가에게 칼을 맞고 쓰러져 있는 걸 지나가던 사람이 찾았다구나.."
"길거리요?"
"그래..지금은 니가 안정을.."
"말도 안돼요!! 말도 안돼...흐흑...무슨 소리에요 지금.."
"휴우..믿을 수 없겠지..하지만 사실이란다.."
"아니에요! 수빈이는 그 놈들에게 성폭행을.."
"그 놈들이라니? 누굴 말하는거니? 그리고 이렇게 기사가.."
엄마는 옆에 있던 신문을 들쳐 신문 뒷면에 나 있는 조그만한 기사를 보여주었다.
"성적비관.. k모 고등학교 이모양 자살.."
성호는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 없었다. 이렇게 사실이 왜곡되다니...
"말도 안돼!! 말도 안돼!! 흐흑....흐흑...말도 안돼.."
"성호야..너가 너무 놀라서 착각하고 있는걸꺼야..진정하면 괜찮아질꺼야..좀 쉬렴..난 나가마.."
"엄마..아니에요..아냐...아냐..흐흑...흐흐흑..수빈아.."
엄마는 그 말을 끝으로 병실에서 나갔고 성호는 한참을 멍하니 창 밖을 보며 눈물만을 흘렸다.
순간 자신을 향해 마지막까지 웃음을 보이려던 수빈이의 얼굴이 떠올랐다.
"수빈아...수빈아.....수빈아..흐흐흑...개새끼들....개새끼들!! 죽인다..죽여...!!"
"후훗...복수를 하고 싶나?"
"뭐야?"
성호는 고개를 돌려 앞을 바라봤다. 어느샌가 들어왔는지 까만 정장을 입은 까만 머리를 한 날개의
사람이 눈 앞에 서 있었다.
"까만 날개? 내가 지금 꿈을 꾸나.."
성호는 다시 한 번 눈을 비비고 눈 앞을 봤다. 하지만 똑같은 모습이었다.
"누..누구세요.."
순간 남자의 고개가 들리고 섬뜩한 붉은 눈이 들어왔다.
"그건 알 거 없고..대답해라..복수를 하고 싶나?"
"네? 네네..복수를 하고 싶어요.."
"후훗..알겠다..복수를 하게 해주마.."
"어..어떻게.."
"몇 명을 죽일 셈이냐?"
"죽이다뇨?"
"그럼 복수를 하는데 죽이지 않을꺼냐?"
"아..아뇨 죽일꺼에요!! 죽여버릴꺼에요!"
"그러니 말을 해라..몇 명이지..?"
"세 명이요!!"
"그렇군..세 알을 주지.."
남자는 자기 눈만큼이나 빨간 알약 세 개를 내 손에 쥐어주었다.
"놈들을 죽이고 싶을 때 먹어라..그러면 살인자의 본능이 깨어날지니.."
"저..정말 그럴 수 있나요...?"
"물론이지..그리고 기억하라..놈들을 49일안에 죽여라..그러면 니가 바라는 그 여자가
다시 살아날 것이다.."
"여자요? 수빈이말인가요!! 어떻게 알고 계시죠!!"
"수빈? 그 여자의 이름인가..난 그 여자를 모른다.. 단지 니 눈을 통해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읽었을뿐...내 말을 명심해라..49일이다.."
"왜?? 왜 49일이죠?"
"49일은 영을 달래서 저승으로 인도하는 마지막 시간이지..지금 그 여자의 영혼은 이승에
머물고 있다..따라서 니가 49일 안에 그 놈들을 해치운다면 그 놈들의 목숨의 댓가로 그 여자를
다시 살려낼 수 있다"
"정말인가요??!!"
"물론!"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잘 되기를 빈다..후훗.."
"감사합니다!"
성호가 다시 인사를 하고 고개를 들자 그 남자는 어느샌가 사라지고 없었다.
"어디 간거지..그새 나간건가?"
그 순간 문이 열리며 엄마가 방으로 들어왔다.
"엄마..혹시 방금 어떤 남자 제 방에서 나가는 거 못 보셨어요?"
"아니..무슨 말이니?? 계속 방 앞에 앉아 있었는데..아무도 들어온 사람이 없는데..혹시 또
꿈을 꾼거니.."
"아...네 그런가봐요.."
성호는 자기가 정말 엄마 말대로 꿈을 꾸나하는 생각에 갸우뚱했다. 그런데 손을 펴자 아까 그
남자가 준 알약들이 눈에 들어왔다. 성호는 혹시나 엄마에게 들킬까싶은 생각에 서둘러 손을
오므려 알약을 감췄다.
"엄마 나 잘래요.."
"그래 피곤한가 보구나.."
"네에.."
성호는 엄마가 나가자 손을 펴 다시 알약들을 바라봤다.
"수빈이가 살아올 수 있단 말이지...49일 안이라..어렵지 않아..반드시 반드시 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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