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야에 지다
제1부
작열의 태양이 대지를 비춘다.
몹시 바랜, 황폐해진 대지, 거기는 동물도 식물도 그 존재조차도 부정해 버리는, 무자비하고 색이 없는 모노톤의 세계, 몹시 말라 황폐해진 불모의 대지를, 무자비한 태양이, 한층 더. 계속해서 태운다.
그 황야의 한가운데를, 더러워진 한 명의 남자가 걷고 있다.
벌써 며칠이나, 먹을 것을 입에 대지 않았다.
신체는 앙상하게 말랐고, 조금 몸에 걸친, 의복의 흔적 같은 것은 너덜너덜하게 되어 간신히 중요 부위만 가리고 있다. 그리고 전신엔 때로 보이는 이물이 감돌고 있다.
“살고 싶다.”
단지, 그 생에의 집념만이, 남자를 움직이고 있었다. 한 개의 지팡이를 의지하여, 한쪽 발을 질질 끌면서도, 한 걸음씩 걸음을 계속한다. 끝도 없게 계속 되는 이 황야의 끝에, 도대체 무엇이 있다는 것인가.
그가 삶을 오래 살 가능성은 있는 것인가. 거의 사고력을 잃은
남자에게, 그 물음에 답하는 힘도 없을 것이다. 단지 걸음을 멈춘다면 그곳이 마지막 이리라, 이 황야에서 거기에 기다리는 것은 ‘죽음’ 이외에는 없다.
남자의 시야에, 무엇인가 검고 작은 그림자가 비쳤다.
“!”
이 녹초가 된 남자의 어디에 그런 에너지가 남아 있었는지, 남자는 재빠르게 행동을 일으켰다. 지팡이를 벗어 던져 그 그림자가 있는 곳으로 점프한다. 그리고 당분간 지면 위를 부스럭부스럭 질질 끌며 돈 끝에 움직임을 멈추었다.
남자의 얼굴에는 만면에 미소가 떠올라 있었다. 남자의 손에는 검은 벌레와 같은 생물이 잡혀 있다. 그것은……21세기 문명이 아직 이 지구 전체를 지배하고 있었던 시대에는, 바퀴벌레라고 하는 이름으로, 인류에게 꺼려지던 벌레……다만 이 문명이 멸망해 떠난 지금 시대에, 그것은 살아남은 인류에게 있어서 최고의 단백질 공급원이 되고 있다.
흑충이었다.
남자는 그 흑충에 달라붙어서 놓지 않았다. 체장 15cm. 둥글게 잘생긴 흑충이었다.
풀 한 개조차 나지 않은, 이 황야에서, 이 흑충은 도대체 무엇을 먹는 것일까. 흑충의 놀랄만한 생명력과 자연 적응 능력은, 문명이 멸망해 떠난 이 시대가 되어도 그 종족의 본성을 발휘할 수 있었던 것이다.
스멀스멀 손발을 움직이는 흑충. 남자는 그 흑충의 동체를 덥석 문다. 먹음직스럽게 그 체액을 훌쩍거린다. 그리고 천천히 맛보듯 그 고기를 씹기 시작한다.
“우걱우걱…….”
천천히 그 미육을 악물고 그리고 목의 안쪽으로 흘려 넣는다. 며칠만인가 위안에 음식이 들어가는 만족감이 남자의 육신을 완화한다.
단단한 외피나 열쇠조각 같은 6개의 다리, 그리고 끝에 뻗은 촉각조차도, 남자의 식욕 전에 귀중한 식료이며 영양원이다. 파삭파삭 소리를 내고, 남자의 발달한 턱이, 그것들을 씹고 으깨어, 그리고 입속에 밀어 넣어 간다. 시간이 10분도 되지 않을 때, 흑충은 흔적도 없이, 모두 남자의 위안에 흘려 넣어졌다.
입 주위에 흠뻑 색칠된 녹색의 체액조차, 남자는 아까운 듯이 양손으로 슥슥 모아서 입 안으로 넣어 간다. 굶주림과 싸우는 이 시대의 인류, 하물며 그와 같이 군락에서 자포자기해
혼자서 황야를 헤매게 된 사람에게는, 이 흑충과의 만남은, 아무것도 대신하기 어려운 귀중한 요행이다.
오랜 굶주림으로부터 해방되어 영양분이 온몸에 퍼져감에 따라서, 그의 뇌에 사고력이 돌아왔다. 본능대로 살아가는 그들 미래 인류에게 지성이라고 할 수 있는 고등 사고는 존재하지 않는다. 살기 위해서 최저한의 필요한 지식과, 통찰력, 직감력만이 가까스로 그들에게 인류의 후예인 것을 허락하고 있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흑충이 있다, 근처에 둥지도 있을 것…….’
남자는 혼잣말을 중얼거리고, 주위를 천천히 둘러보았다. 그러자 조금 전까지는 하늘과
땅이 일자로 붙어 있는 듯한 황야에서 일련의 바위산을 발견할 수 있었다.
남자의 눈이 빛났다. 이 세계에 있어서 바위산은, 말하자면 생명의 보고였다.
거기까지 가면 반드시 이 무한의 기아 지옥으로부터 탈출할 수 있다.
조금 전의 흑충도 반드시 그 바위산으로부터 기어 나온 것이 틀림없다. 아니 반드시
그렇다.
물론 거기에는 식료가 되는 동식물만이 아니고, 그에게 있어서 위험한 생물이 살지 않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 지옥과 같은 기아로부터 해방된다면 위험은 각오할 수 있다.
1개월 가깝게 황야를 계속 헤매어 몇 번이나 객사할 뻔하면서, 아슬아슬하게 살아왔다. 그리고 간신히 겨우 도착할 수 있던 새로운 세계. 남자에게 있어서, 이 황야 행은 생사를 건 내기였다. 그리고 마침내 그 내기에서 이길 수 있었던 것이다.
남자는 기쁨으로 얼굴에 미소를 지으며, 한 걸음 한 걸음 발길을 옮겼다. 절대 강력하지는 않지만, 대지를 밟으며 느릿느릿 착실하게 바위산으로 다리를 옮겼다. 그것이 희망으로
가득 찬 것이 아니고, 새로운 불행의 시작인지 알지 못하고.
인류가 이 지구 상에 군림하고 문명사회를 쌓아 올리고 있던 것은, 이 시대로부터 거슬러
올라가 300년 전의 옛날이었다. 인류는 과학 문명의 정점을 다하고 지구 외에도
여행을 떠나려 하고 있었다. 국제연합이 지구 연방 정부로 이름을 바꾸어, 세계에 패권을
주창한 대국이 모아두어 온 핵병기를 본격적으로 폐기하기 시작했으며 세계로부터 모든
전쟁이 근절되는 순간을 인류는 꿈꾸었다.
확실히 그때, 악몽이 왔다.
중동의 일각에서 발단한 민족, 종교 분쟁이, 점자 에스컬레이트를 시작했다.
우선 평화 공존을 실현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양국을 말려들게 해, 그것이 다른
아랍 제국에 미쳤다. 분쟁은 놀라울 정도로 상호의 증오를 증폭해 비대화 해져갔다.
그리고 마침내,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이래 봉인되어 온, 사람이 사는 도시에 대한 핵병기에 의한 공격이 가해졌다. 최초로 사용된 곳은 이스라엘 최대의 도시 텔아비브, 시가지의
대부분이 한순간에 재가 되어 버렸고 계속되어 바크잣드, 테헤란, 이슬라마바드에 보복의
핵 공격을 했다.
일찍이 성서에 의해서 알려진 예언이 소생했다. 이스라엘에서 인류 마지막 최종전쟁을
한다고 하는, 기분 나쁜 예언이다. 사람들은 외경심, 그리고 교회나 사원에 몰려들어
열심히 평화를 계속 빌었다. 그러나 야박하게도 그 교회나 사원 위에도, 핵미사일은
가차없이 쏟아져, 인류의 무상한 소망은 끊겼다. 그리고 마침내 미국, 유럽, 러시아,
중국 등 핵보유 대국에 비화한 분쟁은, 인류와 지구를 공포의 수렁으로 몰아갔다.
평화와 번영을 구가하던 각 국가는 우호국이라 믿었던 국가로부터 핵 공격을 받고
지상으로부터 그 자취를 감추어 떠났다.
확실히 악몽이었다. 광기가 지구 상의 모든 것을 다 가려, 인류는 멸망해 떠났다.
그 문명과 동식물, 지구의 풍부한 대자연 모두를 길동무로 하면서…….
그러나 문명은 멸망해 떠났지만, 인류는 살아남고 있었다.
지상을 빠짐없이 가린 방사능과 약 100년간의 기상 격변의 뒤, 한 때의 아름다웠던
지구는 변해 버린 불모의 세계가 되어 버렸지만, 그 자손들은 기아와 환경에 적응하면서
, 거의 원시시대로 돌아온 것 같은 생활을 하면서도, 대지의 한쪽 구석에서 살아나가고 있었다.
지금 몹시 황폐해진 지구 상에는, 착실한 생물은 존재하고 있지 않다. 희미하게 대지에
달라붙은 듯이 나 있는 지의류나 건조지 적응을 한 나자 식물군, 그리고 놀랄 만한 생명력으로 이 대지에 번식을 계속하고 있는 비대화 한 바퀴벌레다.
체장 10cm에서 30cm의 이 미래 바퀴벌레는, 이 시대의 말로는 흑충 이지만, 그 존재가 없었다면 미래 인류는 살아남기 어려웠을 것이다. 바위, 산 등에 자생하는 지의류를 흑충이
먹고 그 흑충을 미래 인류가 포식하면서 이 미래 세계의 생태계는 유지되고 있다.
사막화한 황야를 거의 1개월 가깝게 계속해서 헤매던 남자는 비틀거리며 계속 걸어가 간신히 바위산에 도착할 수 있었다.
바위산이 가까워짐에 따라서, 그 바위산이 상상 이상으로 큰 것인 것을 알 수 있었다.
주위는 거의 10Km 정도 될까. 한 덩어리가 된 암석층이 중층적으로 서로 겹친 바위산의
중앙에는, 그 바위산의 존재를 세계에 과시하는 것 같이, 금속질의 모노리스(한 암석으로 된 기둥)까지 발견할 수 있었고 바위산의 곳곳에는 다양한 동굴이 보였다.
또 멀리서는 몰랐지만, 가까워지는 것에 따라 그 바위산의 곳곳에 엷은 녹색의 이끼와 같은 식물이 빽빽이 덮여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건조 식물 중에서도 유일 식용에 적절한
‘새잎’이라고 불리는 식물이다. 그 말은, 확실히 이 바위산은 음식의 보고인 것을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바위산에 들어오자마자, 남자는 주위를 경계하면서 하나하나 동굴을 열심히 조사하기
시작했다. 무수히 많은 동굴 중에서 눈에 잘 띠는 동굴부터 조사해나간 남자는 얼마후
지하수가 솟는 동굴을 찾아내 목을 갈증을 달랬다.
계속해서 7번째로 들어간 동굴에서 마침내 큰 흑충 군생 둥지를 발견했다. 많은 흑충 유생과 성충이 동굴 안을 기어 돌아다니고 있다. 시험 삼아 둥지의 입구 근처를 기고 있던 한 마리를 잡으려고 손을 뻗어 보았지만, 둥지를 지키는 병정 흑충도 없다. 즉 병정 흑충의 공격에 방해되는 일 없이, 안심하고 흑충을 포식할 수 있음이다.
그리고 1시간, 흑충의 유생과 성충를 가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잡아먹었다. 언제 또 이렇게 식사를 하게 될지 기약할 수 없기에 남자는 먹을 수 있을 때 최대한의 음식을 먹고 마신다. 그야말로 살아남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다.
“후아”
만복감이 채워지는 것과 동시에 남자의 마음에는 갑자기 경계심이 솟아나왔다.
그렇다. 여기에 이만큼의 흑충이 사는 것은, 반드시 이 근처에 이 흑충을 식료원으로 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일각이라도 빨리 안전한 장소를 찾아내지 않으면 이번은 어떤 위험이
닥쳐올지 모른다. 사냥하는 사람으로부터 사냥 당하는 것은, 그것은 일순간의 판단이 좌우한다.
남자는 신중하게 동굴로부터 얼굴을 내밀어 주위 형세를 살피었다. 어떤 작은 소리도 놓치지 않게끔 신중하게 귀를 기울였다. 내리쬐는 태양이 서쪽으로 기우면서 그 살인적인 힘을 잃고 있다. 그러나 그와 같은 사람에게는 이 시간대가 가장 위험한 시간대라고 할 수 있다.
그때 귀에 희미하게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려 왔다.
그다지 먼 곳은 아니다. 아무래도 사람의 목소리 같이 들린다. 무엇인가 도움을 요구하고
있는 그리고 가냘프게 영향을 주는 그 음색은 그의 감성을 흔들 만큼 매혹적인 영향을 수반하고 있었다.
남자는 신중하게 동굴로부터 반신을 꺼내, 조금씩 그 소리의 근원 쪽으로 다가갔다.
그의 머리 안에는 위험을 고하는 경종이 울리고 있었지만, 신체의 깊은 곳으로부터 치솟아
오는 충동이 그것의 경계심을 잊게 하려 하고 있었다.
소리의 근원에 가까워질 때마다, 날카로운 소리는 묘한 파동을 수반하기 시작해 더욱더
남자를 현혹하려 한다. 남자는 경계심과 조심성은 모두 잊은 듯 점차 달리기 시작하더니 눈앞의 바위를 넘었다.
“!”
거기서 남자가 본 것. 그것은 바위와 바위의 와지, 빽빽이 이끼에 덮인 그 움푹 팬 곳.
토지 위에서 서로 얽히는 두 명의 여자 모습이었다.
“여자!”
남자는 무심코 탄식 어린 말을 뱉는다. 그리고 재빠르게 바위에 몸을 숨겼다.
수컷에게 여자는 가장 위험한 존재였다. 이 황폐한 세계에 있어, ‘여자’란 과거 문명사회의
‘여자’가 아니다. 그리고 남자는 단지 ‘수컷’에 지나지 않는다. 수컷에게 여자는 보호자이며
지배자이자 그리고 찬탈자였다.
잔류 방사능의 영향으로 남녀 비율이 1:100이 된 이 세계에서 인류는 여자만을 의미한다.
수컷은 생식을 위해서만 생존이 용서된 희소 가축에 지나지 않았다. 실제로 그도 수개월 전까지는, 그 여자 집단 안에서 태생 사육되고 계속해서 활용됐으니까.
여자는 움푹 팬 토지 위에서, 서로 신체를 포개고 얽혀 있었다. 두 명의 입에서는 누구라 할 것 없이 쾌감의 교성이 퍼져 나가고 있다.
“아학…… 하앙”
“아 아 흐~응”
남자는 위험을 느끼면서도, 일단 본 그 치태로부터 한눈을 팔 수가 없었다.
집단에 사육되고 있었을 무렵으로부터 몇 번이나 몇 번이나 보아 왔던 여자들의 교미 행위,
그것이 수개월 만에 그의 눈앞에서 전개되고 있다. 그것이 수컷인 그에게 있어 얼마나 위
험한 것일까는, 그 자신이 가장 잘 이해하고 있을 것이다. 그 행위야말로 여자들에게 수컷이 필요해 능욕을 개시하기 위한 신호와 같은 것이었다.
그러나 그는 그 광경을 보자마자 그 자리로부터 신체를 움직일 수가 없게 되어 있었다. 마치 뱀 앞에서 개구리가 몸을 움츠려서 움직일 수 없게 되듯이, 그의 신체는 무형의 끈에 속박된 것처럼 굳어져 버렸다. 물론 굳어져 버린 것은 손이나 다리만이 아닌, 그 신체의 중심, 그를 수컷이라 칭하게 하는 기관도 변화를 시작하고 있었다.
“도망치지 않으면 위험해, 이것은 함정…… 위험하다!”
남자의 머리 안에서 경종이 울린다. 그 무서운 나날의 기억이 머릿속에서 선명하고 강렬한
기억으로 되살아나기 시작했다.
-계속-
제1부
작열의 태양이 대지를 비춘다.
몹시 바랜, 황폐해진 대지, 거기는 동물도 식물도 그 존재조차도 부정해 버리는, 무자비하고 색이 없는 모노톤의 세계, 몹시 말라 황폐해진 불모의 대지를, 무자비한 태양이, 한층 더. 계속해서 태운다.
그 황야의 한가운데를, 더러워진 한 명의 남자가 걷고 있다.
벌써 며칠이나, 먹을 것을 입에 대지 않았다.
신체는 앙상하게 말랐고, 조금 몸에 걸친, 의복의 흔적 같은 것은 너덜너덜하게 되어 간신히 중요 부위만 가리고 있다. 그리고 전신엔 때로 보이는 이물이 감돌고 있다.
“살고 싶다.”
단지, 그 생에의 집념만이, 남자를 움직이고 있었다. 한 개의 지팡이를 의지하여, 한쪽 발을 질질 끌면서도, 한 걸음씩 걸음을 계속한다. 끝도 없게 계속 되는 이 황야의 끝에, 도대체 무엇이 있다는 것인가.
그가 삶을 오래 살 가능성은 있는 것인가. 거의 사고력을 잃은
남자에게, 그 물음에 답하는 힘도 없을 것이다. 단지 걸음을 멈춘다면 그곳이 마지막 이리라, 이 황야에서 거기에 기다리는 것은 ‘죽음’ 이외에는 없다.
남자의 시야에, 무엇인가 검고 작은 그림자가 비쳤다.
“!”
이 녹초가 된 남자의 어디에 그런 에너지가 남아 있었는지, 남자는 재빠르게 행동을 일으켰다. 지팡이를 벗어 던져 그 그림자가 있는 곳으로 점프한다. 그리고 당분간 지면 위를 부스럭부스럭 질질 끌며 돈 끝에 움직임을 멈추었다.
남자의 얼굴에는 만면에 미소가 떠올라 있었다. 남자의 손에는 검은 벌레와 같은 생물이 잡혀 있다. 그것은……21세기 문명이 아직 이 지구 전체를 지배하고 있었던 시대에는, 바퀴벌레라고 하는 이름으로, 인류에게 꺼려지던 벌레……다만 이 문명이 멸망해 떠난 지금 시대에, 그것은 살아남은 인류에게 있어서 최고의 단백질 공급원이 되고 있다.
흑충이었다.
남자는 그 흑충에 달라붙어서 놓지 않았다. 체장 15cm. 둥글게 잘생긴 흑충이었다.
풀 한 개조차 나지 않은, 이 황야에서, 이 흑충은 도대체 무엇을 먹는 것일까. 흑충의 놀랄만한 생명력과 자연 적응 능력은, 문명이 멸망해 떠난 이 시대가 되어도 그 종족의 본성을 발휘할 수 있었던 것이다.
스멀스멀 손발을 움직이는 흑충. 남자는 그 흑충의 동체를 덥석 문다. 먹음직스럽게 그 체액을 훌쩍거린다. 그리고 천천히 맛보듯 그 고기를 씹기 시작한다.
“우걱우걱…….”
천천히 그 미육을 악물고 그리고 목의 안쪽으로 흘려 넣는다. 며칠만인가 위안에 음식이 들어가는 만족감이 남자의 육신을 완화한다.
단단한 외피나 열쇠조각 같은 6개의 다리, 그리고 끝에 뻗은 촉각조차도, 남자의 식욕 전에 귀중한 식료이며 영양원이다. 파삭파삭 소리를 내고, 남자의 발달한 턱이, 그것들을 씹고 으깨어, 그리고 입속에 밀어 넣어 간다. 시간이 10분도 되지 않을 때, 흑충은 흔적도 없이, 모두 남자의 위안에 흘려 넣어졌다.
입 주위에 흠뻑 색칠된 녹색의 체액조차, 남자는 아까운 듯이 양손으로 슥슥 모아서 입 안으로 넣어 간다. 굶주림과 싸우는 이 시대의 인류, 하물며 그와 같이 군락에서 자포자기해
혼자서 황야를 헤매게 된 사람에게는, 이 흑충과의 만남은, 아무것도 대신하기 어려운 귀중한 요행이다.
오랜 굶주림으로부터 해방되어 영양분이 온몸에 퍼져감에 따라서, 그의 뇌에 사고력이 돌아왔다. 본능대로 살아가는 그들 미래 인류에게 지성이라고 할 수 있는 고등 사고는 존재하지 않는다. 살기 위해서 최저한의 필요한 지식과, 통찰력, 직감력만이 가까스로 그들에게 인류의 후예인 것을 허락하고 있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흑충이 있다, 근처에 둥지도 있을 것…….’
남자는 혼잣말을 중얼거리고, 주위를 천천히 둘러보았다. 그러자 조금 전까지는 하늘과
땅이 일자로 붙어 있는 듯한 황야에서 일련의 바위산을 발견할 수 있었다.
남자의 눈이 빛났다. 이 세계에 있어서 바위산은, 말하자면 생명의 보고였다.
거기까지 가면 반드시 이 무한의 기아 지옥으로부터 탈출할 수 있다.
조금 전의 흑충도 반드시 그 바위산으로부터 기어 나온 것이 틀림없다. 아니 반드시
그렇다.
물론 거기에는 식료가 되는 동식물만이 아니고, 그에게 있어서 위험한 생물이 살지 않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 지옥과 같은 기아로부터 해방된다면 위험은 각오할 수 있다.
1개월 가깝게 황야를 계속 헤매어 몇 번이나 객사할 뻔하면서, 아슬아슬하게 살아왔다. 그리고 간신히 겨우 도착할 수 있던 새로운 세계. 남자에게 있어서, 이 황야 행은 생사를 건 내기였다. 그리고 마침내 그 내기에서 이길 수 있었던 것이다.
남자는 기쁨으로 얼굴에 미소를 지으며, 한 걸음 한 걸음 발길을 옮겼다. 절대 강력하지는 않지만, 대지를 밟으며 느릿느릿 착실하게 바위산으로 다리를 옮겼다. 그것이 희망으로
가득 찬 것이 아니고, 새로운 불행의 시작인지 알지 못하고.
인류가 이 지구 상에 군림하고 문명사회를 쌓아 올리고 있던 것은, 이 시대로부터 거슬러
올라가 300년 전의 옛날이었다. 인류는 과학 문명의 정점을 다하고 지구 외에도
여행을 떠나려 하고 있었다. 국제연합이 지구 연방 정부로 이름을 바꾸어, 세계에 패권을
주창한 대국이 모아두어 온 핵병기를 본격적으로 폐기하기 시작했으며 세계로부터 모든
전쟁이 근절되는 순간을 인류는 꿈꾸었다.
확실히 그때, 악몽이 왔다.
중동의 일각에서 발단한 민족, 종교 분쟁이, 점자 에스컬레이트를 시작했다.
우선 평화 공존을 실현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양국을 말려들게 해, 그것이 다른
아랍 제국에 미쳤다. 분쟁은 놀라울 정도로 상호의 증오를 증폭해 비대화 해져갔다.
그리고 마침내,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이래 봉인되어 온, 사람이 사는 도시에 대한 핵병기에 의한 공격이 가해졌다. 최초로 사용된 곳은 이스라엘 최대의 도시 텔아비브, 시가지의
대부분이 한순간에 재가 되어 버렸고 계속되어 바크잣드, 테헤란, 이슬라마바드에 보복의
핵 공격을 했다.
일찍이 성서에 의해서 알려진 예언이 소생했다. 이스라엘에서 인류 마지막 최종전쟁을
한다고 하는, 기분 나쁜 예언이다. 사람들은 외경심, 그리고 교회나 사원에 몰려들어
열심히 평화를 계속 빌었다. 그러나 야박하게도 그 교회나 사원 위에도, 핵미사일은
가차없이 쏟아져, 인류의 무상한 소망은 끊겼다. 그리고 마침내 미국, 유럽, 러시아,
중국 등 핵보유 대국에 비화한 분쟁은, 인류와 지구를 공포의 수렁으로 몰아갔다.
평화와 번영을 구가하던 각 국가는 우호국이라 믿었던 국가로부터 핵 공격을 받고
지상으로부터 그 자취를 감추어 떠났다.
확실히 악몽이었다. 광기가 지구 상의 모든 것을 다 가려, 인류는 멸망해 떠났다.
그 문명과 동식물, 지구의 풍부한 대자연 모두를 길동무로 하면서…….
그러나 문명은 멸망해 떠났지만, 인류는 살아남고 있었다.
지상을 빠짐없이 가린 방사능과 약 100년간의 기상 격변의 뒤, 한 때의 아름다웠던
지구는 변해 버린 불모의 세계가 되어 버렸지만, 그 자손들은 기아와 환경에 적응하면서
, 거의 원시시대로 돌아온 것 같은 생활을 하면서도, 대지의 한쪽 구석에서 살아나가고 있었다.
지금 몹시 황폐해진 지구 상에는, 착실한 생물은 존재하고 있지 않다. 희미하게 대지에
달라붙은 듯이 나 있는 지의류나 건조지 적응을 한 나자 식물군, 그리고 놀랄 만한 생명력으로 이 대지에 번식을 계속하고 있는 비대화 한 바퀴벌레다.
체장 10cm에서 30cm의 이 미래 바퀴벌레는, 이 시대의 말로는 흑충 이지만, 그 존재가 없었다면 미래 인류는 살아남기 어려웠을 것이다. 바위, 산 등에 자생하는 지의류를 흑충이
먹고 그 흑충을 미래 인류가 포식하면서 이 미래 세계의 생태계는 유지되고 있다.
사막화한 황야를 거의 1개월 가깝게 계속해서 헤매던 남자는 비틀거리며 계속 걸어가 간신히 바위산에 도착할 수 있었다.
바위산이 가까워짐에 따라서, 그 바위산이 상상 이상으로 큰 것인 것을 알 수 있었다.
주위는 거의 10Km 정도 될까. 한 덩어리가 된 암석층이 중층적으로 서로 겹친 바위산의
중앙에는, 그 바위산의 존재를 세계에 과시하는 것 같이, 금속질의 모노리스(한 암석으로 된 기둥)까지 발견할 수 있었고 바위산의 곳곳에는 다양한 동굴이 보였다.
또 멀리서는 몰랐지만, 가까워지는 것에 따라 그 바위산의 곳곳에 엷은 녹색의 이끼와 같은 식물이 빽빽이 덮여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건조 식물 중에서도 유일 식용에 적절한
‘새잎’이라고 불리는 식물이다. 그 말은, 확실히 이 바위산은 음식의 보고인 것을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바위산에 들어오자마자, 남자는 주위를 경계하면서 하나하나 동굴을 열심히 조사하기
시작했다. 무수히 많은 동굴 중에서 눈에 잘 띠는 동굴부터 조사해나간 남자는 얼마후
지하수가 솟는 동굴을 찾아내 목을 갈증을 달랬다.
계속해서 7번째로 들어간 동굴에서 마침내 큰 흑충 군생 둥지를 발견했다. 많은 흑충 유생과 성충이 동굴 안을 기어 돌아다니고 있다. 시험 삼아 둥지의 입구 근처를 기고 있던 한 마리를 잡으려고 손을 뻗어 보았지만, 둥지를 지키는 병정 흑충도 없다. 즉 병정 흑충의 공격에 방해되는 일 없이, 안심하고 흑충을 포식할 수 있음이다.
그리고 1시간, 흑충의 유생과 성충를 가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잡아먹었다. 언제 또 이렇게 식사를 하게 될지 기약할 수 없기에 남자는 먹을 수 있을 때 최대한의 음식을 먹고 마신다. 그야말로 살아남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다.
“후아”
만복감이 채워지는 것과 동시에 남자의 마음에는 갑자기 경계심이 솟아나왔다.
그렇다. 여기에 이만큼의 흑충이 사는 것은, 반드시 이 근처에 이 흑충을 식료원으로 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일각이라도 빨리 안전한 장소를 찾아내지 않으면 이번은 어떤 위험이
닥쳐올지 모른다. 사냥하는 사람으로부터 사냥 당하는 것은, 그것은 일순간의 판단이 좌우한다.
남자는 신중하게 동굴로부터 얼굴을 내밀어 주위 형세를 살피었다. 어떤 작은 소리도 놓치지 않게끔 신중하게 귀를 기울였다. 내리쬐는 태양이 서쪽으로 기우면서 그 살인적인 힘을 잃고 있다. 그러나 그와 같은 사람에게는 이 시간대가 가장 위험한 시간대라고 할 수 있다.
그때 귀에 희미하게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려 왔다.
그다지 먼 곳은 아니다. 아무래도 사람의 목소리 같이 들린다. 무엇인가 도움을 요구하고
있는 그리고 가냘프게 영향을 주는 그 음색은 그의 감성을 흔들 만큼 매혹적인 영향을 수반하고 있었다.
남자는 신중하게 동굴로부터 반신을 꺼내, 조금씩 그 소리의 근원 쪽으로 다가갔다.
그의 머리 안에는 위험을 고하는 경종이 울리고 있었지만, 신체의 깊은 곳으로부터 치솟아
오는 충동이 그것의 경계심을 잊게 하려 하고 있었다.
소리의 근원에 가까워질 때마다, 날카로운 소리는 묘한 파동을 수반하기 시작해 더욱더
남자를 현혹하려 한다. 남자는 경계심과 조심성은 모두 잊은 듯 점차 달리기 시작하더니 눈앞의 바위를 넘었다.
“!”
거기서 남자가 본 것. 그것은 바위와 바위의 와지, 빽빽이 이끼에 덮인 그 움푹 팬 곳.
토지 위에서 서로 얽히는 두 명의 여자 모습이었다.
“여자!”
남자는 무심코 탄식 어린 말을 뱉는다. 그리고 재빠르게 바위에 몸을 숨겼다.
수컷에게 여자는 가장 위험한 존재였다. 이 황폐한 세계에 있어, ‘여자’란 과거 문명사회의
‘여자’가 아니다. 그리고 남자는 단지 ‘수컷’에 지나지 않는다. 수컷에게 여자는 보호자이며
지배자이자 그리고 찬탈자였다.
잔류 방사능의 영향으로 남녀 비율이 1:100이 된 이 세계에서 인류는 여자만을 의미한다.
수컷은 생식을 위해서만 생존이 용서된 희소 가축에 지나지 않았다. 실제로 그도 수개월 전까지는, 그 여자 집단 안에서 태생 사육되고 계속해서 활용됐으니까.
여자는 움푹 팬 토지 위에서, 서로 신체를 포개고 얽혀 있었다. 두 명의 입에서는 누구라 할 것 없이 쾌감의 교성이 퍼져 나가고 있다.
“아학…… 하앙”
“아 아 흐~응”
남자는 위험을 느끼면서도, 일단 본 그 치태로부터 한눈을 팔 수가 없었다.
집단에 사육되고 있었을 무렵으로부터 몇 번이나 몇 번이나 보아 왔던 여자들의 교미 행위,
그것이 수개월 만에 그의 눈앞에서 전개되고 있다. 그것이 수컷인 그에게 있어 얼마나 위
험한 것일까는, 그 자신이 가장 잘 이해하고 있을 것이다. 그 행위야말로 여자들에게 수컷이 필요해 능욕을 개시하기 위한 신호와 같은 것이었다.
그러나 그는 그 광경을 보자마자 그 자리로부터 신체를 움직일 수가 없게 되어 있었다. 마치 뱀 앞에서 개구리가 몸을 움츠려서 움직일 수 없게 되듯이, 그의 신체는 무형의 끈에 속박된 것처럼 굳어져 버렸다. 물론 굳어져 버린 것은 손이나 다리만이 아닌, 그 신체의 중심, 그를 수컷이라 칭하게 하는 기관도 변화를 시작하고 있었다.
“도망치지 않으면 위험해, 이것은 함정…… 위험하다!”
남자의 머리 안에서 경종이 울린다. 그 무서운 나날의 기억이 머릿속에서 선명하고 강렬한
기억으로 되살아나기 시작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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