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엔 여러 가지 내려오는 얘기가 있다.
그 중엔 전설적인 얘기도 있고 재밌는 얘기
도 있다.
이것들 말고도 무서운 얘기도 있고 안 좋은
얘기도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사람들이 관심이 있어 하는
얘기는 실제로 일어났던 신비한 일들, 그중에
영웅이야기나 흥분을 자아내는 이야기를 좋아
한다.
하지만 사람들이 모두 실제 이야기나 있었던
얘기라도 좋아하는 건 아니다.
저주에 관한 이야기나 부정이 타는 얘기는 아
무리 관심이 있고 실제로 있었던 일이라도
좋아하는 사람은 드물다.
각 마을이나 도시마다 그런 얘기들이 한 두가지
씩은 존재하고 사람들은 안 좋은 일이 생기거나
하면 뭐든지 한 가지 들먹이면서 성을 낸다.
“이런 제길......!”
40대 후반으로 보이는 남자가 화가 난 얼굴로
음침해 보이는 골목을 나오고 있었다.
보아하니 이 남자에겐 안 좋은 일이 일어난 거
같은데 척 보아도 누군가 건드리면 그대로 대번
에 일이 벌어질 정도로 보였다.
“조금만 하면 내가 따는 것인데 이런......!”
무엇이 그리 아쉬운지 인상을 구기며 걸어가던
그 남자의 눈에 절뚝거리며 걸어가는 더러운 옷
가지에 힘이 없어보는 소년이 눈에 들어왔다.
“이 새끼!”
갑자기 성이 난 표정을 짓던 남자가 그대로 소
년의 곁으로 다가가더니 발을 들었다.
퍽!
콰당!
가자마자 발을 들어 올려 걷어차는 그 행동은
숙식 간에 일어났고 그대로 소년은 바닥에 쓰
러졌다.
거기서 멈추지 않고 남자의 행동은 계속 되
었다.
사정을 봐주지 않으려는 듯이 발을 들어 쓰러져
있는 소년을 사정없이 밟아버렸다.
넘어지면서 품속에 있던 과일 하나를 바닥에
떨어트린 소년이 빨을 뻗어 잡으려는 그 순간
남자가 발을 놀려 그 과일을 짓 뭉게 버렸다.
순간 몸이 그대로 굳어버린 소년이 고개를 들어
남자를 노려보았다.
“네까짓 자식이 바라보면 어쩔 건데?!”
퍼억!
무자비하게 발을 들어 올려 그대로 소년의 얼
굴을 걷어 차버리는 남자의 행동은 정말로
무자비 했다.
“그래...! 너 때문이었구나. 네 녀석이 내 돈을
모두 잃어버리게 한 것이로구나!”
갑자기 억지 같은 말을 내뱉으며 남자는 쓰러
진 소년을 계속 발을 놀리며 때렸다.
그 고통에 작은 소년은 아무런 반항도 못 하고
그대로 몸을 웅크렸다.
“죽어! 이 자식아! 내 눈앞에 나타나면 그 날로
죽는 것이라고 말 했냐 안 했냐! 개새끼! 저주
받은 새끼!”
온갖 욕설을 내뱉으며 발을 놀리는 남자의 행
동에 소년의 옷이 더럽혀져 갔고 몸 여기저기
에 상처가 생기기 시작했다.
“무슨 짓입니까?!”
그때 지나가던 사람이 그 모습을 보곤 바로
달려와 말리려는 듯이 남자의 어깨를 잡았
다.
“이 녀석 때문에 내 돈을 잃었단 말이야!
말리지마!”
“지금 그게 무슨 말이란 밀이오?! 보아하니
도박을 한 것 같은데 미친 것 아니오?! 이
아이가 무슨 잘 못이 있다고 폭력을 휘두
른단 말이오!”
고개를 돌려 자신을 말리는 사내의 행동
에 손을 가리켜 손가락을 가리켰다.
“지금 당신이 누구를 위하는지 알고 있어?!”
“그게 무슨......!”
고개를 돌려 아래를 내려다보자 몸을 웅크리고
있는 작은 소년밖에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뭘 보란 말이오?!”
“자세히 봐 란 말이야!”
답답한지 성을 내는 남자의 행동에 사내가 인
상을 찌푸리며 다시 소년을 바라보았다.
그때 천천히 소년의 오른팔이 들어왔고 화상을
입은 듯 한 징그러운 흉터가 눈에 들어왔다.
다시 자세히 고개를 들어 소년의 얼굴을 바라
본 사내의 얼굴이 그대로 굳어졌다.
“저주받은 새끼로군.”
싸늘하게 그렇게 내뱉곤 사내는 고개를 돌려
남자를 바라보았다.
“내가 실수를 한 것 같소. 계속 하던 일 마주
하시오.”
황당하게도 사내는 그렇게 말하더니 그대로
다시 발걸음을 옮겨 가던 길을 계속 갔다.
그 뒤로 홀가분한 표정을 지은 남자는 다
시 소년을 사정없이 발로 밟기 시작했다.
‘개자식들...... 죽인다...... 죽여버릴거야...’
몸을 웅크린 채 자신의 몸에 사정없이 날
아오는 발길질에 속으로 분을 삭이고 또
삭이며 눈물을 흘렸다.
도대체 자신이 무슨 잘 못을 저질렀단
말인가.
자신의 외모 때문에 그러는 것인가, 아니
면 그 사건 때문에 그러는 것인가.
그래, 그 사건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그건 자신이 원해서 일어난 일이
아니었고 오히려 지금 고통을 받고 있는
건 자신이 아니던가.
‘엄마... 아빠......!’
순간 머릿속에 어머니와 아버지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리고 한 아주머니와 아저씨가 순간 다시
머릿속에 떠올랐다.
늦은 밤에 강도가 드는 사건이 일어났는데,
그 곳에서 살아남은 사람은 소년 자신뿐이
었다.
그 일이 있은 후, 고아가 된 소년을 받아준
것이 도시에서도 인심이 좋기로 소문난 여관
을 하고 있는 부부가 소년을 걷었던 것이다.
불쌍히 여긴 소년을 걷어드린 부부는 마치
소년을 친 자식마냥 잘 대해주었다.
여관 일을 도와주며 천천히 진정을 찾아가
던 소년에게 또 다시 한가지 불행이 찾아
왔다.
화제가 일어 난 것이다.
주방장의 실수로 일어난 화제사건으로 부부
는 물론이고 그 곳에 묶고 있던 사람들 모
두가 죽어버렸다.
마침 그때 가까스로 살아 빠져나와 살아남
은 사람이 있었는데 그게 소년이었다.
빠져나오던 그 순간 건물의 잔해가 문어지며
소년의 다리 한 쪽을 깔아뭉갰고 그 일로 다
리를 다쳐 절뚝거리게 되었다.
얼 반쪽과 함께 은 징그럽다 못해 흉측하게 변
해버렸다.
사람들은 살인사건에 이어 화제에서도 혼자 살
아남은 소년을 이상한 눈빛으로 바라보게 되
었고 나중엔 안 좋은 소문이 나돌게 되었다.
그 소문은 점점커지고 커져서 지금에 와선 이
렇게 자신에게 안 좋은 일이 일어나고 그 때
소년을 만나면 그게 다 소년의 탓으로 여기고 화
를 내게 되었다.
“네가 이 길을 지나가게 돼서 내 돈이 전부
잃게 된 거야! 부정만 타지 않았으면 난
돈을 딸 수가 있었어!”
퍽! 퍼억!
발로 걷어차며 사정 없이 발을 놀리는 남자
의 행동은 거침이 없었다.
그렇게 사정없이 패다가 시간이 좀 지나서야
천천히 숨을 내쉬며 행동을 멈추었다.
“내 눈에 다시 뛰면 그 날로 넌 죽는 거다.”
눈을 불알이며 중얼거린 그대로 발걸음을
옮겼다.
“으흐흑......!”
몸을 웅크린 그 자세로 천천히 몸을 들썩이며
소년은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자신의 이런 비참한 생활이 저주스러웠다.
죽고 싶지만 마음대로 죽을 수가 없었다.
사람들이 자신을 놓아주지 않아서였다.
그들은 분풀이를 할 상대가 있어야 했고 그게
자신이었다.
마음대로 죽게 내버려 두지 않는 것이다.
어디서 그런지 모른다.
죽으려고 하면 갑자기 어디서 사람이 나타나
자신을 때리고 협박하며 죽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무서웠다.
사람들의 폭력이 두려웠다. 하지만 당할 수
밖에 없었다. 자신이 힘이 없었다.
작은 몸뚱아리로 무엇을 한단 말인가.
‘내가... 내가 무슨 잘 못이 있단 말이야...’
속으로 말하고 다시 말해도 분했고 저
주스러웠다.
서럽게 눈물을 흘리며 소년은 사정없이
눈물을 쏟아냈다.
그렇게 얼마간 눈물을 흘렸는지 모른다.
아직 채 마르지 않은 눈물을 닦으며 천천
히 몸을 일으킨 소년은 힘겹게 발걸음을
옮겼다.
이대로 있으면 언제 또 다른 사람이 자신
에게 다가와 헤꼬지를 해올지 모르는 것
이다.
이곳이 다 행이 인적이 드문 곳이라 해도
안심할 수가 없었다.
방금과 같은 일이 벌어 질 수가 있으니까.
허망한 얼굴로 발걸음을 옮기는 소년은
약 15분 정도가 지나서야 더럽기 짝이 없
는 한 작은 골목 수석에 들어섰다.
거기 끝에 있는 이미 무너질 것 같아보이는
폐가로 걸어가 그 속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얼마 전 찾아낸 새로운 은신처인 것이다.
문을 열자 쾌쾌한 냄새가 코를 찔렀지만
소년은 힘겹게 발걸음을 옮겨 안쪽에 있는
낡은 돗자리가 깔려있는 그 곳으로 옮겼
다.
천천히 몸을 앉히며 벽에 기대는 소년의
눈은 살아 있는 사람의 눈이 아니었다.
꼬르륵...
그때 작은 소리가 소년의 배속에서 들려
왔다.
남자가 짓밟아 버린 그 과일이 오늘 소년
의 아침이자 점심이자 저녁의 하루 식사거
리였다.
그런데 그걸 짓밟혔으니 오늘은 굶어야한다.
“엄마... 아빠......”
다시 한 번 어머니와 아버지의 얼굴이 떠오른
다.
자신을 보며 미소를 짓고 있는 두 얼굴이 떠
오를 때면 절로 눈가가 흐려진다.
몸 여기저기가 고통스러웠다.
오늘은 여느때 보다 더 심하게 맞았다.
전신에 안 아픈 곳이 없고 안 쓰라린 곳이 없
다.
그 고통에 다시 한 번 서러운 눈물이 흘러내린다.
그렇게 한 참을 눈물을 흘리던 소년은 천천히
잠에 빠져들었다.
“하아... 하아......”
돗자리에 누워있는 소년의 얼굴이 말이
아니었다.
식은땀이 흘러내렸고 몸이 떨렸다.
숨소리를 내뱉는 소년의 모습이 정상으로
보이지가 않았다.
천천히 눈을 뜨는 소년은 지금 머리가
심하게 어지러웠고 제정신이 아니었다.
순간 이대로 죽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
이 들자 절로 몸이 움찔 했다.
또 어디서 사람들이 나타나 자신을 협박
하며 때릴 거 같아서였다.
하지만 얼마를 기다려도 사람들은 나타나지
않았다.
그렇게 서서히 소년은 숨을 내뱉으며 정신을
잃어갔다.
얼마간 정신을 잃고 다시 눈을 떴을 땐 한
명의 남자와 여인이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
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이제야 정신을 차렸군요.”
“감사해요.”
“감사하긴요. 그에 맞게 지불을 하지 않으
셨습니까.”
말을 내뱉은 남자의 말에 여인이 미소를 지
으며 바라보았다.
천천히 몸을 일으키는 두 사람을 가만히 소
년은 바라보았다.
“프로테리스신의 은총이 있기를...”
“감사드립니다.”
신관으로 보이는 듯 한 남자가 인사를 마치
고 물러가자 곧 여인이 고개를 돌려 소년을
바라보았다.
“이젠 괜찮을 거야.”
“누구시죠?”
의아해 하는 듯이 바라보는 소년의 말에
여인은 따뜻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비록 이렇게 몰래 도와주는 것 밖에 못 하
지만 목숨을 한부로 여겨서는 안돼.”
“......”
오랜만에 받아보는 미소에 소년은 아무런 말
도하지 못하고 멍하니 여인을 바라보았다.
“여기 몇 가지 물품과 음식도 가져왔어. 앞
으로 자주 들을 테니까 위험하게 밖으로 안
나가도 돼.”
“도대체 저를 왜 도와주시는 거죠? 전......”
“그 사람들이 나쁜 사람들이야. 어떻게 너
같은 소년은 그렇게 욕을 하고 괴롭힐 수
가 있지? 그건 인간도 아니야. 야만인이야
야만인!”
갑자기 말을 자르고 성을 내는 여인의 행
동에 소년은 당황스러운 듯이 바라보았다.
“많이 힘들었을 거야. 많이 괴로웠을 거야.
하지만 걱정하지 않아도 돼. 이제 보고만
있지 않을 테니까.”
“......”
자신을 바라보는 여인의 눈 빛이 한 없이
따뜻해보였다.
얼마 만에 받아보는 미소인가.
얼마 만에 받아보는 따뜻한 말인가.
순간 가슴에서 무엇인가 솟아오른 소년은 그
대로 고개를 숙여 눈물을 흘렸다.
그런 소년을 바라보던 여인이 미소를 지으며
살며시 안아주었다.
“이제 괜찮아. 누나가 지켜줄 테니까.”
그렇게 한 동안 계속 눈물을 흘리는 소년을
달래주고 난 후에 몇 가지 말을 더 주고받은
후 여인은 천천히 집을 빠져나갔다.
물로 가면서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아주머니 아저씨 같은 분이 또 계셨어......”
가만히 문 밖을 응시하는 소년의 눈빛이 오
랜 만에 삶의 기운이 감돌았다.
“제길!”
“왜 그렇게 화를 내?”
“화 안 나게 생겼어?!”
“내기에서 졌잖아! 이건 정당한 거라고.”
“너 맞을래?!”
인상을 쓰며 말하는 안 여자와 그것을 받
아주는 한 남자.
마치 못 할 짓을 했다는 듯이 인상을 구기
는 여자의 얼굴은 놀랍게도 방금 소년을
감싸주었던 여인이었다.
따뜻하고 천사 같던 미소의 여인이 정말로
맞는지 지금 그의 얼굴은 마치 똥 씹은
듯한 표정이었다.
“켈런의 말이 맞다. 네가 내기에서 졌잖아.”
“아저씨도 그러기에요?!”
눈을 치켜뜨며 말하는 여인의 말에 중년
인을 포함안 주위에 몰려 있는 사람들이
웃음을 흘렸다.
“이번 내기에서 졌으니 당연히 내가 해야
지. 그리고 알고 있듯이 기한은 10일이고
그 안에 잘 구슬려봐. 그 날 어떻게 널 지
켜주는지 보자고.”
“그런 소리 하지 마세요! 그런 저주받은
새끼의 애정은 받고 싶지도 않으니까요.”
“아무튼 졌으니까 끝까지 해야 한다.”
이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마치 소년을 두고
무슨 재미난 일을 꾸민 것 같이 보였다.
아니, 꾸민 것 같은게 아니라 맞는 말이다.
지금 이들은 소년을 두고 재미난 일을 벌
이고 있었다.
과연 자신에게 잘 대해준 사람이 위기에
처하고 그 모습을 발견한 소년이 어떤 행
동을 취하는지.
물론 그들의 예상은 물불 안 가리고 달려
든다는 것에 있다.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데, 누구 한 명이
그같이 자신에게 잘 대해주면 끌리게
마련이다.
“자신이 그저 놀이 감이었걸 알면 과연 어
떤 표정을 지을까?”
“그 절망스러워 하는 얼굴을 빨리 보고싶군
그래.”
그들의 얼굴엔 작은 웃음이 맴돌았다.
그 중엔 전설적인 얘기도 있고 재밌는 얘기
도 있다.
이것들 말고도 무서운 얘기도 있고 안 좋은
얘기도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사람들이 관심이 있어 하는
얘기는 실제로 일어났던 신비한 일들, 그중에
영웅이야기나 흥분을 자아내는 이야기를 좋아
한다.
하지만 사람들이 모두 실제 이야기나 있었던
얘기라도 좋아하는 건 아니다.
저주에 관한 이야기나 부정이 타는 얘기는 아
무리 관심이 있고 실제로 있었던 일이라도
좋아하는 사람은 드물다.
각 마을이나 도시마다 그런 얘기들이 한 두가지
씩은 존재하고 사람들은 안 좋은 일이 생기거나
하면 뭐든지 한 가지 들먹이면서 성을 낸다.
“이런 제길......!”
40대 후반으로 보이는 남자가 화가 난 얼굴로
음침해 보이는 골목을 나오고 있었다.
보아하니 이 남자에겐 안 좋은 일이 일어난 거
같은데 척 보아도 누군가 건드리면 그대로 대번
에 일이 벌어질 정도로 보였다.
“조금만 하면 내가 따는 것인데 이런......!”
무엇이 그리 아쉬운지 인상을 구기며 걸어가던
그 남자의 눈에 절뚝거리며 걸어가는 더러운 옷
가지에 힘이 없어보는 소년이 눈에 들어왔다.
“이 새끼!”
갑자기 성이 난 표정을 짓던 남자가 그대로 소
년의 곁으로 다가가더니 발을 들었다.
퍽!
콰당!
가자마자 발을 들어 올려 걷어차는 그 행동은
숙식 간에 일어났고 그대로 소년은 바닥에 쓰
러졌다.
거기서 멈추지 않고 남자의 행동은 계속 되
었다.
사정을 봐주지 않으려는 듯이 발을 들어 쓰러져
있는 소년을 사정없이 밟아버렸다.
넘어지면서 품속에 있던 과일 하나를 바닥에
떨어트린 소년이 빨을 뻗어 잡으려는 그 순간
남자가 발을 놀려 그 과일을 짓 뭉게 버렸다.
순간 몸이 그대로 굳어버린 소년이 고개를 들어
남자를 노려보았다.
“네까짓 자식이 바라보면 어쩔 건데?!”
퍼억!
무자비하게 발을 들어 올려 그대로 소년의 얼
굴을 걷어 차버리는 남자의 행동은 정말로
무자비 했다.
“그래...! 너 때문이었구나. 네 녀석이 내 돈을
모두 잃어버리게 한 것이로구나!”
갑자기 억지 같은 말을 내뱉으며 남자는 쓰러
진 소년을 계속 발을 놀리며 때렸다.
그 고통에 작은 소년은 아무런 반항도 못 하고
그대로 몸을 웅크렸다.
“죽어! 이 자식아! 내 눈앞에 나타나면 그 날로
죽는 것이라고 말 했냐 안 했냐! 개새끼! 저주
받은 새끼!”
온갖 욕설을 내뱉으며 발을 놀리는 남자의 행
동에 소년의 옷이 더럽혀져 갔고 몸 여기저기
에 상처가 생기기 시작했다.
“무슨 짓입니까?!”
그때 지나가던 사람이 그 모습을 보곤 바로
달려와 말리려는 듯이 남자의 어깨를 잡았
다.
“이 녀석 때문에 내 돈을 잃었단 말이야!
말리지마!”
“지금 그게 무슨 말이란 밀이오?! 보아하니
도박을 한 것 같은데 미친 것 아니오?! 이
아이가 무슨 잘 못이 있다고 폭력을 휘두
른단 말이오!”
고개를 돌려 자신을 말리는 사내의 행동
에 손을 가리켜 손가락을 가리켰다.
“지금 당신이 누구를 위하는지 알고 있어?!”
“그게 무슨......!”
고개를 돌려 아래를 내려다보자 몸을 웅크리고
있는 작은 소년밖에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뭘 보란 말이오?!”
“자세히 봐 란 말이야!”
답답한지 성을 내는 남자의 행동에 사내가 인
상을 찌푸리며 다시 소년을 바라보았다.
그때 천천히 소년의 오른팔이 들어왔고 화상을
입은 듯 한 징그러운 흉터가 눈에 들어왔다.
다시 자세히 고개를 들어 소년의 얼굴을 바라
본 사내의 얼굴이 그대로 굳어졌다.
“저주받은 새끼로군.”
싸늘하게 그렇게 내뱉곤 사내는 고개를 돌려
남자를 바라보았다.
“내가 실수를 한 것 같소. 계속 하던 일 마주
하시오.”
황당하게도 사내는 그렇게 말하더니 그대로
다시 발걸음을 옮겨 가던 길을 계속 갔다.
그 뒤로 홀가분한 표정을 지은 남자는 다
시 소년을 사정없이 발로 밟기 시작했다.
‘개자식들...... 죽인다...... 죽여버릴거야...’
몸을 웅크린 채 자신의 몸에 사정없이 날
아오는 발길질에 속으로 분을 삭이고 또
삭이며 눈물을 흘렸다.
도대체 자신이 무슨 잘 못을 저질렀단
말인가.
자신의 외모 때문에 그러는 것인가, 아니
면 그 사건 때문에 그러는 것인가.
그래, 그 사건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그건 자신이 원해서 일어난 일이
아니었고 오히려 지금 고통을 받고 있는
건 자신이 아니던가.
‘엄마... 아빠......!’
순간 머릿속에 어머니와 아버지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리고 한 아주머니와 아저씨가 순간 다시
머릿속에 떠올랐다.
늦은 밤에 강도가 드는 사건이 일어났는데,
그 곳에서 살아남은 사람은 소년 자신뿐이
었다.
그 일이 있은 후, 고아가 된 소년을 받아준
것이 도시에서도 인심이 좋기로 소문난 여관
을 하고 있는 부부가 소년을 걷었던 것이다.
불쌍히 여긴 소년을 걷어드린 부부는 마치
소년을 친 자식마냥 잘 대해주었다.
여관 일을 도와주며 천천히 진정을 찾아가
던 소년에게 또 다시 한가지 불행이 찾아
왔다.
화제가 일어 난 것이다.
주방장의 실수로 일어난 화제사건으로 부부
는 물론이고 그 곳에 묶고 있던 사람들 모
두가 죽어버렸다.
마침 그때 가까스로 살아 빠져나와 살아남
은 사람이 있었는데 그게 소년이었다.
빠져나오던 그 순간 건물의 잔해가 문어지며
소년의 다리 한 쪽을 깔아뭉갰고 그 일로 다
리를 다쳐 절뚝거리게 되었다.
얼 반쪽과 함께 은 징그럽다 못해 흉측하게 변
해버렸다.
사람들은 살인사건에 이어 화제에서도 혼자 살
아남은 소년을 이상한 눈빛으로 바라보게 되
었고 나중엔 안 좋은 소문이 나돌게 되었다.
그 소문은 점점커지고 커져서 지금에 와선 이
렇게 자신에게 안 좋은 일이 일어나고 그 때
소년을 만나면 그게 다 소년의 탓으로 여기고 화
를 내게 되었다.
“네가 이 길을 지나가게 돼서 내 돈이 전부
잃게 된 거야! 부정만 타지 않았으면 난
돈을 딸 수가 있었어!”
퍽! 퍼억!
발로 걷어차며 사정 없이 발을 놀리는 남자
의 행동은 거침이 없었다.
그렇게 사정없이 패다가 시간이 좀 지나서야
천천히 숨을 내쉬며 행동을 멈추었다.
“내 눈에 다시 뛰면 그 날로 넌 죽는 거다.”
눈을 불알이며 중얼거린 그대로 발걸음을
옮겼다.
“으흐흑......!”
몸을 웅크린 그 자세로 천천히 몸을 들썩이며
소년은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자신의 이런 비참한 생활이 저주스러웠다.
죽고 싶지만 마음대로 죽을 수가 없었다.
사람들이 자신을 놓아주지 않아서였다.
그들은 분풀이를 할 상대가 있어야 했고 그게
자신이었다.
마음대로 죽게 내버려 두지 않는 것이다.
어디서 그런지 모른다.
죽으려고 하면 갑자기 어디서 사람이 나타나
자신을 때리고 협박하며 죽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무서웠다.
사람들의 폭력이 두려웠다. 하지만 당할 수
밖에 없었다. 자신이 힘이 없었다.
작은 몸뚱아리로 무엇을 한단 말인가.
‘내가... 내가 무슨 잘 못이 있단 말이야...’
속으로 말하고 다시 말해도 분했고 저
주스러웠다.
서럽게 눈물을 흘리며 소년은 사정없이
눈물을 쏟아냈다.
그렇게 얼마간 눈물을 흘렸는지 모른다.
아직 채 마르지 않은 눈물을 닦으며 천천
히 몸을 일으킨 소년은 힘겹게 발걸음을
옮겼다.
이대로 있으면 언제 또 다른 사람이 자신
에게 다가와 헤꼬지를 해올지 모르는 것
이다.
이곳이 다 행이 인적이 드문 곳이라 해도
안심할 수가 없었다.
방금과 같은 일이 벌어 질 수가 있으니까.
허망한 얼굴로 발걸음을 옮기는 소년은
약 15분 정도가 지나서야 더럽기 짝이 없
는 한 작은 골목 수석에 들어섰다.
거기 끝에 있는 이미 무너질 것 같아보이는
폐가로 걸어가 그 속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얼마 전 찾아낸 새로운 은신처인 것이다.
문을 열자 쾌쾌한 냄새가 코를 찔렀지만
소년은 힘겹게 발걸음을 옮겨 안쪽에 있는
낡은 돗자리가 깔려있는 그 곳으로 옮겼
다.
천천히 몸을 앉히며 벽에 기대는 소년의
눈은 살아 있는 사람의 눈이 아니었다.
꼬르륵...
그때 작은 소리가 소년의 배속에서 들려
왔다.
남자가 짓밟아 버린 그 과일이 오늘 소년
의 아침이자 점심이자 저녁의 하루 식사거
리였다.
그런데 그걸 짓밟혔으니 오늘은 굶어야한다.
“엄마... 아빠......”
다시 한 번 어머니와 아버지의 얼굴이 떠오른
다.
자신을 보며 미소를 짓고 있는 두 얼굴이 떠
오를 때면 절로 눈가가 흐려진다.
몸 여기저기가 고통스러웠다.
오늘은 여느때 보다 더 심하게 맞았다.
전신에 안 아픈 곳이 없고 안 쓰라린 곳이 없
다.
그 고통에 다시 한 번 서러운 눈물이 흘러내린다.
그렇게 한 참을 눈물을 흘리던 소년은 천천히
잠에 빠져들었다.
“하아... 하아......”
돗자리에 누워있는 소년의 얼굴이 말이
아니었다.
식은땀이 흘러내렸고 몸이 떨렸다.
숨소리를 내뱉는 소년의 모습이 정상으로
보이지가 않았다.
천천히 눈을 뜨는 소년은 지금 머리가
심하게 어지러웠고 제정신이 아니었다.
순간 이대로 죽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
이 들자 절로 몸이 움찔 했다.
또 어디서 사람들이 나타나 자신을 협박
하며 때릴 거 같아서였다.
하지만 얼마를 기다려도 사람들은 나타나지
않았다.
그렇게 서서히 소년은 숨을 내뱉으며 정신을
잃어갔다.
얼마간 정신을 잃고 다시 눈을 떴을 땐 한
명의 남자와 여인이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
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이제야 정신을 차렸군요.”
“감사해요.”
“감사하긴요. 그에 맞게 지불을 하지 않으
셨습니까.”
말을 내뱉은 남자의 말에 여인이 미소를 지
으며 바라보았다.
천천히 몸을 일으키는 두 사람을 가만히 소
년은 바라보았다.
“프로테리스신의 은총이 있기를...”
“감사드립니다.”
신관으로 보이는 듯 한 남자가 인사를 마치
고 물러가자 곧 여인이 고개를 돌려 소년을
바라보았다.
“이젠 괜찮을 거야.”
“누구시죠?”
의아해 하는 듯이 바라보는 소년의 말에
여인은 따뜻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비록 이렇게 몰래 도와주는 것 밖에 못 하
지만 목숨을 한부로 여겨서는 안돼.”
“......”
오랜만에 받아보는 미소에 소년은 아무런 말
도하지 못하고 멍하니 여인을 바라보았다.
“여기 몇 가지 물품과 음식도 가져왔어. 앞
으로 자주 들을 테니까 위험하게 밖으로 안
나가도 돼.”
“도대체 저를 왜 도와주시는 거죠? 전......”
“그 사람들이 나쁜 사람들이야. 어떻게 너
같은 소년은 그렇게 욕을 하고 괴롭힐 수
가 있지? 그건 인간도 아니야. 야만인이야
야만인!”
갑자기 말을 자르고 성을 내는 여인의 행
동에 소년은 당황스러운 듯이 바라보았다.
“많이 힘들었을 거야. 많이 괴로웠을 거야.
하지만 걱정하지 않아도 돼. 이제 보고만
있지 않을 테니까.”
“......”
자신을 바라보는 여인의 눈 빛이 한 없이
따뜻해보였다.
얼마 만에 받아보는 미소인가.
얼마 만에 받아보는 따뜻한 말인가.
순간 가슴에서 무엇인가 솟아오른 소년은 그
대로 고개를 숙여 눈물을 흘렸다.
그런 소년을 바라보던 여인이 미소를 지으며
살며시 안아주었다.
“이제 괜찮아. 누나가 지켜줄 테니까.”
그렇게 한 동안 계속 눈물을 흘리는 소년을
달래주고 난 후에 몇 가지 말을 더 주고받은
후 여인은 천천히 집을 빠져나갔다.
물로 가면서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아주머니 아저씨 같은 분이 또 계셨어......”
가만히 문 밖을 응시하는 소년의 눈빛이 오
랜 만에 삶의 기운이 감돌았다.
“제길!”
“왜 그렇게 화를 내?”
“화 안 나게 생겼어?!”
“내기에서 졌잖아! 이건 정당한 거라고.”
“너 맞을래?!”
인상을 쓰며 말하는 안 여자와 그것을 받
아주는 한 남자.
마치 못 할 짓을 했다는 듯이 인상을 구기
는 여자의 얼굴은 놀랍게도 방금 소년을
감싸주었던 여인이었다.
따뜻하고 천사 같던 미소의 여인이 정말로
맞는지 지금 그의 얼굴은 마치 똥 씹은
듯한 표정이었다.
“켈런의 말이 맞다. 네가 내기에서 졌잖아.”
“아저씨도 그러기에요?!”
눈을 치켜뜨며 말하는 여인의 말에 중년
인을 포함안 주위에 몰려 있는 사람들이
웃음을 흘렸다.
“이번 내기에서 졌으니 당연히 내가 해야
지. 그리고 알고 있듯이 기한은 10일이고
그 안에 잘 구슬려봐. 그 날 어떻게 널 지
켜주는지 보자고.”
“그런 소리 하지 마세요! 그런 저주받은
새끼의 애정은 받고 싶지도 않으니까요.”
“아무튼 졌으니까 끝까지 해야 한다.”
이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마치 소년을 두고
무슨 재미난 일을 꾸민 것 같이 보였다.
아니, 꾸민 것 같은게 아니라 맞는 말이다.
지금 이들은 소년을 두고 재미난 일을 벌
이고 있었다.
과연 자신에게 잘 대해준 사람이 위기에
처하고 그 모습을 발견한 소년이 어떤 행
동을 취하는지.
물론 그들의 예상은 물불 안 가리고 달려
든다는 것에 있다.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데, 누구 한 명이
그같이 자신에게 잘 대해주면 끌리게
마련이다.
“자신이 그저 놀이 감이었걸 알면 과연 어
떤 표정을 지을까?”
“그 절망스러워 하는 얼굴을 빨리 보고싶군
그래.”
그들의 얼굴엔 작은 웃음이 맴돌았다.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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