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 부 >>
두 번의 여름과 세 번의 겨울이 지나갔다.
그리고 "멸망의 날"이라고 말해지는 재앙이 시작되었다.
삼일 밤낮 동안 해가 뜨지 않았다.
세계의 절반에 이르는 생명체가 얼어 죽어 썩어갔다.
라플라스가 나기니를 데리고 간 지 3년이 되는 해이었다.
----------------------------------------------------
붉게 노을진 하늘이 피를 연상하게 해 더욱 불길한 예감이 피난민들의 마음을 채웠다. 모두 마물의 습격을 피해 규디르 성으로 피난을 가는 난민들이었다.
산맥의 틈 사이로 난 긴 길옆에 옹기종기 모였다. 저마다 마차에 한가득 짐을 싣고 혹은 커다란 배낭에 짐을 싣고 왔기에 마차를 세우고 가지고 온 먹을거리를 꺼내어 조심스럽게 솥에 올리고 불을 지폈다. 여기 피난민 일행들은 서로 알던 사람들은 아니었다. 하지만,고향을 떠나 안전한 곳이라고 생각되는 규디르 성으로 향하는 길에 만나 일행이 되었다. 어차피 마물들에게는 안 되겠지만 피난길의 위험은 마물들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야생 동물들과 도적이 되어버린 또 다른 난민들 역시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그런 두려움이 서로 함께 하게 만들었다.
"언니, 다리 아파."
14살의 어린 사비는 칭얼거리며 자신과 세 살 차이가 나는 사브린에게 몸을 기대어 안겼다. 그 모습에 사브린 역시 피곤과 불안감에 힘들었지만,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사비의 어깨를 토닥거리고는 사비의 보드라운 금발을 쓰다듬었다. 그렇게 곱던 사비의 금발 역시 거친 여행에 지쳤는지 손끝에서 푸석거렸다. 그 느낌에 사브린은 우울한 기분이 들어 사비를 꼭 안고서는 눈을 감았다.
"사비, 조금만 힘을 내. 규디르 성까지만 가면 괜찮을 거야."
"그렇겠지, 언니?"
언니의 다독거림에 수긍하며 자신의 다리를 주물리는 사비이었다.
"그래, 성에는 군대도 있고, 기사단도 있으니까, 틀림없이 다 무찔러줄 거야."
하지만, 두 딸의 대화를 듣고 있던 제이든의 표정은 펴지지 않았다. 삼일 밤낮으로 해가 뜨지 않았던 "멸망의 날" 이후에 존동하는 마물들의 소문은 끔찍했다. 과연 인간의 군대로 막을 수 있을까 의심이 될 만큼 지독한 소문이었다. 또 다른 지역의 군대가 전멸했고 성이 무너졌다는 소문마저 들리는 판국이라서 그의 불안감은 더 컸다.
꾸르르겅-
기묘한 땅울림에 야영지 사람들이 일어섰다. 산사태가 날 때, 혹은 폭우에 둑이 무너졌을 때와 같은 소음이 울리며 땅이 흔들렸다. 그 소음이 빠르게 가까워졌다. 제이든은 두 딸을 마차 안으로 숨기고 벌목할 때나 쓰던 도끼를 들었다.
하지만, 무기를 손에 든 그의 표정은 절망으로 가득하였다.
"아아아악"
야영지에서 최초의 비명이 울렸다. 제이든은 두 딸이 숨어 있는 방향으로 힐끗 쳐다보고는 도끼를 굳게 잡아보지만 부잘 없었다.
그는 그가 인식하기도 전에 머리가 부서지고 뇌수가 튀었다.
그 조각들은 마물의 입으로 사라졌다.
그의 머리가 사라진 몸이 허무하게 땅에 쓰러지는 순간 딸들이 숨어 있던 마차는 산산이 부서지고 마차에서 서로 부둥켜 안고 있던 소녀들의 모습은 드러나 버렸다.
"언니!!!"
사비의 울먹이는 목소리가 다급하게 울렸다. 성인남성의 허벅지만큼 굵은 촉수가 땅에서부터 솟아올랐다. 수십 개의 촉수가 마차를 부수어버리더니 촉수 끝에 달린 말지잘의 입처럼 생긴 구멍 뚫린 입이 방향이 두 소녀를 향했다.
눈이 아닌 입이지만 마치 바라보며 어떻게 할 것인지 생각하듯이 하늘거리더니 폭우처럼 쏟아졌다.
"끼아악, 싫어 싫어."
사브린은 비명을 질렀다. 끈적거리는 촉수가 허리를 감더니 그대로 공중으로 들어올렸다. 또 다른 촉수가 팔에 다았다. 어깨를 감아 돌더니 그대로 옷 속으로 밀고 들어왔다.
"안 돼. 안 돼."
비릿한 느낌에 울부짖었다. 이제는 두 다리쪽에서 감아 올라오면서 긴치마 속으로 파고든 촉수가 속옷마저 들추고 안으로 침입하여 들어왔다.
"끼악"
소녀의 팔과 다리에 맞게 지어진 옷이 허벅지만 한 두께의 촉수가 밀려드는 데 버틸리가 없었다. 그대로 사브린의 옷과 속옷은 촉수에 밀려 찢어져 버렸다.
"으흑, 싫어."
뽀얀 살결이 하늘 아래에 그대로 드러난 소녀는 진득한 느낌에 몸서리쳤다.
촉수가 움직이며 쓰다듬은 소녀의 몸은 촉수의 체액으로 범벅되었다.
소녀의 몸이 파르르 떨렸다. 끈적거리는 촉수의 말미잘 같은 입이 그녀의 가슴을 물었기 때문이었다. 연한 살결 사이로 붉은 피가 흘렀다. 짙어지는 공포 속에 맨살이 뜯기는 아픔에 비명을 질렀다.
"하지마, 하지마. 언니를 내려놔."
사비가 사브린을 잡고 농락하는 촉수를 부여잡고 흔들었다. 하지만 그녀의 힘에 꼼짝달싹하지 않았다. 오히려 사브린을 먹고 난 후에 먹을 예정이었던 식사 순서를 앞당겼다.
"아앗-"
사비마저 공중에 떠올랐다. 아직 어물지 못한 어린 몸이 떠올려지고 발가벗겨졌다.
"아흐흑"
사브린의 입에서 기묘한 신음이 흘렀다.
질척거리는 촉수의 입이 소녀의 중심이 이르러 입을 맞추듯이 가져다 대었다.
하지만 아직 어린 소녀의 아래는 그저 한 아래로의 선으로만 보일 정도로 꼭 닫혀 있었다.
"안 돼 ... 제발 , 그만..."
사브린의 절규가 무색하게도 오히려 움직임은 더 강해졌다.
"하악, 들어 오는, 아흐 들어와 버려..."
"아악!"
단발마의 비명이 울렸다.
살짝살짝 움직이었던 촉수는 성난 것처럼 달려들었다. 촉수의 입이 소녀의 몸속으로 사라졌다. 끈적거리며 밀려들 때마다 소녀는 경련을 일으키며 입을 멍하니 벌렸다.
"우훅"
찢어질 듯이 벌어져 꿈틀거리는 굵은 촉수를 아연이 받아 드렸다.
"너무, 커... 찢어져 버려... 움직이지 말아... 아흐흑 부탁..."
오히려 쫄깃한 조임에 환희를 느끼는 듯 부르르 떨며 움직임이 더욱 거칠어졌다.
"아파... 아파... 으흐흑 찢어져... 버려..."
벌려진 소녀의 입으로도 하나의 촉수가 박혀 들었다.
이제 소녀의 두 다리는 양옆으로 힘없이 벌어졌다. 너무나 굵은 것이 억지로 밀려들기에 소녀의 중심에서 처녀의 흔적뿐만 아니라 아래가 찢어지며 피가 흘러내렸다.
-끄흑 끄흐 흐흐흑-
소녀의 몸은 강가의 갈대처럼 흔들렸다.
사비의 사정도 좋지 못했다.
그녀에게 엉겨붙은 촉수에 사비는 신음조차 내지 못했다. 아래뿐만 아니라 입과 뒤마저도 촉수로 범해지며 피를 흘렸다.
"언니 도와줘. 제발 아흑..."
촉수의 막혀 소리가 되지 못한 사비의 말이 웅얼거리는 소리로 변해 사라졌다.
그런 그녀들에게 죽음의 공포가 밀려왔다.
멸망의 날 이전의 마수들이라면 어쩌면 그 괴물들에게 강간을 당하는 순간, 여인들은 마음속 깊은 구석에서는 안도감을 느낄지도 몰랐다. 살고 싶다는 기본적인 욕구 때문이었다.
교미를 한다는 것은 자손을 번식시키고자 하는 욕망의 반증이기에 어쩌면 괴물의 아이를 낳을 지언정, 미쳐버릴지언정 출산 때까지는 살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에 희망을 품곤 하였다.
하지만, 멸망의 날 이후의 마물들은 달랐다. 그 괴물들에게 교미란 생식 활동이 아닌 소화를 위한, 더 멋진 식사를 위한 활동인 것처럼 범해진 소녀들은 살아남지 못했다.
두 소녀를 범하는 촉수의 움직임이 마치 끝을 향해 달려가듯이 급해지고 빨라졌다.
사브린과 사비의 몸이 미친 듯이 경련을 일으켰다. 두 소녀의 허벅지를 타고 중심의 아래로 흘러내리는 핏줄기가 더욱 굵어졌다.
꾸훅 꾸룩 꾸 쿡-
결국 마지막이 다가와 버렸다.
두 소녀의 몸속에 박아넣은 채로 촉수는 그 입을 열고 따뜻하고 보드라운 소녀의 속을 먹기 시작하였다.
사브린의 입에서 피가 역류해 턱을 타고 흘러내렸다. 아래로 박힌 촉수는 질을 넘어 소녀의 자궁을 파먹기 시작했다. 입으로 들어간 촉수는 식도를 넘어 위장까지 내려가 내장을 파먹었다.
산채로 내부로부터 잡아먹혀 진 두 소녀는 쉽게 죽지도 못했다.
촉수에서 분비되는 끈적거리는 체액이 소녀들이 쇼크사하지 않도록 작용했다. 죽어버려 싸늘히 식은 시체는 촉수에게는 맛없는 것이었다. 이 체액은 식사가 끝날 때까지 먹이가 살아있게 해 마지막 한 조각까지 먹을 때까지 따뜻한 체온을 느낄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꾸루룩꾸-
식사를 마친 촉수들이 다시 흙속으로 파고들었다. 그리고 다음 희생자를 찾아 움직였다.
부서진 마차만이 비극이 있었음을 알려주었다.
두 번의 여름과 세 번의 겨울이 지나갔다.
그리고 "멸망의 날"이라고 말해지는 재앙이 시작되었다.
삼일 밤낮 동안 해가 뜨지 않았다.
세계의 절반에 이르는 생명체가 얼어 죽어 썩어갔다.
라플라스가 나기니를 데리고 간 지 3년이 되는 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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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게 노을진 하늘이 피를 연상하게 해 더욱 불길한 예감이 피난민들의 마음을 채웠다. 모두 마물의 습격을 피해 규디르 성으로 피난을 가는 난민들이었다.
산맥의 틈 사이로 난 긴 길옆에 옹기종기 모였다. 저마다 마차에 한가득 짐을 싣고 혹은 커다란 배낭에 짐을 싣고 왔기에 마차를 세우고 가지고 온 먹을거리를 꺼내어 조심스럽게 솥에 올리고 불을 지폈다. 여기 피난민 일행들은 서로 알던 사람들은 아니었다. 하지만,고향을 떠나 안전한 곳이라고 생각되는 규디르 성으로 향하는 길에 만나 일행이 되었다. 어차피 마물들에게는 안 되겠지만 피난길의 위험은 마물들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야생 동물들과 도적이 되어버린 또 다른 난민들 역시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그런 두려움이 서로 함께 하게 만들었다.
"언니, 다리 아파."
14살의 어린 사비는 칭얼거리며 자신과 세 살 차이가 나는 사브린에게 몸을 기대어 안겼다. 그 모습에 사브린 역시 피곤과 불안감에 힘들었지만,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사비의 어깨를 토닥거리고는 사비의 보드라운 금발을 쓰다듬었다. 그렇게 곱던 사비의 금발 역시 거친 여행에 지쳤는지 손끝에서 푸석거렸다. 그 느낌에 사브린은 우울한 기분이 들어 사비를 꼭 안고서는 눈을 감았다.
"사비, 조금만 힘을 내. 규디르 성까지만 가면 괜찮을 거야."
"그렇겠지, 언니?"
언니의 다독거림에 수긍하며 자신의 다리를 주물리는 사비이었다.
"그래, 성에는 군대도 있고, 기사단도 있으니까, 틀림없이 다 무찔러줄 거야."
하지만, 두 딸의 대화를 듣고 있던 제이든의 표정은 펴지지 않았다. 삼일 밤낮으로 해가 뜨지 않았던 "멸망의 날" 이후에 존동하는 마물들의 소문은 끔찍했다. 과연 인간의 군대로 막을 수 있을까 의심이 될 만큼 지독한 소문이었다. 또 다른 지역의 군대가 전멸했고 성이 무너졌다는 소문마저 들리는 판국이라서 그의 불안감은 더 컸다.
꾸르르겅-
기묘한 땅울림에 야영지 사람들이 일어섰다. 산사태가 날 때, 혹은 폭우에 둑이 무너졌을 때와 같은 소음이 울리며 땅이 흔들렸다. 그 소음이 빠르게 가까워졌다. 제이든은 두 딸을 마차 안으로 숨기고 벌목할 때나 쓰던 도끼를 들었다.
하지만, 무기를 손에 든 그의 표정은 절망으로 가득하였다.
"아아아악"
야영지에서 최초의 비명이 울렸다. 제이든은 두 딸이 숨어 있는 방향으로 힐끗 쳐다보고는 도끼를 굳게 잡아보지만 부잘 없었다.
그는 그가 인식하기도 전에 머리가 부서지고 뇌수가 튀었다.
그 조각들은 마물의 입으로 사라졌다.
그의 머리가 사라진 몸이 허무하게 땅에 쓰러지는 순간 딸들이 숨어 있던 마차는 산산이 부서지고 마차에서 서로 부둥켜 안고 있던 소녀들의 모습은 드러나 버렸다.
"언니!!!"
사비의 울먹이는 목소리가 다급하게 울렸다. 성인남성의 허벅지만큼 굵은 촉수가 땅에서부터 솟아올랐다. 수십 개의 촉수가 마차를 부수어버리더니 촉수 끝에 달린 말지잘의 입처럼 생긴 구멍 뚫린 입이 방향이 두 소녀를 향했다.
눈이 아닌 입이지만 마치 바라보며 어떻게 할 것인지 생각하듯이 하늘거리더니 폭우처럼 쏟아졌다.
"끼아악, 싫어 싫어."
사브린은 비명을 질렀다. 끈적거리는 촉수가 허리를 감더니 그대로 공중으로 들어올렸다. 또 다른 촉수가 팔에 다았다. 어깨를 감아 돌더니 그대로 옷 속으로 밀고 들어왔다.
"안 돼. 안 돼."
비릿한 느낌에 울부짖었다. 이제는 두 다리쪽에서 감아 올라오면서 긴치마 속으로 파고든 촉수가 속옷마저 들추고 안으로 침입하여 들어왔다.
"끼악"
소녀의 팔과 다리에 맞게 지어진 옷이 허벅지만 한 두께의 촉수가 밀려드는 데 버틸리가 없었다. 그대로 사브린의 옷과 속옷은 촉수에 밀려 찢어져 버렸다.
"으흑, 싫어."
뽀얀 살결이 하늘 아래에 그대로 드러난 소녀는 진득한 느낌에 몸서리쳤다.
촉수가 움직이며 쓰다듬은 소녀의 몸은 촉수의 체액으로 범벅되었다.
소녀의 몸이 파르르 떨렸다. 끈적거리는 촉수의 말미잘 같은 입이 그녀의 가슴을 물었기 때문이었다. 연한 살결 사이로 붉은 피가 흘렀다. 짙어지는 공포 속에 맨살이 뜯기는 아픔에 비명을 질렀다.
"하지마, 하지마. 언니를 내려놔."
사비가 사브린을 잡고 농락하는 촉수를 부여잡고 흔들었다. 하지만 그녀의 힘에 꼼짝달싹하지 않았다. 오히려 사브린을 먹고 난 후에 먹을 예정이었던 식사 순서를 앞당겼다.
"아앗-"
사비마저 공중에 떠올랐다. 아직 어물지 못한 어린 몸이 떠올려지고 발가벗겨졌다.
"아흐흑"
사브린의 입에서 기묘한 신음이 흘렀다.
질척거리는 촉수의 입이 소녀의 중심이 이르러 입을 맞추듯이 가져다 대었다.
하지만 아직 어린 소녀의 아래는 그저 한 아래로의 선으로만 보일 정도로 꼭 닫혀 있었다.
"안 돼 ... 제발 , 그만..."
사브린의 절규가 무색하게도 오히려 움직임은 더 강해졌다.
"하악, 들어 오는, 아흐 들어와 버려..."
"아악!"
단발마의 비명이 울렸다.
살짝살짝 움직이었던 촉수는 성난 것처럼 달려들었다. 촉수의 입이 소녀의 몸속으로 사라졌다. 끈적거리며 밀려들 때마다 소녀는 경련을 일으키며 입을 멍하니 벌렸다.
"우훅"
찢어질 듯이 벌어져 꿈틀거리는 굵은 촉수를 아연이 받아 드렸다.
"너무, 커... 찢어져 버려... 움직이지 말아... 아흐흑 부탁..."
오히려 쫄깃한 조임에 환희를 느끼는 듯 부르르 떨며 움직임이 더욱 거칠어졌다.
"아파... 아파... 으흐흑 찢어져... 버려..."
벌려진 소녀의 입으로도 하나의 촉수가 박혀 들었다.
이제 소녀의 두 다리는 양옆으로 힘없이 벌어졌다. 너무나 굵은 것이 억지로 밀려들기에 소녀의 중심에서 처녀의 흔적뿐만 아니라 아래가 찢어지며 피가 흘러내렸다.
-끄흑 끄흐 흐흐흑-
소녀의 몸은 강가의 갈대처럼 흔들렸다.
사비의 사정도 좋지 못했다.
그녀에게 엉겨붙은 촉수에 사비는 신음조차 내지 못했다. 아래뿐만 아니라 입과 뒤마저도 촉수로 범해지며 피를 흘렸다.
"언니 도와줘. 제발 아흑..."
촉수의 막혀 소리가 되지 못한 사비의 말이 웅얼거리는 소리로 변해 사라졌다.
그런 그녀들에게 죽음의 공포가 밀려왔다.
멸망의 날 이전의 마수들이라면 어쩌면 그 괴물들에게 강간을 당하는 순간, 여인들은 마음속 깊은 구석에서는 안도감을 느낄지도 몰랐다. 살고 싶다는 기본적인 욕구 때문이었다.
교미를 한다는 것은 자손을 번식시키고자 하는 욕망의 반증이기에 어쩌면 괴물의 아이를 낳을 지언정, 미쳐버릴지언정 출산 때까지는 살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에 희망을 품곤 하였다.
하지만, 멸망의 날 이후의 마물들은 달랐다. 그 괴물들에게 교미란 생식 활동이 아닌 소화를 위한, 더 멋진 식사를 위한 활동인 것처럼 범해진 소녀들은 살아남지 못했다.
두 소녀를 범하는 촉수의 움직임이 마치 끝을 향해 달려가듯이 급해지고 빨라졌다.
사브린과 사비의 몸이 미친 듯이 경련을 일으켰다. 두 소녀의 허벅지를 타고 중심의 아래로 흘러내리는 핏줄기가 더욱 굵어졌다.
꾸훅 꾸룩 꾸 쿡-
결국 마지막이 다가와 버렸다.
두 소녀의 몸속에 박아넣은 채로 촉수는 그 입을 열고 따뜻하고 보드라운 소녀의 속을 먹기 시작하였다.
사브린의 입에서 피가 역류해 턱을 타고 흘러내렸다. 아래로 박힌 촉수는 질을 넘어 소녀의 자궁을 파먹기 시작했다. 입으로 들어간 촉수는 식도를 넘어 위장까지 내려가 내장을 파먹었다.
산채로 내부로부터 잡아먹혀 진 두 소녀는 쉽게 죽지도 못했다.
촉수에서 분비되는 끈적거리는 체액이 소녀들이 쇼크사하지 않도록 작용했다. 죽어버려 싸늘히 식은 시체는 촉수에게는 맛없는 것이었다. 이 체액은 식사가 끝날 때까지 먹이가 살아있게 해 마지막 한 조각까지 먹을 때까지 따뜻한 체온을 느낄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꾸루룩꾸-
식사를 마친 촉수들이 다시 흙속으로 파고들었다. 그리고 다음 희생자를 찾아 움직였다.
부서진 마차만이 비극이 있었음을 알려주었다.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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