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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4 23:33 464회 0건

우신 고등학교에는 인근에도 유명한 4대 얼짱 퀸카가 있었다.

소진, 희영, 봄이 혜시라고 하는 아이들이었다.

모두 얼굴이 예쁘고 몸매가 좋아서 우신 4대 얼짱이라는 별칭으로 불리고 있었다.

보통 얼짱이라든지 퀸카라든지 하는 것들은 과장이 섞이고 또 유치하기도 한 것들이지만,

확실히 이들 4명은 눈에 띄게 예뻤다.

희영은 활달하고, 자존심이 센 아이였다. 그녀는 연예인 지망생이였는데, 그래서 노래도 잘하고 춤도 잘추었다.

축제때는 백지영의 "내귀에 캔디"을 정말 섹시하게 추워서 한때는 우신 고등학교 남학생들의

딸딸이 메뉴로 한동안 군림했다.

그녀가 최근에 오디션에 붙은 모양인데, 그 후 자주 학교를 땡땡히쳤다. 그리고 머리 스타일도 학교 규칙을 무시하고

화려하게 파마하고 엷게 갈색으로 물들여 그 뒤부터는 우신고등학교 섹시퀸의 자리를 명실공히 자리잡았다.

안타깝게도 그녀는 호태라는 3학년 남친이 있었다.

소진은 희영의 중학교 때부터의 친구였다. 그녀는 긴 머리카락이 잘 어울리는 모범생이었다.

피부가 희고 성격이 곧았다. 그녀는 어딘가 우아하고, 기품이 있어보여

학생들 사이에선 그녀가 어디 양가집 규수일거라고 추측했으나,

나중에 결국 그녀가 국내 굴지 모 대기업의 일가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녀는 총학생회 부회장이기도 했다.

희영과는 또다른 의미의 퀸이었다.

소진은 희영이 호태라는 선배와 사귀는 것을 탐탁치 않았다. 그래서 그 일로 최근에 희영과 많이 싸워서 그런지

둘의 사이가 예전만 못해졌다.

봄이는 4대 얼짱중 유일하게 3학년이었다. 그녀는 입학후부터 독보적인 외모와 독특한 성격때문에 4대 얼짱중에서

학교대외적으로 가장 유명했다. 하지만 좀처럼 말을 하지 않고, 좀 차가웠기 때문에 사람들과는 별로 교류는 없었다.

혜시는 우신 고등학교의 여자 일진이었다. 성격이 거칠고 불과 같았다. 인상이 어딘가 표독스럽고

남자보기를 좆같이 알고 있었다. 여자 후배들은 한결같이 그녀를 두려워하면서도 존경했다.

왜냐하면 그녀는 괜히 남을 해꼬지 하거나 괴롭히고 하는 그런 성격은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우신 고등학교 에는 4대 얼짱이니 하는 것 말고도 또다른 미인 2명이 있었는데,

바로 국어 선생 새미와 양호 선생 혜연이었다.

새미와 혜연은 25살, 28살로 둘다 아름다운 여인들이었다.

역시 두 사람들도 만인의 연인이었다.


그리고 철진. 불쌍한 철진.

우신 고등학교의 평범한 학생.

내성적이고 나약한 소년.

그 또한 다른 평범한 또래의 사춘기 학생들처럼, 4대 얼짱과 아름다운 여선생님들을 남모래 동경하고 있었다.

특히 그에게는 단 한명의 여인이 마음속 깊이 자리 잡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자신같은 하찮은 존재가 감히 다가서는 것조차도 용납되지 않으리라 혼자 생각하고 하고 있었다.

그러나 한가지 예상치 못한 운명의 사건이

그의 인생을 완전히 뒤바꾸고 만다 .



.
.
.
.
.
.

오늘은 신입생들의 입학식 날이었다.

1학년들이 들어오는 날이라서 우신 고등학교, 2학년 3학년 남학생들 사이에는

이번 1학년들에게 과연 4대 얼짱에 필적할 만한 인물들이 있는지 없는지

서로 내기하느라고 정신 없었다 .

오랜만에 활기가 찾아왔다. 1학년 신입생 중에 어여쁜 아이가 있든 없든,

본인과는 전혀 관계가 없을 것은 확실하다는 사실을 깊이 깨우치면서도

철진 역시 어딘가 마음이 설레어 졌다. 물론 문인에게 아침부터 삥뜯기기 전까지만.


오늘도 여전히 우울한 하루를 시작하고 만 철진이 교실 문을 드르륵 열고 들어선다.

문인이 뒷자리에 두 다리를 쭉 뻗고 거들먹 거리고 있었고, 그의 똘마니들이 그와 잡담을 나누었다.

철진은 괜시리 눈에 띄지 않게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그런 그의 귀에 문인과 똘마니들의 잡담이 들려왔다.

"헤헤헤 봤냐? 오늘 아침"

"죽이던데....그 애....?"

"히히 이름이 배희라던가?...절리 귀엽게 생겼던데..."

"가영이란 애도 끝내주더라...절리 1학년처럼 안생겼다...새끈한게..."

그런 얘기를 하고 있었다. 신입생중에 꽤나 눈에 띄는 애들이 있었는 모양이다. 그래서 흥분한 것 같았다.

문인과 그 똘마니들이 사실 여자들에게 인기 있을만한 타입은 절대 아니었다. 얼굴이 너무 못났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마구 떠들다가 갑자기 어느샌가 소근소근 뭔가 작당하려는 듯 이야기하는 듯 싶더니,

"야 이철진!!!"

문인이 큰소리로 철진을 불렀다.

"어..."

철진이 자기도 모르게 자동적으로 바로 대답이 나왔다. 오랜 기간 폭력 앞에 교육되어진 결과였다.

"시발 불렀으면 즉각 튀어 와야 될것 아냐. 대답만 하면 다냐?"

"어, 미안!"

철진이 급히 일어나 문인 앞으로 다가가려 했다. 그러나 서두르는 바람에 자기도 모르게 발이 엉켜 콰당, 하고 넘어지고 말았다

"킥킥..."

"킬킬킬...."

웃음소리가 들렸다. 그건은 비단 문인 패거리들만의 웃음소리인것만은 아니었다. 다른 곳에서도 많이 들려왓다.

철진의 교실에서의 역할은 이런 것이었다.

"병신, 킬킬"

다시 엉거주첨 일어서 문인 앞에 다가온 철진.

"네가 해줄일이 있다. "

그렇게 말하는 문인. 그리고 그의 한 쪽 어깨를 툭툭 치면서 미소를 지엇다.

"물론 우린 친구니깐, 당연히 해줄수 있겠지?"
.
.
.
.
땡....땡....

점심시간이 되었다.

우신고등하교는 남녀공학이지만, 1학년은 여자반, 남자반 따로 나뉘었다. 2학년때무터 진로가 정해지면, 성별이 아니라

계열에 따라 남녀가 섞여 한반에 들어간다. 조금 독특한 학교 방침이었다.

1학년들의 반들은 2층에 몰려있었다. 1학년 3반까지가 여자반, 4반에서 6반까지가 남자반이었다. 꽤나 큰 고등학교였던 것이다.

철진이 향하는 곳은...1학년 2반이었다.

문인의 부탁은 바로 1학년중에서 예쁘기로 소문 난 가영과 배희라는 애를 방과후 뒷 교정 앞으로 오라고 전달해오라는 일이었다.

"아....싫다..."

하지만 어쩔수 없었다. 선생님들에게 들키기 전에 어서 전달하고 와야겠다고 생각했다.

1학년 교실에 다가서자 왁자지껄 하는 소리가 들렸다. 첫날부터 새로운 친구들과 만나 뜰뜬 모양이었다.

소녀들의 향그러운 내음이 복도에도 흘려나오는 것 같았다. 그는 지나가는 1학년 신입생들이 자신을 힐끔힐끔 쳐다보는 것을 알았다.

개중에는 안녕하세요 하고 작은 목소리로 인사하는 애들도 있었다. 선배라는 것을 눈치로 안 모양이리라.

그럴댄 오히려 철진이 오히려 당황혀 엉거주첨 인사를 받아주었다. 1학년 여자들 교실이 몰린 이 복도를 상급생 남학생인 자신이 지나가는 것을

선생중 누군가 본다면 분명 징계감이었다. 그래서 문인은 철진을 시킨 것이다.

간신히 1학년 2반 앞에 선 철진. 가영이라는 아이가 여기에 있다고 했다.

그가 교실 뒷문을 최대한 슬며시 열었지만,

드르륵, 하는 소리는 어쩔수 없이 나오고 말았다.

순간 교실 전체가 조용해졌다. 당연했다. 여자들만 있는 반에 남학생 선배가 찾아왔으니, 순간

눈길이 쏘여지는 것은 당연했다. 호기심과 놀람이 가득찬 눈길이 순식간에 자신에게 쏟아지는 것을 느끼자 철진은

얼굴의 모든 구멍에서 피가 쏟아질 듯한 아찔한 현기증을 받았다.

"손가영....."

뭔가 막힌 듯한 목소리가 나오는 것을 깨닫고 철진은 다시 목소리 으흠, 가다듬고.

"미안한데 손 가영이라는 아이 지금 있니?"

...조용.....

아무도 대답하는 이가 없었다.

"손가영이라는 아이 없나?"

한번도 불러보았지만, 여전히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 잘못 알았나? 아니만 지금 자리에 없나?"

아무래도 그런 것 같았다. 어쩔수 없이 철진은 다시 뒷문을 드르륵 닫고, 다음 교실로 갔다.

1학년 1반으로. 그가 떠나간 자리에는 웅성웅성 거리는 소리가 뒤에서 들려왔지만, 철진은 애써 못들은 척 하고 떠났다.

스스로가 너무 바보같고 한심했다. 지금 이 애들은 뭔지 영문이 모르지만, 내가 2학년 일진의 똘마니로, 지금 1학년 꼬시는 작업의

하수인 노릇을 하고 있다는 것은 언젠가 소문으로 다 알게 될 터였다. 철진으로서는 그게 조금이라도 늦게 퍼졌으면,

하는 생각뿐이었다.

이미 한번 하고 나자 1반 하배희를 찾는 발걸음과 행동은 조금 대담해졌다.

문을 슥 열고,

처음부터 낭랑히

"하배희!"

하고 외쳤다. 이미 스스로도 반쯤 포기한 상태였다.

또다시 반이 아까처럼 쥐죽은듯 조용해졌다.

모든 1학여학생들의 시선이 자신에게 꽂히는 것을 느끼며,

철진은 오히려.

"그래 이런 시선을 받는 기회, 아마 내 인생에서 두번 다시 없겟지, 나름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하지 뭐 "

라고 생각해버리고 말았다.

여전히 아무도 대답하는 이가 없었다.

"아무도 없는 모양이군"

오히려 잘됐다고 생각하는 철진이었다. 이대로 돌아간다면 분명 쥐어터질것은 분명하지만,

그래도 아무것도 모른 1학년이 문인같은 놈과 엮이는 것보다는 나을지도 몰라, 라고 생각했다.

그래도 기계적으로 한번 더 불러본다.

"하배희라는 아니 없니?"

그때 누군가 슥, 하고 의자에서 일어나는 소리가 들렸다.

"전데요....."

철진이 바라보니 한 여자애가 조금 의아하면서도 긴장한 얼굴로 자신을 바라보는 것이었다.

당연하리라, 입학식 첫날부터 왠 낯선 남자 선배가 교실을 찾아와 자기 이름을 부르고 있으니.


철진이 속으로 실망하며 손짓을 하여 이리 오라는 시늉을 했다. 배희는 천천히 그리고 조심스럽게 다가왔다.

"무슨 일이시죠?"

과연 입학식 첫날부터 학교 안에 소문이 퍼질만한 굉장한 미모였다. 이 정도 외모라면 4대 얼짱이니 퀸카인 하는 것에도

꿀리지 않을 만큼 귀여운 얼굴을 하고 이었다. 1학년 답게 앳디고 피부도 고운데다, 눈망울도 크고 또렷했다.

"오늘 오후...6시쯤에...방과후 교정 뒤쪽으로..와."

철진이 간신히 생각해 두었던 말을 띄엄띄엄 말했다. 1학년이라고는 하나 너무 예쁜 외모 때문에 자신도 모르게 압도당한 것이었다.

"예?..아....예...."

배희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놀라면서도 그렇게 대답했다.

철진은 확답을 듣고 떠나려고 하는데,

"아, 저기!...어."

배희가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아...아뇨 죄송합니다. 선배...저.. 교정 뒤쪽이..어딘지 잘...?"

철진은 앗차 싶었다. 오늘 처음 학교 온 아이가 이곳 지리를 알리 없었다.

"어떻하지,,방과후 내가 찾아온다고 할까?아냐 그건 좀...

철진은 어떻게 할까 생각하다가 자기도 모르게

"그럼 번호를...가르쳐줘..."

그런 터무니 없는 말을 하고 말았다.

배희는 순간 얼굴이 벌개지더니 당황하면서

"에?..번호요.."

하고 말을 잇지 못했다. 철진은 자신도 모르게 그런 말을 한 게 스스로도 놀라웠다.

"예...그럼 저기..휴대폰좀.."

선배가 하는 말이라서 그런지, 고분고분하게 말을 잘듣는 아이였다.

착한 아이라고 생각했다. 번호를 받고 교실을 떠나는 철진의 등에서,

가영이네 반을 떠날때와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커다란 환호와 꺄악~ 하는 소리가 들렸다.

철진은 입술을 깨물었다. 자기 혐오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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