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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4 23:32 530회 0건
2부.


호수 위로 노를 젓네

새는 날아가고

벌레는 울고

바람은 불고

나는 호수에 비친다.

어라, 너는 누구냐,

너는 누구냐, 너는 누구냐.

-----

우신고등학교 2학년 이철진은 평소 김문인 박진효에게 괴롭힘을 당해왔던 것에 앙심을 품고,
4월 15일 방과후 이들을 구 교정에 불러내, 말다툼과, 주먹다짐 끝에 살해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지나가던 1학년 손00양은 구 교정안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리는 것을 이상하게 여겨
안으로 들어가, 쓰러져 있는 이철진과 이미 숨진 김문인 박진효를 발견, 신고했다.........

---------

그뿐이었다. 하배희도, 그리고 같이 있던 또다른 여학생 이야기도 없었다. 비디오는 말할것도 없었다.


몇가지 절차후, 철진에게 남겨진 것은 소년교도소행.

철창안에서 철진은 아무것도 기억할수 없었다. 내가 죽였다고?

문인과, 그의 똘마니를? 나는 손에 묶여있었다! 그럴리가 없다!!. 비디오를 내놔라!!,

하배희를 불러달라!!!. 하배희!!!
-----

그러나 1학년 하배희는 당시 감기로 결석, 하루종일 집에 있었다 함.
그의 부모들은 이를 증언하고 있다고.
---
철진의 메아리 없는 허무한 외침. 아니 메아리는 없었다.
철진은 환각 증세로 인한 정기적인 정신 치료도 받게 되었다.
철진을 담당한 정신과 의사는 진찰후 철진에게 간단한
정신 착란 및, 분열 증세가 보인다고 진단하였기에.

---
흐느꼇다. 철진은 흐느꼇다. 그는 거의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억울해...]

억울하다, 억울하다, 억울하다.
뭔가가 잘못되었다.
허나 그렇다 한들 뭔소용이리.
나는 이미 여기 있는 것을, 아무것도 할수 없는 것을.
할수 있는 것은, 먹고, 자고, 싸는 것일 뿐이다.
어둡고 컴컴한 철창안에서 어디데도 갈수 없는 나.
똑같은 식사, 똑같은 잠.
어....여기 어디란 말이지....
이상하다...소년 교도소라는데...
어떻게 하루종일 몇날 몇일 가두기만 한단 말이가...
식사는 원래 감방에서만 하게 되어 있는가....??
가끔식 찾아오는 간수는 말도 없다.
소리쳐도, 애원해도, 욕해도, 울어도, 미친놈처럼 굴어도
말없이 굳은 표정.
이상한 것은 그가 가고 나면은...그의 얼굴은 기억조차도 나지 않는다.
처음부터 얼굴이 없었던 사람처럼....
외로워, 미친듯이 외로워 누군가,,,,말을 걸어져...아니 그냥 말을 들어주어...
소진아...소진아...소진아..아,
소진아..엄마....

할수 있는 것이 없다...

그리고 할수있는 것이라고는 먹고, 싸고...자는것.
그것뿐이다.


아, 자야지,,그래...나는 잘수 있다.
자면 옛날 일을 회상할수 잇어...아니면 꿈을 꾸던가...
그럼 나는 외롭지 않아....꿈속에서도 혼자이진 않을테니

그리하여, 철진은 잠이 든다.
그리고 다시 회상한다.

여긴? 어디지, 아, 구교정 바로 앞이다.
이건 꿈인가.
그래, 나는 문인에게 잡혀,
그 광경을 목격하고, 마침내...나는..
알면서도 막을 수없다.
꿈속의 나는 예전에 자신이 그랬던 것처럼
여전히 여리저리 헤매다가, 마침내 입구를 발견하고 들어가려 한다 .

[안돼,,,안돼..들어가지마...집에가...그냥..이 멍청한놈아]

그러나, "나"는 들어간다.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지도 모른채.

[하배희!]
꿈속에서 외치는 나. 물론 대답은 없다.

[아무도 없나요]

복도에 외치는 "나", 역시, 물론, 대답은 없다.
그리고 뒤에서 일격을 당하는 "나". 막을 도리도 없다.
꿈을 바라보는 나는 "나"가 당하는 짓거리를 구경만 할뿐.
다시 어두워지고, 정신을 깨면, 그 예정된 수순이 온다.
문인, 준효, 그래 이 놈 이름이 박준효라더군. 그리고 배희. 그리고 여자아이
문인과 여자아이의 섹스, 그리고 물을 끼얹고 일어나는 배희. 울기 시작한다.

그리고 시작된다. 그 끔찍스런 대화가.

[문인...언제..부터 이런 짓을]

[엉? 아 뭐 꽤 됐지,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소문이...사실이었군.]

[그래..히히히 사실이지]

[소진..소진도...??]

[어, 소진?]

[ 아그래, 그러고 보니, 이 좆밥새끼, 소진한테 맘있구나, 꼴에 눈은 있어가지고
걱정마]

그말에 희망을 가지고 되묻는 "나"

[그럼..소진은...]

관계없는 거네, 라고 말할려고 했다.


[소진은 이미 잘 찍어두었으니.]

쿵! 하고 뭔가가 부서지는 소리 뭉개지는 소리가 들린다.
뇌의 어딘가가 찢어지는 듯한 느낌...

[처녀개통부터 임신편까지 있어 낄낄낄길...나중에 빌려줄게......]

아 그래, 나는 이때부터 정신을 잃었지. 꿈은 여기까지인가...
아니다. 꿈은 끝나지 않았다. 과거의 나는 거기서 정신을 잃었지만,
꿈속의 나는 정신을 잃지 않았다. 나는 정신을 잃고 광기에 빠진
"나"를 바라볼수 있었다.
괴물이 된 나. 믿을 수 없는 힘으로, 족쇄를 풀고,
문인에게 달려간다. 순식간에 문인의 목을 왼손으로 으깨고, 발로 걷어찬다.
그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도 모르리라.

[흥...억...흐에엑...]

놀라서 질질싸는 똘마니, 도망가는 그놈을 쫓아가 단번에 가슴팍에 구멍을 낸다.
자신의 맨손으로. 내장속을 쥐어잦고 마구 흔들다가 뽑아낸다.

[으악...으아아아아앙악!!!!!!!]

소리와 함께 울부짖다가 쓰러지며,,,
그리고 자신도 .
울부짖는다. 인간의 괴성이 아니다. 괴물이다. 괴물이다 이건.
인간의 모습을 한 또다른 괴물이다.
배희, 그저 눈을 동그랗게 뜬채. 바라만 본다 .너무 놀라서, 할말을 잃은 듯했다.

[그만하지]

누군가가 말을 건다. 평온한 목소리로.

[이제 잠이 들도록 해]

누군가가, 있어, 배희와 나를 제외한 누군가가 있어.
두리번 거리다, 교실 뒤쪽에 우두커니 서있는 한 여학생.
손가영이다.
괴물이 된 "나"는 그 말과 순식간에...잠이 든다.
거짓말처럼...순식간에 쓰러져 잠이든다. 그제서야..정말로 잠이 드는 것이다. ..

[깨어나면, 괜찮아질거야]

그녀가 말한다.

[걱정하지마. 지금, 구해줄게]

그녀의 목소리가...울린다..... 이토록 편안한 목소리..처음 듣네.
.
.
.
.
.
.
.
.

아침,

"다녀 오겠습니다."

그렇게 현관에 말한후 철진은 집을 나섰다.

학교에 도착하는 철진.

등교하는 학생들로 사람들이 붐빈다.

철진은 정문을 통과해 운동장을 지나 교정을 들어간다.

평온한 나날들이었다. 교실로 들어가 자리에 앉았다.

"오늘도 여전히 따분한 하루가 시작되는군"

오늘 아침은 왠일인지 머리가 띵하니 아팠다. 일어났을때 기억이 뭔가 뭉개진 듯한 느낌/
잠을 잘못 잤갰지 하고 그냥 넘겼지만.
조례시간이 다 되도록 문인이 보이지 않았다.

"오늘 땡땡인가"

라고 혼자 속으로 좋아하는 철진.






드르륵, 드르럭! 하는 소리와 함께 한 아름다운 여성이 교실로 들어선다.

담임인 새미였다.

그녀는 철진에게 호재를 알려주었다.
문인과 그의 똘마니 중 하나가 병원에 입원했다는 것이었다 .
패싸움이니 뭐니 하는 걸로 크게 다친 모양이었다.

"삼선 병원에 입원해 있으니, 병문안 가고 싶은 친구들은 글리 가보면 돼"


"아싸....;;"

클래스메이트가 입원했지만, 뭐. 좋아해도 되겟지.

수업을 모두 끝내고, 집에 가려는데,

"철진 선배!"

하고 누군가 큰소리로 뒤에서 불르는 소리가 들린다. 뒤를 돌아보니
저 멀리서 뛰어오는 인영이 있었다. 운동장을 참으로 활기차게 뛴다고 생각했더니,
하배희였다.

"선배!! 안녕하세요!!"

환하게 웃으며 꾸벅 인사하는 배희.

철진이 당황해 하며 말했다.

"인사성 절리 밝네...."

"어, 안녕;;;"

"선배, 집에 가시는가봐요."

"어...."

"그럼 같이 가요?? 네?"

"어...그래..뭐라고??"

배희가 후후 웃으며 다시 말했다.

"같이 집에가요!, 같은 방향이니깐요"

"우리집은...이쪽인데, 너희집은?"

"저도 이쪽이에요."

얘는 뭐지...왜 갑자기 친근하게 굴지.

그녀와는 신입생 입학식 이후로는 제대로 말 한번 안 나눠봤는데. 그후로도 거의 못봤고.

그런 생각에 빠져있는 사이에

"선배 뭐해요, 어서가요^^"

그렇게 이끌리는 철진이었다.
주위에서 시선이 몰리는 것을 느꼈다. 당연햇다. 1학년 2대 퀸카 -좀 낯간지러운 말이긴 하다만- 중 하나인
하배희가 자신과 나란히 같이 하교하고 있으니.

그녀는 기분이 좋은지 콧노래를 흐흥 부르면서 가벼운 걸음으로 총총 걸어갔다.

"선배, 어젠 집에서 뭐하셨어요?"

"어제? 그냥 집에 있었는데."

"흐음...정말요?"

"그럼..."

배희가 킥킥 웃더니

"그럼 집에서 뭐하셧는데요."

"그냥..책 보고 TV보고.빈둥대고."

"흐음....흐음~~ 그렇구나~"

"얘가 대체 왜 이런담..."

그러다 한참 대화가 끊겼다. 철진은 별 할말이 없었다. 사실 무얼 말해야 될지도 잘 몰랐다.

"선배!"

"어?"

"어유, 참. 선배도, 선배는 어제 제가 뭐햇는지 안물어봐요? 제가 물어봤으니 이젠 선배차례잖아요!"

"어, 그래..미안...어제 뭐햇는데?..어,..음 배희야"

"어휴! 참 선배 되게 답답한 스타일이군요 이제보니. 나 별로 그런 스타일 싫어하는데"

"어...그러니...;"

그러나 이내 생긋 웃는 배희

"그러나 걱정하지 마세요 철진 선배는 예외로 해줄게요, 어제는 잇잖아요, 아주 큰일이 있었어요
어떤 이상한 사람들이 저를 덥쳐서 막 나쁜 짓을 하려고 햇어요!"

철진이 깜짝 놀라 반문한다.

"뭐라고?? 괜찮니!"

"네! 괜찮아요!!누군가가 구해줬거든요!"

배희는 당황하는 철진의 모습이 만족스러운지, 정말 환하게 웃으면서 대답햇다.
철진은 한참동안 할말을 잃다가, 간신히 대답할 말을 찾아냈다.

"그래...다행이구나...;;;"

배희는 답답하다는 듯 가슴을 치며

"어휴, 선배도 참. 할말이 그것밖에 없어요. 어떤 일을 당할뻔 했는지, 절 구해준 사람이 누군지, 뭐 그런 장단 맞추는 듯한 질문이 있어야 될거 아네요"

그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 그래, 무슨 일을 당할뻔했는데?"

그 말해 배희가 순식간에 얼굴이 빨개지더니

"어떻게 그걸 말해요 여자 입으로. 하여튼!"

"자기가 물어보라고 해놓구선"

"그럼 누가 구해줬는데"

배희는 그런 철진을 물끄러미 맑은 눈으로 똑바로 쳐다보며

"백마탄 왕자님이요"

라고 말하더니 갑자기 깔깔깔 배를 잡고 웃어대기 시작하는 것이였다.

"어휴,, 말해놓고 닭살스럽네, 아 더워, "

그리고 약간 상기되고 계속 킥킥 웃어되었다

"킥킥,,아 죄송해요...으흠..".

참으로 당돌하고 발랄한 아이였다. 몰랐는데, 그 외모만큼이나 생그럽고 싱싱한 꽃같은 아이였다.
철진이 지금 배희가 자기를 가지고 논다고 생각하면서도 화는 커녕 그녀의 매력에 점점 끌리는 것이었다.

어느샌가 철진은 자기 집앞에 다달았다.

"우리집이야."

"들어가도 되요?"

"..?뭐?"

그말에 놀라 대답을 못하는 철진을 보고 배희는 싱긋 웃곤 이내 말했다.

"농담이에요.어떻게 남자 집에 막 들어가요,"

"......"

"어머, 삐졌어요?"

"어.. 아냐."

"그럼, 방구경 다음으로 해요"

".....하아...."

철진은 그녀의 농담에 대답할말을 궁리하는 것도 지쳤기에 한숨만 쉬었다.

"그럼 저도 이만 가볼게요"

"그래.."

"잘들어가요. 푹쉬세요"

"그래 너도 잘가렴.."

"네"

그리고는 꾸벅 허리를 굽혀 철진에게 인사하고는 몸을 돌렸다.
철진은 뭐에 홀린듯 그 모습을 지켜보다가 자신도 몸을 돌려 현관문을 열려는 찰나,

"선배!!"

다시 부르는 소리에 뒤를 보았다.
저 멀리서 하배희가 큰소리로 철진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는 저 멀리서, 철진에게 들리고도 남을 정도로 큰소리로 외쳤다.

[ 어 제 고 마 웠 습 니 다.]

울리는 목소리였는지만 워낙 맑고 뚜렷한 그녀의 목소리라, 잘 알아들을수 잇었다.

철진은 온동네 퍼지는 그 소리에 좀 낯뜨거워졌지만, 똑같이 큰소리로 되물었다.

[무 슨 소 리 야]

배희가 환하게 미소지었다. 철진과 걸어오는 내내, 계속 웃음을 잃지 않은 그녀였다.

하지만 지금 이 미소가 가장 눈부시고 아름다웠다고 철진은 생각했다.

그녀는 크게 뭐라고 말하려는 자세를 취하려다, 이내 멈추고 무슨 생각을 했는지 갑자기

철진에게 다시 달려오기 시작했다. 무엇이 그리 급한지 한참 뛰어다가는,

그리고는 숨을 헉헉 내쉬고 발그스레해진 볼을 가진채

철진 앞에까지 이르렀다.

"부끄러우니깐 귀좀, 잠깐"

그리고는 바짝 다가와서는 철진의 귀에 입술을 가까이 대었다. 미소녀의 육향이 와락 담겨오자

철진은 자시도 모르게 몸이 두근거리는 것을 느꼈다. 하물며 그녀의 입김에서는 그녀가 숨차서 내쉬는

뜨거운 바람이 불어와 그의 귀를 간지럽혔다.

"어...음..."

귀에 입술을 바짝 닿을랑 말랑 붙이고서 그렇게 망설이듯 내뱉다가,

"아녜요 그런게 있어요!말 안할래요!"

라는 말하고는 동시에



하고, 철진에 볼에 키스했다. 철진이 어안이 벙벙해 고개를 화들짝 들고 배희를 바라보았다.

"아!! 쪽팔려!!남사시려!!"

그녀는 그렇게 순간 외치더니 순식간에 H 하고 달려 나갔다.
한번도 뒤도 돌아보지 않고.

철진은 그냥 그녀의 뒷모습을 물끄러미 쳐다만 볼 뿐이었다.
그녀의 입술의 감촉이 남았있는 자신의 볼만 쓰다듬은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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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2016-08-11
접속일 2024-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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