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장 봉사
"기분은 어떠신가요?"
하얀 얼굴에 붉은 옷을 걸친 유포리아는 조용한 모습으로 나타나 침대 옆에 서서 질문을 해왔다. 아마도 이곳은 그녀가 무녀장으로 있는 주작신전 미르크아 대성당의 방인 모양이다. 커다란 창문이 열려 있고 밝은 여름 햇살과 따스한 바람이 상냥하게 불어들어오는 방. 그 안에 놓여있는 ?결한 침대 위에 힐크루스가 누워있었다.
"나쁘지는 않아……."
마치 후광이 비치는 것처럼 보일정도로 신성한 기운을 뿌리는 미녀를 향해 힐크루스는 침대에 옆으로 렝?채 뚱하게 대답햇다. 생명의 은인 앞이라 예의상 상체라도 일으켜보려고 했지만, 몸전체를 달리는 격통에 비명을 지를 지경이라 포기한 것이다. 현재는 여자 앞에서 볼썽 사나운 비명을 지를 것 같은 상태를 가까스럽게 참아내고 있었다.
"그건 정말 다행스럽습니다. 당신은 삼일간이나 잠들어 있었어요."
소년의 퉁명스러운 태도에도 전혀 개의치 않는 모습으로 유포리아는 조용히 답하고 고집쟁이 소년을 잠시동안 차분히 내려다 보았다. 루비를 녹여낸 듯한 붉은 머리카락을 등으로 늘어뜨린 여자의 연보라색 눈동자는 마치 세공된 유리처럼 차갑게 반짝이고 있다. 평범한(?) 미녀 정도는 왕궁에서 자란 힐크루스의 눈에는 익숙했다. 예를 들자면 이슈탈왕국의 현 여왕 글로리아나 역시, 보기만 해도 몸이 떨릴 것 같은 절세의 미녀로 남자들을 개미처럼 몰려들게 하는 사탕같은 존재였다.
(하지만, 이 사람은 달라. 그 글로리아나와 비등한 미모지만 남자가 열정을 품기에는 너무 죄스러운 기분이 느껴져.)
신상처럼 꼿꼿하게 선 태도와 늠름하고 경건한 분위기에 과연 성녀님이라는 말이 나올만큼 신비적인 느낌까지 담고 있다. 숙연하기까지한 아름다움이었다. 너무나도 완벽한 미모는 그녀에게 인형같은 인상을 주었지만 그녀의 눈동자에는 강한 의지의 힘이 느껴졌다.
그녀는 종교적인 느낌의 진홍과 심홍이 섞인 바탕에 황금으로 장식을 한 호화로운 의상을 걸치고 있지만, 그것이 나름 그녀에겐 잘 어울렸다. 성직자들은 본래 심미안에 뛰어난 사람들인지도 모른다. 고래부터 예술품과 종교는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가 아닌가. 신자도 또 그 장엄함에 고개를 숙이고 거금을 기부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이 여성은 확실히 신자들이 경모할 만한 카리스마가 있었다. 성녀라는 명칭이 잘 어울린다는 느낌이다. 언뜻 보면 버들가지처럼 가녀린 지체지만, 그러면서도 그 성의(聖衣) 안은 꽤나 육감적이고 풍만했었다.
"……!?"
힐크루스는 순간 당황해서 유포리아에게서 고개를 돌렸다.
(나, 나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지? 그녀가 물가에서 나체를 내보인것은, 그것이 나를 구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알몸을 상상하는 건 실례다. 그런데 나란 녀석은…….)
힐크루스는 다른 사람이 없었다면 머리를 쥐어 뜯었을 것이다. 소년의 뇌리에는 그리고 또 한가지, 강열한 음몽이 떠올라버렸던 것이다. 즉 비몽사몽한 상태의 자신이 이 고결한 누님에게 양물을 희롱당하고 사정으로 유도되었더버렸던 부끄러운 꿈이었다. 아무리 꿈이라고 해도, 생명의 은인이자, 기품이 넘치는 성녀에 대해서 그런 불측한 행위를 하게 하다니, 무례의 극치인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의식하면 할수록, 괜히 얼굴이 달아오르고, 심장박동이 빨라져버리는 것은 사춘기 소년에게는 정상적인 일이었다. 누구보다도 자존심이 강한 힐크루스는 동요하는 마음을 필사적으로 억누르며 생각을 전환하는 의미로 예전부터 궁금하던 것을 물었다.
"어째서 나를 구했지?"
주종관계에서도 국가와 국가의 관계에서도 이해관게가 있는 경우는 신뢰할 수 있다. 하지만 자신과 이 여성 사이에는 어떠한 이해관계도 없다. 어째서 이렇게까지 친절을 베풀어주는 지 이해할 수 없어, 너무나 마음이 불안했다. 여러가지 생각으로 머릿속이 가득한 소년을 내려다보면서 신성한 오라를 두른 성녀님은 평정하게 대답했다.
"쫓기던 새가 품으로 들어오면 사냥꾼도 이를 돕는다고 합니다."
"……큭! 그런가……나는 쫓기는 새인가……."
자조하는 듯 웃은 힐크루스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유포리아의 분위기를 보면 그다지 인정이 많은 타입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결국 좋은 집안 출신의 아가씨다운 동정이라는 건가. 다음 순간 힐크루스의 가슴 속에서 뭉게뭉게 검은 기운이 솟아올랐다. 한껏 썩은 웃음을 띠우면서 기품넘치는 성녀님의 얼굴을 보았다.
"나는 작은 새처럼 귀여운 녀석이 아니야."
이 여성이 생명의 은인이라는 것은 안다. 하지만 뭐든지 알고 있다는 듯이 초연한 태도가 맘에 들지 않았다. 그 투명할 정도로 차가운 시선을 마주하면 자신이 어쩔 수 없는 속물이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 자신이 얼마나 하찮은 존재인지 깨닫게 하는 것 같아 불쾌했다. 더러움을 모르는 성녀. 마치 항균작용이라도 있어서 주위에 더러운 벌레가 가까이갔다간 죽어버릴 것 같다. 이 눈부실 정도로 깨끗하고 고귀한 성녀님은 비유하자면 산골오지에 있는 맑은 호수같았다. 복수라는 시커먼 집념에 휩싸여있는 자신은 독을 품은 혼탁한 진흙탕같은 존재다. 하지만 그런 그녀도 바탕은 고생을 모르고, 새상을 모르는 아가씨가 아닌가. 유포리아가 대여섯살은 연상이겠지만, 인생경험은 그 자신이 더 많았다. 세상의 쓴맛을 싫을 정도로 맛봤다. 아니 씹어 삼켰다. 이 성녀틱한 여자가 곤혹스러워 하는 얼굴을 보고 싶어진 힐크루스는 그 위악적인 기분을 억누를 수가 없었다.
"네가 구한 것은 아마 이 대륙 전체를 뒤져도, 흔치않은 쓰레기일 거다."
"……"
과격하게 말할 생각이었지만 성녀님은 표정하나 변하지 않고 말없이 바라보고잇다. 그 무반응에 뿔이 난 힐크루스는 모든 것을 쏟아냈다. 아버지 히르메디스의 반란을 부추긴 것은 그였다. 주저하는 아버지의 결단을 이끌어내기 위해 힐크루스는 독단적으로 마을에 불을 질렀다. 자신이 부친을 물러설 수 없는 벼랑으로 내몬것이다.
"지금은 난세다. 북에는 걸신들린 늑대 도모스왕국이 있고, 남에는 올시니-사브리나 연합왕국이 태두하고 있다. 먼 동쪽에는 노대국이라고 야유당하던 라르핀트도 급속히 내정개혁을 행하고 있는 모양이더군. 조금이라도 세계의 정세를 전망할 수 있는 식자들이라면 대륙이 빠른 속도로 통일을 향한 길을 걷기 시작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와중에 대륙의 서쪽엔 도시국가군이 난립하고 있지. 그런 상황에서는 언젠가 가까운 장래 초대국의 각축장이 되어버릴 수 밖에 없다. 그 전에 서쪽지방을 통일해 치고 나가지 않으면 안 돼."
힐크루스는 끓어오르는 심정을 토로했다. 그것은 그의 지론이기도 하고 아버지와 측근들에게 셀 수 없이 말한 것이기도 했다. 그러나 군신이라고 믿고 있던 아버지 히르메디스가 패사하고, 저택을 포위당한 힐크루스의 모친은 음독자살을 했고 힐크루스는 목숨을 걸고 도망쳤다. 한동안 왕도에 잠복해 내걸린 아버지의 목을 탈취했지만, 그것은 최후의 저항이었다. 그 후엔 잔당 사냥에 내몰려 측근들은 토벌당했고 어떤 이는 배신했다. 이슈타르 왕국 내에 몸을 둘 곳이 없어진 힐크루스는 국외로 망명하는 것 외에는 살아갈 방법이 없었다. 일주일동안 제대로 물도 마시지 못하고 평원을 달려 국경의 하천에 도달했을 때 매복에 걸려, 휘몰아치는 급류에 몸을 던진 것을 미르크아 대성당의 일행이 주은 것이다.
"즉, 나의 어리석은 폭주가 아버지를, 어머니를 죽였다. 그리고 일족의 셀 수 없는 자들의 미래를 빼앗았다. 이대로 끝낼 수는 없다. 지금의 나는 단순한 도망자에 불과하지만, 언젠가 어떤 나라건 빼앗아서, 서쪽나라들을 평정해, 도모스나, 연합왕국을 쓰러트린다. 그리고 내 주장이 옳았다는 것을 증명하는 거다. 그렇게 해서 반드시 조국에 개선하고 말 것이다."
힐크루스는 눈동자를 번뜩이며 무표정하게 내려보는 더러움을 모르는 성녀님을 도발적으로 노려보았다.
"즉 나는 조국에 원한을 가진 복수귀라는 말이다. …… 어떠냐. 실망했나. 순간적인 변덕으로 행한 자비가, 세상에 재앙의 싹을 뿌린 것이란 걸 알게 된 기분은?"
힐크루스의 피를 토하는 듯한 선언은 무표정하게 들은 성녀는 이윽고 천천히 입을 열었다.
"당신의 참회는 잘 들었습니다. 나라를 빼앗아, 조국에 복수한다. 그것을 목표로 사는 것도 괜찮겠죠."
그녀의 음색에는 아무런 변화도 없었다. 어디까지나 평온하다. 오히려, 그 너무나도 의외의 대답에 힐크루스가 식은땀을 흘려버렸다.
"……에, 어이? 성녀님이 그런말을 해도 되는 거야?"
안색이 변해 있는 소년에게 누님은 서늘한 얼굴로 대답했다.
"세습이 찬탈보다 바르다는 진리는 없습니다."
"!"
너무나도 대담한 발언에 할 말을 잃은 힐크루스 앞에서 유포리아는 처음으로 웃어 보였다.
"후후후, 하지만, 나라라는 것은 그렇게 간단히 빼앗을 수 있는 건 아니죠."
그 고아한 미소에는 사춘기 소년의 심폐기능에 이변을 초래할 정도의 파괴력이 있었다.
"그, 그야 그렇지. 하지만 나라면 할 수 있어. 해보이겠어."
터무니없이 빨라지는 심장소리에 곤혹스럽고, 눈동자가 흔들렸지만 힐크루스는 그래도 고집을 부렸다. 자기 역시도 세상물정 모르는 젊은 애송이라는 것을 이 일주간 싫을 정도로 알게 되었던 것이다.
"우후후, 힘내세요. 미래의 패왕님"
"으, 응……."
연상의 여성에게 아이 취급을 받고, 무시를 당했지만 이상하게도 나쁜 기분은 아니었다. 오랜만에 타인의 선의를 느낀 기분이다.
"사람은 자신이 악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솔선해서 행하지 않습니다. 사람은 자신의 행동이 선이라고 믿기 때문에 행하는 것입니다."
유포리아는 달래듯이 힐크루스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상당히 힘든 일을 겪었죠. 그렇다고 그렇게 고슴도치처럼 바늘을 세우고 경계할 필요는 없어요. 부디 이 대성당에서 당신은 부상과 함께 마음의 상처도 치료해주세요."
잘 벼려진 칼날처럼 날카로웠던 힐크루스의 마음은 마치 솜에라도 싸여버린 듯했다.
(이 사람, 아니, 유포리아님은 믿을 수 있을 지도 모르겠다…….)
곁눈질로 힐끔 힐끔 누님의 얼굴을 쳐다보던 소년은 조심조심 입을 열었다.
"알겠습니다. 염치없지만 호의를 받아들이겠습니다."
"네."
버려진 강아지 같은 소년과 눈을 마주한 유포리아는 환하게 웃었다.
두근!!
성녀님의 빛나는 웃음을 본 힐크루스의 가슴이 조여왔다. 당황해서 시선을 돌렸다.
두근두근두근두근두근두근두근…….
가슴이 빠르게 뛰고 있다. 정치와 야심에 빠져있던 소년은 첫사랑이라는 것을 알지 못하고, 자신의 심장기능의 이상함에 당황했다.
(과연 성녀님이라고 불릴만 하다. 황송해서 제대로 얼굴을 볼 수가 없어…….)
얼굴을 돌린 채로 시선을 둘 곳이 없어진 소년의 마음을 어떻게 읽은 건지, 유포리아는 곁에있던 측근들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럼, 왕자가 이 대성당에서 날개를 쉬는 동안, 시중을 들어드릴 아이를 소개하겠어요. 모두가 제가 신뢰할 수 있는 자들입니다."
방에는 힐크루스와 유포리아 외에도 세명의 여성이 함께하고 있었다.
"대성당의 총무를 맡고 있는 베르벳트 사제가 왕자를 숨기는 책임자가 되겠습니다."
검은 수녀복의 은테안경의 신경질적으로 보이는 여자가 앞으로 나섰다.
"소개드리겠습니다. 미르크아대성당의 총무를 맡고 있는 베르벳트입니다.
총무라는 것은 사원의 모든 사무를 책임지는 자리이다. 재관이나 방관과 같은 관료의 장인 것이다. 무녀장과 부장, 그리고 총무. 일반적으로 이 셋을 삼직이라고 한다. 이 세사람에 의해서 사원은 운영되는 것이다.
주작신전의 대성당은 보통 무녀장은 인근의 왕족이 맡았고, 부장은 그 무녀장이 임의로 임명했다. 이 대성당에서는 유포리아의 유모였던 늙은 여인이 왕가에서 따라온 듯했다. 즉 총무야 말로 대성당 내에서 승진한 진정한 실력자라고 할 만 했다.
다음으로 유포리아가 소개한 것은 하얀 수녀복을 입은 작은 체구의 소녀였다.
"이쪽은 견습수녀 시긴. 왕자의 시중을 들어줄거에요."
"저, 저도 이슈타르 왕국 출신입니다. 왕자님은 모르실지도 모르지만, 아버지는 무슬란이라고 하셔서, 작은 상회를 하고 계십니다."
십대중반정도. 힐크루스와 같은 또래다. 나이에 어울리는 동안에, 어깨가 좁고, 앞뒤의 굴곡도 적은 소녀는 양손을 가슴 앞에서 꼭 쥐고 하얀 두건에 감싸인 머리를 푹 숙였다.
"아, 대상인 무슬란의 이름은 물론 알고 있어. 왕가에도 출입하고 있지."
힐크루스가 말을 걸자 얼굴을 활짝 빛내며 작은 몸을 움찔움찔 거렸다. 아무래도 부끄러운 모양이다.
"여, 영광입니다. 영명하시기로 이름높으신 힐크루스 왕자님이 이름을 알고 계시다는 것을 아시면 아버지도 기뻐하실 겁니다. 왕자님이 쾌적하게 지내실 수 있도록 성심성의껏 일하겠습니다."
아니, 이미 끈 떨어진 왕자가 이름을 안다고 해도, 그녀의 아버지가 기뻐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힐크루스는 생각했다. 하지만 눈동자를 이상할 정도로 반짝반짝 빛내고 있는 것을 보면 아무래도 왕자님이라는 단어에 환상을 가지고 있는 타입인 듯 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소개한 것은 여자치고는 발군의 장신에 짧은 상의와 짧은 허리스커트를 걸친 미인이었다.
"이쪽은 성당기사인 그레이센. 왕자의 호위를 맡을 겁니다."
"이전엔 실례했습니다."
그레이센은 시간과는 대조적으로
잘 그을린 얼굴에 가는 눈썹과 커다란 눈매가 치켜 올라가 있고, 입술은 꾹 다물려 있다. 구리 선 같은 머리카락을 소년처럼 자르고 배가 보이는 남색 상의, 허리에는 남색의 랩스커트를 두르고, 거기에서 뻗어나온 팔다리는 길고, 탄력있는 채찍같은 근육을 가지고 있다. 군살은 전혀 없다. 서있는 모습만 보아도 강해보인다. 마음 속에 투지를 품은 차가운 불꽃. 여전사라는 말에 딱 어울리는 모습이다. 여기사로서 이상적인 타입이지만, 여기사보다도 더욱 금욕적인 분위기가 있다. 몽크라 불리는 자들의 귀감과도 같았다.
"아니, 그게 네 임무였을테니 당연하다."
"그렇게 말씀해주신다면 감사합니다."
강직한 성격으로 보이는 그녀가 힐크루스에게는 호감을 보였다. 대략 서로의 소개가 끝나자 유포리은 종을 돌렸다.
"그러면 저는 이만 실례하겠습니다. 왕자. 야심이나 야망보다도 먼저, 우선은 일각이라도 빨리 몸이 낫는 것만을 생각해 주십시오."
"감사합니다……."
상냥한 대우에 익숙하지 않은 소년은 곤혹스러워 하면서도 솔직하게 감사를 표했다.
무녀장이 나가자 그녀 대신 베르벳트가 다가와 같은 자리에 섰다.
"왕자. 우선 확인해 두겠습니다."
그녀는 힐크루스를 내려다보면서 오른손을 얼굴로 가져와 가운데손가락을 세워 안경 테 중앙을 치켜올렸다. 그 태도만으로도 그녀의 성격, 대성당 내의 실상을 알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근엄 성실. 진지. 신경질. 왕궁이건 신전이건 어떠한 조직에도 있는 전형적인 하이미스. 젊은 나이에 잔소리쟁이 마녀라고 뒷담화를 당할 타입이다.
"저는 당신을 숨기는 것에 반대합니다."
미르크아대성당의 넘버투의 의견은 당연한 것이었다. 정치범을 숨겨주는 유포리아 쪽이 이상하다.
"그건 그렇겠지. 나를 숨겼다는 것이 알려진다면, 이슈타르 왕국을 적으로 돌리는 것이 될테니"
"그것도 그렇지만, 저희 대성당에는 백명 이상의 자녀를 맞겨져 지성과 품성을 겸비한 숙녀가 되기 위한 교육을 받고 있습니다."
"아, 그~ 저……."
의아에 하는 힐크루스에게 몸을 숙여 얼굴을 가까이 한 베르벳트가 쐐기를 박았다.
"혹시라도 실수하시지 않도록 부탁드립니다."
가까이에서 보니, 삼십줄에 들어 선 여자의 얼굴은 수녀 주제에 상당히 화장이 진하다. 그 화장이 빈틈없이 가린 얼굴이 묘하게 색기있었다.
"에, 네!"
효웅이 되기를 원하는 소년은 잠시간 지방성당의 제일 사제의 위압감에 패배해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
"위장이 약해져 있으세요. 미음을 드세요."
시긴이 숟가락으로 뜬 음식을 힐크루스의 입가로 옮겨갔다. 침대에서 조금이라도 상반신을 들어올릴 수 있도록 등뒤에 베개를 받친 힐크루스는 순신히 입을 벌려 받았다.
"……"
힐크루스가 오물거리고 있는 모습을 시긴은 기대섞인 눈으로 지그시 바라보았다. 다시마로 국물을 내고 소금으로 간을 했다. 쌀은 형태가 남지 않을 정도로 짖이겨서 끓인 것이다. 담백한 맛이었지만, 오랜만에 인간의 음식을 입에 댄 것이다. 미식에 길들여졌던 혀가, 환희의 비명을 질렀다.
"…… 맛있어!"
"아, 다행이다♪"
부상자의 상태를 걱정스럽게 바라보고 있던 시긴은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안도하는 듯 행복해보이는 미소를 지었다.
똥글똥글한 커다른 검은색 눈에서 눈동자가 빛난다. 작은 코에 작은 입. 옅은 복숭아색 입술. 비유하자면 노란 튤립같은 소녀다. 굉장한 미소녀라고는 할 수 없다. 어디에서나 흔히 찾을 수 있을 법한 소박한 생김새지만, 그 평범하면서도 사랑스러운 웃는 얼굴을 보고 있으면 거칠어진 마음이 치유되는 느낌이다. 이렇게 희노애락이란 감정을 순순히 표시하는 타입을 힐크루스는 지금까지의 인생에서는 그다지 보지 못했었다. 자신의 주위에 있었던 것은 여전사거나, 마법사거나, 문관들, 모두 야심으로 불타오르던 자들 뿐이었다.
"저기…… 좀 더 먹을 수 없을까?"
한번 먹을 것을 입에 대어보니 자신이 굉장히 배고픈 상태라는 것을 자각했다. 아무리 어른스러운 소년이라고는 해도, 아직 성장중이라는 것은 틀림없다. 하지만 자신의 손을 움직일 수가 없으니, 그녀에게 먹여달라고 할 수 밖에 없다. 한심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입과 배가 바라고 있다.
"아, 네. 자, 많이 드세요."
만면에 웃음을 머금은 견습수녀는 신중하게 숟가락을 떠서 죽을 먹였지만 약간 아쉬울 때쯤에 멈추었다.
"아직 많이 있지만, 갑자기 먹으면 위가 받아들이지 못하니까, 오늘 밤은 한그릇만 드시게 하라고 베르벳트님이 지시하셨어요."
미안하다는 표정을 짓는 소녀에게 확실히 아쉬움을 느끼면서도, 힐크루스는 감사를 표했다.
"고마워, 신세를 졌다."
"아뇨 아뇨 그런 말씀 마세요. 전…… 왕자님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마치 토끼 같은 작은 동물처럼 머뭇머뭇거리고 있는 소녀를 보고 힐크루스는 쓴웃음을 지었다. 그런 부상자의 상태에 시긴은 고개를 갸웃했다.
"어, 왜 그러시나요? 제가 뭔가 실수라도 했습니까?"
"아니, 그렇지 않다. 단지……."
"단지?"
말을 망설이는 힐크루스의 눈을 시긴은 커다란 검은 눈동자를 똥그랗게 하고 바라보고 있다. 서로의 호흡이 느껴지는 지근거리에 있는 순진무구한 소녀의 얼굴을 앞에두고 여자에게 익숙하지 않은 소년은 열이라도 오른 것처럼 쓸데없는 말을 해버렸다.
"아, 아니, ……저기, ……뭐랄까. 귀, 귀엽다고 생각해서……."
"귀엽다니, 그런…… 당황스럽습니다."
시긴은 뺨을 양손으로 잡고 부비부비 몸을 꼬았다. 그런 부끄러워하는 모습이 또 귀여웠다. 무심코 끌어안고 싶다는 충동에 휩싸였던 힐크루스는 다음 순간 움직이지 않는 팔의 격통으로 정신을 차렸다. 그리고 뺨이 확 달아오르는 것을 자각했다. 얼굴이 빨개지는 모습을 시긴이 본다는 것이 부끄럽다는 생각에, 고개를 돌리고 작은 목소리로 사과했다.
"……미안."
"아, 아이……."
한동안 부끄러워하던 시긴도, 이윽고 정신을 차렸다. 힐크루스의 등에 괸 것을 빼내고, 걷었던 이불을 새로 덮어주었다.
"체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영양가 있는 걸 잔뜩 먹고, 많이 자야해요. 평범하지만 이게 제일입니다."
"그래. 그렇지. 시키는 대로 하지. 쉬어라."
"네. 안녕히 주무십시오……."
식기를 가지고 방을 나가는 시긴을 눈으로 배웅하면서 힐크루스는 생각했다.
(그녀가 곁에 있는 것만으로 편안해진다. 정말, 좋은 아이구나.)
대상인 무슬란의 딸이라는 것은 예절을 배우기 위해 수도원에 들어온 것일 뿐, 정식으로 수녀가 되려고 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분명 좋은 남편을 만나, 행복한 결혼을 하고 여러 아이를 낳을 것이다. 현모양처가 될 듯 하다는 생각을 했다.
(나에겐 어울리지 않겠지…….)
수라의 길을 걷기로 결의하고 있는 소년은 그대로 잠에 빠져들었다..
※
다음날부터 시작된 요양생활. 그것은 지옥이었다. 육체적인 의미가 아니라 정신적인 의미로 지옥이었다.
"자, 왕자님♪ 쉬해요 쉬♪"
무녀장 유포리아는 총무 베르벳트를 책임자로 하여 시긴이 시중을 들고, 그레이센이 호위를 한다는 체제를 만들어 주었다. 하지만 왕자님이 숨어있게 되었다는 정보는 순식간에 대성당 전체에 소문이 퍼져버린 모양이다. 총무의 베르벳트가 충고한 것처럼 이곳은 수녀원이다. 크고 넓은 대성당 안에는 여자들 뿐, 남자는 힐크루스 단 한사람인 것이다. 게다가 가장 많은 것은 시긴처럼 예절교육을 받기 위해서 와 있는 인근 양가의 딸들이었다. 이 나이또래의 소녀들이라는 것은 활기차고, 이성에 대한 흥미가 깊다. 거기다가 [왕자님]이라는 단어에 환상을 품고 사랑에 빠져버리는 경향이 큰 듯하다. 수녀원이라는 남자가 없는 공간에서 생활하고 있는 그녀들에게 있어 힐크루스라는 것은 희귀동물이었던 것이다.
그녀들은 친구인 시긴에게 부탁해서 이런 저런 이유를 부쳐 그녀를 도왔다. 헌신적인 간호이기에 힐크루스로서는 불평을 말할 입장은 아니었다. 하지만 힐크루스도 사춘기의 소년인 것이다. 같은 나이 또래의 소녀들에게 마치 어린 아기처럼 보살핌을 받는 것은, 그것이 끝났을 때, 남자로서 소중한 것을 하나 잃어버린 듯한 상실감을 맛보게 했다.
게다가 침대 위에서 움직이지 못하는 힐크루스는 목욕도 할 수 없다. 그 대신 벌거벗겨져, 시긴을 필두로 한 견습 수녀들에게 젖은 타올로 몸을 닦게 하는 것이다.
"이, 이게 자지라는 거지. 귀여워♪"
열마리의 작은 새들 같은 소녀의 시선이 다리 사이에 집중하고 있다.
(아…… 어쩌지…… 커지지마, 커지지마…….)
힐크루스는 자신의 분신에게 그렇게 강요했지만, 그녀석은 소녀들의 핥는 듯한 시선 속에서 무럭무럭 머리를 들어갔다.
"꺄아, 커진다♪"
소녀들의 환성을 들으면서도 힐크루스는 새빨간 얼굴로 참아낼 수 밖에 없었다. 젖은 타올을 손에 쥔 소녀들은 힐크루스의 몸을 닦아주었지만, 특히 열심히 닦는 곳은 소년의 양물이었다.
"저, 저기.. 너, 너희들…… 거, 거기는…… 아"
수치로 몸을 떨면서 힐크루스는 소녀들에게 조심조심 항의했지만, 처음으로 보는 이성의 생식기를 앞에 두고 소녀들은 얼굴을 새빨갛게 붉힌 채 아무것도 귀에 들어오지 않는 듯 했다. 시긴을 시작으로 해서 모두 순서를 정해 육봉을 조물조물 쥐고, 불알을 만지작거리며 감촉을 즐기고 있다. 힐크루스는 이전에 유포리아에게 양물을 휘롱당한 음몽을 꾼 적이 있다. 그 때는 습격해 오는 쾌감과 싸우면서도 꿈이라는 자각(착각?)이 있었다. 하지만 현재는 의식이 선명한 상태다. 리얼리티가 다르다.
견습수녀들 중에는 리더격인 시긴이 조심조심 제안했다.
"저, 저기…… 남자는 말야, 그니까, 이 껍질 속에 더러운 게 쌓이기 쉽다더라고, 그러니까, 여기를 끝까지 벗겨서, 깨끗하게 닦아주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해."
귀여운 수녀들은 피망처럼 빨개진 얼굴로 마주 고개를 끄덕이고 귀두의 포피를 벗겨갔다.
"아, 아아…… 하지마, 그런……."
아직 그 자신도 벗겨본 적 없는 포경남근이다. 그것이 강제적으로 벗겨지는 것이다.
"하아, 새빨개…… 예쁘다♪"
"하지만 역시, 듣던대로 이곳에 더러운게 쌓이기 쉽구나. 이봐, 여기 가득. 이건 치구라고 부르는 것 같아. 구석구석까지 깨끗하게 닦아 드리자♪"
젖은 타올이 새빨갛게 벗겨져버린 귀두 귀퉁이를 마찰한다.
하아, 하아~~"
힐크루스는 불현듯 말이 되지 않는 비명을 질러버렸다.
(너, 너무 기분좋아…….)
벗겨진 귀두. 하물며 거의 벗겨져 본 경험이 없는 완전한 처녀지다. 그런 부분을 한창 때의 귀여운 소녀들에게 닦이는 희롱당하는 것이다.
"아, 꼭대기에서 미끈미끈한 즙이, 앙, 닦아도 닦아도 없어지지가 않아……."
남근이 헐떡헐떡 경련하고, 투명한 액체가 끊이지 않고 넘쳐흘렀다. 소녀들은 그것이 멈출 때까지 닦는 것을 멈추지 않을 작정인 듯 했다.
(아, 안돼, 싸, 쌀 것 같아. 하지만, 이런 때…….)
힐크루스는 익숙하지 않은 자극에 몸부림치면서도 단전에 힘을 주며 필사적으로 견뎌냈다. 그 때 시긴에 피망처럼 새빨간 얼굴을 가까이 하고 귓가에 속삭였다.
"저, 저기…… 왕자님. 그렇게 참지 않으셔도……. 싸, 싸고 싶으시면 언제라도 괜찮아요."
"윽!"
눈을 하얗게 치뜬 힐크루스에게 시긴은 부끄러운 듯 눈을 내리깔면서도 고개를 끄덕였다.
"저희들도 어린애가 아니니까, 남자의 생태를 조금은 알고 있습니다. 기분이 좋아지면, 그, 정액이라는 게 나온다는 걸……."
힐크루스가 주위의 청순파 그 자체인 견습수녀들을 마지마지 둘러보자, 모두 새빨간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남자금제의 수녀원에서 생활하는 견습수녀들. 당연히 순진무가한 소녀들이라고 근거없는 선입관을 가지고 있었지만, 아무래도 현실은 전혀 다른 것 같다. 평소에 만날 수 없는 남성에게 흥미를 억누르기 어려운 것이다. 남자가 절정에 달하는 순간을 보고 싶은 듯 했다.
"그, 그러면, 지, 지금……."
"네, 어서, 마음 껏 싸주세요♪"
한심한 목소리로 말한 힐크루스가 드디어 사정하는 것이다. 시긴과 소녀들의 눈이 별처럼 빛났다.
소녀들은 어느샌가 젖은 타올을 놓고 직접 육봉을 문지르고 있다.
"아아아……."
같은 또래의 소녀들의 호기심 어린 시선을 받으면서 사정하는 수치에 몸을 떨면서도 단지 새빨갛게 부풀어오른 귀두가 팽창하고, 요도가 열리고, 기둥이 부들부들 경련하며 끄트머리에서는 투명한 액체가 질금질금 넘치고 있다. 이어서는 힐크루스의 전신이 떨렸다.
꿀꺽…….
그야말로 폭발직전의 남근의 단말마를 손으로 느낀 소녀들이 군침을 삼켰다. 그때였다.
"당신들, 뭘 하고 있는 겁니까!"
어느 샌가 방안으로 들어온 베르벳트가 어린 견습수녀들의 뒤통수를 손에 든 서류 모서리로 퍽, 퍽, 퍽, 퍽 때렸다.
어린 소녀들은 벌떼처럼 흩어져 방에서 나갔다. 홀로 남겨지게 된 힐크루스는 겨우 살았다고 생각과, 아쉽다는 생각이 교차했다.
"정말이지, 이러니까 어린 계집애들은……. !!"
떠들썩한 어린 수녀들을 쫓아보낸 베르벳트는 질렸다는 듯아 말을 하면서 고개를 흔든 후 난끼없이 부상자의 다리 사이를 보곤 말을 멈췄다. 수녀들에게 희롱당한 양물이 당당하게 곧추서있었던 것이다.
"아니, 이건 그러니까……."
예상외의 난입자의 등장에 놀라 사정욕구는 멈췄지만, 불이 붙어버린 남근이 작아지지는 않았다.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기분으로 어떤 질책을 들을지 긴장했다. 그 강고한 사제님도 아연한 표정을 짓고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잠시 후 안경 안쪽으로 흔들리는 시선을 보이면서 이불을 덮어주었다.
"이런 걸 내놓고 있으면, 감기에 걸려버리실 겁니다……."
시끌벅쩍한 처녀들에게 둘러쌓인 요양생활. 육체쪽은 순조롭게 회복되고 있지만, 정신적인 피로는 계속되었다.
※
"저, 저기…… 왕자님, 잠깐 시간 괜찮으세요?"
지나칠 정도의 간호에 의해 힐크루스의 채력이, 힐크루스의 체력이 상당히 회복된 밤이었다. 견습시스터들도 물러가고, 잠을 탐하려 할 무렵, 굳나잇 인사를 마친 시긴이 말을 걸어왔다.
"응, 괜찮아. 낮잠도 꽤 오래자서, 쉽게 잠들지 않을테니까."
"그런가요……."
침대로 걸어온 시긴은 어린 사슴과 같은 눈동자로 무언가를 바라는 눈빛으로 힐크루스를 바라보았다.
"뭐, 나한테 하고싶은 이야기가 있어?"
"아뇨, 하고싶은 이야기라고 할만한 건 아니지만……. 저기."
"응?"
말하기 어려운 듯 주저하고 있는 소녀에게 힐크루스가 상냥하게 재촉하자, 시긴은 결심을 한 듯이 자세를 바로하고 질문했다.
"저, 저기, 그니까…… 왕자님은 괴롭지 않으신가요?"
"괴로워?"
의아해하는 힐크루스에게 시긴은 허둥거리면서 빠르게 내뱉었다.
"남자는, 저, 저, 정액을 싸면 기분이 좋아지죠. 그 발기한 상태에서 토하지 못하면, 그, 초죽음이 되서, 굉장히 힘들다고, 그러면, ……그렇다면, 제 몸을, 써주세요!"
갑자기 이 순진한 소녀가 무슨 소리를 하는건가 싶어 놀라고 있으려니, 긴장으로 얼굴이 새파래진 시긴이 침대로 올라왔다. 그리고 네발로 기어 이불에 덮여있는 힐크루스의 몸 위로 올라왔다. 이른바 암표범의 포즈라고 하는 그것이었다. 섹시한 미인이 하면 굉장한 페로몬이 느껴지는 자세지만, 청순파 견습수녀가 하는 것도 그 언밸런스함이 색기있는 듯 했다.
"남자가 건강하게 하는 것은 여자의 몸이 가장 좋은 영약이라고 들었습니다. 제 몸이라도 괜찮으시다면, 부디 원하시는 대로 사용해주세요."
"사, 사용해주세요라니……."
침을 삼키는 힐크루스에게 울먹울먹한 얼굴을 가까이 한 시긴은 애처로운 목소리로 애원했다.
"그렇지 않으면, 왕궁의 미희에게 익숙해지신 왕자님께서 보시기엔 저처럼 빈약한 몸 따위에는 흥미가 없으신건가요?"
"아니, 나는 그러니까……."
아직 동정이다. 라는 말은, 왠지 부끄러워서 입 밖에 낼 수 없었다. 그렇게 우물거리는 힐크루스에게 시긴이 볼을 붉힌 채 다시 부탁했다.
"힐크루스님의 상심을 달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저는 이슈타르왕국 출신이라고 말씀드렸지요. 이슈타르 왕국에서 제 또래 여자 아이는, 모두 왕자님을 동경하고 있습니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많은 국민에게 있어서 선왕의 숨겨진 자식으로서 갑자기 나타난 현재의 필릭스왕자보다도 힐크루스왕자님쪽이 훨씬 친근감이 있습니다."
"……."
힐크루스는 비슷한 또래의 사촌형제에게 심한 적개심을 가지고 있다.
(녀석과는 결코 같은 하늘 아래 살 수 없다. 언젠가 죽인다.)
라는 결의를 가슴에 품고 있다. 그의 숙적으로 여기고 있는 필릭스보다도 자신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다는 말을 들으니, 순수하게 기뻤다.
"전, 진심이에요. 힐크루스왕자님의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뭐든지 하겠어요."
힐크루스의 마음이 자신에게 가까워지는 것을 눈치 챈 것일까. 얼굴을 새빨갛게 붉힌 시긴은 갑자기 힐크루스으 입술에 자신의 옅은 복숭아색 입술을 겹쳤다.
"읍!"
갑작스러운 일에 놀란 힐크루스는 반사적으로 그녀를 품에 안아버렸지만, 눈은 감지 않았다. 꼬옥 감긴 시긴의 눈가에는 눈물이 배어나오고 있다. 게다가 등 뒤로 감은 손이 작게 떨리는 것이 전해졌다.
(괘, 괜찮겠지. 이 시긴이라는 소녀가 바라는 일이니까…… 안아도 되는 거겠지.)
차려진 밥상이라고 할 만한 일이 아닌가, 이 건강한 소녀가 참을 수 없이 귀여워 이젠 참을 수 없었다. 소녀의 가는 등을 꼬옥 끌어안고, 정신없이 입술을 부비고 빨았다.
"으응……응응, 으읍……."
힐크루스의 가슴에 안긴 시긴은 이제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말하듯이 신체에서 힘을 빼고, 몸을 맡겼다. 시긴은 퍼스트 키스같았지만, 실은 힐크루스는 처음은 아니었다. 힐크루스의 퍼스트 키스의 상대. 그것은 이슈타르 왕국의 현 여왕인 글로리아나였다.
아직 왕비였던 시절의 글로리아나와 사교계에서 함께 춤을 춘 일이 있다. 그리고 나서 발코니로 유도되었고, 거기서 입술을 빼앗겼던 것이다. 머리가 새하얗게 되어버린 힐크루스가 움직이지 못하는 것을 기화로, 색녀는 순진무구한 소년의 고간을 바지 위로 주물렀었다.
"우후후, 이렇게 딱딱해지다니, 귀여워……."
관능적인 빨간입술에서 발해졌던 조소를 힐크루스는 잊을 수 없다. 말 그대로 요녀였다. 왕궁에 있어, 얼마든지 여자를 취할 수 있는 위치에 있으면서도, 지금까지 단 한번도 여자에게 접근하지 않았던 이유. 그것은 글로리아나에게 당한 트라우마 때문인지도 모른다. 힐크루스에게 있어서 악마의 유혹이라고 할만했던 글로리아나와, 지금의 시긴은 모든 것이 정반대다.
글로리아나처럼 성숙한 색기와는 전혀 인연이 없고, 어디까지나 소박하고 청순. 거기다 건강. 전신전령을 가지고 힐크루스에게 봉사하고 싶다고 바라고 있는 것이다. 그 마음을 접한 힐크루스는 열렬히 이 소녀를 원하게 되어버렸다.
키스를 하면서 시긴을 자빠트렸다. 그리고 상위가 된 힐크루스는 정신없이 견습수녀의 수녀복 가슴팍을 벗겨냈다. 그러면서 간신히 키스를 계속했다.
"하아, 아아…… 하아, 후아하아……."
시긴은 면 속옷을 입고 있었다. 궁정의 미희들과는 다른, 수도원의 견습수녀로선 속옷에 신경을 쓸 수 있을리가 없다. 너무나도 실용을 중시해서 색기가 없었다. 그래도 신경을 쓴 듯, 금방 갈아입은 듯 새것이었다.
반라상태의 시긴은 커다란 눈동자가 두드러진 아름다운 눈을 깜빡거리며, 약간 겁에 질린 듯한 기색을 띠우고 있었지만, 당장은 움직일 수 없는 것처럼 신선한 공기를 찾아 사랑스러운 입술을 벌려 백자처럼 하얀 앞니를 살짝 내보인채 헐떡이고 있었다. 잠시 후 입안에 남은 남녀의 타액을 삼키고 나서 말했다.
"저, 저기 왕자님. 아직 몸이 편찮으신 게……. 제가 위가 되겠습니다."
"아냐. 괜찮아. 내가 너를 기쁘게 해주고 싶어……"
힐크루스는 머릿속이 화르륵 불타올랐다. 본능에 지배당한다는 게 이런 기분일까. 자신의 눈 앞에 있는 아기토끼를 잡아먹고 싶었다. 충동을 억누른 채 면 브래지어를 벗기려했지만, 벗기는 법을 잘 알 수 없었다. 그래서 억지로 아래로 끌어내리기로 했다.
"꺄앗!"
작은 비명을 지른 시긴은 당황에서 양쪽 유방을 숨겼지만, 그 손목을 잡고 강제로 좌우로 벌렸다. 키는 작고, 쇄골도 가늘다. 어깨폭도 좁아서 가녀린 인상을 받았다. 좀 더 많이 고기나 생선을 먹는 게 좋겠다고 충고해주고 싶을 만큼 살집이 없는 가는 몸. 유방도 유두도 작았다. 아직 발육도중인 몸이라는 것을 여체에 익숙치 않은 힐크루스도 알 수 있었다. 씹어삼킬 듯한 눈동자에 가슴팍을 시간(視姦)당해버린 소녀는 몸을 떨었다.
"하아, 하아, 부끄럽습니다. 저도 마가리처럼 가슴이 좀 더 컸으면 좋았겠지만."
"마가리?"
갑작스런 고유명사에 힐크루스가 멋칫하자 시긴은 당황해서 설명했다.
"핫! 죄송합니다. 여동생 이야기에요. 제 여동생, 저와 다르게 가슴이 굉장히 큽니다. 언니인데 전 이렇게 빈약한 몸이라서 죄송합니다!"
"가슴의 크기따위 별 문제 아니잖아. 나는 시긴의 몸이니까 안고 싶은 거야. 그리고 예뻐. 시긴의 가슴."
손바닥 사이즈로 부풀어 오른 가슴은 작지만 하얀 광채가 나는 듯 했고, 피부의 탄력이 있어 싱그러웠다. 정상을 장식한 유두도 꽃 봉오리처럼 예뻤다. 성욕에 지배당한 소년은 정신없이 눈 앞의 봉오리를 쪼았다. 달콤새콤한 듯한 체향이 느껴졌다. 입 안에서 작은 유두가 딱딱해져 가는 것이 느껴졌다.
"아읏"
발기해버린 유두를 더욱 굴리자 시긴은 바르륵 몸을 떨었다. 여자 아이를 자신의 손으로 느끼가 하고 있다는 행위가 즐거워 힐크루스는 정신없이 교대로 좌우의 유두를 빨았다. 그리고 남은 한쪽 유두는 손가락으로 굴렸다. 유두를 마음껏 즐기자 다음에 흥미가 생긴 곳은 물론 하반신이었다. 수녀복의 스커트를 걷어올리자, 하얀 면 팬티의 가운데부분이 이미 젖어서 변색되어 있다. 그곳에 시선을 집중하자 아련하게 검은 털이 비쳐보였다.
"꿀꺽"
눈에 핏발이 선 소년은 침을 삼키고 처녀의 최후의 성벽 양쪽 가장자리에 손을 걸기 벗기기 시작했다.
"꺄앗!"
수치심 속에 달콤함을 품은 비명을 지른 시긴은 스스로 엉덩이를 들어 벗기기 쉽게 도와주었다. 그렇게 작은 천조각을 단번에 양다리에서 벗겨냈다. 치구에는 보송보송한 음모가 솟아 있었다. 일반적인 동정소년답게 여자아이의 비밀을 빨리 보고싶다고 생각한 힐크루스는 시긴의 가는 양쪽 허벅지 안쪽을 잡고 큰 V 자로 다리를 벌렸다. 모락모락 뜨거운 열기가 솟아올리 달콤새콤한 듯한 강렬한 냄새가 비강을 간질였다. 처음으로 맡는 암컷의 체취였다. 청순 그 자체인 얼굴을 하고 발육도중인 소녀지만, 그곳은 이미 성인인 듯 했다.
이윽고 힐크루스는 양손 엄지와 검지를 처녀의 비밀스런 계곡 좌우에 대고 힘을 줘 눌러 벌렸다.
"아, 차, 창피해……."
자신의 음부를 찬찬히 감상하고 있다는 것을 안 시긴은 양손으로 얼굴을 덮었지만, 실제론 손가락사이로 촉촉한 검은 눈동자가 보이고 있다. 부끄러워서 얼굴을 숨기고 싶었지만, 남자의 시선도 역시 쓰이기 때문일 것이다.
눈이 마주치자, M자로 다리를 벌린 소년은 조심조심 질문했다.
"저, 저기…… 제 그곳, 이상하지 않나요? 그…….뭔가 나풀나풀해서……."
"그렇지 않아. 예뻐."
처음으로 여성기를 보았기 때문에, 다른 여자와 비교해줄 능력은 없지만, 거짓말을 한 것은 아니다. 실제로 예쁜 핑크색 홍합같았다.
(뭐랄까 굉장히 맛있어 보여……)
식욕이 돋궈진 힐크루스는 혀를 내밀어 낼름 핥았다.
"꺄우웅!"
비음을 섞어 작은 비명을 지른 시긴은 반사적으로 무릎을 오므려 힐크루스의 머리를 끼웠다. 짭짜름하고 시큼하다. 혀끝이 짜릿하다. 이것이 애액의 맛이다. 조금 오줌맛도 나는 듯한 느낌이 든다. 솔직히 말해 미각적으로 맛있는 건 아닌데, 혀가 녹아는 듯하고 왠지 갈구하게 되는 맛이다.
(더 많이 핥고 싶어.)
처음으로 여인의 즙 맛에 흠뻑 빠진 힐크루스는 혀를 사정없이 문질러 넘쳐나오는 뜨거운 애액을 핥았다.
슈릅슈릅슈르르를…….
음탕한 물소리를 들은 시간은 참을수 없다는 듯한 모습으로 몸부림쳤다.
"거, 거긴……더러워요……."
힐크루스의 머리를 무릎 사이에 끼운 시긴은 등을 활처럼 구부리고 파들파들 경련했지만, 힐크루스는 결코 그만둘 수 없었다.
(우와, 순박한 얼굴을 하고 있어도, 보지를 이렇게 핥으니까 쾌감을 느끼는 구나. 귀여운데…….)
자신에게 호의를 보여 준 소녀를 느끼게 하는 기쁨에 빠져든 힐크루스는 꽤 긴 시간동안 처녀육의 거슬거슬한 감촉을 혀 전체로 즐겼다.
"하우우 하아, 하우……."
소녀의 달콤한 허덕임 소리가 소년의 고막을 간질였다.
(아아, 좀 더 계속 이렇게 핥고 싶지만……안되겠어. 자지가 내 자지가 반란을 일으키고 있어……!)
"이, 이제 넣, 넣어도 괜찮을까?"
자기 스스로도 한심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절박한 목소리였다. 잠옷 바지 속에서 야울이 격렬하게 자기주장을 하고 있어 아플 정도였다.
"에,……예……."
동경하는 왕자님에게 음순내부를 충분하고 남을 정도로 핥아져버린 견습 수녀는, 초죽음 상태가 되어, 하아, 하아 어깨로 숨을 쉬고 있다.
옅은 복숭아색 비육은 소년의 끈적한 타액과 소녀 자신이 토해낸 애액에 의해 번들번들하게 젖어 빛나 움찔움찔 경련하고 있다.
(잘은 모르겠지만, 이렇게까지 젖어있으면 삽입할 타이밍이겠지……?)
첫경험중인 소년은 잘 알 수 없었다. 아니, 이미 상대의 몸을 생각하기보다도, 힐크루스 자신이 인내의 한계였다. 이 귀여운 소녀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싶다고 하는 본능에 지배당한 소년은 잠옷 속에서 양물을 꺼냈다. 불쑥 튀어나와 배꼽근처까지 곤두 선 양물을 보고 시긴은 넋을 잃고 탄식했다.
"아아, 커요…… 훌륭합니다……."
여자에게 있어 자신의 육체에 욕정한 남자가 양물을 발기하는 모습은 기쁜 듯 했다. 힐크루스도 지금이라면 철판이라도 뚫을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 그럼…… 넣을께. 내 자지를 시긴의 보지에 넣을거야."
"아, 네, 부, 부디……."
자신도 모르게 커진 목소리로 힐크루스가 마지막으로 확인하자, 시긴도 역시 긴장감이 역력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이미 사양할 필요는 없다. 머릿속이 새하얗게 될 정도의 흥분을 느낀 힐크루스는 오른손으로 시긴의 음순을 벌리면서 왼손으로 쥔 양물을 겨누었다. 투명하게 흘러나온 액에 젖은 귀두부에 애액이 스며들었다.
(아, 녹아들 것 같아…… 여기에, 넣으면 더 큰 쾌감이 느껴지겠지.)
활기차게 간호해주고, 정조까지 바쳐주는 헌신적인 견습 수녀. 그녀의 매력에 포로가 되어버린 힐크루스는 체중을 실었다. 발딱 선 양물이 작은 체구 소녀의 다리가랑이를 찔러들어갔다.
"히익"
귀두부가 약간 들어갔을 뿐인데 작게 비명을 지른 소년는 허리를 끌어올리며 도망?다.
"읏!! ……왜 그래?"
시긴이 먼저 유혹해 왔기에, 지금에 와서 도망칠 거라고는 눈꼽만큼도 생각치 못했던 힐크루스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아뇨, 저기 좀 아픈 듯 해서……."
시긴도 역시 놀란 표정으로 눈가에 눈물을 맺히고 있다. 그리고 몸에도 쓸데없는 힘이 들어가 있는 듯 갓난아이처럼 양손을 꼬옥 쥐고 있다.
"그러고 보니, 여자는 처음일 때는 아프다고 했지."
아무래도 시긴은 파과의 아픔을 얕보고 있었던 모양이다. 물론 남자는 상상도 할 수 없다. 단지 양물이 빨리 들어가고 싶어 포효하고 있을 뿐이다.
"그만둘까?"
여기서 그만두는 건 지금이라도 폭발할 것 같은 양물이 납득하지 못할 것 같았지만, 힐크루스는 신사로서 교육을 받고 자란 소년이다. 여자 아이를 울릴 수는 없다.
"아뇨. 괜찮습니다. 부디, 넣어주세요."
울먹이는 눈으로도 시긴은 결연하게 끄덕였다.
"그럼 천천히 넣을께."
"네, 넷. 감사합니다."
선언한대로 힐크루스는 천천히 양물을 전진시켰다. 그것을 받아들이고 있는 처녀는 필사적으로 고통을 견디려 했지만, 몸이 멋대로 도망쳐버렸다.
"하으윽, 아, 아파……."
처녀다운 본능적인 두려움이었다. 왕자님을 맞아들이길 꿈꾸던 소녀였지만, 그녀의 허리는 자벌레처럼 위로 도망쳤다. 그것을 양물이 추적해갔다. 영원히 계속될 것 같았던 추격전이었지만, 갑작스럽게 끝을 맞이했다. 꽝하고 침대 머리맡에 하얀 두건을 두른 머리가 부딪힌 것이다.
"흐미! ……. 히아앗!"
처녀가 예기치 못했던 정수리의 아픔에 신경을 빼앗긴 순간, 마치 노리기라도 한 듯이 양물이 쓰걱 뿌리까지 들어가버렸다.
"우읏"
머리의 아픔과 가랑이의 아픔 사이에 샌드위치 되어버린 고통에 아파하는 소녀와는 반대로, 맹렬하게 솟친 양물에 젖은 살주름이 바들바들하게 엉겨드는 감촉에 힐크루스는 자신도 모르게 신음을 토했다.
(아, 설마 넣으면서 껍질이 벗겨져 버렸나!)
소년의 가성포경 남근은 요 수일간 수녀들이 몸을 닦아줄 때마다 포피가 벗겨져, 그 안쪽까지 닦아내는 작업에 의해 벗겨지기 쉽게 되어버린 듯 했다. 아무래도 여성의 몸 안에서 완전히 벗겨져 버린 모양이다.
"하으……."
벗겨져버린 민감한 점막에, 여자아이의 야들야들한 살주름이 엉겨붙어 온다. 부들부들부들 귀두부에서 남근을 통해, 불알, 엉덩이뼈, 이어서 척추를 타고 격렬한 전류가 흘렀다.
(아아아…… 잔득잔득하고 좁아. 꾸욱 조여온다. 자지가, 자지가 조인다…….)
처녀의 살은 마치 이물질을 짜부라뜨리려고 하는 것처럼 양물을 조여댔다. 그것은 아플 정도이기도 했지만 동시에 쾌감이 느껴졌다. 지금까지 고집스럽게 여자를 피해왔던 것이 바보같이 느껴졌다. 가치관이 뒤바뀔 정도의 쾌감이었다.
힐크루스에게 깔려있는 소녀는 하얀 두건을 둘러 쓰고, 얼굴은 순진무구. 성격도 솔직하고 밝다. 분명 견습수녀 중에서는 우등생이었을 것이 틀림없다. 그런 청순파의 소녀가 다리를 크게 벌리고 가랑이 사이로 양물을 삼키고 있다. 그 광경을 내려다보고 있으니 죄악감 같은 것이 느껴졌지만 그 이상으로 정복욕이 무럭무럭 자라났다. 더러움을 모르는 견습수녀를 더럽히고 싶다는 수컷의 본능이 이끄는대로 허리가 자연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크으……."
움직이지 말라고 주장하는 듯이 빡빡한 처녀의 살이 육봉을 더욱 강하게 조여왔다. 하지만 빽빽한 육동 속을 딱딱한 육봉으로 부비부비 마찰하는 것은 참을 수 없는 쾌감이었다. 힐크루스는 허리를 움직이는 것을 그만둘 수 없었다.
"하우, 하으으응……."
아픔에 몸부림치는 시긴은 정신없이 안겨 달라붙었다. 양물이 위에서 아래로 미끄러졌다. 하지만 즈걱즈걱 사정없이 움직임을 계속했다. 품 안에서 사랑스러운 견습 수녀가 파과의 아픔에 고통스러워 하는 것은 알 수 있었지만, 그만둘 수가 없다. 그뿐만 아니라 허리놀림은 점점 격렬해져갔다. 하지만 파과의 아픔에서 몸부림치던 소녀에게는 다행스럽게도 첫경험을 하는 중인 소년의 양물도 역시 길게 버티지는 못했다.
"크아아아아……."
쾌감을 주금이라도 유지하기 위해 힐크루스는 어금니를 꽉깨물고 견뎠다. 하지만 양물이 한층 더 커졌다. 특히 귀두 주위의 삿갓이 크게 부풀었다. 그곳에 잔득잔득한 주름이 엉겨붙는 순간 머릿속에 시뻘겋게 타올랐다.
"하아으으으으으, 왕자님의 자지가, 왕자님의 자지가, 바들바들 떨어요오!!"
파과의 아픔을 겪고 있는 소녀지만, 남근이 절정에 이를 것이라는 예감은 본능적으로 알아챌 수 있었던 듯했다.
"싸, 싼다아아아앗!"
힐크루스는 절규를 하며 남근을 퍼득퍼득 힘겹게 몸부림치면서 굉장한 기세로 대량이 점액을 분출했다.
퓨우푸윳푸윳……!
그것을 몸안에서 받아들인 소녀도 역시 소년의 경련에 동조하듯이 퍼덕퍼덕 경련했다. 오염되지 않은 견습 수녀의 몸 안에 더러운 야망에 사로잡힌 소년의 욕망이, 마그마처럼 뜨겁고 찐득찐득한 체액이 퍼부어져갔다. 두 사람은 서로의 체온을 탐하듯이 끌어안고 모든것을 토해낸 양물이 작아지고, 자연히 여성의 몸안에서 빠져나올 때까지 움직이지 않았다. 그리고 겨우 마음을 수습한 힐크루스는 품 속의 소녀를 돌봤다.
"하아, 하아, 하아, 으…… 괜찮았어?"
"하아, 하, 네……."
"그거 다행이다."
다음 순간 소녀를 덮어누르고 있던 소년의 몸에서 힘이 빠졌다. 그대로 시긴의 몸 안에 침몰했다. 남자의 무거운 육체를 전신으로 받은 시긴은 놀랐지만, 그 무거움마저도 행복한 듯 했다.
"저, 저기…… 왕자님. 왕자님이 원하신다면, 저, 그 언제라도…… 저, 저기 왕자님? 잠 드셨나요?"
"……."
대답이 없는 것에 당황한 시긴은 무심코 왕자의 등을 끌어안고 있던 자신의 손을 보고, 더욱 깜짝놀랐다. 새빨간 피가 묻어 있었던 것이다.
"꺄, 꺄앗, 왕자님, 왕자님!!!"
"기분은 어떠신가요?"
하얀 얼굴에 붉은 옷을 걸친 유포리아는 조용한 모습으로 나타나 침대 옆에 서서 질문을 해왔다. 아마도 이곳은 그녀가 무녀장으로 있는 주작신전 미르크아 대성당의 방인 모양이다. 커다란 창문이 열려 있고 밝은 여름 햇살과 따스한 바람이 상냥하게 불어들어오는 방. 그 안에 놓여있는 ?결한 침대 위에 힐크루스가 누워있었다.
"나쁘지는 않아……."
마치 후광이 비치는 것처럼 보일정도로 신성한 기운을 뿌리는 미녀를 향해 힐크루스는 침대에 옆으로 렝?채 뚱하게 대답햇다. 생명의 은인 앞이라 예의상 상체라도 일으켜보려고 했지만, 몸전체를 달리는 격통에 비명을 지를 지경이라 포기한 것이다. 현재는 여자 앞에서 볼썽 사나운 비명을 지를 것 같은 상태를 가까스럽게 참아내고 있었다.
"그건 정말 다행스럽습니다. 당신은 삼일간이나 잠들어 있었어요."
소년의 퉁명스러운 태도에도 전혀 개의치 않는 모습으로 유포리아는 조용히 답하고 고집쟁이 소년을 잠시동안 차분히 내려다 보았다. 루비를 녹여낸 듯한 붉은 머리카락을 등으로 늘어뜨린 여자의 연보라색 눈동자는 마치 세공된 유리처럼 차갑게 반짝이고 있다. 평범한(?) 미녀 정도는 왕궁에서 자란 힐크루스의 눈에는 익숙했다. 예를 들자면 이슈탈왕국의 현 여왕 글로리아나 역시, 보기만 해도 몸이 떨릴 것 같은 절세의 미녀로 남자들을 개미처럼 몰려들게 하는 사탕같은 존재였다.
(하지만, 이 사람은 달라. 그 글로리아나와 비등한 미모지만 남자가 열정을 품기에는 너무 죄스러운 기분이 느껴져.)
신상처럼 꼿꼿하게 선 태도와 늠름하고 경건한 분위기에 과연 성녀님이라는 말이 나올만큼 신비적인 느낌까지 담고 있다. 숙연하기까지한 아름다움이었다. 너무나도 완벽한 미모는 그녀에게 인형같은 인상을 주었지만 그녀의 눈동자에는 강한 의지의 힘이 느껴졌다.
그녀는 종교적인 느낌의 진홍과 심홍이 섞인 바탕에 황금으로 장식을 한 호화로운 의상을 걸치고 있지만, 그것이 나름 그녀에겐 잘 어울렸다. 성직자들은 본래 심미안에 뛰어난 사람들인지도 모른다. 고래부터 예술품과 종교는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가 아닌가. 신자도 또 그 장엄함에 고개를 숙이고 거금을 기부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이 여성은 확실히 신자들이 경모할 만한 카리스마가 있었다. 성녀라는 명칭이 잘 어울린다는 느낌이다. 언뜻 보면 버들가지처럼 가녀린 지체지만, 그러면서도 그 성의(聖衣) 안은 꽤나 육감적이고 풍만했었다.
"……!?"
힐크루스는 순간 당황해서 유포리아에게서 고개를 돌렸다.
(나, 나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지? 그녀가 물가에서 나체를 내보인것은, 그것이 나를 구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알몸을 상상하는 건 실례다. 그런데 나란 녀석은…….)
힐크루스는 다른 사람이 없었다면 머리를 쥐어 뜯었을 것이다. 소년의 뇌리에는 그리고 또 한가지, 강열한 음몽이 떠올라버렸던 것이다. 즉 비몽사몽한 상태의 자신이 이 고결한 누님에게 양물을 희롱당하고 사정으로 유도되었더버렸던 부끄러운 꿈이었다. 아무리 꿈이라고 해도, 생명의 은인이자, 기품이 넘치는 성녀에 대해서 그런 불측한 행위를 하게 하다니, 무례의 극치인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의식하면 할수록, 괜히 얼굴이 달아오르고, 심장박동이 빨라져버리는 것은 사춘기 소년에게는 정상적인 일이었다. 누구보다도 자존심이 강한 힐크루스는 동요하는 마음을 필사적으로 억누르며 생각을 전환하는 의미로 예전부터 궁금하던 것을 물었다.
"어째서 나를 구했지?"
주종관계에서도 국가와 국가의 관계에서도 이해관게가 있는 경우는 신뢰할 수 있다. 하지만 자신과 이 여성 사이에는 어떠한 이해관계도 없다. 어째서 이렇게까지 친절을 베풀어주는 지 이해할 수 없어, 너무나 마음이 불안했다. 여러가지 생각으로 머릿속이 가득한 소년을 내려다보면서 신성한 오라를 두른 성녀님은 평정하게 대답했다.
"쫓기던 새가 품으로 들어오면 사냥꾼도 이를 돕는다고 합니다."
"……큭! 그런가……나는 쫓기는 새인가……."
자조하는 듯 웃은 힐크루스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유포리아의 분위기를 보면 그다지 인정이 많은 타입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결국 좋은 집안 출신의 아가씨다운 동정이라는 건가. 다음 순간 힐크루스의 가슴 속에서 뭉게뭉게 검은 기운이 솟아올랐다. 한껏 썩은 웃음을 띠우면서 기품넘치는 성녀님의 얼굴을 보았다.
"나는 작은 새처럼 귀여운 녀석이 아니야."
이 여성이 생명의 은인이라는 것은 안다. 하지만 뭐든지 알고 있다는 듯이 초연한 태도가 맘에 들지 않았다. 그 투명할 정도로 차가운 시선을 마주하면 자신이 어쩔 수 없는 속물이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 자신이 얼마나 하찮은 존재인지 깨닫게 하는 것 같아 불쾌했다. 더러움을 모르는 성녀. 마치 항균작용이라도 있어서 주위에 더러운 벌레가 가까이갔다간 죽어버릴 것 같다. 이 눈부실 정도로 깨끗하고 고귀한 성녀님은 비유하자면 산골오지에 있는 맑은 호수같았다. 복수라는 시커먼 집념에 휩싸여있는 자신은 독을 품은 혼탁한 진흙탕같은 존재다. 하지만 그런 그녀도 바탕은 고생을 모르고, 새상을 모르는 아가씨가 아닌가. 유포리아가 대여섯살은 연상이겠지만, 인생경험은 그 자신이 더 많았다. 세상의 쓴맛을 싫을 정도로 맛봤다. 아니 씹어 삼켰다. 이 성녀틱한 여자가 곤혹스러워 하는 얼굴을 보고 싶어진 힐크루스는 그 위악적인 기분을 억누를 수가 없었다.
"네가 구한 것은 아마 이 대륙 전체를 뒤져도, 흔치않은 쓰레기일 거다."
"……"
과격하게 말할 생각이었지만 성녀님은 표정하나 변하지 않고 말없이 바라보고잇다. 그 무반응에 뿔이 난 힐크루스는 모든 것을 쏟아냈다. 아버지 히르메디스의 반란을 부추긴 것은 그였다. 주저하는 아버지의 결단을 이끌어내기 위해 힐크루스는 독단적으로 마을에 불을 질렀다. 자신이 부친을 물러설 수 없는 벼랑으로 내몬것이다.
"지금은 난세다. 북에는 걸신들린 늑대 도모스왕국이 있고, 남에는 올시니-사브리나 연합왕국이 태두하고 있다. 먼 동쪽에는 노대국이라고 야유당하던 라르핀트도 급속히 내정개혁을 행하고 있는 모양이더군. 조금이라도 세계의 정세를 전망할 수 있는 식자들이라면 대륙이 빠른 속도로 통일을 향한 길을 걷기 시작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와중에 대륙의 서쪽엔 도시국가군이 난립하고 있지. 그런 상황에서는 언젠가 가까운 장래 초대국의 각축장이 되어버릴 수 밖에 없다. 그 전에 서쪽지방을 통일해 치고 나가지 않으면 안 돼."
힐크루스는 끓어오르는 심정을 토로했다. 그것은 그의 지론이기도 하고 아버지와 측근들에게 셀 수 없이 말한 것이기도 했다. 그러나 군신이라고 믿고 있던 아버지 히르메디스가 패사하고, 저택을 포위당한 힐크루스의 모친은 음독자살을 했고 힐크루스는 목숨을 걸고 도망쳤다. 한동안 왕도에 잠복해 내걸린 아버지의 목을 탈취했지만, 그것은 최후의 저항이었다. 그 후엔 잔당 사냥에 내몰려 측근들은 토벌당했고 어떤 이는 배신했다. 이슈타르 왕국 내에 몸을 둘 곳이 없어진 힐크루스는 국외로 망명하는 것 외에는 살아갈 방법이 없었다. 일주일동안 제대로 물도 마시지 못하고 평원을 달려 국경의 하천에 도달했을 때 매복에 걸려, 휘몰아치는 급류에 몸을 던진 것을 미르크아 대성당의 일행이 주은 것이다.
"즉, 나의 어리석은 폭주가 아버지를, 어머니를 죽였다. 그리고 일족의 셀 수 없는 자들의 미래를 빼앗았다. 이대로 끝낼 수는 없다. 지금의 나는 단순한 도망자에 불과하지만, 언젠가 어떤 나라건 빼앗아서, 서쪽나라들을 평정해, 도모스나, 연합왕국을 쓰러트린다. 그리고 내 주장이 옳았다는 것을 증명하는 거다. 그렇게 해서 반드시 조국에 개선하고 말 것이다."
힐크루스는 눈동자를 번뜩이며 무표정하게 내려보는 더러움을 모르는 성녀님을 도발적으로 노려보았다.
"즉 나는 조국에 원한을 가진 복수귀라는 말이다. …… 어떠냐. 실망했나. 순간적인 변덕으로 행한 자비가, 세상에 재앙의 싹을 뿌린 것이란 걸 알게 된 기분은?"
힐크루스의 피를 토하는 듯한 선언은 무표정하게 들은 성녀는 이윽고 천천히 입을 열었다.
"당신의 참회는 잘 들었습니다. 나라를 빼앗아, 조국에 복수한다. 그것을 목표로 사는 것도 괜찮겠죠."
그녀의 음색에는 아무런 변화도 없었다. 어디까지나 평온하다. 오히려, 그 너무나도 의외의 대답에 힐크루스가 식은땀을 흘려버렸다.
"……에, 어이? 성녀님이 그런말을 해도 되는 거야?"
안색이 변해 있는 소년에게 누님은 서늘한 얼굴로 대답했다.
"세습이 찬탈보다 바르다는 진리는 없습니다."
"!"
너무나도 대담한 발언에 할 말을 잃은 힐크루스 앞에서 유포리아는 처음으로 웃어 보였다.
"후후후, 하지만, 나라라는 것은 그렇게 간단히 빼앗을 수 있는 건 아니죠."
그 고아한 미소에는 사춘기 소년의 심폐기능에 이변을 초래할 정도의 파괴력이 있었다.
"그, 그야 그렇지. 하지만 나라면 할 수 있어. 해보이겠어."
터무니없이 빨라지는 심장소리에 곤혹스럽고, 눈동자가 흔들렸지만 힐크루스는 그래도 고집을 부렸다. 자기 역시도 세상물정 모르는 젊은 애송이라는 것을 이 일주간 싫을 정도로 알게 되었던 것이다.
"우후후, 힘내세요. 미래의 패왕님"
"으, 응……."
연상의 여성에게 아이 취급을 받고, 무시를 당했지만 이상하게도 나쁜 기분은 아니었다. 오랜만에 타인의 선의를 느낀 기분이다.
"사람은 자신이 악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솔선해서 행하지 않습니다. 사람은 자신의 행동이 선이라고 믿기 때문에 행하는 것입니다."
유포리아는 달래듯이 힐크루스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상당히 힘든 일을 겪었죠. 그렇다고 그렇게 고슴도치처럼 바늘을 세우고 경계할 필요는 없어요. 부디 이 대성당에서 당신은 부상과 함께 마음의 상처도 치료해주세요."
잘 벼려진 칼날처럼 날카로웠던 힐크루스의 마음은 마치 솜에라도 싸여버린 듯했다.
(이 사람, 아니, 유포리아님은 믿을 수 있을 지도 모르겠다…….)
곁눈질로 힐끔 힐끔 누님의 얼굴을 쳐다보던 소년은 조심조심 입을 열었다.
"알겠습니다. 염치없지만 호의를 받아들이겠습니다."
"네."
버려진 강아지 같은 소년과 눈을 마주한 유포리아는 환하게 웃었다.
두근!!
성녀님의 빛나는 웃음을 본 힐크루스의 가슴이 조여왔다. 당황해서 시선을 돌렸다.
두근두근두근두근두근두근두근…….
가슴이 빠르게 뛰고 있다. 정치와 야심에 빠져있던 소년은 첫사랑이라는 것을 알지 못하고, 자신의 심장기능의 이상함에 당황했다.
(과연 성녀님이라고 불릴만 하다. 황송해서 제대로 얼굴을 볼 수가 없어…….)
얼굴을 돌린 채로 시선을 둘 곳이 없어진 소년의 마음을 어떻게 읽은 건지, 유포리아는 곁에있던 측근들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럼, 왕자가 이 대성당에서 날개를 쉬는 동안, 시중을 들어드릴 아이를 소개하겠어요. 모두가 제가 신뢰할 수 있는 자들입니다."
방에는 힐크루스와 유포리아 외에도 세명의 여성이 함께하고 있었다.
"대성당의 총무를 맡고 있는 베르벳트 사제가 왕자를 숨기는 책임자가 되겠습니다."
검은 수녀복의 은테안경의 신경질적으로 보이는 여자가 앞으로 나섰다.
"소개드리겠습니다. 미르크아대성당의 총무를 맡고 있는 베르벳트입니다.
총무라는 것은 사원의 모든 사무를 책임지는 자리이다. 재관이나 방관과 같은 관료의 장인 것이다. 무녀장과 부장, 그리고 총무. 일반적으로 이 셋을 삼직이라고 한다. 이 세사람에 의해서 사원은 운영되는 것이다.
주작신전의 대성당은 보통 무녀장은 인근의 왕족이 맡았고, 부장은 그 무녀장이 임의로 임명했다. 이 대성당에서는 유포리아의 유모였던 늙은 여인이 왕가에서 따라온 듯했다. 즉 총무야 말로 대성당 내에서 승진한 진정한 실력자라고 할 만 했다.
다음으로 유포리아가 소개한 것은 하얀 수녀복을 입은 작은 체구의 소녀였다.
"이쪽은 견습수녀 시긴. 왕자의 시중을 들어줄거에요."
"저, 저도 이슈타르 왕국 출신입니다. 왕자님은 모르실지도 모르지만, 아버지는 무슬란이라고 하셔서, 작은 상회를 하고 계십니다."
십대중반정도. 힐크루스와 같은 또래다. 나이에 어울리는 동안에, 어깨가 좁고, 앞뒤의 굴곡도 적은 소녀는 양손을 가슴 앞에서 꼭 쥐고 하얀 두건에 감싸인 머리를 푹 숙였다.
"아, 대상인 무슬란의 이름은 물론 알고 있어. 왕가에도 출입하고 있지."
힐크루스가 말을 걸자 얼굴을 활짝 빛내며 작은 몸을 움찔움찔 거렸다. 아무래도 부끄러운 모양이다.
"여, 영광입니다. 영명하시기로 이름높으신 힐크루스 왕자님이 이름을 알고 계시다는 것을 아시면 아버지도 기뻐하실 겁니다. 왕자님이 쾌적하게 지내실 수 있도록 성심성의껏 일하겠습니다."
아니, 이미 끈 떨어진 왕자가 이름을 안다고 해도, 그녀의 아버지가 기뻐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힐크루스는 생각했다. 하지만 눈동자를 이상할 정도로 반짝반짝 빛내고 있는 것을 보면 아무래도 왕자님이라는 단어에 환상을 가지고 있는 타입인 듯 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소개한 것은 여자치고는 발군의 장신에 짧은 상의와 짧은 허리스커트를 걸친 미인이었다.
"이쪽은 성당기사인 그레이센. 왕자의 호위를 맡을 겁니다."
"이전엔 실례했습니다."
그레이센은 시간과는 대조적으로
잘 그을린 얼굴에 가는 눈썹과 커다란 눈매가 치켜 올라가 있고, 입술은 꾹 다물려 있다. 구리 선 같은 머리카락을 소년처럼 자르고 배가 보이는 남색 상의, 허리에는 남색의 랩스커트를 두르고, 거기에서 뻗어나온 팔다리는 길고, 탄력있는 채찍같은 근육을 가지고 있다. 군살은 전혀 없다. 서있는 모습만 보아도 강해보인다. 마음 속에 투지를 품은 차가운 불꽃. 여전사라는 말에 딱 어울리는 모습이다. 여기사로서 이상적인 타입이지만, 여기사보다도 더욱 금욕적인 분위기가 있다. 몽크라 불리는 자들의 귀감과도 같았다.
"아니, 그게 네 임무였을테니 당연하다."
"그렇게 말씀해주신다면 감사합니다."
강직한 성격으로 보이는 그녀가 힐크루스에게는 호감을 보였다. 대략 서로의 소개가 끝나자 유포리은 종을 돌렸다.
"그러면 저는 이만 실례하겠습니다. 왕자. 야심이나 야망보다도 먼저, 우선은 일각이라도 빨리 몸이 낫는 것만을 생각해 주십시오."
"감사합니다……."
상냥한 대우에 익숙하지 않은 소년은 곤혹스러워 하면서도 솔직하게 감사를 표했다.
무녀장이 나가자 그녀 대신 베르벳트가 다가와 같은 자리에 섰다.
"왕자. 우선 확인해 두겠습니다."
그녀는 힐크루스를 내려다보면서 오른손을 얼굴로 가져와 가운데손가락을 세워 안경 테 중앙을 치켜올렸다. 그 태도만으로도 그녀의 성격, 대성당 내의 실상을 알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근엄 성실. 진지. 신경질. 왕궁이건 신전이건 어떠한 조직에도 있는 전형적인 하이미스. 젊은 나이에 잔소리쟁이 마녀라고 뒷담화를 당할 타입이다.
"저는 당신을 숨기는 것에 반대합니다."
미르크아대성당의 넘버투의 의견은 당연한 것이었다. 정치범을 숨겨주는 유포리아 쪽이 이상하다.
"그건 그렇겠지. 나를 숨겼다는 것이 알려진다면, 이슈타르 왕국을 적으로 돌리는 것이 될테니"
"그것도 그렇지만, 저희 대성당에는 백명 이상의 자녀를 맞겨져 지성과 품성을 겸비한 숙녀가 되기 위한 교육을 받고 있습니다."
"아, 그~ 저……."
의아에 하는 힐크루스에게 몸을 숙여 얼굴을 가까이 한 베르벳트가 쐐기를 박았다.
"혹시라도 실수하시지 않도록 부탁드립니다."
가까이에서 보니, 삼십줄에 들어 선 여자의 얼굴은 수녀 주제에 상당히 화장이 진하다. 그 화장이 빈틈없이 가린 얼굴이 묘하게 색기있었다.
"에, 네!"
효웅이 되기를 원하는 소년은 잠시간 지방성당의 제일 사제의 위압감에 패배해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
"위장이 약해져 있으세요. 미음을 드세요."
시긴이 숟가락으로 뜬 음식을 힐크루스의 입가로 옮겨갔다. 침대에서 조금이라도 상반신을 들어올릴 수 있도록 등뒤에 베개를 받친 힐크루스는 순신히 입을 벌려 받았다.
"……"
힐크루스가 오물거리고 있는 모습을 시긴은 기대섞인 눈으로 지그시 바라보았다. 다시마로 국물을 내고 소금으로 간을 했다. 쌀은 형태가 남지 않을 정도로 짖이겨서 끓인 것이다. 담백한 맛이었지만, 오랜만에 인간의 음식을 입에 댄 것이다. 미식에 길들여졌던 혀가, 환희의 비명을 질렀다.
"…… 맛있어!"
"아, 다행이다♪"
부상자의 상태를 걱정스럽게 바라보고 있던 시긴은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안도하는 듯 행복해보이는 미소를 지었다.
똥글똥글한 커다른 검은색 눈에서 눈동자가 빛난다. 작은 코에 작은 입. 옅은 복숭아색 입술. 비유하자면 노란 튤립같은 소녀다. 굉장한 미소녀라고는 할 수 없다. 어디에서나 흔히 찾을 수 있을 법한 소박한 생김새지만, 그 평범하면서도 사랑스러운 웃는 얼굴을 보고 있으면 거칠어진 마음이 치유되는 느낌이다. 이렇게 희노애락이란 감정을 순순히 표시하는 타입을 힐크루스는 지금까지의 인생에서는 그다지 보지 못했었다. 자신의 주위에 있었던 것은 여전사거나, 마법사거나, 문관들, 모두 야심으로 불타오르던 자들 뿐이었다.
"저기…… 좀 더 먹을 수 없을까?"
한번 먹을 것을 입에 대어보니 자신이 굉장히 배고픈 상태라는 것을 자각했다. 아무리 어른스러운 소년이라고는 해도, 아직 성장중이라는 것은 틀림없다. 하지만 자신의 손을 움직일 수가 없으니, 그녀에게 먹여달라고 할 수 밖에 없다. 한심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입과 배가 바라고 있다.
"아, 네. 자, 많이 드세요."
만면에 웃음을 머금은 견습수녀는 신중하게 숟가락을 떠서 죽을 먹였지만 약간 아쉬울 때쯤에 멈추었다.
"아직 많이 있지만, 갑자기 먹으면 위가 받아들이지 못하니까, 오늘 밤은 한그릇만 드시게 하라고 베르벳트님이 지시하셨어요."
미안하다는 표정을 짓는 소녀에게 확실히 아쉬움을 느끼면서도, 힐크루스는 감사를 표했다.
"고마워, 신세를 졌다."
"아뇨 아뇨 그런 말씀 마세요. 전…… 왕자님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마치 토끼 같은 작은 동물처럼 머뭇머뭇거리고 있는 소녀를 보고 힐크루스는 쓴웃음을 지었다. 그런 부상자의 상태에 시긴은 고개를 갸웃했다.
"어, 왜 그러시나요? 제가 뭔가 실수라도 했습니까?"
"아니, 그렇지 않다. 단지……."
"단지?"
말을 망설이는 힐크루스의 눈을 시긴은 커다란 검은 눈동자를 똥그랗게 하고 바라보고 있다. 서로의 호흡이 느껴지는 지근거리에 있는 순진무구한 소녀의 얼굴을 앞에두고 여자에게 익숙하지 않은 소년은 열이라도 오른 것처럼 쓸데없는 말을 해버렸다.
"아, 아니, ……저기, ……뭐랄까. 귀, 귀엽다고 생각해서……."
"귀엽다니, 그런…… 당황스럽습니다."
시긴은 뺨을 양손으로 잡고 부비부비 몸을 꼬았다. 그런 부끄러워하는 모습이 또 귀여웠다. 무심코 끌어안고 싶다는 충동에 휩싸였던 힐크루스는 다음 순간 움직이지 않는 팔의 격통으로 정신을 차렸다. 그리고 뺨이 확 달아오르는 것을 자각했다. 얼굴이 빨개지는 모습을 시긴이 본다는 것이 부끄럽다는 생각에, 고개를 돌리고 작은 목소리로 사과했다.
"……미안."
"아, 아이……."
한동안 부끄러워하던 시긴도, 이윽고 정신을 차렸다. 힐크루스의 등에 괸 것을 빼내고, 걷었던 이불을 새로 덮어주었다.
"체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영양가 있는 걸 잔뜩 먹고, 많이 자야해요. 평범하지만 이게 제일입니다."
"그래. 그렇지. 시키는 대로 하지. 쉬어라."
"네. 안녕히 주무십시오……."
식기를 가지고 방을 나가는 시긴을 눈으로 배웅하면서 힐크루스는 생각했다.
(그녀가 곁에 있는 것만으로 편안해진다. 정말, 좋은 아이구나.)
대상인 무슬란의 딸이라는 것은 예절을 배우기 위해 수도원에 들어온 것일 뿐, 정식으로 수녀가 되려고 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분명 좋은 남편을 만나, 행복한 결혼을 하고 여러 아이를 낳을 것이다. 현모양처가 될 듯 하다는 생각을 했다.
(나에겐 어울리지 않겠지…….)
수라의 길을 걷기로 결의하고 있는 소년은 그대로 잠에 빠져들었다..
※
다음날부터 시작된 요양생활. 그것은 지옥이었다. 육체적인 의미가 아니라 정신적인 의미로 지옥이었다.
"자, 왕자님♪ 쉬해요 쉬♪"
무녀장 유포리아는 총무 베르벳트를 책임자로 하여 시긴이 시중을 들고, 그레이센이 호위를 한다는 체제를 만들어 주었다. 하지만 왕자님이 숨어있게 되었다는 정보는 순식간에 대성당 전체에 소문이 퍼져버린 모양이다. 총무의 베르벳트가 충고한 것처럼 이곳은 수녀원이다. 크고 넓은 대성당 안에는 여자들 뿐, 남자는 힐크루스 단 한사람인 것이다. 게다가 가장 많은 것은 시긴처럼 예절교육을 받기 위해서 와 있는 인근 양가의 딸들이었다. 이 나이또래의 소녀들이라는 것은 활기차고, 이성에 대한 흥미가 깊다. 거기다가 [왕자님]이라는 단어에 환상을 품고 사랑에 빠져버리는 경향이 큰 듯하다. 수녀원이라는 남자가 없는 공간에서 생활하고 있는 그녀들에게 있어 힐크루스라는 것은 희귀동물이었던 것이다.
그녀들은 친구인 시긴에게 부탁해서 이런 저런 이유를 부쳐 그녀를 도왔다. 헌신적인 간호이기에 힐크루스로서는 불평을 말할 입장은 아니었다. 하지만 힐크루스도 사춘기의 소년인 것이다. 같은 나이 또래의 소녀들에게 마치 어린 아기처럼 보살핌을 받는 것은, 그것이 끝났을 때, 남자로서 소중한 것을 하나 잃어버린 듯한 상실감을 맛보게 했다.
게다가 침대 위에서 움직이지 못하는 힐크루스는 목욕도 할 수 없다. 그 대신 벌거벗겨져, 시긴을 필두로 한 견습 수녀들에게 젖은 타올로 몸을 닦게 하는 것이다.
"이, 이게 자지라는 거지. 귀여워♪"
열마리의 작은 새들 같은 소녀의 시선이 다리 사이에 집중하고 있다.
(아…… 어쩌지…… 커지지마, 커지지마…….)
힐크루스는 자신의 분신에게 그렇게 강요했지만, 그녀석은 소녀들의 핥는 듯한 시선 속에서 무럭무럭 머리를 들어갔다.
"꺄아, 커진다♪"
소녀들의 환성을 들으면서도 힐크루스는 새빨간 얼굴로 참아낼 수 밖에 없었다. 젖은 타올을 손에 쥔 소녀들은 힐크루스의 몸을 닦아주었지만, 특히 열심히 닦는 곳은 소년의 양물이었다.
"저, 저기.. 너, 너희들…… 거, 거기는…… 아"
수치로 몸을 떨면서 힐크루스는 소녀들에게 조심조심 항의했지만, 처음으로 보는 이성의 생식기를 앞에 두고 소녀들은 얼굴을 새빨갛게 붉힌 채 아무것도 귀에 들어오지 않는 듯 했다. 시긴을 시작으로 해서 모두 순서를 정해 육봉을 조물조물 쥐고, 불알을 만지작거리며 감촉을 즐기고 있다. 힐크루스는 이전에 유포리아에게 양물을 휘롱당한 음몽을 꾼 적이 있다. 그 때는 습격해 오는 쾌감과 싸우면서도 꿈이라는 자각(착각?)이 있었다. 하지만 현재는 의식이 선명한 상태다. 리얼리티가 다르다.
견습수녀들 중에는 리더격인 시긴이 조심조심 제안했다.
"저, 저기…… 남자는 말야, 그니까, 이 껍질 속에 더러운 게 쌓이기 쉽다더라고, 그러니까, 여기를 끝까지 벗겨서, 깨끗하게 닦아주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해."
귀여운 수녀들은 피망처럼 빨개진 얼굴로 마주 고개를 끄덕이고 귀두의 포피를 벗겨갔다.
"아, 아아…… 하지마, 그런……."
아직 그 자신도 벗겨본 적 없는 포경남근이다. 그것이 강제적으로 벗겨지는 것이다.
"하아, 새빨개…… 예쁘다♪"
"하지만 역시, 듣던대로 이곳에 더러운게 쌓이기 쉽구나. 이봐, 여기 가득. 이건 치구라고 부르는 것 같아. 구석구석까지 깨끗하게 닦아 드리자♪"
젖은 타올이 새빨갛게 벗겨져버린 귀두 귀퉁이를 마찰한다.
하아, 하아~~"
힐크루스는 불현듯 말이 되지 않는 비명을 질러버렸다.
(너, 너무 기분좋아…….)
벗겨진 귀두. 하물며 거의 벗겨져 본 경험이 없는 완전한 처녀지다. 그런 부분을 한창 때의 귀여운 소녀들에게 닦이는 희롱당하는 것이다.
"아, 꼭대기에서 미끈미끈한 즙이, 앙, 닦아도 닦아도 없어지지가 않아……."
남근이 헐떡헐떡 경련하고, 투명한 액체가 끊이지 않고 넘쳐흘렀다. 소녀들은 그것이 멈출 때까지 닦는 것을 멈추지 않을 작정인 듯 했다.
(아, 안돼, 싸, 쌀 것 같아. 하지만, 이런 때…….)
힐크루스는 익숙하지 않은 자극에 몸부림치면서도 단전에 힘을 주며 필사적으로 견뎌냈다. 그 때 시긴에 피망처럼 새빨간 얼굴을 가까이 하고 귓가에 속삭였다.
"저, 저기…… 왕자님. 그렇게 참지 않으셔도……. 싸, 싸고 싶으시면 언제라도 괜찮아요."
"윽!"
눈을 하얗게 치뜬 힐크루스에게 시긴은 부끄러운 듯 눈을 내리깔면서도 고개를 끄덕였다.
"저희들도 어린애가 아니니까, 남자의 생태를 조금은 알고 있습니다. 기분이 좋아지면, 그, 정액이라는 게 나온다는 걸……."
힐크루스가 주위의 청순파 그 자체인 견습수녀들을 마지마지 둘러보자, 모두 새빨간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남자금제의 수녀원에서 생활하는 견습수녀들. 당연히 순진무가한 소녀들이라고 근거없는 선입관을 가지고 있었지만, 아무래도 현실은 전혀 다른 것 같다. 평소에 만날 수 없는 남성에게 흥미를 억누르기 어려운 것이다. 남자가 절정에 달하는 순간을 보고 싶은 듯 했다.
"그, 그러면, 지, 지금……."
"네, 어서, 마음 껏 싸주세요♪"
한심한 목소리로 말한 힐크루스가 드디어 사정하는 것이다. 시긴과 소녀들의 눈이 별처럼 빛났다.
소녀들은 어느샌가 젖은 타올을 놓고 직접 육봉을 문지르고 있다.
"아아아……."
같은 또래의 소녀들의 호기심 어린 시선을 받으면서 사정하는 수치에 몸을 떨면서도 단지 새빨갛게 부풀어오른 귀두가 팽창하고, 요도가 열리고, 기둥이 부들부들 경련하며 끄트머리에서는 투명한 액체가 질금질금 넘치고 있다. 이어서는 힐크루스의 전신이 떨렸다.
꿀꺽…….
그야말로 폭발직전의 남근의 단말마를 손으로 느낀 소녀들이 군침을 삼켰다. 그때였다.
"당신들, 뭘 하고 있는 겁니까!"
어느 샌가 방안으로 들어온 베르벳트가 어린 견습수녀들의 뒤통수를 손에 든 서류 모서리로 퍽, 퍽, 퍽, 퍽 때렸다.
어린 소녀들은 벌떼처럼 흩어져 방에서 나갔다. 홀로 남겨지게 된 힐크루스는 겨우 살았다고 생각과, 아쉽다는 생각이 교차했다.
"정말이지, 이러니까 어린 계집애들은……. !!"
떠들썩한 어린 수녀들을 쫓아보낸 베르벳트는 질렸다는 듯아 말을 하면서 고개를 흔든 후 난끼없이 부상자의 다리 사이를 보곤 말을 멈췄다. 수녀들에게 희롱당한 양물이 당당하게 곧추서있었던 것이다.
"아니, 이건 그러니까……."
예상외의 난입자의 등장에 놀라 사정욕구는 멈췄지만, 불이 붙어버린 남근이 작아지지는 않았다.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기분으로 어떤 질책을 들을지 긴장했다. 그 강고한 사제님도 아연한 표정을 짓고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잠시 후 안경 안쪽으로 흔들리는 시선을 보이면서 이불을 덮어주었다.
"이런 걸 내놓고 있으면, 감기에 걸려버리실 겁니다……."
시끌벅쩍한 처녀들에게 둘러쌓인 요양생활. 육체쪽은 순조롭게 회복되고 있지만, 정신적인 피로는 계속되었다.
※
"저, 저기…… 왕자님, 잠깐 시간 괜찮으세요?"
지나칠 정도의 간호에 의해 힐크루스의 채력이, 힐크루스의 체력이 상당히 회복된 밤이었다. 견습시스터들도 물러가고, 잠을 탐하려 할 무렵, 굳나잇 인사를 마친 시긴이 말을 걸어왔다.
"응, 괜찮아. 낮잠도 꽤 오래자서, 쉽게 잠들지 않을테니까."
"그런가요……."
침대로 걸어온 시긴은 어린 사슴과 같은 눈동자로 무언가를 바라는 눈빛으로 힐크루스를 바라보았다.
"뭐, 나한테 하고싶은 이야기가 있어?"
"아뇨, 하고싶은 이야기라고 할만한 건 아니지만……. 저기."
"응?"
말하기 어려운 듯 주저하고 있는 소녀에게 힐크루스가 상냥하게 재촉하자, 시긴은 결심을 한 듯이 자세를 바로하고 질문했다.
"저, 저기, 그니까…… 왕자님은 괴롭지 않으신가요?"
"괴로워?"
의아해하는 힐크루스에게 시긴은 허둥거리면서 빠르게 내뱉었다.
"남자는, 저, 저, 정액을 싸면 기분이 좋아지죠. 그 발기한 상태에서 토하지 못하면, 그, 초죽음이 되서, 굉장히 힘들다고, 그러면, ……그렇다면, 제 몸을, 써주세요!"
갑자기 이 순진한 소녀가 무슨 소리를 하는건가 싶어 놀라고 있으려니, 긴장으로 얼굴이 새파래진 시긴이 침대로 올라왔다. 그리고 네발로 기어 이불에 덮여있는 힐크루스의 몸 위로 올라왔다. 이른바 암표범의 포즈라고 하는 그것이었다. 섹시한 미인이 하면 굉장한 페로몬이 느껴지는 자세지만, 청순파 견습수녀가 하는 것도 그 언밸런스함이 색기있는 듯 했다.
"남자가 건강하게 하는 것은 여자의 몸이 가장 좋은 영약이라고 들었습니다. 제 몸이라도 괜찮으시다면, 부디 원하시는 대로 사용해주세요."
"사, 사용해주세요라니……."
침을 삼키는 힐크루스에게 울먹울먹한 얼굴을 가까이 한 시긴은 애처로운 목소리로 애원했다.
"그렇지 않으면, 왕궁의 미희에게 익숙해지신 왕자님께서 보시기엔 저처럼 빈약한 몸 따위에는 흥미가 없으신건가요?"
"아니, 나는 그러니까……."
아직 동정이다. 라는 말은, 왠지 부끄러워서 입 밖에 낼 수 없었다. 그렇게 우물거리는 힐크루스에게 시긴이 볼을 붉힌 채 다시 부탁했다.
"힐크루스님의 상심을 달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저는 이슈타르왕국 출신이라고 말씀드렸지요. 이슈타르 왕국에서 제 또래 여자 아이는, 모두 왕자님을 동경하고 있습니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많은 국민에게 있어서 선왕의 숨겨진 자식으로서 갑자기 나타난 현재의 필릭스왕자보다도 힐크루스왕자님쪽이 훨씬 친근감이 있습니다."
"……."
힐크루스는 비슷한 또래의 사촌형제에게 심한 적개심을 가지고 있다.
(녀석과는 결코 같은 하늘 아래 살 수 없다. 언젠가 죽인다.)
라는 결의를 가슴에 품고 있다. 그의 숙적으로 여기고 있는 필릭스보다도 자신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다는 말을 들으니, 순수하게 기뻤다.
"전, 진심이에요. 힐크루스왕자님의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뭐든지 하겠어요."
힐크루스의 마음이 자신에게 가까워지는 것을 눈치 챈 것일까. 얼굴을 새빨갛게 붉힌 시긴은 갑자기 힐크루스으 입술에 자신의 옅은 복숭아색 입술을 겹쳤다.
"읍!"
갑작스러운 일에 놀란 힐크루스는 반사적으로 그녀를 품에 안아버렸지만, 눈은 감지 않았다. 꼬옥 감긴 시긴의 눈가에는 눈물이 배어나오고 있다. 게다가 등 뒤로 감은 손이 작게 떨리는 것이 전해졌다.
(괘, 괜찮겠지. 이 시긴이라는 소녀가 바라는 일이니까…… 안아도 되는 거겠지.)
차려진 밥상이라고 할 만한 일이 아닌가, 이 건강한 소녀가 참을 수 없이 귀여워 이젠 참을 수 없었다. 소녀의 가는 등을 꼬옥 끌어안고, 정신없이 입술을 부비고 빨았다.
"으응……응응, 으읍……."
힐크루스의 가슴에 안긴 시긴은 이제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말하듯이 신체에서 힘을 빼고, 몸을 맡겼다. 시긴은 퍼스트 키스같았지만, 실은 힐크루스는 처음은 아니었다. 힐크루스의 퍼스트 키스의 상대. 그것은 이슈타르 왕국의 현 여왕인 글로리아나였다.
아직 왕비였던 시절의 글로리아나와 사교계에서 함께 춤을 춘 일이 있다. 그리고 나서 발코니로 유도되었고, 거기서 입술을 빼앗겼던 것이다. 머리가 새하얗게 되어버린 힐크루스가 움직이지 못하는 것을 기화로, 색녀는 순진무구한 소년의 고간을 바지 위로 주물렀었다.
"우후후, 이렇게 딱딱해지다니, 귀여워……."
관능적인 빨간입술에서 발해졌던 조소를 힐크루스는 잊을 수 없다. 말 그대로 요녀였다. 왕궁에 있어, 얼마든지 여자를 취할 수 있는 위치에 있으면서도, 지금까지 단 한번도 여자에게 접근하지 않았던 이유. 그것은 글로리아나에게 당한 트라우마 때문인지도 모른다. 힐크루스에게 있어서 악마의 유혹이라고 할만했던 글로리아나와, 지금의 시긴은 모든 것이 정반대다.
글로리아나처럼 성숙한 색기와는 전혀 인연이 없고, 어디까지나 소박하고 청순. 거기다 건강. 전신전령을 가지고 힐크루스에게 봉사하고 싶다고 바라고 있는 것이다. 그 마음을 접한 힐크루스는 열렬히 이 소녀를 원하게 되어버렸다.
키스를 하면서 시긴을 자빠트렸다. 그리고 상위가 된 힐크루스는 정신없이 견습수녀의 수녀복 가슴팍을 벗겨냈다. 그러면서 간신히 키스를 계속했다.
"하아, 아아…… 하아, 후아하아……."
시긴은 면 속옷을 입고 있었다. 궁정의 미희들과는 다른, 수도원의 견습수녀로선 속옷에 신경을 쓸 수 있을리가 없다. 너무나도 실용을 중시해서 색기가 없었다. 그래도 신경을 쓴 듯, 금방 갈아입은 듯 새것이었다.
반라상태의 시긴은 커다란 눈동자가 두드러진 아름다운 눈을 깜빡거리며, 약간 겁에 질린 듯한 기색을 띠우고 있었지만, 당장은 움직일 수 없는 것처럼 신선한 공기를 찾아 사랑스러운 입술을 벌려 백자처럼 하얀 앞니를 살짝 내보인채 헐떡이고 있었다. 잠시 후 입안에 남은 남녀의 타액을 삼키고 나서 말했다.
"저, 저기 왕자님. 아직 몸이 편찮으신 게……. 제가 위가 되겠습니다."
"아냐. 괜찮아. 내가 너를 기쁘게 해주고 싶어……"
힐크루스는 머릿속이 화르륵 불타올랐다. 본능에 지배당한다는 게 이런 기분일까. 자신의 눈 앞에 있는 아기토끼를 잡아먹고 싶었다. 충동을 억누른 채 면 브래지어를 벗기려했지만, 벗기는 법을 잘 알 수 없었다. 그래서 억지로 아래로 끌어내리기로 했다.
"꺄앗!"
작은 비명을 지른 시긴은 당황에서 양쪽 유방을 숨겼지만, 그 손목을 잡고 강제로 좌우로 벌렸다. 키는 작고, 쇄골도 가늘다. 어깨폭도 좁아서 가녀린 인상을 받았다. 좀 더 많이 고기나 생선을 먹는 게 좋겠다고 충고해주고 싶을 만큼 살집이 없는 가는 몸. 유방도 유두도 작았다. 아직 발육도중인 몸이라는 것을 여체에 익숙치 않은 힐크루스도 알 수 있었다. 씹어삼킬 듯한 눈동자에 가슴팍을 시간(視姦)당해버린 소녀는 몸을 떨었다.
"하아, 하아, 부끄럽습니다. 저도 마가리처럼 가슴이 좀 더 컸으면 좋았겠지만."
"마가리?"
갑작스런 고유명사에 힐크루스가 멋칫하자 시긴은 당황해서 설명했다.
"핫! 죄송합니다. 여동생 이야기에요. 제 여동생, 저와 다르게 가슴이 굉장히 큽니다. 언니인데 전 이렇게 빈약한 몸이라서 죄송합니다!"
"가슴의 크기따위 별 문제 아니잖아. 나는 시긴의 몸이니까 안고 싶은 거야. 그리고 예뻐. 시긴의 가슴."
손바닥 사이즈로 부풀어 오른 가슴은 작지만 하얀 광채가 나는 듯 했고, 피부의 탄력이 있어 싱그러웠다. 정상을 장식한 유두도 꽃 봉오리처럼 예뻤다. 성욕에 지배당한 소년은 정신없이 눈 앞의 봉오리를 쪼았다. 달콤새콤한 듯한 체향이 느껴졌다. 입 안에서 작은 유두가 딱딱해져 가는 것이 느껴졌다.
"아읏"
발기해버린 유두를 더욱 굴리자 시긴은 바르륵 몸을 떨었다. 여자 아이를 자신의 손으로 느끼가 하고 있다는 행위가 즐거워 힐크루스는 정신없이 교대로 좌우의 유두를 빨았다. 그리고 남은 한쪽 유두는 손가락으로 굴렸다. 유두를 마음껏 즐기자 다음에 흥미가 생긴 곳은 물론 하반신이었다. 수녀복의 스커트를 걷어올리자, 하얀 면 팬티의 가운데부분이 이미 젖어서 변색되어 있다. 그곳에 시선을 집중하자 아련하게 검은 털이 비쳐보였다.
"꿀꺽"
눈에 핏발이 선 소년은 침을 삼키고 처녀의 최후의 성벽 양쪽 가장자리에 손을 걸기 벗기기 시작했다.
"꺄앗!"
수치심 속에 달콤함을 품은 비명을 지른 시긴은 스스로 엉덩이를 들어 벗기기 쉽게 도와주었다. 그렇게 작은 천조각을 단번에 양다리에서 벗겨냈다. 치구에는 보송보송한 음모가 솟아 있었다. 일반적인 동정소년답게 여자아이의 비밀을 빨리 보고싶다고 생각한 힐크루스는 시긴의 가는 양쪽 허벅지 안쪽을 잡고 큰 V 자로 다리를 벌렸다. 모락모락 뜨거운 열기가 솟아올리 달콤새콤한 듯한 강렬한 냄새가 비강을 간질였다. 처음으로 맡는 암컷의 체취였다. 청순 그 자체인 얼굴을 하고 발육도중인 소녀지만, 그곳은 이미 성인인 듯 했다.
이윽고 힐크루스는 양손 엄지와 검지를 처녀의 비밀스런 계곡 좌우에 대고 힘을 줘 눌러 벌렸다.
"아, 차, 창피해……."
자신의 음부를 찬찬히 감상하고 있다는 것을 안 시긴은 양손으로 얼굴을 덮었지만, 실제론 손가락사이로 촉촉한 검은 눈동자가 보이고 있다. 부끄러워서 얼굴을 숨기고 싶었지만, 남자의 시선도 역시 쓰이기 때문일 것이다.
눈이 마주치자, M자로 다리를 벌린 소년은 조심조심 질문했다.
"저, 저기…… 제 그곳, 이상하지 않나요? 그…….뭔가 나풀나풀해서……."
"그렇지 않아. 예뻐."
처음으로 여성기를 보았기 때문에, 다른 여자와 비교해줄 능력은 없지만, 거짓말을 한 것은 아니다. 실제로 예쁜 핑크색 홍합같았다.
(뭐랄까 굉장히 맛있어 보여……)
식욕이 돋궈진 힐크루스는 혀를 내밀어 낼름 핥았다.
"꺄우웅!"
비음을 섞어 작은 비명을 지른 시긴은 반사적으로 무릎을 오므려 힐크루스의 머리를 끼웠다. 짭짜름하고 시큼하다. 혀끝이 짜릿하다. 이것이 애액의 맛이다. 조금 오줌맛도 나는 듯한 느낌이 든다. 솔직히 말해 미각적으로 맛있는 건 아닌데, 혀가 녹아는 듯하고 왠지 갈구하게 되는 맛이다.
(더 많이 핥고 싶어.)
처음으로 여인의 즙 맛에 흠뻑 빠진 힐크루스는 혀를 사정없이 문질러 넘쳐나오는 뜨거운 애액을 핥았다.
슈릅슈릅슈르르를…….
음탕한 물소리를 들은 시간은 참을수 없다는 듯한 모습으로 몸부림쳤다.
"거, 거긴……더러워요……."
힐크루스의 머리를 무릎 사이에 끼운 시긴은 등을 활처럼 구부리고 파들파들 경련했지만, 힐크루스는 결코 그만둘 수 없었다.
(우와, 순박한 얼굴을 하고 있어도, 보지를 이렇게 핥으니까 쾌감을 느끼는 구나. 귀여운데…….)
자신에게 호의를 보여 준 소녀를 느끼게 하는 기쁨에 빠져든 힐크루스는 꽤 긴 시간동안 처녀육의 거슬거슬한 감촉을 혀 전체로 즐겼다.
"하우우 하아, 하우……."
소녀의 달콤한 허덕임 소리가 소년의 고막을 간질였다.
(아아, 좀 더 계속 이렇게 핥고 싶지만……안되겠어. 자지가 내 자지가 반란을 일으키고 있어……!)
"이, 이제 넣, 넣어도 괜찮을까?"
자기 스스로도 한심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절박한 목소리였다. 잠옷 바지 속에서 야울이 격렬하게 자기주장을 하고 있어 아플 정도였다.
"에,……예……."
동경하는 왕자님에게 음순내부를 충분하고 남을 정도로 핥아져버린 견습 수녀는, 초죽음 상태가 되어, 하아, 하아 어깨로 숨을 쉬고 있다.
옅은 복숭아색 비육은 소년의 끈적한 타액과 소녀 자신이 토해낸 애액에 의해 번들번들하게 젖어 빛나 움찔움찔 경련하고 있다.
(잘은 모르겠지만, 이렇게까지 젖어있으면 삽입할 타이밍이겠지……?)
첫경험중인 소년은 잘 알 수 없었다. 아니, 이미 상대의 몸을 생각하기보다도, 힐크루스 자신이 인내의 한계였다. 이 귀여운 소녀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싶다고 하는 본능에 지배당한 소년은 잠옷 속에서 양물을 꺼냈다. 불쑥 튀어나와 배꼽근처까지 곤두 선 양물을 보고 시긴은 넋을 잃고 탄식했다.
"아아, 커요…… 훌륭합니다……."
여자에게 있어 자신의 육체에 욕정한 남자가 양물을 발기하는 모습은 기쁜 듯 했다. 힐크루스도 지금이라면 철판이라도 뚫을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 그럼…… 넣을께. 내 자지를 시긴의 보지에 넣을거야."
"아, 네, 부, 부디……."
자신도 모르게 커진 목소리로 힐크루스가 마지막으로 확인하자, 시긴도 역시 긴장감이 역력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이미 사양할 필요는 없다. 머릿속이 새하얗게 될 정도의 흥분을 느낀 힐크루스는 오른손으로 시긴의 음순을 벌리면서 왼손으로 쥔 양물을 겨누었다. 투명하게 흘러나온 액에 젖은 귀두부에 애액이 스며들었다.
(아, 녹아들 것 같아…… 여기에, 넣으면 더 큰 쾌감이 느껴지겠지.)
활기차게 간호해주고, 정조까지 바쳐주는 헌신적인 견습 수녀. 그녀의 매력에 포로가 되어버린 힐크루스는 체중을 실었다. 발딱 선 양물이 작은 체구 소녀의 다리가랑이를 찔러들어갔다.
"히익"
귀두부가 약간 들어갔을 뿐인데 작게 비명을 지른 소년는 허리를 끌어올리며 도망?다.
"읏!! ……왜 그래?"
시긴이 먼저 유혹해 왔기에, 지금에 와서 도망칠 거라고는 눈꼽만큼도 생각치 못했던 힐크루스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아뇨, 저기 좀 아픈 듯 해서……."
시긴도 역시 놀란 표정으로 눈가에 눈물을 맺히고 있다. 그리고 몸에도 쓸데없는 힘이 들어가 있는 듯 갓난아이처럼 양손을 꼬옥 쥐고 있다.
"그러고 보니, 여자는 처음일 때는 아프다고 했지."
아무래도 시긴은 파과의 아픔을 얕보고 있었던 모양이다. 물론 남자는 상상도 할 수 없다. 단지 양물이 빨리 들어가고 싶어 포효하고 있을 뿐이다.
"그만둘까?"
여기서 그만두는 건 지금이라도 폭발할 것 같은 양물이 납득하지 못할 것 같았지만, 힐크루스는 신사로서 교육을 받고 자란 소년이다. 여자 아이를 울릴 수는 없다.
"아뇨. 괜찮습니다. 부디, 넣어주세요."
울먹이는 눈으로도 시긴은 결연하게 끄덕였다.
"그럼 천천히 넣을께."
"네, 넷. 감사합니다."
선언한대로 힐크루스는 천천히 양물을 전진시켰다. 그것을 받아들이고 있는 처녀는 필사적으로 고통을 견디려 했지만, 몸이 멋대로 도망쳐버렸다.
"하으윽, 아, 아파……."
처녀다운 본능적인 두려움이었다. 왕자님을 맞아들이길 꿈꾸던 소녀였지만, 그녀의 허리는 자벌레처럼 위로 도망쳤다. 그것을 양물이 추적해갔다. 영원히 계속될 것 같았던 추격전이었지만, 갑작스럽게 끝을 맞이했다. 꽝하고 침대 머리맡에 하얀 두건을 두른 머리가 부딪힌 것이다.
"흐미! ……. 히아앗!"
처녀가 예기치 못했던 정수리의 아픔에 신경을 빼앗긴 순간, 마치 노리기라도 한 듯이 양물이 쓰걱 뿌리까지 들어가버렸다.
"우읏"
머리의 아픔과 가랑이의 아픔 사이에 샌드위치 되어버린 고통에 아파하는 소녀와는 반대로, 맹렬하게 솟친 양물에 젖은 살주름이 바들바들하게 엉겨드는 감촉에 힐크루스는 자신도 모르게 신음을 토했다.
(아, 설마 넣으면서 껍질이 벗겨져 버렸나!)
소년의 가성포경 남근은 요 수일간 수녀들이 몸을 닦아줄 때마다 포피가 벗겨져, 그 안쪽까지 닦아내는 작업에 의해 벗겨지기 쉽게 되어버린 듯 했다. 아무래도 여성의 몸 안에서 완전히 벗겨져 버린 모양이다.
"하으……."
벗겨져버린 민감한 점막에, 여자아이의 야들야들한 살주름이 엉겨붙어 온다. 부들부들부들 귀두부에서 남근을 통해, 불알, 엉덩이뼈, 이어서 척추를 타고 격렬한 전류가 흘렀다.
(아아아…… 잔득잔득하고 좁아. 꾸욱 조여온다. 자지가, 자지가 조인다…….)
처녀의 살은 마치 이물질을 짜부라뜨리려고 하는 것처럼 양물을 조여댔다. 그것은 아플 정도이기도 했지만 동시에 쾌감이 느껴졌다. 지금까지 고집스럽게 여자를 피해왔던 것이 바보같이 느껴졌다. 가치관이 뒤바뀔 정도의 쾌감이었다.
힐크루스에게 깔려있는 소녀는 하얀 두건을 둘러 쓰고, 얼굴은 순진무구. 성격도 솔직하고 밝다. 분명 견습수녀 중에서는 우등생이었을 것이 틀림없다. 그런 청순파의 소녀가 다리를 크게 벌리고 가랑이 사이로 양물을 삼키고 있다. 그 광경을 내려다보고 있으니 죄악감 같은 것이 느껴졌지만 그 이상으로 정복욕이 무럭무럭 자라났다. 더러움을 모르는 견습수녀를 더럽히고 싶다는 수컷의 본능이 이끄는대로 허리가 자연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크으……."
움직이지 말라고 주장하는 듯이 빡빡한 처녀의 살이 육봉을 더욱 강하게 조여왔다. 하지만 빽빽한 육동 속을 딱딱한 육봉으로 부비부비 마찰하는 것은 참을 수 없는 쾌감이었다. 힐크루스는 허리를 움직이는 것을 그만둘 수 없었다.
"하우, 하으으응……."
아픔에 몸부림치는 시긴은 정신없이 안겨 달라붙었다. 양물이 위에서 아래로 미끄러졌다. 하지만 즈걱즈걱 사정없이 움직임을 계속했다. 품 안에서 사랑스러운 견습 수녀가 파과의 아픔에 고통스러워 하는 것은 알 수 있었지만, 그만둘 수가 없다. 그뿐만 아니라 허리놀림은 점점 격렬해져갔다. 하지만 파과의 아픔에서 몸부림치던 소녀에게는 다행스럽게도 첫경험을 하는 중인 소년의 양물도 역시 길게 버티지는 못했다.
"크아아아아……."
쾌감을 주금이라도 유지하기 위해 힐크루스는 어금니를 꽉깨물고 견뎠다. 하지만 양물이 한층 더 커졌다. 특히 귀두 주위의 삿갓이 크게 부풀었다. 그곳에 잔득잔득한 주름이 엉겨붙는 순간 머릿속에 시뻘겋게 타올랐다.
"하아으으으으으, 왕자님의 자지가, 왕자님의 자지가, 바들바들 떨어요오!!"
파과의 아픔을 겪고 있는 소녀지만, 남근이 절정에 이를 것이라는 예감은 본능적으로 알아챌 수 있었던 듯했다.
"싸, 싼다아아아앗!"
힐크루스는 절규를 하며 남근을 퍼득퍼득 힘겹게 몸부림치면서 굉장한 기세로 대량이 점액을 분출했다.
퓨우푸윳푸윳……!
그것을 몸안에서 받아들인 소녀도 역시 소년의 경련에 동조하듯이 퍼덕퍼덕 경련했다. 오염되지 않은 견습 수녀의 몸 안에 더러운 야망에 사로잡힌 소년의 욕망이, 마그마처럼 뜨겁고 찐득찐득한 체액이 퍼부어져갔다. 두 사람은 서로의 체온을 탐하듯이 끌어안고 모든것을 토해낸 양물이 작아지고, 자연히 여성의 몸안에서 빠져나올 때까지 움직이지 않았다. 그리고 겨우 마음을 수습한 힐크루스는 품 속의 소녀를 돌봤다.
"하아, 하아, 하아, 으…… 괜찮았어?"
"하아, 하, 네……."
"그거 다행이다."
다음 순간 소녀를 덮어누르고 있던 소년의 몸에서 힘이 빠졌다. 그대로 시긴의 몸 안에 침몰했다. 남자의 무거운 육체를 전신으로 받은 시긴은 놀랐지만, 그 무거움마저도 행복한 듯 했다.
"저, 저기…… 왕자님. 왕자님이 원하신다면, 저, 그 언제라도…… 저, 저기 왕자님? 잠 드셨나요?"
"……."
대답이 없는 것에 당황한 시긴은 무심코 왕자의 등을 끌어안고 있던 자신의 손을 보고, 더욱 깜짝놀랐다. 새빨간 피가 묻어 있었던 것이다.
"꺄, 꺄앗, 왕자님, 왕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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