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녀.. 그녀 외에 또 누가 하이네의 활을 쏠 수 있단 말인가.. "
이미 마을의 외곽까지 추격해 온 군대를 상대하기 위해 전사들이 나간 상태, 시라안의 마지막 모습을 보고, 그녀가 던진 하이네의 궁을
받아온 엘프 라다프는 면목 없음에 고개를 숙인다. 실제로 하이네의 궁은 선택받은 자만이 사용할 수 있기에, 적도에게 빼앗길 수도 없지만
이렇게 가져온다 하여서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들에게 그 정도 수준의 고수가 있을 줄 몰랐기에 시라안의 호위를 허술하게 한
것이다. 한숨쉬는 장로와 침울해 하는 엘프들. 적들은 언제라도 평안함에 젖어 보강되지 않았던 숲의 결계와 자연의 나무 그대로를 정령을
사용해 엮어서 만든 울타리를 넘어 올 것이다. 그들이 마을에 난입한다면 사태는 겉잡을 수 없다. 전사들의 수는 고작 50여명. 적도는
아직도 수백명에 달한다. 이제는 화살이 부족할 지경이다.
" 일단, 여자들과 어르신들은 마을을 벗어나서 피하셔야 합니다. "
" 펴, 평생을 살아온 마을을 버리고, 어디로 가란 말이냐 ! "
" 엘프의 숲은 그리 넓지 않습니다.. 예전에는 제국의 관리가 있었기에 평온했다지만.. 더 이상은 엘프의 숲은 안전하지 않습니다. "
" 안전한 곳으로 가려면.. 최소한 테헤란 산맥 정도는... "
" 어허∼ 테헤란 산맥은 이곳에서 한달도 넘게 달려야 하는 곳이오! 현실성 없는 대답은 필요가 없지 않소 !! "
" 답답해서 그런 거지요.. 허어.. "
한 번 말이 나오니 순식간에 좁은 방이 시끄러워 진다.
" 그만.. 그만 ! 여기서 떠들어봤자 소용이 없소.. 조금이라도 싸울 수 있는 자들은 모두 전사를 도웁시다. 어서.. "
나지막한 장로의 말에 동의한 그들은 노쇠한 몸을 이끌고 밖으로 나왔다.. 밖은 생각보다 처참한 상태 전사 한명이 수십명을 눕혀도
적의 숫자는 압도적. 결코 역전될 상황이 아니다. 나무의 정령 엔트들이 엘프들을 돕지만 그들 역시 전신에 칼자국이 난 후 쓰러지고 있다.
이제 남은 전사들은 20여명. 장로와 늙은 엘프들은 자신들의 친구인 정령들을 불러내서 그들을 상대하게 하지만, 너무 오랜 세월을
평온함에서 살아온 엘프들이다. 용맹한 고급 정령들을 불러낸 적이 없기에 익숙치 않은 탓이다.
" 크아악 !! " " 크헉 ! " 그 순간에도 두 명의 전사가 전신에 화살이 꽂힌 상태로 나무에서 떨어져 내린다.
마을의 여자 엘프들은 모두 뒤편에 모여 있지만, 공포에 질려서 도망치기도 여의치 않다.
" 끄.. 끝인건가.. "
장로의 눈에서는 세월에 녹아내린 듯한 눈물이 흘러내린다. 그가 지긋히 눈을 감는 순간..
" 크아아아악!! " " 커억 " 콰콰쾅 !! 폭음과 함께 들리는 비명소리. 분명 엘프들의 목소리는 아니다.
다시 눈을 뜬 엘프 장로 그의 눈에는 마을의 굳게 닫힌 정문의 망루 지붕 위에 몸에 검은색 전투복을 차려하고 눈부시게 환한 은색의
날렵하고도 아주 긴 도를 든 은발의 사내가 보였다.
" 누, 누구지.. " " 뭐, 뭐냐.. 어디서 나타난 거냐! " 웅성웅성. 엘프들과 병사들은 갑자기 나타난 그의 존재와 그가 어째서 병사들을
향해서 공격을 했는지 알 수 없었다. 그저 그가 나타남과 동시에 벽을 부시려던 50여명의 병사가 폭발로 인해 사라져 버렸다는 것만이
그들의 뇌 속에서 위험경보를 울리고 있었다.
" 어째서 공격을 멈춘 것..... 이..냐아? 저, 저 녀석은 또 뭐, 뭐야.. "
높은 곳에 있기에 얼굴은 잘 보이지 않지만, 아무리 봐도 30대는 아니다. 바람에 날리는 은발. 분명 멋지다고 할 만 하지만.
대부분의 눈은 멋이나 부리는 애송이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그 때 그의 입이 열렸다.
" 고대 이래로... 인간과 유사인종의 분쟁은 신에 의해 허락되지 않았습니다. 파괴를 사랑하는 인류와 평안을 추구하는 엘프들이
공존하라는 의미에서 이 대륙을 공존계라 명하였는데, 어찌 피를 추구하는 그대들은 신의 섭리를 어기시는 겁니까.. "
낭랑하지만, 슬픈 느낌의 목소리. 묘하게도 매력이 있다. 하지만 그가 말하는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인간들, 엘프 중에서도
장로 정도나 알고 있는 봉신의 서약. 그게 어째서 아직 젊어 보이는 인간의 입에서 나오는 것인가. 저 자가 드래곤이 아니고서야..
이미 멸종위기가 닥친 드래곤 중에는 무기를 사용하는 존재가 있다는 것은 들어본 적이 없다.. 저자는 누구 인가.
위기상황에서도 엘프 장로의 머리는 갑자기 나타난 그의 존재가 궁금했다.
" 당신은.. 당신은 누구요? " 놀람이 가득 담긴 목소리. 그러자 그가 엘프 장로를 바라본다. 무서울 정도로 어두운 눈. 그러면서도
슬픔과 애틋함이 가득한 눈. 마치 우주를 바라보는 것 같다. 전신에 소름을 느끼면서 그의 말을 기다린다.
" 파수꾼.. 다가오는 재앙의 파도 앞에 연약한 인간... 신을 부정하는 자.. "
갈수록 알수가 없군.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건가. 엘프 장로는 더욱 궁금했지만, 지금은 다시 살기를 내뿜기 시작하는 적들을
막아야 할 때이다.
" 제, 제발.. 우리 마을을 구해주시오. 당신이 봉신의 서약을 알고 있다면.. 서약을 집행하는 자라면, 저들을 퇴치해주시오 ! "
봉신의 서약이 엘프 장로의 입에서 나오자 그의 눈에는 언뜻 놀람이 지나친다. 그리고 되돌아서는 그의 어깨. 그리 큰 덩치가 아님에도
너무나도 믿음이 간다고 느꼈다. 그리고 그자는 마법의 스펠 없이.. 허공을.. 걸어 올랐다! 마치 안보이는 계단이 있다는 듯이..
적들의 마법사들은 어이가 없다는 듯이 경악에 겨운 눈초리. 하늘을 나는 레비테이션 역시 6서클의 마법. 거기에 하늘을 천천히 걷는
다는 것은 들어본 적도 없다. 이건.... 마법 법칙과 원소 규칙의 완전한 위배야! 믿을수가 없다 !
수백명에 달하는 병사들은 그의 오른손이 그의 머리위로 올라가는 것을 느꼈다. 칼.. 이라고 하기엔 너무 길고. 랜스라고 하기엔 너무 짧다.
묘하게 휘어진 날. 초승달을 느끼면서 그의 슬픈 눈에는 사신이 어린다.
" 조용한 파괴. 고요 속의 혼돈. 내가 그대들을 위해 지옥에 갈테니.. 영원한 안식을 꾀하라. "
들리지도 않는 중얼거림과 함께 그의 손이 원을 그렸다. 그리고 몇초 후...
스샤샥 !! 서걱 !! 차마 듣지 못할 소리가 난무하면서 군대의 절반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피도 나오지 않는다. 무너진 병사들은 다시 불어오는
바람에 의해 먼지로 사라져 버린다. 후작과 에식스 는 어이가 없음에 입이 절로 벌어지지만, 몸은 저절로 뒤로 물러난다.
" 저, 저, 저, 전군... 후퇴... " 말하면서 이미 후작은 뒤로 돌아가 달려가고 있다. 그의 뒤를 따라 살아남은 백여명의 병사들이 퇴각한다.
무기마저 내팽겨 치고 도망가는 병사들. 그들을 보며 은발의 남자는 조용히 땅으로 내려온다. 하지만 땅에서 2미터 정도를 남겨놓고 그가 앞으로
쓰러진다. 놀란 엘프들은 황급히 달려갔지만, 그는 이미 땅에 쓰러져있다. 정신을 잃은 것인가.
" 일단 안으로 들여와 눕힌다. 살아남은 자들은 주변을 정리한다. 그들이 다시 돌아오진 않을 것이다... "
다시 아이빈 일행은 세인트에서 몇일 쉬다 움직이려는 계획을 변경, 식사를 한 후 목욕을 하고 다시 남하하기 시작했다.
평야에서 군대와 마주치는 최악의 상황만은 피하기 위해서 숲과 계곡을 선택해서 남하했다. 자연히 혹사대교를 넘기 위해 지나는 마지막
마을.. 델켄트 성에는 들어가지 못했다. 노숙을 하며 남하한지 3일 째, 둘은 숲을 관통하는 20여명의 병사를 피해 숨어야 했다.
" 니쿤 공작님도 참 조심성이 있으시다고 해야 하나.. 쩝. 어째서 이런 곳을 뒤져야 하는지.. 누군가 나올 리가 없잔아. "
" 쉿! 말조심하게. 장군님들 귀에라도 들어가 봐.. 우리들의 목은 그냥 날아가 버린다고. "
주위 숲을 한번 둘러보지도 않고 그냥 달려가 버리는 병사들. 저래서야 숨어있기만 하면 찾을 수가 없잖느냐..
어이가 없는 루시앙과 아이빈은 다시 조심스럽게 숲을 통과했다. 그리고 저녁 12시가 다 瑛?무렵. 너무나 주위가 어두웠기에
더 이상의 이동은 무리라고 판단한 둘은 혹시 들킬까 해서 불도 키지 않고 노숙 준비를 했다. 세인트 마을에서 준비한 건포는 아직
반정도 남아있었기에 식사는 가볍게 마무리 한 후 바위 틈에서 잠을 청하려는데 멀리서 무슨 소리가 들린다. 전직, 아니 현직 어쎄신
루시앙의 귀가 반응하지 않을 리가 없다.
" ... 멀리서.. 대략 300여 미터 밖에서 비명소리가 들리는 군요. "
" 헤에에.. 그 먼곳의 소리가 정말 들리는 거야? "
" 가보시겠습니까? 아니면.. "
" 들키지 않게 조심스럽게 움직여보자. "
둘은 이제는 익숙해져버린 숲길을 조용히 헤치며 다가갔다. 이제 100여미터 정도 전진 했을 때, 앞에서 다가오는 인기척을 느꼈다.
" 엎드리십시오! 누군가 오고 있습니다 . "
죽은 듯 엎드린 그들의 옆을 복면의 그림자가 헉헉대면서 지나쳐 간다. 그리고 다시금 들리는 소란 스러움.
" 저쪽으로 갔다! 놓치면 안된다! "
" 반드시 따라 붙어! 그 자식이 삼황자 일수도 있어! "
" 뭐, 뭐라고.. ? 방금 그 자가 누군데 나라고 오해 받는 것이지? "
" 아이빈님. 일단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병사들을 제거해야 할 듯 합니다. "
" 몇 명이나 되지? "
" 5.. 6명. 쉽게 처리 할 수 있습니다. "
" 부탁해. " 아이빈의 고개가 끄덕거림과 동시에 흡사 뱀처럼 바닥을 기어가는 루시앙. 그의 신기한 능력에 다시금 고개를 내저으면서
결과를 기다린다. 풀썩 ! 푸악 ! 어느새 그들의 뒤로 돌아간 루시앙은 뒤에서부터 병사들을 제거한다. 마지막 선두의 병사의 목을 베었
을 때까지 걸린시간은 고작 2, 3분.
" 그 자는 상처를 입었습니다. 얼마 도망 못 갔을 테지요. 이 근처에서 은신하고 있을 겁니다. "
천천히 다시 왔던 길을 되돌아 가는 루시앙이 곧 나무 위에서 정신을 잃은 복면인을 찾아 낸다. 그의 옆구리는 이미 피로 범벅이 되어있다.
그를 끌어내리고 응급처치를 하기 위해 복면과 윗도리를 벗긴다.
" 흐음. 여자로군요. "
" 으응? 여자라고? " 슬쩍 지나칠때는 못 느꼈지만, 아직은 소녀. 아이빈보다 두어살이 많을까. 짙은 흑발로 사나워 보이지만 꽤나 이쁘장한
얼굴이다.. 라고 생각했다. 궁에 있을때는 하루가 멀다하고 궁녀들과 관계를 했지만, 궁에서 나온 이후로 한번도 여자와 관계를 가지지 못했기에
이런 상황에서도 성욕이 이는 것을 느낀다.
" ... 일단은 치료부터 하지요. " 피로 완전히 젖어버린 그녀의 가슴 가리개를 떼어내고 항상 준비해 다니는 응급치료약을 사용해서
금새 새 붕대로 다시 감는다.
" 그리 깊은 상처는 아닙니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지만.. 정신을 차릴려면 시간이 좀 걸리겠군요. "
눈 앞에 있던 앙증맞은 두 가슴. 벌써 아이빈은 흥분해 있는 상태이다. 하지만 나름대로 절제하는 모습이 루시앙에게는 한없이 귀엽다고 느껴졌다.
그러나 소녀를 치료하면서 루시앙은 그녀가 꽤나 훈련된 암살자 혹은 섀도우라고 생각했다. 자초지종은 그녀가 깨어나면 들을 수
있겠지. 그녀를 엎고 이동하는 루시앙에게서는 별 표정의 변화가 없었다.
--------------------------------------------------------------------------------------------------------
이것 참.. 매번 응응 신의 직전까지만 가고.. 결국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 버렸습니다..
~_~ 필력의 부족인가.. 어째서 마땅한 타이밍이 보이지 않는건지..
이미 마을의 외곽까지 추격해 온 군대를 상대하기 위해 전사들이 나간 상태, 시라안의 마지막 모습을 보고, 그녀가 던진 하이네의 궁을
받아온 엘프 라다프는 면목 없음에 고개를 숙인다. 실제로 하이네의 궁은 선택받은 자만이 사용할 수 있기에, 적도에게 빼앗길 수도 없지만
이렇게 가져온다 하여서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들에게 그 정도 수준의 고수가 있을 줄 몰랐기에 시라안의 호위를 허술하게 한
것이다. 한숨쉬는 장로와 침울해 하는 엘프들. 적들은 언제라도 평안함에 젖어 보강되지 않았던 숲의 결계와 자연의 나무 그대로를 정령을
사용해 엮어서 만든 울타리를 넘어 올 것이다. 그들이 마을에 난입한다면 사태는 겉잡을 수 없다. 전사들의 수는 고작 50여명. 적도는
아직도 수백명에 달한다. 이제는 화살이 부족할 지경이다.
" 일단, 여자들과 어르신들은 마을을 벗어나서 피하셔야 합니다. "
" 펴, 평생을 살아온 마을을 버리고, 어디로 가란 말이냐 ! "
" 엘프의 숲은 그리 넓지 않습니다.. 예전에는 제국의 관리가 있었기에 평온했다지만.. 더 이상은 엘프의 숲은 안전하지 않습니다. "
" 안전한 곳으로 가려면.. 최소한 테헤란 산맥 정도는... "
" 어허∼ 테헤란 산맥은 이곳에서 한달도 넘게 달려야 하는 곳이오! 현실성 없는 대답은 필요가 없지 않소 !! "
" 답답해서 그런 거지요.. 허어.. "
한 번 말이 나오니 순식간에 좁은 방이 시끄러워 진다.
" 그만.. 그만 ! 여기서 떠들어봤자 소용이 없소.. 조금이라도 싸울 수 있는 자들은 모두 전사를 도웁시다. 어서.. "
나지막한 장로의 말에 동의한 그들은 노쇠한 몸을 이끌고 밖으로 나왔다.. 밖은 생각보다 처참한 상태 전사 한명이 수십명을 눕혀도
적의 숫자는 압도적. 결코 역전될 상황이 아니다. 나무의 정령 엔트들이 엘프들을 돕지만 그들 역시 전신에 칼자국이 난 후 쓰러지고 있다.
이제 남은 전사들은 20여명. 장로와 늙은 엘프들은 자신들의 친구인 정령들을 불러내서 그들을 상대하게 하지만, 너무 오랜 세월을
평온함에서 살아온 엘프들이다. 용맹한 고급 정령들을 불러낸 적이 없기에 익숙치 않은 탓이다.
" 크아악 !! " " 크헉 ! " 그 순간에도 두 명의 전사가 전신에 화살이 꽂힌 상태로 나무에서 떨어져 내린다.
마을의 여자 엘프들은 모두 뒤편에 모여 있지만, 공포에 질려서 도망치기도 여의치 않다.
" 끄.. 끝인건가.. "
장로의 눈에서는 세월에 녹아내린 듯한 눈물이 흘러내린다. 그가 지긋히 눈을 감는 순간..
" 크아아아악!! " " 커억 " 콰콰쾅 !! 폭음과 함께 들리는 비명소리. 분명 엘프들의 목소리는 아니다.
다시 눈을 뜬 엘프 장로 그의 눈에는 마을의 굳게 닫힌 정문의 망루 지붕 위에 몸에 검은색 전투복을 차려하고 눈부시게 환한 은색의
날렵하고도 아주 긴 도를 든 은발의 사내가 보였다.
" 누, 누구지.. " " 뭐, 뭐냐.. 어디서 나타난 거냐! " 웅성웅성. 엘프들과 병사들은 갑자기 나타난 그의 존재와 그가 어째서 병사들을
향해서 공격을 했는지 알 수 없었다. 그저 그가 나타남과 동시에 벽을 부시려던 50여명의 병사가 폭발로 인해 사라져 버렸다는 것만이
그들의 뇌 속에서 위험경보를 울리고 있었다.
" 어째서 공격을 멈춘 것..... 이..냐아? 저, 저 녀석은 또 뭐, 뭐야.. "
높은 곳에 있기에 얼굴은 잘 보이지 않지만, 아무리 봐도 30대는 아니다. 바람에 날리는 은발. 분명 멋지다고 할 만 하지만.
대부분의 눈은 멋이나 부리는 애송이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그 때 그의 입이 열렸다.
" 고대 이래로... 인간과 유사인종의 분쟁은 신에 의해 허락되지 않았습니다. 파괴를 사랑하는 인류와 평안을 추구하는 엘프들이
공존하라는 의미에서 이 대륙을 공존계라 명하였는데, 어찌 피를 추구하는 그대들은 신의 섭리를 어기시는 겁니까.. "
낭랑하지만, 슬픈 느낌의 목소리. 묘하게도 매력이 있다. 하지만 그가 말하는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인간들, 엘프 중에서도
장로 정도나 알고 있는 봉신의 서약. 그게 어째서 아직 젊어 보이는 인간의 입에서 나오는 것인가. 저 자가 드래곤이 아니고서야..
이미 멸종위기가 닥친 드래곤 중에는 무기를 사용하는 존재가 있다는 것은 들어본 적이 없다.. 저자는 누구 인가.
위기상황에서도 엘프 장로의 머리는 갑자기 나타난 그의 존재가 궁금했다.
" 당신은.. 당신은 누구요? " 놀람이 가득 담긴 목소리. 그러자 그가 엘프 장로를 바라본다. 무서울 정도로 어두운 눈. 그러면서도
슬픔과 애틋함이 가득한 눈. 마치 우주를 바라보는 것 같다. 전신에 소름을 느끼면서 그의 말을 기다린다.
" 파수꾼.. 다가오는 재앙의 파도 앞에 연약한 인간... 신을 부정하는 자.. "
갈수록 알수가 없군.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건가. 엘프 장로는 더욱 궁금했지만, 지금은 다시 살기를 내뿜기 시작하는 적들을
막아야 할 때이다.
" 제, 제발.. 우리 마을을 구해주시오. 당신이 봉신의 서약을 알고 있다면.. 서약을 집행하는 자라면, 저들을 퇴치해주시오 ! "
봉신의 서약이 엘프 장로의 입에서 나오자 그의 눈에는 언뜻 놀람이 지나친다. 그리고 되돌아서는 그의 어깨. 그리 큰 덩치가 아님에도
너무나도 믿음이 간다고 느꼈다. 그리고 그자는 마법의 스펠 없이.. 허공을.. 걸어 올랐다! 마치 안보이는 계단이 있다는 듯이..
적들의 마법사들은 어이가 없다는 듯이 경악에 겨운 눈초리. 하늘을 나는 레비테이션 역시 6서클의 마법. 거기에 하늘을 천천히 걷는
다는 것은 들어본 적도 없다. 이건.... 마법 법칙과 원소 규칙의 완전한 위배야! 믿을수가 없다 !
수백명에 달하는 병사들은 그의 오른손이 그의 머리위로 올라가는 것을 느꼈다. 칼.. 이라고 하기엔 너무 길고. 랜스라고 하기엔 너무 짧다.
묘하게 휘어진 날. 초승달을 느끼면서 그의 슬픈 눈에는 사신이 어린다.
" 조용한 파괴. 고요 속의 혼돈. 내가 그대들을 위해 지옥에 갈테니.. 영원한 안식을 꾀하라. "
들리지도 않는 중얼거림과 함께 그의 손이 원을 그렸다. 그리고 몇초 후...
스샤샥 !! 서걱 !! 차마 듣지 못할 소리가 난무하면서 군대의 절반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피도 나오지 않는다. 무너진 병사들은 다시 불어오는
바람에 의해 먼지로 사라져 버린다. 후작과 에식스 는 어이가 없음에 입이 절로 벌어지지만, 몸은 저절로 뒤로 물러난다.
" 저, 저, 저, 전군... 후퇴... " 말하면서 이미 후작은 뒤로 돌아가 달려가고 있다. 그의 뒤를 따라 살아남은 백여명의 병사들이 퇴각한다.
무기마저 내팽겨 치고 도망가는 병사들. 그들을 보며 은발의 남자는 조용히 땅으로 내려온다. 하지만 땅에서 2미터 정도를 남겨놓고 그가 앞으로
쓰러진다. 놀란 엘프들은 황급히 달려갔지만, 그는 이미 땅에 쓰러져있다. 정신을 잃은 것인가.
" 일단 안으로 들여와 눕힌다. 살아남은 자들은 주변을 정리한다. 그들이 다시 돌아오진 않을 것이다... "
다시 아이빈 일행은 세인트에서 몇일 쉬다 움직이려는 계획을 변경, 식사를 한 후 목욕을 하고 다시 남하하기 시작했다.
평야에서 군대와 마주치는 최악의 상황만은 피하기 위해서 숲과 계곡을 선택해서 남하했다. 자연히 혹사대교를 넘기 위해 지나는 마지막
마을.. 델켄트 성에는 들어가지 못했다. 노숙을 하며 남하한지 3일 째, 둘은 숲을 관통하는 20여명의 병사를 피해 숨어야 했다.
" 니쿤 공작님도 참 조심성이 있으시다고 해야 하나.. 쩝. 어째서 이런 곳을 뒤져야 하는지.. 누군가 나올 리가 없잔아. "
" 쉿! 말조심하게. 장군님들 귀에라도 들어가 봐.. 우리들의 목은 그냥 날아가 버린다고. "
주위 숲을 한번 둘러보지도 않고 그냥 달려가 버리는 병사들. 저래서야 숨어있기만 하면 찾을 수가 없잖느냐..
어이가 없는 루시앙과 아이빈은 다시 조심스럽게 숲을 통과했다. 그리고 저녁 12시가 다 瑛?무렵. 너무나 주위가 어두웠기에
더 이상의 이동은 무리라고 판단한 둘은 혹시 들킬까 해서 불도 키지 않고 노숙 준비를 했다. 세인트 마을에서 준비한 건포는 아직
반정도 남아있었기에 식사는 가볍게 마무리 한 후 바위 틈에서 잠을 청하려는데 멀리서 무슨 소리가 들린다. 전직, 아니 현직 어쎄신
루시앙의 귀가 반응하지 않을 리가 없다.
" ... 멀리서.. 대략 300여 미터 밖에서 비명소리가 들리는 군요. "
" 헤에에.. 그 먼곳의 소리가 정말 들리는 거야? "
" 가보시겠습니까? 아니면.. "
" 들키지 않게 조심스럽게 움직여보자. "
둘은 이제는 익숙해져버린 숲길을 조용히 헤치며 다가갔다. 이제 100여미터 정도 전진 했을 때, 앞에서 다가오는 인기척을 느꼈다.
" 엎드리십시오! 누군가 오고 있습니다 . "
죽은 듯 엎드린 그들의 옆을 복면의 그림자가 헉헉대면서 지나쳐 간다. 그리고 다시금 들리는 소란 스러움.
" 저쪽으로 갔다! 놓치면 안된다! "
" 반드시 따라 붙어! 그 자식이 삼황자 일수도 있어! "
" 뭐, 뭐라고.. ? 방금 그 자가 누군데 나라고 오해 받는 것이지? "
" 아이빈님. 일단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병사들을 제거해야 할 듯 합니다. "
" 몇 명이나 되지? "
" 5.. 6명. 쉽게 처리 할 수 있습니다. "
" 부탁해. " 아이빈의 고개가 끄덕거림과 동시에 흡사 뱀처럼 바닥을 기어가는 루시앙. 그의 신기한 능력에 다시금 고개를 내저으면서
결과를 기다린다. 풀썩 ! 푸악 ! 어느새 그들의 뒤로 돌아간 루시앙은 뒤에서부터 병사들을 제거한다. 마지막 선두의 병사의 목을 베었
을 때까지 걸린시간은 고작 2, 3분.
" 그 자는 상처를 입었습니다. 얼마 도망 못 갔을 테지요. 이 근처에서 은신하고 있을 겁니다. "
천천히 다시 왔던 길을 되돌아 가는 루시앙이 곧 나무 위에서 정신을 잃은 복면인을 찾아 낸다. 그의 옆구리는 이미 피로 범벅이 되어있다.
그를 끌어내리고 응급처치를 하기 위해 복면과 윗도리를 벗긴다.
" 흐음. 여자로군요. "
" 으응? 여자라고? " 슬쩍 지나칠때는 못 느꼈지만, 아직은 소녀. 아이빈보다 두어살이 많을까. 짙은 흑발로 사나워 보이지만 꽤나 이쁘장한
얼굴이다.. 라고 생각했다. 궁에 있을때는 하루가 멀다하고 궁녀들과 관계를 했지만, 궁에서 나온 이후로 한번도 여자와 관계를 가지지 못했기에
이런 상황에서도 성욕이 이는 것을 느낀다.
" ... 일단은 치료부터 하지요. " 피로 완전히 젖어버린 그녀의 가슴 가리개를 떼어내고 항상 준비해 다니는 응급치료약을 사용해서
금새 새 붕대로 다시 감는다.
" 그리 깊은 상처는 아닙니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지만.. 정신을 차릴려면 시간이 좀 걸리겠군요. "
눈 앞에 있던 앙증맞은 두 가슴. 벌써 아이빈은 흥분해 있는 상태이다. 하지만 나름대로 절제하는 모습이 루시앙에게는 한없이 귀엽다고 느껴졌다.
그러나 소녀를 치료하면서 루시앙은 그녀가 꽤나 훈련된 암살자 혹은 섀도우라고 생각했다. 자초지종은 그녀가 깨어나면 들을 수
있겠지. 그녀를 엎고 이동하는 루시앙에게서는 별 표정의 변화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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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 참.. 매번 응응 신의 직전까지만 가고.. 결국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 버렸습니다..
~_~ 필력의 부족인가.. 어째서 마땅한 타이밍이 보이지 않는건지..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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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명 | 황진이-19금 성인놀이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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