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관(宦官) 카이만
#01-13 세리(稅吏) 호르돈 : [행복한 가족]
호르돈은 도대체 이런 시간에, 이런 괴상한 구성의 인물들이 어째서 자신의 집에 찾아왔을까 아무리 생각해봤지만, 그들을 응접실로 안내해 자리에 앉은 다음에도 그 답은 나오지 않았다.
고작 하루 결근했다고 해서 이렇게 우르르 몰려온 것은 아닐테고?
"내무부부상(內務府副相)" "로우와르 웨르티스"는 평소와 다름없이 무척이나 관료적인 미소를 지어보이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호르돈공 이렇게 저희가 방문하게 된 이유는 호르돈공과 세무부의 인사변경에 대해서 말씀드리기 위해서 입니다만, 오늘 공께서 결근을 하셔서 어쩔 수 없이, 이렇게 자택까지 올수 밖에 없었으니 양해바랍니다.
"음 꽤나 급한 일인듯 하군요. 로우와르공에, 카이만공까지 오시다니..."
호르돈은 카이만의 얼굴을 살짝 살피며 말했고, 카이만은 하얀 환관의 화장을 한 얼굴로 부드럽게 미소지으며 살짝 고개를 끄떡했다.
"예, 먼저 현 세무부상(稅務府相) "세자이로"공께서 물러나시고 그자리에 새로운 "상"이 임명되었습니다."
드디어 자신이 "상"으로 진급하게 되는구나 생각했지만, 오히려 너무 늦었다고나 할 만한 일이었기에 그다지 놀랍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래서 현 재무부부상(財務府副相) "맬릭 월트먼"공께서 새로운 세무부상으로 임명되셨고, 현 상급세무관 "레브르 코르갈"이 그분를 보좌할 세무부부상으로 진급되었습니다."
호르돈은 살짝 놀랐다. 그렇다면 자신이 다른 부서의 "부상"이나 "상"으로 가게된다는 소리인대, 현 시점에는 마땅한 부서가 하나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맬릭 월트먼"을 대신해서 재무부상 포어겔스의 보좌로 들어가게 될 수도 있긴했지만 그것은 아무래도 말이 안되는 일이었다.
"흐음... 그러면 내가 "포어겔스"공의 보좌로 간다는 뜻이오?"
"아뇨 공께서는 당연히 "상"으로 진급하시는 것이지요."
로우와르가 뭔가 말을 꺼내기도 전에 카이만이 특유의 부드럽고 달콤한 미성으로 말해왔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상"자리는 마땅한 곳이 없었기에 호르돈은 살짝 의심스럽다는 표정을 지으며 그에게 되물었다.
"어떤 "부서(府署)"의 상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카이만은 호르돈의 두눈을 똑바로 처다보며 부드럽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우후훗. 상은 상이지만, "부(府)"가 아니라 "재상(宰相)"입니다."
순간 호르돈은 깜짝놀라 하마터면 찻잔을 떨어뜨릴 뻔알았다. 자신이 재상이라니?
"카이만공께서 말씀하신 대로입니다. 말씀을 드렸으니 일단 저희는 밖에서 대기하고 있겠습니다. 말씀이 끝나시는대로 나와주십시오."
말을 마친 로우와르가 나가자 응접실에는 이 기묘한 환관 카이만과 호르돈 단 둘뿐이 남지 않았다. 카이만은 분칠한 하얀얼굴로 친절한 미소를 지어보이며 유쾌하게 말했다.
"무언가 문제라도?"
떨리는 마음을 진정시키며 호르돈은 천천히 카이만에게 대답했다.
"재상이라니... 너무나 갑작스러운 것같습니다만 이것은..."
말을 이어가던 호르돈은 문득 어제밤 극장에서 있었던 일이 떠올랐다. 어제밤의 일로도 혼란스러운 상태였던 데에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손님들로 경황이 없어서 깨닫지 못했을뿐, 분명 무언가 있었을 것이다.
"예? 그렇다면 혹시 재상자리가 싫으시다는 뜻인가요?"
묘한 미소를 띠고 있는 카이만의 얼굴을 바라보며 호르돈은 작게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아니요, 싫고 좋고의 문제를 떠나서. 어떻게 이리 갑작스럽게... 저같이 어리석고 부족한 자가 그런 중책을 맡게 되었는 지가..."
"아아아... 무슨 그런 말씀을. 호르돈님처럼 뛰어나시고 충성스러운 분은 결코 흔치 않습니다."
"..."
재상! 어찌보면 호르돈의 꿈이자 이상이라고도 할 수 있는 위치였다.
온 세상을 다스리는자!
실질적으로 "레오니아"의 재상이란 바로 세상을 다스리는자나 다름이 없는 위치였다. 그곳에 선다면 이 제국, 세상에 만연한 부조리에 직접적으로 손을 댈 수도 있었다. 어렸을 적 "흑궁(黑宮)"속에서 새장속의 새처럼 살아가고 있었을 때부터 막연하게 꿈꾸던 이상이 바로 눈앞에 다가와 있었다.
하지만 여기엔 석연치 않은 무언가가 깔려 있었다. 게다가 70여년 동안 현재의 미친황제는 물론이고, 무려 혼음황제(昏淫皇帝)의 그 어지러운 치세동안에서도 제국역사상 단연 최고의 재상이란 평가를 받고 있는 "페르데 말리어스"의 후임이라니? 이러한 부담감도 결코 작지 않았다.
"음... 그럼 재상각하께서는 은퇴하신다는 것인가요? 그분에 비하면 저는 태양 앞의 반딧불만도 못한 존재이기도 하고, 게다가 저보다 뛰어난 다른 분들도..."
"호르돈님보다 뛰어난 사람이라... 누구를 말씀하시는지요? 폐하앞에선 입도 뻥끗 못하는 "기아트"공? 아니면 밤마다 자기 아내와 다른 사람의 아내를 바꾸어 즐기는 자들중 하나? 그것도 아니면 어떻게 해서든지 세무관들의 눈을 속여 제 배를 채우려 드는 장관들중에서 말씀이십니까?"
"..."
분명 틀린말이 아니었다. 분명 스스로 말하기엔 부끄럽지만, 최소한 자신이 알고있는 그 누구보다도 잘 해내갈 자신이 있었다. 그리고 그가 알고 있는 그 누구보다도 자신이 그 일을 하고 싶었다. 카이만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면서 그런 그의 마음을 이미 알고있기나 한것처럼 친절하게 말했다.
"걱정마십시오. 호르돈님은 잘 하실 수 있을겁니다. 그리고... 우후훗. 재상님과 당신께서는 쏘옥 빼닮은 부분도 아주 많답니다."
카이만의 말속에서 호르돈은 뭔가 느끼곤 거의 반사적으로 물어보았다.
"혹시 카이만공, 당신이 나를 재상으로 만든겁니까?"
호르돈은 순간적으로 말을 해놓고 나서 곧바로 속으로 "아차"하며 크게 후회하고 있었다. 하지만 카이만은 아무렇지도 않은듯 여전히 부드러운 미소를 띠운 얼굴로 대답할 뿐이었다.
"우후훗. 저는 그저 힘없는 일개 환관일 뿐입니다."
제국내에서 환관들은 주로 황궁내부에 관련된 업무를 맡고 있엇고, 그밖에도 내무를 도울 수 있기는 하지만, 법적인 형식이나 공적으로는 어떠한 권위나 힘도 가질수 없게 되어있었다.
"하긴 그러고 보니 페르데공이 재상직에 올랐었던 때의 나이도 거의 호르돈님과 비슷했었지요."
카이만은 잠시동안 뭔가 감상에 젖어있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가 다시금 미소를 지어보이며 말을 이어 나갔다.
"그리고 그런 결정을 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한 분, 황제폐하"뿐이십니다."
호르돈은 혹시 어제밤 극장에서 재상이 카이만에게 자신을 천거한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이자의 말이 아니더라도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었다. 재상이 직접 호르돈을 천거하고 카이만은 이를 배갯머리송사라도 하듯이 황제에게 전달한 것이었다. 이러한 생각아래 스스로를 달래며 호르돈은 마음속 어딘가에서 끝없이 꿈뜰거리고 있는 불길한 감각을 억눌렀다.
"아아아... 게다가 호르돈님께는 다른 걱정들도 있지 않으십니까? 예를 들어 따님의 문제라든지..."
그의 갑작스러운 화제전환에 어제밤 있었던 라샤와의 일이 생각나, 순간 등골이 서늘해지면서 식은땀이 흘렀다. 하지만 저자가 그것을 어찌 알 수 있으랴? 마음을 다스리며 호르돈은 모른척 말했다.
"제 딸이 무슨?"
"호르돈님과 따님들은 "사이"가 무척 좋으시지 않습니까?"
"설마 이자가 어제밤에 있었던 일을 알고 있는 것은...?"
"아뇨 그저 평범한 정도 일뿐입니다."
"우후훗. "평범한 정도"?... 인가요? 아아아... 뭐 어쨌든 그렇게 "사이"좋은 따님들이신대 이제 호르돈님이 재상이되셔서 따님들이 흑궁에라도 들어가게 된다면, 많이 외로워지시지 않겠습니까?
호르돈은 애써 당혹감을 억누르며 대답했다.
"아... 예. 그렇게 되겠지요."
그렇다! 눈앞에 놓인 갑작스러운 재상직에 정신이 팔려서 깜빡 놓치고 있던 것이 있었다. 지금까지는 "부상(副相)"이라는 비교적 낮은 지위와, 호르돈이 가문이나 파벌을 형성하고 있지 않았다는 점, 그리고 아이들이 딸이라는 이유로, 리샤나 라샤가 흑궁에 들어가는 것을 피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가 무려 재상이라는 최고위직에 오르게 된다면, 어떻게 해도 그의 아이들이 "흑족(黑族)"이 되는 것을 막을 수 없을 것이었다. 고위 귀족의 상속권을 지닌 적장자는 반드시 흑족의 교육을 받아야만 했고, 이것은 제국의 근간이 되는 철칙중의 철칙이었으니 피할 수 없는 것이었다.
"아니면 일찌감치 결혼이라도 시키실건가요?"
그의 아이들은 딸이니 다른 흑족과 결혼시켜버린다는 편법도 있었다. 하지만 과연 규벌혼이 될것이 뻔한 흑족과의 결혼에서 아이들이 행복해질 수 있을까? 차라리 아이들이 순박한 평민 청년과 눈이 맞아서 야반도주라도 해줬으면 하는 마음이 들 지경이었다. 게다가...
"아아아... 그러고보니 얼마전에 포어겔스공의 큰아들이 칭호를 받고 흑궁에서 나왔다지요?"
바로 이것이다! 도대체 이 미쳐돌아가는 세상에서 어떤 놈을 믿겠는가? 특히나 소위 귀족이라 불리는 놈들은 더더욱. 포어겔스의 아들이라니?... 호르돈의 머리속에서는 순간적으로 탐욕스러운 얼굴의 포어겔스가 라샤를 범하는 모습이 그려지고 말았다. 호르돈은 진저리를 치고 머리속의 악몽을 몰아내며 말했다.
"아마도... 딸들이 집에서 없어지게 된다면, 카이만공의 말씀대로 많이 외로워 질 수밖에 없겠지요. 게다가 그동안 워낙 바빠서 아이들과 함께 있지도 못했던지라..."
"우후훗. 방법이 없진 않습니다만."
호르돈이 움찔 하며 의아한 표정으로 카이만을 바라보자, 카이만은 그 친절해보이는 미소를 만면에 지어보이며, 부드럽고 달콤한 목소리로 말을 이어나갔다.
"작은 딸 리샤아가씨를 저에게 맡겨 주십시오."
맡겨달라니? 그건 무슨소린가? 호르돈은 순간적으로 멍해지고 말았다.
"예? 그것이 무슨 말씀이십니까?"
"이미 아시는지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저에게는 흑궁과 백궁, 그리고 장미궁 외에도 개인적인 교육시설이 있답니다. 아무래도 제가 이런 저런 "교육"들에도 줄이 닿아있다보니, 저의 재량으로 따님을 옮겨 드릴 수 있다는 것이지요."
호르돈은 설마 이 미친작자가 리샤를 황제의 노리개로 만들겠다는 소린가 생각하며 그를 처다보며 말했다.
"외람된 말이지만, 딸아이를 로즈팰리스에 들여보낼 생각은 없습니다."
"아아아... 호르돈님도 참. 성급하기도 하셔라. 저의 개인적인 교육시설이라고 해도, 그건 제국 각지의 인재들을 교육시키는 평범한 학원일뿐이랍니다. 이거 참 저를 어떻게 보고 계시는지 이 카이만 참으로 슬퍼지는군요.
카이만이 우는 흉내를 내며 한탄하자, 호르돈은 황급히 사죄했다.
"아니. 죄송합니다. 그런 뜻으로 한 말이 아니었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아뇨 저의 평소 행실이 낳은 값일지도 모르니, 어쩔 수 없는 노릇이겠지요."
우는 시늉을 끝낸 카이만은 언제 그랬냐는듯이 다시 미소를 지으며 말하기 시작했다.
"로크란과 "토예프"씨에게 듣자하니 따님 리샤아가씨께선 "비스트마스터"의 혈맥을 타고 난 것같더군요."
호르돈은 그건 또 무슨 소린가 하며 혼잣말이라도 하듯이 말했다.
"그런?"
"예 저도 믿기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한번 조사를 해보니 안주인분의 가계쪽에 비스트마스터의 혈맥이 있더군요."
"설마?"
"사실입니다. 믿기지 않으시면 밖에 있는 토예프씨와 함께 확인해 보십시오."
리샤에게 갑작스래 비스트마스터의 혈맥이라니?
"아마 리샤아가씨 본인도 이런 도시속의 좁은 집보다는 저의 학원쪽을 마음에 들어 하실겁니다. 자기자랑 같아서 부끄럽지만 저의 학원은 무척이나 경관도 수려하고 이런 저런 동물도 많으니까요. 게다가 저 나이 또래에는 좋은 교육을 받는것 만큼이나, 아이들끼리 어울리는 것도 중요하답니다."
"으으음..."
그의 말에선 틀린 것도 없었고, 또한 호르돈에게는 별 다른 선택지가 남아 있지도 않았다. 나직하게 신음을 삼키는 호르돈의 귓가에 또 다시 카이만의 달콤한 미성이 흘러들어왔다.
"제 학원에는 여름과 겨울에 각각 2달간의 방학이 있습니다. 아아. 그리고 특별히 리샤양에게는 매달 1박2일씩 이곳에 돌아올 수 있도록 해드리겠습니다.
그의 목소리만큼이나 달콤한 제의였다.
"제 학원이 어떤 곳인지, 물론 외박나온 따님에게서 확인하실 수 있겠지만, 호르돈님께서 직접 학원에 왕림하셔서 확인해보셔도 좋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마음에 들지 않으시다면 언제든지 당장 따님을 데리고 나오셔도 좋습니다."
물론 이것은 카이만이 그를 조종하기 위해 리샤를 볼모로 잡는 것일 수도 있었긴 하지만, 설사 그렇다 해도 호르돈에게 이보다 더 좋은 조건이란 있을 수 없었다. 뭔가, 뭔가가 분명히 감추어져 있었다. 그는 조용히 카이만의 눈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러면... 저에게 바라시는 것은?"
카이만은 분칠한 하얀 얼굴에 가득 친절한 미소를 지어보이며 대답했다.
"무엇을 바라겠습니까? 이 미천한 환관 카이만은, 그저 호르돈님께서 폐하께 충성을 다하고, 제국의 영광과 발전을 위하여 노력하시는대 티끌만큼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랄 뿐입니다.
* * *
제 1 황궁 소드 펠리스 어딘가의 복도 끝에서 발걸음 소리와 함께 한 사람의 모습이 나타났다. 그는 그다지 화려하진 않으나 퍽 고급스러운 관복을 입고 있었고, 특히 그 옷의 왼쪽 가슴팍에는 포효하는 금빛사자의 아가리에 붉은열쇄와 강철검이 교차된체 물려져 있는 문장이 수놓아져 있었다.
그가 바로 몇 일전 레오니아 제국의 재상으로 임명된 "호르돈 도르벤트"였다. 재상이라는 드높은 위치에 걸맞지 않게, 그는 시종 한명도 대동하지 않은체 묵묵히 서류를 바라보며 걷고 있었고, 서류를 든 손의 반대편 어깨에는 두툼한 서류가방을 메고 있었다.
그런 그의 앞에 한 사람의 그림자가 나타났다.
자기 앞에 나타난 인기척을 눈치첸 호르돈은 문득 고개를 들었다가 마치 비명이라도 지르듯이 작게 말했다.
"아! 재. 재상각하!"
볼품없이 삐쩍 마른 노인은 부드럽게 웃으며 대꾸했다.
"각하는 무슨... 이젠 당신께서 각하시지요. 재상."
"아... 아니 그런 말씀 마십시오."
"참으로 바쁘게 일하시는 군요. 보기 좋습니다."
호르돈은 얼굴을 붉히며 대답했다.
"이거참. 각. 아니 재상께는 송구스러울 뿐입니다."
페르데는 왠지 그윽한 눈길로 호르돈을 바라보며 천천히 말했다.
"이 늙은이, 마지막으로 재상께 한말씀 드리고 가겠습니다."
호르돈은 페르데에게 황송스럽다는듯이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
"아. 예 말씀하십시오."
""그 남자"를 조심하십시오."
"예? "그 남자"라니... 누구를?"
재상은 무언가 읽기 힘든 기묘한 눈빛을 보내며 천천히 말했다.
"잘 아시지 않습니까? "그 남자"를... 나도 이젠 그가 누구를 위하여 일하는지 확신하지 못하겠습니다. 내가 당신처럼 젊었을 때부터 나를 돌보아 주었던 사람이었는데도 불구하고 말이지요..."
"..."
"그럼... 안녕히계십시오. 재상."
호르돈은 위대한 노인의 발걸음을 그가 사라질때까지 지켜보았다. 그는 무척이나 초라하고 피곤해보였으나 왠지 그 발걸음은 너무나 가벼워보이기만 했다.
* * *
오늘은 바로 기념일이었다. 호르돈에게는 세상 그 무엇보다도 소중한 가족을 둘씩이나 맞이한 가장 소중한 기념일이었다. 사랑스러운 아내 알레아와 결혼한 날이자, 그 사랑의 결실로 첫딸 라샤가 태어난 날이었다.
이 날에 시간을 내기 위하여 재상의 업무와 세무부 업무의 인수인계로, 하루에 3시간도 채 쉬지 못하며 몇 일째 강행군을 해냈다. 작은딸 리샤가 함께 할수 없었다는 것은 조금 쓸쓸했지만, 그래도 세사람의 가족은 행복으로 가득할 수 있었다.
호르돈이 사랑스러운 딸 라샤의 생일을 위하여 준비한 선물은 무척이나 특별한 것이었다.
라샤는 얼굴에 장미빛 홍조를 띤체 침대위에 두장의 커다란 실크 손수건을 깔아놓고서는 그위에 앉아 천천히 몸을 뉘였다.
그가 다가서자 라샤는 부끄러운듯 배시시 미소를 지으며 가슴을 가리고 있던 두팔을 활짝 펴고 부드럽게 아버지의 몸을 감싸안았다. 그러자 뜨겁게 달구어진 사나이의 가슴이 가녀린 처녀의 유방에 와닿았다.
이미 발딱 선 유두가 두 사람의 움직임에 맞추어 사나이의 가슴에 부드러운 호선을 긋고 있었다. 그는 천천히 몸을 기울여 사랑스러운 딸에게 입맞춤 했다.
"아버..."
무언가 말을 하려던 소녀는 자신의 입술을 감싸는 감촉에 몽롱하게 미소지으며 할 말을 잃어버렸다. 그리곤 소녀의 부드러운 혓바닥이 그의 입속으로 스며들어와 이리 저리 더듬으며 헤메이다, 마침내 임자를 만난듯 사내의 두툼한 혓바닥과 엉켜가고 있었다.
호르돈은 사랑스러운 딸의 초록색 눈동자를 바라보며 천천히 딸의 몸속으로 자신의 몸을 넣기 시작했다. 그녀의 가장 소중한 부분은 이미 촉촉히 젖어있었고 그의 움직임에 맞추어 부드럽게 두 다리를 벌려주고 있었다.
소녀의 속살을 천천히 파고들어가던 그는 귀두 끝에 느껴지는 이물감에 멈칫했다. 하지만 소녀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아버지의 두눈을 바라보며 살짝 고개를 끄떡거렸다. 소녀의 초록색 눈동자는 이미 촉촉하게 젖어 있었고, 그 눈동자가 무언가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는 것은 그 누구라도 알 수 있을만했다.
사내는 딸의 몸을 꼬옥 끌어안으며 천천히 천천히 그녀의 자그마한 몸속으로 함몰되어 들어갔다.
"아아아아... 아아..."
고통으로 살짝 찡그린 소녀의 얼굴에서는 분명 고통을 가볍게 넘어서는 환희가 깃들어 있었다.
"아아... 드디어 나도 아버님의 여자가 된거야."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는 아버지의 눈길에는 살짝 근심이 묻어 있엇다. 그런 그의 모습에 부드럽게 미소지으며 말했다.
"아버님. 괜찮으니까... 조금 더... 저를 가져주세요."
아버님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기에, 천천히 움직이는 그의 움직임에 동반하는 통증따위는 그녀에겐 오히려 행복하다는 증거와 같은 것이었다.
"아아아... 아버님... 아버님... 사랑... 사랑해요..."
그의 움직임에 따라 몸부림치며 소녀는 쉴세없이 속삭였다. 그녀의 비둘기울음소리와같은 신음소리와 아버님에대한 사랑고백이 달콤하게 그의 귓가를 적셔왔고, 그의 움직임은 조금씩 더 거세어져만 갔다.
"후욱. 후욱. 후욱 후우욱."
사나이의 거친 신음소리와 함께 그의 숨이 뜨겁게 소녀의 얼굴에 와닿았다. 소녀는 아버지의 냄새에 마치 중독되버릴 것같았다.
"아아아아..."
그리고 그가 미친듯이 몸부림치며 경련하자, 소녀는 자신의 가장 소중한 곳 깊숙히 자리잡은 자궁에 뜨거운 것이 부딪혀 흘러내리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녀에겐 이것이 바로 그가 그녀를 사랑한다는 증거처럼 여겨지고 있었다.
그렇게 두 사람이 하나가 된체 쓰러진지 한참이 지났다.
침대에서 몸을 일으킨 호르돈은 라샤가 얼굴을 빨갛게 붉히며 부끄러운 표정으로 내미는 물건을 바라보았다. 그것은 다름 아닌 빨간 처녀혈이 묻어있는 손수건 이었다.
"생일선물... 인가...?"
생각해며 호르돈은 손수건을 받아 침대 머리맡에 놓았다. 라샤는 처녀혈이 묻은 다른 한장의 손수건을 고이접고 있었는데, 그 표정이 너무나 행복해 보였다.
"그래. 내가 이 아이의 행복을 지켜주고 말테다! 우리 가족의 행복, 아니 이 제국까지도 반드시 지켜내고 말테다! 내 힘으로 내 두 손으로 잘못된 모든것을 고쳐버리고 말테다! 모든것을 올바르게 만들고 말테다!"
호르돈의 눈동자속에는 어느새, 그가 생애동안 단 한 번도 보인적 없었던 기묘한 광채가 서려 있었다. 그것은 마치 어떤 광기와도 같은 것 이었다...
===================
1부 끝입니다.
솔직히 까놓고 말해, 제글 정말 징그럽게 인기도 없군요.
추천이나 덧글은 비율적으로 봐서 그럭저럭이지만, 조회수는 정말 무참할 정도고...
하여간 상태가 완전 메롱~ 하니까 언제든지 속시원하게 접을 수 있다는 점이 편하긴 하네요.
물론 아직 써야할 부분이 남아 있으니 계속 쓰긴 할것같습니다.
(뭐 아직은 쓰고 싶기도 하고...)
#01-13 세리(稅吏) 호르돈 : [행복한 가족]
호르돈은 도대체 이런 시간에, 이런 괴상한 구성의 인물들이 어째서 자신의 집에 찾아왔을까 아무리 생각해봤지만, 그들을 응접실로 안내해 자리에 앉은 다음에도 그 답은 나오지 않았다.
고작 하루 결근했다고 해서 이렇게 우르르 몰려온 것은 아닐테고?
"내무부부상(內務府副相)" "로우와르 웨르티스"는 평소와 다름없이 무척이나 관료적인 미소를 지어보이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호르돈공 이렇게 저희가 방문하게 된 이유는 호르돈공과 세무부의 인사변경에 대해서 말씀드리기 위해서 입니다만, 오늘 공께서 결근을 하셔서 어쩔 수 없이, 이렇게 자택까지 올수 밖에 없었으니 양해바랍니다.
"음 꽤나 급한 일인듯 하군요. 로우와르공에, 카이만공까지 오시다니..."
호르돈은 카이만의 얼굴을 살짝 살피며 말했고, 카이만은 하얀 환관의 화장을 한 얼굴로 부드럽게 미소지으며 살짝 고개를 끄떡했다.
"예, 먼저 현 세무부상(稅務府相) "세자이로"공께서 물러나시고 그자리에 새로운 "상"이 임명되었습니다."
드디어 자신이 "상"으로 진급하게 되는구나 생각했지만, 오히려 너무 늦었다고나 할 만한 일이었기에 그다지 놀랍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래서 현 재무부부상(財務府副相) "맬릭 월트먼"공께서 새로운 세무부상으로 임명되셨고, 현 상급세무관 "레브르 코르갈"이 그분를 보좌할 세무부부상으로 진급되었습니다."
호르돈은 살짝 놀랐다. 그렇다면 자신이 다른 부서의 "부상"이나 "상"으로 가게된다는 소리인대, 현 시점에는 마땅한 부서가 하나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맬릭 월트먼"을 대신해서 재무부상 포어겔스의 보좌로 들어가게 될 수도 있긴했지만 그것은 아무래도 말이 안되는 일이었다.
"흐음... 그러면 내가 "포어겔스"공의 보좌로 간다는 뜻이오?"
"아뇨 공께서는 당연히 "상"으로 진급하시는 것이지요."
로우와르가 뭔가 말을 꺼내기도 전에 카이만이 특유의 부드럽고 달콤한 미성으로 말해왔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상"자리는 마땅한 곳이 없었기에 호르돈은 살짝 의심스럽다는 표정을 지으며 그에게 되물었다.
"어떤 "부서(府署)"의 상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카이만은 호르돈의 두눈을 똑바로 처다보며 부드럽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우후훗. 상은 상이지만, "부(府)"가 아니라 "재상(宰相)"입니다."
순간 호르돈은 깜짝놀라 하마터면 찻잔을 떨어뜨릴 뻔알았다. 자신이 재상이라니?
"카이만공께서 말씀하신 대로입니다. 말씀을 드렸으니 일단 저희는 밖에서 대기하고 있겠습니다. 말씀이 끝나시는대로 나와주십시오."
말을 마친 로우와르가 나가자 응접실에는 이 기묘한 환관 카이만과 호르돈 단 둘뿐이 남지 않았다. 카이만은 분칠한 하얀얼굴로 친절한 미소를 지어보이며 유쾌하게 말했다.
"무언가 문제라도?"
떨리는 마음을 진정시키며 호르돈은 천천히 카이만에게 대답했다.
"재상이라니... 너무나 갑작스러운 것같습니다만 이것은..."
말을 이어가던 호르돈은 문득 어제밤 극장에서 있었던 일이 떠올랐다. 어제밤의 일로도 혼란스러운 상태였던 데에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손님들로 경황이 없어서 깨닫지 못했을뿐, 분명 무언가 있었을 것이다.
"예? 그렇다면 혹시 재상자리가 싫으시다는 뜻인가요?"
묘한 미소를 띠고 있는 카이만의 얼굴을 바라보며 호르돈은 작게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아니요, 싫고 좋고의 문제를 떠나서. 어떻게 이리 갑작스럽게... 저같이 어리석고 부족한 자가 그런 중책을 맡게 되었는 지가..."
"아아아... 무슨 그런 말씀을. 호르돈님처럼 뛰어나시고 충성스러운 분은 결코 흔치 않습니다."
"..."
재상! 어찌보면 호르돈의 꿈이자 이상이라고도 할 수 있는 위치였다.
온 세상을 다스리는자!
실질적으로 "레오니아"의 재상이란 바로 세상을 다스리는자나 다름이 없는 위치였다. 그곳에 선다면 이 제국, 세상에 만연한 부조리에 직접적으로 손을 댈 수도 있었다. 어렸을 적 "흑궁(黑宮)"속에서 새장속의 새처럼 살아가고 있었을 때부터 막연하게 꿈꾸던 이상이 바로 눈앞에 다가와 있었다.
하지만 여기엔 석연치 않은 무언가가 깔려 있었다. 게다가 70여년 동안 현재의 미친황제는 물론이고, 무려 혼음황제(昏淫皇帝)의 그 어지러운 치세동안에서도 제국역사상 단연 최고의 재상이란 평가를 받고 있는 "페르데 말리어스"의 후임이라니? 이러한 부담감도 결코 작지 않았다.
"음... 그럼 재상각하께서는 은퇴하신다는 것인가요? 그분에 비하면 저는 태양 앞의 반딧불만도 못한 존재이기도 하고, 게다가 저보다 뛰어난 다른 분들도..."
"호르돈님보다 뛰어난 사람이라... 누구를 말씀하시는지요? 폐하앞에선 입도 뻥끗 못하는 "기아트"공? 아니면 밤마다 자기 아내와 다른 사람의 아내를 바꾸어 즐기는 자들중 하나? 그것도 아니면 어떻게 해서든지 세무관들의 눈을 속여 제 배를 채우려 드는 장관들중에서 말씀이십니까?"
"..."
분명 틀린말이 아니었다. 분명 스스로 말하기엔 부끄럽지만, 최소한 자신이 알고있는 그 누구보다도 잘 해내갈 자신이 있었다. 그리고 그가 알고 있는 그 누구보다도 자신이 그 일을 하고 싶었다. 카이만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면서 그런 그의 마음을 이미 알고있기나 한것처럼 친절하게 말했다.
"걱정마십시오. 호르돈님은 잘 하실 수 있을겁니다. 그리고... 우후훗. 재상님과 당신께서는 쏘옥 빼닮은 부분도 아주 많답니다."
카이만의 말속에서 호르돈은 뭔가 느끼곤 거의 반사적으로 물어보았다.
"혹시 카이만공, 당신이 나를 재상으로 만든겁니까?"
호르돈은 순간적으로 말을 해놓고 나서 곧바로 속으로 "아차"하며 크게 후회하고 있었다. 하지만 카이만은 아무렇지도 않은듯 여전히 부드러운 미소를 띠운 얼굴로 대답할 뿐이었다.
"우후훗. 저는 그저 힘없는 일개 환관일 뿐입니다."
제국내에서 환관들은 주로 황궁내부에 관련된 업무를 맡고 있엇고, 그밖에도 내무를 도울 수 있기는 하지만, 법적인 형식이나 공적으로는 어떠한 권위나 힘도 가질수 없게 되어있었다.
"하긴 그러고 보니 페르데공이 재상직에 올랐었던 때의 나이도 거의 호르돈님과 비슷했었지요."
카이만은 잠시동안 뭔가 감상에 젖어있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가 다시금 미소를 지어보이며 말을 이어 나갔다.
"그리고 그런 결정을 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한 분, 황제폐하"뿐이십니다."
호르돈은 혹시 어제밤 극장에서 재상이 카이만에게 자신을 천거한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이자의 말이 아니더라도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었다. 재상이 직접 호르돈을 천거하고 카이만은 이를 배갯머리송사라도 하듯이 황제에게 전달한 것이었다. 이러한 생각아래 스스로를 달래며 호르돈은 마음속 어딘가에서 끝없이 꿈뜰거리고 있는 불길한 감각을 억눌렀다.
"아아아... 게다가 호르돈님께는 다른 걱정들도 있지 않으십니까? 예를 들어 따님의 문제라든지..."
그의 갑작스러운 화제전환에 어제밤 있었던 라샤와의 일이 생각나, 순간 등골이 서늘해지면서 식은땀이 흘렀다. 하지만 저자가 그것을 어찌 알 수 있으랴? 마음을 다스리며 호르돈은 모른척 말했다.
"제 딸이 무슨?"
"호르돈님과 따님들은 "사이"가 무척 좋으시지 않습니까?"
"설마 이자가 어제밤에 있었던 일을 알고 있는 것은...?"
"아뇨 그저 평범한 정도 일뿐입니다."
"우후훗. "평범한 정도"?... 인가요? 아아아... 뭐 어쨌든 그렇게 "사이"좋은 따님들이신대 이제 호르돈님이 재상이되셔서 따님들이 흑궁에라도 들어가게 된다면, 많이 외로워지시지 않겠습니까?
호르돈은 애써 당혹감을 억누르며 대답했다.
"아... 예. 그렇게 되겠지요."
그렇다! 눈앞에 놓인 갑작스러운 재상직에 정신이 팔려서 깜빡 놓치고 있던 것이 있었다. 지금까지는 "부상(副相)"이라는 비교적 낮은 지위와, 호르돈이 가문이나 파벌을 형성하고 있지 않았다는 점, 그리고 아이들이 딸이라는 이유로, 리샤나 라샤가 흑궁에 들어가는 것을 피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가 무려 재상이라는 최고위직에 오르게 된다면, 어떻게 해도 그의 아이들이 "흑족(黑族)"이 되는 것을 막을 수 없을 것이었다. 고위 귀족의 상속권을 지닌 적장자는 반드시 흑족의 교육을 받아야만 했고, 이것은 제국의 근간이 되는 철칙중의 철칙이었으니 피할 수 없는 것이었다.
"아니면 일찌감치 결혼이라도 시키실건가요?"
그의 아이들은 딸이니 다른 흑족과 결혼시켜버린다는 편법도 있었다. 하지만 과연 규벌혼이 될것이 뻔한 흑족과의 결혼에서 아이들이 행복해질 수 있을까? 차라리 아이들이 순박한 평민 청년과 눈이 맞아서 야반도주라도 해줬으면 하는 마음이 들 지경이었다. 게다가...
"아아아... 그러고보니 얼마전에 포어겔스공의 큰아들이 칭호를 받고 흑궁에서 나왔다지요?"
바로 이것이다! 도대체 이 미쳐돌아가는 세상에서 어떤 놈을 믿겠는가? 특히나 소위 귀족이라 불리는 놈들은 더더욱. 포어겔스의 아들이라니?... 호르돈의 머리속에서는 순간적으로 탐욕스러운 얼굴의 포어겔스가 라샤를 범하는 모습이 그려지고 말았다. 호르돈은 진저리를 치고 머리속의 악몽을 몰아내며 말했다.
"아마도... 딸들이 집에서 없어지게 된다면, 카이만공의 말씀대로 많이 외로워 질 수밖에 없겠지요. 게다가 그동안 워낙 바빠서 아이들과 함께 있지도 못했던지라..."
"우후훗. 방법이 없진 않습니다만."
호르돈이 움찔 하며 의아한 표정으로 카이만을 바라보자, 카이만은 그 친절해보이는 미소를 만면에 지어보이며, 부드럽고 달콤한 목소리로 말을 이어나갔다.
"작은 딸 리샤아가씨를 저에게 맡겨 주십시오."
맡겨달라니? 그건 무슨소린가? 호르돈은 순간적으로 멍해지고 말았다.
"예? 그것이 무슨 말씀이십니까?"
"이미 아시는지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저에게는 흑궁과 백궁, 그리고 장미궁 외에도 개인적인 교육시설이 있답니다. 아무래도 제가 이런 저런 "교육"들에도 줄이 닿아있다보니, 저의 재량으로 따님을 옮겨 드릴 수 있다는 것이지요."
호르돈은 설마 이 미친작자가 리샤를 황제의 노리개로 만들겠다는 소린가 생각하며 그를 처다보며 말했다.
"외람된 말이지만, 딸아이를 로즈팰리스에 들여보낼 생각은 없습니다."
"아아아... 호르돈님도 참. 성급하기도 하셔라. 저의 개인적인 교육시설이라고 해도, 그건 제국 각지의 인재들을 교육시키는 평범한 학원일뿐이랍니다. 이거 참 저를 어떻게 보고 계시는지 이 카이만 참으로 슬퍼지는군요.
카이만이 우는 흉내를 내며 한탄하자, 호르돈은 황급히 사죄했다.
"아니. 죄송합니다. 그런 뜻으로 한 말이 아니었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아뇨 저의 평소 행실이 낳은 값일지도 모르니, 어쩔 수 없는 노릇이겠지요."
우는 시늉을 끝낸 카이만은 언제 그랬냐는듯이 다시 미소를 지으며 말하기 시작했다.
"로크란과 "토예프"씨에게 듣자하니 따님 리샤아가씨께선 "비스트마스터"의 혈맥을 타고 난 것같더군요."
호르돈은 그건 또 무슨 소린가 하며 혼잣말이라도 하듯이 말했다.
"그런?"
"예 저도 믿기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한번 조사를 해보니 안주인분의 가계쪽에 비스트마스터의 혈맥이 있더군요."
"설마?"
"사실입니다. 믿기지 않으시면 밖에 있는 토예프씨와 함께 확인해 보십시오."
리샤에게 갑작스래 비스트마스터의 혈맥이라니?
"아마 리샤아가씨 본인도 이런 도시속의 좁은 집보다는 저의 학원쪽을 마음에 들어 하실겁니다. 자기자랑 같아서 부끄럽지만 저의 학원은 무척이나 경관도 수려하고 이런 저런 동물도 많으니까요. 게다가 저 나이 또래에는 좋은 교육을 받는것 만큼이나, 아이들끼리 어울리는 것도 중요하답니다."
"으으음..."
그의 말에선 틀린 것도 없었고, 또한 호르돈에게는 별 다른 선택지가 남아 있지도 않았다. 나직하게 신음을 삼키는 호르돈의 귓가에 또 다시 카이만의 달콤한 미성이 흘러들어왔다.
"제 학원에는 여름과 겨울에 각각 2달간의 방학이 있습니다. 아아. 그리고 특별히 리샤양에게는 매달 1박2일씩 이곳에 돌아올 수 있도록 해드리겠습니다.
그의 목소리만큼이나 달콤한 제의였다.
"제 학원이 어떤 곳인지, 물론 외박나온 따님에게서 확인하실 수 있겠지만, 호르돈님께서 직접 학원에 왕림하셔서 확인해보셔도 좋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마음에 들지 않으시다면 언제든지 당장 따님을 데리고 나오셔도 좋습니다."
물론 이것은 카이만이 그를 조종하기 위해 리샤를 볼모로 잡는 것일 수도 있었긴 하지만, 설사 그렇다 해도 호르돈에게 이보다 더 좋은 조건이란 있을 수 없었다. 뭔가, 뭔가가 분명히 감추어져 있었다. 그는 조용히 카이만의 눈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러면... 저에게 바라시는 것은?"
카이만은 분칠한 하얀 얼굴에 가득 친절한 미소를 지어보이며 대답했다.
"무엇을 바라겠습니까? 이 미천한 환관 카이만은, 그저 호르돈님께서 폐하께 충성을 다하고, 제국의 영광과 발전을 위하여 노력하시는대 티끌만큼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랄 뿐입니다.
* * *
제 1 황궁 소드 펠리스 어딘가의 복도 끝에서 발걸음 소리와 함께 한 사람의 모습이 나타났다. 그는 그다지 화려하진 않으나 퍽 고급스러운 관복을 입고 있었고, 특히 그 옷의 왼쪽 가슴팍에는 포효하는 금빛사자의 아가리에 붉은열쇄와 강철검이 교차된체 물려져 있는 문장이 수놓아져 있었다.
그가 바로 몇 일전 레오니아 제국의 재상으로 임명된 "호르돈 도르벤트"였다. 재상이라는 드높은 위치에 걸맞지 않게, 그는 시종 한명도 대동하지 않은체 묵묵히 서류를 바라보며 걷고 있었고, 서류를 든 손의 반대편 어깨에는 두툼한 서류가방을 메고 있었다.
그런 그의 앞에 한 사람의 그림자가 나타났다.
자기 앞에 나타난 인기척을 눈치첸 호르돈은 문득 고개를 들었다가 마치 비명이라도 지르듯이 작게 말했다.
"아! 재. 재상각하!"
볼품없이 삐쩍 마른 노인은 부드럽게 웃으며 대꾸했다.
"각하는 무슨... 이젠 당신께서 각하시지요. 재상."
"아... 아니 그런 말씀 마십시오."
"참으로 바쁘게 일하시는 군요. 보기 좋습니다."
호르돈은 얼굴을 붉히며 대답했다.
"이거참. 각. 아니 재상께는 송구스러울 뿐입니다."
페르데는 왠지 그윽한 눈길로 호르돈을 바라보며 천천히 말했다.
"이 늙은이, 마지막으로 재상께 한말씀 드리고 가겠습니다."
호르돈은 페르데에게 황송스럽다는듯이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
"아. 예 말씀하십시오."
""그 남자"를 조심하십시오."
"예? "그 남자"라니... 누구를?"
재상은 무언가 읽기 힘든 기묘한 눈빛을 보내며 천천히 말했다.
"잘 아시지 않습니까? "그 남자"를... 나도 이젠 그가 누구를 위하여 일하는지 확신하지 못하겠습니다. 내가 당신처럼 젊었을 때부터 나를 돌보아 주었던 사람이었는데도 불구하고 말이지요..."
"..."
"그럼... 안녕히계십시오. 재상."
호르돈은 위대한 노인의 발걸음을 그가 사라질때까지 지켜보았다. 그는 무척이나 초라하고 피곤해보였으나 왠지 그 발걸음은 너무나 가벼워보이기만 했다.
* * *
오늘은 바로 기념일이었다. 호르돈에게는 세상 그 무엇보다도 소중한 가족을 둘씩이나 맞이한 가장 소중한 기념일이었다. 사랑스러운 아내 알레아와 결혼한 날이자, 그 사랑의 결실로 첫딸 라샤가 태어난 날이었다.
이 날에 시간을 내기 위하여 재상의 업무와 세무부 업무의 인수인계로, 하루에 3시간도 채 쉬지 못하며 몇 일째 강행군을 해냈다. 작은딸 리샤가 함께 할수 없었다는 것은 조금 쓸쓸했지만, 그래도 세사람의 가족은 행복으로 가득할 수 있었다.
호르돈이 사랑스러운 딸 라샤의 생일을 위하여 준비한 선물은 무척이나 특별한 것이었다.
라샤는 얼굴에 장미빛 홍조를 띤체 침대위에 두장의 커다란 실크 손수건을 깔아놓고서는 그위에 앉아 천천히 몸을 뉘였다.
그가 다가서자 라샤는 부끄러운듯 배시시 미소를 지으며 가슴을 가리고 있던 두팔을 활짝 펴고 부드럽게 아버지의 몸을 감싸안았다. 그러자 뜨겁게 달구어진 사나이의 가슴이 가녀린 처녀의 유방에 와닿았다.
이미 발딱 선 유두가 두 사람의 움직임에 맞추어 사나이의 가슴에 부드러운 호선을 긋고 있었다. 그는 천천히 몸을 기울여 사랑스러운 딸에게 입맞춤 했다.
"아버..."
무언가 말을 하려던 소녀는 자신의 입술을 감싸는 감촉에 몽롱하게 미소지으며 할 말을 잃어버렸다. 그리곤 소녀의 부드러운 혓바닥이 그의 입속으로 스며들어와 이리 저리 더듬으며 헤메이다, 마침내 임자를 만난듯 사내의 두툼한 혓바닥과 엉켜가고 있었다.
호르돈은 사랑스러운 딸의 초록색 눈동자를 바라보며 천천히 딸의 몸속으로 자신의 몸을 넣기 시작했다. 그녀의 가장 소중한 부분은 이미 촉촉히 젖어있었고 그의 움직임에 맞추어 부드럽게 두 다리를 벌려주고 있었다.
소녀의 속살을 천천히 파고들어가던 그는 귀두 끝에 느껴지는 이물감에 멈칫했다. 하지만 소녀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아버지의 두눈을 바라보며 살짝 고개를 끄떡거렸다. 소녀의 초록색 눈동자는 이미 촉촉하게 젖어 있었고, 그 눈동자가 무언가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는 것은 그 누구라도 알 수 있을만했다.
사내는 딸의 몸을 꼬옥 끌어안으며 천천히 천천히 그녀의 자그마한 몸속으로 함몰되어 들어갔다.
"아아아아... 아아..."
고통으로 살짝 찡그린 소녀의 얼굴에서는 분명 고통을 가볍게 넘어서는 환희가 깃들어 있었다.
"아아... 드디어 나도 아버님의 여자가 된거야."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는 아버지의 눈길에는 살짝 근심이 묻어 있엇다. 그런 그의 모습에 부드럽게 미소지으며 말했다.
"아버님. 괜찮으니까... 조금 더... 저를 가져주세요."
아버님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기에, 천천히 움직이는 그의 움직임에 동반하는 통증따위는 그녀에겐 오히려 행복하다는 증거와 같은 것이었다.
"아아아... 아버님... 아버님... 사랑... 사랑해요..."
그의 움직임에 따라 몸부림치며 소녀는 쉴세없이 속삭였다. 그녀의 비둘기울음소리와같은 신음소리와 아버님에대한 사랑고백이 달콤하게 그의 귓가를 적셔왔고, 그의 움직임은 조금씩 더 거세어져만 갔다.
"후욱. 후욱. 후욱 후우욱."
사나이의 거친 신음소리와 함께 그의 숨이 뜨겁게 소녀의 얼굴에 와닿았다. 소녀는 아버지의 냄새에 마치 중독되버릴 것같았다.
"아아아아..."
그리고 그가 미친듯이 몸부림치며 경련하자, 소녀는 자신의 가장 소중한 곳 깊숙히 자리잡은 자궁에 뜨거운 것이 부딪혀 흘러내리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녀에겐 이것이 바로 그가 그녀를 사랑한다는 증거처럼 여겨지고 있었다.
그렇게 두 사람이 하나가 된체 쓰러진지 한참이 지났다.
침대에서 몸을 일으킨 호르돈은 라샤가 얼굴을 빨갛게 붉히며 부끄러운 표정으로 내미는 물건을 바라보았다. 그것은 다름 아닌 빨간 처녀혈이 묻어있는 손수건 이었다.
"생일선물... 인가...?"
생각해며 호르돈은 손수건을 받아 침대 머리맡에 놓았다. 라샤는 처녀혈이 묻은 다른 한장의 손수건을 고이접고 있었는데, 그 표정이 너무나 행복해 보였다.
"그래. 내가 이 아이의 행복을 지켜주고 말테다! 우리 가족의 행복, 아니 이 제국까지도 반드시 지켜내고 말테다! 내 힘으로 내 두 손으로 잘못된 모든것을 고쳐버리고 말테다! 모든것을 올바르게 만들고 말테다!"
호르돈의 눈동자속에는 어느새, 그가 생애동안 단 한 번도 보인적 없었던 기묘한 광채가 서려 있었다. 그것은 마치 어떤 광기와도 같은 것 이었다...
===================
1부 끝입니다.
솔직히 까놓고 말해, 제글 정말 징그럽게 인기도 없군요.
추천이나 덧글은 비율적으로 봐서 그럭저럭이지만, 조회수는 정말 무참할 정도고...
하여간 상태가 완전 메롱~ 하니까 언제든지 속시원하게 접을 수 있다는 점이 편하긴 하네요.
물론 아직 써야할 부분이 남아 있으니 계속 쓰긴 할것같습니다.
(뭐 아직은 쓰고 싶기도 하고...)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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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 2016-08-1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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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명 | 황진이-19금 성인놀이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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