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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문의 운명 - 에필로그 ← 고화질 다운로드    토렌트로 검색하기
16-08-24 23:29 468회 0건
가문의 운명 에필로그

원래 써 놓은 에필로그가 있었지만, 너무 냉정하고 차가운 것 같아 새로 씁니다.

--

6개월 후.

하단우는 겨우 병원에서 나왔다.

흙더미에 깔려 있는 동안 뇌구조에 무슨 변화가 생겼는지, 어쨌는지는 잘 몰라도 , 뇌에서 생성되던 어떤 효소가 더 이상 생산되지 않게 되어 단우의 근무력증은 더 이상 진전되지 않게 되었다.

그래서 그는 지팡이는 짚고 다닐 수 있을 정도로 회복이 되었고, 아마 평생 그렇게 살아야 할 것 같다.

단우가 병원에서 나왔을 때 놀랍게도 하단영이 눈앞에 서 있었다 . 그녀는 배가 좀 나와 있었다.

"누나!"

하단우는 놀라지 않을 수 없다.

하단영이 대답했다. "살아는 있으니 다행이다."

단우는 누나가 임신이라니 믿을 수가 없었다. 분명히 누난 불임이라고 알고 있는데?

"어떻게 된 일이냐고? 지성이면 감천이라더라. 해변가에 펜션을 세우고 거기 놀러왔던 중국 화가와 하룻밤을 잤는데 애가 들어섰지."

"..."

"하늘이 주신 아이이니 떼라 마라 이런 소리는 하지 마라. 내 애니까."

"그러면 혼자 이 아이를 키울 생각이야?"
"그러면 네가 키워 주려고? 몸도 제대로 못 가누는 네가 내 애를 키워? 너는 네 일이나 잘 하면 돼."

"하지만..." "일단 집으로 가자."

단영은 차에 단우를 태웠다.

단영의 뱃속에 있는 아기가 자신의 아기임을 단우는 평생 알지 못할 것이고 알아야 할 필요도 없다.

일단 정자를 구한 이상 난자를 구하는 것은 크게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 단영은 자궁은 건강하니 기증된 난자를 이용하여 인공수정을 했던 것이다.

이런 이야기를 단우가 알 이유는 없다. 운명적으로 결국은 단우는 단영의 아이에게 대를 잇게 될 테니까.
--

강남, 이만국 회장의 옛집.

이강준은 방안에서 만화를 보고 있었다.

병원에서 갑자기 정신을 차린 강준은 5세 이전의 일은 하나도 기억하지 못한다. 본의 아니게 단우가 강준의 법적 후견인이 되어 있었고, 병원에 있던 터라 지금까지 돌보지 못하다가 이제서야 집에 온 것이다.

"강준아 있니?"
"강준이 있다!" 이강준은 아이처럼 뛰어왔다.

아직 강준의 지능검사를 하지 못했지만, 치료만 하면 3-4년 후에는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때 방 안에서 배가 상당히 부른 가오리가 나왔다.

"안뇬하세요?" 그녀는 한국말이 꽤 늘은 것 같았다.
"안녕하세요." 단우와 단영은 인사를 했다.

--
단영이 만든 오무라이스로 단우, 단영, 강준, 가오리는 저녁식사를 하고 있었다. 오무라이스는 아이들도 좋아하고 일본인도 좋아하니 괜찮은 음식이다.

강준은 자신의 동정을 가져간 단영도, 자기 아이를 밴 가오리도 전혀 인식을 못하고 있다. 다만 이상하게도 그다지 가까이 지내지도 않았던 단우만은 인식을 하고 있었다.

"단우 형, 먹자." 강준은 아이처럼 말했다.
단우는 "응" 이라 대답했다. 이 때 가오리의 전화가 울렸다.

"모시모시.."

그녀는 강준이 더 이상 일본말을 알아듣지 못한다는 것을 안다. 그래서 모두가 있는데도 일본어로 니이가타에 있는 할아버지와 통화하고 있었다

"잘 있었냐?" 마사히토가 말했다.

"네, 할아버지."
"내일 나는 니이가타 시장에게서 감사패를 증정받는다. 니이가타 지역방송국에서 나를 소재로 한 특집극이 만들어진다는구나."
"저는 못 가요."

"알고 있다. 인생이란 게 참 묘한 것이야. 나는 마츠나가 미츠루를 망치려고 애썼는데 너는 마츠나가 야스토시(이강준)의 아내 비슷하게 됐으니 말이다."

"아키하바라에서 코스프레 하는 것보단 이게 나아요."

그렇다. 가오리는 임신 사실을 안 후, 그냥 아이를 떼어 버리기에는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고, 서울에 연락을 했었다.

하지만 연락이 되는 사람은 하단우 뿐이었다.

하단우의 설득으로 그녀는 강준을 돌보는 대신 적지 않은 돈을 받게 되었던 것이다.

"그래.. 내가 모든 비자금을 찾아 냈다면 너는 거기 있지 않겠지. 나와 마츠나가 미츠루(이만국)와의 게임은 비긴 것 같구나."

마사히토는 전화를 끊었다. 일이 이렇게 될 줄 알았다면 그렇게 미츠루를 몰아세우지는 않았을 텐데.

---

하단우는 연락을 받고 다섯 고모들과 만나고 있었다. 하승관 전 총리의 다섯 딸들은 합작해서 그와 이만국 부녀를 치려고 광분했었다. 그 후 6개월이 지났다.

"지금은 괜찮으냐?" 의산병원 부원장 사모인 막내고모가 물었다.
"덕분에요. 왜 나를 보자는 겁니까 ? 하씨 종가는 내가 문을 닫았습니다. 더 이상 당신들을 볼 일은 없을 텐데요?"

"미안하다는 말을 하고 싶어서다." 정 의원 부인인 큰고모가 말했다.

"가문이 없어졌으니 당신들은 나와 남입니다 . 미안하고 말고 할 것도 없어요. 내게 남은 돈이 있나 해서 이러시는가 본데, 그건 내 돈이 아닙니다."

내 돈은 아니다. 하지만, 이만국의 재산을 관리할 사람이 누가 있는가? 다섯 살짜리 지능으로 돌아간 강준이가 관리할 건가? 아직 법적으로 나는 이강혜의 남편이다. 내가 관리해야지.

"자네 아내를 빨리 나오게 내가 부탁해 보겠다. " 최 변호사 부인인 둘째 고모가 말했다. 하지만 그는 대답했다. "잘못한 건 죄값을 치뤄야 모든 원한이 풀립니다 . 당신들과 우리는 무관하니 다시는 보지 맙시다."

하단우는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우리들의 연줄이 더 이상 필요 없단 말이야?"
"하씨 가문은 끝났습니다. 그러니 당신들끼리 잘 먹고 잘 사세요."

하단우는 그들과 더 이상 같이 앉아 있을 필요를 느끼지 않았다.

==

청주 여자 교도소.

이강혜는 국가반역죄, 테러죄, 살인죄, 뇌물죄 등 여러 가지 죄로 구속되었다. 그리고 재판을 받아 25년형을 언도받고 항소 중에 있었다.

그녀와 아버지는 구조되는 순간 구속되어, 하단우와는 달리 경찰병원으로 후송되었다.

아버지가 1심 판결이 나던 날 아침, 급사했다는 소식을 들은 지 한 달이 되었다. 아버지의 죽음은 자살은 아니었지만, 아버지는 재산을 그녀와 강준이에게 물려주려고 죽으려 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아버지의 재산 거의 다는 추징되어 일부는 마사히토의 고발에 따라 니이가타 시로 귀속되었고, 엘링턴 호텔과 하씨 종가, 하가 골프장 등도 모두 매각되었다.

다만 이만국의 비밀게좌 중 마사히토가 찾아내지 못한 몇 개가 남아 있어, 이것으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고 그 관리인은 그나마 유일하게 활동할 수 있는 하단우가 될 수밖에 없다.

면회실이다.

하단우가 나타났다. "오랫만이야. 이제야 몸이 회복되어서 찾아올 수 있었어."
"..." 이강혜는 말 없이 하단우를 쳐다보고 있다.
"내게 할 말 없어?"
"나도 사람이야. 네게 할 말이 있으면 안 되는 거 아니야?"

"송화수 교수를 매일같이 설득하고 있어. 송 교수가 단종이라고 주장하는 자와 서울대 도병기 석좌교수 사이의 대화를 녹취해서 , 광릉 폭발에는 초자연적 현상이 있었다는 증거를 제시했으니 장릉 폭발도 빠져나갈 수 있어. 살인죄도 증거 불충분으로 빠져 나갈 수 있고."


"나는 솔직히 네가 나를 버리고 갈 줄 알았어. 나와 아빠가 저지른 행동들을 생각해 보았을 때 너를 볼 낯도 없었고."

하단우는 대답했다 . "우리 가문은 한번 거둔 사람은 버리지 않아."

"후회는 안 되니? 그래도 신혼인데 나는 여기 들어와 있고 , 너 혼자 외로와서 말이지."

"괜찮아. 이미 이 길로 가기로 했으니까. 참. 누나 임신했어."
"뭐? 단영 누나가?"

하단영에게는 강혜가 지은 죄가 있다.

"당분간 강준이 집에서 모두 다같이 살기로 했어."

"그러면..."

"강준이가 제정신을 찾을 때까진 내가 강준이의 보호자가 되어야 겠지. 싫어?"
"..." 그녀가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나는 내 가문을 버린 대신 당신 가문을 이은 거야. 내게 고마와해야 하지 않겠어?"
"그건..."

"당신은 나 때문에 이렇게 되었다고 생각하겠지만 나와 우리 가문의 음덕으로 형통ㅤㅎㅒㅆ다는 생각을 잊지 말아야 해. 나를 원망해도 좋고 욕해도 좋지만, 이것도 다 당신 가문의 운명인 거야."

하단우는 이 말을 마쳤다. 강혜는 입을 열려고 햇지만, 교도관이 나타나 "면회 끝" 이라고 말했다.

"또 올께."

이강혜는 돌아 나가는 하단우의 모습을 보며 비감에 젖었다.

그녀는 그 몰래 피임약을 먹고 있었다. 하씨 종가의 대를 이을 생각 같은 건 전혀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 당분간은 대를 이으려고 해도 그럴 수 없을 것이다. 감형이 되더라도 적어도 10년은 이곳에 있어야 한다.

하씨 종가를 이용해서 상류층에 들어가려던 그녀의 계획은 실패했다. 왜 실패했을까? 너무 욕심이 많아서였을까, 아니면 아버지와 그녀의 죄 때문이었을까?

그녀는 머리가 복잡했다. 미쳐 버릴 것만 같다. 하지만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데에 10년은 너무 짧을 지도 모른다.

--

서울로 올라가는 찻 속.

하단우는 옛날 하가 골프장이 있던 자리를 지나가고 있었다.

이제는 선영도 시설도 모두 철거되고, 실버타운이 들어선다고 들었다.

그는 마지막으로 그곳에서 조상에게 예를 올렸다. 이 때 그의 옆에 하중경이 나타났다. 광릉 이후 처음인 것이다.

"잘 있었나, 종손?"
"예."
" 왜 가문을 폐쇄하기로 결정했나?"
"하은선이 원하는 건 가문의 종말이지 내 목숨은 아니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지요."
"... 그건 그랬지만, 나는 놀랐네. 노산군이 없었다면 자네를 죽이고 내가 자네 안으로 들어갔을 거야."
"뭐든지 환난을 끊으려면 환난의 뿌리가 사라져야 합니다. 제가 살려면 가문을 버려야 했습니다."

단우는 바지를 벗어 하중경의 앞에 그의 불알을 보여 주었다. 불알 밑에는 상처가 있었다.

"흙 속에 묻혀 있었을 때에 불알에 좀 상처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감염이 일어나, 부고환과 정관을 모두 제거했습니다."
"그러면... "
"예. 전 더 이상 자식을 만들지 못합니다. 그래서 가문을 폐쇄할 수 있던 겁니다."

하중경은 껄껄 웃었다.

"자네는 고지식해서 융통성이 없군 그래. "
"네?"
"가문이 끊어졌다면 내가 왜 이 자리에 있겠나? 한번 생각해 보게나."

중경은 단우의 앞에서 사라졌다. 이제 다시는 단우를 볼 일이 없을 것이다. 단우는 가문과는 상관 없다고 이미 말했으니까.

하단우는 그저 멍 하니 앞만 쳐다보았다.
---

이강준의 집.

단영은 혼자 티비를 보고 있었다.

"문화산책" 에서는 미국 뉴욕으로 돌아간 전기형이 신작 "죽음의 천사"를 공개해서 뉴욕 화랑에서 주목을 끌었다는 꼭지가 나오고 있었다.

이젠 전기형에겐 어떤 감정도 느껴지지 않는다. 오직 뱃속의 아이만 생각할 뿐이었다.

이 때 갑자기 티비가 꺼졌다. 그리고 누군가가 나타났다.

"안녕?"
하중경은 단영 앞에 처음으로 나타난다. 그래서 모를 수밖에 없었다.

"누구시지요? 유령인가요?"

"내가 누군지는 단우에게 물으면 잘 알게 될 거야. 하씨 가문의 대를 이어 줘서 너무 고마와."

"...." 그녀는 놀라 말을 하지 못했다. 중경은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아이를 낳으면 반드시 하경중이라고 이름을 지어라."

"당신은..."

중경은 단영의 치마 안으로 들어갔고, 그녀의 팬티를 뚫고 들어가 자궁 속으로 향했다.

하씨 가문을 다시 일으킨 건 단우도 단영도 아닌, 나 하중경이다. 그러니 내가 하씨 가문의 주인이 되는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닌가?

중경은 단영 뱃속에 있는 태아의 몸으로 들어가기 직전 마지막으로 미소를 지었다. 하씨 가문의 운명은 이대로 끝나는 게 아니야. 나로 인해 다시 시작하는 것이지.

(전편 완결)

---

끝이 좀 싱거운 것 같기도 하지만, 원래는 모두 다 죽고 단영만 살아남는다는 결론이었습니다.

그러니 그나마 이 정도도 해피엔딩인 것 같습니다.

단우의 불임은 기획 때부터 생각해 둔 것이었습니다. 하씨 가문의 대가 끊어지면 더 이상 하단영이 날뛰지 못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원래는 단우가 자기 불알을 자르는 장면을 생각했지만, 이만국이 그렇게 했기 때문에 다시 사용할 수는 없었습니다.

끝까지 제 설을 응원해 주신 당근삼개 님과 여러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이제 새 설로 찾아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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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2016-08-11
접속일 2024-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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