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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예 메이드 프린세스 -왕녀 사냥꾼- - 3부9장 ← 고화질 다운로드    토렌트로 검색하기
16-08-24 23:22 475회 0건
* * *

알제르 기사단을 추격하던 세리오트들은 드디어 차가운 늪이 있는 곳에 도착했다. 그리고 차가운 늪 건너편에 로제스와 알제르 기사단이 진형을 짜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아무래도 그들은 이 좁은 곳에서 전투를 벌일 생각으로 진을 짠 것이었다. 확실히 적은 수의 병력으로 다수의 병력을 상대하려면 이런 좁은 곳이 제격이다.

‘하지만 왠지 놈들의 수가 적어보이는데... 역시나 매복이?’

디레나가 속으로 그렇게 생각하고 눈 덮힌 협곡의 양 절벽을 바라보자 역시나 인기척이 있는 것을 보아 그들이 매복해 있는 것이 확실했다. 디레나는 그것을 파악하고 세리오트에게 말했다.

“세리오트님, 적들 중 몇몇이 매복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군요. 확실히 여기라면 함정을 파 놓기 좋은 곳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선택은 두 가지다. 뒤로 후퇴하여 함정을 벗어나느냐, 아니면 오히려 돌격하여 함정을 피함과 동시에 적들을 박살내느냐. 어차피 이쪽은 병력수도 많고 기사단의 실력도 뛰어나다. 로제스 황태자가 보여준 무용이 생각났지만 이쪽에는 세리오트가 있다는 생각을 해 보자면 당연히 돌격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세리오트님, 이 참에 녀석들의 함정을 피하면서 돌격대형으로 동시에 녀석들을 쓸어버리지요.”

“좋아요, 알겠습니다. 전군! 돌격대형으로!”

세리오트가 디레나의 말을 수용하고 발큐리어스 뱅가드에게 돌격대형으로 진을 짜고 함정을 피하도록 했다.

와아아아아!!

세리오트의 명에 따라 여러명의 발큐리어스 기사단이 하나의 송곳이 되어 로제스들에게 돌격했다. 그러자 양 절벽에 숨어있던 알제르 기사단이 일제히 나서서 화살을 퍼부었다.

슈슈슛~ 슈슈슛~

적지 않은 수의 화살들이 바람을 가르며 발큐리아스 뱅가드에게 날아 들었지만 각 양쪽의 기사들이 방패로 진을 형성하며 돌격하던 탓에 시원치 않은 효과가 나왔다. 화살들은 맥없이 방패나 다른 바위같은 데에 맞으며 맥없이 떨어졌다.

두두두두두!!

이제 300m 정도면 로제스의 방어진에 부딪치며 한바탕 전투가 벌어진다. 로제스의 방어진은 보기에도 딱 허술해 보이는 것이 발큐리아스 기사단의 송곳돌격진형에 무참하게 짖밟히게 될 것이다. 조금 걱정이 되었던 지금 땅을 딛고 있는 차가운 늪도 아까전 디레나의 말 대로 추운 날씨로 인하여 완전히 꽁꽁 얼어붙어 아무런 문제 없는 평지나 다름 없었다.

그때, 로제스는 회심의 미소를 짓더니 뒤를 돌아보며 크게 외쳤다.

“에리나, 지금이다!”

그러자 알제르 기사단의 뒤에 있어 보이지 않았던 에리나가 이마에 땀을 흘리면서 무언가를 중얼중얼 하다가 외쳤다.

“&^%^%$.... 그리하여 고대에 맺어진 맹약에 따라 이프리트여, 나의 적을 멸살하라! 볼케이노 블래스트!”

에리나가 마법주문을 외우자 순간 대지가 흔들리면서 양 옆의 절벽이 뜨겁게 달궈지기 시작했다. 마치 모닥불 위에 조약돌이 달구어지듯이 발큐리아스 뱅가드의 양 옆에 있던 절벽들이 뜨겁게 달궈졌고, 동시에 그들이 딛고 서 있었던 얼어붙은 차가운 늪도 순식간에 뜨겁게 달아올랐다. 차가운 얼음이 뜨거운 끓는 물 속에 들어가면 바로 형체도 없이 녹아내리듯, 얼어붙은 차가운 늪도 순식간에 녹아 함정으로서의 제 기능을 되찾은 것이다.

로제스는 이 함정을 준비하기 위해 마법의 천재이며 대마법사인 황금의 마법왕녀 에리나에게 부탁하여 얼어붙은 차가운 늪을 녹여달라고 하였다. 하지만 이것은 본래대로 하면 자연의 법칙을 거스를 정도의 힘든 일이었지만 에리나는 장시간에 걸친 마법주문을 완성하여 이를 가능하게 하였다. 물론 에리나가 긴 주문을 외울 시간을 벌어야 했기에 그 시간은 알제르 기사단이 벌기로 하였고 그게 바로 발큐리아스 뱅가드를 농락했던 마초계 작전이었던 것이다.

히히히히힝!!

이미 차가운 늪은 순식간에 제 기능을 발휘하며 세리오트와 발큐리아스 기사단원들을 집어 삼키기 시작했다. 그녀들이 타고 온 말들은 이미 몸통의 반 이상이 늪에 먹혀 말들이 본능적으로 죽음의 비명을 질렀고, 발큐리아스 기사단들은 서둘러서 늪 지대를 벗어나려 했지만 차가운 늪의 범위가 워낙에 넓었던 터라 늪을 벗어나는 것은 불가능했다.

타앗!

그때 세리오트가 등에 차고 있던 아이시클 소드를 늪에 꽃고 일부를 얼리고는 그것을 발판삼아 재빠르게 로제스가 있는 쪽으로 달려들었다.

“로제스!”

분노로 격하게 떨리는 목소리로 세리오트는 로제스에게 달려들었지만 로제스 역시 검을 빼들어 세리오트의 일격을 막았다.

채앵!

로제스는 다부진 자세로 세리오트의 무거운 중검을 여유있게 막아내더니 말했다.

“괜찮겠어? 세리오트 누나, 이대로 가다가는 누나의 부하들이 전원 목숨을 잃게 된다고.”

“그 전에 네 녀석의 목숨 하나 정도는 끊어놓아 길동무로 해주겠다!”

세리오트가 그렇게 말하면서 로제스에게 계속 검을 휘두르려 하자 로제스가 말했다.

“하지만, 나 하고 내기를 하면 누나와 누나의 부하들의 목숨을 살려줄게. 약속할 수 있어.”

“!?”

살릴 수 있는 방법이 있단 말인가? 세리오트는 그렇게 속으로 물었지만 이내 생각이 미쳤다. 그렇다. 애초에 이런 함정을 발동시킬수 있었던 것은 로제스 쪽에 에리나라는 마법사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에리나라면 어떻게든 차가운 늪의 기능을 정지시키고 차가운 늪에서 목숨을 잃을 발큐리아스 뱅가드의 운명을 구해줄 것이다.

“자, 어떡할 거야? 단순히 나와 내기에 응해주면 살려줄게, 할 거야 말 거야?”

분명 무슨 꿍꿍이인지는 모르겠지만 로제스가 걸고 나온 것은 발큐리아스 기사단의 항복선언이 아니라 자신과의 내기었다. 일단 내기에만 응해주면 발큐리아스 기사단의 목숨을 살려 줄수 있기에 세리오트는 일말의 주저함 없이 말했다.

“하겠다. 내기에 응하겠다. 그러니 살려다오. 내 부하들을.”

세리오트의 말에 로제스는 웃으며 에리나에게 신호를 보내자 에리나는 다시 역으로 빙결계 마법을 외우며 차가운 늪을 다시 얼려버렸다. 차가운 늪은 다시 원래대로 얼어붙으려 하면서 질척질척한 진흙으로 변했다.

“자, 네가 원하는 내기라는 것이 뭐지?”

세리오트들이 땅을 딛고 있는 곳은 아직 차가운 늪이었기에 생사여탈권은 로제스가 가지고 있다. 이제와서 내기를 안 하고 도망간다는 것은 그녀가 가지고 있던 기사도 정신에 위배되는 것이기도 하였기에 세리오트는 진지하게 내기에 대한 내용을 물었다.

“간단해, 누나와 내가 일대일로 검술대련을 하는 거지. 그래서 결투에서 진 쪽이 이기는 쪽의 요구를 들어주는 거야.”

로제스의 내기는 의외로 간단했다. 그리고 조건이 좋았다. 일대일로 대결을 한다. 그리고 이기는 쪽이 요구사항을 걸면 진 쪽이 들어준다. 어차피 차가운 늪의 함정에 걸려 선택의 여지가 없었던 세리오트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물에 빠진 자기를 누군가가 구해주고 그 누군가가 지고있던 봇따리를 순순히 자신에게 넘겨받는 꼴이었다. 세리오트는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그러면 먼저 세리오트 누나의 요구를 들어볼까?”

로제스가 세리오트에게 결투에서 이겼을 경우의 요구를 묻자 세리오트는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

“내가 원하는 것은 단 한가지 우리가 이기면 우리 발큐리아스 뱅가드를 무사히 제니오디 왕국으로 철수 할 때까지 추격을 멈춰주기를 바란다.”

“잠시만 세리오트님...”

“...”

비교적 단순하고도 간단한 요구여서 구사일생으로 구조되어 세리오트의 옆에선 디레나가 조금 더 요구를 건네려고 한 마디 거들려 했지만 세리오트의 무언의 압박에 그만 말을 거두었다. 지금 발큐리아스 뱅가드는 지금 상황에서는 엄연히 포로의 입장, 기사도를 숭배하는 세리오트 입장에서는 비굴한 자세를 보이지 않고 무인다운 단순하고도 절실한 요구사항을 말했다.

“괜찮겠어? 나는 더더욱 심한 요구를 할 텐데. 좀 더 원하는 요구를 말해도 좋아. 나는 누나네들이 기겁할 만한 요구를 말할 꺼니까.”

로제스는 세리오트의 단순한 요구에 좀 더 강력한 요구를 제촉했지만 세리오트는 방금 말한 요구만으로 충분하다는 눈빛을 보였다. 하는 수 없이 로제스가 세리오트의 요구에 하나를 더 추가해 들어주기로 했다.

“좋아. 누나 말대로 누나가 나에게 이기면 우리 알제르 기사단은 발큐리아스 뱅가드들을 상처하나 없이 풀어주고 물러나도록 하겠어. 여기에 또 하나 조건을 걸어보자면 요즘 제니오디 왕국의 제정이 심각하다는 것을 알고 있어. 그러니까 내가 직접 황제폐하께 말씀드려 제니오디 왕국을 흉년이 끝나는 날까지 무상으로 지원하도록 할께.“

“!!”

그야말로 충격적인 조건이었다. 목숨을 구해주는 것 뿐만 아니라 국가적인 차원에서 제정적으로 도와주겠다는 말을 하다니, 도대체 이런 조건을 내 걸어서 로제스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로제스가 말한 것 또한 제니오디 왕국에게 꼭 필요한 것이었다. 더구나 제국의 지원을 받으면 더 이상 마적질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에 세리오트는 깊게 고개를 숙이고 말했다.

“그래준다면 너무나도 감사한 말이다. 만일 내가 이기게 되어 제국의 지원을 받게 된다면 기꺼이 당신에게 고마움을 표시하지. 이후 발큐리아스 기사단은 마적질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도 하겠다.”

“하하하, 그런데 이 요구는 누나가 나에게 이겼을 경우에 한한 것이고 이제 내가 원하는 요구를 말할게.”

그러고 보니 아직 로제스가 이겼을 경우에 대한 요구가 나오질 않았다. 세리오트는 다시 고개를 들고 로제스의 요구를 물었다.

“그렇군. 아직 내가 이긴다는 보장도 없는데 무례함을 저질렀군. 네가 이겼을 경우의 요구를 말해다오.”

그러자 로제스는 시커먼 속내가 들어있는 듯한 미소를 짓더니 말했다.

“그러면 내가 이겼을 경우를 말하지. 내가 누나에게 이겼을 경우 세리오트누나는 나의 전속 노예 메이드가 되어야 하고 노예 메이드가 되기 위한 과정을 완수해야 한다. 또한 발큐리아스 기사단은 전원 하나도 빠짐없이 알제르 기사단의 신부가 된다.”

“!!!”

로제스가 말한 내용 역시 터무니 없는 것이었다. 앞에 말한 노예 메이드가 뭔지는 모르겠지만 뒤에 말한 발큐리아스 기사단원 전원이 알제르 기사단원의 신부가 된다는 이야기를 유추하자면 발큐리아스 기사단을 알제르 기사단에 편입시키겠다는 말이고 이 말은 즉 제니오디 왕국의 주 병력을 완전히 없에겠다는 말이다.
게다가 신부라는 말을 했지만 저 알제르 기사단의 난봉꾼 같은 기질을 보자면 성노예 생활을 해야 한다는 뜻일 것이다.

“왜 요구를 들어보니까 결투가 하기 싫어졌어?”

“아니, 나는 이길 자신 있고 다만 너의 요구가 예상밖이어서 그랬던 것이다.”

세리오트는 로제스에게 잠시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말하고 발큐리아스 뱅가드가 있는 곳으로 돌아갔다. 자기 자신에게만 한정된 요구라면 몰라도 자신의 결투에 다른 이들의 운명마저 걸려있다면 당사자들과 상의하는 것이 보통이다. 함께 돌아온 디레나는 아르트제 제국의 사람도 아니면서 노예 메이드에 대한 이야기를 어떡게 알고 있는지 필사적으로 세리오트를 말리기 시작했다.

“세리오트님, 지금의 요구는 들어줄 수 없습니다. 세리오트님이 저 남자의 노예 메이드가 된다니 게다가 발큐리아스 뱅가드가 알제르 기사단에 편입되면서 저놈들의 신부가 되야한다는 말을 했지만 바꿔 말하자면 노예가 되어야 한다는 말이잖습니까?”

그때 세리오트는 차가운 눈빛으로 디레나를 바라 보며 말했다.

“디레나 부단장. 디레나 부단장은 지금 내가 저 남자에게 질 것으로 가정하고 말을 하시는군요.”

그러자 디레나는 고개를 절래절래 저었다.

“그렇지 않습니다. 저 역시 세리오트님의 무용을 잘 알고 있고 세리오트님의 승리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하지만 이런 말도 안 되는 조건을 우리에게도 내 건 것을 보니 무언가 비겁한 꿍꿍이가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 분명 우리가 이기게 되면 우리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고 그대로 늪 속에 묻어버릴 것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세리오트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제국이 우리 제니오디 왕국을 지원해 주겠다고 한다면 이 결투를 받아 드려야 합니다. 또한 나는 저 로제스라는 황태자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생각되지 않아요.”

로제스라는 남자아이는 보기에 개구쟁이처럼 생기고 어제도 신출귀몰하게 나타나 발큐리아스 뱅가드를 농락했지만 무언가 진정성이 깃든 눈빛을 하고 있었다. 한명의 무인으로서의 승부에 대한 열망, 그것이 바로 그에게도 있었고 세리오트에게도 있었다. 저번 호수위에서의 전투도 그가 보여준 것이 다가 아니었을 것이다. 세리오트는 방금 전 로제스와 대화를 하면서 그것을 확인해 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는 설령 로제스의 숨은 실력이 엄청나다 하더라도 이길 자신이 있었다. 자신이 가진 마법검 아이시클 소드의 위력을 알고 있고 자신이 이제껏 갈고 닦은 실력을 믿었다.

우선 세리오트는 자신의 부하들인 발큐리아스 뱅가드들의 의견을 들었다.

“발큐리아스 제군들. 미안하지만 이번 승부에 제군들의 운명이 걸리게 되어 버렸다. 만에 하나 내가 지게 된다면 제군들은 저 알제르 기사단에 편입되게 될 것이고 앞으로의 운명을 장담할 수 없게 된다. 때문에 나는 제군들의 의견을 듣고 싶다.”

세리오트의 말에 발큐리아스 기사단들은 제각자 의견을 내 놓았다.

“세리오트 단장님의 실력은 우리가 더 잘 알고 있습니다.”

“맞습니다. 세리오트님은 저 남자 따위에게 지지 않습니다.”

발큐리아스 뱅가드의 단원들이 의심없는 마음으로 하나같이 세리오트의 승리를 지지하자 세리오트는 큰 감명을 받았다.

“고맙다. 너희들이 나를 이렇게나 믿어주니 꼭 이기고야 말겠다.”

세리오트는 로제스의 결투에 임할 것으로 마음을 정하고 다시 로제스가 있는 쪽으로 향했다.

* * *

세리오트는 입고 있는 중갑을 벗어 던지고 로제스에게 향했다. 세리오트는 발큐리아스 기사단이 입고 있던 살색많은 슬링 비키니가 아니라 그냥 마상용 가죽옷을 입고 있었지만, 그 가죽옷으로도 세리오트의 몸매가 얼마나 훌륭한지 로제스는 알게 되었다.
특히나 가장 두드러지는 것이 세리오트의 거대한 유방이었다. 저번에 봤을때도 그녀의 유방이 상당한 거유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갑옷을 벗은 모습을 직접 보니 그 크기가 짐작이 갔다. 아마도 평소에는 격렬한 기사활동을 위해 가슴을 압박해 놓았을 텐데도 저 정도 크기라면 도대체 얼마나 유방이 큰지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

로제스는 그렇게 세리오트의 갑옷을 벗은 자태를 보면서 가슴속의 욕망과 야망이 타오르는 것을 느꼈다.

“이제야 할 마음이 생긴 건가?”

로제스가 묻자 세리오트가 답했다.

“물론이다. 하지만 확인해 볼 것이 있는데 만일 내가 이겼는데 너희들이 내기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을 경우는 어떡할 거지?”

디레나의 말처럼 세리오트 역시 내기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을 경우를 묻자 로제스가 말했다.

“그럴 줄 알고 준비한 것이 있지.”

그렇게 말하던 로제스는 쿠테일이 준 에메랄드의 소환반지를 내보이면서 쿠테일을 불렀다.

"쿠테일!“

번쩍!

그러자 아무것도 없는 허공에서 아공간과 연결된 마법진이 생성되더니 그 안에서 기다란 녹발의 알몸의 미녀가 튀어나왔다. 바로 로제스와 계약을 맺은 서큐버스 쿠테일이었다.
쿠테일은 사뿐히 로제스의 곁으로 내려오더니 세리오트에게 말했다.

“안녕, 기사아가씨. 나는 쿠테일이라고 해. 방금 내기에 대한 약속이행껀에 대해서는 내가 말해줄게.”

그렇게 말한 쿠테일은 허공에 손을 내 저어 아공간에서 무언가의 가죽피를 꺼내어 놓았다.

“기사아가씨. 이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어?”

쿠테일이 손에 든 가죽피를 팔랑거리며 흔들어보자 세리오트는 유심히 그 가죽피를 바라보다가 외쳤다.

“설마... 기가노스의 맹세?”

기가노스의 맹세, 전에 로제스가 에리나와 대결을 벌여 이기고 에리나를 노예 메이드로 만들 때 썼던 물건이다. 이 기가노스의 맹세에는 주술적인 힘이 깃들었기에 맹세를 한 당사자들이 무슨 일이 있더라도 약속을 이행하도록 강제를 하도록 한다.

“정답, 아가씨는 제니오디 왕국의 왕녀이고 로제스는 아르트제 제국의 황태자지. 각자 신들의 아버지 기가노스의 피를 이어 받았으니 기가노스의 맹세는 문제없이 적용될 거야. 어때.”

쿠테일의 말을 들은 세리오트는 이제야 로제스의 말을 믿은 듯 결투에 대한 투지를 불태웠다. 그리고 쿠테일의 주관하에 두 사람이 기가노스의 맹세에 두고 서약의식을 했다. 이로서 두 사람 중 누군가 이기게 된다면 진 사람은 이긴 사람의 요구를 무슨 일이 있더라도 들어줘야 한다.

“이정도 까지 하면 알겠다. 로제스 황태자. 조금이라도 당신의 말을 의심한 것을 사과하지. 자 그럼 결투를 진행했으면 하는데.”

세리오트는 한시라도 빨리 결투를 시작하고 싶은지 마법검 아이시클 소드를 빼 들고 자세를 취했다.

“좋아, 그러면 흥미진진한 결투를 시작하자고.”

* * *

서로 간 거리를 재면서 탐색전을 하다가 먼저 선공한 것은 세리오트였다. 세리오트는 아이시클 소드를 들어 자세를 취한 후 아이시클 소드로 찌르기를 하였다.

샥~

무거운 중검이면서도 날카롭게 바람을 찢는 소리와 함께 들어온 아이시클 소드는 분명 위협적이었지만 로제스는 가볍게 몸을 틀어 피한 후에 바로 카운터로 검을 휘둘렀다.

챙! 챙! 챙!

세리오트는 빠르게 검을 회수해 로제스의 검을 막았지만, 로제스는 이어서 연격술로 검을 휘두르며 세리오트을 압박해 나갔다. 로제스가 들고 있는 검은 세리오트의 아이시클 소드와는 달리 그저 평범한 검이었다. 로제스가 직접 고른 검 답게 튼튼하면서도 유연한 제질의 강철로 만든 검이었지만 한 제국의 황태자가 들기에는 조금 없어 보이기도 한 물건이었다. 하지만 명필은 붓을 탓하지 않듯이 로제스는 뛰어난 검술로 검의 성능차이를 커버하면서 서서히 세리오트의 검격을 막아내며 승기를 잡아 나갔다.

‘역시 저 대검이 마법검으로서 무게에 대한 딜레이는 주지 않아도, 부피에 대한 딜레이까지 줄여주지는 않는 모양이군.’

세리오트의 마법검 아이시클 소드는 분명 소유주가 무게를 느끼지 못하게 하는 마법이 걸려 있지만 어쨌거나 종류는 대검이었다. 대검은 검신의 길이도 길고 검의 면적도 높아서 다 수의 무언가를 파괴하기에는 효율이 좋지만 부피가 크기에 공기의 저항을 받아 휘두를 때 속도가 떨어질 수 밖에 없었다. 반면 로제스가 가지고 있는 평범한 검은 한손검과 양손검을 병행하여 쓸 수 있는 바스타드 소드로서 일정한 길이에 일정한 면적의 검이었고, 로제스는 박투술을 이용한 검술을 익혔기에 검을 휘두를 때에는 쾌검술을 이용하여 검을 휘둘렀다.
비유를 하자면 세리오트는 가위바위보 게임을 할 때 모든 것을 감싸 파괴하는 ‘보’를 낸 상태이고 로제스는 날렵하게 하나만 파괴하는 ‘가위’를 낸 상태로 게임을 하고 있는 셈이었다.

한편, 양 쪽의 국가에 대한 운명이 걸려있는 대결을 알제르 기사단과 발큐리아스 기사단들은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지켜보고 있었다. 그때, 두 사람의 대결을 지켜보던 알제르 기사단 중 막내급의 단원이 대결을 지켜보던 중 같이 대결을 지켜보던 그래드에게 걱정스레 물었다.

“그래드 중단장님, 만일 로제스 저하가 지게 되면 어쩌지요?”

그러자 그래드는 무한한 신뢰가 담긴 말로 중얼거렸다.

“걱정하지마라. 절대로라는 말은 쓰면 안 되는 것이지만 대상이 로제스 저하이니 만큼 쓰겠다. 로제스 저하는 이긴다. 반드시...”

“그래. 저 로제스 황태자가 진다는 것은 솔직히 상상이 안가. 그리고 그것을 증명해 줄꺼다.”

옆에 같이 있던 딘저도 옆에서 두 사람의 결투준비를 지켜보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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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예... 음...

간만에 두 편을 연달아 올렸건만 떡신은 없습니다. 그래도 이게 다 스토리진행을 위해서인 만큼 이해해 주시겠지요?^^ (이해 못하시겠다면 울겁니다...ㅠㅠ)

에리나편이 너무 짧게 끝이 난것이 마음에 안들어서 이번에는 길게 써 봤는데 생각으로 정한 양보다 더 많게 써버리게 되었군요. 덕분에 스토리가 질질 끌리는 느낌이...

판타지이니 만큼 기사단전에 대해 묘사해 보고 싶어서 이렇게 글을 썼지만 역시 힘듭니다. (제가 좋아하는 것은 일대일로 싸우는 이능력자 배틀물이라서 이런 집단전투묘사는 처음입니다.)

곧 있으면 세리오트가 함락될듯 하니 계속 지켜봐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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