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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4 23:20 557회 0건
최수현....

그 이름은 우리동네 아니 우리 읍을 필두로 인근 지역에선 자타공인 악녀, 마녀, 개또라이, 미친개 등의 다양한 수식어가 따라다닐 정도로 악명높은 이름이다.

어느정도냐고?

최수현이 초딩 2학년일때, 말안듣는다고 같은 학년 남자애 하나를 잡아서 온몸을 묶은 후 대추나무에 묶어 놓고 근처 밭에서 퍼온 거름을 부어놓은적이 있었다.

그녀석은 반나절이 지나 밭주인이 제초제 뿌리러왔다 발견되어 병원에 실려가 무려 한달동안 똥독을 빼느라 생고생을 해야 했다
문젠
두려움에 떨던 초딩2학년이 말문을 닫아버린것

누가 한 소행인지 몰라 전전긍긍하다가 그녀석이 초등학교 6학년이 되자 최수현보다 키가 커졌고 커진 키를 믿고 최수현이 했던 악행(?)을 퍼트리고 다니며 도전장을 내면서 소문이 났고

그 후 그녀석은 벌거벗겨진 채 운동장 그네에 묶여 밤새 흔들렸다고한다.

그녀의 악행은 중학교 들어서면서 거의 극에 달했다

동네 껌좀씹고 면도칼좀 뱉는 애들을 규합하더니만 일단 만만한 중학교 남학생들에게 용돈을 상납받기 시작했고
세가 커지자 읍내에서 가장 큰 규모의 일진 서클을 형성하기에 이르렀다

때는 바야흐로 2009년 가을. 최수현이 중학교 3학년 이었고 당시 읍내에서 인근 면소재지, 각 동네마다 최수현네 패거리는 한두명씩 존재하거나 예닐곱명씩 존재할 정도로 엄청난 규모로 성장했고
이꼴을 보다못한 읍내 여상 서클인 "연기십공주(어떤사람들은 연기 씹공주라 부르기도..)" 서클이 대대적으로 최수현네 서클애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최수현이 총애하는 고1 나미애(...고삐리도 최수현 똘마니가 꽤많았다)라는 아이가 이빨이 3개가 부러지고 브래지어가 벗겨진 채 읍내 교육청사거리 전봇대에 매달리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경찰이 가해자인 연기 십공주 중 3공주를 잡아들였지만 미성년자라서 훈방조치를 해버렸는데
훈방조치되어 나오는 3공주앞에 최수현과 심복 3명이 나타났다

그자리에서 강력본드 한통을 들이붓고 두들겨 팬 후 가지고 온 쌀겨를 뿌린 후 유유히 사라졌는데....

당시 피해를 입은 3공주 중 한명은 볼에 붙은 쌀겨를 제거하느라 서울에 있는 대학병원까지 가야만 했다.

최수현은 "수현클럽"이란 이름으로 서클을 조직하여 활동한 정황은 확실했지만 패거리 중 5명이 내가 했다 라며 자수를 하자 직접가담을 했냐 안했냐로 읍내가 시끌시끌했는데
당시 경찰서 앞에서 경비를 보던 의경이 최수현을 지목, 결국 최수현은 소년과로 넘어가 조사를 받고 말았다

헌데.........문제는 그때부터 였다.

어찌된 영문인지 모르겠지만 하루가 채 지나지않아 피해자였던 삼공주 전원이 최수현은 가담하지않았다며 극구 부인을 했고 삼공주네 엄마아빠들도 딸은 그저 지나가는 아이들과 싸움이 붙었을뿐 이란 말을 할뿐이었다.

결국 최수현은 풀려났고 대신 5명의 최수현네 패거리만 소년원으로 갔다.

이런 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지역유지들도 은근히 최수현네 아버지를 괴롭히기 시작하자 최수현네 아버지는 최수현을 서울에 있는 큰 오빠에게 올려보냈고 사태는 잠잠해지는 듯 했다

하.지.만

서울로 갔던 최수현이 4개월만에 고향으로 돌아오고야 말았다!

큰오빠집으로 갔던 최수현은 거의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뺨치는 눈물 청순 연기로 가뜩이나 동생을 예뻐하는 오빠의 심금을 자극했고, 당시 판사로 재직중이던 큰오빠는
자신을 집안의 대들보로 믿고 적극적으로 의견청취를 해주던 아버지에게

"수현이 같이 착하고 심지곧은아이가 그럴리가없음 내 판사로써 보장함 땅땅땅!" 이라며 집으로 돌려보냈고
최수현네 아버지는 큰아들의 의견에 따라 다시 수현이를 집안으로 불러들이고야 말았다

이른바
연기군의 오픈더 헬게이트...

의외로 최수현이 내려오고나서 중학교를 졸업할때까지 아무런 일이 생기지않았다
최수현네 수현클럽도 해체하여 사라지고 최수현이 고등학교에 진학할때까진 그 누구도 수현클럽이 다시 일어서리라고 생각조차 못하던시간이었다

짧은 평화는 잠시

고등학교에 진학하고 의외로 우수한 성적으로 여고에 들어간 수현이는 순식간에 여고 짱들을 제압해버렸다

전설로 전해지지만, 당시 연기여고 2,3학년 짱은 연기로드웨이라는 폭주클럽의 애인이던 구영희라는 2학년과 인근 논산 패밀리파 라는 폭주&껄렁양아치패의 애인 겸 부두목(?)역할을 하던 김주나 라는 3학년이었는데
최수현은 입학 첫날 구영희네 반으로 쳐들어가 잠자던 구영희의 얼굴을 묵사발을 내곤 그상태로 3학년 교실로 이동, 김주나 반으로 직격하여 점심도시락을 뺏어먹고있떤 구영희를 의자로 까서 기절시켜서 여고 짱이 되었다
물론
구영희의 애인이던 연기로드웨이의 짱이 학교앞에서 진을 치고 최수현을 다구리 놓으려 했는데.................

연기 로드웨이의 12대 오토바이를 애워싼건...최수현의 수현클럽 아이들이었다

12대의 오토바이 중 11대가 그자리에서 반파되었고 모조리 여고 담벼락 밑에 빤스만 입고 쓰러져 한참후 출동한 경찰과 119에 실려 병원에 후송되었다고한다.

그 얘기를 들은 논산 패밀리파는 오토바이를 돌려 그대로 논산으로 후퇴했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하지만 그 후 뚜렷하게 최수현이 직접 아이들을 괴롭히거나 갈궜다는 "증거"는 없었다
다만

당시 여상이나 종합고등학교 여자애들을 데리고 놀거나 심지어 강간을 하던 동네 양야치들이 벌거벗겨진 채 파출소나 경찰서 앞에 버려지는 일이 잦아졌다는것 정도?

다만....

우리들 기억의 최수현은 중학교 시절이 악다구니 넘치던 최수현....

그 최수현이...나와..혼약따위를..맺게될줄이야

아니아니..
지금 그게 문제가 아니다

...............
7시까지...나오라고....어윽.........

6시가 다되어 간다
이를어쩌나....................................................................

방안을 맴돌던 내 뇌리에 기가 막힌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방앗간은 일단 외진곳에 있었고 방앗간 뒤는 묘지가 즐비했다
7시면 대충 어둑어둑하니깐..
난 자전거를 타고 후다닥 방앗간쪽으로 향했다

땅거미지는 저녁하늘은 예쁘지만 방앗간근처로 달리는 내 자전거는 처량했다.

자전거를 방앗간 뒤 나무 그루터기 근처에 쓰러트려 놓고 난 방앗간뒷산으로 올라갔다

이곳엔 속칭 처녀무덤이란게 있는데
왜 그런 말을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무덤에서 잠을 자거나 밤늦게 이 무덤 근처를 지날때 안좋은 일이 많이 생겼다고 한다
뭐 개뿔 그런건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얘기.

난 처녀무덤 주변 나무에 걸린 하얀색, 붉은색 천들을 몇개 걷어냈다

왜 이런게 무덤주변에 있는지 모르겠지만, 동네 무당이 늘 저걸 손질하고 돌본다 했다.

몇개를 걷어내고 뒤돌아서려는데

커업

"헙"

난 내 뒤에 서있는 왠 여자를 발견했다

"허...억..."
어스름한 저녁무렵의 석양을 등진 여자
난 그상태로 땅바닥에 주저앉았다

날내려다보는 여자

".............................."

"헙...헉...헙......"

난 된소리만 계속 토해냈다

"...이동네사니?"

"네? 아네......"

응? 목소리가 예쁘다...

"...................이시간에 여기서 뭐해?"

"네? 아 저기....."

아씨방..뭐라하지...

".....씨방? 흠...여기서...왜 그걸 걷어내고 있는거야?"

"네? 아..아뇨..."

그순간 여자가 내쪽으로 얼굴을 들이민다

"....너..이름이 뭐야?"

난 꽤 고분고분하게 대답했다

"네? 이..이성민이요"

"...........네 본은 어디니?"

"네?"

"....너...전의이씨야?"

"네?"

"맞겠군...얼굴도 비슷하고...................흠.......나이가 몇이야?"

"어...18이요...."

"호오........그래?"

여자의 미소가 왠지 섬뜩한기분이 든다

"..이성민...18세...좋아.."

뭐가좋다는거지?

"...누굴 기다리니?"

"네?"

"누굴기다리고 있냐고"

"아니..저기..저기 아래 방앗간에서..누굴 좀만나기로....."

"...어디..강릉최씨네 딸이구나?"

응?

"네?"

"...오늘 여기서 만나기로한 처자가..강릉최씨아냐?"

...수연이가 강릉최씨인건 모르겠지만...

"에..걔가 최씨는 최씬데..."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든다
...

이여자가..어찌..그걸..알지?

"........그렇구나...그랬어.."
물끄러미 동네쪽을 바라본다

"...............내려가거들랑......이걸 꼭 품에 지니고 있어"

그녀의 손에서 하얀색 반지하나가 나온다

"네?"

"....이걸 꼭 가지고 있으라고...꼭..반드시"

서늘한 눈빛
난 그 눈빛이 무서워 덜덜거리면서반지를 받았다

"....그리고......."

날 바라본다

".............전의 이씨 후손아.......여기서 널만난건..어쩌면 하늘이 내게 준 마지막 기회일지도 몰라...부디..사람맘 아프게 하지말고..약속은 꼭 지키고......정의로워도 되지않으니깐..네 신념은 지키고 살렴"

그리고 그녀의 눈빛을 감당못하고 고개숙인 내가 다시 고개를 들었을 무렵
그녀는 그자리에 없었다................

솔직히 이게 뭔 상황인지도 모르겠고 어느새 시계를 보니 7시10분이 넘어버려서 난 손에 든 천쪼가리를 어찌할지 고민하다 무덤주변에 내팽개치고 조심조심 미끄러지지않게 언덕 밑 방앗간으로 향했다

방앗간뒷문쪽으로 내려가니 이미 두런두런하는 말소리가 들린다
난 발걸음을 조심조심 옮겨 옆으로 돌아갔다

"...언니..어떻게 하려고 그래요?"

"몰라.."

"그런데..왜 오라고 했어요?"

"모른다니깐"

"누군진 알아요?"

"어 알어. 얼굴이 갸름하고 생긴건 멀쑥한데 하는 짓은 영 샌님이야"

"그니깐 그 형부될 사람이..생긴건 괘안타 그거죠?"

".........어디서 형부야 이년아!"

짝 하는 뺨때리는 소리
헉..........

"죄..죄송해요"

"아우 씨발..진짜..아빤 무슨생각인거야..지금이 니미 조선시대냐구!!!!!!!!!!!!!"

방앗간문을 걷어찬다
그 소리에 놀라 난 "헉" 하는 소리를 내고말았다

"응? 누구야!"

어떤 여자애가 옆으로 온다

"어? 언니! 여기 와있는데요?"

"뭐?"

으으..최수현이 다가온다

"야! 이새끼가.."

버럭 욕부터 하는 최수현

어....
................
어스름한 멀리 동네 불빛을 등뒤로 스쿠터 전조등을 배경으로 서있는 늘씬한 여자애
...

팔짱을 끼고 날 보는 여자애

...어디서 본 얼굴인데..에이 최수현이니까 알겠지..싶지만..흠....

".............................단도직입적으로...니미..내가 니 여자가 될꺼라 생각하지마 그리고..."

뭔가를 휙 던진다

"..........난 이 반지랑 같은 짝을 가진 사람아니면 졸라 기구한 운명이 될꺼라고 우리 할머니가 그랬거등? 졸라 어이없는 얘기긴 한데, 내 씨발 여지껏 연애질함서 느낀건, 너같은 개새끼들..사내새끼들은 내몸만 먹으려 들지 씨발 날 이해하려 들진않는다는거야. 너도 씨발 날 보면서 좆꼴리고 그런거아냐? 암튼...난 너따위...엉?"

갑자기 최수현이 날 보고 눈이 휘둥그레진다

그리고....

난 내 오른쪽 호주머니에서 빛이 새어나와 내몸을 휘감고 돌아 최수현에게 빛이 날아가는걸 봤다

이...이게..뭐여........

"꺄악꺄악"

소리지르는 여자애들
어떤년은 스쿠터에 시동을걸려다가 스쿠터를 넘어트리곤 달아나기 시작했고
한년은 바닥을 질질기다가 겨우겨우 몸을 일으켜 달아난다

"가..같이가 이년들아!"

최수현이 놀라 엉덩방아를 찧고 주저앉아있다가 달아나는 애들을 보고소리쳤다

그리고............................................

하얀 빛.

눈앞이 온통 하얗다
그리고

어느틈엔가 내 손엔 하얀 반지가 끼워져 있다

어디지 여긴? 뭐지?

주변을 둘러보는데
하얀 공간에 나와 쓰러져있는 여자애 하나가 보인다

...최수현?

조심조심 다가가니..어깨가 조금씩 움직이는걸로 봐선....숨을 쉬는것같다
난 쪼그리고 앉은 채 최수현의 어깨를 검지손가락으로 살짝 눌렀다
반응이없다

다시 한번.......
꾹 누르는데 갑자기 벌떡 하고 일어난다

"아 씨발!"

진짜 순식간에 벌떡일어난 최수현이 왼발을 뒤로 오른발은 앞으로 한 채 왼손은 허리어름에, 오른손은 명치근방에 손날을 세운체 두리번거린다

"뭐........뭐야!"

날보는 그녀

"어........어........"

"야 새꺄 여기는 뭐야?"

당황한 그녀
그녀보다 더 당황한 나

"니미 씨발여기가 어디냐고!"

"나.....나도 몰라......."

그때였다

"..왔느냐.."

어딘가에서 울리는소리

"왔구나...강릉최씨와 전의 이씨의 아해들아.."

울리는 소리
왠지 머릿속에서 울리는기분이다

"이씨발누구야!"

순간 목소리의 주인공이 당황한듯하다

"..................강릉최씨의 아해야.."

"뭐?"

"...너말이다..........."

"왜 씨발"

"입이 거칠구나...네 살아생전 그리조신했거늘....."

한숨이다
왠지 좀 웃음이 난다
그렇다고 최수현앞에서 쪼갤수도없고..........
온몸에 힘을주고 있는데 대뜸 최수현이 날본다

"이새끼..너 웃으려고 했지?"

"아..아니"

난 얼굴이 벌개진채 수현이 시선을 피해 고개를 절래절래저었다

"....너희는 300년만에 만난 인연이다.....300년전 이루지못한 소망을 이루기 위해...강릉최씨의 혼과 전의이씨 후손의 혼을 내 여기서 맺어주리니..."

"뭐라는겨 씨발!"

"........너희들은 앞으로 혼례를 이룰수있도록 서로간의 정을쌓고 잃어버린 기억을 되찾도록하여라...또한.."

무언가 툭 하고 내 앞과 최수현 앞에 떨어진다

"...이건 강릉최씨의 아해와 전의이씨 아해가 앞으로 풀어야할 너희의 과거다...하나씩 이룰때마다...서책이 얇아질것이다..허나....................."

뜸을 들이는 목소리

"..이루지 못할시...........너희는 이전 너희의 삶처럼 홀로 독야쳥청 살다 흰옷을 입고 죽을 것이며...쓸쓸히 세상을 떠돌다 객사할것이다..."

이씨방 뭐라고 저주를..

"저..저기..요.."

"............."

"..........그..그니깐...꼭..쟤랑....혼인을..그..해야..한다는..겁니까?"

"................너흰 그런 운명이다"

"..저기..실례지만..누구세요?"

웃음소리

"............전의이씨의 아해야"

"네?"

"..........네 집 사랑채 주춧돌 밑의 하얀 차돌을 들어보면 알게될터이다.."

그리고 난 꿈에서깬것 처럼 몽롱함속에서 정신을 차렸다

내 앞에 쓰러져있는 최수현

.......

뭐.....뭐지?

...시계를 봤다

7시..20분?

아니.........꼴랑..10분지났어?

"끄응..."

머리를 흔들며 깨어나는 최수현

날 바라본다

"꺄악!"

갑자기 소릴지르더니 냅다 일어나 동네쪽으로 달린다
.......

아 씨발...뭐냐구.........이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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