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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4 23:18 568회 0건

* 내용을 더 추가했습니다.



검령



제 1 부




하늘은 곧 매서운 칼비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아트에겐 생각할 겨를조차 없었다. 그러나 살고자하는 본능이 아트의 발걸음을 이끌었다. 옆에 떨어져 고슴도치가 되어있는 제코의 시신안쪽으로 도망쳤다. 제코는 등을 90도로 구부린채 굳어 죽어있었는데 제코의 몸안쪽으로 피하여 아카네의 검세례를 피할 요령이었다.

투둑! 투두둑! 투둑! 투둑!

아트의 짐작대로 아카네의 검은 제코의 등에만 꽂힐뿐 등안쪽에 숨은 아트에겐 조금의 영향도 미치지 않았다. 꿰뚫리지 않을까.. 도 생각했지만 다행이도 옷속에 껴입은 제코의 앞갑옷이 꿰뚫는 검을 막아주고 있다. 등뒤쪽에 찬 등갑옷은 꿰뚫렸지만 앞갑옷까지는 아직인것이다.

허나 제코의 앞갑옷만을 의지할순 없었다. 이것역시 연이어 퍼붇는 아카네의 다령(多翎)의 포화에 못이겨 언제든지 꿰뚫릴 여지가 충분했기 때문이다.

단순히 목숨만 연장하고 있는것이다.

아트는.

" 어떻게든 .. 이 난국을 돌파해야 된다 ... 허나 왕령(王翎)으로 빼앗은 저 여자의 왼팔로는 .. 자해하려는 저 오른팔막기용으로밖에 쓸수없다 .... 음 ........? "

또다시 찾아온 기회인가. 아니면 불운인가.

저멀리 또다른 남정네가 등장한다. 제코와 비슷한 체격에 키다. 하지만 장발의 남자다. 그는 와이셔츠만 두른 정장차림에 두손을 호주머니에 꼽고있었다. 허릿춤엔 검이 매달려 있었고 말이다.

이 남자가 보기엔 현 상황은 "우" 가문의 여 검령사가 "하" 가문의 제코를 죽이고 "씽" 가문의 마지막 검령사인 아트를 죽이려 하고있었다.

"재밌군 .. 어처구니없어 .. 협정을 깨트리다니 . "

남자의 말에 아카네는 그쪽을 바라본다. 기억은 잘 나지않지만 저 남자도 "하" 가문 사람이다.

"아니, 아니다! 내가 깬것이 아닌.......... 아니, 그전에 감시자는 원래 각 가문당 한명의 검령사가.. 아닌가 ? 오호라.. 그래. 그랬어! 애초부터 협정을 지킬 생각이... 없었구나! 너희는 두명이었으니까..!"

아카네는 외친다. 그 말에 남자는 장발머리를 글적이며.

"아니, 협정은 깨트리지 않았다. 나역시 "하" 가문의 사람이지만 "검령사"는 아니니까. 각 가문당 한명의 검령사라 했으니 .. 나는 제외지."

그의 대답에 아트는 의아해한다. 방금 아카네가 쓴 검령을 보았을텐데 저리 태연히 행동할수 있나? 라는 생각이다. 만약 일반인이라면 아무리 가문의 사람이라 할지라도 숨는게 당연했다. 검을 찬걸보니 검사이긴 검사인듯한데 검령사가 아니라면 ...

개죽음밖에 당하지 않는다.

검령을 쓰는 검령사와 일반 검사의 차이는 하늘과 땅차이였으니까.

" 무슨 배짱으로 ... "

아트는 생각한다.

아트가 보기엔 저 남자의 행동은 간이 배밖으로 나온 행동이다. 목숨이 열개이상 붙어있지 않는 이상.

"흥! 검령사가 아니다 ...? 너, "하" 가문의 남자! 그 말이 ... 지금 어떤걸 "의미"하는지 아나?"

"죽음이겠지 .... "

남자가 말한다.

아카네는 하! 웃으며 하늘을 쳐다본다. 하늘위에 떠있는 수천자루의 검이, 지상위의 장발 남자를 향한다. 그대로 푸슛! 쏘아지는 쇠빛의 장대비다.

장발 남자는 하늘 위에 수많은 점들이 쏟아져내려옴을 본다. 그 상태에서 다시 아카네를 향해 시선을 돌린후 한발 한발 앞으로 발걸음을 내딪는다.

"단칼에 .. 베어주지."

일순, 장발 남자의 발걸음이 빨라진다. 하늘위에 검들은 쏟아지고 있다. 금방이라도 꼬챙이가 되 죽을것 같았다. 허나 피한다. 마치 검들의 낙하위치를 훤히 꿰뚫고 있다는듯이 사방에서 내려오는 검들을 한끝차이로 피해내며 앞으로 향해오고 있다.

"제아무리 무한의 검이라 불리오는 다령(多翎)일지라도 맞지않으면 의미가 없지."

장발 남자는 알고있었다. 다령(多翎)의 취약점을 말이다.

다령(多翎)이란 압도적인 수의 칼날로 적을 제압하는 검령. 그러나 검이 착지할 지점을 정하는건 하늘 위에서 떨궈지기 직전이다. 일단 하늘 위에서 떨궈지고나면 착지지점을 바꿀수 없다. 그렇기에 피할수 있다. 아까 검이 떨어지는걸 하늘을 바라봐 확인후, 착지지점을 전부 알아내버렸으니까.

수천 자루의 검들의 궤적을 알아버렸으니까.

하지만 이건 말로는 쉽지 사실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

그렇기에 아카네는 이점이 약점이라고 털끝만큼 생각치도 않았었다.

그러나 이 남자였기에 가능했다.

"하" 가문의 검령사는 아니었지만 "하" 가문의 천재 일류검사라 불리오는 "멘토" 였으니까. 멘토는 30대 후반의 나이로 검의 궁극을 보았다 전해지는 "전설"이었다.

이 전설은 가문내 비밀로 붙여졌기에, 아카네가 이 전설을 알턱이 없었다.

"검령을 쓸줄아는 검령사들은 생각하지 .. 늘 자신은 특별하다고 말야 .. 그렇기에 늘 게을리하지 .. 기본적인 것들을 .. 오로지 검령의 기술에만 의존하지. 하지만 ... 그 검령사를 깨트리기 위해 노력으로 .. 올라온 검사도 있다."

멘토가 말한다. 그 말이 아주 가깝게 들리는 다섯걸음 차다. 아카네와의 걸음이 불과 다섯걸음차..!

아카네는 당황한다. 다섯걸음 차이에서 다령(多翎)을 떨어트릴수 없다. 자칫하다 자신도 죽을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제 순수 검술실력만 남았는데 그것도 쓸수없다. 왜냐하면 자신의 단도를 든 오른팔을 왕령(王翎)의 지배하에 빠진 왼팔이 막고있으니까.

"으윽!"

아카네는 기겁한다. 장발 남정네의 시선이 자신의 얼굴을 싸늘히 바라보고 있다. 아직 발톱도 드러내지 않은 장발 남자 앞에 아카네는 마음이 무너지고 있다.

"이길수 없다" 와 "이제 죽을거야!" 라는 생각이 그녀의 머릿속을 뒤덮었다.

스릉 - .

멘토의 허릿춤에서 검이 뽑혀져 나오고 있었다. 처음엔 느릿 뽑혀지던 검이 반쯤 뽑혀지자 사라졌다. 순식간에 아카네의 목을 취하기위해 달려든것이다. 날카로운 발톱을 드러낸것이다. 범이 초식동물을 사냥할때 조금의 틈도 주지않듯이 멘토의 검이 그러했다.

아카네는 두눈을 질끈 감았다.

얌전히 죽음을 기다리기 위해서가 아닌,

자신이 죽어가는 모습을 보지않기 위해. 또 너무 무서워 볼수 없었기에 .


그러나 ,


까앙!

멘토의 검면을 쳐내는 소리가 들린다. 화들짝 놀라 눈을 떠보니 그곳엔, 자신의 오른팔에 든 단도가 멘토의 검면을 쳐내고 있었다. 상황이 이해되지 않았다. 허나 자신의 오른팔을 붙들고있는 왼팔을 보니 이해가 됬다. 저 씽 가문의 은발남자가 자신의 왼팔을 조종해 자길 살린것이다.

" 어째서? "

라는 의문이 들었지만 물을 여유는 없다.

한편 멘토는 자신의 검면을 쳐낸 저 여자에 의아함을 느꼈다.

" 내 검을 눈을 감고 받아쳐내 ? 진심을 담아 휘두른 검은 아니었으나 .. 속(速)을 담아친 검이다. 결코 눈을 감고 받아칠 검이 아니었다. "

하지만 그녀는 눈을 감고 자신의 검을 받아쳤다. (아트가 아카네의 왼팔을 움직여 받아친건 몰랐다.)

"흥미롭군. 그렇다면 .. 이것역시 막아낼수 있겠는가?"

멘토의 말에 아카네의 왼팔이 그녀의 오른팔에 들고있던 단도를 빼앗아 쥔다. 동시에 제코의 시신밑에 움크려 기회를 엿봤던 아트역시 뛰쳐나온다. 저 아카네란 여인도 위험했지만 저 장발남자가 더 위험해보였기에 아카네를 살리고 같이 싸울 속셈이었다.

멘토는 옆에서 뛰쳐 달려오는 아트를 보고 알아챈다.

" 왕령(王翎)으로 저 여인의 팔을 조종한건가 .. 그렇다면 눈을 감고 내 검을 받아친 연유는 알았다. 하지만 재밌군 .. 저 사내가 그정도의 경지였던가 ? 누군가 검술을 가르친것도 아닐텐데 ..? 남의 팔을 조종해 내 첫검을 막다니.. "

멘토는 아카네보다 아트란 남자에게 흥미가 돌았다. 금새 발걸음을 틀어 자신을 향해 달려드는 아트를 향해 움직였다.

"씽 가문의 새파란 꼬마여 .. 얼만큼 성장했는지가 궁금하구나 ..! 넌 필시 우리 가문과 "우" 가문을 원망코 있겠지? 한번 보여봐라! 너의 각오를..!"

멘토의 검이 소리를 지운채 달려드는 아트의 머릿통을 향해 휘둘러진다. 속(速)에 기반한 빠른 쾌(快)였다. 아트는 왼편으로 사선을 그으며 오는 멘토의 검날을 보았다. 아트는 그의 검을 가까스로 막아 튕겨낸다. 하지만 튕긴 충격으로 아트는 좌우로 갸우뚱 거렸다.

이틈을, 놓치지않고 멘토의 검이 다시한번 휘둘러진다. 그러나 검의 사용처는 아트의 머릿통이 아닌, 등뒤에 달려드는 아카네의 단도를 막기위해 쓰여졌다.

까앙 !

"쳇.. 방해하지마라. 계집."

멘토는 싸늘히 일갈하며 그대로 아카네의 복부를 발로 걷어찬다. 그녀는 쿨럭거리며 멀찍감치 뒤로 나뒹군다. 잠깐동안은 재기불능 상태가 된 아카네를 확인후 멘토는 다시금 뒤를 돌았다. 그러자 그가 본것은 자신의 눈동자와 초근접한 아트의 검끝이다. 재빨리 오른 눈꺼풀을 감으며 비스듬히 피했으나 미세히 스쳤다. 검은 동공에 빗금이 쳐지며 핏방울이 송글송글 맺혀났다.

"검사의 기본도 모르는 이 비열한 자식! 등뒤를 치려하다니!"

멘토는 일순 화가 치밀어올랐다. 적의 등뒤를 치는건 비열한 짓이라 배워왔던 멘토라 아트의 행태는 용납할수 없던 것이다.

멘토의 검은 용서없이 아트의 오른팍 가슴을 쳐냈다. 아트는 두 눈위에 느낌표를 치켜뜨며 베어진 자신의 가슴을 보았다. 아팠다. 살갗이 벗겨진 느낌에 아트는 고통스러웠지만 다행히 깊지 않다. 흉터는 남겠지만 피를 토하며 쓰러질 정도는 아니다.

아트는 일단 뒤로 물러서 열걸음차로 멘토와의 발폭을 벌렸다.

"하아.. 하아.."

아트의 신음에.

"잠깐 .. "씽" 가문의 검령사에 환상을 가졌던 모양이구나. 검사의 기본정도는 알고있으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아니었군.. 네놈은 그저 검령을 손에 얻은 나부랭이에 지나지 않아.. 분에 맞지도 않은 .. 신의 재물을 찬것뿐. 이제.. 회수하겠다."

멘토는 말한다. 동시에 아트가 재정비를 할틈도 없이 발을 바삐 놀렸다.

그러나 일순, 멘토의 오른쪽 시야가 이상했다. 뜬금없이 왼편을 보고 있다. 아트를 응시해야할 시야가 엉뚱한데로 옴겨진 것이다. 하지만 읽고있었다.

자신의 오른쪽 눈이 살짝 베어질때 이 눈은 이미 자신의 것이 아님을.

그렇기에 아까부터 오른눈으로 보기를 포기하고 왼쪽 눈으로 사물을 바라봄을 연습했다. 1분도 안되는 연습시간이었지만 이 연습시간만으로도 아트를 베낼수 있다.

한편 아트는. 달려드는 멘토를 보며 한쪽 입을 이죽거렸다.

"검사의.. 기본도 모른다 ..? 적의 등뒤를 치는건 비겁하다 ..? 그렇다면 너희는 어떻게 설명할거지.. 비열하게 두 가문이 힘을 합치어 동맹관계였던 우리 "씽" 가문을 뒷통수 친건... 그건 비겁이 아닌가 ?! 검사의 기본도 모르는건 바로 네 놈이다 !!!!!!!!!!!!!!!!!!!!!!!!!!!!!!!!!!"

울부짖으며 , 아트의 검역시 달려드는 멘토를 베기위해 달려든다.

늑대와,

사자가.

서로를 물어뜯기위해.


.
.




푸학 !

먼저 베어진 소리가 아니었다 .

이것은 . 멘토의 오른쪽 동공이 밖으로 돌출되 빠져나온 소리.

그 고통에 아주 잠깐 신경을 쓴 멘토는.

아트의 일격에 가슴팍이 꿰뚫린다.

"쿨럭!"

.
.

이렇게까지 응용할지 몰랐다. 이 중요한 순간때 오른쪽 눈을 뽑아내 자신의 고통을 극대화시켜 이 중요한 순간의 집중도를 흐트릴지는..

결국 자신의 이목을 뺏은 아트의 승리였다.

멘토는 오른손에 든 검을 떨군다. "하" 가문의 일류검사가 검을 놓은것이다.

그는 포옹하듯 아트의 품안에 쓰러져있다. 그는 피끓는 목소리로 묻는다.

"너.... 이름은 ...?"

그의 물음에, 아트는.

울먹거리며 외친다.

"나는! 씽 가문의 마지막 검령사 "아트"다!"

"그래 .. 훌륭하군 . 하지만 ... 우리 가문의 남은 검령사들은 ... 너보다 더.. 훌륭하다... 나는.. 일개 검사에.. 지나지 않으나 ... 남은 검령사들은 .. 나보다 .. 훨씬 강하다 .... 아마 .. 네놈을 치러 먼저 올 놈은 ... "소리" 이겠지. 여기오기전 .. 지원을 불렀으니까 ... 크큭.. 피하는게 .. 좋을거다. 그놈은 .. 검의 상식이.. 통하지 않아 .."

".............."

"이건 .. 의심없이 들어도 좋아 ... 이건 .. "상"이니까. "

그말을 끝으로 멘토는 눈을 감는다.







************






시로트 산맥의 입구쪽.

이곳엔 신선처럼 흰 옷만 즐겨입는 남자가 살고있었다. 그가 하는일은 전쟁 의뢰가 들어오면 용병으로 뛰는 일. 수입의 70%는 "하" 가문에 들어간다.

오늘의 그는 바둑을 두고있다. 바위투성이 언덕위에서 홀로 바둑판을 앞에둔채 바둑알을 만지작 거리고있었다. 그는 흰돌이었고 맞은편 상대의 돌은 검은 돌이었다. 물론 맞은편 상대는 가상의 인물이었고 두개의 돌을 두는건 그뿐이었다.

적이 없는 바둑이었지만 그는 즐거워 보였다. 이런식으로 인생의 짜투리 시간을 즐기는듯 보였다.

"휴우 .. 역시 동양에서 넘어온 이 바둑이란건 .. 정말 재미나군 . 왜 우리 대륙엔 이러한 기막힌 게임이 없는거지? 흠..."

그는 턱을 쓰다듬으며 중얼거린다.

그러나 그가 이러한 감상에 젖을때 주변엔 여럿의 남성들이 검을 든채 몰려들어 있었다. 그들은 이 남자가 용병으로 전쟁에 참여하며 패한 왕국의 검사들이었다. 그들은 이 남자가 검을 들고있지않음을 확인하고 몰려든것이었다.

"어이! 기생오라비같이 생긴 자식!"

몰려든 남자들중 제법 나이가 든 남성이 호기롭게 외친다.

그의 말에 바둑을 두던 남성은 두려던 검은 돌을 멈칫했다. 그러며 바위 아래에 모인 검사들을 보며 한손가락을 치켜올린다. 검사들은 이것이 공격신호라 판단하고 경계했으나 손가락이 닿은곳은 자신의 입술이었다.

"쉿. 침묵은 금이란 말.. 모르나? 내 자유시간을 빼앗지 말게."

"미친놈 .. 네놈은 상황판단이 서질 않느냐? 죽이기전에 한번 확인하지.. 너 이름.. 에모네.. 맞지?"

남자의 말에 에모네는 갸늘게 찢어진 뱀눈을 슬그머니 치켜뜬채 남자를 바라본다.

"뭐.. 전쟁에 참여할때 쓰던 이름이 .. 에모네였으니 맞겠지. 그런데 그 입좀 그만 놀리면 안되겠나? 게임에 집중이 되질않아 .. 침묵은 금일세."

에모네의 대답에 검사들은 일제히 바위를 타기 시작한다. 사방에서 스무명이 넘는 검사들이 몰려오고 있는것이다.

바위는 그리 높지않아 금새 에모네가 앉아있는 평지와 마주하게 되었다.

"크큭 .... 이제 바위 위까지 올라왔으니 .. 너는 피할 수없다.. "

검사의 외침에 에모네는 앞머리를 위로 쓸어올리며 말한다.

"휴우... 내가 말했지? .. 침묵은 금이라고..."

곧 바위 위에선 비명없는 핏방울만이 허공을 맴돌았다.






***********






아트는 죽은 멘토를 밀쳐내고 일어난다. 근처에 아카네가 쓰러져있다. 아트는 아카네를 죽일까 생각했다. 하지만 아카네의 검령은 확실히 강하다. 그녀의 다령(多翎)이라면 앞으로의 싸움에 큰 도움이 될것이었다. 아트는 묵묵히 그녀의 나머지 팔과 두 다리에 빗금같은 상처를 낸다.

곧 아카네는 깨어났고 금새 자신의 육체가 자유롭지 않음을 알았다.

그런 그녀 앞에 아트는 묻는다. 멘토가 죽기전 말한 "소리"가 누군지 말이다.

멘토는 말했다. 자신을 뒤이어 치러올놈이 "소리" 라고 .. 분명 누군갈 비유적으로 암유한 말일터다. 비록 아카네가 "우" 가문의 사람이지만 "하" 가문의 검령사들을 알것이었다.

"소리라면 에모네인가 ?! 꺄악! 그 미친 살인광 새끼가 온다고 ???????????"

아카네는 두 눈을 동그랗게 치켜뜨며 답했다. 놀란 모습이었지만 아트의 눈엔 이상하게 귀엽게 보인다. 그러고보니 아카네의 외모와 몸매가 쓸만해보인다. 어딜가도 뒤지지않아 보였다. 틈틈히 쌓이는 욕정을 풀기엔 아주 적합한 몸같았다.

우선은 "소리"란 놈의 정보를 얻는게 우선이었으니.

"에모네가 누구지 ? 말해라 ... 여자. 내가 죽으면 너역시 죽게되는건 당연할테니."

"푸하! 너 ... 설마 ... 그 에모네란 놈을 이길수있다 생각하고 내게 묻는거냐? 씽 가문의 꼬맹아!"

찰싹 !

거침없이 아카네의 뺨을 내려친 아트다. 아트의 얼굴은 굳어있다.

"지금 누구의 처지가 더 빈궁할까? 나는 네 생사박탈권을 쥐고있다. 또한 너와 가까이 있다. 함부로 다령(多翎)도 쓰지못해."

"............"

아카네는 두눈에 눈물이 조금 고였다. 이 남자의 따귀가 아팠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트에게 에모네의 정보를 알려주거나 알려주지 않거나 해도 아트는 죽는다. 필시 죽게된다. 그렇기에 에모네의 정보를 알려주는건 에모네의 기술을 알고 죽느냐. 모르고 죽느냐의 차이밖에 되지 않는다.

" 어차피 죽을거 ... 말해줘도 .. 상관은 없겠지. 안말했다간 저 놈이 또 따귀를 때릴테니.. "

생각하며 입을 열때-.

짜악!

반대쪽 뺨을 맞은 아카네다. 그녀는 얼빠진 표정으로 그대로 있다 금새 화가 난 얼굴로 아트를 응시한다.

"이 꼬맹아! 말할려고 했다! 말할려고 했는데 또 따귀를 때려? 이 나쁜놈아! 넌 말할 시간도 안주냐?!"

"아........... 그, 그래? 지금껀 미안하군 .."

아트는 무안한듯 그녀의 뺨을 때린 손을 뒤로 감춘다.

"나쁜 새끼 .. 여자 뺨을 한대도 아니고 두대나 때리다니 ... 넌 매너가 없어! 매너가! 어쨋든 ... 말해주지.. 그 소리라는놈 .. 필시 에모네다. "하" 가문의 검령사.. 그놈은 나와같아. 검을 들고다니지 않아."

"너와 같이 하늘에서 검을 떨구는 건가?"

아트는 묻는다.

"아니 ... 방식이 달라. 나는 하늘 위에서 요격하는 검이지만 .. 에모네는 즉시 요격이다. "소리"를 이용해서.."

아카네의 설명은 이러했다. 에모네란 남성은 소령(嘯翎)이란 검령을 쓰는 검령사였다. 소령(嘯翎)이란 소리에서 피어난 검이라 일컫는다 한다. 그말인즉슨 소령(嘯翎)은 어느 소리에서든 파생되는 검.

만약 적이 무어라 입을 열어 "소리"를 만들때 소리의 근원지인 혓바닥 위에서 검이 솟구친다 한다. 만약 발자국 소리를 내면 발자국 소리를 낸 발밑에서 검이 솟구친다 했다.

설명을 들어보니 이거 .. 위험하다.

왜 그녀가 에모네를 이길수없다 말했는지 알것같다.

이러면 접근전은 절대 불가고 소리가 잘 들리지않을법한 장거리밖에 되지 않는다.

자신의 왕령(王囹)은 접근전에만 강하다. 그렇다면 장거리전에 유리한 검은 ... 그녀의 다령(多翎) 뿐이다. 역시 아카네를 살려둔건 다행이었다.





**************





바위 위엔 나뒹구는 시체 수십구와 에모네가 있다. 에모네의 하얀 옷깃 위엔 피 한방울 묻어있지 않다. 그는 하늘 위를 동그랗게 맴돌고있는 독수리 한마리를 본다. 독수리의 부리엔 작은 쪽지가 물려있다. 독수리는 일방적인 학살이 끝남을 확인후 에모네의 어깨위에 내려가려 했다. 그러나 내려가는 도중 한발의 화살에 정수리를 관통당하곤 방향을 잃어 바위 아래로 추락했다.

독수리를 추락시킨건 바위 아래의 궁수였다. 검사들이 바위위를 올라탈때 에모네가 방해할것을 염두해 바위 아래에 배치해둔 궁수 한명이다.

엄호의 목적을 띄고있었으나 지금은 일대일로 에모네를 상대해야할 입장이었다. 그는 바위 위의 상황을 잘 알진 못했으나 모두가 죽었음은 느끼고 있었다.

"내가! 네놈의 목을 취해주겠다! 내가 너를 활대로 겨누고있는 이상 함부로 움직이지 못할거다!"

궁수의 외침에 에모네는 뾰족한 턱을 쓰다듬으며.

"거리가 멀군 .. 가까이 가야겠어."

그는 옷을 펄럭이며 바위 아래로 내려간다. 하지만 바위 아래까지 2미터가 넘는다. 그러나 바위를 탈생각을 하지않고 그대로 발걸음을 허공 쪽으로 옴긴다. 그 모습을,

"푸하하! 죽을 생각이냐?! "

궁수가 보기엔 저 남자의 행동은 자살행위였다.

그러나,

허공을 밟고 있다 ?

그가 허공 위로 발걸음을 내딪을때마다 왠 검날이 튀어나와 검면으로 그의 발을 받쳐주고 있다. 물론 그 검날은 잠깐 그 형태를 유지하곤 바닥 아래로 추락했지만 끊임없이 에모네는 움직이며 그때마다 피어나는 검날을 발판삼아 내려오고 있다.

마치 신선과 같은 모습이다.

흰 옷은 바람결에 부대끼며 그의 모습을 한층더 신비롭게 비춰주고 있다.

그 모습을 본 궁수는 어처구니가 없었지만 곧 검면을 발판삼아 내려오고있는 에모네를 허공에서 저격하려 활시위를 당긴다. 그러나 피슝! 소리와 함께 허공 위를 날던 화살은 곧 화살몸통에 피어나는 다섯자루의 검의 무게때문에 추진력을 잃고 떨어진다.

"바.. 바보같은..!"

궁수는 충격에 가까운 얼굴표정을 지었다. 그틈에 에모네는 궁수와 같은 눈높이로 서있을수 있게 되었다. 에모네는 단 한마디만을 입에 담았다.

"이제. 사정거리 안이군."


푸학!








---------------

추천과 리플은 .. 금이라 알고있습니다 ^_^

재밌게 보아주셨으면

추천과 리플을 .. ㅎㅎ

아까 1부 내용과 지금 쓴 2부 내용과 합쳤습니다 .. ^_^

하루에 두편밖에 못올리니..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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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속일 2024-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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