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밤이 되었다. 시간은 왜 이리 빨리도 가는지.. 세이키는 리노의 손에 이끌려 주인님의 방으로 끌려가는 중이었다.
"좀 살살 해! 내가 어디 도망갈 것 같아?"
"호호 다시 말이 짧아졌구나? 주인님이~ 세이키 양이~ 혼자서 ~ 밤에 ~ 뭘 하는지 ~ 알게되면.."
"으악 미안해요. 그러니 그만좀 해요! 비밀로 한다고 약속했잖아요!"
"후훗~ 이 리노 언니는 용의 맹약 어쩌고 하는 주인님과는 달리 약속을 지킬 필요가 전혀 없어요."
"언니라니!!"
리노의 말에 세이키가 갑자기 화를 냈다. 그녀에게 있어서 언니라는 성역은 오로지 루스네에게만 허락된 장소였던 것이다.
"이런 이런. 세이키양은 아직 제 마음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못한 것 같네요. 후후. 슬프지만 괜찮아요. 오늘 세이키 양을 제 것으로 만들어 버릴 테니까~"
"...."
핥듯이 자신을 살펴보는 리노의 눈길에 세이키는 소름이 돋았다.
[흥. 그럴 일은 없을 거야. 주인님이 세이키를 보호해 주실 테니까.]
리노가 끼는 3p는 무척 싫은 것이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르셀라가 어디 가는것은 아니다. 전에 없이 애교를 부리며 주인님에게 안겨들면 저 미운 아줌마가 끼어들 틈은 없는 것이다. 이것이 세이키가 리노에게 세운 대응 책이었다. 물론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지만..
똑똑
"들어오거라."
주인님의 허락이 떨어지자 아르셀라의 두 여자는 천천히 방문을 열고 들어왔다. 처음 세이키의 시야에 들어온 것은 주인님의 커다란 물건이었다.
[언제봐도 놀랍단 말이야. 저 큰게 어떻게 내 안에 들어올 수 있을까?]
예전에는 저 물건이 무섭기만 했는데 요즘들어서는 꼭 그렇지 만도 않았다. 저 커다란게 자신의 좁은 질을 파고들면 온 몸에 이상한 느낌이 드는 것이다. 마치 하늘을 나는듯한, 내 몸이 내것이 아닌듯한 기분.. 세이키는 그 기분이 싫은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없으면 허전할 정도로.
"뭘 그렇게 보고만 있는 건가요? 주인님이 임전 태세에 들어가셨잖아. 빨리 봉사를 해야지요."
"보 봉사라니?"
리노의 가벼운 책망에 세이키는 영문을 모르고 멀거니 서있기만 했다. 리노는 가볍게 한숨을 내쉬며 세이키의 캐미솔을 살그머니 끌어 내렸다.
사르륵
"꺄악?"
눈 깜짝할 새 세이키는 손바닥만한 팬티 차림이 되고 말았다. 브래지어를 하지 않은 그녀는 빨갛게 달아오른 모습으로 양 가슴을 가리며 그 자리에 주저않고 말았다.
"아직도 주인님 앞에 알몸이 되는게 부끄러운가요? 빨리 그 팬티 벗어버리지 못하겠어요?"
"하 하지만.."
역시 싫다. 주인님과 단 둘이 있을때 알몸을 드러내는 것도 부끄러운데.. 거기다 스스로 팬티를 벗는것도 싫었다. 주인님이 부드러운 손길로 살짝 벗겨주는게 좋았다.
"뭐하고 있어요?"
"아우 웅.."
자꾸 세이키가 망설이고 있자 리노도 애가 탔다. 주인님 앞에서 저 아이를 완전히 길들인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자꾸 세이키가 까칠하게 나오는 것이다. 역시 자위모습을 들킨 정도로는 약발이 세지 않았던 걸까?
"휴우. 할 수 없죠. 일단 저 부터 봉사하도록 하겠어요. 보고 배우세요!"
리노는 기합을 넣고 자신의 검은 망사 타이즈를 벗어던졌다. 순식간에 요염한 서큐버스의 알몸이 그 모습을 드러낸다.
[꿀꺽]
리노의 다이너마이트 바디를 보고 세이키는 자신도 모르기 침을 삼켰다. 군살 하나없는 저 날씬한 몸에 어떻게 저런 커다란 젖가슴이 달려 있는걸까? 엉덩이도 크고.. 문득 자신의 빈약한 가슴을 내려다보니 한숨이 절로 나온다.
세이키의 열등감을 더 크게 자극한건 리노가 아르셀라에게 봉사하는 방법이었다. 그녀는 자신은 꿈도 꾸지 못할, 양 가슴으로 물건을 감싸는 이상한 기술을 구사하는게 아닌가? 주인님의 기색을 살피니 꽤 기분이 좋은 듯 눈을 지그시 감고 리노의 감촉을 느끼고 있었다.
"하읍 쩌업. 주인님 기분 좋아요?"
리노는 아예 입까지 사용하여 아르셀라에게 봉사해 주고 있었다. 그녀의 음란한 입술이 아르셀라의 귀두를 입에 물고 사탕처럼 빨아대고 있다. 분하지만 확실히 테크닉은 리노가 세이키를 한참이나 상회하고 있었다.
[쳇 기술이 중요한게 아냐. 주인님은 무엇보다도 세이키를 좋아한다구. 아줌마의 가슴따위.."]
"음 아주 좋다. 역시 리노의 파이즈리는 일품이군."
[으윽.]
세이키의 기대를 허무는 주인님의 한마디가 너무 아프다. 세이키는 잔뜩 골이나서 주인과 리노의 짓거리를 가만히 노려보고 있었다.
"아으읏.."
계속 서큐버스가 주인님께 봉사하는 광경을 보고 있자니 다리 사이가 근질근질 하다. 리노의 봉사능력이 질투가 나는건 사실이었지만 그들의 모습은 무척 음란하고, 보는사람을 달아오르게 만들고 있었다. 세이키는 자신도 모르게 팬티 사이로 손을 넣어 털도 나지 않은 매끄러운 균열을 쓰다듬기 시작했다.
"하아 하아.."
"..."
[어라?]
한참 리노와 주인님을 관찰하며 손가락을 움직이고 있던 세이키의 눈에 무언가 이상한게 감지되었다. 한창 열성적으로 주인님의 물건을 빨고있던 리노가 봉사를 멈추고 그대로 멈춰버린 것이다. 웬일이지 하고 보고 있는데 리노가 갑자기 일어나서 이쪽으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꺅 아냐! 이건 그냥."
그제서야 세이키는 급히 팬티에서 손을 꺼냈지만 이미 늦어있었다. 팬티가 자신의 애액으로 흠뻑 젖어있어 뭐라 잡아때는것도 불가능 하다.
"제가 말했죠? 혼자서 위로할 것이 아니라 주인님께 봉사할 생각을 하라구요! 그런데 이번엔 대놓고 자위 삼매경인가요?"
"우우우.."
세이키의 눈가에 작게 이슬이 맺혔다. 부끄러워 죽을 것 같다. 주인님도 보는 앞에서 이게 무슨 꼴이람..
"이리 와요!"
"에 자 잠깐. 놔주세요!"
리노는 어쩔 줄 모르고 훌쩍이고 있는 세이키를 강제로 끌어안고 아르셀라의 앞에 꿇어 앉혔다. 세이키는 어리둥절 하여 눈물이 글썽한 눈으로 주인님의 성난 물건과 리노의 엄격한 얼굴을 번갈아 바라봤다.
"어서 봉사를 하세요. 명색이 3p인데 저만 주인님을 독점할 수는 없잖아요. 자 손으로 감싸쥐세요. 주인님의 귀두에 입을 맞추라구요."
"아웃.."
리노의 박력에 눌린 세이키는 어찌할 겨를도 없이 그녀의 말대로 아르셀라의 물건을 할짝이기 시작했다. 그 틈에 리노는 세이키의 엉덩이에 걸려있던 팬티의 옆 매듭을 풀러버렸다.
"에엣?"
세이키는 순식간에 알몸이 되고 말았다. 갑자기 허전해지는 하반신의 감각에 당황하는 그녀였지만 리노는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세이키의 균열에 이번에는 자신이 직접 손가락을 넣고 능숙하게 애무하기 시작한 것이다. 어디로 도망가고 싶어도 리노가 세이키의 뒤에 찰싹 몸을 밀착하고 있어 그것도 불가능 하다. 할 수 없이 세이키는 리노의 손을 그대로 놔둔 채 주인님의 물건을 빨 수밖에 없었다.
"하으읍 하압 쩝쩝.. 아앙~ 그 그만해. 그렇게 만지면 제대로 할 수가 없단 말이야!"
리노의 손은 세이키 자신보다 그녀의 몸을 더 잘 아는 듯 했다. 집요하게 자신이 느끼는 부분만 골라서 공략해 오는데 아주 죽을 맛이다. 세이키는 아르셀라에게 제대로 봉사하지 못하고 끊임없이 신음소리만 흘리고 있었다.
"흑 제발 그만해~ 주인님. 뭐라고 좀 해보세요. 리노가 자꾸 만져서.. 주인님한테 집중할 수 없어요. 이잉. 저는 주인님한테 봉사하고 싶단 말이에요."
몸이 자기 의지와 상관없이 달아오르자 세이키는 아르셀라를 올려보며 애처롭게 도움을 요청했다. 이대로 가버리는건 정말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었다. 그녀는 리노에게 자신이 가는 모습만큼은 보여주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하물며 그녀의 손에 가버리는건..
쓱싹쓱싹
하지만 아르셀라는 씨익 웃으며 귀엽다는듯 세이키의 머리를 쓰다듬을 뿐이었다. 그 행동은 즉 세이키를 도와줄 의사가 없다는 것을 뜻한다. 믿었던 최후의 보루가 무너지자 세이키는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리노의 손에 몸을 맡길 수 밖에 없었다.
"으읏 제발.. 아 안돼. 그만해요. 그렇게 만지면, 이상해 진단 말야! 안돼 제발 안돼! 히이이이익!!"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성에 대해 미숙한 세이키가 노련한 서큐버스의 손길을 이길수는 없는 것이다. 세이키는 작은 몸을 바들바들 떨며 리노의 부드러운 몸에 힘없이 기대어 달뜬 숨을 몰아쉬었다. 결국 가버린 것이다.
"흐으윽. 너무해.."
세이키의 눈에 맺힌 이슬이 형태를 갖춰 뺨을 타고 흘러내린다. 그 눈물은 리노의 손에 결국 절정에 달하고 만 허탈감과 수치심을 담고 있었다. 말려주지 않은 주인님이 정말 야속하게 생각된다. 자신을 가게 할 수 있는건 오로지 주인님이야 하는데..
"후후 그렇게 엄청난 얼굴을 보여주시다니, 세이키 양도 참 귀여워요."
리노는 세이키의 애액으로 잔뜩 젖은 자신의 손을 들어보이며 상큼하게 미소지었다. 이제 세이키는 뭐라 답할 기력도 없었다.
"하지만 그렇게 혼자 가버리는건 허락할 수 없어요. 자 어서 주인님께 마저 봉사하라구요. 노예의 본분을 잊으면 안돼죠."
리노는 반쯤 탈진한 세이키의 얼굴을 강제로 아르셀라의 물건에 들이대었다. 세이키는 넋나간 얼굴로 아르셀라의 물건을 다시 입에 물었는데 아마 그녀는 자신이 무엇을 하는지도 모르는 듯 했다.
"음 세이키 양이 상태가 별로 안좋은 듯 하니 저도 같이 해야겠네요."
리노는 자리를 옮겨 세이키의 옆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 그녀는 아르셀라의 물건을 세이키와 나눠서 봉사하기 시작했다.
"날름 날름"
리노의 기술은 확실히 세이키의 그것과는 차원이 달랐다. 그녀의 뱀 같은 요염한 혓바닥이 아르셀라의 물건을 능숙하게 감싸고 애무하기 시작하자 더할나위 없는 쾌감이 느껴지는 것이다. 어느정도 정신을 차린 세이키도 지지 않겠다는 듯 분발하여 열심히 핥아댔지만 아무래도 리노를 따라갈 수는 없었다.
[흐흐 이거 참..]
두 미녀가 서로 자신을 올려보며 물건을 날름거리고 있는 모습은 정말 보기만 해도 흐뭇한 광경이 아닐 수 없었다. 리노의 성숙한 얼굴과 세이키의 앳된 얼굴을 붙여놓으니 나름 풍경이 나오는 것이다. 두 얼굴 다 자신에 대한 봉사로 양 볼이 복숭아처럼 물들어 있으니 더할나위 없이 만족스럽다.
"주인님 쌀거 같으세요?"
아르셀라의 물건이 절정에 치닿아 꿈틀대자 리노가 젖어드는 목소리로 속삭여 온다. 서큐버스의 목소리는 그 자체로도 남성을 흥분시키는 묘한 마력이 담겨 있었다.
"그래 너희 둘한테 듬뿍 싸줄테니 잘 받아 먹거라."
"와아 기뻐요~"
"에엣?"
아르셀라의 물건이 요동치며 정액을 뿌릴 준비를 하자 리노는 입을 벌려 정액을 받을 준비를 했다. 반면 아무것도 모르고 있던 세이키는 얼굴에 물음표를 띄우고 아르셀라의 물건을 멍하니 바라보는 것이었다. 그리고 잠시 후
찔꺽 찔꺽
아르셀라의 물건에서 대량의 백탁이 품어져 나와 둘의 얼굴을 하얗게 적셨다. 예상치 못한 주인님의 사정에 세이키는 화들짝 놀라 뒤로 물러섰지만 미리 준비를 하고 있던 리노는 아르셀라의 정액을 남김없이 얼굴로 받아냈다.
"쩝쩝"
리노는 자신의 얼굴에 묻은 아르셀라의 정액을 손으로 긁어내 쪽쪽 빨아먹었다. 그걸로도 부족한지 세이키의 얼굴에 묻은 아르셀라의 정액마저 탐내는 것이었다.
"안먹을거면 저 주세요."
"시 싫어! 이건 내꺼야."
그렇지 않아도 중간에 몸을 빼서 자신이 받은 정액이 적은데, 그것마저 뺏기는건 싫었다. 세이키는 자신도 리노를 흉내내어 얼굴에 묻은 정액을 입에 가져갔다.
[우우 맛이 이상해]
세이키는 정액맛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자궁으로 받으면 따뜻한 감각의 주인님을 끝까지 느낄 수 있어서 좋은데, 입으로 받으면 맛도 이상하고 삼키기도 곤란했던 것이다. 그래서 보통 정액을 먹거나 하는일이 드물었지만 리노에게 뺏기기 싫어 어쩔 수 없이 핥아먹은 것이다. 확실히 3p를 하면 여러모로 세이키가 손해보는게 많다.
"냠~ 세이키 양은 욕심꾸러기. 하지만 그런 세이키 양이 좋아요. 헤헷 이렇게 덥치고 싶을 정도로요~"
씁쓰름한 정액 맛을 음미하며 오도카니 않아있던 세이키를 가만히 놔둘 리노가 아니였다. 그녀는 세이키의 작은 몸을 끌어안고 침대로 몸을 던졌다.
"꺄아!"
갑작스런 리노의 돌격에 당황한 세이키는 그녀의 품에서 빠져 나가려 했지만 리노가 꽉 끌어안고 있어서 그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녀의 풍만한 가슴이 자신의 빈약한 가슴에 밀착되어 이상한 느낌을 주고 있었다. 그 뿐 아니라 리노는 자신의 성숙한 균열과 세이키의 어린 균열을 맞대고 은근슬쩍 비벼오는게 아니던가?
"싫어! 놔주세요! 주인님 도와줘!"
여자끼리 보지를 맞대다니, 정말 망측하다. 세이키는 식겁하여 주인님께 도움을 요청했지만 전번에도 세이키의 요청을 묵살한 적이 있던 아르셀라는 이번에도 흐뭇하게 웃으며 그 둘을 내려다 볼 뿐이었다.
[우앙 이번에도 안도와 주려나봐.]
혼자서 빠져 나갈 수 밖에 없다. 세이키는 리노의 품에서 빠져나가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리노가 기본적으로 세이키 보다 근력이 센대다가 그 가늘고 요염한 손가락으로 세이키의 성감대 여기저기를 자꾸 지분거려 제대로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마나를 끌어올려야 하나 고민하는 사이 그녀의 하반신에서 다급한 충격이 느껴졌다.
"아아아앗! 주인님?"
이번에 그녀를 괴롭힌건 아르셀라였다. 그는 아무 예고도 없이 자신의 거근을 세이키의 균열에 밀어 넣은 것이었다. 세이키와 아르셀라는 사이즈 차이가 꽤 나는 편이었지만 리노의 공격으로 이미 흠뻑 젖어있던 세이키는 쉽사리 주인님을 받아들이고야 말았다.
"흑 너무해요! 이제보니 리노랑 주인님이랑 한패였군요?"
"후후 이제 아셨나요?"
리노는 사악하게 웃으며 세이키의 몸 여기저기를 자신의 몸으로 녹여나갔다. 전신에서 느껴지는 리노의 감각과 하복부 깊숙한 곳에서부터 전해오는 주인님의 감각은 세이키로서는 감당하기 힘든 엄청난 느낌을 가져다주고 있었다.
"아앙~ 제발 살살. 한명이라도 좀 빠져요. 저 이러다 죽어요!"
거칠고 씩씩하게 자신을 공격하는 주인님과 부드럽고 상냥하게 자신을 녹이는 리노, 이대로라면 정말로 위험할 지도 모른다. 심장이 터질듯 두방망이 치며 과열되는 것이, 어쩌면 죽게 될 지도..
"아흐응~"
다행히 세이키의 바램은 이루어졌다. 주인님이 자신의 질에서 물건을 빼내어 그녀의 위에 겹쳐있는 리노의 질에 거칠게 쑤셔박은 것이다. 한숨돌린 세이키는 진심으로 주인님을 고맙게 생각했다.
"하앗 으응 주인님~ 너무 커요. 앙 미칠것 같아~"
"흐흐 세이키도 군말없이 받아들였는데 서큐버스인 네가 그럴 말할 처지냐?"
아르셀라는 리노의 커다란 엉덩이를 꽉 붙잡고 엄청난 기세로 자신을 밀어 붙이고 있었다. 세이키에게 박을 때와 같은 세심한 배려는 조금도 느껴지지 않는다.
"부드럽게 해줘요! 그렇게 세게 하면 세이키 양을 애무할 수가 없다구요~"
"흥 이 아줌마가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 주인님! 더 세게 하세요. 세이키도 분발해서 리노를 가게 만들 테니까요!"
이번에는 세이키가 반격을 시작했다. 리노의 유두를 손으로 꼬집듯 잘근거리며 옆구리를 간지럽 히는 것이다. 예전 루스네 공주가 말썽부리는 세이키를 벌줄때 사용한 기술이다.
"이 히힛~ 아앙 간지러. 아앗 세이키양 그만해요! 앗 주인님도~ 너무해~"
리노가 번민하는 모습을 보고 세이키는 깜짝 놀랐다. 자신의 공격이 리노에게 먹혀들어간 것이다. 예상외의 성과에 고무된 세이키는 더욱 힘을 내어 리노를 괴롭혔다.
"히히 어때? 그동안 세이키를 괴롭힌 복수를 해줄테니까~"
"우앙 주인님! 뭐라고 좀 해주세요. 세이키양이 선배를 못살게 해요."
"헤헤 그래봐야 소용없.. 꺄아!"
이번엔 세이키가 당할 차례였다. 아르셀라의 물건이 어느새 리노의 질에서 세이키의 질로 그 자리를 옮겨갔던 것이다. 세이키가 주인님의 느낌에 당황하는 사이 리노가 다시 반격을 시작했다.
질퍽 질퍽
"호호호 좀 전에 저를 괴롭힌 방법은 꽤 인상적이었어요~ 저도 한번 그대로 시험해 볼까요?"
"에엣? 꺄아악 안돼!!"
리노가 좀전 세이키가 하던 그대로 그녀의 유두를 비틀며 옆구리를 간지럽혔다. 세이키는 간지럼에 무척 약했기 때문에 이건 차라리 고문에 가까웠다.
"흐아앙 제발~ 잘못했어요. 용서해줘!! 주인님, 저 말고 리노한테 박아주세요. 저 죽어요! 정말 죽어요!!"
"흐음 둘 다 서로한테 내 물건을 박아달라고 하니 이거 참.."
아르셀라는 난처한 기색으로 물건을 뽑아 두 여자의 맞닿은 균열 가운데로 물건을 밀어 넣었다. 나름 둘 사이에 균형을 잡은 것이다.
"호호 이제 공평한 조건이 되었네요. 으응~ 어디 이제 본격적으로 승부해 볼까요?"
리노는 그녀들 사이에 느껴지는 아르셀라의 감촉을 즐기며 상큼하게 미소지었다. 그녀의 미소를 보니 세이키는 오한이 쫙 돋는 것이었다.
"으앙 주인님~ 내가 리노를 어떻게 이겨?! 도와줘요. 가운데에 비비지 말고~ 아읏 리노한테 넣으라구요. 세이키를 도와달라구요!!"
하지만 세이키의 요청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아르셀라는 씨익 웃으며 계속 두 여자들 사이에 물건을 문질러 대었고 리노는 신이 나서 세이키의 성감대를 집요하게 애무해대었다.
[흑 또 가버릴 것 같아.]
상황이 너무 안좋다. 세이키는 몸을 비틀며 어떻게든 쾌락에 저항해 보려 했지만 어린 그녀로서는 어떻게 해볼 방법이 없었다. 그리고 결국
"꺄아아아악 너무해!!"
또 가버리고 말았다. 작은 새처럼 전신을 푸들푸들 떨며 힘없이 늘어져 버리자 리노는 세이키의 떨리는 입술에 쪽 하고 자신의 입을 맞췄다.
"이거 너무 야한거 아니에요? 저는 아직 한번도 가지 못했는데 세이키 양만 벌써 두번이나 가버렸어요."
"흐그윽 죄송해요. 죄송해요.."
힘을 잃고 쓰러진 세이키의 하체에 뜨거운 무언가가 뿌려지는 느낌이 들었다. 약간의 시간을 두고 주인님이 절정에 달한 것이다. 두 여자의 엉덩이가 아르셀라의 정액으로 하얗게 물들어 간다.
"어멋~ 주인님도 벌써 두번째네요. 이거 참~ 마치 어른인 언니가 꼬맹이 두 남매를 상대하는 것 같잖아요~"
"흐흐 절정에 달한 회수가 중요한게 아니다. 나는 아직 팔팔하단 말이지. 너도 언제까지나 그렇게 여유롭게 있을수는 없을 것이다."
"하아 하앙. 맞아요. 주인님이 리노 선배를 크게 혼내줄 거라구요"
"호호 어디 기대해 볼까요? 그럼 부디 열심히 해서 저를 가게 만들어 보세요~~"
밤은 길고 아르셀라의 정력은 끝이 없었다. 예전과는 달리 아르셀라도 레벨이 많이 올라 서큐버스 리노를 충분히 상대할 정도가 되었던 것이다. 그들의 대결은 달이 지고 새벽이 동틀때까지 계속되었다.
"음냐 음냐.."
덕분에 죽어나는것은 세이키였다.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진다고 했던가? 세이키는 전에 없이 많은 양의 정액을 넘치도록 자궁에 받고 일찌감치 나가 떨어져 있었다. 나름 분발했지만 두 강자의 틈에서 살아남기에는 역시 너무 어렸던 것이다.
그래도 그녀가 있었기에 길고긴 침대위 전투에서 리노가 승리할 수 있었다. 반쯤 해골이 되어 침대에 널부러진 아르셀라를 앞에두고 리노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세이키 양이 주인님의 정력을 조금이나마 소모시키지 않았다면.. 어쩌면 제가 졌을수도 있겠네요. 아르셀라님도 많이 성장했는걸요?"
긴 긴 밤사이 몇번이나 가버린 그녀는 후들거리는 다리를 애써 일으켜 침실을 나섰다. 자칫 여기서 잠들어 버리면 아르셀라가 나중에 무승부였다고 우길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다. 최소한 침대위 승부에서는, 아직 주인님께 지고 싶지 않았다.
"후후 안녕히 주무세요 주인님, 세이키 양~"
탁
아침햇살이 창문 사이로 비쳐들어와 알몸으로 끌어안고 있는 두 남녀를 부드럽게 비춰주었다. 아직 그들이 일어나려면 꽤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다.
10. 아카시아의 증오심
아르셀라의 병력은 어느새 모르테스의 수도 모르테아의 코 앞까지 다가왔다. 공주는 딱히 아르셀라의 군대를 막을 생각도 않고, 오히려 아르셀라의 진격로에 배치되어 있는 수비병을 모두 제국과의 국경으로 돌리는 것이었다. 아마 아르셀라와 싸울 생각을 포기한 듯 보였다.
[이거 참 왕되기가 이렇게 쉬웠나?]
아르셀라는 일이 너무 잘 풀려 오히려 불안할 지경이었다. 전혀 긴장감이 없다. 세이키는 곧 루스네와 적으로 만난다는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빈둥대며 과일이나 줏어먹고 있었고 리노는 허구한날 잠만 잤다. 가는 곳마다 백성들의 열렬한 환영에, 아리따운 여자들은 아르셀라가 말도 하기 전에 먼저 그에게 안겨온다. 정말 자신은 하렘왕이 될 운명을 타고났단 말인가?
[흐음.. 첫째왕비는 리노로 하고, 둘째는 세이키, 셋째는 루스네.. 넷째는 아카시아.. 일단 들어온 순서대로 맞아들일까? 아니면 나이 순서가 나으려나? 크허허헛]
아르셀라는 벌써부터 김치국을 마시고 있었다. 하지만 일이 앞으로도 이렇게 술술 풀릴지는 아직 알수 없는 것이다.
아카시아 대신관. 교단의 성녀로 칭해지는 아름답고 신성한 미녀. 그녀는 겉보기에는 고결한 성직자였지만 실은 무시무시한 비밀을 숨기고 있었다.
교단의 지하 깊숙한 곳에 위치한 비밀제단. 이곳에선 한창 세계를 파멸로 몰아갈 수 있는 끔찍한 의식이 진행되는 중이었다. 예전에는 아카시아 혼자서 이 의식을 진행할 수 밖에 없었지만, 최근 그녀는 8서클에 달하는 엄청난 마력을 몸에 지닌 한 여자를 손에 넣었다. 그녀는 자신이 없어도 의식을 진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기에 아카시아는 그녀에게 비밀제단을 맡겨둔 채 안심하고 다른 일에 신경쓸 수 있었다. 이를테면 모르테스 왕국을 멸망시키는 일이라던지..
[아르..]
아르셀라가 자신의 하렘에 넣을 미녀들을 다시한번 점검하고 있는 사이 그의 애칭을 애타게 부르짖는 한 여성이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목소리는 소리가 되어 입 밖에 나오지 못하고 가슴 속에서 맴돌 뿐이었다.
[아르.. 도와줘.]
온 몸이 자신의 것이 아닌 듯 하다. 다크엘프 르나, 퀴러스의 셋째 제자이자 아르셀라의 사저인 이 아름다운 여성은 제국의 수도에 위치한 교단 깊숙한 지하 대공동에 유폐되어 성녀의 비밀스런 의식을 돕고 있었다.
물론 자신의 의지가 아니다. 그녀는 농담이라도 이런 끔찍한 의식에 참여할 생각따윈 없었다. 하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 아카시아 성녀의 사악한 주술에 사로잡혀 완전히 그녀의 종이 되고 만 것이다.
[제발. 나 이런 거 싫단 말이야.]
어째서 일이 이렇게 되버린 걸까? 그녀는 단지 교단에 몸을 의탁해 아르를 잊어보고자 했을 뿐이다. 그런데 왜..
생각해 보면 그녀의 인생은 불행의 연속이었다. 어렸을 때 자신의 마을을 완전히 불태운 무시무시한 흑마법사 퀴러스의 눈에 띄어 그의 제자로 들어간 이래, 인륜을 저버린 끔찍한 실험을 도와야 했고. 온 마음을 바쳐 사랑했던 한 남자는 매정하게 그녀를 차버렸다. 그 남자도 잊고 그동안 지은 죄를 씻을 겸 해서 교단으로 들어갔더니 이번에는 퀴러스 못지않게 무서운 마녀 아카시아의 손에 사로잡혀 죽느니만 못한 처지가 되어버린 것이다.
[인간들 따위는 모두 죽어야 한단다. 그들은 살아갈 가치가 없어.]
머리속에는 성녀의 속삭임이 끊임없이 되풀이 되고 있다. 물론 르나는 그녀의 속삭임이 잘못되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이토록 계속 반복해서 들려오는 성녀의 목소리를, 언제까지고 거부할 수 있을지는 스스로도 자신이 없었다. 언젠가 그녀의 속삭임에 넘어가고 말면, 이제 자신에게 남은 마지막 자아도 완전히 녹아버리게 되겠지..
"르나야."
한창 의식에 집중하고 있던 르나의 귀에 익숙한 한 중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누가 온 것일까? 고개를 돌려 방문자의 정체를 확인하고 싶지만 아카시아가 이곳을 떠나기 전 내린 명령, "내가 돌아올 때까지 의식에 집중해라" 때문에 그녀는 한시도 마법진을 벗어날 수 없었다.
"괜찮다. 곧 너를 구해주마."
[정말 구해준다는 말씀이신가요?]
그렇다면 더 바랄게 없었다. 르나는 비록 몸은 움직일 수 없었지만 마음으로라도 그를 응원했다.
"아.."
남자의 손이 자신의 머리에 와닿자 르나는 흠칫 했다. 남자는 르나의 머리에 손을 대고 무언가 중얼중얼 거리더니 이내 힘없이 손을 떨어뜨렸다.
"내 힘으로는 힘들구나. 10서클의 정신계열 마법이라니.. 당장 풀어줄 수는 없겠다. 일단 상아탑으로 가서 너에게 걸린 저주를 풀어 보도록 하겠다."
[제발 그렇게 해주세요. 여기서 절 꺼내주세요.]
트라듀스, 퀴러스의 수제자이자 그가죽은 지금 현 대륙 최강의 마법사. 그는 자신의 사제를 구하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교단의 깊숙한 곳에 침투해 왔다. 과연 그는 무사히 르나를 데리고 이 장소를 빠져나갈 수 있을 것인가?
"아하하하~ 제법 인간들은 당돌한 구석이 있어. 큭큭 여기가 어디라고 감히 너 따위가 발을 들이는 거지?"
[아..]
운나쁘게도 트라듀스가 이곳에 침입한 직후 아카시아 성녀가 돌아오고 말았다. 동시에 아카시아의 정신지배가 강하게 힘을 발휘해, 르나의 희미하게 이어지던 자아가 완전히 끊겨 버렸다.
대륙 최고의 미녀로 이름높은 이 교단의 성녀는 흥미 반 비웃음 반이 섞인 표정으로 검은 후드를 눌러쓴 대륙 최강의 마법사를 오만하게 내려보고 있었다.
"이 아이는 내 사제요. 풀어주지 않겠소?"
"싫다. 저렇게 쓸만한 애를 왜 내가 풀어줘야 하지?"
"...."
예상했던 반응. 결국 트라듀스는 아카시아 성녀와의 일전을 피할 수 없으리라는 걸 깨달았다. 과연 자신이 이길 수 있을 것인가?
"당신이 싫다면 힘으로라도 되찾아 가겠소."
"너정도 힘이라면 작은 유희거리는 될 것 같군. 비웃지는 않으마. 후후 전력을 다 해보려무나."
아카시아 성녀는 환히 웃으며 양 손을 펼쳤다. 그녀의 두 손에 주위에 각기 다른 종류의 마법진이 새겨져 간다.
[더블 스펠..]
웬만한 경지에 오른 마법사가 아니면 시도조차 할 수 없다는 고난도의 마법 시전이다. 트라듀스의 스승, 퀴러스의 더블스펠은 오른손에 6서클, 왼손에 7서클이 한계였다. 하지만 성녀가 지금 캐스팅 하는 마법은 둘 다 무려 8서클이 아닌가!! 참고로 트라듀스의 더블 스펠은 양손 다 4서클 정도였다.
"일단 가볍게 한번 막아 보려무나."
아카시아는 마법을 캐스팅 하며 대화까지 건네는 여유를 보였다. 트라듀스는 자신의 지팡이를 바닥에 꽂고 최고수준의 방어마법을 펼쳐냈다.
[디멘션 게이트]
콰광
아카시아의 마법이 트라듀스의 방어마법에 가로막혀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정확히 말하면 다른 차원으로 옮겨진 것이다.
"큭큭큭 인간주제에 어떻게 그정도 마법을 익혀낸 거지?"
자신의 마법이 막히자, 아카시아는 웃었다. 인간들의 발전속도는 역시 놀라울 정도다. 처음 자신들이 마법을 전수한지 4000년, 그동안 인간들은 이미 위대한 마법종족인 그들에 필적할 정도로 발전해 있었다.
"이런 말 하기는 스스로도 무안하지만, 사실 네가 사용한 방어마법은 내가 창시한 것이다. 고작 인간주제에, 내가 만든 마법까지 훔쳐내어 사용하고 있다니. 기분이 영 좋지 않아."
"...."
"역시 인간들은 모두 사라져야 할 존재다. 후후 가만히 나두면 너희들은 주제를 모르고 허락되지 않은 곳 까지 기어오르려고 해."
아카시아의 절대적인 마력을 직접 본 후에도 트라듀스는 별 감정의 변화가 없었다.
"당신이 어떤 존재인지 무엇을 계획하는지는 별 관심이 없소. 어차피 당신이 세계에 균형을 깰 정도로 위험한 일을 한다면 별의 수호자가 당신을 응징할 테니.."
"뭐 수호자? 큭큭 웃기지도 않는군. 그따위 되다만 놈들이 감히 나를 막을 수 있다고 보느냐?"
"내가 알 바 아니오. 중요한건 당신이 나의 사제를 구속하고 있다는 것이지."
트라듀스의 목적은 오직 르나 뿐이었다. 그녀를 구해내지 않으면 죽은 스승에게 면목이 없다. 르나는 모르고 있었지만, 퀴러스가 남긴 유일한 핏줄이 바로 르나였다.
"아하하하! 좋아. 아주 재미있어. 그래 어디 한번 데려가 보거라. 나는 한 손으로만 너를 상대하겠다."
"그 약속 지키길 바라오."
트라듀스는 조용히 주문을 외워 자신을 수호하는 3마리의 데스나이트를 소환했다. 아카시아가 마법사라면 접근전은 비교적 취약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이다.
"별 짓을 다하는 구나. 후후 오랜만에 눈이 즐겁겠어. 너처럼 주제를 모르는 인간들의 피를 보는 것이 나에게는 최고의 유희 란다."
아카시아는 마스터급 검술을 지닌 최강의 언데드들을 눈 앞에 두고도 전혀 당황하는 기색이 없었다. 그녀의 몸에서 피어오르는 무시무시한 투기에 트라듀스는 심장이 오그라 드는 듯한 기분이 들어오는 것이었다.
"크윽.."
"아하하 고작 이정도냐?"
트라듀스와 아카시아는 거의 한시간 가까이 치열한 공방을 주고받았다. 아카시아는 그녀가 말한 대로 오직 한손으로만 그들을 상대했고, 트라듀스는 자신이 알고있는 최고수준의 마법을 남김없이 퍼부어 아카시아를 공격했다. 그가 만든 강력한 데스나이트들은 쉴새없이 검을 휘둘러 그녀를 압박해 갔다. 그리고 어느정도 시간이 흐르자 서서히 결착이 보였다.
[졌군..]
아카시아의 입에서 품어져 나온 막대한 화염에 두번째 데스나이트가 재로 산화하자 트라듀스는 패배를 직감했다. 남은 데스나이트는 하나, 자신의 남은 마력은 약 2할 정도.. 아카시아는 전혀 지친 기색이 없다.
결코 이길 수 없다. 아카시아가 한 손만 사용한다 하더라도 이미 그들 사이의 실력차이는 극복할 수 없을정도로 커다란 간극이 있었다.
[나는 할만큼 했다. 미안하구나 르나야]
트라듀스는 아픈 가슴을 애써 억누르며 품 안의 마법 스크롤을 작동시켰다. 동시에 트라듀스의 몸이 하얗게 빛나더니 공간전이를 시작했다.
"하? 도망칠 생각?"
아카시아는 급히 방해장을 펼쳐 트라듀스의 도주를 막았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트라듀스가 미리 펼쳐놓은 방어마법 때문에 방해장이 제대로 된 기능을 하지 못했다. 결국 아카시아는 간발의 차로 트라듀스를 놓칠 수 밖에 없었다.
"크으으윽!!! 인간주제에 감히.. 감히! 꺄아아아악!!"
모처럼 친히 몸을 움직였는데 피 맛을 보지 못했다. 마치 절정 직전에 섹스가 끝난것과 같은 극도의 불쾌감이 그녀를 온통 사로잡았다.
"피.. 제길 피가 필요해."
당장이라도 누군가를 죽여 그 처절한 비명소리를 듣고 싶다. 마침 좋은 대상이 있다. 그녀의 뒤에 멍하니 서있는 여자 다크엘프.
"큭 아냐. 저 애는 죽여선 안돼! 크으으"
르나가 죽으면 의식에 차질이 생긴다. 아카시아는 터질것 같은 분노를 어찌하지 못하고 온 몸을 부르르 떨었다.
오늘의 사건은 아카시아 성녀에게 직접 전쟁에 나서겠다는 결심을 하게 만드는 중대한 계기가 되었다. 이 분노는 증오스런 인간족을 찢어 발기지 않으면 해소할 길이 없는 것이다. 그리고 마음껏 인간들을 도륙할 수 있는 장소는 역시 전쟁터다.
아카시아가 참전을 결심했다는 사실은 모르테스 왕국에 있어 거의 사망선고나 다름없는 최악의 결과였다. 물론 현 모르테스 왕국의 지도자 루스네 공주는 이런 사실을 전혀 몰랐다. 그녀는 하루 뒤로 다가온 반란군 지도자 아르셀라와의 협상 준비로 눈 코 뜰새 없이 바쁜 참이었다.
루스네 공주는 갈수록 예뻐졌다. 물론 예전에도 그녀의 미모는 범접하기 힘든 아름다움이 있었지만 격무에 시달리느라 많이 수척한 모습이었는데 요즘은 하루 일곱시간씩 꼬박꼬박 숙면을 취하는 데다 자주 거르던 식사도 세끼 잘 챙겨 먹었다. 단순히 생활 습관을 바꿨을 뿐인데도 대륙 최고의 미녀라던 그녀의 아름다움이 찬란하게 꽃피는 것이다. 이런 그녀의 변화는 궁성의 뭇 남성들의 마음을 요동치게 하고 있었다.
플렌후작은 그런 그녀의 변화가 상당히 불안하게 생각되었다. 루스네는 평소 자신의 외모보다는 나라의 안위를 신경쓰는 인물이었는데, 갑자기 예뻐지니 웬지 이상한 생각이 드는 것이다. 거기다가 반란군의 수괴와의 협상 테이블에 직접 나서겠다니.. 혹시 미인계라도 쓰려는 걸까?
"정말 직접 가실 생각이십니까?"
"그럼 어떻게 하나요. 제 몸을 줘서 그들을 막아야 하는데.."
플렌후작의 물음에 루스네는 체념한 듯한 어조로 말도 안되는 발언을 아무렇지도 않게 입에 담았다.
"공주님. 그 말은.."
후작은 당황하여 되물었다. 잘못 들었겠지?
"왜요? 그 아르셀라인가 뭔가 하는 사내는 여색을 무척 밝힌다고 들었어요. 제 미모라면 충분히 먹힐 거라고 생각하는데.. 후작의 의견은 좀 다른가요?"
"저하! 제정신입니까?"
일국의 공주가 창녀짓을 한다는 말인가? 플렌 후작은 루스네의 말을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
"까르르. 그럼 어쩌라구요? 큭큭 지금이라도 국경의 병사를 빼서 반란군이랑 내전을 일으킬까요? 아니면 제가 두 오라버니를 죽였던 것처럼 아르셀라의 목도 한번 따볼까요? 날더러 어쩌란 말이에요!!"
루스네는 머리를 헝크러트리며 히스테릭 하게 외쳤다. 요즘들어 루스네는 이런 저런 일로 반쯤 미치기 일보 직전이었다. 그나마 그녀가 정신을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그녀마저 무너저 버리면 이제 더이상 나라를 지탱할 수 없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건.. 말도 안됩니다! 공주님이 그런 천한 무리와.."
"이것이 최선이에요. 난 그 남자와 결혼할 것이고 이 나라의 왕 자리를 이어받게 할 거에요.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모르테스는 망하고 마니까.."
플렌은 뭐라고 말을 더 하려다 곧 힘없이 물러났다. 그녀도 야만스런 반란군의 수괴 따위와 혼인하고 싶은 마음은 눈꼽만치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나라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자신의 몸을 바치려는 것이다. 그녀의 가슴아픈 결단에 자신이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는가?
[어쩔 수 없다는 것이군..]
공주의 말대로 이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반란군과 왕국군이 힘을 합치면 어쩌면 제국의 군대를 감당해 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플렌 후작이 방을 나가자 홀로 남겨진 루스네 공주는 처연한 얼굴로 의자에 몸을 묻었다. 자신이 여자라는 사실이 정말 원망스럽다.
[나는 남자로 태어났어야 했어..]
대륙 최고의 미녀라는 허명은 그녀에게 있어 아무런 의미도 갖지 못했다. 그보단 여자로 태어나서 손해본게 이만 저만이 아
니다. 스스로 왕이 되어 나라의 중심을 잡을 수도 없다. 사랑하는 세이키를 아내로 맞을수도 없다. 그나마 이런 창녀짓이라도 해서 아르셀라와 협상을 할 수 있으니 그건 다행이라고 할까나?
문득 창밖을 보니 어느덧 해가 지고 우울한 석양이 깔려있었다. 멍하니 밖을 보고 있던 루스네의 뺨에 한줄기 눈물이 흘러내린다.
다음날 아르셀라의 진영.
[이런.. 협상이라니. 한번도 해본 적이 없는데..]
아르셀라는 꽤나 고민이었다. 루스네 공주가 협상을 하자고 해서 흔쾌히 받아들이기는 했는데 막상 날이 닥치자 어떻게 해야할지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저 준비 다했어요~"
세이키는 오랜만에 주인님이랑 나들이라도 간다고 생각했는지 들뜬 모습으로 아르셀라의 팔에 매달려왔다. 그녀는 지금 자신이 루스네 공주와 만나게 된다는 사실을 알고나 있을까? 자신의 전 계약자와 적으로 만나게 되면 그녀는 무슨 얼굴을 하게 될까?
"어이 리노! 정말 안갈꺼야?"
아르셀라는 옆에 매달려 있는 세이키는 무시하고 알몸으로 침대에서 꿈지럭 거리는 부관 리노를 다그쳤다.
"음냐~ 귀찮아여."
"그래도 협상이잖아. 난 너말고는 쓸만한 부하가 없단 말야. 세이키랑 단 둘이 가면 영 모양새가 안나온다구. 거기다 이 꼬맹이가 협상에 무슨 도움이 되겠어?"
"전 겉보기에도 마족이라는 티가 나잖아여. 꼬리도 있고~ 날개도 있고~ 그냥 세이키나 데려 가세요.."
리노는 협상 테이블에 마족인 자신이 끼면 꽤 불리한 결과가 나올거라 생각했다. 또 귀찮기도 하고.. 그녀는 눈을 감고 다시금 깊은 잠의 늪으로 빠져들었다.
"후후 리노 아줌마는 별로 가기 싫은 모양이네? 주인님. 우리 둘만 가자. 저런 방해꾼 따위 하나도 도움 안된다구~"
"끄응.."
리노의 말에도 일리가 있다. 그래도 자신은 나름 백성의 지지를 받는 몸인데(왜 백성들이 자신을 환영하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마족을 데려가면 안좋은 인상을 줄 우려가 있었다.
"할 수 없지. 가자 세이키."
"우와 주인님 최고~ 잘 생각했어~ 헤헷"
세이키는 방해꾼 아줌마를 떼놓고 간다는 사실이 너무 기뻣다. 단 둘만이 협상을 간다면(세이키는 협상이 무슨 말인지 잘 모른다.) 이건 데이트가 아닌가? 세이키는 주인님과의 데이트가 너무 기대되어 설레는 마음을 좀처럼 억누를 수 없었다. 잠시 후 그녀가 누구와 만나게 될 지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른 체..
11. 루스네의 눈물
"됐어요. 여기서부턴 혼자 가도록 하겠어요."
골렘 두마리가 지키고 있는 아르셀라의 성 입구에 도달하자 루스네는 자신의 부하들을 물리쳤다.
"네 공주님 혼자서요?"
"그 그럴 순 없습니다!"
충성스런 루스네의 호위병들과 중신들이 강하게 만류했지만 루스네는 막무가내였다.
"이건 명령입니다. 여러분이 함께 오면 협상을 하기 힘들어져요. 부디 이해해 주셨으면 합니다."
루스네는 아르셀라를 유혹할 생각이었다. 자신들의 우상이나 다름없는 공주가 사내앞에서 흐트러진 모습을 보인다면 부하들은 큰 충격을 받을 것이다. 그러니 그들을 데려갈 수는 없었다.
어쨌든 공주의 명령을 어길 수는 없다. 부하들이 물러서자 루스네는 홀로 성 안에 발을 들였다.
"그대가 루스네 공주인가?"
성문이 닫히고 루스네에게 다가온 안내인은 인간만한 크기의 우드골렘이었다. 골렘은 딱딱한 어조로 루스네의 신분을 물어왔다.
"그렇다. 나는 왕국의 공주 루스네 모르테아다. 너의 주인님에게 안내하거라."
"알겠습니다."
루스네의 신분을 확인한 골렘은 쿵쿵대며 먼저 발걸음을 옮겼다. 루스네는 얌전한 모습으로 조용히 골렘의 뒤를 따랐다.
[스스로 사고하는 골렘이라니, 놀랍구나.]
루스네는 어느정도 마법을 익혔기 때문에 자신을 안내하는 이 우드골렘의 경이로운 기술력을 잘 알수 있었다. 보통 골렘에게 이정도 지성을 부여하는 것은 웬만한 마법사로선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다.
[아르셀라는 어떤 인물일까?]
그다지 인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아르셀라는 확실히 대단한 인물이었다. 8서클을 뛰어넘는 최고수준의 마법능력도 그렇고, 전쟁을 일으킨지 석달만에 벌써 수도 코 앞까지 진격해온 탁월한 전쟁수행능력.. 지금까지 아르셀라는 단 한번의 전투도 패한적이 없다.
전장에서 보여주는 압도적인 위력 외에도 그는 백성들의 인심까지 쓸어가는 치밀함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의 진의가 어떻던 간에, 아마 충분히 모르테스를 책임질 왕의 재목이 될 것이다. 그거면 된거다..
"여기입니다."
루스네가 이런 저런 생각에 골몰하는 사이 어느새 회의장에 도착했다. 천천히 문이 열리고, 루스네는 조용히 호흡을 가다듬었다.
"저기 주인님~ 키스해 주면 안돼?"
협상단이 도착하기를 기다리는 동안 아르셀라는 자꾸 달라붙는 세이키에게 시달리고 있었다. 세이키는 일찌감치 아르셀라의 무릎위에 자리잡고 귀찮을 정도로 아르셀라를 곤란하게 하고 있었다.
"안돼. 보는 눈이 이렇게 많은데.. 거기다 협상단도 언제 도착할지 모르고.."
"하지만 심심하단 말이야~ 보는 눈이라고 해봐야 어차피 골렘들인데 아무 상관 없자나. 그러지 말고 한번만 해줘."
"안된다니까."
아르셀라는 매정하게 세이키의 부탁을 거절했다. 조그만 입을 삐쭉 내밀고 주인님의 키스를 기다리고 있던 세이키는 아르셀라의 거절에 골이 잔뜩 난 듯 보였다.
"정말 너무한거 아냐? 이럴꺼면 나 왜 데려온거야? 모처럼 데이트라고 해서 따라와 줬더니 이런 딱딱한 방 안에서 시간만 죽이고.. 주인님 정말 세이키한테 혼나고 싶어?"
"헐.."
세이키의 막나가는 말에 아르셀라는 무척 당황했다. 명색이 노예라는 것이 주인에게 이런 무례한 태도라니. 역시 처음에 확 휘어잡았어야 했는데 불쌍해서 많이 풀어준게 실수였다. 이젠 아예 기어오르려고 하지 않는가?
"이 이봐. 데이트라니! 이건 모르테스 왕국과의 중요한 회담이란 말이다. 너도 빨리 무릎에서 내려가. 무겁단 말이다."
"에에? 내가 무거워? 깃털보다 가벼운 세이키가 무겁다니.. 이건 주인 아저씨한테 문제가 있어. 이 약골아!"
"...."
아르셀라는 세이키의 말에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다. 약골이라니? 물론 아르셀라가 여자를 안을때를 제외하면 운동을 극히 싫어하기는 하지만 약골이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몸이 약하지는 않았다. 명색이 용이니 기본 베이스가 되는 것이다.
"어이. 내가 왜 약골이야? 이녀석이 요즘 많이 봐줬더니 못하는 말이 없네."
"사실이잖아. 솔직히 말해서 주인님 나 이길 수 있어? 나보다 약하니까 약골이지 뭐."
세이키는 이제 아주 막나가기로 작정한 듯 했다. 대놓고 아르셀라의 자존심을 긁어댄다. 아르셀라는 그녀에게 본때를 보여주기로 마음먹었다.
"후우.. 네가 마법면역체를 달고 나와서 내가 무섭지 않나본데, 내 힘이 마법이 전부인줄 아냐?"
"헤헤. 마법이랑 h말고 할 줄 아는것도 있었어? 변태주인님~"
[크윽..]
아르셀라는 입술을 꽉 깨물며 오른손에 불꽃을 일으켰다. 그 불꽃을 세이키의 허벅지로 살짝 가져가니
"앗 뜨거!!"
불이 채 닿기도 전에 세이키가 펄쩍 뛰며 아르셀라에게서 도망쳐 갔다. 세이키는 마법면역체라 절대 마법이 통하지 않는데 아르셀라의 불꽃은 마법으로 일으킨게 아니라는 건가?
"갑자기 이게 무슨짓이야! 자칫 세이키 피부에 상처라도 나면 손해보는건 주인님이라구!"
"이제 내 무서움을 알았겠지? 마법을 사용하지 않아도 너 정도 혼내주는건 아무것도 아니다."
세이키는 잔뜩 골이 나서 뭐라고 한마디 하려다가 훽 고개를 돌려버렸다. 애초에 순순히 키스를 해 줬으면 瑛뺐痼?이렇게 일을 번거롭게 만들다니 주인님은 역시 나쁜 아저씨다.
"어이 이 불꽃의 정체가 궁금하지 않아?"
"흥. 그런거 하나도 관심없어."
말하는 투로 봐서 잔뜩 토라진 것 같다. 이쯤에서 달래주는게 좋을 듯 싶은데..
"알았어. 키스해줄테니까 이리 와라."
"흥!"
"다섯 셀동안 안오면 안해준다. 하나 둘."
"으읏."
결국 손해보는것은 언제나처럼 세이키였다. 그녀는 아르셀라의 손가락이 다 접혀지기 전 언제 토라졌냐는 듯 쪼르르 다가오는 것이었다. 여기서 굽히고 들어가는건 자존심이 꽤 상하는 일이었지만 안오면 키스를 안해준다니 어쩔 수 없다.
"참 잘했어요 세이키 어린이."
"애가 아닌걸! 것보다 빨리 키스나 해줘."
아르셀라는 씨익 웃으며 세이키의 턱을 살짝 들어올렸다. 세이키는 양 볼을 붉게 물들인 채 눈을 꼭 감고 있다. 그녀의 앙증맞은 입술에 아르셀라가 천천히 다가가는 찰나
끼이이익
[헉 협상단이 왔군.]
아르셀라는 깜짝 놀라 세이키를 옆 자리로 밀치고 엄숙한 모습으로 자신의 상석에 자리잡았다.
"꺅 뭐에요?!"
주인님의 키스를 잔뜩 기대하고 있다가 날벼락을 맞은 세이키는 머리끝까지 화가 나서 벌떡 몸을 일으켰다. 아르셀라는 그녀의 반응은 무시하고 회의장에 들어온 협상단 쪽으로 시선을 옮겼다.
[한명?]
회의장에 들어온 인물은 단 한명이었다. 바다색 머리카락을 가진 20대 초반 정도 되어 보이는 날씬한 체구의 여성. 저 여자가 협상의 대표로 온건가?
[루 루스네?!]
그녀의 미모를 확인한 아르셀라의 눈이 등잔만하게 커졌다. 이건 확실하다. 이 세상 것이 아닌것 같은 신비로운 아름다움을 지닌 저 미녀가 대륙 최고의 미모를 가진 루스네 공주가 아니라면 그 누가 루스네란 말인가? 설마 이 자리에 직접.. 그것도 혼자 나오게 될 줄이야.
"...."
루스네가 처음 취한 행동은 아르셀라 옆에서 씩씩대고있는 은발의 소녀를 가만히 응시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곧 그녀는 아르셀라를 향해 정중하게 예를 표해왔다.
"아르셀라 님이시죠? 저는 모르테스 왕국의 공주 루스네 모르테아라고 합니다. 만나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어 으 응. 만나서 반가워."
아르셀라는 루스네의 미모에 취해 말이 잘 나오지 않았다. 어떻게 인간이 저토록 아름다울 수 있다는 말인가?
"어어어어어?!!!"
그리고 잠시의 시간을 두고 루스네의 정체를 알아챈 한 소녀가 있었다. 그녀는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듯 몇번이고 눈을 비비며 루스네의 얼굴을 확인했다.
"언니?!"
"...."
"언니 맞잖아! 어떻게 여기에.. 흑 언니!!"
세이키가 눈물이 글썽한 얼굴로 루스네에게 안겨들었다. 루스네는 가만히 품 안의 세이키를 쓰다듬으며 아르셀라에게 다시 시선을 옮겼다.
그녀는 조금도 흐트러지지 않은 어조로 담담히 협상목적을 설명했다.
"제가 협상을 제의한 이유는 이 전쟁의 무익함을 알려드리기 위해서입니다. 제국의 위협이 턱 밑까지 다가온 이 시점에 우리끼리 내란은 곧 멸망의 지름길입니다."
"으앙 언니도 무슨 말을 하는거야? 우리가 왜 싸워. 흑 농담이라도 그런 말은 하지 마."
루스네의 미모에 취해있던 아르셀라는 곧 냉정을 되찾았다.
"그래서 어쩌자는 거지? 화친이라도 하자는 건가?"
"잘 아시는 군요. 일단은 힘을 합해 외부의 적을 막아야지요."
아르셀라의 입가에 살짝 미소가 감돌았다. 여기까지 와서 한다는 말이 고작 화친이라니..
"이봐. 뭔가 잘못된게 아닌가? 화친이 아니라 항복이 맞는 말 같은데. 흐흐 외부의 적 타령을 할 게 아니라 정직하게 말하라구. 도저히 아르셀라님의 병사들을 막아낼 수 없어요~ 하고 말이지."
루스네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국경에 나가있는 병력을 끌어 모으면 당신과 대적할 정도는 됩니다만.. 제국의 정예병을 막을 방법이 없어집니다. 우리끼리 싸워서는 안되요."
"맞아요 주인님. 왜 언니랑 자꾸 싸우려고 그래요? 서로 평화롭게 지내면 좋잖아요."
세이키가 루스네의 편을 들었다. 그녀로서는 좋아하는 언니 루스네의 편을 드는게 당연한 것이다.
[주인님?]
하지만 그녀가 한 말은 루스네에게 있어 다른의미로 커다란 위화감을 가져다 줬다. 주인님이라니.. 설마 세이키가 아르셀라에게 종속되었다는 말인가?
"어차피 내 입장에선 제국이나 모르테스나 오합지졸이기는 마찬가지다. 흐흐 거기다가 내 궁극적 목적을 생각하면 더더욱 화친을 할 수는 없지. 돌아가라. 협상은 결렬이다."
아르셀라의 말에 루스네는 살짝 입술을 깨물었다. 여기서 부터가 중요하다.
"실례지만 궁극적 목적이 무엇인지 알 수 있을까요?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힘을 보태드리겠습니다."
아르셀라는 잠시 망설이다 곧 그의 목적을 당당하게 밝혔다.
"크크큭 나의 위대한 야망은 바로 전 세계의 아리따운 처자를 모두 아우르는 하렘왕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전제조건은 대륙 최고의 미녀로 알려진 아카시아 성녀와.. 흐흐 너를 내 것으로 만드는 것이지."
"아.."
루스네는 어이가 없어 할 말을 잊었다. 하렘왕이라고? 제정신인가?
"참 주인님 또 망상병 도졌네. 언니 저 말 듣지 마요. 가끔씩 주인님은 헛소리를 할 때가 있어요."
"...."
"그러기 위해서는 확실히 모르테스 왕국을 점령할 필요가 있지. 어설픈 화친따위, 큭큭 개나 줘 버려라. 너도 기대하고 있으라고. 곧 이 아르셀라님께서 네 알몸을 친히 시식해 줄 테니까. 크하하하"
[차라리 잘 된거야.]
루스네의 얼굴에 깊은 수심이 드러웠다. 그녀는 세이키를 안은 두 팔에 힘을 주었다.
[어차피 내 몸을 바치려고 온 거잖아. 어서 말하라고. 저를 드리겠어요. 당신을 왕으로 만들어 드릴 테니 부디 화친을 받아 달라고.. 하렘왕이고 뭐고 하는 말은 세이키 말대로 망상일 거야. 그러니.. 그러니..]
하지만 루스네의 입에서 나온 말은 그녀의 몸을 주겠다는 말이 아니었다. 대신 그녀는 전혀 엉뚱한걸 물었다.
"한가지 묻고 싶은 게 있어요."
"뭐냐."
아르셀라는 씨익 웃으며 루스네의 얼굴을 마주봤다. 역시 아름답다. 저 여자는 반드시 하렘에 넣어야 한다.
"세이키에게 무슨 짓을 한거죠?"
"응?"
"세이키는 제 계약자에요. 그런데 왜 세이키가 당신과 함께 있는 건가요. 거기다 주인님이라니.."
"어 언니."
루스네의 말에 가장 당황한건 세이키였다. 주인님과 있었던 일을 설명 해야하나?
아르셀라의 출정식을 방해하다가 비겁한 수단에 당해 사로잡힌 일. 거기서 아르셀라에게 몸을 더럽히고 매일 그에게 시달리다가 그의 부관 리노에게 속아 계약을 맺은 일. 계약의 내용이 뭐였더라? 아무튼 그 후 주인님의 귀여움을 받으며 계속 옆에 있어야 했던..
[히익 완전 주인님이 죽일놈이잖아. 이런 말을 들으면 루스네 언니 성격에 가만히 있을리 없어.]
아마 머리끝까지 화가 나서 아르셀라를 반으로 쪼개려 들 것이다. 하지만 루스네는 자신에게 약간의 검술을 배웠을 뿐 결코 저 변태아저씨의 상대가 안된다. 그러면 자신이 나서서 루스네를 보호해야 하는데 갑자기 몸이 아프면 어떻게 하지? 주인님 말을 안들을때 가끔 몸이 아파서 손끝 하나 움직일 수 없을때가 있는데..
"흠 그것이 궁금한가? 뭐 말 못할 것도 없지. 이 아이는 나와 노예계약을 맺었다."
"노 노예?!"
아르셀라의 말에 루스네의 얼굴이 백지장처럼 새하얘졌다.
"뭐 덕분에 매일이 즐겁지. 흐흐. 처음에는 잘 못하고 울기만 했는데 요즘은 꽤 익숙해졌는지 안는 맛이 있어. 너도 내 하렘에 들어오는게 어때? 세이키한테 그랬던 것처럼 네 몸에도 여자의 즐거움 이라는 것을 뼛속 깊숙히 새겨주지."
"아우 참! 왜 그런말을 하는거야 주인님.."
세이키는 아르셀라가 루스네를 도발하고 있다는 걸 알아채지 못하고 빨갛게 양 볼을 물들였다. 주인님과 함께한 침대위의 시간이 떠올라 부끄러웠던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세이키의 태도는 루스네를 더욱 충격에 빠뜨렸다.
[세이키.. 미안. 정말 미안해. 내가 너를 위험한 곳에 보내서. 괴로운 일을 겪게 했구나. 모두 내 잘못이야. 흑 정말 미안해..]
루스네의 눈에 이슬이 맺혔다. 참으려 해도 가슴속 깊은곳에서 저릿한 슬픔에 절은 눈물이 자꾸 솟구쳐서 어떻게 할 수가 없다. 그녀는 살짝 소매로 눈물을 훔치고 아르셀라를 똑바로 바라봤다.
"흑.. 아 안튼孤?없죠. 제 몸을 바치도록 하겠어요. 그러니.. 흑"
"뭐 뭣? 하렘에 들어온다고?"
아르셀라는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물론 자신의 말은 진심이기는 했지만 정말로 공주에게 자신의 여자가 될 걸 제의했다기 보다는 그녀를 도발해 마음의 평정을 흐트려 놓을 의도가 강했지 설마 들어줄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기 때문이다.
"절 마음데로 해도 괜찮아요. 그러니 화친을 받아 주세요."
루스네의 음성에서 처연한 비장감이 묻어나왔다. 슬픔에 젖은 미녀의 아름다움은 사내의 마음을 처절하게 울리는 무언가가 있었다.
"언니! 무슨 말을 하는거야? 저 h한 주인님이 날 얼마나 괴롭혔는지 알아? 그런데 언니도 그런 꼴을 당하고 싶다는 거야?"
세이키는 루스네의 손을 꽉 붙잡고 강하게 그녀를 만류했다. 화친이 대체 뭐길래 그녀가 아르셀라에게 몸까지 주려는 것인가?
"이 이봐. 큭 제길.. 뭘 모르는 모양인데. 널 한번 먹는게 내 목적은 아니다. 널 하렘에 넣는게 내 진정한 목표란 말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모르테스 왕국도 내 손아귀에 넣을 필요가 있다."
아르셀라도 이런식으로 루스네를 안게 되는건 사양이었다. 압도적인 힘의 차이를 보여준 후 마음 속 깊은곳까지 굴복시켜 자신의 여자로 만드는게 아르셀라의 계획이었던 것이다.
"네. 이 왕국을 드리겠어요. 아니 그것보다.. 저랑 결혼하시죠. 절 아내로 맞으시고 이 나라의 왕이 되는 거에요."
"뭐어?!"
"어 언니?"
나라를 통채로 준다고? 거기다 그녀 자신도 아르셀라의 하렘에 들어온다는 것인가?
"설마 거절하진 않으시겠죠. 모르테스 최고의 미녀와 왕 자리를 한꺼번에 얻게 되는 거에요.
"..."
너무 맛있어 보이는 과일에는 독이 있는 법이다. 아르셀라는 그녀의 진의를 의심했다. 혹시 함정이 아닐까? 아니면 그토록 제국의 위협이 무섭다는 것인가? 일개 반군의 수괴인 자신에게 나라를 통째로 물려줄 정도로?
"내가 거절하면 어떻게 되지?"
"후후 당신의 그릇이 그정도 인걸 어쩌겠습니까. 그래도 우리는 당신과 싸우지는 않을 거에요. 텅 빈 수도를 점령하고 왕이 되십시오. 당신이 왕이 되는 동안 우리는 제국과 일전을 벌일테니.."
"..."
아르셀라는
"좀 살살 해! 내가 어디 도망갈 것 같아?"
"호호 다시 말이 짧아졌구나? 주인님이~ 세이키 양이~ 혼자서 ~ 밤에 ~ 뭘 하는지 ~ 알게되면.."
"으악 미안해요. 그러니 그만좀 해요! 비밀로 한다고 약속했잖아요!"
"후훗~ 이 리노 언니는 용의 맹약 어쩌고 하는 주인님과는 달리 약속을 지킬 필요가 전혀 없어요."
"언니라니!!"
리노의 말에 세이키가 갑자기 화를 냈다. 그녀에게 있어서 언니라는 성역은 오로지 루스네에게만 허락된 장소였던 것이다.
"이런 이런. 세이키양은 아직 제 마음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못한 것 같네요. 후후. 슬프지만 괜찮아요. 오늘 세이키 양을 제 것으로 만들어 버릴 테니까~"
"...."
핥듯이 자신을 살펴보는 리노의 눈길에 세이키는 소름이 돋았다.
[흥. 그럴 일은 없을 거야. 주인님이 세이키를 보호해 주실 테니까.]
리노가 끼는 3p는 무척 싫은 것이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르셀라가 어디 가는것은 아니다. 전에 없이 애교를 부리며 주인님에게 안겨들면 저 미운 아줌마가 끼어들 틈은 없는 것이다. 이것이 세이키가 리노에게 세운 대응 책이었다. 물론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지만..
똑똑
"들어오거라."
주인님의 허락이 떨어지자 아르셀라의 두 여자는 천천히 방문을 열고 들어왔다. 처음 세이키의 시야에 들어온 것은 주인님의 커다란 물건이었다.
[언제봐도 놀랍단 말이야. 저 큰게 어떻게 내 안에 들어올 수 있을까?]
예전에는 저 물건이 무섭기만 했는데 요즘들어서는 꼭 그렇지 만도 않았다. 저 커다란게 자신의 좁은 질을 파고들면 온 몸에 이상한 느낌이 드는 것이다. 마치 하늘을 나는듯한, 내 몸이 내것이 아닌듯한 기분.. 세이키는 그 기분이 싫은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없으면 허전할 정도로.
"뭘 그렇게 보고만 있는 건가요? 주인님이 임전 태세에 들어가셨잖아. 빨리 봉사를 해야지요."
"보 봉사라니?"
리노의 가벼운 책망에 세이키는 영문을 모르고 멀거니 서있기만 했다. 리노는 가볍게 한숨을 내쉬며 세이키의 캐미솔을 살그머니 끌어 내렸다.
사르륵
"꺄악?"
눈 깜짝할 새 세이키는 손바닥만한 팬티 차림이 되고 말았다. 브래지어를 하지 않은 그녀는 빨갛게 달아오른 모습으로 양 가슴을 가리며 그 자리에 주저않고 말았다.
"아직도 주인님 앞에 알몸이 되는게 부끄러운가요? 빨리 그 팬티 벗어버리지 못하겠어요?"
"하 하지만.."
역시 싫다. 주인님과 단 둘이 있을때 알몸을 드러내는 것도 부끄러운데.. 거기다 스스로 팬티를 벗는것도 싫었다. 주인님이 부드러운 손길로 살짝 벗겨주는게 좋았다.
"뭐하고 있어요?"
"아우 웅.."
자꾸 세이키가 망설이고 있자 리노도 애가 탔다. 주인님 앞에서 저 아이를 완전히 길들인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자꾸 세이키가 까칠하게 나오는 것이다. 역시 자위모습을 들킨 정도로는 약발이 세지 않았던 걸까?
"휴우. 할 수 없죠. 일단 저 부터 봉사하도록 하겠어요. 보고 배우세요!"
리노는 기합을 넣고 자신의 검은 망사 타이즈를 벗어던졌다. 순식간에 요염한 서큐버스의 알몸이 그 모습을 드러낸다.
[꿀꺽]
리노의 다이너마이트 바디를 보고 세이키는 자신도 모르기 침을 삼켰다. 군살 하나없는 저 날씬한 몸에 어떻게 저런 커다란 젖가슴이 달려 있는걸까? 엉덩이도 크고.. 문득 자신의 빈약한 가슴을 내려다보니 한숨이 절로 나온다.
세이키의 열등감을 더 크게 자극한건 리노가 아르셀라에게 봉사하는 방법이었다. 그녀는 자신은 꿈도 꾸지 못할, 양 가슴으로 물건을 감싸는 이상한 기술을 구사하는게 아닌가? 주인님의 기색을 살피니 꽤 기분이 좋은 듯 눈을 지그시 감고 리노의 감촉을 느끼고 있었다.
"하읍 쩌업. 주인님 기분 좋아요?"
리노는 아예 입까지 사용하여 아르셀라에게 봉사해 주고 있었다. 그녀의 음란한 입술이 아르셀라의 귀두를 입에 물고 사탕처럼 빨아대고 있다. 분하지만 확실히 테크닉은 리노가 세이키를 한참이나 상회하고 있었다.
[쳇 기술이 중요한게 아냐. 주인님은 무엇보다도 세이키를 좋아한다구. 아줌마의 가슴따위.."]
"음 아주 좋다. 역시 리노의 파이즈리는 일품이군."
[으윽.]
세이키의 기대를 허무는 주인님의 한마디가 너무 아프다. 세이키는 잔뜩 골이나서 주인과 리노의 짓거리를 가만히 노려보고 있었다.
"아으읏.."
계속 서큐버스가 주인님께 봉사하는 광경을 보고 있자니 다리 사이가 근질근질 하다. 리노의 봉사능력이 질투가 나는건 사실이었지만 그들의 모습은 무척 음란하고, 보는사람을 달아오르게 만들고 있었다. 세이키는 자신도 모르게 팬티 사이로 손을 넣어 털도 나지 않은 매끄러운 균열을 쓰다듬기 시작했다.
"하아 하아.."
"..."
[어라?]
한참 리노와 주인님을 관찰하며 손가락을 움직이고 있던 세이키의 눈에 무언가 이상한게 감지되었다. 한창 열성적으로 주인님의 물건을 빨고있던 리노가 봉사를 멈추고 그대로 멈춰버린 것이다. 웬일이지 하고 보고 있는데 리노가 갑자기 일어나서 이쪽으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꺅 아냐! 이건 그냥."
그제서야 세이키는 급히 팬티에서 손을 꺼냈지만 이미 늦어있었다. 팬티가 자신의 애액으로 흠뻑 젖어있어 뭐라 잡아때는것도 불가능 하다.
"제가 말했죠? 혼자서 위로할 것이 아니라 주인님께 봉사할 생각을 하라구요! 그런데 이번엔 대놓고 자위 삼매경인가요?"
"우우우.."
세이키의 눈가에 작게 이슬이 맺혔다. 부끄러워 죽을 것 같다. 주인님도 보는 앞에서 이게 무슨 꼴이람..
"이리 와요!"
"에 자 잠깐. 놔주세요!"
리노는 어쩔 줄 모르고 훌쩍이고 있는 세이키를 강제로 끌어안고 아르셀라의 앞에 꿇어 앉혔다. 세이키는 어리둥절 하여 눈물이 글썽한 눈으로 주인님의 성난 물건과 리노의 엄격한 얼굴을 번갈아 바라봤다.
"어서 봉사를 하세요. 명색이 3p인데 저만 주인님을 독점할 수는 없잖아요. 자 손으로 감싸쥐세요. 주인님의 귀두에 입을 맞추라구요."
"아웃.."
리노의 박력에 눌린 세이키는 어찌할 겨를도 없이 그녀의 말대로 아르셀라의 물건을 할짝이기 시작했다. 그 틈에 리노는 세이키의 엉덩이에 걸려있던 팬티의 옆 매듭을 풀러버렸다.
"에엣?"
세이키는 순식간에 알몸이 되고 말았다. 갑자기 허전해지는 하반신의 감각에 당황하는 그녀였지만 리노는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세이키의 균열에 이번에는 자신이 직접 손가락을 넣고 능숙하게 애무하기 시작한 것이다. 어디로 도망가고 싶어도 리노가 세이키의 뒤에 찰싹 몸을 밀착하고 있어 그것도 불가능 하다. 할 수 없이 세이키는 리노의 손을 그대로 놔둔 채 주인님의 물건을 빨 수밖에 없었다.
"하으읍 하압 쩝쩝.. 아앙~ 그 그만해. 그렇게 만지면 제대로 할 수가 없단 말이야!"
리노의 손은 세이키 자신보다 그녀의 몸을 더 잘 아는 듯 했다. 집요하게 자신이 느끼는 부분만 골라서 공략해 오는데 아주 죽을 맛이다. 세이키는 아르셀라에게 제대로 봉사하지 못하고 끊임없이 신음소리만 흘리고 있었다.
"흑 제발 그만해~ 주인님. 뭐라고 좀 해보세요. 리노가 자꾸 만져서.. 주인님한테 집중할 수 없어요. 이잉. 저는 주인님한테 봉사하고 싶단 말이에요."
몸이 자기 의지와 상관없이 달아오르자 세이키는 아르셀라를 올려보며 애처롭게 도움을 요청했다. 이대로 가버리는건 정말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었다. 그녀는 리노에게 자신이 가는 모습만큼은 보여주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하물며 그녀의 손에 가버리는건..
쓱싹쓱싹
하지만 아르셀라는 씨익 웃으며 귀엽다는듯 세이키의 머리를 쓰다듬을 뿐이었다. 그 행동은 즉 세이키를 도와줄 의사가 없다는 것을 뜻한다. 믿었던 최후의 보루가 무너지자 세이키는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리노의 손에 몸을 맡길 수 밖에 없었다.
"으읏 제발.. 아 안돼. 그만해요. 그렇게 만지면, 이상해 진단 말야! 안돼 제발 안돼! 히이이이익!!"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성에 대해 미숙한 세이키가 노련한 서큐버스의 손길을 이길수는 없는 것이다. 세이키는 작은 몸을 바들바들 떨며 리노의 부드러운 몸에 힘없이 기대어 달뜬 숨을 몰아쉬었다. 결국 가버린 것이다.
"흐으윽. 너무해.."
세이키의 눈에 맺힌 이슬이 형태를 갖춰 뺨을 타고 흘러내린다. 그 눈물은 리노의 손에 결국 절정에 달하고 만 허탈감과 수치심을 담고 있었다. 말려주지 않은 주인님이 정말 야속하게 생각된다. 자신을 가게 할 수 있는건 오로지 주인님이야 하는데..
"후후 그렇게 엄청난 얼굴을 보여주시다니, 세이키 양도 참 귀여워요."
리노는 세이키의 애액으로 잔뜩 젖은 자신의 손을 들어보이며 상큼하게 미소지었다. 이제 세이키는 뭐라 답할 기력도 없었다.
"하지만 그렇게 혼자 가버리는건 허락할 수 없어요. 자 어서 주인님께 마저 봉사하라구요. 노예의 본분을 잊으면 안돼죠."
리노는 반쯤 탈진한 세이키의 얼굴을 강제로 아르셀라의 물건에 들이대었다. 세이키는 넋나간 얼굴로 아르셀라의 물건을 다시 입에 물었는데 아마 그녀는 자신이 무엇을 하는지도 모르는 듯 했다.
"음 세이키 양이 상태가 별로 안좋은 듯 하니 저도 같이 해야겠네요."
리노는 자리를 옮겨 세이키의 옆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 그녀는 아르셀라의 물건을 세이키와 나눠서 봉사하기 시작했다.
"날름 날름"
리노의 기술은 확실히 세이키의 그것과는 차원이 달랐다. 그녀의 뱀 같은 요염한 혓바닥이 아르셀라의 물건을 능숙하게 감싸고 애무하기 시작하자 더할나위 없는 쾌감이 느껴지는 것이다. 어느정도 정신을 차린 세이키도 지지 않겠다는 듯 분발하여 열심히 핥아댔지만 아무래도 리노를 따라갈 수는 없었다.
[흐흐 이거 참..]
두 미녀가 서로 자신을 올려보며 물건을 날름거리고 있는 모습은 정말 보기만 해도 흐뭇한 광경이 아닐 수 없었다. 리노의 성숙한 얼굴과 세이키의 앳된 얼굴을 붙여놓으니 나름 풍경이 나오는 것이다. 두 얼굴 다 자신에 대한 봉사로 양 볼이 복숭아처럼 물들어 있으니 더할나위 없이 만족스럽다.
"주인님 쌀거 같으세요?"
아르셀라의 물건이 절정에 치닿아 꿈틀대자 리노가 젖어드는 목소리로 속삭여 온다. 서큐버스의 목소리는 그 자체로도 남성을 흥분시키는 묘한 마력이 담겨 있었다.
"그래 너희 둘한테 듬뿍 싸줄테니 잘 받아 먹거라."
"와아 기뻐요~"
"에엣?"
아르셀라의 물건이 요동치며 정액을 뿌릴 준비를 하자 리노는 입을 벌려 정액을 받을 준비를 했다. 반면 아무것도 모르고 있던 세이키는 얼굴에 물음표를 띄우고 아르셀라의 물건을 멍하니 바라보는 것이었다. 그리고 잠시 후
찔꺽 찔꺽
아르셀라의 물건에서 대량의 백탁이 품어져 나와 둘의 얼굴을 하얗게 적셨다. 예상치 못한 주인님의 사정에 세이키는 화들짝 놀라 뒤로 물러섰지만 미리 준비를 하고 있던 리노는 아르셀라의 정액을 남김없이 얼굴로 받아냈다.
"쩝쩝"
리노는 자신의 얼굴에 묻은 아르셀라의 정액을 손으로 긁어내 쪽쪽 빨아먹었다. 그걸로도 부족한지 세이키의 얼굴에 묻은 아르셀라의 정액마저 탐내는 것이었다.
"안먹을거면 저 주세요."
"시 싫어! 이건 내꺼야."
그렇지 않아도 중간에 몸을 빼서 자신이 받은 정액이 적은데, 그것마저 뺏기는건 싫었다. 세이키는 자신도 리노를 흉내내어 얼굴에 묻은 정액을 입에 가져갔다.
[우우 맛이 이상해]
세이키는 정액맛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자궁으로 받으면 따뜻한 감각의 주인님을 끝까지 느낄 수 있어서 좋은데, 입으로 받으면 맛도 이상하고 삼키기도 곤란했던 것이다. 그래서 보통 정액을 먹거나 하는일이 드물었지만 리노에게 뺏기기 싫어 어쩔 수 없이 핥아먹은 것이다. 확실히 3p를 하면 여러모로 세이키가 손해보는게 많다.
"냠~ 세이키 양은 욕심꾸러기. 하지만 그런 세이키 양이 좋아요. 헤헷 이렇게 덥치고 싶을 정도로요~"
씁쓰름한 정액 맛을 음미하며 오도카니 않아있던 세이키를 가만히 놔둘 리노가 아니였다. 그녀는 세이키의 작은 몸을 끌어안고 침대로 몸을 던졌다.
"꺄아!"
갑작스런 리노의 돌격에 당황한 세이키는 그녀의 품에서 빠져 나가려 했지만 리노가 꽉 끌어안고 있어서 그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녀의 풍만한 가슴이 자신의 빈약한 가슴에 밀착되어 이상한 느낌을 주고 있었다. 그 뿐 아니라 리노는 자신의 성숙한 균열과 세이키의 어린 균열을 맞대고 은근슬쩍 비벼오는게 아니던가?
"싫어! 놔주세요! 주인님 도와줘!"
여자끼리 보지를 맞대다니, 정말 망측하다. 세이키는 식겁하여 주인님께 도움을 요청했지만 전번에도 세이키의 요청을 묵살한 적이 있던 아르셀라는 이번에도 흐뭇하게 웃으며 그 둘을 내려다 볼 뿐이었다.
[우앙 이번에도 안도와 주려나봐.]
혼자서 빠져 나갈 수 밖에 없다. 세이키는 리노의 품에서 빠져나가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리노가 기본적으로 세이키 보다 근력이 센대다가 그 가늘고 요염한 손가락으로 세이키의 성감대 여기저기를 자꾸 지분거려 제대로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마나를 끌어올려야 하나 고민하는 사이 그녀의 하반신에서 다급한 충격이 느껴졌다.
"아아아앗! 주인님?"
이번에 그녀를 괴롭힌건 아르셀라였다. 그는 아무 예고도 없이 자신의 거근을 세이키의 균열에 밀어 넣은 것이었다. 세이키와 아르셀라는 사이즈 차이가 꽤 나는 편이었지만 리노의 공격으로 이미 흠뻑 젖어있던 세이키는 쉽사리 주인님을 받아들이고야 말았다.
"흑 너무해요! 이제보니 리노랑 주인님이랑 한패였군요?"
"후후 이제 아셨나요?"
리노는 사악하게 웃으며 세이키의 몸 여기저기를 자신의 몸으로 녹여나갔다. 전신에서 느껴지는 리노의 감각과 하복부 깊숙한 곳에서부터 전해오는 주인님의 감각은 세이키로서는 감당하기 힘든 엄청난 느낌을 가져다주고 있었다.
"아앙~ 제발 살살. 한명이라도 좀 빠져요. 저 이러다 죽어요!"
거칠고 씩씩하게 자신을 공격하는 주인님과 부드럽고 상냥하게 자신을 녹이는 리노, 이대로라면 정말로 위험할 지도 모른다. 심장이 터질듯 두방망이 치며 과열되는 것이, 어쩌면 죽게 될 지도..
"아흐응~"
다행히 세이키의 바램은 이루어졌다. 주인님이 자신의 질에서 물건을 빼내어 그녀의 위에 겹쳐있는 리노의 질에 거칠게 쑤셔박은 것이다. 한숨돌린 세이키는 진심으로 주인님을 고맙게 생각했다.
"하앗 으응 주인님~ 너무 커요. 앙 미칠것 같아~"
"흐흐 세이키도 군말없이 받아들였는데 서큐버스인 네가 그럴 말할 처지냐?"
아르셀라는 리노의 커다란 엉덩이를 꽉 붙잡고 엄청난 기세로 자신을 밀어 붙이고 있었다. 세이키에게 박을 때와 같은 세심한 배려는 조금도 느껴지지 않는다.
"부드럽게 해줘요! 그렇게 세게 하면 세이키 양을 애무할 수가 없다구요~"
"흥 이 아줌마가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 주인님! 더 세게 하세요. 세이키도 분발해서 리노를 가게 만들 테니까요!"
이번에는 세이키가 반격을 시작했다. 리노의 유두를 손으로 꼬집듯 잘근거리며 옆구리를 간지럽 히는 것이다. 예전 루스네 공주가 말썽부리는 세이키를 벌줄때 사용한 기술이다.
"이 히힛~ 아앙 간지러. 아앗 세이키양 그만해요! 앗 주인님도~ 너무해~"
리노가 번민하는 모습을 보고 세이키는 깜짝 놀랐다. 자신의 공격이 리노에게 먹혀들어간 것이다. 예상외의 성과에 고무된 세이키는 더욱 힘을 내어 리노를 괴롭혔다.
"히히 어때? 그동안 세이키를 괴롭힌 복수를 해줄테니까~"
"우앙 주인님! 뭐라고 좀 해주세요. 세이키양이 선배를 못살게 해요."
"헤헤 그래봐야 소용없.. 꺄아!"
이번엔 세이키가 당할 차례였다. 아르셀라의 물건이 어느새 리노의 질에서 세이키의 질로 그 자리를 옮겨갔던 것이다. 세이키가 주인님의 느낌에 당황하는 사이 리노가 다시 반격을 시작했다.
질퍽 질퍽
"호호호 좀 전에 저를 괴롭힌 방법은 꽤 인상적이었어요~ 저도 한번 그대로 시험해 볼까요?"
"에엣? 꺄아악 안돼!!"
리노가 좀전 세이키가 하던 그대로 그녀의 유두를 비틀며 옆구리를 간지럽혔다. 세이키는 간지럼에 무척 약했기 때문에 이건 차라리 고문에 가까웠다.
"흐아앙 제발~ 잘못했어요. 용서해줘!! 주인님, 저 말고 리노한테 박아주세요. 저 죽어요! 정말 죽어요!!"
"흐음 둘 다 서로한테 내 물건을 박아달라고 하니 이거 참.."
아르셀라는 난처한 기색으로 물건을 뽑아 두 여자의 맞닿은 균열 가운데로 물건을 밀어 넣었다. 나름 둘 사이에 균형을 잡은 것이다.
"호호 이제 공평한 조건이 되었네요. 으응~ 어디 이제 본격적으로 승부해 볼까요?"
리노는 그녀들 사이에 느껴지는 아르셀라의 감촉을 즐기며 상큼하게 미소지었다. 그녀의 미소를 보니 세이키는 오한이 쫙 돋는 것이었다.
"으앙 주인님~ 내가 리노를 어떻게 이겨?! 도와줘요. 가운데에 비비지 말고~ 아읏 리노한테 넣으라구요. 세이키를 도와달라구요!!"
하지만 세이키의 요청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아르셀라는 씨익 웃으며 계속 두 여자들 사이에 물건을 문질러 대었고 리노는 신이 나서 세이키의 성감대를 집요하게 애무해대었다.
[흑 또 가버릴 것 같아.]
상황이 너무 안좋다. 세이키는 몸을 비틀며 어떻게든 쾌락에 저항해 보려 했지만 어린 그녀로서는 어떻게 해볼 방법이 없었다. 그리고 결국
"꺄아아아악 너무해!!"
또 가버리고 말았다. 작은 새처럼 전신을 푸들푸들 떨며 힘없이 늘어져 버리자 리노는 세이키의 떨리는 입술에 쪽 하고 자신의 입을 맞췄다.
"이거 너무 야한거 아니에요? 저는 아직 한번도 가지 못했는데 세이키 양만 벌써 두번이나 가버렸어요."
"흐그윽 죄송해요. 죄송해요.."
힘을 잃고 쓰러진 세이키의 하체에 뜨거운 무언가가 뿌려지는 느낌이 들었다. 약간의 시간을 두고 주인님이 절정에 달한 것이다. 두 여자의 엉덩이가 아르셀라의 정액으로 하얗게 물들어 간다.
"어멋~ 주인님도 벌써 두번째네요. 이거 참~ 마치 어른인 언니가 꼬맹이 두 남매를 상대하는 것 같잖아요~"
"흐흐 절정에 달한 회수가 중요한게 아니다. 나는 아직 팔팔하단 말이지. 너도 언제까지나 그렇게 여유롭게 있을수는 없을 것이다."
"하아 하앙. 맞아요. 주인님이 리노 선배를 크게 혼내줄 거라구요"
"호호 어디 기대해 볼까요? 그럼 부디 열심히 해서 저를 가게 만들어 보세요~~"
밤은 길고 아르셀라의 정력은 끝이 없었다. 예전과는 달리 아르셀라도 레벨이 많이 올라 서큐버스 리노를 충분히 상대할 정도가 되었던 것이다. 그들의 대결은 달이 지고 새벽이 동틀때까지 계속되었다.
"음냐 음냐.."
덕분에 죽어나는것은 세이키였다.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진다고 했던가? 세이키는 전에 없이 많은 양의 정액을 넘치도록 자궁에 받고 일찌감치 나가 떨어져 있었다. 나름 분발했지만 두 강자의 틈에서 살아남기에는 역시 너무 어렸던 것이다.
그래도 그녀가 있었기에 길고긴 침대위 전투에서 리노가 승리할 수 있었다. 반쯤 해골이 되어 침대에 널부러진 아르셀라를 앞에두고 리노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세이키 양이 주인님의 정력을 조금이나마 소모시키지 않았다면.. 어쩌면 제가 졌을수도 있겠네요. 아르셀라님도 많이 성장했는걸요?"
긴 긴 밤사이 몇번이나 가버린 그녀는 후들거리는 다리를 애써 일으켜 침실을 나섰다. 자칫 여기서 잠들어 버리면 아르셀라가 나중에 무승부였다고 우길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다. 최소한 침대위 승부에서는, 아직 주인님께 지고 싶지 않았다.
"후후 안녕히 주무세요 주인님, 세이키 양~"
탁
아침햇살이 창문 사이로 비쳐들어와 알몸으로 끌어안고 있는 두 남녀를 부드럽게 비춰주었다. 아직 그들이 일어나려면 꽤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다.
10. 아카시아의 증오심
아르셀라의 병력은 어느새 모르테스의 수도 모르테아의 코 앞까지 다가왔다. 공주는 딱히 아르셀라의 군대를 막을 생각도 않고, 오히려 아르셀라의 진격로에 배치되어 있는 수비병을 모두 제국과의 국경으로 돌리는 것이었다. 아마 아르셀라와 싸울 생각을 포기한 듯 보였다.
[이거 참 왕되기가 이렇게 쉬웠나?]
아르셀라는 일이 너무 잘 풀려 오히려 불안할 지경이었다. 전혀 긴장감이 없다. 세이키는 곧 루스네와 적으로 만난다는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빈둥대며 과일이나 줏어먹고 있었고 리노는 허구한날 잠만 잤다. 가는 곳마다 백성들의 열렬한 환영에, 아리따운 여자들은 아르셀라가 말도 하기 전에 먼저 그에게 안겨온다. 정말 자신은 하렘왕이 될 운명을 타고났단 말인가?
[흐음.. 첫째왕비는 리노로 하고, 둘째는 세이키, 셋째는 루스네.. 넷째는 아카시아.. 일단 들어온 순서대로 맞아들일까? 아니면 나이 순서가 나으려나? 크허허헛]
아르셀라는 벌써부터 김치국을 마시고 있었다. 하지만 일이 앞으로도 이렇게 술술 풀릴지는 아직 알수 없는 것이다.
아카시아 대신관. 교단의 성녀로 칭해지는 아름답고 신성한 미녀. 그녀는 겉보기에는 고결한 성직자였지만 실은 무시무시한 비밀을 숨기고 있었다.
교단의 지하 깊숙한 곳에 위치한 비밀제단. 이곳에선 한창 세계를 파멸로 몰아갈 수 있는 끔찍한 의식이 진행되는 중이었다. 예전에는 아카시아 혼자서 이 의식을 진행할 수 밖에 없었지만, 최근 그녀는 8서클에 달하는 엄청난 마력을 몸에 지닌 한 여자를 손에 넣었다. 그녀는 자신이 없어도 의식을 진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기에 아카시아는 그녀에게 비밀제단을 맡겨둔 채 안심하고 다른 일에 신경쓸 수 있었다. 이를테면 모르테스 왕국을 멸망시키는 일이라던지..
[아르..]
아르셀라가 자신의 하렘에 넣을 미녀들을 다시한번 점검하고 있는 사이 그의 애칭을 애타게 부르짖는 한 여성이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목소리는 소리가 되어 입 밖에 나오지 못하고 가슴 속에서 맴돌 뿐이었다.
[아르.. 도와줘.]
온 몸이 자신의 것이 아닌 듯 하다. 다크엘프 르나, 퀴러스의 셋째 제자이자 아르셀라의 사저인 이 아름다운 여성은 제국의 수도에 위치한 교단 깊숙한 지하 대공동에 유폐되어 성녀의 비밀스런 의식을 돕고 있었다.
물론 자신의 의지가 아니다. 그녀는 농담이라도 이런 끔찍한 의식에 참여할 생각따윈 없었다. 하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 아카시아 성녀의 사악한 주술에 사로잡혀 완전히 그녀의 종이 되고 만 것이다.
[제발. 나 이런 거 싫단 말이야.]
어째서 일이 이렇게 되버린 걸까? 그녀는 단지 교단에 몸을 의탁해 아르를 잊어보고자 했을 뿐이다. 그런데 왜..
생각해 보면 그녀의 인생은 불행의 연속이었다. 어렸을 때 자신의 마을을 완전히 불태운 무시무시한 흑마법사 퀴러스의 눈에 띄어 그의 제자로 들어간 이래, 인륜을 저버린 끔찍한 실험을 도와야 했고. 온 마음을 바쳐 사랑했던 한 남자는 매정하게 그녀를 차버렸다. 그 남자도 잊고 그동안 지은 죄를 씻을 겸 해서 교단으로 들어갔더니 이번에는 퀴러스 못지않게 무서운 마녀 아카시아의 손에 사로잡혀 죽느니만 못한 처지가 되어버린 것이다.
[인간들 따위는 모두 죽어야 한단다. 그들은 살아갈 가치가 없어.]
머리속에는 성녀의 속삭임이 끊임없이 되풀이 되고 있다. 물론 르나는 그녀의 속삭임이 잘못되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이토록 계속 반복해서 들려오는 성녀의 목소리를, 언제까지고 거부할 수 있을지는 스스로도 자신이 없었다. 언젠가 그녀의 속삭임에 넘어가고 말면, 이제 자신에게 남은 마지막 자아도 완전히 녹아버리게 되겠지..
"르나야."
한창 의식에 집중하고 있던 르나의 귀에 익숙한 한 중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누가 온 것일까? 고개를 돌려 방문자의 정체를 확인하고 싶지만 아카시아가 이곳을 떠나기 전 내린 명령, "내가 돌아올 때까지 의식에 집중해라" 때문에 그녀는 한시도 마법진을 벗어날 수 없었다.
"괜찮다. 곧 너를 구해주마."
[정말 구해준다는 말씀이신가요?]
그렇다면 더 바랄게 없었다. 르나는 비록 몸은 움직일 수 없었지만 마음으로라도 그를 응원했다.
"아.."
남자의 손이 자신의 머리에 와닿자 르나는 흠칫 했다. 남자는 르나의 머리에 손을 대고 무언가 중얼중얼 거리더니 이내 힘없이 손을 떨어뜨렸다.
"내 힘으로는 힘들구나. 10서클의 정신계열 마법이라니.. 당장 풀어줄 수는 없겠다. 일단 상아탑으로 가서 너에게 걸린 저주를 풀어 보도록 하겠다."
[제발 그렇게 해주세요. 여기서 절 꺼내주세요.]
트라듀스, 퀴러스의 수제자이자 그가죽은 지금 현 대륙 최강의 마법사. 그는 자신의 사제를 구하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교단의 깊숙한 곳에 침투해 왔다. 과연 그는 무사히 르나를 데리고 이 장소를 빠져나갈 수 있을 것인가?
"아하하하~ 제법 인간들은 당돌한 구석이 있어. 큭큭 여기가 어디라고 감히 너 따위가 발을 들이는 거지?"
[아..]
운나쁘게도 트라듀스가 이곳에 침입한 직후 아카시아 성녀가 돌아오고 말았다. 동시에 아카시아의 정신지배가 강하게 힘을 발휘해, 르나의 희미하게 이어지던 자아가 완전히 끊겨 버렸다.
대륙 최고의 미녀로 이름높은 이 교단의 성녀는 흥미 반 비웃음 반이 섞인 표정으로 검은 후드를 눌러쓴 대륙 최강의 마법사를 오만하게 내려보고 있었다.
"이 아이는 내 사제요. 풀어주지 않겠소?"
"싫다. 저렇게 쓸만한 애를 왜 내가 풀어줘야 하지?"
"...."
예상했던 반응. 결국 트라듀스는 아카시아 성녀와의 일전을 피할 수 없으리라는 걸 깨달았다. 과연 자신이 이길 수 있을 것인가?
"당신이 싫다면 힘으로라도 되찾아 가겠소."
"너정도 힘이라면 작은 유희거리는 될 것 같군. 비웃지는 않으마. 후후 전력을 다 해보려무나."
아카시아 성녀는 환히 웃으며 양 손을 펼쳤다. 그녀의 두 손에 주위에 각기 다른 종류의 마법진이 새겨져 간다.
[더블 스펠..]
웬만한 경지에 오른 마법사가 아니면 시도조차 할 수 없다는 고난도의 마법 시전이다. 트라듀스의 스승, 퀴러스의 더블스펠은 오른손에 6서클, 왼손에 7서클이 한계였다. 하지만 성녀가 지금 캐스팅 하는 마법은 둘 다 무려 8서클이 아닌가!! 참고로 트라듀스의 더블 스펠은 양손 다 4서클 정도였다.
"일단 가볍게 한번 막아 보려무나."
아카시아는 마법을 캐스팅 하며 대화까지 건네는 여유를 보였다. 트라듀스는 자신의 지팡이를 바닥에 꽂고 최고수준의 방어마법을 펼쳐냈다.
[디멘션 게이트]
콰광
아카시아의 마법이 트라듀스의 방어마법에 가로막혀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정확히 말하면 다른 차원으로 옮겨진 것이다.
"큭큭큭 인간주제에 어떻게 그정도 마법을 익혀낸 거지?"
자신의 마법이 막히자, 아카시아는 웃었다. 인간들의 발전속도는 역시 놀라울 정도다. 처음 자신들이 마법을 전수한지 4000년, 그동안 인간들은 이미 위대한 마법종족인 그들에 필적할 정도로 발전해 있었다.
"이런 말 하기는 스스로도 무안하지만, 사실 네가 사용한 방어마법은 내가 창시한 것이다. 고작 인간주제에, 내가 만든 마법까지 훔쳐내어 사용하고 있다니. 기분이 영 좋지 않아."
"...."
"역시 인간들은 모두 사라져야 할 존재다. 후후 가만히 나두면 너희들은 주제를 모르고 허락되지 않은 곳 까지 기어오르려고 해."
아카시아의 절대적인 마력을 직접 본 후에도 트라듀스는 별 감정의 변화가 없었다.
"당신이 어떤 존재인지 무엇을 계획하는지는 별 관심이 없소. 어차피 당신이 세계에 균형을 깰 정도로 위험한 일을 한다면 별의 수호자가 당신을 응징할 테니.."
"뭐 수호자? 큭큭 웃기지도 않는군. 그따위 되다만 놈들이 감히 나를 막을 수 있다고 보느냐?"
"내가 알 바 아니오. 중요한건 당신이 나의 사제를 구속하고 있다는 것이지."
트라듀스의 목적은 오직 르나 뿐이었다. 그녀를 구해내지 않으면 죽은 스승에게 면목이 없다. 르나는 모르고 있었지만, 퀴러스가 남긴 유일한 핏줄이 바로 르나였다.
"아하하하! 좋아. 아주 재미있어. 그래 어디 한번 데려가 보거라. 나는 한 손으로만 너를 상대하겠다."
"그 약속 지키길 바라오."
트라듀스는 조용히 주문을 외워 자신을 수호하는 3마리의 데스나이트를 소환했다. 아카시아가 마법사라면 접근전은 비교적 취약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이다.
"별 짓을 다하는 구나. 후후 오랜만에 눈이 즐겁겠어. 너처럼 주제를 모르는 인간들의 피를 보는 것이 나에게는 최고의 유희 란다."
아카시아는 마스터급 검술을 지닌 최강의 언데드들을 눈 앞에 두고도 전혀 당황하는 기색이 없었다. 그녀의 몸에서 피어오르는 무시무시한 투기에 트라듀스는 심장이 오그라 드는 듯한 기분이 들어오는 것이었다.
"크윽.."
"아하하 고작 이정도냐?"
트라듀스와 아카시아는 거의 한시간 가까이 치열한 공방을 주고받았다. 아카시아는 그녀가 말한 대로 오직 한손으로만 그들을 상대했고, 트라듀스는 자신이 알고있는 최고수준의 마법을 남김없이 퍼부어 아카시아를 공격했다. 그가 만든 강력한 데스나이트들은 쉴새없이 검을 휘둘러 그녀를 압박해 갔다. 그리고 어느정도 시간이 흐르자 서서히 결착이 보였다.
[졌군..]
아카시아의 입에서 품어져 나온 막대한 화염에 두번째 데스나이트가 재로 산화하자 트라듀스는 패배를 직감했다. 남은 데스나이트는 하나, 자신의 남은 마력은 약 2할 정도.. 아카시아는 전혀 지친 기색이 없다.
결코 이길 수 없다. 아카시아가 한 손만 사용한다 하더라도 이미 그들 사이의 실력차이는 극복할 수 없을정도로 커다란 간극이 있었다.
[나는 할만큼 했다. 미안하구나 르나야]
트라듀스는 아픈 가슴을 애써 억누르며 품 안의 마법 스크롤을 작동시켰다. 동시에 트라듀스의 몸이 하얗게 빛나더니 공간전이를 시작했다.
"하? 도망칠 생각?"
아카시아는 급히 방해장을 펼쳐 트라듀스의 도주를 막았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트라듀스가 미리 펼쳐놓은 방어마법 때문에 방해장이 제대로 된 기능을 하지 못했다. 결국 아카시아는 간발의 차로 트라듀스를 놓칠 수 밖에 없었다.
"크으으윽!!! 인간주제에 감히.. 감히! 꺄아아아악!!"
모처럼 친히 몸을 움직였는데 피 맛을 보지 못했다. 마치 절정 직전에 섹스가 끝난것과 같은 극도의 불쾌감이 그녀를 온통 사로잡았다.
"피.. 제길 피가 필요해."
당장이라도 누군가를 죽여 그 처절한 비명소리를 듣고 싶다. 마침 좋은 대상이 있다. 그녀의 뒤에 멍하니 서있는 여자 다크엘프.
"큭 아냐. 저 애는 죽여선 안돼! 크으으"
르나가 죽으면 의식에 차질이 생긴다. 아카시아는 터질것 같은 분노를 어찌하지 못하고 온 몸을 부르르 떨었다.
오늘의 사건은 아카시아 성녀에게 직접 전쟁에 나서겠다는 결심을 하게 만드는 중대한 계기가 되었다. 이 분노는 증오스런 인간족을 찢어 발기지 않으면 해소할 길이 없는 것이다. 그리고 마음껏 인간들을 도륙할 수 있는 장소는 역시 전쟁터다.
아카시아가 참전을 결심했다는 사실은 모르테스 왕국에 있어 거의 사망선고나 다름없는 최악의 결과였다. 물론 현 모르테스 왕국의 지도자 루스네 공주는 이런 사실을 전혀 몰랐다. 그녀는 하루 뒤로 다가온 반란군 지도자 아르셀라와의 협상 준비로 눈 코 뜰새 없이 바쁜 참이었다.
루스네 공주는 갈수록 예뻐졌다. 물론 예전에도 그녀의 미모는 범접하기 힘든 아름다움이 있었지만 격무에 시달리느라 많이 수척한 모습이었는데 요즘은 하루 일곱시간씩 꼬박꼬박 숙면을 취하는 데다 자주 거르던 식사도 세끼 잘 챙겨 먹었다. 단순히 생활 습관을 바꿨을 뿐인데도 대륙 최고의 미녀라던 그녀의 아름다움이 찬란하게 꽃피는 것이다. 이런 그녀의 변화는 궁성의 뭇 남성들의 마음을 요동치게 하고 있었다.
플렌후작은 그런 그녀의 변화가 상당히 불안하게 생각되었다. 루스네는 평소 자신의 외모보다는 나라의 안위를 신경쓰는 인물이었는데, 갑자기 예뻐지니 웬지 이상한 생각이 드는 것이다. 거기다가 반란군의 수괴와의 협상 테이블에 직접 나서겠다니.. 혹시 미인계라도 쓰려는 걸까?
"정말 직접 가실 생각이십니까?"
"그럼 어떻게 하나요. 제 몸을 줘서 그들을 막아야 하는데.."
플렌후작의 물음에 루스네는 체념한 듯한 어조로 말도 안되는 발언을 아무렇지도 않게 입에 담았다.
"공주님. 그 말은.."
후작은 당황하여 되물었다. 잘못 들었겠지?
"왜요? 그 아르셀라인가 뭔가 하는 사내는 여색을 무척 밝힌다고 들었어요. 제 미모라면 충분히 먹힐 거라고 생각하는데.. 후작의 의견은 좀 다른가요?"
"저하! 제정신입니까?"
일국의 공주가 창녀짓을 한다는 말인가? 플렌 후작은 루스네의 말을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
"까르르. 그럼 어쩌라구요? 큭큭 지금이라도 국경의 병사를 빼서 반란군이랑 내전을 일으킬까요? 아니면 제가 두 오라버니를 죽였던 것처럼 아르셀라의 목도 한번 따볼까요? 날더러 어쩌란 말이에요!!"
루스네는 머리를 헝크러트리며 히스테릭 하게 외쳤다. 요즘들어 루스네는 이런 저런 일로 반쯤 미치기 일보 직전이었다. 그나마 그녀가 정신을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그녀마저 무너저 버리면 이제 더이상 나라를 지탱할 수 없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건.. 말도 안됩니다! 공주님이 그런 천한 무리와.."
"이것이 최선이에요. 난 그 남자와 결혼할 것이고 이 나라의 왕 자리를 이어받게 할 거에요.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모르테스는 망하고 마니까.."
플렌은 뭐라고 말을 더 하려다 곧 힘없이 물러났다. 그녀도 야만스런 반란군의 수괴 따위와 혼인하고 싶은 마음은 눈꼽만치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나라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자신의 몸을 바치려는 것이다. 그녀의 가슴아픈 결단에 자신이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는가?
[어쩔 수 없다는 것이군..]
공주의 말대로 이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반란군과 왕국군이 힘을 합치면 어쩌면 제국의 군대를 감당해 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플렌 후작이 방을 나가자 홀로 남겨진 루스네 공주는 처연한 얼굴로 의자에 몸을 묻었다. 자신이 여자라는 사실이 정말 원망스럽다.
[나는 남자로 태어났어야 했어..]
대륙 최고의 미녀라는 허명은 그녀에게 있어 아무런 의미도 갖지 못했다. 그보단 여자로 태어나서 손해본게 이만 저만이 아
니다. 스스로 왕이 되어 나라의 중심을 잡을 수도 없다. 사랑하는 세이키를 아내로 맞을수도 없다. 그나마 이런 창녀짓이라도 해서 아르셀라와 협상을 할 수 있으니 그건 다행이라고 할까나?
문득 창밖을 보니 어느덧 해가 지고 우울한 석양이 깔려있었다. 멍하니 밖을 보고 있던 루스네의 뺨에 한줄기 눈물이 흘러내린다.
다음날 아르셀라의 진영.
[이런.. 협상이라니. 한번도 해본 적이 없는데..]
아르셀라는 꽤나 고민이었다. 루스네 공주가 협상을 하자고 해서 흔쾌히 받아들이기는 했는데 막상 날이 닥치자 어떻게 해야할지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저 준비 다했어요~"
세이키는 오랜만에 주인님이랑 나들이라도 간다고 생각했는지 들뜬 모습으로 아르셀라의 팔에 매달려왔다. 그녀는 지금 자신이 루스네 공주와 만나게 된다는 사실을 알고나 있을까? 자신의 전 계약자와 적으로 만나게 되면 그녀는 무슨 얼굴을 하게 될까?
"어이 리노! 정말 안갈꺼야?"
아르셀라는 옆에 매달려 있는 세이키는 무시하고 알몸으로 침대에서 꿈지럭 거리는 부관 리노를 다그쳤다.
"음냐~ 귀찮아여."
"그래도 협상이잖아. 난 너말고는 쓸만한 부하가 없단 말야. 세이키랑 단 둘이 가면 영 모양새가 안나온다구. 거기다 이 꼬맹이가 협상에 무슨 도움이 되겠어?"
"전 겉보기에도 마족이라는 티가 나잖아여. 꼬리도 있고~ 날개도 있고~ 그냥 세이키나 데려 가세요.."
리노는 협상 테이블에 마족인 자신이 끼면 꽤 불리한 결과가 나올거라 생각했다. 또 귀찮기도 하고.. 그녀는 눈을 감고 다시금 깊은 잠의 늪으로 빠져들었다.
"후후 리노 아줌마는 별로 가기 싫은 모양이네? 주인님. 우리 둘만 가자. 저런 방해꾼 따위 하나도 도움 안된다구~"
"끄응.."
리노의 말에도 일리가 있다. 그래도 자신은 나름 백성의 지지를 받는 몸인데(왜 백성들이 자신을 환영하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마족을 데려가면 안좋은 인상을 줄 우려가 있었다.
"할 수 없지. 가자 세이키."
"우와 주인님 최고~ 잘 생각했어~ 헤헷"
세이키는 방해꾼 아줌마를 떼놓고 간다는 사실이 너무 기뻣다. 단 둘만이 협상을 간다면(세이키는 협상이 무슨 말인지 잘 모른다.) 이건 데이트가 아닌가? 세이키는 주인님과의 데이트가 너무 기대되어 설레는 마음을 좀처럼 억누를 수 없었다. 잠시 후 그녀가 누구와 만나게 될 지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른 체..
11. 루스네의 눈물
"됐어요. 여기서부턴 혼자 가도록 하겠어요."
골렘 두마리가 지키고 있는 아르셀라의 성 입구에 도달하자 루스네는 자신의 부하들을 물리쳤다.
"네 공주님 혼자서요?"
"그 그럴 순 없습니다!"
충성스런 루스네의 호위병들과 중신들이 강하게 만류했지만 루스네는 막무가내였다.
"이건 명령입니다. 여러분이 함께 오면 협상을 하기 힘들어져요. 부디 이해해 주셨으면 합니다."
루스네는 아르셀라를 유혹할 생각이었다. 자신들의 우상이나 다름없는 공주가 사내앞에서 흐트러진 모습을 보인다면 부하들은 큰 충격을 받을 것이다. 그러니 그들을 데려갈 수는 없었다.
어쨌든 공주의 명령을 어길 수는 없다. 부하들이 물러서자 루스네는 홀로 성 안에 발을 들였다.
"그대가 루스네 공주인가?"
성문이 닫히고 루스네에게 다가온 안내인은 인간만한 크기의 우드골렘이었다. 골렘은 딱딱한 어조로 루스네의 신분을 물어왔다.
"그렇다. 나는 왕국의 공주 루스네 모르테아다. 너의 주인님에게 안내하거라."
"알겠습니다."
루스네의 신분을 확인한 골렘은 쿵쿵대며 먼저 발걸음을 옮겼다. 루스네는 얌전한 모습으로 조용히 골렘의 뒤를 따랐다.
[스스로 사고하는 골렘이라니, 놀랍구나.]
루스네는 어느정도 마법을 익혔기 때문에 자신을 안내하는 이 우드골렘의 경이로운 기술력을 잘 알수 있었다. 보통 골렘에게 이정도 지성을 부여하는 것은 웬만한 마법사로선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다.
[아르셀라는 어떤 인물일까?]
그다지 인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아르셀라는 확실히 대단한 인물이었다. 8서클을 뛰어넘는 최고수준의 마법능력도 그렇고, 전쟁을 일으킨지 석달만에 벌써 수도 코 앞까지 진격해온 탁월한 전쟁수행능력.. 지금까지 아르셀라는 단 한번의 전투도 패한적이 없다.
전장에서 보여주는 압도적인 위력 외에도 그는 백성들의 인심까지 쓸어가는 치밀함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의 진의가 어떻던 간에, 아마 충분히 모르테스를 책임질 왕의 재목이 될 것이다. 그거면 된거다..
"여기입니다."
루스네가 이런 저런 생각에 골몰하는 사이 어느새 회의장에 도착했다. 천천히 문이 열리고, 루스네는 조용히 호흡을 가다듬었다.
"저기 주인님~ 키스해 주면 안돼?"
협상단이 도착하기를 기다리는 동안 아르셀라는 자꾸 달라붙는 세이키에게 시달리고 있었다. 세이키는 일찌감치 아르셀라의 무릎위에 자리잡고 귀찮을 정도로 아르셀라를 곤란하게 하고 있었다.
"안돼. 보는 눈이 이렇게 많은데.. 거기다 협상단도 언제 도착할지 모르고.."
"하지만 심심하단 말이야~ 보는 눈이라고 해봐야 어차피 골렘들인데 아무 상관 없자나. 그러지 말고 한번만 해줘."
"안된다니까."
아르셀라는 매정하게 세이키의 부탁을 거절했다. 조그만 입을 삐쭉 내밀고 주인님의 키스를 기다리고 있던 세이키는 아르셀라의 거절에 골이 잔뜩 난 듯 보였다.
"정말 너무한거 아냐? 이럴꺼면 나 왜 데려온거야? 모처럼 데이트라고 해서 따라와 줬더니 이런 딱딱한 방 안에서 시간만 죽이고.. 주인님 정말 세이키한테 혼나고 싶어?"
"헐.."
세이키의 막나가는 말에 아르셀라는 무척 당황했다. 명색이 노예라는 것이 주인에게 이런 무례한 태도라니. 역시 처음에 확 휘어잡았어야 했는데 불쌍해서 많이 풀어준게 실수였다. 이젠 아예 기어오르려고 하지 않는가?
"이 이봐. 데이트라니! 이건 모르테스 왕국과의 중요한 회담이란 말이다. 너도 빨리 무릎에서 내려가. 무겁단 말이다."
"에에? 내가 무거워? 깃털보다 가벼운 세이키가 무겁다니.. 이건 주인 아저씨한테 문제가 있어. 이 약골아!"
"...."
아르셀라는 세이키의 말에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다. 약골이라니? 물론 아르셀라가 여자를 안을때를 제외하면 운동을 극히 싫어하기는 하지만 약골이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몸이 약하지는 않았다. 명색이 용이니 기본 베이스가 되는 것이다.
"어이. 내가 왜 약골이야? 이녀석이 요즘 많이 봐줬더니 못하는 말이 없네."
"사실이잖아. 솔직히 말해서 주인님 나 이길 수 있어? 나보다 약하니까 약골이지 뭐."
세이키는 이제 아주 막나가기로 작정한 듯 했다. 대놓고 아르셀라의 자존심을 긁어댄다. 아르셀라는 그녀에게 본때를 보여주기로 마음먹었다.
"후우.. 네가 마법면역체를 달고 나와서 내가 무섭지 않나본데, 내 힘이 마법이 전부인줄 아냐?"
"헤헤. 마법이랑 h말고 할 줄 아는것도 있었어? 변태주인님~"
[크윽..]
아르셀라는 입술을 꽉 깨물며 오른손에 불꽃을 일으켰다. 그 불꽃을 세이키의 허벅지로 살짝 가져가니
"앗 뜨거!!"
불이 채 닿기도 전에 세이키가 펄쩍 뛰며 아르셀라에게서 도망쳐 갔다. 세이키는 마법면역체라 절대 마법이 통하지 않는데 아르셀라의 불꽃은 마법으로 일으킨게 아니라는 건가?
"갑자기 이게 무슨짓이야! 자칫 세이키 피부에 상처라도 나면 손해보는건 주인님이라구!"
"이제 내 무서움을 알았겠지? 마법을 사용하지 않아도 너 정도 혼내주는건 아무것도 아니다."
세이키는 잔뜩 골이 나서 뭐라고 한마디 하려다가 훽 고개를 돌려버렸다. 애초에 순순히 키스를 해 줬으면 瑛뺐痼?이렇게 일을 번거롭게 만들다니 주인님은 역시 나쁜 아저씨다.
"어이 이 불꽃의 정체가 궁금하지 않아?"
"흥. 그런거 하나도 관심없어."
말하는 투로 봐서 잔뜩 토라진 것 같다. 이쯤에서 달래주는게 좋을 듯 싶은데..
"알았어. 키스해줄테니까 이리 와라."
"흥!"
"다섯 셀동안 안오면 안해준다. 하나 둘."
"으읏."
결국 손해보는것은 언제나처럼 세이키였다. 그녀는 아르셀라의 손가락이 다 접혀지기 전 언제 토라졌냐는 듯 쪼르르 다가오는 것이었다. 여기서 굽히고 들어가는건 자존심이 꽤 상하는 일이었지만 안오면 키스를 안해준다니 어쩔 수 없다.
"참 잘했어요 세이키 어린이."
"애가 아닌걸! 것보다 빨리 키스나 해줘."
아르셀라는 씨익 웃으며 세이키의 턱을 살짝 들어올렸다. 세이키는 양 볼을 붉게 물들인 채 눈을 꼭 감고 있다. 그녀의 앙증맞은 입술에 아르셀라가 천천히 다가가는 찰나
끼이이익
[헉 협상단이 왔군.]
아르셀라는 깜짝 놀라 세이키를 옆 자리로 밀치고 엄숙한 모습으로 자신의 상석에 자리잡았다.
"꺅 뭐에요?!"
주인님의 키스를 잔뜩 기대하고 있다가 날벼락을 맞은 세이키는 머리끝까지 화가 나서 벌떡 몸을 일으켰다. 아르셀라는 그녀의 반응은 무시하고 회의장에 들어온 협상단 쪽으로 시선을 옮겼다.
[한명?]
회의장에 들어온 인물은 단 한명이었다. 바다색 머리카락을 가진 20대 초반 정도 되어 보이는 날씬한 체구의 여성. 저 여자가 협상의 대표로 온건가?
[루 루스네?!]
그녀의 미모를 확인한 아르셀라의 눈이 등잔만하게 커졌다. 이건 확실하다. 이 세상 것이 아닌것 같은 신비로운 아름다움을 지닌 저 미녀가 대륙 최고의 미모를 가진 루스네 공주가 아니라면 그 누가 루스네란 말인가? 설마 이 자리에 직접.. 그것도 혼자 나오게 될 줄이야.
"...."
루스네가 처음 취한 행동은 아르셀라 옆에서 씩씩대고있는 은발의 소녀를 가만히 응시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곧 그녀는 아르셀라를 향해 정중하게 예를 표해왔다.
"아르셀라 님이시죠? 저는 모르테스 왕국의 공주 루스네 모르테아라고 합니다. 만나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어 으 응. 만나서 반가워."
아르셀라는 루스네의 미모에 취해 말이 잘 나오지 않았다. 어떻게 인간이 저토록 아름다울 수 있다는 말인가?
"어어어어어?!!!"
그리고 잠시의 시간을 두고 루스네의 정체를 알아챈 한 소녀가 있었다. 그녀는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듯 몇번이고 눈을 비비며 루스네의 얼굴을 확인했다.
"언니?!"
"...."
"언니 맞잖아! 어떻게 여기에.. 흑 언니!!"
세이키가 눈물이 글썽한 얼굴로 루스네에게 안겨들었다. 루스네는 가만히 품 안의 세이키를 쓰다듬으며 아르셀라에게 다시 시선을 옮겼다.
그녀는 조금도 흐트러지지 않은 어조로 담담히 협상목적을 설명했다.
"제가 협상을 제의한 이유는 이 전쟁의 무익함을 알려드리기 위해서입니다. 제국의 위협이 턱 밑까지 다가온 이 시점에 우리끼리 내란은 곧 멸망의 지름길입니다."
"으앙 언니도 무슨 말을 하는거야? 우리가 왜 싸워. 흑 농담이라도 그런 말은 하지 마."
루스네의 미모에 취해있던 아르셀라는 곧 냉정을 되찾았다.
"그래서 어쩌자는 거지? 화친이라도 하자는 건가?"
"잘 아시는 군요. 일단은 힘을 합해 외부의 적을 막아야지요."
아르셀라의 입가에 살짝 미소가 감돌았다. 여기까지 와서 한다는 말이 고작 화친이라니..
"이봐. 뭔가 잘못된게 아닌가? 화친이 아니라 항복이 맞는 말 같은데. 흐흐 외부의 적 타령을 할 게 아니라 정직하게 말하라구. 도저히 아르셀라님의 병사들을 막아낼 수 없어요~ 하고 말이지."
루스네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국경에 나가있는 병력을 끌어 모으면 당신과 대적할 정도는 됩니다만.. 제국의 정예병을 막을 방법이 없어집니다. 우리끼리 싸워서는 안되요."
"맞아요 주인님. 왜 언니랑 자꾸 싸우려고 그래요? 서로 평화롭게 지내면 좋잖아요."
세이키가 루스네의 편을 들었다. 그녀로서는 좋아하는 언니 루스네의 편을 드는게 당연한 것이다.
[주인님?]
하지만 그녀가 한 말은 루스네에게 있어 다른의미로 커다란 위화감을 가져다 줬다. 주인님이라니.. 설마 세이키가 아르셀라에게 종속되었다는 말인가?
"어차피 내 입장에선 제국이나 모르테스나 오합지졸이기는 마찬가지다. 흐흐 거기다가 내 궁극적 목적을 생각하면 더더욱 화친을 할 수는 없지. 돌아가라. 협상은 결렬이다."
아르셀라의 말에 루스네는 살짝 입술을 깨물었다. 여기서 부터가 중요하다.
"실례지만 궁극적 목적이 무엇인지 알 수 있을까요?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힘을 보태드리겠습니다."
아르셀라는 잠시 망설이다 곧 그의 목적을 당당하게 밝혔다.
"크크큭 나의 위대한 야망은 바로 전 세계의 아리따운 처자를 모두 아우르는 하렘왕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전제조건은 대륙 최고의 미녀로 알려진 아카시아 성녀와.. 흐흐 너를 내 것으로 만드는 것이지."
"아.."
루스네는 어이가 없어 할 말을 잊었다. 하렘왕이라고? 제정신인가?
"참 주인님 또 망상병 도졌네. 언니 저 말 듣지 마요. 가끔씩 주인님은 헛소리를 할 때가 있어요."
"...."
"그러기 위해서는 확실히 모르테스 왕국을 점령할 필요가 있지. 어설픈 화친따위, 큭큭 개나 줘 버려라. 너도 기대하고 있으라고. 곧 이 아르셀라님께서 네 알몸을 친히 시식해 줄 테니까. 크하하하"
[차라리 잘 된거야.]
루스네의 얼굴에 깊은 수심이 드러웠다. 그녀는 세이키를 안은 두 팔에 힘을 주었다.
[어차피 내 몸을 바치려고 온 거잖아. 어서 말하라고. 저를 드리겠어요. 당신을 왕으로 만들어 드릴 테니 부디 화친을 받아 달라고.. 하렘왕이고 뭐고 하는 말은 세이키 말대로 망상일 거야. 그러니.. 그러니..]
하지만 루스네의 입에서 나온 말은 그녀의 몸을 주겠다는 말이 아니었다. 대신 그녀는 전혀 엉뚱한걸 물었다.
"한가지 묻고 싶은 게 있어요."
"뭐냐."
아르셀라는 씨익 웃으며 루스네의 얼굴을 마주봤다. 역시 아름답다. 저 여자는 반드시 하렘에 넣어야 한다.
"세이키에게 무슨 짓을 한거죠?"
"응?"
"세이키는 제 계약자에요. 그런데 왜 세이키가 당신과 함께 있는 건가요. 거기다 주인님이라니.."
"어 언니."
루스네의 말에 가장 당황한건 세이키였다. 주인님과 있었던 일을 설명 해야하나?
아르셀라의 출정식을 방해하다가 비겁한 수단에 당해 사로잡힌 일. 거기서 아르셀라에게 몸을 더럽히고 매일 그에게 시달리다가 그의 부관 리노에게 속아 계약을 맺은 일. 계약의 내용이 뭐였더라? 아무튼 그 후 주인님의 귀여움을 받으며 계속 옆에 있어야 했던..
[히익 완전 주인님이 죽일놈이잖아. 이런 말을 들으면 루스네 언니 성격에 가만히 있을리 없어.]
아마 머리끝까지 화가 나서 아르셀라를 반으로 쪼개려 들 것이다. 하지만 루스네는 자신에게 약간의 검술을 배웠을 뿐 결코 저 변태아저씨의 상대가 안된다. 그러면 자신이 나서서 루스네를 보호해야 하는데 갑자기 몸이 아프면 어떻게 하지? 주인님 말을 안들을때 가끔 몸이 아파서 손끝 하나 움직일 수 없을때가 있는데..
"흠 그것이 궁금한가? 뭐 말 못할 것도 없지. 이 아이는 나와 노예계약을 맺었다."
"노 노예?!"
아르셀라의 말에 루스네의 얼굴이 백지장처럼 새하얘졌다.
"뭐 덕분에 매일이 즐겁지. 흐흐. 처음에는 잘 못하고 울기만 했는데 요즘은 꽤 익숙해졌는지 안는 맛이 있어. 너도 내 하렘에 들어오는게 어때? 세이키한테 그랬던 것처럼 네 몸에도 여자의 즐거움 이라는 것을 뼛속 깊숙히 새겨주지."
"아우 참! 왜 그런말을 하는거야 주인님.."
세이키는 아르셀라가 루스네를 도발하고 있다는 걸 알아채지 못하고 빨갛게 양 볼을 물들였다. 주인님과 함께한 침대위의 시간이 떠올라 부끄러웠던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세이키의 태도는 루스네를 더욱 충격에 빠뜨렸다.
[세이키.. 미안. 정말 미안해. 내가 너를 위험한 곳에 보내서. 괴로운 일을 겪게 했구나. 모두 내 잘못이야. 흑 정말 미안해..]
루스네의 눈에 이슬이 맺혔다. 참으려 해도 가슴속 깊은곳에서 저릿한 슬픔에 절은 눈물이 자꾸 솟구쳐서 어떻게 할 수가 없다. 그녀는 살짝 소매로 눈물을 훔치고 아르셀라를 똑바로 바라봤다.
"흑.. 아 안튼孤?없죠. 제 몸을 바치도록 하겠어요. 그러니.. 흑"
"뭐 뭣? 하렘에 들어온다고?"
아르셀라는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물론 자신의 말은 진심이기는 했지만 정말로 공주에게 자신의 여자가 될 걸 제의했다기 보다는 그녀를 도발해 마음의 평정을 흐트려 놓을 의도가 강했지 설마 들어줄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기 때문이다.
"절 마음데로 해도 괜찮아요. 그러니 화친을 받아 주세요."
루스네의 음성에서 처연한 비장감이 묻어나왔다. 슬픔에 젖은 미녀의 아름다움은 사내의 마음을 처절하게 울리는 무언가가 있었다.
"언니! 무슨 말을 하는거야? 저 h한 주인님이 날 얼마나 괴롭혔는지 알아? 그런데 언니도 그런 꼴을 당하고 싶다는 거야?"
세이키는 루스네의 손을 꽉 붙잡고 강하게 그녀를 만류했다. 화친이 대체 뭐길래 그녀가 아르셀라에게 몸까지 주려는 것인가?
"이 이봐. 큭 제길.. 뭘 모르는 모양인데. 널 한번 먹는게 내 목적은 아니다. 널 하렘에 넣는게 내 진정한 목표란 말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모르테스 왕국도 내 손아귀에 넣을 필요가 있다."
아르셀라도 이런식으로 루스네를 안게 되는건 사양이었다. 압도적인 힘의 차이를 보여준 후 마음 속 깊은곳까지 굴복시켜 자신의 여자로 만드는게 아르셀라의 계획이었던 것이다.
"네. 이 왕국을 드리겠어요. 아니 그것보다.. 저랑 결혼하시죠. 절 아내로 맞으시고 이 나라의 왕이 되는 거에요."
"뭐어?!"
"어 언니?"
나라를 통채로 준다고? 거기다 그녀 자신도 아르셀라의 하렘에 들어온다는 것인가?
"설마 거절하진 않으시겠죠. 모르테스 최고의 미녀와 왕 자리를 한꺼번에 얻게 되는 거에요.
"..."
너무 맛있어 보이는 과일에는 독이 있는 법이다. 아르셀라는 그녀의 진의를 의심했다. 혹시 함정이 아닐까? 아니면 그토록 제국의 위협이 무섭다는 것인가? 일개 반군의 수괴인 자신에게 나라를 통째로 물려줄 정도로?
"내가 거절하면 어떻게 되지?"
"후후 당신의 그릇이 그정도 인걸 어쩌겠습니까. 그래도 우리는 당신과 싸우지는 않을 거에요. 텅 빈 수도를 점령하고 왕이 되십시오. 당신이 왕이 되는 동안 우리는 제국과 일전을 벌일테니.."
"..."
아르셀라는
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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