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부 유빈 vs 듀크공작
유빈은 군을 이끌고 베트협곡으로 말을 달렸다.
가는 도중 유빈은 기사들에게 병력의 손실을 물었다.
“이번 전투는 대승입니다. 적의 손실은 적게 잡아도 오만 이상은 피해를 입힌 것 같습니다. 반면 우리 군의 손실은 고작해야 사망이 백여 명 이고 부상이 약 사백여명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후~ 다행이군요.”
“모두 사령관님께서 적절한 시기에 후퇴 명령을 내려서 피해가 거의 없었습니다.”
“아무튼 서둘러 베트협곡에 도착해서 매복을 시키도록 하세요.”
“네, 알겠습니다.”
이젠 실버호크 기사들도 유빈의 말에 토를 달거나 불평을 하지 않았다.
조금 전의 전투에서 유빈의 시기적절한 판단력과 가공할 무의가 그들로 하여금 절로 고개를 숙이게 만들었다.
한편 듀크 공작은 자신을 향해 검막을 쏘아내곤 빠르게 군을 이끌고 후퇴를 하는 유빈의 뒷모습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병력의 손실은?”
“강을 건넌 선두 쪽에 약 오만의 피해가 있습니다.”
“오만이라... 손실이 크군. 병력을 정비하고 서둘러 강을 건너도록 그리고 선두에 기사단을 세워 다시 있을 기습에 대비토록 하게.”
“네. 전하.”
‘어둠의 힘을 받은 나와 대등한 힘이라니...’
듀크 공작은 검막을 받아내면서 받은 충격으로 손아귀가 찢어진 자신의 손을 바라보았다.
‘놈. 다음번엔 결코 도망치도록 내버려 두지 않겠다.’
한편 며칠 사이에 세 마리의 드래곤이 죽자 각 드래곤 로드들은 회의를 소집했다.
드래곤중 고룡으로 접어든 골드 드래곤 로드가 각 드래곤 로드들에게 물었다.
“그래 죽은 드래곤의 사인은 알아들 보시었소?”
골드 드래곤 로드의 질문을 받은 실버 드래곤 로드가 대답을 했다.
“죽은 드래곤들의 스케일엔 어둠의 마력이 베어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마왕의 출연인 것 같습니다.”
골드 드래곤 로드는 실버 로드의 말을 듣고는 한동안 생각에 잠기더니 이내 입을 열었다.
“아무리 마왕의 출현이라고 해도 그리 쉽게 드래곤을 죽일 수는 없는 일이오. 게다가 죽은 드래곤중엔 에이션트의 레드 드레곤도 있었소. 일반 마왕으로는 드래곤중 최고의 전투력을 가진 레드 드래곤을 그것도 에이션트급인 드래곤을 상대하기는 힘들 것이오.”
그때 각 로드들의 의견을 듣고 있던 레드 드래곤 로드인 파이르바가 다른 로드들을 향해 말을 했다.
“조금 전 우리 레드족 중 하나가 유희 중에 이상한일을 보았다고 연락이 왔었습니다.”
각 로드들이 파이르바를 바라보았다.
“지금 인간세상에선 크라폰 제국의 황실 마법사가 반란을 일으켰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반란군 사령관이 어둠의 힘을 사용한다는 사실을 알려왔습니다.”
“인간이 어둠의 힘을...?”
“그렇습니다. 아무래도 마왕에게 어둠의 힘을 받은 것 같습니다. 이번 드래곤들의 죽음과 밀접한 관계가 있을 듯 합니다.”
파이르바의 말에 모든 로드들의 안색이 굳어졌다.
“흠. 그렇다면 아무래도 마계와 분명 연관이 있는 듯 하군요. 일단 그 일은 파이르바께서 조사를 해보도록 하시오.”
“알겠습니다.”
“또한 확실한 조사가 끝날 때 까지 로드 분들은 각 종족에 수상한 자가 나타나면 절대 맞서지 말고 피하라고 일러두시오.”
골드 드래곤 로드인 하이브는 자꾸만 불길한 마음이 들었다.
‘설마 그놈은 아니겠지...?’
마족들은 소환에 의해 인간계로 들어올 수 있었다.
소환자의 능력에 따라 마물, 마족, 마왕이 소환될 수 있으며 소환 자와의 계약에 따라 인간계에 머물게 된다.
그러나 대부분 소환자의 능력이 그리 뛰어나지 않아 대부분 마계에서 소환 되는 것들은 마물이나, 마족 정도만이 소환이 되어 온다.
그러나 어쩌다 소환자의 능력이 뛰어나 마왕이 소환 되어 오는 수가 있는데 만약 소환 자가 마왕의 능력보다 뛰어나거나 대등하지 못하면 마왕에게 몸과 정신을 잃고 만다.
그때마다 세상은 혼란이 일어나고 그 도가 지나쳐 인간계의 질서가 무너지려 하면 어쩔 수 없이 드래곤들이 나서서 마왕을 처리하곤 했다.
그러나 지금처럼 마왕이 먼저 드래곤에게 대항하진 않았다.
오히려 그들은 될 수 있는 한 드래곤의 눈을 피해 인간계를 혼란으로 몰아가곤 했다.
골드 드래곤 로드인 하이브는 만 년 전 자신이 막 성룡이 되었을 시절에 각 종족의 로드들이 힘을 모아 벨트로젠이란 마왕을 소멸 시킨 기억을 떠올렸다.
그때 당시 그 마왕을 마계로 역 소환시키기 위해 로드 둘이나 소멸을 당해야 했다.
“후~ 그자가 아니라면 좋겠는데...”
하이브는 불안한 생각을 떨치기 위해 심호흡을 크게 했다.
한편 벨트로젠은 드래곤 셋을 소멸 시키고 황궁의 지하 던전 으로 돌아와 어둠의 마력을 충전 시키고 있었다.
“후후. 도마뱀 놈들 지금쯤 불안에 떨고 있겠지...? 내 육체를 소멸 시키고 내 힘을 봉인하여 역 소환시킨 대가를 톡톡히 치르게 해 주겠다. 그나저나 듀크는 잘 하고 있는지 모르겠군.”
듀크 공작은 오만의 피해를 입었지만 여전히 엄청난 병력을 이끌고 강을 건너 트란시아로 진군하고 있었다.
대군이 베트산맥을 우회하여 산맥 끝으로 돌아 갈 때 앞쪽에 커다란 협곡이 나타났다.
참모가 듀크 공작에게 다가와 보고를 하였다.
“전하 앞쪽으로 협곡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적의 매복이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흠... 그렇겠군. 내가 만약 저들이라면 저런 기습하기 좋은 곳을 그냥 통과시키지 않겠지? 일단 군을 정지 시키고 선발대를 뽑아 적의 매복이 있는지 알아보도록.”
“네. 전하.”
유빈은 협곡에 군을 매복 시키고 적들의 동태를 살피고 있었다.
“역시 저들도 매복을 눈치체고 선발대를 보내려 하는군.”
유빈이 적들의 선발대를 보고 말을 하자 옆에 있던 아이라가 유빈을 향해 물었다.
“그럼 이제 어떻게 할 생각이지?”
“적들이 안다고 해도 상관없어. 어차피 트란시아로 가려면 이곳을 지나지 않고는 갈 수 없으니까? 베트 산맥을 넘는다면 모르겠지만.”
그때 유빈의 옆에 있던 실버호크 기사단의 부관이 유빈을 향해 물었다.
“사령관님 적들의 선발대를 처리 할까요?”
“그렇게 하시오. 어차피 저들은 우리가 이곳에 매복을 한 사실을 눈치 채고 있을 테니 굳이 선발대를 살려 보넬 필요는 없겠지.”
유빈은 일단 이곳에서 밤까지 시간을 끌 생각이었다.
밤이 되어 저들이 야영을 시작하면 소수의 인원으로 최대한 적진을 휘젓고는 협곡으로 도주를 할 생각이었다.
뻔한 유인책이지만 왠지 적의사령관은 그 계책에 걸려 들것만 같았다.
몇 번에 걸쳐 그렇게 하면 언젠간 걸려 드리라 유빈은 확신 하고 있었다.
‘후후. 과연 저자의 인내심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해 봐야겠군.’
적의 선발대가 협곡으로 들어오자 실버호크 기사단 오십 여명이 말을 달려 적의 선발대를 물리쳤다.
적의 선발대라고 해야 고작 삼십 여명에 불과해 그리 어렵지 않게 선발대를 전멸 시킬 수 있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적 진영에선 섣불리 협곡으로 들어오지 않았다.
듀크 공작은 협곡을 향해 시선을 고정 시키고 자신의 부관을 불러 말을 했다.
“어떤가? 저곳을 통과하려면 어느 정도의 피해를 감수해야 되겠나?”
부관은 잠시 듀크공작의 의중을 생각하더니 이내 대답을 했다.
“모르긴 해도 상당한 피해를 입을 것입니다. 적어도 십만 이상의 피해를 감수해야 할 것입니다.”
부관의 말에 듀크 공작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십만이라... 너무 피해가 크군.”
“그렇습니다. 일단 적들의 동태를 더 파악한 후 돌파를 시도해야 할 것입니다.”
“음... 내일 까지 시간을 주겠네. 파회 법을 찾아내게.”
“네. 전하.”
듀크공작의 군대는 더 이상 진군하지 못하고 그 곳에서 야영준비를 했다.
날이 점차 어두워지자 유빈은 백여 명의 기사를 선발해 기습 조를 만들었다.
“지금부터 우리는 적진에 들어가 최대한 혼란을 야기 시키고 빠져 나와야 한다. 적들과의 대치는 되도록 삼가고 혼란에 그 목적을 두도록.”
“네. 사령관님.”
“내가 선두에 설 것이니 날이 저물면 바로 출발 할 수 있도록 모두 잠시 쉬도록.”
그렇게 말한 유빈은 아이라를 바라보고 말을 했다.
“아이라 이번엔 이곳에 있도록 해.”
“왜?”
“이곳에 남아서 혹시 적들이 우리를 추격하면 마법사들과 추격대를 막아줘.”
“그래. 알았어. 대신 조심해야 돼.”
“후후. 걱정 하지 마.”
날이 완전히 저물자 유빈은 백 명의 기사들과 은밀히 적진을 향해 다가갔다.
여기저기 보초를 스는 병사들이 보이고 유빈은 소리 없이 그들의 혈을 제압하여 기절 시킨 후 막사가 밀집한 지역으로 다가갔다.
“이제부터 각 막사에 불을 놓아 적들이 혼란에 빠지도록 하시오. 명심할 것은 절대 저들과 대치하지 말고 혼란만 시키고 최대한 빨리 이곳으로 모이시오.”
“네. 사령관님.”
백여 명의 기사들이 동시에 사방으로 몸을 날렸다.
듀크 공작은 자신의 막사에서 벨트로젠이 건네준 스크롤을 드려다 보고 있었다.
그때 밖이 환하게 밝아지며 소란스러워졌다.
“적이다. 이런 불이다. 모두 불을 끄고 적들을 찾아라.”
듀크공작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막사 밖으로 뛰어 나왔다.
주위 막사로 온통 불이 번지고 여기저기 병사들이 불을 끄느라 정신이 없었다.
듀크공작은 신경질 적으로 부관을 불렀다.
“부관...”
“네 전하.”
“무슨 일인가?”
“적들이 습격을 한 모양입니다.”
순간 듀크공작은 낮에 보았던 유빈의 얼굴을 떠올렸다.
“도대체 적들의 수가 얼마나 되는 것이냐?”
“그것이... 그리 많은 수는 아닌 것 같습니다.”
“흠... 가서 기사단을 집합 시켜라. 내가 직접 찾아보겠다.”
듀크 공작이 말에 올라타고 기사단을 이끌고 적들을 찾아 나섰다.
워낙 넓은 수의 군대라 야영하는 장소 역시 엄청나게 넓어 소수의 적을 찾기란 쉽지가 않았다.
그때 한 병사의 소리가 들려왔다.
“적이다...”
듀크 공작은 소리를 지른 병사를 향해 말을 달렸다.
기사단이 그 뒤를 빠른 속도로 따랐다.
트란시아 수비대의 기사인 헤밀경은 자신을 보고 소리친 병사의 목을 베어내고는 집합장소로 향해 신형을 날렸다.
그곳엔 이미 몇 명의 기사들이 임무를 완수하고 모여 있었다.
그때 뒤에서 엄청난 기운이 밀려드는 걸 느끼고 무의식중에 몸을 우측으로 날려 땅을 굴렀다.
자신이 방금 전까지 있던 땅이 움푹 파이며 흙덩이가 얼굴을 때렸다.
“치잇. 발각 된 건가?”
헤밀경은 몸을 일으켜 아군이 모여 있는 곳으로 최대한 빨리 달렸다.
그때 또다시 강한 기운이 등 뒤로 느껴지자 헤밀경은 반사적으로 몸을 돌려 자신을 향해 쏘아져 오는 검탄을 향해 검에 기를 불어넣어 막아 냈다.
‘콰~앙.’
“크~윽. 쿨~럭.”
헤밀경은 검탄의 충격에 뒤로 튕겨져 나가 간신히 신형을 바로하곤 입으로 한 움큼 선혈을 토해 냈다.
모여 있던 기사들이 달려 나와 헤밀경을 부축하고는 뒤를 돌아 달리기 시작했다.
“쿨럭~ 다른 사람들은...?”
“아직 오지 않았소. 일단 우리먼저 이곳을 빠져 나가야 할 것 같소.”
듀크 공작은 십여 명 남짓한 적들을 보고는 말을 달려 추격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낮에 보았던 유빈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말을 달리면서도 주변을 살폈다.
유빈은 집합장소에 도착하자 헤밀경과 십여 명의 기사가 ?기는 것을 목격했다.
“당신은 이곳에 남아서 아군들이 모이는 데로 먼저 이곳을 빠져 나가도록 하시오.”
“아니 사령관님은...?”
“나는 저들을 구해서 탈출하도록 하겠소.”
“네. 알겠습니다. 부디 조심 하십시요.”
유빈은 몸을 일으켜 신형을 날렸다.
아군은 얼마 가지 못해 듀크공작과 기사들에 의해 포위를 당하고 말았다.
“네놈들이 전부인가?”
듀크 공작은 십여 명의 적들을 훑어보고는 물었다.
듀크 공작의 물음에 헤밀경이 어깨를 펴고 당당히 대답을 했다.
“그렇다.”
“후후. 고작 네놈들만이 습격을 했다고 믿으란 말인가?”
“믿고 안 믿고는 당신의 자유니 굳이 믿어 달라고 한적 없다.”
“후후. 네놈은 내가 누군지 모르는가?”
“왜 모르겠나? 황제를 시해한 역적이 듀크가 아닌가?”
헤밀경은 공작이라 칭하지 않고 그저 이름만 말하였다.
그 말에 듀크 공작의 안색이 싸늘하게 식으며 살기를 뿜어내며 말을 했다.
“네놈이 죽고 싶은 모양이구나.”
“하하. 그럼 살려주려고 했단 말이냐? 헛소리 그만하고 자 덤벼라.”
“크하하하. 용기가 가상하군. 네놈이 죽기를 원한다면 그렇게 해주지. 저놈들을 모두 죽여라.”
듀크 공작의 명이 떨어지자 뒤에 있던 기사들이 일제히 검을 들고 달려들었다.
기사들의 수가 무려 백여 명이 넘자 헤밀경의 일행은 금세 수세에 몰렸다.
상위 팔라딘인 헤밀경은 좀 전 듀크 공작이 쏘아낸 검탄 때문에 내상을 입어 검기조차 끌어올리기가 쉽지가 않았다.
그러나 지금껏 유빈에게 배운 제운보를 활용하여 자신에게 달려드는 다섯 명의 기사들을 상대로 잘 버텨내고 있었다.
듀크공작은 헤밀경의 검술을 유심히 바라보았다.
“호~ 특이한 검술이군. 다섯의 팔라딘을 상대로 잘 버티고 있군. 내상까지 당했을 텐데.”
그때 빠른 속도로 기사들 사이로 뛰어드는 신형이 보였다.
듀크 공작의 눈이 반짝 빛나며 기사들에게 명을 내렸다.
“모두 물러나라.”
그러자 반란군의 기사들이 일제히 듀크 공작의 뒤로 물러섰다.
“후후. 다시 보게 되는군.”
“그렇구려. 그다지 상황이 좋진 않지만...”
“검술이 훌륭하더군. 도대체 자넨 누군가?”
“하하. 칭찬이라면 고맙소. 그리고 난 그저 용병출신의 유빈이라고 하오.”
“흠... 용병이라. 믿기지 않는군.”
“뭐 믿기 싫으면 안 믿어도 상관없소. 그런데 바르본 공작은 보이지 않는 거 보니 황궁에 남아 있는 모양이오?”
“후후. 그놈은 없다.”
듀크 공작은 순간 바르본 공작을 생각하자 화가 나기 시작했다.
자신을 꼭두각시로 만들어 생각조차 하지 못하게 만든 놈을 생각하니 자신의 손으로 죽이지 못한 게 한이 됐다.
“없다니? 그게 무슨 소리요?”
“후후... 그놈은 마계로부터 어둠의 힘을 소환해 그걸로 9써클의 경지에 오르려다 벨트로젠님을 소환해 육체를 빼앗기고 말았다. 덕분에 나 역시 벨트로젠님 으로 하여금 어둠의 힘을 얻을 수 있었지.”
“벨트로젠 이라니... 그건 또 누구요?”
“후후. 궁금한 게 너무 많군. 뭐 굳이 숨길 필요야 없겠지. 마계의 마왕이라면 알아듣겠나?”
“마계의 마왕?”
“그렇다. 앞으로 대륙을 지배하실 분이시지.”
“흠... 뭔지는 모르겠지만 만만한 놈은 아닌 듯 하군.”
“뭐? 푸하하... 네놈은 지금 이순간이 마지막이 될 것이니 다른 건 신경 쓸 필요 없지 않겠나?”
“글쎄... 그건 두고 봐야 알 일이고...”
“후후. 어떤가? 자네와 한바탕 검을 섞어보고 싶은데.”
“하하... 나 역시 바라던 바요.”
듀크 공작이 말에서 내려 검을 뽑아 들었다.
듀크 공작의 검에서 어둠의 마력이 마치 검강처럼 줄기줄기 뻗쳐 나왔다.
유빈은 상대의 검에서 무시 못 할 기운이 솟아오르자 자신 역시 내력을 끌어 올렸다.
그 상황을 지켜보던 헤밀경이 자신과 함께 있던 십여 명의 기사들과 함께 뒤로 물러났다.
듀크 공작이 어둠의 마력이 충만한 투핸스 소드를 들어올려 유빈에게 달려들며 검을 휘둘렀다.
듀크 공작의 검술엔 정교한 초식 같은 건 없었다.
그러나 투핸드 소드의 커다란 검압에 의해 유빈은 무시하지 못하고 자신의 검을 들어 듀크공작의 검을 막아냈다.
‘쿠아앙.’
검과 검이 부딪히는 소리라곤 믿지 못할 거대한 폭음이 터져 나오고 유빈은 상대의 힘에 밀려 뒤로 두 걸음이나 물러나야 했다.
‘크~윽. 엄청난 힘이군,’
유빈은 손아귀가 찢어지는 고통을 느꼈다.
듀크 공작은 유빈이 두 걸음 물러나자 다시금 뛰어들어 검을 휘둘렀다.
이번엔 검을 받아치지 않고 흘려 보네고 상대의 허리를 향해 검을 휘둘렀다.
그러나 듀크 공작은 가볍게 유빈의 검을 쳐 올리곤 그대로 유빈의 머리를 향해 검을 내리 그었다.
유빈의 제운보를 극성으로 전개하여 뒤로 물러나 듀크공작의 검을 피하곤 다시금 뛰어들어 상대의 어깨를 찔러 너었다.
‘쿠~웅.’
유빈의 검이 듀크 공작을 찔렀으나 공작의 갑옷을 뚫지는 못했다.
듀크 공작의 갑옷을 자세히 보니 검은 막이 씌어져 마치 실드를 형성 한 듯 했다.
듀크 공작의 갑옷은 주인의 기운을 받아 실드를 형성시키는 마법갑옷이었다.
그러나 갑옷이 충격을 모두 흡수하지 못한 듯 듀크 공작이 얼굴을 찌푸리며 뒤로 물러나 자신의 어깨를 돌려보았다.
“훗. 대단하군. 마법방어로도 충격을 흡수하지 못하다니. 자 이제 탐색전은 그만 하고 본격적으로 어울려 볼까?”
“나 역시 바라던 바요. 이제 조심해야 할 거요.”
그렇게 말한 유빈이 내공을 극성으로 끌어 올렸다.
이곳에서 와서 착실히 운기행공을 해 이젠 거의 8갑자에 달하는 내공을 쌓은 유빈은 내력고갈로 인해 낭패 당할 일은 없을 거라 생각했다.
유빈의 몸이 마치 부풀어 오르듯 내공이 전신에 충만히 퍼져 들었다.
청색 검강의 길이가 더욱 길어지고 옷자락이 나풀거리며 부풀어 올랐다.
“자~ 이번엔 내가 먼저 가오. 조심해야 할 것이오.”
유빈의 신형이 빗살처럼 빠르게 듀크 공작을 향해 쏘아져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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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글이 길어져서 듀크 공작과의 대결은 다음 편으로 넘겨야 갰네요...
우씨. 지금 새벽 2신데 누가 오기로 해서 여태 기다렸더니 사고 나서 못 온다고 하네요.ㅠㅠ
내일 일찍 일이 있어서 나가봐야 하는데...
모두 다음 편을 기대해 주세요.^^
유빈은 군을 이끌고 베트협곡으로 말을 달렸다.
가는 도중 유빈은 기사들에게 병력의 손실을 물었다.
“이번 전투는 대승입니다. 적의 손실은 적게 잡아도 오만 이상은 피해를 입힌 것 같습니다. 반면 우리 군의 손실은 고작해야 사망이 백여 명 이고 부상이 약 사백여명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후~ 다행이군요.”
“모두 사령관님께서 적절한 시기에 후퇴 명령을 내려서 피해가 거의 없었습니다.”
“아무튼 서둘러 베트협곡에 도착해서 매복을 시키도록 하세요.”
“네, 알겠습니다.”
이젠 실버호크 기사들도 유빈의 말에 토를 달거나 불평을 하지 않았다.
조금 전의 전투에서 유빈의 시기적절한 판단력과 가공할 무의가 그들로 하여금 절로 고개를 숙이게 만들었다.
한편 듀크 공작은 자신을 향해 검막을 쏘아내곤 빠르게 군을 이끌고 후퇴를 하는 유빈의 뒷모습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병력의 손실은?”
“강을 건넌 선두 쪽에 약 오만의 피해가 있습니다.”
“오만이라... 손실이 크군. 병력을 정비하고 서둘러 강을 건너도록 그리고 선두에 기사단을 세워 다시 있을 기습에 대비토록 하게.”
“네. 전하.”
‘어둠의 힘을 받은 나와 대등한 힘이라니...’
듀크 공작은 검막을 받아내면서 받은 충격으로 손아귀가 찢어진 자신의 손을 바라보았다.
‘놈. 다음번엔 결코 도망치도록 내버려 두지 않겠다.’
한편 며칠 사이에 세 마리의 드래곤이 죽자 각 드래곤 로드들은 회의를 소집했다.
드래곤중 고룡으로 접어든 골드 드래곤 로드가 각 드래곤 로드들에게 물었다.
“그래 죽은 드래곤의 사인은 알아들 보시었소?”
골드 드래곤 로드의 질문을 받은 실버 드래곤 로드가 대답을 했다.
“죽은 드래곤들의 스케일엔 어둠의 마력이 베어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마왕의 출연인 것 같습니다.”
골드 드래곤 로드는 실버 로드의 말을 듣고는 한동안 생각에 잠기더니 이내 입을 열었다.
“아무리 마왕의 출현이라고 해도 그리 쉽게 드래곤을 죽일 수는 없는 일이오. 게다가 죽은 드래곤중엔 에이션트의 레드 드레곤도 있었소. 일반 마왕으로는 드래곤중 최고의 전투력을 가진 레드 드래곤을 그것도 에이션트급인 드래곤을 상대하기는 힘들 것이오.”
그때 각 로드들의 의견을 듣고 있던 레드 드래곤 로드인 파이르바가 다른 로드들을 향해 말을 했다.
“조금 전 우리 레드족 중 하나가 유희 중에 이상한일을 보았다고 연락이 왔었습니다.”
각 로드들이 파이르바를 바라보았다.
“지금 인간세상에선 크라폰 제국의 황실 마법사가 반란을 일으켰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반란군 사령관이 어둠의 힘을 사용한다는 사실을 알려왔습니다.”
“인간이 어둠의 힘을...?”
“그렇습니다. 아무래도 마왕에게 어둠의 힘을 받은 것 같습니다. 이번 드래곤들의 죽음과 밀접한 관계가 있을 듯 합니다.”
파이르바의 말에 모든 로드들의 안색이 굳어졌다.
“흠. 그렇다면 아무래도 마계와 분명 연관이 있는 듯 하군요. 일단 그 일은 파이르바께서 조사를 해보도록 하시오.”
“알겠습니다.”
“또한 확실한 조사가 끝날 때 까지 로드 분들은 각 종족에 수상한 자가 나타나면 절대 맞서지 말고 피하라고 일러두시오.”
골드 드래곤 로드인 하이브는 자꾸만 불길한 마음이 들었다.
‘설마 그놈은 아니겠지...?’
마족들은 소환에 의해 인간계로 들어올 수 있었다.
소환자의 능력에 따라 마물, 마족, 마왕이 소환될 수 있으며 소환 자와의 계약에 따라 인간계에 머물게 된다.
그러나 대부분 소환자의 능력이 그리 뛰어나지 않아 대부분 마계에서 소환 되는 것들은 마물이나, 마족 정도만이 소환이 되어 온다.
그러나 어쩌다 소환자의 능력이 뛰어나 마왕이 소환 되어 오는 수가 있는데 만약 소환 자가 마왕의 능력보다 뛰어나거나 대등하지 못하면 마왕에게 몸과 정신을 잃고 만다.
그때마다 세상은 혼란이 일어나고 그 도가 지나쳐 인간계의 질서가 무너지려 하면 어쩔 수 없이 드래곤들이 나서서 마왕을 처리하곤 했다.
그러나 지금처럼 마왕이 먼저 드래곤에게 대항하진 않았다.
오히려 그들은 될 수 있는 한 드래곤의 눈을 피해 인간계를 혼란으로 몰아가곤 했다.
골드 드래곤 로드인 하이브는 만 년 전 자신이 막 성룡이 되었을 시절에 각 종족의 로드들이 힘을 모아 벨트로젠이란 마왕을 소멸 시킨 기억을 떠올렸다.
그때 당시 그 마왕을 마계로 역 소환시키기 위해 로드 둘이나 소멸을 당해야 했다.
“후~ 그자가 아니라면 좋겠는데...”
하이브는 불안한 생각을 떨치기 위해 심호흡을 크게 했다.
한편 벨트로젠은 드래곤 셋을 소멸 시키고 황궁의 지하 던전 으로 돌아와 어둠의 마력을 충전 시키고 있었다.
“후후. 도마뱀 놈들 지금쯤 불안에 떨고 있겠지...? 내 육체를 소멸 시키고 내 힘을 봉인하여 역 소환시킨 대가를 톡톡히 치르게 해 주겠다. 그나저나 듀크는 잘 하고 있는지 모르겠군.”
듀크 공작은 오만의 피해를 입었지만 여전히 엄청난 병력을 이끌고 강을 건너 트란시아로 진군하고 있었다.
대군이 베트산맥을 우회하여 산맥 끝으로 돌아 갈 때 앞쪽에 커다란 협곡이 나타났다.
참모가 듀크 공작에게 다가와 보고를 하였다.
“전하 앞쪽으로 협곡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적의 매복이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흠... 그렇겠군. 내가 만약 저들이라면 저런 기습하기 좋은 곳을 그냥 통과시키지 않겠지? 일단 군을 정지 시키고 선발대를 뽑아 적의 매복이 있는지 알아보도록.”
“네. 전하.”
유빈은 협곡에 군을 매복 시키고 적들의 동태를 살피고 있었다.
“역시 저들도 매복을 눈치체고 선발대를 보내려 하는군.”
유빈이 적들의 선발대를 보고 말을 하자 옆에 있던 아이라가 유빈을 향해 물었다.
“그럼 이제 어떻게 할 생각이지?”
“적들이 안다고 해도 상관없어. 어차피 트란시아로 가려면 이곳을 지나지 않고는 갈 수 없으니까? 베트 산맥을 넘는다면 모르겠지만.”
그때 유빈의 옆에 있던 실버호크 기사단의 부관이 유빈을 향해 물었다.
“사령관님 적들의 선발대를 처리 할까요?”
“그렇게 하시오. 어차피 저들은 우리가 이곳에 매복을 한 사실을 눈치 채고 있을 테니 굳이 선발대를 살려 보넬 필요는 없겠지.”
유빈은 일단 이곳에서 밤까지 시간을 끌 생각이었다.
밤이 되어 저들이 야영을 시작하면 소수의 인원으로 최대한 적진을 휘젓고는 협곡으로 도주를 할 생각이었다.
뻔한 유인책이지만 왠지 적의사령관은 그 계책에 걸려 들것만 같았다.
몇 번에 걸쳐 그렇게 하면 언젠간 걸려 드리라 유빈은 확신 하고 있었다.
‘후후. 과연 저자의 인내심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해 봐야겠군.’
적의 선발대가 협곡으로 들어오자 실버호크 기사단 오십 여명이 말을 달려 적의 선발대를 물리쳤다.
적의 선발대라고 해야 고작 삼십 여명에 불과해 그리 어렵지 않게 선발대를 전멸 시킬 수 있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적 진영에선 섣불리 협곡으로 들어오지 않았다.
듀크 공작은 협곡을 향해 시선을 고정 시키고 자신의 부관을 불러 말을 했다.
“어떤가? 저곳을 통과하려면 어느 정도의 피해를 감수해야 되겠나?”
부관은 잠시 듀크공작의 의중을 생각하더니 이내 대답을 했다.
“모르긴 해도 상당한 피해를 입을 것입니다. 적어도 십만 이상의 피해를 감수해야 할 것입니다.”
부관의 말에 듀크 공작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십만이라... 너무 피해가 크군.”
“그렇습니다. 일단 적들의 동태를 더 파악한 후 돌파를 시도해야 할 것입니다.”
“음... 내일 까지 시간을 주겠네. 파회 법을 찾아내게.”
“네. 전하.”
듀크공작의 군대는 더 이상 진군하지 못하고 그 곳에서 야영준비를 했다.
날이 점차 어두워지자 유빈은 백여 명의 기사를 선발해 기습 조를 만들었다.
“지금부터 우리는 적진에 들어가 최대한 혼란을 야기 시키고 빠져 나와야 한다. 적들과의 대치는 되도록 삼가고 혼란에 그 목적을 두도록.”
“네. 사령관님.”
“내가 선두에 설 것이니 날이 저물면 바로 출발 할 수 있도록 모두 잠시 쉬도록.”
그렇게 말한 유빈은 아이라를 바라보고 말을 했다.
“아이라 이번엔 이곳에 있도록 해.”
“왜?”
“이곳에 남아서 혹시 적들이 우리를 추격하면 마법사들과 추격대를 막아줘.”
“그래. 알았어. 대신 조심해야 돼.”
“후후. 걱정 하지 마.”
날이 완전히 저물자 유빈은 백 명의 기사들과 은밀히 적진을 향해 다가갔다.
여기저기 보초를 스는 병사들이 보이고 유빈은 소리 없이 그들의 혈을 제압하여 기절 시킨 후 막사가 밀집한 지역으로 다가갔다.
“이제부터 각 막사에 불을 놓아 적들이 혼란에 빠지도록 하시오. 명심할 것은 절대 저들과 대치하지 말고 혼란만 시키고 최대한 빨리 이곳으로 모이시오.”
“네. 사령관님.”
백여 명의 기사들이 동시에 사방으로 몸을 날렸다.
듀크 공작은 자신의 막사에서 벨트로젠이 건네준 스크롤을 드려다 보고 있었다.
그때 밖이 환하게 밝아지며 소란스러워졌다.
“적이다. 이런 불이다. 모두 불을 끄고 적들을 찾아라.”
듀크공작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막사 밖으로 뛰어 나왔다.
주위 막사로 온통 불이 번지고 여기저기 병사들이 불을 끄느라 정신이 없었다.
듀크공작은 신경질 적으로 부관을 불렀다.
“부관...”
“네 전하.”
“무슨 일인가?”
“적들이 습격을 한 모양입니다.”
순간 듀크공작은 낮에 보았던 유빈의 얼굴을 떠올렸다.
“도대체 적들의 수가 얼마나 되는 것이냐?”
“그것이... 그리 많은 수는 아닌 것 같습니다.”
“흠... 가서 기사단을 집합 시켜라. 내가 직접 찾아보겠다.”
듀크 공작이 말에 올라타고 기사단을 이끌고 적들을 찾아 나섰다.
워낙 넓은 수의 군대라 야영하는 장소 역시 엄청나게 넓어 소수의 적을 찾기란 쉽지가 않았다.
그때 한 병사의 소리가 들려왔다.
“적이다...”
듀크 공작은 소리를 지른 병사를 향해 말을 달렸다.
기사단이 그 뒤를 빠른 속도로 따랐다.
트란시아 수비대의 기사인 헤밀경은 자신을 보고 소리친 병사의 목을 베어내고는 집합장소로 향해 신형을 날렸다.
그곳엔 이미 몇 명의 기사들이 임무를 완수하고 모여 있었다.
그때 뒤에서 엄청난 기운이 밀려드는 걸 느끼고 무의식중에 몸을 우측으로 날려 땅을 굴렀다.
자신이 방금 전까지 있던 땅이 움푹 파이며 흙덩이가 얼굴을 때렸다.
“치잇. 발각 된 건가?”
헤밀경은 몸을 일으켜 아군이 모여 있는 곳으로 최대한 빨리 달렸다.
그때 또다시 강한 기운이 등 뒤로 느껴지자 헤밀경은 반사적으로 몸을 돌려 자신을 향해 쏘아져 오는 검탄을 향해 검에 기를 불어넣어 막아 냈다.
‘콰~앙.’
“크~윽. 쿨~럭.”
헤밀경은 검탄의 충격에 뒤로 튕겨져 나가 간신히 신형을 바로하곤 입으로 한 움큼 선혈을 토해 냈다.
모여 있던 기사들이 달려 나와 헤밀경을 부축하고는 뒤를 돌아 달리기 시작했다.
“쿨럭~ 다른 사람들은...?”
“아직 오지 않았소. 일단 우리먼저 이곳을 빠져 나가야 할 것 같소.”
듀크 공작은 십여 명 남짓한 적들을 보고는 말을 달려 추격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낮에 보았던 유빈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말을 달리면서도 주변을 살폈다.
유빈은 집합장소에 도착하자 헤밀경과 십여 명의 기사가 ?기는 것을 목격했다.
“당신은 이곳에 남아서 아군들이 모이는 데로 먼저 이곳을 빠져 나가도록 하시오.”
“아니 사령관님은...?”
“나는 저들을 구해서 탈출하도록 하겠소.”
“네. 알겠습니다. 부디 조심 하십시요.”
유빈은 몸을 일으켜 신형을 날렸다.
아군은 얼마 가지 못해 듀크공작과 기사들에 의해 포위를 당하고 말았다.
“네놈들이 전부인가?”
듀크 공작은 십여 명의 적들을 훑어보고는 물었다.
듀크 공작의 물음에 헤밀경이 어깨를 펴고 당당히 대답을 했다.
“그렇다.”
“후후. 고작 네놈들만이 습격을 했다고 믿으란 말인가?”
“믿고 안 믿고는 당신의 자유니 굳이 믿어 달라고 한적 없다.”
“후후. 네놈은 내가 누군지 모르는가?”
“왜 모르겠나? 황제를 시해한 역적이 듀크가 아닌가?”
헤밀경은 공작이라 칭하지 않고 그저 이름만 말하였다.
그 말에 듀크 공작의 안색이 싸늘하게 식으며 살기를 뿜어내며 말을 했다.
“네놈이 죽고 싶은 모양이구나.”
“하하. 그럼 살려주려고 했단 말이냐? 헛소리 그만하고 자 덤벼라.”
“크하하하. 용기가 가상하군. 네놈이 죽기를 원한다면 그렇게 해주지. 저놈들을 모두 죽여라.”
듀크 공작의 명이 떨어지자 뒤에 있던 기사들이 일제히 검을 들고 달려들었다.
기사들의 수가 무려 백여 명이 넘자 헤밀경의 일행은 금세 수세에 몰렸다.
상위 팔라딘인 헤밀경은 좀 전 듀크 공작이 쏘아낸 검탄 때문에 내상을 입어 검기조차 끌어올리기가 쉽지가 않았다.
그러나 지금껏 유빈에게 배운 제운보를 활용하여 자신에게 달려드는 다섯 명의 기사들을 상대로 잘 버텨내고 있었다.
듀크공작은 헤밀경의 검술을 유심히 바라보았다.
“호~ 특이한 검술이군. 다섯의 팔라딘을 상대로 잘 버티고 있군. 내상까지 당했을 텐데.”
그때 빠른 속도로 기사들 사이로 뛰어드는 신형이 보였다.
듀크 공작의 눈이 반짝 빛나며 기사들에게 명을 내렸다.
“모두 물러나라.”
그러자 반란군의 기사들이 일제히 듀크 공작의 뒤로 물러섰다.
“후후. 다시 보게 되는군.”
“그렇구려. 그다지 상황이 좋진 않지만...”
“검술이 훌륭하더군. 도대체 자넨 누군가?”
“하하. 칭찬이라면 고맙소. 그리고 난 그저 용병출신의 유빈이라고 하오.”
“흠... 용병이라. 믿기지 않는군.”
“뭐 믿기 싫으면 안 믿어도 상관없소. 그런데 바르본 공작은 보이지 않는 거 보니 황궁에 남아 있는 모양이오?”
“후후. 그놈은 없다.”
듀크 공작은 순간 바르본 공작을 생각하자 화가 나기 시작했다.
자신을 꼭두각시로 만들어 생각조차 하지 못하게 만든 놈을 생각하니 자신의 손으로 죽이지 못한 게 한이 됐다.
“없다니? 그게 무슨 소리요?”
“후후... 그놈은 마계로부터 어둠의 힘을 소환해 그걸로 9써클의 경지에 오르려다 벨트로젠님을 소환해 육체를 빼앗기고 말았다. 덕분에 나 역시 벨트로젠님 으로 하여금 어둠의 힘을 얻을 수 있었지.”
“벨트로젠 이라니... 그건 또 누구요?”
“후후. 궁금한 게 너무 많군. 뭐 굳이 숨길 필요야 없겠지. 마계의 마왕이라면 알아듣겠나?”
“마계의 마왕?”
“그렇다. 앞으로 대륙을 지배하실 분이시지.”
“흠... 뭔지는 모르겠지만 만만한 놈은 아닌 듯 하군.”
“뭐? 푸하하... 네놈은 지금 이순간이 마지막이 될 것이니 다른 건 신경 쓸 필요 없지 않겠나?”
“글쎄... 그건 두고 봐야 알 일이고...”
“후후. 어떤가? 자네와 한바탕 검을 섞어보고 싶은데.”
“하하... 나 역시 바라던 바요.”
듀크 공작이 말에서 내려 검을 뽑아 들었다.
듀크 공작의 검에서 어둠의 마력이 마치 검강처럼 줄기줄기 뻗쳐 나왔다.
유빈은 상대의 검에서 무시 못 할 기운이 솟아오르자 자신 역시 내력을 끌어 올렸다.
그 상황을 지켜보던 헤밀경이 자신과 함께 있던 십여 명의 기사들과 함께 뒤로 물러났다.
듀크 공작이 어둠의 마력이 충만한 투핸스 소드를 들어올려 유빈에게 달려들며 검을 휘둘렀다.
듀크 공작의 검술엔 정교한 초식 같은 건 없었다.
그러나 투핸드 소드의 커다란 검압에 의해 유빈은 무시하지 못하고 자신의 검을 들어 듀크공작의 검을 막아냈다.
‘쿠아앙.’
검과 검이 부딪히는 소리라곤 믿지 못할 거대한 폭음이 터져 나오고 유빈은 상대의 힘에 밀려 뒤로 두 걸음이나 물러나야 했다.
‘크~윽. 엄청난 힘이군,’
유빈은 손아귀가 찢어지는 고통을 느꼈다.
듀크 공작은 유빈이 두 걸음 물러나자 다시금 뛰어들어 검을 휘둘렀다.
이번엔 검을 받아치지 않고 흘려 보네고 상대의 허리를 향해 검을 휘둘렀다.
그러나 듀크 공작은 가볍게 유빈의 검을 쳐 올리곤 그대로 유빈의 머리를 향해 검을 내리 그었다.
유빈의 제운보를 극성으로 전개하여 뒤로 물러나 듀크공작의 검을 피하곤 다시금 뛰어들어 상대의 어깨를 찔러 너었다.
‘쿠~웅.’
유빈의 검이 듀크 공작을 찔렀으나 공작의 갑옷을 뚫지는 못했다.
듀크 공작의 갑옷을 자세히 보니 검은 막이 씌어져 마치 실드를 형성 한 듯 했다.
듀크 공작의 갑옷은 주인의 기운을 받아 실드를 형성시키는 마법갑옷이었다.
그러나 갑옷이 충격을 모두 흡수하지 못한 듯 듀크 공작이 얼굴을 찌푸리며 뒤로 물러나 자신의 어깨를 돌려보았다.
“훗. 대단하군. 마법방어로도 충격을 흡수하지 못하다니. 자 이제 탐색전은 그만 하고 본격적으로 어울려 볼까?”
“나 역시 바라던 바요. 이제 조심해야 할 거요.”
그렇게 말한 유빈이 내공을 극성으로 끌어 올렸다.
이곳에서 와서 착실히 운기행공을 해 이젠 거의 8갑자에 달하는 내공을 쌓은 유빈은 내력고갈로 인해 낭패 당할 일은 없을 거라 생각했다.
유빈의 몸이 마치 부풀어 오르듯 내공이 전신에 충만히 퍼져 들었다.
청색 검강의 길이가 더욱 길어지고 옷자락이 나풀거리며 부풀어 올랐다.
“자~ 이번엔 내가 먼저 가오. 조심해야 할 것이오.”
유빈의 신형이 빗살처럼 빠르게 듀크 공작을 향해 쏘아져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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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글이 길어져서 듀크 공작과의 대결은 다음 편으로 넘겨야 갰네요...
우씨. 지금 새벽 2신데 누가 오기로 해서 여태 기다렸더니 사고 나서 못 온다고 하네요.ㅠㅠ
내일 일찍 일이 있어서 나가봐야 하는데...
모두 다음 편을 기대해 주세요.^^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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