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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4 23:16 493회 0건
검령







제 22 부






무참히 무너지는 휘슬의 육신 앞에, 크로스는 망연자실이다.

휘슬은 뭐라 손쓸겨를도 없이 사라졌다. 타인의 검령을 카피하는 반령(反翎)을 가졌음에도 말이다. 특히 주변의 공기를 흡입, 배출시킬수있는 자신의 기령(氣翎)과 무게를 조절하는 능력의 추령(墜翎)을 가지었음에도,

크로스의 눈으로 보아할때 이건 "패배"가 아니었다.

이것은 그저 단순한 "죽임".

압도적인 기량 차이에 따른 편향적 살인이다.

오직 가해자와 피해자만이 존재하는,

그런 살인을 저지른것이다.


"이제 ... 너뿐인가."

아트는 크로스를 응시한다. 쓰러진 화란은 아카네가 부축해 뒤로 물러선 상태였고 비너스는 처음 보는 아트의 진정한 강함에 놀라고 놀라워했다.

" 대, 대단해 .... 갑자기 일어난 지진소리에 달려가 화란씨를 발견하는 순간, 아트씨는 단숨에 적을 제압했어 ... "하" 가문의 검령사를, 단칼에 ...! 더욱 두려운것은 .. 이 남자 .. 이 강함이 완성형이 아닌 .. 지속형이라는 점 .... 아트씨가 내게 좋은 감정이 없었다면 .. 난 언제든지 죽은 목숨이었어 ... 아니 .. 아트씨는 남자니까 .. 날 겁탈했을거야 .. 몸과 마음을 엉망진창 .. 윗입이나 아래의 두구멍역시 .. 무참히 .. 정액으로 범벅했을거야 .. 아트씨는 강하니까 .... 그렇게되면 .. 난 필시 높은 ... 아니.. 100%의 확률로 .. 아트씨의 아이를 임신케 될거야 .. 아트씨의 정액을 그렇게나 듬뿍 먹어댔으니... "

비너스는 끝을 가늠할수없는 망상을 하며 볼에 한껏 홍조를 띄운다.

한편, 아트는 터벅 터벅 크로스와의 거리를 좁혀나아가고 있다. 아트가 다가오고 있음에도 크로스는 사지를 벌벌 떤채 아무런 대책도 세우지 않고 있었다. 이미 그와의 거리가 무의미하다는 것을 휘슬의 죽음으로 알고있었고, 더욱이 자신들에게 투항한 폭령(爆翎)의 길라시안이 알려준 아트의 인상착의와 검령의 정보에 의하면 그는 분명히 "씽"의 검령사, 아트였고 검령은 본인의 왕령(王翎)을 제외해도 흑령(黑翎)과 소령(訴翎)을 가지고 있다 들었다.

세자루의 검령을 하나로 소지한 자.

「아트」

그의 강함은 예상치를 뛰어넘었다.

처음 길라시안의 말을 들었을때, 아트의 강함이 실감나지 않아 "엄청 강하겠군.."이라는 문자 그대로의 강함만을 머릿속에 박아넣은게 화근이었다.

"엄청 강하겠군..." 이라는 말은,

자신의 패배는 예견치 않고, 그저 힘든 싸움이 될것같다.. 라는 은유적 표현이었다. 이점이 화근이었다.

" .... 물론 .. 기습으로 휘슬이 당했지만 .. 기습이 아닌.. 정면으로 승부했어도 .. 우린 죽은 목숨이었던가 ... 이것만큼은 .. 계산에 넣었다면 .. 최소한 .. 휘슬과.. 나 중에 한명이라도 도망쳐 살았을텐데 .... 예상밖의 녀석의 능력에, 휘슬의 죽음을.. 넋놓고 감상한 대가가 ... 나의 죽음인건가 ? 녀석을 ... "엄청 강하겠구나".. 라고 치부한 나의 생각이 안일했구나 ... "

크로스의 뼈져린 후회 속에 아트는 천천히 다가온다. 승자의 여유랄까? 아님 이 "차이"를 즐기고 싶어서인가? 아트가, 크로스에게 죽음을 선고하는 시간이 휘슬보다 느리다. 이러한 아트의 태도에, 크로스는 무릎꿇어 부탁하고 싶었다 .

죽음을 기다리는 공포를, 휘슬은 금방이었는데 왜 자신에겐 길게 유지시키냐며 말이다.


그러자 크로스의 바램(?)대로 ,

그의 앞에 당도한 아트다.

"오래 .. 기다렸지..."

크로스의 짓눌린 공포를 알고있는, 아트의 노골적 비아냥이다. 크로스의 공포를 극대화시키고 있었다. 온몸의 털이 쭈삣 쭈삣 섰다. 동공이 급격히 팽창하며, 심장이 터질듯 쿵쿵 뛰었다. 단지, 서있는것만으로도, 자신을 스스로 지탱해 서있는 것만으로도, 크로스는. 자신의 전력을 다할정도였다.

그만큼이었다.

아트의 압도적 강함이 만들어낸 "격"이 다른 공포는 말이다. 단지, 크로스 앞에 서있는것만으로도, 그의 항복을 받아내고 있었다. 이제는, 크로스가 안쓰러울 지경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아트는 자신의 강함을 측정치 못했다는 것이다.

자신의 진심을 담아낸 강함이, 얼마나인지 몰랐기에 휘슬과 달리 크로스는 직접 앞으로 다가와 대면해 그의 공포를 느끼어, 자신의 강함에 대조시켰다. 그의 공포심으로, 자신의 강함을 갸늠중인것이었다.

그러며 내린 아트의 결론은.

자신이 예전보다 비교할수 없을 정도의 힘을 손에 넣었다는 것이다. 맨 처음 검령사의 세상밖으로 나와 "하" 가문의 검령사들에게 쩔쩔 맸던 예전의 자신은 없는것이다. 이것만으로도 아트에겐 큰 수확이었다.

더이상, 아카네와 자신의 미래에, "하" 가문과 "우" 가문의 검령사는 방해가 되지 않으니 말이다.

아트는,

자신의 강함을 측정케 해준,

크로스에게 고마움을 느끼며-.

왕령(王翎)을 머리 위로 치켜올린다.

"이제, 죽을 시간이다."


아트의 선포에, 크로스는 자신의 인생이 주마등처럼 흐르고있음을 보았다. 그러며 떠올린, "하" 가문의 당주인 킬리토님을 처음 주군으로 모셨을 때다.




.
.
.






"맘에 안드는 녀석 .."

크로스가 입버릇처럼 중얼거리는 대사였다. 그것은 소령(訴翎)의 에모네를 볼때마다 나왔다. 그는 너무 버릇이 없었다. 아니, 노골적이었다. 가문의 당주인 킬리토님을 무시하는 투가 지나쳤다.

하지만 그는 한 나라를 단 하나의 기술만으로 괴멸시킨 장본인이다.

안타깝게도 섣뿔리 건드릴수 없다. 그의 "무력"은 현실속의 강함의 한계를 뛰어넘은, 비현실에 가까운 것이었으니 말이다.

현실에 있는 자신은, 비현실 속에 사는 그의 강함을 무릎굽힐수 없었다.

그렇기에,

자신도 자신만의 비기가 필요했다.

단 한순간만이라도,

비현실속에 존재할법한 기술을 만들어야 했다.

물론 "검령"이라는 검만으로도 비현실적 능력을 발휘하긴 했지만, 검령사가 된뒤로 한참동안을 검령을 만지니, 검의 능력은 비현실적 또는 꿈속의 능력이 아닌, 현실이 되고 말았다.

익숙해져버린 것이다. 검령의 능력이,

그래서 에모네의 천리추검(天理趨劍)같은 무자비한 파괴력의 기술을, 비현실이라 생각했었다.

어쨋든, 크로스는 새로운 기술을 만들기 위해 자신과의 싸움을 시작했다. "하" 가문의 당주인 킬리토역시 크로스의 새 기술 만들기에 기대감을 내비쳤다. 그러나 킬리토는 자신의 가문 사람이 강해지는것에 기쁜거지 에모네와 대적키 위한 기술이라 생각치는 않았었다.

자신과 달리 킬리토님은 에모네에 대한 의심을 품지 않고 있었다.

에모네가 노골적으로 킬리토님에 대한 반감을 표시코 있는데도 말이다. 그렇기에 자신은, 기술개발 중에 참지않고 말했다. 에모네가 수상쩍다 말이다.

그리하여 돌아온 답변은.

「녀석은 자만해도 좋다. 그는 그의 강함에 취해있을때가 진정한 힘을 발휘한다. 그렇기에 이 환상을 깨트릴수는 없다.」

퀴즈같은 답변이었다.

하지만 분명한건 킬리토님은 에모네에 대한 반감이 없다는 것.

아무런 의심도, 적의도 없다는 뜻.

그렇기에 나의 수련은 더욱 박차가 가해졌다.

그렇게,

주인을 지키기 위한,

주인만을 위한,

나의 비기가 만들어졌다.

물론, 완성작을 한번도 휘두른적은 없다.

미완성작을 대충 휘둘러보았을뿐.

이 기술은, 나와 검령.. 둘다를 포기해야 얻어지는 기술이었으니까 ,



.
.



회상은 끝이나고, 머리 위로 내려오는 은발 머리의 왕령(王翎)이 보인다. 크로스는 자신의 기령(氣翎)을 꾸욱 다잡은채, 씽의 남자가 자신에게 건 주문을 풀기 시작한다.

"공포"라는 무형의 주문을 풀기 위해,

"으아아!!!!!!!!!!!!!!!!!!!!!!!!!!!!!!!!!!!!!!"

길게 소리 지른다. 공포를 떨쳐버리기 위해 고함을 내지른다. 그러자 오기가 생겨나며, 공포가 걷혀져 간다. 아트와의 압도적인 힘 차이에 따른 공포가, 일시적이나마 사라진다. 이제, 손을 움직일수 있다. 검령을 움직일수 있다.

동시에, 자신의 기령(氣翎)에 쩌억, 쩌억, 금이 가기 시작한다.

검날안의 금속물질이 서로를 비틀며 쐐애애액 - 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기령(氣翎)이 그동안 품어 저축해놓고 있었던 공기들이 빠져나가고 있다. 3년전, 이 기술을 쓰기위해 3년간 축적해놓은 공기들이다.

고무재질의 극한까지 채워놓은 풍선에 바늘을 갖다대 터트리는 것처럼, 기령(氣翎)은 산산히 쪼개졌다.


쿠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쾅 !!!!!!!!!!!!!!!!!!!!!!!!!!!!!!!!!!!!!!!!!!!!!!!

화란이 만들어놓은 푹 꺼진 대지위로 또하나의 폭발이 방대한 폭음을 일으키며 쓰나미같은 지진을 만들어냈다. 아트는, 크로스가 만들어낸 폭발에 어떻게든 방어하려 한다. 너무 가까이 서있었기에 피하기는 어렵다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너무 가까이에 있었다.

크로스의 죽음을 무릎쓴 "각오"와 너무 가까이 마주보고 있었다.

햇빛을 오래 보면 시력을 잃듯이, 그렇게, 아트의 사지가 산산히 잘려나가고 있다. 해를 마주본 대가치고는 너무 뼈아프다.

아무리 오오라를 몸에 둘러쳐도, 근접해 터지는 공압을 버틸수 없다.

특히 크로스의 기령(氣翎)이 터지며 내뿜는 검날 조각이 몸을 꿰뚫어 가며, 아트의 오오라 집중을 방해했다.

크로스는,

덧없이 무너지는 아트를 보며 소리쳤다.

"죽어라! 죽어라! 죽어라! 죽어라! 죽어라! 죽어라!!!!!!!!!!!!!!!!!!!!!!!!!!!!!!!!!!!"

크로스의 소망처럼, 아트의 사지는 이제.. 형체를 알아볼수 없게 되었다. 자신역시, 마찬가지 상황이었지만.. 기뻤다.

이 녀석도 ..

죽은 에모네 녀석처럼 .

주인인 킬리토님에게 반기를 든 자였으니까.

이제 ..

주인을 지키는 개로써의 소임을 다했다.


기쁜 죽음을 .. 맞이하자.






.
.
.
.





아트는, 지긋이 내려다보고 있다. 이런 놈은 처음이라는 얼굴빛이다.

녀석의 목을 베기전, 겁에 질려 경직되었던 놈의 얼굴이, 베고난뒤에는 편안히 웃고있다. 무언가.. 무척.. 행복한 꿈을 꾼듯이 말이다.

"이상한 놈이군 .. 뭐.. 나를 죽이는.. 그런 망상같은 꿈이라도 꾸셨나..?"

아트는 죽은 크로스의 목을 쳐다보며 말한다.











-------------


늦었네요 .. ^^;

아직도 저를 기다리시는 분이 계실려나 ... 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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