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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4 23:15 492회 0건
검령








제 21 부






시원스래 펼쳐져있는 들판 위로 검은 제복이 펄럭이며, 그 아래의 검은 스커트 깃이 한 방향으로 휘날렸다. 누군가가, 바람을 맞대고 있는힘을 다해 달리는 중이다. 그녀는 달려가며 자신의 불운을 탓했다. 편안케 가려고 택한 "추령(墜翎)을 발판삼아 하늘 위로 떠오르는 이동방법"이 실수였다.

처음엔 이상이 없었으나, "하" 가문의 검령사들이 자신을 발견한 것이다.

하긴 하늘에 붕떠 날고있으니 보지 못한다는게 이상하다.

" 너무 안일했어 ... 사람의 발길이 뜸한 산악지대에서 하늘로 떠오른게 .. 실수가 될줄은. 그런데 .. 이상해.. "우" 가문쪽은 이쪽 방향이 아닐텐데 ... 왜 .. 여기에 "하" 가문의 검령사가 둘씩이나 ...? "

한편, 화란을 뒤쫒고있는 두명의 "하" 가문의 검령사는 크로스와 휘슬이다. 크로스는 운이 좋다 생각한다. "하" 가문의 당주인 킬리토의 명령으로 인해 "우" 가문의 아카네를 찾으러 가던 도중이었는데 하늘 위로 신선처럼 날아가는 화란을 발견할줄이야. 저번에 그녀는 이령(移翎)을 가진 알락이 공간이동을 시켜버렸었다. 그 이야기를 나중에 현장에 도착해 알락에게 들었었는데 그땐 헥스터와 길라시안을 잡느라 신경쓰지 않았었다.

"하늘에 떠있을때 저 여자.. 그 동양 여자 맞지?"

휘슬은 흥분을 감추지 못한다.

저번에 알락이 그녀를 공간이동 시켰다는 말에 따먹지 못해 아까웠었는데, 지금이야말로 그 기회가 찾아왔기 때문이다.

"동양년은 .. 어떤 보지맛일지 궁금해. 후후후.."

"아직 .. 우리는 그녀와 맞대결을 한 경험은 없다. 휘슬.. 네게 따먹는것도 중요하겠지만 섣뿔리 다가갔다간 오히려 우리가 당할수도 있다. 만전을 기할 필요성이 있다."

"크로스.... 정말 .. 우리가 ... 저 년에게 당할꺼라 생각해?"

휘슬은 진심으로 궁금해 묻는다. 그러자 크로스는 화답한다.

"여러 가능성이 있으니 .. 주의를 기울이자는 말일뿐. 승기는 확실하다. 단지, 만전을 기해서 나쁠건 없다는 말이다."

"크큭, 그러면 어떻해할까? 크로스 .. 네가 머리 굴리는건 잘하니까. 다람쥐마냥 하늘이 아닌 지상에서 도망치는 동양 여자를 .. 어떻게 잡을꺼지?"

휘슬의 전략적 물음에.

"다양히 써먹을 방법은 많다... 문제는 네가 말한대로 우리와 같은 지상위에서 도망치고 있는게 문제. 이렇게 녹림이 우거진 곳에선 시야확보가 어려울뿐더라 동양 여자가 몸을 숨길 도피경로가 다양하다.. 우선은 .. 겁을 줘 다람쥐를 날아오르게 해야겠지. 저 여자가 다시 하늘 위로 떠오르게되면, 우리의 필승이다."

크로스는 말한다.



.
.
.



타닷 !

화란은 풀밭 사이를 뛰어가며, 저들이 노골적이라 생각한다. 대놓고 자기들이 자신을 뒤따라오고 있다는걸 알리고 있다. 자신들의 오오라를 한껏 개방하며 말이다.

" 난감해 ... 아무리 나라 할지라도 .. 검령의 종류를 모르는 검령사 둘을 .. 동시에 상대하기엔 역부족... 1:1씩이라면 .. 어떻게든 하겠는데 ... 저들이 멍청이가 아닌 이상 순순히 그렇게 협조하진 않을거고 .... 이대로 추격전만 해서는 .. 끝도 안날거야 .. 역시 .. 당장에 위치가 발각되더라도 .. 녀석들의 손이 닿지않는 하늘 위로 ... "

일순, 화란은 떠올린다.

그때, 아트를 추령(墜翎)에 태워 곤경에 처하게 했던 최상층의 높이로 떠오르면 지상에서 그 높이까지의 관측이 어렵다. 그 높이면 자신의 위치는 하늘의 구름이 가려줄것이고 말이다.

" 그 높이면.. 공기가 부족해 호흡곤란이 .. 약간 일수도 있지만 .. 녀석들의 이목을 따돌릴수 있다면. "

한참을 도망전을 벌이던 화란은 이 아이디어를 활용키로 했다. 제자리에서 하늘 위까지 떠올라 멈춰서, 모습을 숨기겠다는 작전인데, 만약 이렇게되면 적들은 갑자기 사라진 자신에, 자신이 그 자리에서 멈춰서있지않고 구름을 틈타 어디론가 도망쳤다 생각, 다른데를 수색하러 떠날것이다. 그렇게 판단한 화란은 지체없이 뛰던 발걸음을 멈추고 추령(墜翎)의 검면 위에 몸을 실어 떠오른다.

그 모습을 멀찍이서 포착한 크로스는, 눈짓으로 휘슬에게 신호를 보낸다. 그러자 휘슬은 내달리면서 검을 뽑아, 미리 빼어놓고 있었던 크로스의 검날과 한번 부딪친다.

"지금부터 제한시간은 10분여.. 충분하다. 크로스."

뜻모를 말을 내뱉는 휘슬에 크로스는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며 크로스는 빠르게 떠오르는 화란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그러나 검날의 끝은 터무니없이 멀게 떨어져 날아오르고 있는 화란에게 닿지 않았다.

그러나 -.

쿠궁!

하늘 위에 떠오르던 중인 화란의 몸이 휘청거리며 추령(墜翎)의 검면 위에서 떨어진다. 화란은 이게 어찌된 상황인지 이해할수 없었지만 다시 추령(墜翎) 위에 올라타기위해 다시금 검의 무게를 떨어트려 자신보다 빠르게 낙하토록 했다. 그러나 또다시 쿠궁! 소리와 함께 화란의 몸이 허공 위에서 형편없이 튕겨져 나간다.

이번에 그녀를 허공 위에서 날려버린건 휘슬이었다.

"준비는 끝났다.. 크로스.. 크큭.. 이제 잡아먹는것만 남았을뿐. 추령(墜翎)과도 거리를 벌려놓았으니 허공 위에서 다시 올라타지 못해."

휘슬의 말은 정답이었다. 화란은 두번째 튕김에 자신의 검령과 멀리 떨어져 같이 낙하중이었다. 화란이 추령(墜翎)을 스스로 움직이게끔 하는 검령사였다면 이와같은 상황은 쉽게 돌파했을거지만 그녀가 할수있는건 추령(墜翎)의 무게만을 조절하는 것이었다. 이를 잘 알고있었던 크로스와 휘슬이었다.

혹여나 또다른 능력이 있을지 몰랐지만 추령(墜翎)이 무게조절 능력뿐이라는건 고맙게도 투항한 폭령(爆翎)의 길라시안이 알려주었었다.

"크로스..! 저 년은 내가 먼저 먹을거다! 알겠어?"

"마음대로 .. 하지만 행위중에 죽이지는 마라.. 넌 꼭 계집을 품을때 팔다리 하나쯤은 자르는게 특기잖아 ? 저 년은 우리의 소중한 자산이다.. "하" 가문에 필요한 계집이야."

"크큭 .. 명심토록 하지!"

허나, 휘슬의 웃음소리는 얼마가지 못한다.

곧 대지가 크게 울부짖으며, 추령(墜翎)이 땅바닥에 착지했음을 거칠게 알려왔기 때문이다.

쿠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쾅 !!!!!!!!!!!!!!!!!!!!!!!!!!!

일순간, 크로스와 휘슬이 내달리고 있던 지면이 밑으로 푹 꺼진다. 그 상황속에서도 크로스는 침착히.

"마지막 .. 발악인가."



쿠콰콰콰콰콰콰쾅 !!!!

2차 진동과 파열음이 울리고 난뒤, 겨우 진정된 땅이다. 하지만 신이 대지를 손으로 한움큼 파고간듯 산 하나 둘레만큼이 파여져 있었다. 그 중심엔, 흙투성이로 서있는 화란과 추령(墜翎)이 있었다.

그녀는, 전의를 가다듬으며 나타날 두명의 "하" 가문의 검령사를 기다린다. 그러며, 생각했다.

" 저놈들과 나의 거리는 대충만 봐도 수킬로에 육박한데 .. 그 거리 차를 아주 우습게 만들어버린 충격파였다.. 오오라가 쏘아진것도 아닌, 검령의 순수 능력이라 친다면 .. 가능성이 높은건 "공기"쯤이 될거야... 그럼 한놈의 검령의 능력은 대충 밝혀지는게 되는데 .. 나머지 한놈은 ... 그때 날 공간이동시켰던 그놈인가? 그렇다면 능력들을 다 알게되서 싸우기엔 한결 낳긴한데... "

하지만 안타깝게도 둘다 처음 보는 녀석이다. 휘슬은 한가운데에 움푹 파여진 대지위에 선 화란을 보며 휘파람을 불어재꼈다.

"휘이이익! 기달리렴! 나의 귀여운 베이비여!"


" 저.. 미친 새끼는 뭐지...? "

화란의 생각이다. 머리숱도 거의 없다시피하고, 얼굴은 돼지에 가까운 사내였다. 특히 검령사인데도 뱃살이 디룩디룩 튀어나와있다. 자기관리를 전혀 안한 최악의 남자다. 더더욱 최악인건 이 남자가 자신을 보며 심각히도 기쁜 얼굴이라는 것.

"후후! 날 받아들일 준비는 끝났겠지? 동양의 어여쁜 처자여!"

"무슨 헛소리인지 모르겠지만 .. 내게 죽으러온걸 환영하마."

날카롭게 휘슬을 응시하는 화란이다. 화란은 몰랐지만 그녀가 이런식으로 나올때마다 휘슬은 더더욱 큰 기쁨에 사로잡혔다. 휘슬은, 자신이 겁탈하려는 여자가, 반항하면 반항할수록 카타르시스에 가까운 희열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특히, 지금껏 품지못했던 동양의 여자다. 몸매는 서양의 글래머한 섹시미가 가미되어 있었다. 동양과 서양의 장점만을 한곳에 품은 여자다.

" 이거.. 미치겠군! 과연 .. 보지는 우리맛일까 ? 아니면 .. 크큭. "

휘슬은 군침을 꿀꺽 삼키며 자신의 검령을 치켜들며, 화란에게 달려들었다. 화란은, 달려드는 휘슬을 보며 일단은 맞대응을 해야겠다 판단했다.

"공기"를 다루었던 능력의 소유자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으나, 별달리 방도가 없었기 때문이다. 또, 접근전에는 자부심에 가까운 자신감이 있었기에.

" 나의 추령(墜翎)으로 .. 네 뼈를 산산히 으스러트려주겠어! "

화란의 각오와 함께, 두 자루의 검령이 -.

쿠쾅 !

커다란 떨림으로 맞부딪쳤다.

처음에 밀리는건 휘슬의 검령이다. 그녀의 추령(墜翎)이 용서를 가미하지않고 깊은 무게를 실어쳤기 때문이다. 화란은, 휘슬을 단숨에 끝장낼 심산이었다.

그러나,

끼긱! 끼기긱!

검들이 서로 비등비등할때 울리는 쇠음이 들린다.

"어?"

화란이 무심코 의문을 제기할 정도였다. 뭔가 어긋났다.

무게만큼은 최강의 검령사라 자부했던. 그녀의 검령이, 휘슬의 검령과 힘겨루기를 하고있다. 것도 무게를 실은 힘겨루기를,

이건 말이 되질 않는다.

" 나와 같은 검령의 능력인가 ?? "


"후후후후 ... 동양의 여자 .. 뭐야? 아까와 같은 자신감은 어디로 사라진거야? 잃어버린거야? 그 자신감?"

휘슬의 농담에, 화란은 울컥했으나 무게가 같아버리니, 이기지를 못한다. 그렇기에, 급속도로 추령(墜翎)에 불어넣었던 무게감을 떨어트린다. 몇백킬로에 육박하는 무게를 계속해서 검을 맞대어 유지키는 어렵기 때문이다. 다행이 녀석도 같은 생각인지 같이 무게를 떨어트려 주었다.

그 상황 속에서, 휘슬은 여유롭게 외친다.

"여자 ... 너는 이미 .. 이 시점에서 .. 내게 패한것이다. 기절한 년을 따먹는건.. 내 성미가 아니지만 .. 뭐.. 그래도 .. 내 우람한 좆대가리면 금방 깨어날거다. 후후후.."

"이.. 변태자식 ..... 무슨.. 헛소리를 자꾸..."

"이거야 원 .. 이 오빠가 친절히 이해시켜 줘야하나? 너 .. 방금 .. 나의 검령을, 너와 같은 검령이라 착각했다면 .. 실수한 것이다. 이 오빠의 검령은.. 반령(反翎). 한번 검날을 마주댄 상대의 검령을 완벽히 카피하는 능력이다. 더 좋은건 .. 이 복사능력이, 여러번 겹칠수 있다는거지. 각 검마다 걸린 복사제한시간이 10분이라는게 흠이긴 하지만.. 크큭."

휘슬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화란은 휘청거린다. 가슴이 답답하다. 마치 무언가를 빼앗긴 느낌이다.

" 설마 ... 녀석의 동료가 가진 "공기" 도.. 복사한건가 ... 나의... "공기"를 ... 빼.. 앗... "

화란은 자신의 추령(墜翎)을 놓치며 숨이 쉬어지지 않는 목을 부여잡았다. 아무리 숨을 쉬려해도 쉬어지지가 않는다. 휘슬은, 이미 끝난 게임인지라 미리 바지를 풀어 물건을 꺼내들고 있었다. 물건을, 화란의 눈앞에서 흔들고 있는 휘슬이다. 그녀는 꺼지어가는 의식속에 아카네를 떠올렸다.

" 만나고 싶었는데 .... 그게.... 잘.. 안됐어... 언니. "

서서히.

쓰러져가는 화란이다.


털썩 ,


완벽히 무릎꿇은 화란의 모습에, 휘슬은 히죽거리며 그녀의 목덜미를 집어든다. 그런데 털썩 소리가 들린다. 휘슬은 머리를 글적인다. 이게 아니었기 때문이다.

휘슬은 태연히 멀찍이 뒤에 서있는 크로스를 보며 묻는다.

"이봐. 크로스. 이거.. 어떻게 된거야? 이게 가능해?"

휘슬은, 잘려나간 오른팔을 내보이며 묻는다. 크로스는 등골이 오싹할정도의 살기를, 휘슬의 등뒤에서 엿보았다. 그의 등뒤로, 정보에 들어있지 않는 남자가 있다.

"어떻게 죽을지.. 결정해라. 뚱땡이."

은발 남자가 차가운 얼굴로 죽음을 묻는다.

휘슬은.

등뒤의 남자를 쳐다보지도 않은채. 태연히 남은 팔로 머리를 긁적인다. 그는 변명처럼 말한다.

"씨발. 이거 반칙아냐? 터무니없이 강하잖아? 어이. 크로스. 목숨걸고 도망쳐라. 이 자식.. 너무 강해. 이거.. 진심이다? 장난아니다?"




푸학!




휘슬의 전신에서, 수천송이의 꽃이 피어난다.

날카로움이 깊게 베여든 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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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게 봐주시면 .. 감사하겠습니다 ^_^

저번편의 많은 리플과 뜨거운 추천 ..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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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2016-08-11
접속일 2024-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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