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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4 23:16 588회 0건
검령








제 20 부






피가 튀며 살렛의 머릿통이 데구르르 방바닥 위를 구르고 있다. 살타만은 지긋이 바닥위의 아들을 본다. 주변의 병사들은 침묵을 지켰지만 기겁하고 있었다. 아쿠아레인을 폭탄테러의 현장으로 바꿔놓았던 천재 살인마 젤마호르큰이 사실은 살렛 왕자였으며, 그를 아비인 살타만 국왕이 죽인 사실에 말이다.

살타만은 터벅 걸어 아트 앞에 섰다.

"임무를 완수했군."

살타만은 말하며 아트에게 악수를 청한다. 아트는, 그가 놀라운 정신력으로 버티고 있음을 엿봤다. 특히 그의 심장박동 소리가 몹시 흥분한 사람마냥 요동쳤다. 필시 아들이 범인이었음에 대한 자괴감과 자기 손으로 아들을 죽일수밖에 없었던 배덕감에 심한 고통을 받고있음이었다.

그러면서도 이리도 태연한 얼굴을 하고있다.

아트는 그의 정신력에, 슬픈 감탄을 할수밖에 없었다.

악수를 하며, 살타만이 말한다.

"두 여인에게 풀린 최면은 금방 풀어주도록 하지."

"... 알겠습니다."

아트의 대답에 살타만은 곧장 최면의 사슬에 묶이어있는 아카네와 비너스에게 다가가 그녀들의 최면을 해제한다. 그후, 죽은 아들의 수습을 병사들에게 맞기고 곧장 방에서 나간다.

"우욱!"

최면에 풀려난 비너스는 헛구역질 나는 입을 틀어막으며 화장실로 직행했다. 입안에 머금었던 녀석의 정액을 DNA 한점까지 털어내기 위해서다. 그렇게 비너스의 양치질은 2시간가량 계속되었다.

아카네는, 아트의 품에 안기어 짧았지만 재회의 기쁨을 나누었고, 밤은 깊어만 갔다.




쏴아아아아 ..




빗물이 언제나처럼 쏟아지고 있었다. 살타만 국왕은 자신의 처소에서 창가쪽을 바라보고 있었고, 그의 아내는 침대위에 다소곳 앉아있었다. 아내의 주름진 눈밑에는 한참을 울었는지 퉁퉁 부어있었으며 자신의 남편인 살타만에게 시선조차 주지 않았다.

살타만이 처소로 복귀하면서 모든 이야기를 해주었기 때문이었다.

아들이 사실은 젤마호르큰이었으며, 자신의 손으로 직접 아들을 죽였노리라. 말했기에 그랬다. 그녀는 진실을 들었을때, 살타만 국왕을 보며 한마디 원망조차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손엔 아들의 피가 묻혀져 있다.

새끼를 가진 어미로썬 그의 몹쓸짓을 용서할수 없었다.

하지만 살타만은 살렛의 아버지이면서, 한 나라의 국왕이기도 했다. 그녀는, 남편의 선택이 나라였음을 안다.

"난 .. 죽을때까지 천벌을 받겠지."

살타만은 말한다.

그러자, 그의 아내가 살타만의 뒤로 다가가 그의 손을 다잡았다.

"함께.. 받아요. 그 천벌이라는거.."

아내의 말에 살타만은 더이상 아무말이 없었다. 눈물도 흘리지 않았다. 눈물은 이미, 이 나라가 대신 흘려주고 있었으니까.


쏴아아아아아 ....



그렇게 깊은 밤은 지나가고 아침 해가 떠올랐다. 새벽부터 아트와 아카네, 비너스는 짐을 꾸려 아쿠아레인을 나갔다. 그후 아쿠아레인에선 젤마호르큰이 잡혔다는 소문이 들렸다. 그를 잡는데 살타만 국왕의 아들인 살렛의 공이 컸다 했고. 안타깝게도 살렛은 젤마호르큰과의 사투끝에 목숨을 잃었다 했다.

젤마호르큰으로 지목된 인물은 비오는 밤, 많은 관중들이 목도하는 가운데 사형대 위에서 목이 대롱대롱 매달려 죽었다 한다. 젤마호르큰과 싸워 죽은 살렛의 묘비 위엔 영웅의 훈장이 주어졌고, 많은 시민들이 그를 추모했다한다.

또 젤마호르큰의 협력자가 밝혀졌는데.

협력자는 놀랍게도, 국왕의 저택을 호위하는 경비 6명과 하인 1명이었다. 경비들은 군사재판에 넘기어져 즉결 심판을 받고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으며 하인은 일반 재판에 넘기어졌지만 빠른 판결을 받아 그역시 관중들이 보는 사형대 위에서 죽었다. 그런데 이상한점은 그의 목이 형틀에 끼이기전, 그는 관중들에게 무어라 외쳤다한다. 이건 조작된 사건이라면서 말이다.

하지만 관중들 가운데 그의 말을 믿는 이는 없었다.








*********







아쿠아레인에서 떠난지 6시간정도쯤 흐르자 아트 일행은 조그마한 마을에 당도했다. 근처 여관에서 여장을 풀고 하루정도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그러자 비너스는 단도직입적으로 아카네에게 물었다.

아트가 잠시 자리를 비웠을때 말이다.

비너스는 각오어린 표정으로.

"아카네씨. 우린 .. 지금 위험한 상황에 빠져있어요."

"위험한. 상황이요?"

"예.. 아카네씨도 들었을지 모르겠지만 아쿠아레인에서 .. 살타만 국왕과 아트씨의 대화를 들었는데.. 그때 제 몸은 최면에 걸려 굳어있었고 정신도 제대로 차릴순 없었지만 귀는 열려있었거든요? 최면에 걸려있지만 살렛의 지시를 듣고 이해할수 있었던 것처럼,"

"........그래서요..?"

아카네가 조심스래 묻는다. 이에, 비너스는 다시한번 아트가 자리에 없음을 확인한후 말한다.

"그 남자 .. 일이 있은후 어디의 검령사가 물었더니, 자신도 "우" 가문이라 했거든요? 신참 검령사라고 말이죠. 근데.. 그 남자는 살타만 국왕에게 말했어요. 그때, 자신은 "씽"의 가문의 마지막 남은 검령사. 아트라고요..."

".......!"

아카네는 놀란다. 사실, 그때 당시 자신도 최면에 걸려있었지만 들을수 있었기에 이 내용을 알고는 있었다만 비너스가 그간 티를 안내서 그녀는 모르는구나 싶었었다. 그런데 사실은 모두다 알고있는 것이었다.

" 이거 .. 난감한걸 ? "

아카네의 고민속에 비너스는 자신의 생각을 연이어 밝힌다.

"그런데 .. 이상한 점이 세가지있어요. 첫째는 아카네씨가 제게 밝힌 아트씨의 정체가 "우" 가문이라 했는데 정작 아트씨는 "씽"이라 말한점. 둘째는 "씽"의 가문이라면 저희 가문에 깊은 원한이 있을텐데 저희를 죽이지 않고 살린점. 저희 둘이 최면에 걸렸을때 아주 손쉽게 죽일수 있었을텐데 말이죠. 마지막 셋째는 .. 어째서 아트라는 남자가 아카네씨랑 함께 있느냐죠. 이점은 앞서 말한 두가지 예시보다 이해하기가 어려워요. 아카네씨도 기억하시겠지만 저번에 당주 선거를 했잖아요 ? 헥튼님이 돌아가셔서 모든 검령사가 가문에 소집되었고 빠르게 다음 당주를 선출했었죠. 그 자리에 제가 있었는데 전 밀린 임무가 많아서 투표만 하고 떠났거든요? 그런데 그때 들었죠. "씽"의 남자가 지하감옥에 갖혀있다는걸. 그리고 .. 그를 잡아넣은 사람이.. 아카네 당신이라는걸요."

"...........!!"

비너스의 지적에 아카네는 화들짝 놀란다. 얘기만 들어보면 자신이 의심스럽다는거다. 아카네는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망설여졌다. 어쩐지 .. 아쿠아레인에서 나갈때 자신의 가문으로 복귀하면 되는데 굳이 아트와 자신을 따라가겠다 말했을때부터 눈치챘어야 했었다.

" 여기서 .. 비너스를 ... "

아카네가 무서운 생각을 품을때, 비너스가 말한다.

"하지만, 이에 대한 궁금증은 거의다 해소가 되었지요."

".....??"

"흠흠..! 이래뵈도 제가.. 추리전문이거든요. 어쨋거나 이 세가지의 이상한 점을 풀 열쇠는 아트씨의 검령입니다. 소문으로는 왕령(王翎)이라는 검령인데 상대방을 지배한다 하지요? 또한 아트씨는 그 검령으로 최면에 걸린 저를 구해냈고 말이죠. 최면을 덧씌워서. 그런데 아카네씨는 굳이 검령으로 지배치 않았죠."

"......."

"그점을 미루어보아 아카네씨는 저보다 훨씬전에 녀석의 최면에 걸린거에요. 그렇기에 아트가 지하감옥에 있을때 아카네씨는 아트에게 홀려 그를 풀어 같이 도망친거구요. 또한 도망치면서 당신에게 아트씨는 정체를 숨기라 암시했겠죠. 그래서 아카네씨는 제게 아트씨의 가문이 "우" 가문 사람이라 말한거구요. 마지막으로 저를 살린 이유는 아마 아카네씨처럼 최면상태에 빠트리기 위해서겠죠. 혼자보단 둘을 노예로 데리고 다니는게 전력상 낳다 판단했을테니깐요."

"..그렇군요."

아카네는 떨떠름한 표정으로 답한다.

"문제는 ... 아트씨의 왕령(王翎)에 지배되었기에 저나 아카네씨나.. 아트씨에게 위해를 가할수 없다는 점이에요. 물론 지금은 .. 아카네씨나 저나 몸이 자유롭지만, 아트씨가 언제든 맘만 먹는다면 저희는 꼭두각시 인형이 될수도 있겠죠. 그리고 .. 제일 큰 문제인게 아카네씨의 최면상태에요."

".......?"

"아카네씨는 지금.. 아트씨에게 지배당하고 있다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평온한 반응이에요. 그렇다는건 아트씨가 특수한 암시를 걸어 최면에 걸렸음을 알아도 저항치 않도록 한걸거에요.. 어쨋든 제가 지금까지 생각한 내용은 여기까지구요. 이제 아카네씨의 정보를 들어, 대책을 마련해야되요."

비너스의 기나긴 얘기를 종합해본 아카네는 비너스의 예리한 추측에 놀랐지만 완벽히 진실을 알지 못한다 판단한다. 그러나 자신이 자의적으로 아트를 따라갔음을 모를뿐. 거의 다 아는셈이다.

이건 문제가 있다.

아카네는 빠른 판단을 내리며, 비너스의 목을 손날로 친다. 툭! 하는 소리와 함께 비너스의 은발이 바닥 아래로 무너져 내린다.

털썩-.

그런 비너스를 보며 아카네는 미안한 눈빛으로.

"미안. 비너스 .. 잠깐 잠들어줘.."



.
.
.




비너스는 우음 .. 거리며 기나긴 잠에서 깨어나듯 으하암~! 하품하며 눈을 떴고 곧, 현실과 마주하게 되었다. 방문에 기대서있는 아카네와 자신의 앞에 의자를 놓고 앉아있는 은발의 청년, 아트다.

비너스는 얼른 자신의 몸을 살폈고, 자신의 두팔과 두 다리가 의자에 고정되어 있음을 안다. 하지만 밧줄없이다. 아마 아트의 왕령(王翎)에 의해 몸이 속박당한듯 싶다.

"역시 .. 아카네씨에게 암시를 걸어서 저를..!"

비너스의 반응에, 아트는 난감해했고 아카네는 그런 아트를 다독거리며 비너스 앞에 섰다.

"비너스씨 .. 죄송해요."
"아니에요! 아카네씨! 당신은 그저 .. 아트에게 암시를 당해..."

"아니요. 이건 암시가 걸려서도 .. 왕령(王翎)의 지배를 받아서도가 아니에요. 저는 사실 .. 도망쳐 나왔어요... "우" 가문을."

"........?!!!"

"지배당해서가 아닌 아트를 .. 사랑해서에요."

아카네의 고백에 비너스의 표정은 마치 지금 무슨 소리에요? 라는 얼굴표정을 짓고있었다. 한마디로 얼이 빠져있었다. 그녀의 상식으로 "씽"의 가문의 남자와 "우" 가문의 여자가 사랑에 빠질 확률은 절대적인 0%였기 때문이다.

특히 "씽"의 가문은 "우" 가문과 "하" 가문에 깊은 원한을 가지고 있기에 그랬다.

"사.. 사랑한다구요? 그, 그것도 .. 설마.. 암시에 걸려..."

"미안하지만.. 암시가 아니에요. 아트의 왕령(王翎)은 육체는 지배하나, 마음까지 지배하지는 못하는 검령이에요. 마음까지 지배했다면, 당신의 마음을 진작에 바꿔놓았겠죠. 지금처럼 당신이 의심하게 내버려 뒀겠어요?"

아카네의 말은 일리가 있었다.

자신이 아카네의 손에 기절하고 깨어났음에도 자신의 의심은 그대로였다. 만약 아트란 남자가 마음까지 컨트롤 할수있었다면 자신의 의심은 지금 없어져야 한다.

"하하 ... 너무 .. 어이가 없어 ... 정신을 못차리겠네요 .."

비너스는 진심으로 말하고 있었다.

그렇다는건 지금 자신이 보는 두 남녀가 자신의 적이라는 사실밖에 되지 않는다. 이말인즉슨 자신은 지금까지 적과 같이 다녔다는 뜻밖에 안된다.

"다시한번 미안하게 생각해요 .. 어쨋든 저희가 이렇게 당신에게 진실을 털어놓는건. 당신이 많은 사실을 추측해 알아낸것도 있지만 제 마음이, 인위적으로 조작당한다 생각하는 당신의 생각이 불편해서에요."

아카네의 말과 함께, 비너스의 속박은 풀린다. 그런 비너스를 보며 아트는 지긋이 말한다.

"이제 .. 돌아가셔도 좋습니다."

"...적을 .. 앞에두고 갈순 없어요. 하지만 .. 제가 공격하려들면 당신의 왕령(王翎)이 저를 지배해 막겠죠.. 그렇기에 공격하는건 포기하나.. 하나 궁금한게 있어요."

"무엇이죠?"

아트의 물음에,

"이렇게 돌아가라 말한걸 보면 ... 저를 지배해 어떻게 할 속셈도 아닌듯하고... 그럼, 아쿠아레인에서 저를 왜 도운거죠? 그때.. 모른척 도망갔어도 되었을텐데."

비너스는 아쿠아레인의 시장바닥 위로 폭발의 여파에 의해 지상밖으로 나왔다 빗물 저장소로 다시 들어갔을때 뒤따라들어온 아트의 이유를 묻고있었다. 그때 그는 자신을 도와 천재 살인마 젤마호르큰을 추격했다.

"그때 .. 모른척하고 도망쳤으면 .. 지금과 같은 일도 없었을텐데 .. 왜죠? 적인 저를 돕는다해서 당신에게 아무런 이득도 없잖아요."

"...뭐랄까 .. 그냥 그때.. 비너스씨가 위험해보였기 때문에 .. 그저 도우러 간것뿐이었습니다."

아트의 해명에 비너스는 결코 이해할수 없었지만 아카네씨가 괜찮은 남자를 얻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저 커플의 미래는 어두울것이다. "우" 가문의 추적과 "하" 가문의 추적역시 피해야한다. 그 어떠한 조직에도 속하지않고 단 둘이서 헤처나가기엔 현실은 녹록치 못하다.

"하아 ... 아카네씨는 참 별난 남자를 만나셨네요. 이렇게 적인 저를 돕는 남자를 만났으니 .. 아카네씨. 꽤 피곤할거에요... 그리고.. 저를 도와주신 아트씨에게 감사의 의미로."

순간, 아카네의 질투심이 일어날뻔했다. 비너스의 입술이, 아트의 입술과 맞닿았기 때문이었다. 혀까지 섞은건 아니지만 입술이 닿은건 사실이었다. 비너스는 입술을 떼내며.

"뭐.. 이걸로 부족하다면 .. 몸(?)이라도 줄수는 있지만 .. 옆의 아카네씨가 분명 화를 내실테니. 이정도쯤으로 .. 감사를 대신하죠. 그러면서 송구스럽지만 .. 한가지 부탁할게 있네요."

"....아아.. 네.. 무슨..?"

간신히 키스의 충격(?)에서 벗어난 아트가 답한다.


"마을 입구까지 .. 배웅해줄수 있나요?"




.
.
.




어쩌다보니 여관 밖으로 나와 마을의 입구까지 비너스와 따라나온 아트다. 아트는 비너스가 자신에게 할말이 있어 부른듯 싶었다. 다름이 아닐까 입구 앞에 서고 잠시뒤. 비너스가 먼저 입을 연다.

"아카네씨가 당신에 대한 믿음이 강한 편인가봐요 .. 방금 입술을 포갠 여자인데 .. 따라나오지 않고."

"하하 .. 그런가요?"

아트는 멎쩍게 웃는다.

"지금도.. 사실 얼떨떨해요. "씽"의 남자와 이렇게 적대감없이 얘기를 나눌줄은 .. 꿈에도 생각치 못했거든요. 그만큼 .. 아트씨에게 뭔가 매력이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지만.. 아무튼 그리고.. 아까부터 생각한건데 .."

".........?"

"아쿠아레인의 시장바닥에서 저를 도운 이유 .. 사실 제가 위험해서가 아니라 .. 저를, 좋아해서 그런거 아니에요?"

"네?"

뜬금없는 비너스의 말에 놀란 아트다.

"뭐.. 제가 그렇게 매력없는 여자도 아니고 .. 사실 "적"인 저를 위험해 보여서 도왔다는게 솔직히 이해가 안되서요. 그렇다는건 .. 저를 좋아해서 도왔다는건데 ... 여기엔 애인인 아카네씨도 없으니까 솔직히 말해보세요. 저.. 좋아해서 도운거죠?"

비너스의 대담한 직구에 아트는 뒷통수를 얻어맞은 느낌이다. 딱히. 그녀를 좋아한다거나 하는 감정은 없었다. 하지만 수줍은 소녀처럼 묻는 비너스에, 대놓고 "아닌데요." 하기는 거시기했다.

" 이럴때 .. 어떻게 대답해야 하는거지 ... 나를 마을 입구까지 불러 이 질문을 했다는건 그만큼의 답변을 기대코 있다는 뜻인데 .... 난감하군 ... "

중간짜리 답변을 찾아야했다. 그녀가 싫은것도 아니고 좋은것도 아닌. 어중간한 답변을 말이다. 결국에 찾은 답변은..

"시.. 싫은건 아닌데 좋은것도 아닙니다."

"......??"

비너스는 정말로 머릿속에 물음표만을 그린다. 만약 다른 사람이 들었다면 "뭔 이따위 그지같은 답변이 다있어?" 라고 할것이다. 그러나 비너스는 생각이 많은 편으로 추리소설을 좋아하고 무언갈 추측하는걸 좋아한다. 물론 그것이 100% 정확치 않다는게 문제긴 하지만 아트의 답변을, 그녀는 이렇게 풀이했다.

" 싫은건 아니라고 말한건 분명 나에 대한 감정이 있다는 거고 .. 좋은게 아니라고 한건 아카네씨가 마음에 걸려 양심상 좋은게 아니라고 말한걸꺼야.. 흐음 .. 이거 난감한걸? 졸지에 "적"이 되버린 아카네씨와 "씽"의 남자 사이를 갈라놓는 요부의 신세가 되버렸잖아? 완전히 삼각관계가 되버렸어... "

솔직히. 삼각관계 형태는 아니었다.

어쨋든, 비너스의 이어지는 생각은 이렇다.

" 어쨋든 아트씨의 그 답변으로 .. 나는, 고백을 받은거와 다름없어. 하지만 나는.. 받아들일수 없어. 그는 나의 적이고, 아카네씨의 연인이니까.. 하지만 아트씨는 나를 도와주었어. 아무런 대가없이. 나를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그런 남자를 .. 매몰차게 버릴수 있을까? 하지만 .. 아트씨에겐 아카네씨가 있어... 하지만 .. 남자란 동물은 .. 능력만 되면 여러 여자를 품는다 했는데 ... 그렇다면 2명까지는 가능한가? 흐음 .. 가능할거야. 그정도로 괜찮은 남자니까! 아트씨는 2명까지 가능하기에 나에게 감정을 표현한거야 ... "

비너스는 결정한다.

여기에 남기로.


결국 아트는 비너스를 다시 데려왔고 아카네는 승부 속옷차림으로 침대위에서 아트를 기다리다 같이 방에 들어온 비너스에 얼굴이 굳어지며 아트의 멱살을 부여잡고 화장실로 끌고간다.

"호호호호호! 아트군? 비너스씨 배웅하러 나간거 아니였어요?"

"하하하하! 나도 모르겠어. 아카네. 하하하! 정말이야!"


퍽퍽퍽. 퍽퍽퍽퍽.

화장실 안에서 들려오는 시원스런 구타소리(?)에, 비너스는 얼굴을 화들짝 붉힌다. 아까 승부 속옷차림의 아카네를 본지라 퍽퍽 소리가 그 소리(?)로 들려왔다.

" 여.. 역시 대담해! 아카네씨는 ... 나에게 과시를 하기위해 대놓고 음탕한 사운드를 라이브로 들려주는건가? 나를 벌써부터 경계대상으로 삼는건가? 위험한걸.... 힘든.. 싸움이 될지도.. "

비너스의 망상은 심해져만 갔다.










--------------

글 오타 수정하다가 글이 한번에 날라가서 식겁했습니다 ..

천만다행으로 20화분을 텍스트 문서로 보관하였기에,

다시 살립니다 ..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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