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이잉-
귓가를 울리는 공명음에 나는 반사적으로 눈을 감았다. 잠시후 눈을 뜨자 눈 앞의 풍경은 어느새 순백의 공간으로 뒤바뀌어 있었다.
‘또…바뀌었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괴수의 공격에 죽을 위기에 처해있었던 나는 또 다른 공간에 와있었다. 마치 방금 전까지의 일이 그저 꿈만 같았다.
“어….”
천장도, 바닥도, 심지어는 벽마저도…아무것도 없는 공간 속에서 나는 서있는지 앉아있는지도 모르는 상태로 멍청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런 나의 모습이 한심해 보였던 것일까? 정말로 한심하다는 듯 한 목소리가 귓가로 박혀들었다.
“이봐, 언제까지 그렇게 넋 놓고 있을거지?”
약간은 앳된듯한 소녀의 목소리에 나는 반사적으로 고개를 틀었다. 그리고 또 한번 황당하다는 표정을 짓고 말았다.
목소리가 들려온 곳에는 과연 앳된 얼굴의 소녀가 서있었다. 잘 쳐줘야 15살 정도로 보이는 소녀는 백금발의 머리칼에 포니테일의 머리를 하고 있었는데, 동양과 서양의 미가 반반씩 섞여든 듯한 얼굴은 연예계에서도 쉽게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의 사랑스러운 아름다움을 머금고 있었다.
아마도 이 소녀가 연예계로 나서게 된다면 ‘아이YO’ 정도는 단박에 밝고 올라설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사랑스러운 용모.
더군다나 작은 키에도 불구하고 마네킹이 연상 될 정도로 가느다라면서도 맵시 있는 체형은 남성으로 하여금 무한한 보호본능을 일으키게 만들었다.
그것 뿐만이 아니었다. 전체적으로 가녀린 분위기와는 반대로 미묘하게 생기가 넘치는 이면의 분위기는 그녀에게 신비로운 분위기마저 심어주고 있었다.
한마디로 평범한 소시민 진사혁으로써는 만나본적도, 만날수도 없을정도로 희귀한 극상의 미소녀.
하.지.만.
내가 황당한 표정을 지은 것은 그런 이유 때문이 아니었다. 극상의 아름다움을 머금은 소녀의 머리 위로 무언가 있어서는 안될 것이 솟아 있었기 때문이었다.
쫑긋!
나의 시선을 의식하기라도 한 듯 소녀의 머리 위로 솟은 두 개의 삼각형이 움찔거린다. 그에 나는 황당을 넘어서서 당혹감이 어린 표정으로 삼각형을 쳐다봤다.
소녀의 까무잡잡한 피부와 대조를 이루는 듯한 백금발의 머리칼의 위로 삐죽히 솟구친 그것은 나로써는 사실은 꽤나 익숙한 모습이었다.
‘고양이 귀라니…….’
그랬다. 소녀의 머리 위로 치솟은 뭉툭한 삼각형의 털뭉치는 분명 애니메이션이라던가, 코스프레라던가 등의 매체를 통해 익히 알고있는 고양이귀 였던 것이다.
‘설마하니 실물로 보게 될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는데…….’
황당한 나의 심정에 답하기라도 하듯이 소녀의 등뒤에서 끄트머리에 붉은색의 리본이 묶여진 흰색의 고양이 꼬리가 살랑하고 흔들거렸다.
‘묘인족이라니!!’
언젠가부터 ‘모에~!’ 라는 단어가 널리 퍼지게 되면서, 수인족을 베이스로 해서 분류되는 고양이 인간. 즉, 묘인족은 오타쿠 소설에서는 상당히 자주 다뤄지는 소재였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그림이나 영상으로만 접할 수 있는 가상의 존재.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라니…….
그에 나는 황당함과 호기심이 반쯤 뒤섞인 복잡한 얼굴로 소녀를 관찰하고 있었다. 하지만 관찰은 그 이상 이어질 수 없었다.
자신의 말에 답하기는커녕, 방금 전보다 더 멍청한 표정으로 그녀를 쳐다보기만 하는 나의 모습에 소녀의 인내심이 바닥을 치고 만 것이다.
“정신 차리라고 이 멍청아!!”
빼액- 하고 내지른 고함에 나는 퍼뜩 정신을 차렸다. 뚱한 표정을 지은 묘인족 소녀가 팔짱을 낀채로 눈매를 치켜올리고 있었다.
그 모습에 왠지 모를 위기감을 느낀 나는 곧바로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미안! 네가 너무 예뻐서 잠시 정신을 놓았다!!”
“…뭐?”
“헛!”
반사적으로 일부 속마음을 내뱉고 만 나는 순간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르고 말았다. 순간적으로 내려앉는 정적.
‘으아아~대체 무슨 소리를 지껄이고 있는거냐, 나는.’
급작스럽게 솟구쳐 오르는 부끄러움에 나는 다급히 시선을 내리며 아마도 빨갛게 달아올랐을 귓가를 손으로 가렸다.
“흐응….”
소녀는 콧소리를 머금었다. 그리고는 샐죽 장난스러운 미소를 머금으며 입을 여는 것이다.
“그래? 내가 그렇게 예뻐?”
“어, 응….”
나는 솔직히 대답했다. 그녀가 예쁜건 사실이니까 말이다.
“호호호호, 너 정말 재미있는 녀석이구나!”
나의 대답이 마음에 든건지 소녀가 짤랑거리는 웃음 터뜨렸다. 그 와중에 예쁜 소녀의 미소에 또 한번 시선을 빼앗긴 너를 비스듬히 쳐다보며 소녀가 말했다.
“반가워. 나는 에린. 너에게 튜토리얼을 알려 줄 사람이자, 벨 언니와 너 사이를 이어주는 중간 관리인이야.”
“중간 관리인?”
“응, 너도 대충은 들어서 알겠지만 각각의 플레이어들에게는 그들을 감시하는 매니저가 붙게돼. 그런데 매니저가 반드시 한명의 플레이어만 보는 건 아니거든.”
“아, 그런건가!”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분명 처음 만났던 벨이라는 소녀는 나의 매니저라고 했었다. 하지만 그녀가 관리하는 플레이어는 나 혼자뿐이 아니었기에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서 중간 관리인의 존재가 필요한 것이다.
“그렇다는건, 향후 게임을 풀어가는 동안 계속해서 너와 함께 하는거야?”
순식간에 대강의 재반사항을 이해한 나의 질문에 의외라는 표정과 함께 에린의 귀가 쫑긋거렸다.
“함께…라고 하니까 왠지 기분이 묘하긴 하지만 맞아. 앞으로 ‘소원수리’를 제외한 모든 일은 다 나와 하게 될거야.”
과연 그런거군. 나는 고개를 주억거렸다. 그리고는 새삼스럽게 눈앞의 소녀, 에린을 바라본다.
그녀는 좋던 싫던 이제부터 함께 해야할 파트너였으니까. 물론 극상의 미를 지닌데다가 묘인족이라는 특수성까지 지닌 그녀와의 콤비가 결코 싫을리는 없었다.
“뭘…그렇게 쳐다보는거야? 바, 바쁘니까 빨리 설명이나 들으라고.”
뚫어지게 쳐다보는 나의 시선에 에린이 멋쩍은 듯 슬쩍 시선을 피하며 말했다.
그런 에린의 모습에 나는 순간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고 싶은 충동을 느꼈지만 애써 참아낸 뒤 그녀의 말에 집중하는 자세를 취했다. 그리고 에린의 설명이 이어졌다.
“잘 들어. 지금 이 단계가 튜토리얼이라는건 알거야. 그게 무슨 의미인지는 알지?”
“응. 게임을 시작하기전 처음 게임을 접한사람에게 인터페이스나 게임방식에 대해서 간략하게 설명을 해주는거잖아.
“흐응, 잘 알고있네. 그렇다면 더 이상 따로 설명 할 필요는 없겠지. 먼저 알려줄건 인터페이스야. 일단 상태창이라고 말해볼래?”
“상태창.”
에린의 말에 따라 순순히 상태창이라고 욺주리자 바로 눈앞의 시야로 홀로그램의 널따란 페이지가 생성되었다. 페이지에는 아마도 나의 것으로 추정되는 정보가 단정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이름: 사혁
나이: 25세.
성별: 남.
호칭: (없음)
<명성치: 0>
[능력치= 완력: 20, 민첩: 15, 지능: 30, 감각: 10 ]
[특기= 망상]
[스킬= 직관력(패시브) 2 LV]
스스로의 능력치를 대충 훑어 본 나는 한숨을 내뱉고 말았다. 처음 시작하는거니까 능력치가 낮은거야 그렇다치고 특기란에 망상은 뭐란 말인가.
당혹감을 머금은 나의 반응과는 무관하게 에린은 태연하게 말을 이었다.
“지금 페이지에 정보가 보이지? 그게 바로 너의 현재 능력이야. 흐음, 어디보자…직관력이라, 나쁘지 않은걸?”
“그게…좋은건가?”
“글세, 대부분의 플레이어들이 시작할 때 노 스킬로 시작한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뭐가됬든 스킬이 존재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대단한거라고. 게다가 패시브 계열이면서도 시작부터 2 LV이나 되는건 상당히 드문 편이라고 알고있어.”
“그래?”
내심 좌절하고 있던 나는 평상심을 회복했다. 어찌됬건 시작부터 조금이나마 남들보다 특출난 점이 있다는 것은 분명 커다란 혜택이었으니까.
“자, 이걸로 상태창을 확인하는 법은 알았을거야. 상태창은 오로지 너한테만 보이고, 너의 의지에 따라서 떠오르는거니까. 굳이 입밖으로 말을 꺼낼 필요없이 머릿속으로 떠올리기만 하면 돼. 상태창ON, 상태창OFF 이런식으로. 아, 만약 상대방의 능력치를 확인하고 싶다면 상대의 이름을 알고 있는 상태에서 ‘대상 확인’ 이라고 말하거나 떠올리면 돼.”
“호오.”
나는 작은 탄성을 내뱉었다. 그리고는 곧장 에린을 향해 대상 확인을 걸었지만…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그에 의아한 표정을 짓자 에린이 답했다.
“내 상태창을 확인하려 하진 않는게 좋을거야. 안 통할테니까. 본래 이 세상에 존재하던 주민들. 즉, NPC가 아닌 대상은 능력치를 투시할 수 없어.”
“음….”
나는 낮게 침음성을 머금었다. 그리고 이내 질문을 던진다.
“그렇다는건 플레이어들 역시도 투시가 안된다는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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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 계약은 예전 작품이고, 요건 신작.
모두 즐감하세요.
귓가를 울리는 공명음에 나는 반사적으로 눈을 감았다. 잠시후 눈을 뜨자 눈 앞의 풍경은 어느새 순백의 공간으로 뒤바뀌어 있었다.
‘또…바뀌었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괴수의 공격에 죽을 위기에 처해있었던 나는 또 다른 공간에 와있었다. 마치 방금 전까지의 일이 그저 꿈만 같았다.
“어….”
천장도, 바닥도, 심지어는 벽마저도…아무것도 없는 공간 속에서 나는 서있는지 앉아있는지도 모르는 상태로 멍청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런 나의 모습이 한심해 보였던 것일까? 정말로 한심하다는 듯 한 목소리가 귓가로 박혀들었다.
“이봐, 언제까지 그렇게 넋 놓고 있을거지?”
약간은 앳된듯한 소녀의 목소리에 나는 반사적으로 고개를 틀었다. 그리고 또 한번 황당하다는 표정을 짓고 말았다.
목소리가 들려온 곳에는 과연 앳된 얼굴의 소녀가 서있었다. 잘 쳐줘야 15살 정도로 보이는 소녀는 백금발의 머리칼에 포니테일의 머리를 하고 있었는데, 동양과 서양의 미가 반반씩 섞여든 듯한 얼굴은 연예계에서도 쉽게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의 사랑스러운 아름다움을 머금고 있었다.
아마도 이 소녀가 연예계로 나서게 된다면 ‘아이YO’ 정도는 단박에 밝고 올라설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사랑스러운 용모.
더군다나 작은 키에도 불구하고 마네킹이 연상 될 정도로 가느다라면서도 맵시 있는 체형은 남성으로 하여금 무한한 보호본능을 일으키게 만들었다.
그것 뿐만이 아니었다. 전체적으로 가녀린 분위기와는 반대로 미묘하게 생기가 넘치는 이면의 분위기는 그녀에게 신비로운 분위기마저 심어주고 있었다.
한마디로 평범한 소시민 진사혁으로써는 만나본적도, 만날수도 없을정도로 희귀한 극상의 미소녀.
하.지.만.
내가 황당한 표정을 지은 것은 그런 이유 때문이 아니었다. 극상의 아름다움을 머금은 소녀의 머리 위로 무언가 있어서는 안될 것이 솟아 있었기 때문이었다.
쫑긋!
나의 시선을 의식하기라도 한 듯 소녀의 머리 위로 솟은 두 개의 삼각형이 움찔거린다. 그에 나는 황당을 넘어서서 당혹감이 어린 표정으로 삼각형을 쳐다봤다.
소녀의 까무잡잡한 피부와 대조를 이루는 듯한 백금발의 머리칼의 위로 삐죽히 솟구친 그것은 나로써는 사실은 꽤나 익숙한 모습이었다.
‘고양이 귀라니…….’
그랬다. 소녀의 머리 위로 치솟은 뭉툭한 삼각형의 털뭉치는 분명 애니메이션이라던가, 코스프레라던가 등의 매체를 통해 익히 알고있는 고양이귀 였던 것이다.
‘설마하니 실물로 보게 될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는데…….’
황당한 나의 심정에 답하기라도 하듯이 소녀의 등뒤에서 끄트머리에 붉은색의 리본이 묶여진 흰색의 고양이 꼬리가 살랑하고 흔들거렸다.
‘묘인족이라니!!’
언젠가부터 ‘모에~!’ 라는 단어가 널리 퍼지게 되면서, 수인족을 베이스로 해서 분류되는 고양이 인간. 즉, 묘인족은 오타쿠 소설에서는 상당히 자주 다뤄지는 소재였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그림이나 영상으로만 접할 수 있는 가상의 존재.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라니…….
그에 나는 황당함과 호기심이 반쯤 뒤섞인 복잡한 얼굴로 소녀를 관찰하고 있었다. 하지만 관찰은 그 이상 이어질 수 없었다.
자신의 말에 답하기는커녕, 방금 전보다 더 멍청한 표정으로 그녀를 쳐다보기만 하는 나의 모습에 소녀의 인내심이 바닥을 치고 만 것이다.
“정신 차리라고 이 멍청아!!”
빼액- 하고 내지른 고함에 나는 퍼뜩 정신을 차렸다. 뚱한 표정을 지은 묘인족 소녀가 팔짱을 낀채로 눈매를 치켜올리고 있었다.
그 모습에 왠지 모를 위기감을 느낀 나는 곧바로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미안! 네가 너무 예뻐서 잠시 정신을 놓았다!!”
“…뭐?”
“헛!”
반사적으로 일부 속마음을 내뱉고 만 나는 순간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르고 말았다. 순간적으로 내려앉는 정적.
‘으아아~대체 무슨 소리를 지껄이고 있는거냐, 나는.’
급작스럽게 솟구쳐 오르는 부끄러움에 나는 다급히 시선을 내리며 아마도 빨갛게 달아올랐을 귓가를 손으로 가렸다.
“흐응….”
소녀는 콧소리를 머금었다. 그리고는 샐죽 장난스러운 미소를 머금으며 입을 여는 것이다.
“그래? 내가 그렇게 예뻐?”
“어, 응….”
나는 솔직히 대답했다. 그녀가 예쁜건 사실이니까 말이다.
“호호호호, 너 정말 재미있는 녀석이구나!”
나의 대답이 마음에 든건지 소녀가 짤랑거리는 웃음 터뜨렸다. 그 와중에 예쁜 소녀의 미소에 또 한번 시선을 빼앗긴 너를 비스듬히 쳐다보며 소녀가 말했다.
“반가워. 나는 에린. 너에게 튜토리얼을 알려 줄 사람이자, 벨 언니와 너 사이를 이어주는 중간 관리인이야.”
“중간 관리인?”
“응, 너도 대충은 들어서 알겠지만 각각의 플레이어들에게는 그들을 감시하는 매니저가 붙게돼. 그런데 매니저가 반드시 한명의 플레이어만 보는 건 아니거든.”
“아, 그런건가!”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분명 처음 만났던 벨이라는 소녀는 나의 매니저라고 했었다. 하지만 그녀가 관리하는 플레이어는 나 혼자뿐이 아니었기에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서 중간 관리인의 존재가 필요한 것이다.
“그렇다는건, 향후 게임을 풀어가는 동안 계속해서 너와 함께 하는거야?”
순식간에 대강의 재반사항을 이해한 나의 질문에 의외라는 표정과 함께 에린의 귀가 쫑긋거렸다.
“함께…라고 하니까 왠지 기분이 묘하긴 하지만 맞아. 앞으로 ‘소원수리’를 제외한 모든 일은 다 나와 하게 될거야.”
과연 그런거군. 나는 고개를 주억거렸다. 그리고는 새삼스럽게 눈앞의 소녀, 에린을 바라본다.
그녀는 좋던 싫던 이제부터 함께 해야할 파트너였으니까. 물론 극상의 미를 지닌데다가 묘인족이라는 특수성까지 지닌 그녀와의 콤비가 결코 싫을리는 없었다.
“뭘…그렇게 쳐다보는거야? 바, 바쁘니까 빨리 설명이나 들으라고.”
뚫어지게 쳐다보는 나의 시선에 에린이 멋쩍은 듯 슬쩍 시선을 피하며 말했다.
그런 에린의 모습에 나는 순간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고 싶은 충동을 느꼈지만 애써 참아낸 뒤 그녀의 말에 집중하는 자세를 취했다. 그리고 에린의 설명이 이어졌다.
“잘 들어. 지금 이 단계가 튜토리얼이라는건 알거야. 그게 무슨 의미인지는 알지?”
“응. 게임을 시작하기전 처음 게임을 접한사람에게 인터페이스나 게임방식에 대해서 간략하게 설명을 해주는거잖아.
“흐응, 잘 알고있네. 그렇다면 더 이상 따로 설명 할 필요는 없겠지. 먼저 알려줄건 인터페이스야. 일단 상태창이라고 말해볼래?”
“상태창.”
에린의 말에 따라 순순히 상태창이라고 욺주리자 바로 눈앞의 시야로 홀로그램의 널따란 페이지가 생성되었다. 페이지에는 아마도 나의 것으로 추정되는 정보가 단정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이름: 사혁
나이: 25세.
성별: 남.
호칭: (없음)
<명성치: 0>
[능력치= 완력: 20, 민첩: 15, 지능: 30, 감각: 10 ]
[특기= 망상]
[스킬= 직관력(패시브) 2 LV]
스스로의 능력치를 대충 훑어 본 나는 한숨을 내뱉고 말았다. 처음 시작하는거니까 능력치가 낮은거야 그렇다치고 특기란에 망상은 뭐란 말인가.
당혹감을 머금은 나의 반응과는 무관하게 에린은 태연하게 말을 이었다.
“지금 페이지에 정보가 보이지? 그게 바로 너의 현재 능력이야. 흐음, 어디보자…직관력이라, 나쁘지 않은걸?”
“그게…좋은건가?”
“글세, 대부분의 플레이어들이 시작할 때 노 스킬로 시작한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뭐가됬든 스킬이 존재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대단한거라고. 게다가 패시브 계열이면서도 시작부터 2 LV이나 되는건 상당히 드문 편이라고 알고있어.”
“그래?”
내심 좌절하고 있던 나는 평상심을 회복했다. 어찌됬건 시작부터 조금이나마 남들보다 특출난 점이 있다는 것은 분명 커다란 혜택이었으니까.
“자, 이걸로 상태창을 확인하는 법은 알았을거야. 상태창은 오로지 너한테만 보이고, 너의 의지에 따라서 떠오르는거니까. 굳이 입밖으로 말을 꺼낼 필요없이 머릿속으로 떠올리기만 하면 돼. 상태창ON, 상태창OFF 이런식으로. 아, 만약 상대방의 능력치를 확인하고 싶다면 상대의 이름을 알고 있는 상태에서 ‘대상 확인’ 이라고 말하거나 떠올리면 돼.”
“호오.”
나는 작은 탄성을 내뱉었다. 그리고는 곧장 에린을 향해 대상 확인을 걸었지만…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그에 의아한 표정을 짓자 에린이 답했다.
“내 상태창을 확인하려 하진 않는게 좋을거야. 안 통할테니까. 본래 이 세상에 존재하던 주민들. 즉, NPC가 아닌 대상은 능력치를 투시할 수 없어.”
“음….”
나는 낮게 침음성을 머금었다. 그리고 이내 질문을 던진다.
“그렇다는건 플레이어들 역시도 투시가 안된다는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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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 계약은 예전 작품이고, 요건 신작.
모두 즐감하세요.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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