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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싱남 대근이 - 1부 ← 고화질 다운로드    토렌트로 검색하기
16-08-24 23:12 595회 0건
2009년 여름이었다.

뚜벅뚜벅.. 다시 집으로 향하던 나는 이내 발걸음을 돌린다.
이대로 집에 가봐야 쏟아지듯 터져나올 엄마의 잔소리가 두렵다.

이제 몇일 있으면 핸드폰도 정지 될 것이다.
그 전에 일을 해야 하는데 새벽마다 대리운전을 해보긴 했지만 그 또한 왜 이리 사람이 많은지..
집에 갈 때 쥐어지는 돈은 겨우 2-3만원에 불과하다.

막연히 갈곳을 찾지 못해 헤메던 대근은 슈퍼에 들러 담배를 한갑 산다.
2,700원.. 수중에 있던 돈 5천원중 거금 2,700원이 날라갔다.
그나마 담배가 대근의 유일한 친구인 셈이다.
동네 PC방으로 들어간다... 그래봐야 겨우 2시간 남짓 떼울 수 있는 돈이지만 컴퓨터를 하는 순간 만큼은 대근에게 힘이 된다.

메일을 확인해보지만 쓸데 있는 메일은 하나도 없다.
말도 안되는 대출 정보에 스팸들 투성이다.

순간 눈에 익은 이름이 하나 들어온다.
[기성] 뭐하냐? 연락 좀 하고 살자.
대근은 메일을 열어본다.

기성... 한때는 잘나가는 건달중 하나이다.
D시에서 꽤나 유명했던 사람.
사업한다고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고 결국엔 다시 노래방 콜센터를 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특별한 내용은 아니었고 시간되면 소주 한잔하자는 메일이었다.

돈 없으면 시간이 왜이리 빨리 지나가는지..
2시간이 훌쩍 지나가버린다.

PC방을 나온 대근은 기성에게 전화를 건다.
“형님.. 잘지내셨습니까? 저 대근입니다.”
“그래.. 너 요즘 뭐하냐?”

“저야.. 늘 그렇죠.. 요즘 일자리 알아보고 있습니다.”
“그래? 너 운전 해볼래?”

“운전요? 어디서요?”
“한달에 200만원은 벌어.. 그러지 말고 지금 바로 와봐..”

전화를 끊은 대근.
공장 차렸다가 말아먹은 기성이형이 왠 취직을 시켜주겠다고 말하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래도 한달에 200만원을 벌 수 있다는 말에 빠르게 지하철로 움직이는 대근이다.

유흥타운..
건설회사와 경마장 그리고 신문사등 다양한 사람들이 몰려 있는 장소였다.

기성이 형이 말한 커피숍으로 들어가자 예의 치근덕대는 손이 눈에 띄인다.
옆에 앉은 아가씨의 허리자락에 위치한 손은 금새라도 스커트 아래로 들어갈 기세이다.
조금은 험상궂은 손에 칼자욱이 있고 배에도 몇 개의 칼자욱이 있는 기성.
요즘말로 한때 놀아본 건달이자 양아치이다.

대근이 자리에 앉아 빠르게 손을 빼내는 기성.
“어.. 왔냐? 짜식 천천히 오지 뭘 그리 급하다고..”
“그게 아니라 차가 안막혀서..”

“됐어.. 그나 저나 너 운전해볼꺼여?”
“무슨 차 운전인데요?”

“봉고차야.. 할 줄 알지?”
“그거야 할 줄 알기는 아는데.. 출근하는건가요?”

“일은 저녁 6시부터 새벽4시까지이고 돈은 아까 말했듯이 200만원 잘하면 보너스도 줄게. 할래?”
“저.. 혹시 선금도 좀 받을 수 있나요?”

“이 자식이 일도 하기 전에 돈부터 달래? 얼마나 필요한데?”
“한.. 100만원 정도...”

“알았어. 대신 일 똑바로 해라..”
“저.. 그런데 어떤 일인데요?”

기성은 일에 대해 설명한다.
보도...
아가씨들 출근 시키고 노래방에서 콜이 오면 그때그때 노래방으로 배달(?)하는 일을 말하는 것이었다.
쑥스러움이 많은 대근에겐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그래도 당장 집에서 구박은 당하지 않겠다는 생각에 결국엔 하기로 마음을 먹는다.

대포폰을 건네주는 기성.
설명을 들으니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닌 것 같았다.
단지 40-50여군데의 노래방을 알아야 하는 것 외에는 특별히 어려운 일이 없어 보였다.

노래방 도우미들은 시간당 25,000원을 받는다. 그러면 삼촌이라는 노래방 콜센터(?)에서 시간당 7천원을 띠고 18,000원씩을 도우미에게 준다.
평균적으로 도우미들은 6시간에서 많게는 10시간을 뛰기도 하는데 10시간을 풀로 뛰었을 때 하루 18만원 그리고 팁까지 포함하면 20만원이 넘는 돈을 하루만에 번다.
그리고 콜센터인 삼촌은 한사람당 4만2천원에서 많게는 7만원을 버는 것이다.

기성이 하고 있는 언니짱이라는 콜센터는 아가씨가 12명이 있었다. 그러니 하루 벌이만 대략 50-70만원이 떨어지는 것이다. 한마디로 악어와 악어새의 관계랄까? 대근은 악어새의 발톱을 빨아 먹는 세균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물론 이 일은 그만큼 위험부담도 많은 일이었다. 워낙 음성적인 일이다 보니 경찰 또는 조폭과의 싸움도 자주 있었고 손님과의 싸움도 적지 않았는데 그나마 조폭계열이었던 기성은 모든 것을 막아주고 있었다.

대근은 기성에게 받은 돈을 바로 어머니에게 송금한다.
이내 전화를 거는 대근.

“나야 엄마.. 머해~?”
“뭐하긴.. 왠일이야?.. 일 안해? 설마 오늘도 노는거야?”

“아냐... 나 취직했어...”
“취직?.. 무슨 취직? 또.. 지난번처럼 다단계 다니는거 아냐??”

“아냐.. 운전직으로 취직했어... 선금도 받아서 송금했어.”
“얼마??”

“100만원...”
“돈도 돈이지만 이제 장가 가야 할거 아냐. 제대로 된 일을 해야지. 그럼 내일 아침부터 출근하는거야?”

“아니.. 저녁 6시부터 새벽4시까지야.. 오늘부터 일할꺼니까 먼저 자..”
“무슨 일인데 저녁6시부터 새벽까지해??”

“그런거 있어.. 운전하는 거니까 걱정말고 먼저 자..”
“진짜.. 안 좋은일 하는거 아니지?”

“아니라니까... 걱정하지마...”
어머니와 통화를 마치고 다시 커피숍으로 들어간 대근은 기성으로부터 노래방 위치와 아가씨들을 태워야 하는 위치를 메모해 준다.

베스타 12인승에 시동을 건다.
운전석 옆자리에서 기성이 위치를 가르쳐 준다.
하나둘 아가씨들이 타기 시작한다. 노래방 도우미들의 모습이 늘 그렇듯 짧은 치마에 화장끼 가득한 얼굴들이다.


“어서오세요. 오늘도 만땅 즐거운 하루 되세요.”
대근은 자신의 차에 오르는 도우미들에게 큰 소리로 인사를 건넨다.

“어머 새로온 삼촌인가 보네. 반가워요. 전 희영이라고 해요.”
타는 아가씨들 마다 대근에게 인사를 건넨다.

다시 또 다른 아가씨를 태우기 위해 악셀을 밟는 대근.
이윽고 원룸촌에 이르자 대근은 차를 멈춘 채 기다린다.

잠시후 한 원룸의 주차장 불이 켜지는 듯 싶더니 햐얀 드레스를 입은 여인이 차에 오른다.
“안녕하세요. 조대근입니다.”
“네. 전 이은주예요.”
자리가 모두 차고 은주가 대근의 옆자리에 올라탄다.

곱게 느껴진다.
다른 아가씨들은 화장을 떡칠한 듯 싶은 데 은주는 나름 청초한 모습이었다.
하얀 스커트에 하얀 블라우스 때문에 그런지도 모르겠다.
대부분의 아가씨들이 귀걸이와 목걸이 그리고 반지까지 온갖 악세사리로 치장을 한 반면 은주라는 아가씨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아가씨들을 태운 차가 작은 옷가게 앞에 멈추고 아가씨들이 내리고 이내 그 가게로 들어선다.

사무실.
겉은 옷가게이고 작은 방안에 대기하는 사무실이다.
저녁 7시부터 노래방 도우미의 일과가 시작이 된다.

그때부터 울려대는 전화들.
노래방에서 도우미를 찾는 전화이다.

아가씨들을 태우고 노래방에 데려다 준다.
12명의 아가씨들을 모두 노래방에 데려다 준 대근은 휴대폰을 꺼내어 영화를 보고 있었다.

순간 울리는 전화.
기성이였다.

“네 형님..”
“마당노래방 숙자하고 영미하고 10분뒤면 끝나니까 데리고 아싸노래방으로 데려다 줘라. 그리고 해수팀이랑 지혜팀이랑 태워서 추억노래방으로 데려다 주고 거기서 대기하고 있어.”
이런 식이다.
모두들 노래방에 데려다 주고 끝날 때 쯤(평균적으로 2시간정도 한다.) 대기를 타고 있다가 다음 노래방으로 데려다 주면 되는 간단한 일이었다.

그렇게 정신없이 일을 하다 보니 새벽 4시가 되어 갔다.
중간에 4명은 2차 지명을 받아서 외박을 나가고 8명밖에 남지 않아 시간이 많이 남았다.
2차를 나가게 되면 20만원의 화대를 받는다. 그러면 사무실에 5만원을 지불하고 하루 일과를 끝낸다. 어떤 아가씨는 2시간 만에 2차를 갔다와서 노래방에 들어 갔다가 다시 2차를 나가기도 한다.

그런 경우엔 2차비용으로 30만원 노래방비로 대략 10여만원.. 하루만에 40만원이 넘는 돈을 만지기도 하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씀씀이도 크고 치장하는데 많은 비용이 든다.
특히 해주라는 아가씨는 대학교 보조강사라고 들었다.

자신이 골라서 손님을 받는 해주는 일주일에 2-3일 정도만 출근했고 출근할때마다 최소 2차례 정도의 2차를 나갔고 그로 인해 버는 돈만 매주 100여만원에 달했다.

아가씨들의 일이 모두 끝이 나면 집에 데려다 주었다.
그러다 보면 매일 새벽 5시를 넘겨서야 집으로 돌아오는 대근이었다.

그렇게 일주일여가 지난 어느날.

==

여전히 노래방에 아가씨들을 태우러 다니고 데려다 주고 정신없이 시간이 흘렀다.
새벽 4시를 향해 가는 시간.
이제 4명의 도우미만 끝나면 집에 데려다 주고 하루일도 끝이 나는 시간이다.

노래방앞에 차를 주차하고 등받이에 기대어 쉬고 있는데 떠들썩한 소리가 들리는 듯 싶더니 이내 4명의 남자들이 나온다.
노래방 간판이 꺼지는 듯 싶더니 4명의 도우미가 차에 올라탄다.

“아우... 추워... 삼촌.. 우리 밥먹으러 가자.”
“네??”

“배고파.. 내가 살테니까 밥 먹으러 가자..”
“그래.. 해장국 먹으러 가자.”
해주와 3명의 아가씨들이 배고프다며 밥먹으러 가자고 한다.
대근은 얼른 집에 들어가 잠을 자고 싶었지만 도우미들의 채근에 할 수 없이 식당으로 향했다.

막창집.
새벽5시에 막창집에 들어온 것이다.
고기와 맥주 그리고 소주를 시키는 해주.

대근은 운전해야 한다며 거절해 보지만 해주가 2만원을 건네주며 대리비라고 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잔을 받는다.
소맥...
이미 술을 제법 마신 4명의 도우미들은 누구나 할 것 없이 원샷을 해댄다.
이어 시작된 각종 불만들.

다름아닌 노래방 손님에 대한 불만들이다.
“아 그 새끼가 막 더듬는데 완전 지렁이 기어가는 것 같더라니까..”
“야.. 그래도 넌 그나마 괜찮은 놈 이었지.. 아까 내 손님은 화장실까지 따라와서 만져달라고 지랄이더라. 변태도 아니고...”
노래 부르고 몸을 내던져 돈을 버는 여인들.
그 여인들이라고 그것이 좋아서 그렇게 하겠는가?

“씨발 난 아까 손님 바꿔달라고 할려다 참았다..”
“미친년.. 그런년이 그렇게 빨아대면서 좋아하냐?”

“그거야.. 팁을 많이 줬잖아.. 그래도 10만원 주는데 어떻게 하냐?”
“아.. 씨발.. 넌 10만원 받았냐? 난 5천원이 뭐냐.. 개새끼...”
그녀들을 팁 받은 것 가지고도 욕을 해댔다.
일반적으로 노래방에서 100점이 나와 TV에 붙이는 것은 도우미들이 나눠 갖는다. 그런데 어떤 사람은 팁으로 수십만원을 받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만원짜리 한 장 받지 못하기도 한다.
그런 이유로 도우미끼리 싸움이 벌어지기도 한다.

어떤 곳은 룸안에서 나온 팁을 전부 1/n으로 나누기도 하는데 몰래 꼬불치다 걸리기라도 하는 날엔 왕따를 당하기도 한다.
왕따를 당하면 함께 들어가려 하지 않기 때문에 1:1 손님만 받게 되고 1:1 손님은 많은 수가 싸이코 내지는 변태들이다.
특히 1:1 손님이 힘든 이유는 술을 버릴 수 없다는 데 있다.

2명이 들어가거나 3명이 들어가면 손님과 노래를 부르며 몰래 술을 버리기도 하고 어떨땐 1잔도 안마시고 3시간을 채우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1:1일때는 이게 원칙적으로 불가능해 몇잔 마시지 않아도 배부르고 술에 취하는 경향이 많기 때문에 대부분 1:1은 좋아하지 않는다.

해주를 비롯해 네명의 아가씨들이 한탄을 토로하듯 손님과의 있었던 일을 안주로 술을 마신다.
빨리 끝내고 집에 들어가 쉬고 싶었던 대근은 어쩔 수 없이 묵묵히 안주빨을 세우며 그녀들의 이야기가 끝나길 기대 하고 있었다.

“그런데 대근삼촌은 전에 뭐했어요?”
“저.. 전... 그냥.. 막노동이요..”

“어머.. 진짜? 영 그렇게 안보이는데.. 살도 빼짝 말랐고... 한 60키로 정도 나가요?”
“55kg이요...”

“그런데 막노동을 했어요? 하긴 내일이면 변하는게 사람이니 아무도 모르죠. 저만 해도 대학교 시간강사를 뛰고 있으니.. 아.. 이거 비밀인데... 큭큭.. 무용과야..”
해수는 연신 자신의 이야기를 해댄다.

제법 술에 취해 소리를 지르고 울다가 웃다가 정신이 하나도 없다.
겨우 달래어 가게 밖으로 나오니 해수가 하나 둘 택시를 태워 보낸다.
그러더니 이내 봉고차에 올라 탄다.

“아우.. 추워.. 히터좀 틀어줘요. 대리 불렀어요?”
“네...”

“저.. 제 집은 해수씨랑 반대 방향인데...”
“그럼 우리집에 들렸다 가면 되지 뭐가 문제예요?”
대근은 피곤이 엄습했지만 쓴 웃음을 지을 수 밖에 없었다. 해수로부터 받은 2만원 때문만은 아니었다. 절대로..;;

한참을 기다리자 대리기사가 도착을 하고 해수는 자연스럽게 자기집동네를 말한다.
새벽녘이라 왠만한 신호는 무시하고 달리는 봉고차.
이내 10여분만에 해수의 집 앞에 도착을 한다.

순간 해수가 대리기사에게 2만원을 건네며 수고했다고 말을 한다.
봉고차 앞에서 뻘쭘하게 인사를 하는 대근.
그런데 해수가 집에 올라갈 생각은 하지 않고 뒷문을 연채 대근을 빤히 바라본다.

“안데려다줘?”
“여기 해수씨 집이잖아..”

“뭐야. 나 무시하는거야?”
“그게 아니라.. 집에 다 왔다니까..”

“여기?.. 여기 길바닥이 내 집이야?? 얼른 내집에 데려다줘!! 내려!!”
술에 취한듯 봉고차의 앞부분을 발로 차는 해수.
으아아.... 피곤도 밀려오고 짜증도 밀려온다.

기사에게 잠깐만 기다려 달라고 하고 내려 보지만 움직이지 않는 해수.
“야.. 넌 뭐야.. 넌 집에가 임마!!”
“아니.. 저.. 태우고 가야 하는 대리기사예요..”
오히려 대리기사에게 집에 가라며 큰소리를 치는 해수이다.

“씨발.. 빨리 안가???.. 너 돈 받았잖아.. 가 임마!!”
“그..그럼.. 좋은 시간 되십시오...”
대리기사가 황급히 인사를 하며 약간은 비웃음을 지어 보인다.

그제야 대근의 팔에 기댄채 앞으로 좌로 우로를 외치는 해수.
골목길을 돌아 돌아 작은 빌라가 보이고 이내 지하로 내려가 어느 문 앞에 멈춰선다.

“여기가.. 마이 홈... 마이.. 홈.. 오케이~?”
“알았어요... 이제.. 갈께요.. 쉬어요..”

“가!! 가!! 가!! 씨발.. 다가... 다 가버려... 흑흑.....”
갑자기 주저 앉아 눈물을 터트리는 해수.
기가 막힌 대근이었다.

쭈삣 쭈삣 뒷걸음을 치자 고개를 숙여 울던 해수가 뛰어와 대근을 안는다.
그리고 다시 울음을 터트리는 해수.
지하에 해수의 울음소리가 울려 퍼지자 불편함이 더해지는 대근이다.

할 수 없이 해수에게 비밀번호를 묻고 비밀번호를 누르자 작은 음악소리를 내며 문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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