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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색영웅 대륙정벌기 - 5부42장 ← 고화질 다운로드    토렌트로 검색하기
16-08-24 09:51 574회 0건
[이글은 비윤리적인 내용과 묘사를 담고 있습니다.현실에서 이런 행위는 범죄행위입니다.현실과 환상을 구분해주시기 바랍니다.내용에는 SM,강간,고문등이 있을수 있습니다.]


오늘은 또 엣찌씬도 없고 지루한 설명중심입니다.죄송..........ㅠㅠ



42.플로린의 항복




"그게 마음이 편하다면 그렇게 하겠지만......."
"감사합니다.폐하."



약간 머뭇거리는 아크에게 슈란이 감사의 뜻을 표하면서 말을 끊어 버리자 아크는 더이상 말을 잇지 못 했다.에밀리에게 들었고 여태 보아온 것처럼 나약한 어린애로만 생각하고 있던 아크로는 조금 의외의 모습이었다.




카푸안의 일을 마무리짓고 아크는 게스트란이 이끄는 유리아군을 이끌고 봄을 맞이하는 것과 거의 동시에 플로린에 입성해 전년도에 밀약을 맺은대로 플로린의 항복을 받았다.플로린 황제인 슈란과 남아 있는 플로린의 귀족들이 모여들어 항서와 함께 충성을 맹세한 항복절차는 비교적 간소하게 진행되었다.항복절차를 너무 화려하게 하는 것도 천년가까이 수명을 이어온 제국에게는 수치가 될수 있다는 배려이기도 했지만 게르마니아 제국멸망이후 38대 979년을 이어온 대제국 플로린은 너무도 허망하게 숨이 끊어졌다.



플로린의 시조였던 마오타커스 1세는 게르마니아제국의 혈통이 끊겼을때 게르마니아제국을 정식으로 승계할수도 있었다.선황제인 알폰 9세가 후계자를 남기지 못하고 죽을 때 가장 사랑했던 딸의 남편인 마오타커스에게 제국을 맡긴다며 후계자로 지명한 것이었다.그러나 희희낙락하며 제위에 오를 날만 기다리고 있던 마오타커스는 알폰9세의 또다른 사위인 카몬의 반격을 받았다.카몬은 자신의 아내가 마오타커스의 아내의 언니라며 마오타커스의 유언은 조작되었다고 주장하며 군사력으로 공격을 가해왔다.


카몬은 당시 군부의 지지를 받고 있었기 때문에 많은 기사들이 그를 지지했고 결국 마오타커스는 남부로 몸을 피해 그곳 대귀족들의 도움을 받아 남부에서 게르마니아제국의 정통후계자를 자처하고 플로린 제국을 세워 카몬과 맞섰다.카몬은 중앙의 군인들에게는 지지를 받았지만 지방에 반대파가 많아 결국 게르마니아제국은 로키안과 플로린등의 여러나라로 조각조각찢어지고 말았다.


제국의 계승자가 될걸로 굳게 믿고 있다가 군사권을 쥔 자에게 일격을 받은 마오타커스는 이를 한스럽게 생각해 후손들에게도 대대로 뛰어난 군인을 경계하라는 유훈까지 내렸지만 이것은 플로린에게는 큰 병폐가 되었다.


가뜩이나 지방대귀족들의 도움으로 제위에 오른 플로린황실은 지방영주들의 눈치를 보지 않을수가 없었는데 그런 지방영주를 견제할만한 능력있는 군인들을 황제가 믿지 못하니 대대로 플로린 황실은 제대로 된 황제권을 휘두르기가 힘들고 영주들도 건방진 자들이 많았다.



그런 귀족들을 견제하려면 황실에서 힘을 길러야 하는데 황제가 뛰어난 인재를 양성하기보단 그런 대귀족들의 세력을 서로간에 견제시키고 황제는 뛰어난 신하보단 황제가 쥐고 휘두를수 있는 만만한 신하를 선호하다 보니 플로린은 천년의 세월동안 말로는 게르마니아제국의 정통을 주장하며 로키안을 멸망시키고 옛 게르마니아제국을 회복하는 것을 국시로 삼는다고 하면서도 시종일관 로키안에 끌려 다녀야 했고 풍부한 국력을 가지고도 메디아와 협조하여 겨우 로키안을 견제하는 것이 고작이었다.300년전에는 쳐들어온 로키안군을 소드마스터 왈카레스(카푸안의 시조,이 전투의 전공으로 카푸안은 왕국으로 독립했다)의 활약으로 물리쳤지만 오히려 전투가 끝나고 나자 황제가 왈카레스가 딴 마음을 먹지 않을까 의심하자 왈카레스는 홧병과 소드마스터였지만 이미 수명을 거의 다해가고 있어 노환까지 겹쳐 사망해버렸고 이후 플로린은 로키안과 접경지대의 영토를 메디아에 팔아넘겨 메디아를 로키안에 대한 방패로 삼으면서 자신의 영역만을 지키는 정책으로 돌아섰다.그런것이 가능했던 것은 그정도의 영토를 넘기고 남은 영토인 유란대륙 남동부만으로도 그 생산력이 엄청나 오히려 로키안보다 부유한 상태를 계속 유지할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것도 플로린,아니 동방국가들의 안좋은 습관이 생기는 계기가 되어 버리는데 이종족에 대한 우월주의의 발호였다.


과거 마도문명의 멸망이 인간들의 지나친 자만심때문이었다는 것을 경계한 인간들은 이후 이종족들에게 함부로 대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다.특히 마도문명의 멸망으로 문명이 피폐해진 인간들에게 인간들에게 이종족들은 많은 도움을 주었지만 남동부의 풍요로운 대지의 소산과 지난 이천년간 마법과 검이 다시 발달하고 이종족들보다 숫적으로 우위에 처한 인간들은 과거의 고마움을 어느새 잊고 있었다.


거기다가 게르마니아제국의 분열이후 시종일관 로키안에게 눌리던 플로린은 그 자격지심에 뭔가 자신들이 확실한 우위를 보이는 존재들을 찾고 싶어했고 그것이 자신들보다 신체적능력은 뛰어나도 사회적권력은 없는 엘프같은 이종족들,그리고 서쪽에서 자신들처럼 대규모의 제국을 이루지 못하고 여러나라로 분산되어 있던 탈루스족이었다.



이런 사상은 플로린에서 시작되어 메디아,로키안으로 급속히 번져나갔는데 사실 이런 우월주의는 귀족들간에서만 유행했고 평민들에게는 이해를 받지 못했지만 이런 사상의 원류였던 플로린은 특히 이것이 심했다.



로키안과 맞닿은 영토를 메디아에 판 이후 플로린은 이후 백년동안은 자신의 영역만을 보전하다가 이백년전부터는 서쪽으로의 진출을 시도했다.당시 유리아의 전신이었던 탈루스족은 수십개의 소규모국가로 나뉘어 있어 만만해보인탓에 지방의 대귀족들이 개별적으로 진출을 시도한 것이었다.



그러나 자신의 영역만을 지키면서 평온한 삶을 즐기던 플로린과 달리 탈루스족들은 마법은 조금 뒤떨어졌지만 전투력이 강했다.초반에 탈루스족을 만만히 보고 쳐들어갔던 공작가 하나의 군대가 전멸하자 플로린의 대귀족들은 앞으로의 전리품의 공동분배를 약속하고 여러가문이 연합해서 서쪽으로 진출했다.플로린의 서부진출은 황실이 아니라 지방 대귀족들이 주도했다는 것이 달랐지만 탈루스족을 야만족취급하며 국제관례를 지키지 않는 교활한 수작을 자주 부리는 플로린을 비롯한 동방국가들을 탈루스족은 점점 증오했지만 수십개의 나라로 분리된 상태로는 점점 침입을 허용할수 밖에 없었다.


차츰 영역을 잃어가던 탈루스족이었지만 결국 120년전 탈루스족은 소드마스터 칼대왕의 영도로 유리아를 세우고 본격적으로 동방국가들과의 투쟁을 시작했고 그의 아들인 얀대제는 제국을 선포하고 잃은 영역을 회복한 정도가 아니라 대륙최강의 강대국으로 유리아를 발돋움시킨다음 이제 플로린을 멸망시키기까지 한 것이다.




야만시하던 탈루스족에게 국가가 완전히 합병당했음에도 비교적 국민들은 담담한 편이었다.지난 세월동안 보여준 상층부의 모습이 너무 한심해 신뢰를 잃어 버렸고 이종족이나 서방에 대한 우월주의같은 것은 귀족들이나 통하지 국민들에겐 별로 피부에 와닿는 것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 허무한 제국의 멸망을 한 음유시인은 이렇게 한탄했다.





농부는 밭갈기 위해서 황소를 다루고


사냥꾼은 표적을 잡기 위해서 사냥개를 다루며


어릿광대는 재주를 부리기 위해서 원숭이를 부린다네


능력있는 신하를 쓰는 것은 군주의 일인데


어찌해서 신하들의 뛰어남을 두려워만 했는가


신하들의 충성을 믿지못하다가


마침내 이 풍요로운 땅을


서쪽의 호색한에게 넘겨주는구나













항복절차를 마치고 이복누이인 에밀리와 함께 아크와 만난 어린 슈란은 속시원한 표정이었다.계승권다툼이 격렬할때는 세력이 약한 황자의 경우,괜히 엉뚱하게 말려들어 피해를 보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 아예 관심을 두지 않는 모습을 형제들에게 보여주려고 애쓴다.슈란의 경우 황제로 즉위했을때 겨우 여섯살밖에 안되는 나이였던데다가 별볼일 없는 지방귀족의 가문이었던 생모는 공연한 오해를 받는 것을 막기 위해 슈란을 비교적 느슨하게 키웠는데 갑자기 위의 세형들이 아크의 대륙평화회담을 위한 여행당시 여러사정에 휘말려 차례로 죽어버리는 바람에(3부 9~11편참조) 엉겁결에 제위에 올랐고 즉위후엔 자신의 세력을 늘리려는 대귀족가와 황가의 권위를 찾으려는 리스공작의 사이에서 여린 마음의 슈란에게 황제란 고통스러운 자리였다.



"하지만 그렇게 사양할 필요는 없어.지금은 우리만 있으니 편히 이야기하자구."
"자격은 없었지만.....저는 그래도 플로린의 황제였습니다.나라를 망하게 하고 제가 부를 누릴 자격이 어디 있겠습니까?"


착하고 소심한 성격이지만 슈란은 뻔뻔하지는 못했다.비록 자신이 능력이 없다고 생각하고 다른 방법도 없기 때문에 제국을 넘기기는 했지만 천년간 이어온 제국을 지키지 못했다는 책임감을 느낀 슈란은 제국의 황제였다는 점을 생각해서 공작의 작위와 많은 영지를 하사했음에도 불구하고 영지의 대부분을 반납해버렸다.유리아는 영지가 귀족들의 재산,즉 돈으로 구입하거나 교환할수도 있는 다른 귀족들과 달리 황제의 땅을 귀족들이 관리한다는 개념이다.아무리 영지가 많아도 공로를 세우지 못하면 그 자손대에는 영지가 계속 작아지기 때문에 수완이 없는 귀족이라면 공작가의 후예도 금새 피폐해지기 십상이다.그림을 좋아하고 별로 수완이 뛰어나지 못한 슈란을 위해 될수 있는 한 많은 영지를 챙겨주려고 한 아크였지만 슈란이 사양하니 어쩔 도리가 없었다.슈란을 돌려 보내면서 아크가 에밀리를 돌아보았다.



"당분간 같이 있으면서 좀 위로해줘.한 몇일정도 남매의 정도 나누고 와."
"고마와요,주인님."



에밀리가 아크를 끌어안으면서 감사함을 표시했다.비록 이복남매였지만 어렸을 때 자신을 많이 따른데다가 생모도 없어 이제 아무데도 의지할데가 없는 어린 동생이 제국멸망의 책임감을 느끼고 있는 것을 가엾게 생각하던 에밀리는 아크에게 감사하고 봉해진 영지로 떠나는 슈란을 따라갔다.슈란이 봉해진 영지는 플로린의 수도였던 로이텐의 교외지역의 한적한 곳이었다.이후 슈란은 조용한 전원생활을 즐기면서 마치지만 그림에 전념해 그의 작품들은 후세에 뛰어난 걸작들로 평가받게 된다.




에밀리를 보내고 플로린인수과정의 면면을 분석해 보려는 아크에게 캐시가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뛰어들어왔다.캐시의 표정에서 당황스러움을 느낀 아크가 캐시에게 무슨 일인지 물으려고 할때 캐시가 먼저 말을 꺼냈다.




"주,주인님!큰일이다냥!하노프경이 자결했다냥!"
"뭐야!"




플로린국내를 잘 진정시켜서 성공적으로 넘겨주고 앞으로 유리아에서도 중용을 약속받은 하노프가 모든 절차를 마치고 갑자기 자결했다는 것은 아크에게 충격이었다.아크는 근위기사단장 헨더슨을 다그쳐 서둘러 하노프의 저택으로 향했다.






[(전략)......무릇 귀족으로 나라의 요직을 맡는다함은 그 일에 책임도 져야 하는 법이다.백성들은 자신들을 지켜주는 군주를 선택할수 있다고 해도 귀족으로서 나라의 상류층을 담당하고 많은 권리를 누려왔던 자들이 자신의 책임을 질줄은 모르고 이득만을 찾는다면 어떻게 되겠느냐?아비는 능력이 부족함에도 나라의 재상을 네번이나 맡았지만 모두 여의치 못해 결국 나라를 멸망하게 했으니 어찌 조국과 운명을 같이 하지 않을 수 있겠느냐,이로써 아비는 플로린의 신하로서의 책임을 다했다.그러나 너에게 나와 같은 일을 택하라는 것이 아니다.무능한 자들의 탓으로 플로린이 망함도 운명이니 어찌 이를 억울해할수만 있겠느냐,너는 이제 유리아의 신하로써.......(후략)]




아직도 울먹이고 있는 노르센에게서 하노프의 유서를 보고 아크는 혀를 찼다.항복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워낙 담담한 표정이라 오히려 그가 이럴줄은 몰랐다.


과거 아크의 아버지 얀이 동쪽으로 첫번째로 동진해왔던 때에도 플로린의 재상이었던 하노프는 뛰어난 재능과 인품으로 여러차례 플로린의 재상을 맡았지만 운이 없었다.자신부터 대귀족가문이었으면서도 여러 대영주들이 지방에 할거한 상태인 플로린의 병폐를 알고 있던 하노프는 지방귀족의 세력을 약화시키고 황제권을 강화하려고 했지만 오히려 그자신도 대영주면서 그런 정책을 추진하는 그의 의도를 황제 탈레스3세(슈란과 에밀리의 아버지)가 오히려 의심했기 때문에 제대로 뜻을 펼수가 없었다.하노프는 설사 자신의 영지를 포기하더라도 개혁을 추진하려고 했지만 정작 황제가 그런 하노프의 태도를 더 큰 것을 노리는 것은 아닌가 의심했기 때문이었다.하지만 그의 재능은 뛰어났기 때문에 유리아에게서 동방을 지키기 위해서 대유리아동맹을 제창하기도 하는 등 여러차례 재상을 역임했고 이번에 마지막으로 재상을 맡아 쓸데없는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 혼란스러웠던 플로린을 안정시키는 일을 맡아 플로린을 넘긴 뒤 자결하는 것으로 생을 마감한 것이었다.




"하노프경이 평생을 바친 조국을 위해서 운명을 같이 한것은 고귀한 일이지만 이제 유리아와 플로린이 하나가 된 것도 어쩔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오.아버님의 유서에도 남겼듯이 이제 그대는 하노프켱의 몫까지 나를 도와주지 않겠소?"


아크가 하노프의 충성심을 칭찬하고 자신에게 상냥하게 말해 주자 노르센은 슬퍼하는 와중에서도 아크에게 감격했다.노르센을 달래놓고 밖으로 나온 아크였지만 내심 걱정거리가 하나 늘어났음을 고민하지 않을수 없었다.



"당신이 자기 자신에게 떳떳하고 싶었던 건 이해하지만 지금 시점에선 앞으로 플로린이 흡수되는데 필요없는 피를 늘어나게 할텐데......"



평생 사심없이 국가를 위해 일해온 하노프를 존경하는 사람은 꽤 많다.많은 사람들에게 존경받던 하노프의 죽음은 플로린사람들중 적은 숫자의 합병에 대한 저항의 의식을 갖고 있던 사람들을 분발시킬수도 있을 것이다.물론 그런 소수의 저항세력정도로 대세를 바꿀수는 없겠지만 저항이 늘어나는 것이 귀찮은 것도 사실이다.그리고 그런 저항이 끈질기게 이어지면 국가통합에도 저해요소가 된다.




하노프가 죽은 것에 대해 골머리를 썩고 있던 아크에게 마하크가 알현을 청한다는 전갈이 들어왔다.



"하노프의 논리대로라면 마하크같은 인간이 플로린에서 받은 혜택정도면 벌써 죽었어야 계산이 맞을텐데........"



별로 마음에 드는 인간은 아니었지만 항복에 주도적인 역활을 한 사람중의 하나를 반항의사가 없는데 해칠수도 없는지라 어느정도 대우는 해주었지만 오히려 비슷한 다른 등급의 귀족들보다 대우는 나쁜 편이었다.그런데도 마하크는 애써 자신에게 살랑거리면서 잘 보이려고 애쓰고 있었다.또 그런 종류의 만남일거라고 진저리가 나는 아크였지만 한번 만나보기나 하자는 생각에 들어오라고 했다.









"폐하,원래 나이든 사람은 머리가 굳는 법입니다.스스로 죽음을 택한 사람을 너무 아까워하지 마십시오."


"당신도 젊은 나이는 아니야........"




아크는 싱글벙글한 얼굴로 자신에게 술을 따르는 마하크의 잔을 받아들이기는 했지만 역겨워 당장 내팽개치고 싶었다.비록 일을 골치아프게 했지만 하노프는 나름대로 자신의 책무를 다하려고 했고 플로린의 재상을 맡았던 자로써 조금이라도 떳떳한 모습을 보이려고 한 하노프를 아크는 나쁘게 생각하지 않았다.그에 비해 어떻게든 자신의 부귀영화를 이어가보려고 달라붙는 마하크의 뻔뻔함은 오히려 대단하게 여겨질 정도였다.사석에서 간단하게 아크를 대접하고 싶다는 마하크의 말에 어떤 꿍꿍이가 있나 해서 따라와 보기는 했지만 차라리 안 온것만 못하게 여겨졌다.특이한 즐거움을 준비했다면서 아크를 밀실로 데려가 독대하면서 마하크는 연신 아부가 끊어지지 않았다.



"대접은 잘 받았소.하지만 말한것처럼 여러가지 일이 밀려서 아쉽지만 이쯤에서 돌아가봐야겠소."



결국 마하크의 장광설이 지겨워진 아크가 먼저 돌아가겠다 말하고 자리에서 일어나자 마하크가 특별한 여흥을 준비했다며 잠시 기다리라며 아크를 앉혔다.어떤 것인가 호기심에 아크가 기다리는데 갑자기 조명이 꺼지고 삽시간에 방안은 칠흙같이 어두워졌다.




"뭐지?"



아크는 잠시 긴장해서 감각을 돋궜지만 위험은 없는듯했다.그때 밀실인줄로만 알았던 방의 한쪽벽이 꺼지는 소리가 나더니 음악소리가 울리는 가운데 조명이 벽이 꺼지면서 나온 단위를 비추고 그 위에서 한명의 무희가 나타나 춤을 추기 시작했다.




"응?"



여인의 사뿐사뿐한 걸음은 한걸음한걸음 사랑스러운 교태가 실려 있고 몸의 옷자락을 나풀거리면서 춤을 추는 모습은 나비가 꽃밭에서 하늘거리는 것 같았다.거기다 옷자락은 매미날개같은 얇은 재질로 되어 있어 뽀얀 살결이 다 비치는 것 같아 남자의 색욕을 미묘하게 자극하고 있었다.




"맘에 드시는지요?"



마하크가 비굴한 표정으로 아크에게 물었다.이 여인은 마하크가 나름대로 아크의 취향을 분석해서 내놓은 카드였다.








...............................................................

"황제의 여자취향을 분석해보면 아무여자나 들이댄다고 반하게 만들수는 있을겉같진 않아.어차피 주변에 뛰어난 미녀들이 너무 많으니 황제한테서 어느정도 인상을 줄만한 위치를 가진 여자를 제공하는게 제일이지.아무래도 색향이 뛰어난 여자만으로는 쉽게 눈에 들것같지도 않고......."



아크에게 여자를 바쳐서 환심을 사보자는게 마하크의 속셈이었지만 막상 여자를 바치려고 하니 눈에 들만한 여자가 없었다.일단 미모로 아크의 주변여자들보다 뛰어나다고 할만한 여자들을 구하는것도 쉽지 않았지만 막상 그런 여자를 구한다는게 쉬운일이 아니었던 것이다.



"아무래도 종족,직업별로 다양하게 챙기는 걸 보면 말이지 황제는 여자도 수집벽이 있는 모양이야.그럼 뭔가 특징이 있어야 할텐데.........."



소드마스터나 대마법사?구할수도 없겠지만 오히려 그쪽이 식상할거다.소드마스터가 주변에 너무 많아서 식상하다는건 말이 안 되지만 그게 현실이었다.



"음 검사,마법사,신관,장인,선원,상인,정령사....거기다 종족으로는 엘프,하프엘프,수인족,웨어울프,머메이드,조인족,다크엘프.......드워프는 없지만....아무래도 드워프론 관심끌기가 좀 힘들겠지?"



아크의 다양한 수집벽(?)을 나름대로 분석해본 마하크였지만 막상 어떤 여자를 데려가야 아크에게 신기하게 비쳐질지 잘 생각이 떠오르지 않았다.드워프는 구할수도 없겠지만 데려갔다간 잘보이긴 커녕 미움을 살것같고.......



"역시 직업으로 해야겠지?음유시인은.....아니야,머메이드들은 노래를 잘 부르니 음유시인은 임펙트가 약해,그리고 ........ 아,그래!"


문득 마하크의 머리에 한 여인의 얼굴이 떠올랐다.마침 마하크와 연관도 있는데다 약점도 잡을 수 있는 데다 뭣보다 그여자와 같은 특기는 아크의 주변에 없었다.아크에게 바칠만한 여인을 찾았다는 만족감에 마하크는 연신 히죽거리고 있었다.


...............................................................




아크는 마하크의 말을 무시하고 여인의 춤을 감상하고 있었다.여인의 춤은 확실히 아름답고 사람을 끌어들이는 매력이 있었지만 아크는 살짝 여인의 눈에서 떨어지는 눈물방울을 놓치지 않았다.



"혹시 <나비 아가씨> 그라비아?"


아크가 여인의 이름을 맞추자 마하크는 놀랐지만 오히려 잘됐다는 생각이 들었다.이름을 알 정도로 관심이 있었다면 아크의 흥미를 더욱 끌수 있을 것이었다.



"하하,그러하옵니다.마침 그아이의 아버지가 제 육촌뻘이지요.저 아이가 폐하를 사모함이 예전부터 극에 달해 종숙으로서 인연을 만들어주고 싶었사옵니다."




"저 여자가 날 사모하는게 아니겠지.........."



아크가 이 무희를 알고 있는 것은 이 이름이 자신의 여인들의 이야기에 나왔기 때문이었다.그라비아는 귀족출신임에도 불구하고 어렸을 때 미아가 되어 무희생활을 해야 했지만 이미 몇년전에 부모와 다시 만나면서 행복을 다시 찾았다고 해서 세간에서는 이야깃거리가 되었던 것이다.플로린 제국내에서도 유명한 무희가 알고 봤더니 대단한 귀족가문의 딸이었다는 이야기는 대륙이곳저곳에 퍼져나가 아크의 여인들도 떠들어댔었는데 - 사실 그런 이야기보다 자기들이야기가 더 신기한 거지만....... - 얼마 안 있어 대륙통일전쟁이 일어나 그일은 사람들의 뇌리에서 잊혀져 갔다.




"이제 이런 자리에 나올 위치는 아닐텐데.....조카를 팔려는 건가?뭣보다 이런식으로 나한테 붙여준다고 저 여자가 저인간을 위해서 힘을 쓸것같지는 않은데.....헛힘쓰는군."



아크는 마하크를 속으로 비웃으면서 춤을 끝낸 그라비아를 치하하기 위해서 자리로 불렀다.흐르는 땀으로 얇은 의복이 살결에 달라붙어 더욱더 요염하게 보이는 그라비아는 비장한 얼굴로 아크에게 천천히 다가와 모습이 상당히 언벨런스하게 보였다.



"억지로 끌려와서 분하다 이건가?하지만 주는거 마다할 내가 아니지.물론 그걸로 마하크 이자를 잘봐줄 생각은 없지만."



"훌륭한 춤이었다."



아크의 칭찬에도 불구하고 그라비아의 얼굴은 굳어져있었다.그런 그라비아의 태도에 당황하여 마하크가 뭔가 말하려고 할때 그라비아가 먼저 입을 열었다.



"폐하,제 춤을 훌륭하시다고 생각하셨다면 한가지 포상을 요구해도 좋을까요?"


"음,마하크가 뭔가 협박을 했었나보지?"



"좋다,말해보도록."



일단 조건이 뭐였는지 궁금해진 아크는 마하크를 무시하고 그라비아에게 약속했다.그러나 그라비아의 말은 전혀 아크의 예상을 뒤엎는 것이다.



"현재 중앙감옥에 감금된 기사 솔로경을 모욕하지 말고 깨끗이 죽여주시고 저도 그와 합장시켜 주세요."


"뭐?"


"그라비아!무슨소리냐!"


아크는 영문을 몰라 어리둥절한 표정이었고 마하크는 당황해서 어쩔줄 몰랐다.그런 마하크를 돌아보면서 담담한 표정으로 그라비아가 말했다.



"아저씨,저는 아저씨 생각처럼 그분을 살리기 위해서 이 자리에 나온 것이 아니에요.사랑이 반드시 목숨에 연연한다고만은 생각하지 마세요.그분을 모욕받게 하느니 그분과 죽음을 함께 하는것도 저의 의리랍니다.그럼......."


"그라비아!"



갑자기 그라비아가 입에서 피를 흘리며 쓰러지자 서둘러 곁으로 달려간 아크는 그라비아가 독이 든 캡슐을 깨물었다는 것을 알고 마리우스의 능력으로 독을 해독시키기 시작했다.



"확실히 특이한 즐거움이었소.일단 자세한 사정은 나중에 듣겠소이다."


아크는 마하크를 놔두고 그라비아를 안아든채 그대로 밀실을 나섰다.예상하지 못한 상황에 마하크는 굳어버린채 꼼짝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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